【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이달 들어 세계 주요 통화가운데 원화가치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주요 31개국 통화 가치의 변화를 의미하는 스팟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원화 가치는 지난 3월 29일 대비 2.04% 떨어져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원화 하락률은 러시아 루블화(-1.69%), 이스라엘 셰켈화(-1.54%), 브라질 헤알화(-1.54%)보다 높았다. 특히 최근 엔달러환율이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153엔대까지 치솟은 일본 엔화 가치 하락률(1.26%)보다도 높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지난 12일 전장 대비 11.3원 상승한 1375.4원을 기록하며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환율이 1375원 선을 돌파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였던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2008∼2009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킹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지난 2022년이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것이 달러화 강세 주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5.6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절하 압력을 받으면서 원화가 약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언론들은 "위험자산 기피 등에 따른 한국 증시 약세와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 선호(비둘기파) 입장이 원달러환율 상승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한편, 원달러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과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한 상환 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4-13 08:37:02[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올해 40% 가까이 폭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경제는 큰 타격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외환시장에서 루블 가치 폭락은 막지 못했다. CNN에 따르면 루블 가치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0루블을 넘어 지난해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경제제재는 제한적인 영향만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 조짐들이 강화되면서 루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루블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가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에는 달러당 136루블까지 밀리기도 했다. 루블은 이후 석유,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해 6월 달러당 50루블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가 가스관 밸브를 잠그면서 가스 무기화에 나서자 유럽이 러시아 석유·가스 수입 중단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 루블 가치 폭락을 불렀다. 러시아에 석유와 가스를 의존하던 유럽은 수입선을 바꿔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 석유·가스 수요가 줄면서 러시아 정부 재정은 압박 받고 있다. 전쟁비용으로 인해 재정지출은 급격히 늘었지만 에너지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재정수입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전쟁비용은 치솟고 있다. 올해 전체 재정지출의 3분의1인 1000억달러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다. 1년 전보다 국방비 규모가 2배 폭증했다. 러시아 루블 가치를 떨어뜨리는 또 다른 배경은 외국인들의 수요 둔화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줄고, 수출이 급감하면서 러시아 루블 수요도 크게 줄었다. 러시아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BOR) 총재 엘비라 나뷸리나는 14일 루블 가치 급락세를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나뷸리나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BOR은 지난달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p 올려 8.5%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승과 루블 가치 하락이 이유였다. BOR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낮춰 7.5%까지 떨어뜨린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8-15 08:17:50【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위안화가 러시아 모스크바 외환 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달러를 제치고 거래액과 거래량 1위 외화가 됐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된 이후 가스 판매대금 등 각종 무역에서 루블화·위안화 거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과 관찰자망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 거래소는 6만 4900건의 위안화와 루블화 거래를 완료했다. 거래액은 703억 루블(약 1조 6300억원)이다. 같은 날 달러와 루블화 거래 건수 2만 9500건, 거래액 682억 루블과 비교하면 건수는 2배 이상, 금액은 21억 루블가량 많다. 중국 매체는 “위안화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처음으로 달러를 제치고 외화 중 최대 규모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4일에도 이 거래소의 위안화와 루블화의 거래액(639억 루블)과 거래 건수(4만 6000건)는 달러와 루블화 거래액(594억 루블) 및 거래 건수(2만 1500건)를 앞섰다. 스위프트는 국제 금융거래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은행간 지급결제 시스템으로 해외 송금을 원활하게 하는데 필수적이다. 각 은행에 스위프트 코드가 부여되며 이를 토대로 은행 간 해외 자금 이체가 이뤄진다. 하지만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위프트에서 차단됐고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 빈도를 늘였다. 실제 지난 7월 러시아는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3위에 올랐고,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이 위안화를 지불 통화로 사용한 비율도 4%로 확대됐다. 러시아는 스위프트에서 배제되기 이전인 지난 2월에는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월간 순위에 들지조차 않았고 러시아 기업 및 은행들의 위안화 국제 결제 역시 2월에는 0%, 지난 6월에도 1.42%에 그쳤다. 이 덕분에 위안화의 몸값은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라는 중국 당국의 청사진과도 맞아떨어진다. 스위프트 통계에 따르면 8월 위안화의 국제 결제액은 전달보다 9.25% 늘었으며 결제 비중은 2.31%를 차지했다. 2018년까지 1%대에 그쳤던 위안화 국제 결제 비중은 지난 1월에는 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은 스위프트와 별개로 위안화 결제·청산 시스템인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를 2015년부터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3000여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병합 당시 스위프트망 차단 가능성이 제기된 이래로 러시아 금융결제 정보전달 시스템(SPFS)을 구축했다. SPFS 시스템에 연결된 러시아 국내외 은행은 400여개로 알려졌다. SPFS와 CIPS가 주목되는 것은 모두 ‘탈 달러화’라는 같은 목적 외에도 기능적·전략적 통합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미 러시아 은행 중 20~30여개가 CIPS와 연결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달러 패권에 맞서 SCO 회원국 간의 독자적인 지불 및 결제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10-06 13:14:42[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이 내달부터 러시아 루블화를 사용한다고 러시아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헤르손 지역이 오는 5월1일부터 루블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환된다고 전했다. 키릴 스트레모소프 군정 위원장은 이 통신에 "러시아 루블화와 우크라이나 화폐 흐리브냐를 혼용하는 4개월 간의 과도기를 거친 뒤 루블화로 완전히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26일 헤르손 지역 전체를 완전히 장악했다. 리아노보스티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비무장화를 위한 특별 군사작전 중 남부 헤르손 지역 전체를 장악했다"며 "이 지역에서 러시아 방송이 시작됐고 루블화를 더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러시아군은 26일 헤르손에 새 정부를 설치했다고 확인했다"며 "헤르손 시의회 건물을 장악한 뒤 선출 정부를 제거하고 러시아 군대로 치안을 교체한 지 며칠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4-28 14:05:26[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유럽 기업 4곳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에 대금을 결제했다. 27일(현지시간) 아이리시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소 10곳이 넘는 유럽 기업은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 요구에 맞추기 위해 러시아 국영은행인 가즈프롬은행 계좌를 열었다. 다음 결제일은 5월 15일 이후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이어 추가로 다른 유럽 국가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해도 그 시점은 5월 중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가즈프롬은 이날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다. 가즈프롬은 두 국가가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았다면서 루블화 결제에 동의할 때까지 공급 중단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러시아는 다른 유럽 국가에도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 31일 유럽연합(EU) 등 비우호적 국가에 러시아산 가스를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중단된다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 이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가스 공급을 즉시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 이달 말 이후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4-27 23:02:42[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러시아가 루블화로 부채를 상환할 경우 디폴트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무디스는 오는 4일까지 2022년과 2042년 만기인 2가지 채무를 달러로 상환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들 채무 계약은 달러상환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다른 통화 상환 허용 조항이 없다. 무디스는 "무디스는 채권자들이 상환일까지 외화 계약 이행 약속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주 6억5000만달러의 달러표시 채무를 루블화로 상환했다고 밝힌 뒤 러시아에 '조건부 디폴트' 등급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를 제재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디폴트 결정은 '인위적'이라면서 루블화 상환이 적절한 대안이라고 주장해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4-15 09:07:26[파이낸셜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자국산 가스를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사는 루블화로 대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하는 대통령령(decree)에 서명했다. 3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사는 러시아 은행의 특별 K 계좌로 외환을 이체하게 되고, 이럴 경우 러시아 은행이 루블을 사들이게 된다. 이 같은 방식과 관련, 전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내가 이해하기론 유로와 달러 가스 요금 지급을 루블화로 전환하는 것은 러시아 연방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약은 중단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3-31 23:07:48주요7개국(G7)이 앞으로 천연가스 구매 대금을 루블로 결제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로베트르 하벡 독일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의 요구는 기존의 계약들을 무시하는 조치라며 받아들이지 않기로 7개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벡은 또 모든 기업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지 말것도 촉구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비우호적인 국가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구매하려면 루블화로만 결제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러시아의 조치는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잇따라 실시되자 루블 가치가 폭락했다. 이보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루블로 결제하지 않는 유럽 고객들에게 “가스를 무료로 주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며 공급 중단도 시사했다. 하벡 장관은 그는 러시아가 루블 결제를 요구하는 것은 러시아군 병사들에 대한 급여 지급 등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데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인것 같다며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3-28 08:07:32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천연가스·원유 대금을 루블화로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서려는 고육책이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큰 유럽국들을 겨냥, 자원무기화 카드를 빼든 셈이다. 이로 인한 충격파는 일단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전달됐다. 지난주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모두 들썩거렸다. 특히 달러에 대한 루블화의 가치가 한때 6% 정도 상승, 환율 방어에 나선 푸틴의 의도가 어느 정도 먹혀드는 듯한 낌새였다. 루블은 '자르다'라는 뜻의 러시아어 '루비찌'에서 유래했다. 일정한 무게로 잘라낸 은괴 조각을 화폐로 사용했던 전통에서 따온 명칭이다. 달러에 버금갈 때도 있었던 루블의 가치는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초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 중 아직 벨라루스 정도가 화폐 이름으로 루블을 쓰고 있다. 루블화 결제 의무화는 장기적으로 러시아에 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처럼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요를 줄이게 돼 루블화 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독일은 지난 20일 카타르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결국 러시아의 이번 결정은 국제은행간통신망(SWIFT)에서 쫓겨난 터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당장엔 서방 금융시스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겠지만, 정작 달러화를 확보하지 못해 우크라이나전 이후 경제재건에 필요한 수입에 차질이 예상되면서다. 이는 명분 없는 침공으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한 데 이어 장기적 경기침체를 부르는 자충수를 두는 꼴이 아닌가. 푸틴 대통령이 소비에트제국 부활이라는 헛된 미망에서 속히 벗어나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자신과 러시아 민생경제도 살리기를 바랄 뿐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기자
2022-03-27 18:34:12[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외국에 의한 러시아의 자산 동결로 러시아의 신뢰가 무너진 후 유럽 등 비우호국에 루블화로만 가스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런 변화는 지불 통화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이런 작업을 러시아 통화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 일주일의 시간이 있다고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03-23 21:4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