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정부가 올해 1·4분기에만 세수 부족으로 구멍 난 재정 45조원을 한국은행에게 빌려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부동산 시장 불황 여파로 예상보다 세금이 덜 걷힌 상태에서 연초 재정 집행이 집중됐다. 정부는 한은의 일시 대출 제도(마이너스 통장)를 활용했다. 지난 1·4분기 정부의 한은 마통 이용액은 통계가 존재하는 지난 2011년 이래 가장 큰 일시 대출 규모다.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정부가 한은에게 일시 대출한 뒤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총 3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1·4분기 대출 잔액이다. 전년 동기(31조원)보다 1조5000억원 많고, 코로나19 유행으로 재정 투입이 확대된 지난 2020년 1·4분기(14조9130억원)의 두 배를 넘겼다. 특히 올해 3월 일시 대출액(35조2000억원)은 관련 통계를 기록한 지난 14년동안 월별 역대 최대 대출 기록이다. 1∼3월 누적 대출액은 45조1000억원이다. 이중 12조6000억원을 갚은 것이다. 이런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63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은은 정부로부터 해당 이자를 2·4분기에 받을 예정이다. 정부가 이른바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할수록, 결국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1월 기획재정부는 복지·일자리·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중 역대 최대 비중(65% 이상)의 재정을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마이너스통장과 마찬가지로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금에도 정해진 한도와 상환 기한, 이자율이 있다. 지난 1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대정부 일시 대출금 한도·대출 조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한도는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그리고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을 더해 최대 50조원이다. 상환 기한은 통합계정이 내년 1월 20일, 양곡관리특별회계가 대출일로부터 1년(단 2025년 9월 30일 초과 불가),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올해 12월 31일이다. 올해 일시 대출 이자율로는 '(대출) 직전분기 마지막 달 중 91일물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 적용된다. 이런 한도·상환 기한·이자율은 지난해와 같지만, 금통위는 올해 일시 대출의 부대조건을 대거 추가했다. 지난해 정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마통 사용 규모가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때문이다. 기존 부대조건 '가' 항에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차입에 앞서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와 '일시차입금 평잔이 재정증권 평잔을 상회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기준을 더했다. '나' 항에도 '정부는 한은 일시 차입이 기조적 부족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에 '정부는 평균 차입 일수 및 차입누계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다' 항에는 '정부는 차입하고자 하는 경우 차입 시기, 규모, 기간 등에 관해 사전에 한은과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에 구체적 협의 주기 등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는 한은 일시 차입과 관련해 매주 차입·상환 일정, 규모, 기간 등에 관해 사전에 한은과 정기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수정됐다.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시중의 통화량이 늘어난다. 풀린 돈이 시중에 오래 머물면 유동성이 늘고 한은의 제1과제인 물가 관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4-14 12:03:15신용대출 금리가 6개월 만에 0.5%p 오르며 7%대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안정되고 있는 은행채 장기물(5년)과 달리 단기물(6개월~1년)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신용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다. 고금리에도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 연말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신용대출 금리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5일 기준 신용대출의 6개월 변동금리는 4.71~6.71%로 집계됐다. 5월 중순(4.64~6.17%)과 비교했을 때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54%p, 0.07%p 상승했다. 만기일시 상환방식으로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월 이자부담은 최대 56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신용대출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6개월 만기 은행채의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의 금리는 지난 15일 4.089%로 6개월 전인 5월 15일(3.666%)보다 0.423%p 상승했다. 특히 한달 전(4.014%)보다 0.075%p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이 4.633%에서 4.323%로 0.31%p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단기물 금리가 빠르게 오른 이유는 만기가 1년 이하인 은행채 거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거래된 은행채 거래대금 전체(39조838억원) 가운데 1년 이하 만기의 은행채 거래대금의 비중은 43.6%(17조262억원)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 제한까지 풀리면서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13일 4.108%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마이너스통장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선 지 오래다. 통상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신용대출 금리보다 0.5%p 높게 책정된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전날 기준 5.21~7.21%로 집계됐다. ■마통 중심으로 규모 커져 치솟는 금리에도 불구하고 신용대출은 증가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타대출은 245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원 늘었다. 전체 예금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과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21년 11월(5000억원) 이후 23개월 만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5일 기준 41조3036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5월 말 40조542억원에서 지난달 40조8105억원으로 5개월 사이 7563억원 늘어났는데, 최근 15일 동안 4931억원 증가했다. 일평균 증가액이 같은 기간 50억원 수준에서 330억원으로 폭증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와 이사철 이사비용 등으로 인한 일시적 자금수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은행채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어 무리한 자금조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7조5393억원 순발행돼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은행채는 이달에도 16일까지 6조1160억원 늘어나며 순발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예금금리 인상 자제 등을 주문해 수신금리는 진정됐으나, 연말 만기가 찾아오는 은행채 규모가 40조원이 넘는 상황"이라며 "은행 간 발행 경쟁이 펼쳐질 경우 은행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어 신용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1-19 18:28:58[파이낸셜뉴스]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가 8%대를 넘보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마통 금리는 지난달 7% 중반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새로 썼고 시중은행도 신용점수 650점 이하인 저신용자의 마통 금리를 10%대까지 올렸다. 예금·은행채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향후 순이자마진(NIM) 하락까지 우려한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당분간 올릴 예정이라 마통 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예정이다. ■7% 중반 마통 금리...“저신용자는 10%대” #OBJECT0#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마통 금리는 평균 7.41%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카카오뱅크의 마통 평균 금리는 지난 3월(5.59%)부터 3개월 연속 증가한 후 지난 7월(7.04%)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 8월부터 다시 상승해 7% 중반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달 신용평가사(KCB) 점수가 650점 이하인 차주의 마통 금리는 7.84%로 8%대를 넘보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경우 평균 금리가 5% 중반이지만 저신용자에게 10%가 넘는 금리를 적용 중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마통 평균 금리는 5.57~5.8%로 집계됐다. 일부 은행은 지난달 신용점수가 650점 이하인 고객에게 10.14~12.64%의 마통 금리를 적용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달 마통 평균 금리는 연고점 대비 낮아졌다. 토스뱅크의 지난달 신규 취급 마통 금리는 6.4%로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 3월(7.05%) 대비 0.61%p 감소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마통 금리가 6.35%를 기록해 지난 7월 연고점(7.7%)보다 1.35%p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마통 신규 취급 자체를 막았기 때문이다. 마통 금리는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높게 측정돼 저신용자 취급을 줄일수록 평균 금리는 낮아진다. 토스뱅크는 지난 5월부터 신용점수 60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마통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10월부터 신용점수 65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에 판매를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신용점수가 700점 이하인 차주의 마통 금리를 8.02%로 적용해 평균금리보다 2%p 가까이 높게 측정한 상태다. ■조달비용 상승에 NIM 하락한 은행권 "대출금리 더 올린다"이같이 은행권이 최근 마통 금리를 높이거나 신규 취급을 중단한 이유는 최근 예금금리 인상에 조달비용 증가하자 리스크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각 은행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금리로 조달한 자금의 만기가 지난달부터 돌아오자, 최근 만기가 6개월 이하인 단기 예금의 이자를 인상하며 고객 유치에 나선 상태다. 은행권이 지난해 4·4분기에 유치한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규모는 37조원에 육박한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예금금리를 연 3.2%에서 연 3.4%로 인상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만기가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인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3.8%로 올렸다. 5대 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도 최고금리가 4.00~4.08%로 모두 4%대를 상회한 상태다.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는 은행채 금리도 마통 금리 인상 요인 중 하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마통 등 신용대출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등급· 무보증) 금리는 지난 26일 기준 4.1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4일(4.169%) 이후 9개월 만에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6개월 전(3.566)보다 0.586%p 뛰었다. 더구나 NIM 하락을 염려한 은행들이 예대차 수준을 낮추지 않을 전망이어서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자산 대비 이자이익 비율을 의미하는 NIM은 금융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4분기 NIM은 전분기보다 0.01%p 하락했다. △우리금융(1.85%→1.81%) △하나금융(1.84%→1.79%) △농협금융(1.98%→1.96%) 등 나머지 금융지주도 NIM이 하락해 5대 금융 모두 이자이익 비율이 줄어든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기고 향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어 조달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에 NIM 하락세가 4·4분기부터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 이를 방어하기 위한 대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0-29 13:15:50[파이낸셜뉴스]역대급 세수 부족에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올해 9월말까지 113조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지급한 이자만 약 1500억원으로 세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비용마저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말까지 정부가 한은에서 일시 대출받은 금액은 113조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34조2000억원)의 3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관련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이후 13년래 최고치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으로 정부 지출이 많았던 2020년(102조9130억원)에 비해서도 대출금 규모가 컸다. 대출금액이 커진 만큼 이자도 늘었다. 올해 이자액은 △1·4분기 642억원 △2·4분기 499억원 △3·4분기 356억원 등 총 1497억원이다. 정부는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은행의 일시대출 제도를 활용한다. 정부가 한은에 일시로 돈을 비리는 일종의 '한은 마이너스통장(마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한 대출금 한도와 취급기한 내에서 정부의 일시차입 요청이 있는 경우 금통위가 정한 한도와 조건 등을 확인한 후 신용대출로 취급한다. 이자율은 직전분기 말월 중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91일물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p를 더한 것으로 적용한다. 현재는 정부가 113조6000억원을 모두 상환했지만 마통 이용금액이 커졌다는 점에서 세수 수급불균형이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용계획 및 세수 전망 등을 전제로 했을 때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가 80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것으로 나라살림을 보여준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을 400조5000억원을 예상했다가 최근에는 이보다 약 59조원 적은 341조4000억원으로 전망을 낮춰 잡았다. 정부의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도 생기는 데다, 계속해서 돈을 빌릴 경우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금통위는 지난 1월 회의에서 올해 대(對)정부 일시대출금 한도 등을 설정하고 '정부는 한은으로부터의 차입에 앞서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일시차입이 기조적인 부족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명시한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0-09 14:45:3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2월 시중은행이 취급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7%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0만원을 빌린 차주가 이 기간 대출만기를 연장했다면 연이자는 기존 213만원에서 341만원으로 128만원이 불어난다. 고금리로 인해 가계대출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돈이 생기면 투자보다는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다. 2%대였던 마통 금리, 고신용자도 잘 받아야 5%대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1월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6.834%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월 연 4.262% 대비 2.572%p 올랐다. KB국민은행이 연 7.04%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연 6.84%, 하나·NH농협은행 연 6.82%, 우리은행 연 6.65% 순이다. 고신용자들도 연 7%에 근접한 금리로 대출받거나 대출을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951점(KCB) 이상인 차주의 평균 금리는 연 6.752%, 900점 이상은 연 6.803%이었다. 대출받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35.65점을 기록했다. 과거 신용등급 체계에서 보면 942점 이상은 신용등급 1등급으로 구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연 5~6% 선에서 형성돼 있는데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이보다 0.5%p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며 "금리가 더 떨어지더라도 상반기에는 비슷한 금리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돈 생기면 갚는다" 가계대출 감소세 지속 고금리에 가계대출도 줄었다.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여유자금으로 빚을 갚거나, 불필요한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1월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4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말(692조5335억원)과 비교해 3조502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1월 3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3681억원으로, 직전월(118조9763억원)과 비교해 2조6082억원 줄었다. 반면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3조2830억원으로, 지난 연말(513조1416억원) 대비 1414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은행권 주담대 변동 금리가 연 8%를 넘어서고, 신용대출 금리도 연 7%를 웃돈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상반기까진 유의미하게 늘어나진 않겠지만 수요 감소보다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에 수요가 분산된 영향도 있다"며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어 대출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면 대출수요도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2-01 15:04:34시중은행들이 빠르게 가계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오른 만큼만 빌려주던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80%까지 늘렸고, 5000만원으로 막아놨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연 소득만큼으로 복구했다. 농협은행은 일반 신용대출 한도도 풀었다. 이로써 법에 명시된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제외한 모든 대출 한도가 풀리게 됐다. ■마통·전세대출 한도 다 풀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3월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상품 종류에 따라 8000만∼3억원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직장인은 연 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 2억원까지 마이너스통장을 뚫을 수 있고, 전문직은 최대 3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소득과 관계없이 1인당 5000만~1억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도 마통 한도 복원을 검토 중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신용'을 토대로 대출을 받는 신용대출의 한 종류이지만 우선 한도를 받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이 일반 신용대출과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마통' 한도를 일괄 5000만원으로 제한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마통 한도 대부분을 작년 상반기 수준으로 복구했다. 하나은행은 1월 말, 국민은행은 이달 초 마통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대출중단 사태를 빚은 농협은행은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풀었다. 농협은행은 올 1월부터 5000만원이던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순차적으로 올려 2억5000만원까지 늘렸다. 최근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문턱도 낮아졌다. 기존에 전세가 오른 만큼만 빌려주던 대출은 다시 전셋값의 80% 이내로 확대됐고, 임대차계약 잔금지급일 이후에도 전세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은행이 적용했고 국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시행한다. ■LTV·DSR만 남았다 위 조치들은 그동안 법(은행업감독규정)상으로는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로 '스스로' 틀어막았던 대출들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조인 결과로 '여력'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들어 두 달 동안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3조1156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최대 LTV를 80%까지 인정하겠다는 새 정부의 공약이 결국 DSR 완화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법적 근거 없이 금융당국의 구두지시로 이뤄지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결국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은행업계에선 개인별 DSR 규제가 유지된 채 LTV를 완화하면 대출 한도 증액 효과가 고소득자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 결국 DSR 완화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2-03-27 18:15:03[파이낸셜뉴스] KB국민은행이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한다. 이로써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모두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마이너스통장(마통) 한도를 5000만원으로 줄인다.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초부터 차주당 마통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이미 낮췄으며 하나은행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마통 한도를 5000만원으로 줄였다. KB국민은행도 마통 한도를 5000만원 이내로 줄이면서 은행권에서 5000만원 이상의 마통은 사실상 사라졌다. 다만 NH농협은행의 경우 연소득 이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마통을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마통 한도를 잇따라 5000만원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가진 회의에서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5~2배 수준에서 1배로 축소하라고 주문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8월말 기준 140조8932억원으로 7월말(140조8930억원)보다 1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7월 증가액(1조8636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대폭 꺾였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09-07 14:28:18[파이낸셜뉴스] 4년 전 출범할 때 '낮은 금리와 통 큰 한도 대출'을 표방했던 카카오뱅크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신용 한도대출) 금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카뱅을 이용했던 고객들은 갑자기 높아진 금리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카뱅의 개인 신용 1∼2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연 3.6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신용 카뱅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인 3.04% 대비 0.58%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는 KB국민은행 3.30%, 우리은행 3.27%, 하나은행 3.14%, 신한은행 2.94%, NH농협은행 2.86% 등 5대 시중은행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은행과는 0.76%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금리 3.16%와 비교해도 0.46%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마통 금리가 2.71∼3.06%였던 것과 3.18%였던 케이뱅크보다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급증한 셈이다. 올 6월 말 기준 개인신용 3∼4등급과 5∼6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비교해도 카뱅의 마통 금리가 5대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전체 마통 대출 평균 금리도 카뱅이 3.67%로 7개 은행 중에 가장 높았다. 카뱅의 마통 금리가 타행 대비 갑자기 높아진 이유를 놓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우선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인터넷 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라고 주문하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카뱅이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뱅은 '가계대출 규제 압박'과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이 마이너스 통장 금리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카뱅은 중금리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한도를 높이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고신용자 대출 한도는 축소하고 있다. 아울러 시중은행 측에서는 카뱅이 플랫폼 사업 전략을 은행권에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업 초반에 대출 금리를 낮췄다가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조금씩 금리를 올려 은행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순이자마진'(NIM)을 증대시키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그동안 카뱅을 이용했던 고객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고객은 "금리 스프레드를 충분한 사전 공지없이 이렇게 올리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인터넷은행이 저렴하다'는 생각으로 카뱅을 이용했던 많은 고객들이 앞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일반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잣대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08-09 14:01:15[파이낸셜뉴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최근 SNS 활동을 재개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보수우파의 보배라고 비꼬았다. 오늘 17일 전여옥 전 의원의 블로그를 자신의 블로그에 '고민정, 고민 쫌 하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돌아온 고민정'이 고민을 하지 않고 SNS를 올렸다"면서 "'하버드' 마이클 센델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다면서요""고 적었다. 전 전 의원은 "보아하니 '웃자'고 쓴 글 같은데. 진짜 '딴 나라' 사나 봅니다"면서 "이 나라가 지금 문재인의 '무능'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무슨 말 하는 겁니까?"며 고 의원을 비난했다. 이어 그는 "광주 카페 자영업자도 '문재인 심판'을 외치고 있다. 민정씨는 우리 '보수우파'의 보배다"고 했다. 또 전 전 의원은 "추미애보다는 못하지만, 우리는 아끼고 있다"면서 "그런데 충고하나 하자면 괜히 잘 모르는 이야기 아슬아슬하게 SNS에 올리지 말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미 민정씨 '콘텐츠 통장'은 마통(마이너스 통장)이라는 것, 전국민이 알고 있다"면서 "민정씨가 SNS를 다시 한다고 해서 민주당이나 당원들이 정말 걱정한대요"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그냥 변함없이 '갬성'하세요"라며 "부둥켜 안고 울고 책있는 사무실에서 자고. 그게 어울린다. 너무 애쓰지 말라. 얼마 안 남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고 의원은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을 인용하면서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SNS에 올린 바 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6-17 08:23:54#. 직장인 A씨는 최근 케이뱅크의 마이너스통장(마통) 연장을 위해 예상금리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지난해 7월 2.8%로 마통을 이용했는데, 1년 새 2%포인트나 오른 4.8%로 금리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끌'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한 A씨는 갑작스런 이자 부담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은행들도 고신용자 위주로 신용대출 문턱을 강화하고 있다.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정책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정부의 두 가지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영끌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고신용자 위주로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신용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을 활성화하고,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강화해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뱅이 신규로 취급한 대출 가운데 5% 미만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 2월 99.5%에서 지난 4월 87.6%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관리방안은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차주단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저신용자 확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더욱 과감하게 대출 억제책을 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에 따라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 12.1%에서 오는 2023년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 취지는 좋지만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고스란히 고신용자에게만 돌아가는 것은 과도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영끌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이자 부담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점수 변화도 없이 1년 새 마통 금리가 2%포인트 이상 오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최근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올라가는 상황에서 아무리 고신용자라도 급격히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06-16 18: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