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불규칙적인 집중호우를 보이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업장마다 '물폭탄' 비상령이 내려졌다. 주요 기업들은 단기간 폭우가 쏟아질 경우에 대비해 일제히 취약 시설 안전점검에 나섰고, 정전과 침수 대응을 예년보다 강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에너지·철강, 비상 대응 매뉴얼 구축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최근 장마철을 앞두고 취약 설비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포항제철소는 과거 힌남노 태풍 피해 사례 등을 분석, 잠재 위험을 발굴했고 작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앞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130일여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전기실 벽면 및 천장 빗물 누수 여부 확인, 냉천 제방둑 설치 상태 점검 등을 통해 정전에 대비했다"며 "지붕과 벽체의 컬러 시트 고정 상태를 확인, 강풍 피해를 사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인 울산 컴플렉스(CLX)를 폭우로 인한 기온 하강에 대비, 공정 가동에 필요한 온도 유지를 위해 평소보다 많은 스팀(증기)을 여유 용량으로 미리 확보했다. 폭우 예보 시 도로·배수로를 점검하고, 비상대응절차에 따라 지정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근무자들에게 사전 안내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집중 폭우·태풍을 대비해 특별대책팀 TF를 구성한다. 주요 배수로에 통수능 확보 및 맨홀, 구덩이 등 배수로 토사 및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시나리오별 사전준비를 통해 안전을 강화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호우·태풍에 의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 중지 △각종 시설물·표지판·자재 등 결속상태 점검 △배수로·배수시설 사전 점검 및 정비 등 내부 안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LG화학도 공장별 장마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자연재해 관련 비상 대응 매뉴얼 구축을 마쳤다. 이를 위해 배수로 점검, 입간판 고정 및 날릴 수 있는 물건 제거, 번개에 대비한 피뢰 및 접지시설 점검, 정전에 대비한 비상 조명 시스템 점검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자업계, '침수 피해' 전방위 사수 소량의 비 피해도 치명적인 전자업계는 반도체, 가전, TV 등 주요 사업장 점검에 일제히 나섰다. 삼성전자는 △배수·우수로 정비 △차수판·배수펌프 등 침수 예방시설물 확보 △옥외 시설물 고정 작업 △비상대응조직 실시간 정보 공유 등 풍수해 대응책을 준비했다. LG전자는 폭우 및 태풍 대비 차원에서 사업장 내 설치된 우수관·배수로·배수펌프 등의 시설 점검 활동과 더불어 입간판·현수막 등 구조물 안전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사업장 내 지하주차장 등 침수 위험이 높은 저지대에는 침수 방지막 설치를 준비하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배수로·우수구, 사내 시설물 안전 점검 등을 실시한 가운데 점검 사항을 토대로 비상 대응 프로토콜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유사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현대차는 올 6월 초부터 장마 기간을 미리 예측, 국내외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 25일까지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전 사업장에 걸쳐 건축물 및 각종 설비의 붕괴, 침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붕·벽체, 담장·유리창·배관·지하매설물·전기설비·가스 및 위험물 저장시설·차수판·배수 펌프 등을 점검토록 했다. 공장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점검과 동시에 9.84㎞ 길이의 내외부 배수로를 준설하고, 41개의 침사조도 지었다. 이와함께 펌프장 10개소, 차수판 9개소, 유틸리티 메인 브릿지 128개소 등 문제점을 보완했고 배수펌프 39대, 모래주머니 8500개를 보충하는 등 비상자재도 점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5월부터는 호우를 대비한 별도의 비상 조직을 구성, 상황 발생 시 시나리오를 정립하고 긴급연락망도 수시 점검하고 있다"며 "장마 기간 기존 5개소 운영하던 스마트모션센서를 7개소로 늘리는 등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박소연 권준호 기자
2024-07-07 18:16:02[파이낸셜뉴스] 가족과 함께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7살 여자 어린이가 모래 구덩이에 갇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쯤 미국 플로리다주 해변에서 인디애나주 출신 살 7여아 슬론 매팅리와 9살 남아 매덕스 매팅리가 모래사장에서 구덩이를 파며 놀던 중 돌연 사라졌다. 남매가 앉아 있던 바닥이 꺼지며 모래가 그들 위를 덮쳤다. 6피트(약 182cm)깊이의 구멍으로 쏟아지는 모래의 무게로 소녀는 완전히 묻혔고, 오빠는 가슴까지 파묻혔다. 매독스는 그의 아버지에 의해 끌려나와 살아남았다. 소녀의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딸을 꺼내려고 했지만 모래 구멍에 파묻혀 버린 딸을 찾을 수 없었다. 부모의 비명 소리에 당시 해변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땅을 파려고 모여 들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구조대원은 “많은 사람들이 땅을 파려고 하고 있었다”라며 “모두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삽과 지지대 등을 이용해 20분만에 소녀를 꺼냈지만 끝내 사망했다. 매팅리 남매가 정확히 어떠한 경위로 모래구덩이에 갇혔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 구조대 협회는 이번 사고를 통해 모래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며 해변가 순찰 인력 증원과 비상 대응 훈련 강화를 촉구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무너진 모래 탓에 구멍에 빠져 숨진 이는 31명으로, 이들의 연령대는 3살에서 21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23 10:02:38[파이낸셜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이 전국 고검장들과 회의를 연다. 일선 검사들이 반발 조짐이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어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에서 고검장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는 지난주에 계획된 회의라고 대검은 일단 선을 그었지만 김 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서울과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고검장 등 검찰 수뇌부가 모인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선 검사들이 잇따라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며 강력 반발한데다 김 총장을 향한 비판까지 나오자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검수완박' 논란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사·보임 과정에서 같은 당 출신 무소속 의원으로 자리를 채우면서 다시 불붙었다. 상임위에서 법안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 여야 동수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법안을 심의하는데, 이 안건조정위에는 비교섭단체가 있으면 무조건 1명을 포함해야 한다. 즉, 이번에 법사위로 자리를 옮긴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포함되면 민주당이 수적으로 우위에 서게 된다는 것이 국민의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정권교체 직전 민주당이 '검수완박'에 필요한 법안을 강행하려 한다며 강력 비판했다. 검찰 내부의 비판 여론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권상대(사법연수원 32기)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은 이날 오전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이미 지난해 공수처법, 탄소중립법, 사립학교법, 언론중재법 등에서 비슷한 형태의 사·보임을 통해 안건조정위가 무력화됐던 사례가 있다"며 "이번 사·보임은 그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을 진심으로 믿고 싶지만, 다른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복현(32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은 "차라리 검수완박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입장을 표명하라"며 김 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직을 겨냥했다. 그는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라며 "앞에서 역풍으로 부니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 마냥,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 마냥 사라져 버린 분들을 조직을 이끄는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고 직격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2-04-08 12:34:00국내 완성차 기업으로 구분됐던 한국GM은 지난달 '쉐보레' 브랜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했다. 수입 차종을 확대해 수입차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이같은 브랜드 쇄신 결정 이후 처음 한국GM이 국내에 수입해 선보이는 모델이다. 우선 외관에선 그야말로 '미국차'의 정제성이 느껴졌다. 굵은 프런트 그릴과 크롬 라인에 전면부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쉐보레 앰블럼이 어우러져 단단하고 강인한 이미지가 연출됐다. 실내서도 투박한듯 단순한 디자인이 이어진다. 다만 가죽시트와 앞 좌석의 전동 시트 및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국내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의사양이 반영되기도 했다. 한국GM이 콜로라도 출시와 함께 지난 26일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파크에서 진행한 시승 행사는 슬로프와 오프로드, 카라반 코스에서 진행됐다. 스키장 정상까지 낸 슬로프 구간에는 모래와 자갈, 구덩이 등 코스가 포함됐다. 시승전 급경사의 슬로프를 바라보며 잠시 들었던 미끄러짐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보디 온 프레임 차량의 특성상 차량의 흔들림은 있었지만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데 힘의 버거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 차량이 정차할 때는 자동으로 '미끄럼 방지' 기능이 3초간 작동돼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차체가 뒤로 밀리지 않았다. 정차 후 경사 구간에서 엑셀을 세게 밟아도 바퀴의 헛돌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콜로라도의 진가는 오프로드 코스에서 드러났다. 특히 바퀴가 지면에 2개만 닿아 차량이 45도 가량 기울어지는 범피 구간에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했다. 후륜에 기본 장착된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장치가 좌우 휠의 구동력 차이에 따라 차동 기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좌우 휠의 구동력 차이가 커질 경우 차동 기어를 자동으로 잠그는 차동 잠금 기능도 적용됐다. 지면에 닿는 바퀴 2개에만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험로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한국GM은 설명했다.카라반 견인 코스에서는 콜로라도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1.8t의 7인승 카라반을 연결한 상태에서 슬라럼 코스를 주행하는 동안 카라반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된 '토우 모드'이 무거운 짐을 실은 상태에서도 최적화된 변속 패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콜로라도 가격은 3855만~4265만원으로 책정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됐던 픽업트럭인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대비 10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그럼에도 사흘만에 사전계약 700대를 기록할 만큼 픽업트럭 마니아층의 수요가 기대되는 모델이다. 성초롱 기자
2019-09-01 17:48:59‘왕이 된 남자’의 폭군 여진구가 충신 김상경에게 독살을 당하는 파격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전율과 먹먹한 여운을 안겼다. 이와 함께 ‘왕이 된 남자’는 또 한 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웰메이드 드라마의 힘을 확인시키고 있다. ‘왕이 된 남자’ 8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9.5%, 최고 10.8%로 지상파 포함 전 채널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남녀20~49세) 시청률 또한 평균 3.9% 최고 4.6%를 기록, 전 채널 포함 1위 수성하며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왕이 된 남자’ 8회에서는 광대 하선(여진구 분)이 구사일생해 궁으로 돌아오고, 다시금 약물중독 증세로 쓰러진 폭군 이헌(여진구 분)이 도승지 이규(김상경 분)의 손에 최후를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흙구덩이 속에서 비참하게 죽을 뻔했던 하선은 살고자 하는 의지와 호위무사 장무영(윤종석 분)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앞서 이헌으로부터 하선이 죽었다는 증좌를 가져오라는 명을 받은 무영은 하선에게 도망치라고 충고했지만, 하선은 ‘목숨보다 중한 것이 그곳에 있다’며 중전 소운(이세영 분)을 위해 죽음을 각오를 하고 궁으로 향했다. 그 시각 이규는 이헌이 남기고 간 비망기(임금의 명령이나 의견을 적어서 승지에게 전하던 문서)를 읽고 경악했다. 중전을 폐출하고 사약을 내리라는 어명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헌의 끝을 모르는 폭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달이 났다. 이헌이 약물중독 증세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이에 이규는 비로소 진짜 임금인 이헌을 저버릴 결심을 했다. 이규는 비망기를 태우고, 쓰러진 이헌을 궁 밖으로 내보내기 용이하도록 대비(장영남 분)를 유폐하는 등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하지만 며칠 후는 임금의 탄일로, 만약 궁 안에 임금이 없다면 들통날 수밖에 없는 상황. 무영은 이규에게 하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고 그 길로 하선은 다시 입궐했다. 대전으로 돌아온 하선은 자신을 사지로 내몬 이규에게 설움을 터뜨렸고, 이규는 살아서 돌아오길 바랐다며 처음으로 하선 앞에서 자신의 속내를 꺼내 놨다. 이에 하선은 “힘을 갖고 싶소.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진 진짜 임금이 되고 싶소”라고 말했고, 이규는 하선을 진짜 임금으로 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규는 각오를 행동에 옮겼다. 이헌의 탄일, 이규는 이헌의 은신처에 방문해 손수 해체탕(미역국)을 올린 뒤 바닷가 나들이를 청했다. 그리고 나서 이헌에게 독을 탄 생일주를 올렸다. 이규의 충심을 철썩 같이 믿어온 이헌은 배신감에 몸부림쳤다. 이에 이규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전하를 버리는 게 아닙니다. 이 나라와 백성을, 새로운 세상을 선택하는 겁니다”라고 말하며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전하께서 바라시는 강성한 나라, 그 나라가 하루라도 빨리 오게 할 방도는 이것뿐입니다. 제가 목숨을 걸고 반드시 그리 되게 만들 것입니다”라며 잔인하지만 한편으로는 절절한 우국충정을 드러냈다. 곧이어 이헌은 차디찬 모래 바닥 위로 쓰러졌다. 그는 “두렵네. 너무 무서워. 저승에선 내가 임금이라는 것도 아무 소용이 없겠지”라고 읊조리며 서서히 죽어갔고 이규는 “제가 마지막까지 곁에 있겠습니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이헌이 끝내 숨을 거두자, 그제서야 마치 대쪽이 갈라지듯 이규의 담담했던 표정이 무너지며 눈물이 터져 나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아릿하게 만들었다. 나아가 성군이 되고자 했으나 자신의 나약함으로 인해 안타까운 최후를 맞은 이헌과, 모든 것을 바쳐 섬겼던 주군을 제 손으로 죽인 뒤 마지막 절을 올리는 이규의 투샷은 형언할 수 없이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동시에 진짜 임금인 이헌이 죽음을 맞는 파격적인 전개가 펼쳐진 만큼, 반환점을 돈 ‘왕이 된 남자’의 향후 스토리가 어떻게 뻗어나갈 지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무엇보다 이 같은 애증의 군신관계를 그려낸 여진구-김상경의 연기 앙상블은 완벽 그 이상이었다. 여진구는 가장 믿었던 이로부터 배신당한 분노와 체념 그리고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죽음에 시시각각 다가가는 감정을 형형한 눈빛에 담아내며 첫 회부터 8회까지 통틀어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연기 천재’라는 수식어가 절로 상기됐을 정도다. 그런가 하면 김상경은 ‘주군을 독살한 충신’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완벽한 완급조절로 설득시키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더욱이 배경음악 없이 쓸쓸한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만 강조, 장면의 여운을 최고조로 이끈 김희원 감독의 엔딩 연출은 또 다시 시청자들을 전율케 하며 ‘왕이 된 남자’가 웰메이드 사극으로 각광받는 이유를 증명하기도 했다. 한편 다시 임금 노릇을 시작한 하선은 변해버린 지아비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소운을 안심시키며 애틋한 사랑을 키웠다. 또 이헌의 신임을 발판 삼아 국정을 장악하려는 간신 신치수(권해효 분)의 뒤통수를 치며 시청자에게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대비와 진평군(이무생 분)이 역모를 도모하고 대전 지밀 김상궁(민지아 분)이 임금의 옥체에 수상한 점이 있음을 감지하는가 하면, 하선이 광대놀음을 하던 시절 인연이 있는 김지봉(유형관 분)이 신치수에게 용안을 닮은 광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또 다른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날이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왕이 된 남자’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이처럼 매회 레전드 회차를 갈아치우고 있는 ‘왕이 된 남자’를 향해 시청자들은 또 다시 호평을 쏟아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여진구 연기가 진심 미쳤다. 이헌 죽는 씬은 여진구가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고 그냥 왕 이헌 그 자체였다”, “김상경 배우님 눈물 투두둑. 연기 미친 거 아니냐고요”, “바닷가 엔딩씬은 길이길이 남을 것. 도승지 절할 때 같이 울었다”, “연기, 연출, 전개 그야말로 예술작품이었음”,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원작이랑 완전히 다른 노선 타는 건데 결말이 짐작조차 안 간다”, “역대급 엔딩이었다. 정말 소름 끼치게 잔인하면서도 슬펐다” 등의 시청소감을 남겼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9-01-30 08:20:17【 필간구라(호주)=안승현】최정우 포스코(POSCO) 회장은 취임과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찾겠다고 공언했다. 최 회장이 자신있게 내세운것 중 하나는 2차전지용 소재다. 2차전지는 요즘 관심이 뜨거운 전기차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핵심 부품이다. 차 뿐 아니라 영역을 넓혀 보자면 비행기, 배는 물론 전기가 필요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할수 있는 물건이다. 2차 전지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리튬, 전구체이다. 포스코는 현재 전구체를 제외한 3가지를 모두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호주 서북부 포트헤들랜드에서 차로 두시간 정도를 달려 리튬과 탄탈륨을 생산하고 있는 필간구라 광산을 방문했다. 이곳은 호주증시에 상장된 광산개발업체 필바라가 소유한 광산이다. 이날은 마침 광산의 종합준공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포스코는 필바라 회사 지분 4.75%(약 650억원)를 인수 했다. 양사간 조인트 벤처가 확정되면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또 단독사업 추진시 8만t 이상, 상호합작시 연간 최대 24만t(탄산리튬 3만t 생산 가능 분)이상의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할수 있게 된다. ■2억2600만t 리튬원광 품은 '금싸라기' 땅 필간구라 광산은 리튬을 추출하기 위한 광물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로이힐과 마찬가지로 대지를 뒤덮고 있는 붉은색 모래를 걷어내면 그 아래에서 새하얀 광석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게 바로 리튬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광석이다. 470㎢에 달하는 대지에는 2억2600만t의 리튬원광이 매장되어 있어 전세계 최대 리튬 광산중에 하나라는게 필바라측의 설명이다. 켄 브린스덴 필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현장에서 "필간구라 광산은 경쟁 광산에 비해 채굴비용이 낮으면서 채굴비용이 경쟁 광산에 비해 낮고 품질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라며 "최장 30년간 원광을 채취 할수 있다는 점과, 인근의 항구에서 선적후 즉시 구매자에게 출발할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광산지역에는 채굴작업이 한창인 센트럴 핏이라는 큰 구덩이가 있었다. 이곳에는 이렇게 원광을 캐내는 총 6개의 핏이 있다. 여기서 하루 6000t 가량의 원석을 캐낸후 이를 고운 모래로 잘개 부수는 가공 과정을 거쳐 리튬정광을 만든다. 포스코는 이 정광을 가져와서 독자적인 기술로 리튬을 추출한다. 약 8t의 리튬정광에서 1t 가량의 리튬을 뽑아 낼수 있다. ■상업생산 초기..수요처 줄을 이어 필간구라 1단계 프로젝트는 리튬정광 연 33만t 규모로 2017년 1월에 시작되어 2018년 7월에 완료됐다. 필바라의 첫 상업 생산은 지난 10월이었지만, 벌써 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리튬 베터리 산업에 리튬소재를 공급하는 중국의 제너럴리튬과 6년간 연 14만t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통합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에는 10년간 연 16만t을 공급키로 되어 있다. 내년 연말부터 50만t 규모의 2단계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포스코는 이중 연간 최대 24만t의 리튬정광을 필바라로부터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는 중국 최대 픽업 및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제조업체인 그레이트월모터도 이미 7만5000t을 구매키로 하고 대기중이다. 한국은 규모면에서 중국에서 뒤지지만 기술력으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2차전지 강국이다. 그러나 리튬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중이다. 포스코는 2010년 리튬직접추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2013~2015년 칠레 및 아르헨티나 염호(소금호수)에서 리튬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2016년에 광양제철소내 연산 2500t 데모플렌트를 건설하고 지난해 2월부터 탄산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브린스덴 필바라 CEO는 "한국은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2차전지 생산 국가이다"며 "포스코는 기술력에 있어서 이미 최고수준에 이러렀기 때문에 당연히 파트너로 삼게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필바라와 함께 2020년에 연산 3만t 이상 규모의 탄산·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율촌산업단지에 준공할 예정이다. 여기서 만드는 제품은 포스코ESM을 비롯해 주요 국내 2차전지 업체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합작기업 지분의 70% 및 운영권을 가지며 필바라가 지분 30%를 소유하게 된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18-11-29 15:31:35【함안=오성택 기자】 경남 함안에서 1500년 전 아라가야(阿羅加耶) 왕성의 실체가 처음으로 발견돼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7일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대규모 토성과 목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라가야 왕궁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인 1587년 편찬된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로 기록돼 있을뿐 최근까지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전혀 실체를 알 수 없었다. 이번 발굴조사는 함안군청이 지난 4월 11일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경지정리 작업 중 드러난 성토 흔적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경남도와 함안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현지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긴급발굴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하고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 지난달 11일부터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발굴조사는 성토 흔적이 드러난 곳을 중심으로 약 1300㎡에 대해 실시했으며, 이곳에서 토성과 목책, 건물터 등 아라가야 왕성과 관련된 시설이 대거 확인됐다. 이 중 토성은 전체 높이 8.5m, 상부 너비 20~40m 규모로 동시대 가야권역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 성곽으로 확인됐다. 또 성토 과정에서 성벽이 밀리지 않도록 공정마다 나무기둥을 설치하거나, 널판을 대고 내부에 흙을 쌓아 올린 판축(板築)을 통해 점토와 모래를 켜켜이 다져 올리는 등 정교한 토목공사 흔적을 확인했다. 토성 상부에서 2열의 나무기둥으로 이루어진 목책이 확인됐으며, 내부에서는 건물터와 구덩이 등이 발견됐다. 토성의 축조 및 사용 시기는 유적에서 출토된 각종 토기 조각들을 통해 5세기 중반~6세기 중반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아라가야는 말이산고분군에 대형 고총고분을 조성하고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교섭을 벌이던 전성기라는 점에서 왕성의 용도와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장을 답사한 전문가들은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유적은 토성 등 방어시설과 건물지를 갖춘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왕)의 거주공간으로서 이번에 발견된 토성은 왕성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추가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의 정확한 범위와 왕궁지의 흔적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아라가야 왕성의 발견을 통해 문헌기록과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아라가야 왕성의 실증적 증거가 확인된 셈이다. 특히 당대 최고 수준의 토목기술로 축조한 토성을 통해 가야 왕성 축조에 대한 기초자료 확보는 물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향후 가야 왕성 연구의 핵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기초조사와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오는 11일 주민을 대상으로 발굴성과에 대한 공개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8-06-07 15:41:20영화 ‘신과 함께’가 관객수 1400만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지옥 재판을 통과하지 못해 환생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5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영화 ‘신과 함께’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만약 당신이 죽은 뒤 7가지 지옥 재판을 통과해야만 환생할 수 있다면, 환생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9.5%가 ‘환생할 수 없다’ 라고 답했다. ‘살아남을 수 없는 곳’으로는 ‘나태지옥(게으르고 나태하게 살아온 자를 심판하는 곳, 53.5%)’이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생전에 했던 거짓말을 심판받는 거짓지옥(17.3%)’, ‘부모와 자식 간에 벌어진 죄를 심판하는 천륜지옥(9.5%)’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폭력지옥(폭력을 가한 자를 심판, 7.8%)’, ‘살인지옥(언행이나 행동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누군가를 죽게하거나 원인 제공을 한 자를 심판, 4.9%)’, ‘배신지옥(타인의 믿음을 배신한 자를 심판, 4.2%)’, ‘불의지옥(정의롭지 않게 살아온 자를 심판, 2.9%)’ 순이었다. 반대로 ‘환생할 수 있다(30.6%)’고 답한 이들에게 물었다.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에 대해 응답자의 38.7%가 ‘살인지옥’이라고 답했다. 이어 ‘폭력지옥(19.7%)’, ‘불의지옥(15%)’, ‘배신지옥(11.4%)’, ‘거짓지옥(7.4%)’, ‘나태지옥(5.7%)’, ‘천륜지옥(2.1%)’ 순으로 나타났다. 영화에서는 7가지 항목을 들어 지옥 재판을 표현했다. 그렇다면 직장인이 생각하는 지옥은 어디일까? ‘회사’라는 답변이 63.8%로 가장 많았고 ‘집’ 21.1%, ‘학교’ 12.7% 순이었다. 기타로는 ‘사회’, ‘현실’, ‘항상’ 등이 의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지옥에 대한 이미지를 물었다. ‘용암이 끓는 불구덩이(44.1%, 복수 응답 가능)’, ‘쉼 없는 노동(22.6%)’, ‘온 몸을 도려내는 가시덤불(12%)’, ‘끝없는 모래 사막(10.9%)’, ‘차가운 얼음 블록(8%)’, ‘휘몰아치는 파도(2.5%)’ 순이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18-01-30 11:30:52태국 대홍수 피해지역인 타딘댕 마을 집앞에 선 코리안리재보험 안지원 생명보험팀 사원(왼쪽 두번째). 지난 2월 12일 신입사원 동기들과 함께 태국 아유타야로 향했다. 해외봉사활동은 신입사원 연수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코리안리는 지난 4년간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해외 자연재해현장으로 보내왔다. 작년까지는 필리핀 '하이옌'태풍 피해지역에 갔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돕던 마을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올해엔 태국 대홍수 피해지역으로 가게됐다. 선배들에게 들어보니 2011년에 불어닥친 태국 대홍수는 재보험사들에 뼈아픈 경험을 안겨준 자연재해였다. 3개월 동안 계속된 대홍수로 태국 중북부가 속수무책으로 물에 잠겼고, 전 세계 재보험사들이 이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다. 우리가 찾은 타딘댕 마을은 짜오프라야강 지류에 있어 침수가 잦은 곳이었다. 강 인근에 위치한 총 4개 가정의 집짓기 활동을 집중적으로 돕기로 했다. 작업에 앞서 주민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보았는데, 지은 지 수십년이 지난 나무집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지붕이고 벽면이고 할 것 없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비라도 오면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싶었다. 우리 코리안리 봉사단이 맡은 작업은 정화조 설치를 위한 구덩이 파기, 집터에 바르기 위한 콘크리트 믹싱 작업, 벽돌로 집 내외벽 쌓기 등이었다. 집짓기 작업을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자면 중기에 해당하는 작업이었다. 구덩이 파기는 평지에서 무려 1.8m 깊이로 파내려가야 하는 작업이라 체력과 시간을 필요로 했다.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섞는 콘크리트 믹싱 작업도 만만치는 않아서 취업준비로 인해 육체활동을 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동기들 모두 첫날에는 근육통에 시달렸다. 작업에는 태국인 홈파트너도 함께했다. 해비타트에서는 새로운 집에 살게 될 수혜자들을 '홈파트너'라고 불렀다. 홈파트너도 의무적으로 자신이 살 집을 짓는데 일정시간 이상 참여할 의무가 있었다. 순한 인상의 홈파트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우리는 태국어를, 그는 영어를 못했다. 태국어로 연습해간 몇 마디 인사말도 통하지 않았다. 5개의 성조를 가진 태국말을 발음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각자의 모국어와 보디랭귀지로 소통하는데도 나중에는 눈빛만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로 친해졌다. 현지에서 만난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홈파트너 가정의 아이였던 열두살 '넷'과 다섯살 '보'를 비롯해서 여러 아이들이 거리낌 없이 말을 걸고 다가왔다. 중간중간 휴식시간 동안 아이들과 보디랭귀지로 나눈 대화는 지금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스스로 말하기 민망하긴 하지만 우리 봉사단은 몸을 사리지 않고 꽤 열심히 일했다. 그냥 작업 자체가 즐거워서 힘든 줄 몰랐고 힘든 와중에 동기애가 솟았다. 작업에 익숙해지면서 일에 속도가 붙었다. 원래 해비타트 측에서 설정한 목표는 창문 높이까지 벽돌을 쌓는 것인데, 결국 지붕 높이까지 벽돌을 쌓고 돌아왔다. 해비타트 봉사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우리 작업의 결과물을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5박6일 동안 우리가 쌓아올린 벽돌로 어엿한 집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을 보고 스스로 대견해하기도 했다. 태국을 떠나는 날, 결국 눈물이 났다. 내가 울기 시작하니까 전염된 듯이 같이 울기 시작했고, 나중엔 현지 주민분들과 부둥켜안고 울고 말았다. 그 눈물의 의미가 뭐였을지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았다. 5일 동안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함이었고, 어느새 깊어진 동기들과의 애틋함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감정은 나에게 특별해진 이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었다. 동기들 몇몇과 나중에 같은 마을로 봉사활동하러 다시 오기로 약속했다. 그때 즈음이면 완성된 집에서 살고 있는 넷과 보를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사회인이 되는 길목에 선 나는 어쩌면 곧 바쁜 일상과 분주한 업무에 쫓겨 태국에서의 기억을 서서히 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해비타트의 감동을 잊기 전에, 그 다짐을 이렇게 기록해놓고자 한다. 코리안리재보험 안지원 생명보험팀 사원
2017-02-23 20:37:18발굴현장 전경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인 충남 부여에서 백제 사비도성의 빙고(氷庫) 유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과 (재)백제고도문화재단이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부여 구드래 일원(명승 제63호)내 유적과 부여 서나성(사적 제 58호) 유적에 대한 현장 설명회가 오는 12일 오전 10시에 발굴현장에서 개최된다. 부여 구드래 일원과 서나성은 부소산 서측의 백마강 나루터와 사비도성의 서측 추정나성을 가리키며,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부소산성, 정림사지 등을 포함하는 사비도성의 중요 지점이다. 따라서 이곳은 백제 사비도성과 관련된 중요 시설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기대를 모았다. 조사 대상지 일대는 옛 관아가 있던 마을로 빙고재와 장승배기(鶴峴, 장승이 있던 곳), 구드래(큰 나라)등의 고유지명이 남아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특수지형도와 1998년도 제작 지도에서도 빙고리(氷庫里), 빙고재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조선 후기(영조 연간~헌종 연간) 편찬된 '충청남도읍지(忠淸南道邑誌)'에 "현내면 빙고리는 관아에서 서쪽으로 1리(약 400m) 떨어져 있다(縣內面 氷庫里自官門西距一里)"고 기록된 점으로 보아 빙고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이었다. 백제시대 빙고 전경 발굴조사 결과, 구드래 빙고재 일원에서 백제 시대 빙고와 조선 시대 빙고가 확인되었다. 그동안 발굴된 백제 시대 빙고로는 한성 도읍기의 연기 나성리유적, 웅진기의 공주 정지산유적 빙고가 확인된 바 있으며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빙고는 백제 사비기 빙고로 확인되었다. 또 조선 시대 빙고는 목조 빙고로 홍성 오관리유적에서 확인된 조선 시대 빙고와 형태와 규모 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이 빙고는 조선 전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18세기 이후에 들어서면 석빙고의 형태로 변화하게 되어 빙고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 자료이다. 조선시대 빙고 전경 빙고는 얼음을 저장하는 장방형(長方形, 직사각형)의 구덩이와 얼음물을 내보냈던 배수로로 구성되었다. 백제 시대 빙고의 얼음저장 구덩이 규모는 7.2×4.7m이며, 깊이는 1.9m이다. 구덩이의 바닥은 중앙부가 낮아지도록 오목하게 조성하였으며, 중앙에 배수로로 연결되는 T자형의 물 유입부를 조성하였다. 배수로의 현존길이는 4.6m, 너비는 0.7m, 깊이는 0.7m이다. 배수로는 구덩이를 판 후 측벽을 세우고 덮개돌과 토기 조각을 넣어 밀봉하였으며 구덩이를 팠던 흙으로 배수로 상부에 다시 되메우기(埋土)하였다. 조선 시대 빙고의 얼음저장 구덩이의 규모는 16.4m(확인 길이)×6.0m이며, 양 측벽에 장방형의 자른 돌을 쌓아 축조하였다. 배수로의 잔존 길이는 17.3m, 깊이는 0.4m이며 바닥석을 깔고 측벽석을 세운 후 덮개돌을 덮었으며, 내부는 물에 의한 점토와 모래가 켜켜이 퇴적되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5-11-11 09: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