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의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통화 배경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통화당시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바로 옆에 있었던 최 전 차관은 어제 23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앞뒤 상황을 풀어 놓았다. 최 전 차관은 "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그 직전 전임 대통령하고 일종의 소통을 하자고 한 건 우리 외교사에 처음있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전 미국 측에서 (5월 중순)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 우리가 '문 대통령 퇴임 이후가 될 것 같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한번 만나고 싶다'라는 전갈을 보내 왔다"고 설명했다. 최 전 차관은 "기다리고 있었는데 워낙 방한 스케줄이 빡빡해 일정을 여러 번 조율하다가 만남이 불발됐다"며 "(불발로 결론 난 것이) 아마 목요일(19일)로 기억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19일 미국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발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라도 하시고 싶었는지 금요일(20일) 전화 제안이 와 토요일로 통화 스케줄을 잡았다"며 "그 시각이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친 오후 6시 50분이었다"고 했다. 통화 내용에 대해 최 전 차관은 "약 10분간 통화를 했는데 차분한 분위기에서 두 분이 주거니 받거니 안부를 나누었고 문 대통령은 '퇴임 인사를 재임 중에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는데 이렇게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좀 덤덤하지만 차근차근 말씀을 하셨고 정확하게 2021년 5월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것을 상기하면서 '코로나 시기에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했던 정상회담 행사였다'고 하는 등 바이든에게는 그 기억이 많이 남았는지 그 말을 좀 했다"고 통화내용을 전했다. 지난 20일 문 전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스피커폰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최 전 차관은 "현직이었을 때는 이어폰을 꽂고 했는데 사저에 그런 통화를 할 정도로 시설을 만들어놓지도 않았고, 퇴임 후 외교활동을 염두에 둔 것도 아니어서 그냥 스피커폰으로 했다"며 "요새 전화기가 워낙 좋아 음질 등에서 별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5-24 07:39:02[파이낸셜뉴스] 내일 한국을 찾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예정된 면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 야권은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만난다며 이것에 큰 의미를 두고 이를 선전해왔다.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예정된 면담은 현재로서 없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내놓은 '문재인 대북 특사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어제 18일 밤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때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아주 특별하고 이례적이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만나는 이유에 대해 "새 정권의 이른바 '정치 보복'에 대한 하나의 (안전) 장치라는 해석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그는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부통령으로서 이전에 그곳을 방문했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서 오는 21일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한 이후 11일만에 열리게 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한미 동맹 강화와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주요 시설을 살펴볼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동행,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에서 경제 기술 동맹 협력 확대 의지를 표명한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5-19 06:45:55[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21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와인업계에서는 양국 정상이 어떤 건배주를 들어올릴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상의 건배주는 방문한 국가에 대한 예우와 정상의 개인적 취향, 와인이 가진 스토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다. 정상의 건배주로 선택된 와인은 통상적으로 '정상의 와인'으로 불리며 이후 각종 자리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마케팅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이용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한미 정상회담때는 '하트포드 파 코스트 피노누아(Hartford Court Far Coast Pinot Noir)'가 사용됐다. 미국 최고의 피노 누아 와인으로 소노마밸리에서 연간 1만병 내외만 생산되는 부띠크 와인이다. 아름다운 루비빛에 블랙베리, 붉은 체리, 모카, 향신료 등의 향을 머금고 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타닌과 산도를 갖춰 밸런스가 훌륭한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가격은 20만원대의 고가 와인이다.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때는 각국 정상들의 와인잔에 '끌로 드 로스 씨에떼(Clos de Los Siete)'가 채워졌다. 플라잉 와인메이커로 유명한 미셸 롤랑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와인 라벨에는 별이 그려져 있는데 미셸 롤랑과 6개 와이너리 등 7명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은 '칠각성'이다. 최고가 모여 만든 최고의 와인으로 '성공'을 의미하는 와인으로 통하며 인기를 끌었다. 가격은 10만원대다. 지난 2019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방한했을때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한 건배 와인은 '임페리얼 그랑 레세르바(Imperial Gran Reserva)'였다. 스페인에서 자국의 국기를 로고로 사용하는 유일한 와이너리 '쿠네(Cune)'에서 만드는 와인으로 펠리페 6세 국왕의 결혼식 와인이어서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사용된 2004년 빈티지는 스폐인 와인 역사상 최초로 유명 와인 정론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100대 와인 중 1위에 선정됐던 와인이다. 가격은 10만원대다. 지난 2012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맥스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Max Reserva Cabernet Sauvignon)'이 사용됐다. 칠레의 와인 명가 에라주리즈의 베스트 셀러 와인으로 잘익은 과즙과 보드라운 타닌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에라주리즈는 칠레에서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명가로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90점 이상을 주는 와인이다. 가격은 3만원대다.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서울정상회의 만찬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온다 도로(Onda Doro) 와인을 들었다. 다나 에스테이트가 미국 나파밸리에서 생산하는 와인으로 '황금 물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나파밸리 와인의 특징인 먼지 향과 코코아 향, 바닐라 향이 일품인 와인이다. 100%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드는 와인임에도 부드러운 타닌과 아름다운 산도를 가진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가격은 40만원대에 달한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1-05-21 16:05:17[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 통화가 이번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초 예상보다 통화가 늦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미국 백악관과 양 정상 간의 통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8일 한미 정상 통화가 곧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주말을 넘긴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캐나다와의 정상통화를 시작으로 23일 멕시코와 영국, 24일 프랑스, 25일 독일에 이어 26일 러시아, 27일 일본과 순차적으로 정상통화를 진행했다. 인접국들과 먼저 대화한 뒤, 유럽, 아시아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그간 관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마쳤다. 과거부터 미국 정상은 아시아 국가 중 일본 총리와 먼저 통화한 뒤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한 것 또한 일종의 관례였다. 다만 간격이 길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한미관계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한 통화가 한미 통화에 앞서 이뤄진 것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통화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일각에선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 때문에 퇴근 후 다시 출근한 상황을 볼 때,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속에서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급하게 통화하면서 한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일동맹’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한미 양측에 대북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등의 성과를 내고자 한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미국의 외교 순위에서 밀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 같은 해석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 애쓰는 모양새다. 통화한 순서보다 심도있는 내용으로 통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인턴기자
2021-02-01 08:29:42[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한미동맹은 강력하다"며 "바이든과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0-11-08 10:08:26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한 양당 후보가 투표를 약 1개월 앞두고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두 후보의 한국 인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기존 바이든 정부의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되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 당시 협상이나 교류를 했던 문재인 정부 관계자, 기업 인사들과 대화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 외교 인맥 주목주(州) 검사로 공직에 올라 상원의원을 거친 해리스는 외교 및 경제와 접점이 적은 만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소통 창구를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우선 눈에 띄는 인물은 바이든 정부 초기에 미국과 접촉했던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이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22년 1월 미국을 찾았다. 여 위원은 한국산 철강 수출 제한을 풀기 위해 당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및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했다. 한국계 여성과 결혼하고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 '한국 사위'로 불렸던 호건은 같은 해 4월 바이든 정부에 한국산 철강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주지사에서 물러난 호건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반(反)트럼프' 진영으로 알려졌으며 대선과 함께 열리는 메릴랜드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해리스는 가족관계 부분에서 한국과 인연이 있다. 그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의 동생인 앤드루 엠호프는 한국계 미국인이자 자연치유의학 전문가인 주디 리 박사와 결혼해 슬하에 두 남매를 뒀다. 한국계 동서와 조카를 둔 해리스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당시 오찬에서 주디 리가 동석했다며 "미국에는 한반도 밖에 사는 한국계 인구가 가장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정·재계 인맥 풍부한 트럼프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수십 년 전부터 한국 건설사업에 발을 들였던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물러난 다음에도 한국과 인연이 계속됐다. 2020년 현대차그룹의 경우 과거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 국방부 법제처 차관보를 역임했던 로버트 후드를 영입했다. 그는 현재 미국 워싱턴DC에서 현대차그룹의 대관업무를 총괄하는 워싱턴사무소 부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트럼프 정부에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지낸 성 김 역시 올해 1월부터 현대차그룹의 대외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 김은 2018년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당시 미국 실무회담 대표단을 이끌 정도로 트럼프의 신임을 받았다.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맡았던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지난 7월 한국을 찾아 현대차그룹부터 방문했다. 현 정부 및 정치권에도 트럼프와 인맥이 적지 않다. 트럼프가 취임한 2017년 당시 외교부 기조실장이었던 조현동 주미대사는 트럼프와 접점이 없었던 한국 정부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과정을 주도했다. 그는 과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재집권 대응에 대해 수차례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대사는 지난달 미국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사퇴 이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면서, 차기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꼽히는 비벡 라마스와미와 면담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차관보로 트럼프 정부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금도 트럼프의 측근으로 알려진 앨리슨 후커 전 NSC 한반도 보좌관과 과거 한미 당국자로 만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박종원 기자
2024-10-10 18:05:35오는 1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대선 후보 방송 토론에서는 '에너지 및 세금정책에서 통상 및 외교 정책'까지 다양한 주제가 거론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장외에서 주고 받았던 설전을 첫 TV토론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어간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뒤를 이은 해리스를 상대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며 해리스는 이를 방어하며 트럼프의 후보 자질을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바이든 외교 정조준… 한반도 언급 나오나2017~2020년 임기 내내 미국의 동맹들이 미국을 약탈한다고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분담을 언급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7일 유세에서 "미국은 동맹국을 지켜주는데 그들은 우리로부터 뜯어내고 있다"며 나토 동맹들이 포진한 유럽연합(EU)과 무역적자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EU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동맹에게도 대규모 관세를 걷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3일 펴낸 대통령 재임 시절 화보집에서도 사진설명을 통해 "비록 한국이 방어를 위한 더 많은 돈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 내게 매우 중요했지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동시에 북미정상회담 사진설명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은 솔직하고 직접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및 나토 동맹과의 연대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동맹관을 강조했다. 동시에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에게 비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기차부터 반도체까지 '긴장'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를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기업을 돕는 '반도체과학법(CSA)'을 선보이며 해당 산업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막대한 보조금을 약속했다. 이에 한국과 대만 등 해외 기업들은 앞다퉈 미국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두 법률 모두에 비판적이다. 그는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려는 바이든 정부를 비난하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화석연료 개발로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도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를 겨냥해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 중 거의 100%를 가져갔다"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활동하면서 IRA와 CSA의 성과를 옹호했으나 직접 대선후보가 된 이후에는 방향을 틀었다. 해리스 선거 캠프는 지난 4일 e메일 성명을 통해 해리스가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진영의 관련 비난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해리스, 낙태권·범죄 논란 집중 공격해리스가 자신 있게 파고들 수 있는 분야는 낙태권이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2년 판결에서 연방법이 인정했던 낙태권을 부정하고 낙태권을 주(州)에서 결정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는 해당 문제에 대해 대선 기간 내내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낙태권 확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가 우파 진영의 반발로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낙태권 옹호로 여성 표심을 노리는 해리스는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낙태권 찬반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주 검사 출신인 해리스는 이번 토론에서 지난 5월 유죄 평결이 나온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포함하여 트럼프의 범죄 혐의를 부각시킬 수 있다. 해리스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자신이 검사 시절 "모든 종류의 범죄자들과 맞섰다"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09 18:34:54[파이낸셜뉴스] 오는 1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대선 후보 방송 토론에서는 '에너지 및 세금정책에서 통상 및 외교 정책'까지 다양한 주제가 거론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장외에서 주고 받았던 설전을 첫 TV토론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어간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뒤를 이은 해리스를 상대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며 해리스는 이를 방어하며 트럼프의 후보 자질을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바이든 외교 정조준...한반도 언급 나오나?2017~2020년 임기 내내 미국의 동맹들이 미국을 약탈한다고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분담을 언급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7일 유세에서 "미국은 동맹국을 지켜주는데 그들은 우리로부터 뜯어내고 있다"며 나토 동맹들이 포진한 유럽연합(EU)과 무역적자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EU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동맹에게도 대규모 관세를 걷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3일 펴낸 대통령 재임 시절 화보집에서도 사진설명을 통해 "비록 한국이 방어를 위한 더 많은 돈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 내게 매우 중요했지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동시에 북미정상회담 사진설명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은 솔직하고 직접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및 나토 동맹과의 연대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동맹관을 강조했다. 동시에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에게 비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 지원을 비난했던 트럼프는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 이후 자신이 당선되면 협상으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했으나 여태껏 구체적인 실행안을 말하지 않았다. 전기차부터 반도체까지 ‘긴장’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2년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를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기업을 돕는 ‘반도체과학법(CSA)’을 선보이며 해당 산업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막대한 보조금을 약속했다. 이에 한국과 대만 등 해외 기업들은 앞다퉈 미국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두 법률 모두에 비판적이다. 그는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려는 바이든 정부를 비난하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화석연료 개발로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도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를 겨냥해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 중 거의 100%를 가져갔다"며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활동하면서 IRA와 CSA의 성과를 옹호했으나 직접 대선후보가 된 이후에는 방향을 틀었다. 해리스 선거 캠프는 지난 4일 e메일 성명을 통해 해리스가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진영의 관련 비난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중국과 무역 전쟁에 대해서는 두 후보의 이견이 크지 않다. 바이든은 2018년 무역전쟁을 시작한 트럼프의 보복관세를 대부분 유지했으며 지난 5월에는 중국 전기차에 100% 보복관세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한술 더 떠 중국 전기차에 200% 관세를 언급하면서 전기차 외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예고했다. 해리스, 낙태권·범죄 논란 집중 공격지난달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해리스는 아직 독자적인 정책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바이든의 기존 공약을 답습하고 있다. 그나마 바이든의 정책과 달라진 공약은 세금이다. 해리스는 미국의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28%로 올린다고 예고했으며 트럼프는 오히려 15%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는 지난달 물가 통제를 위해 연방 차원에서 바가지에 가까운 식품가격 인상을 금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해리스가 "공산주의자"라고 맹비난했다. 급진 좌파라는 낙인을 의식한 해리스는 지난 4일 연설에서 자본이득세율을 현행 20%에서 28%로 올린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바이든이 제시했던 인상률(39.6%)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해리스가 자신 있게 파고들 수 있는 분야는 낙태권이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2년 판결에서 연방법이 인정했던 낙태권을 부정하고 낙태권을 주(州)에서 결정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는 해당 문제에 대해 대선 기간 내내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낙태권 확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가 우파 진영의 반발로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낙태권 옹호로 여성 표심을 노리는 해리스는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낙태권 찬반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주 검사 출신인 해리스는 이번 토론에서 지난 5월 유죄 평결이 나온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포함하여 트럼프의 범죄 혐의를 부각시킬 수 있다. 해리스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자신이 검사 시절 "모든 종류의 범죄자들과 맞섰다"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09 12:42:01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특히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1기 트럼프 정부는 동맹국들에 방위비 분담금과 국방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북한 등 적대국을 상대로 '톱다운' 정상회담을 벌이는 등 지나치게 과감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1기 때 시도했던 주한미군 철수,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재차 담판을 짓겠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리스크'라는 표현이 공공연히 사용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바라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4일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주제로 삼은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본지 노동일 주필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나서 먼저 미국 대선 판세를 살펴보고, 그 결과에 따른 국내 정치·외교·산업 분야별 영향 예측과 특히 우리나라가 대비해야 할 점을 짚어봤다. 다음은 노 주필과 박 교수의 일문일답. ―총격사건 이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와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로 미국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많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경쟁력이 더 강한 건 분명하다. 지난 2020년 대선 때 여론조사에서 당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유능하다'는 답변을 9% 이상 더 받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유능하다'는 답변을 25%나 더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나이 이슈가 컸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면서 이 문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왔다. 민주당과 지지층이 그를 중심으로 급속히 뭉치는 것 같다. 돈도 크게 모이고 있다. 흑인이자 인도계 혼혈, 또 검사로 시작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여성. 경쟁력이 상당한 것 같다. ▲사실상 대안이 해리스 부통령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나이·성별·인종·출신 모든 점에서 차이가 커서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정한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어쨌든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고령 이슈는 확실히 해결해 '유능함'이라는 핵심변수가 역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동하게 됐다. ―그러나 '레드 스테이트(경합주)'에 저학력 백인 노동자 계층이 많은데, 이들이 흑인 여성 대통령을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와 같은 엘리트 백인 여성도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에 호소하기 위해 그 지역 상원의원인 J D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힐러리 전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힐러리 전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비판했던 것처럼 워싱턴DC에서 오랫동안 권력을 잡고 정치를 해왔던 이른바 기득권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광하는 건 워싱턴의 기득권층과 불법이민자, 한국을 비롯한 부유한 동맹국들의 무임승차, 또 중국과 싸우겠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기득권층이라고 보기엔 여전히 소수자인 흑인이라는 점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스스로 '바이든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는데, 그렇게 되면 바이든 정부의 실정이라고 이야기하는 고물가 문제를 이어받을 수밖에 없다. ▲기름값과 미국 대선 결과의 연계성을 연구한 논문들이 있다. 갤런당 4달러가 넘어가면 현직 대통령이 진다는 결과가 나온다. 대선 당시 체감물가와 경기,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 연계돼 있어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다. 바이든 대통령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경제지표는 되게 좋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54년 만에 최저인 4%까지 떨어졌고, 소비자물가지수도 올해 초부터 점점 내려가고 있어 금리를 다시 내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아서 중산층 이하 서민층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행정부의 공동책임자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부분을 집요하게 지적할 것이다. 거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름 아주 정교한 정책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대외정책이 급변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1기 정부 때 주한미군 철수를 이야기하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면 철수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고, 또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현상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어려움들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미국 대선을 쭉 보니까 우리 걱정이 지나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우리는 핵무장을 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된다면 1기와 다른 점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가 트럼프 정부를 한 번 경험을 해봐서 대응책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비용·편익으로 본다는 게 알려졌는데, 주한미군 철수의 경우 평택 캠프험프리스는 해외기지 중 최대 규모·최고 시설이라 이것을 재편하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걸 너무 잘 계산하는 사람이라 주한미군을 일부 조정해 한국으로 하여금 비용을 더 내게 할 수는 있어도, 철수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생각해 보면 트럼프 1기 때는 문재인 정부라 한미가 코드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 갈등이 부각됐다 보니까 트럼프 2기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아까 말씀드린 한일 관계와 연계되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이야기하면서도 사실은 동맹 안에서 자율성을 추구해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관계를 더 우선시하겠다는 명백한 목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과의 여러 상황에서 스스로 거리를 둔 것. 지금은 매우 다른 게 한일 관계가 복원돼 한미일 협력이 이뤄졌다. 작년 4월 한미 워싱턴선언과 같은 해 8월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합의로 일정 수준의 제도화가 돼 후속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 2기 정부가 등장해도 없앨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큰 특징은 양자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직접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인데, 한미일 틀이 있으니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 또 한일이 협력할 수도 있다. 한일 모두 미국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맺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요구할 비용분담에 대해 공조하는 구조를 취할 수 있다. 일본의 적극적인 외교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1기 정부 때 뉴욕 트럼프타워에 가서 만나고 골프클럽에 갔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올해 4월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우리로선 예를 들면 미국 직접투자를 약속하고 이행 시기는 늦춰서 여러 대응들을 고민할 시간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완전히 갖춰지는 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고 2년 후에는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 양자동맹보다 3~4개국 소다자 네트워크를 구성해가고 있어서 우리는 부족한 부분을 일본과 협력해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외에 여러 소규모 다자 체제 안전판을 만들 필요도 있다. ―우려되는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을 많이 가진 나라와 사람과 잘 지내면 좋은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보면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하겠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협상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대북정책이 실패해서 자기가 집권했을 때는 없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핵무기 고도화가 계속됐다는 이야기. 물론 그때도 북한은 뒤에서 다 개발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하지 않았으니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실패했다는 공격을 하는 것이다. 물론 우려가 없진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통령 중심주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거론하면서 그들과 직접 일대일 협상을 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관심사는 2018~2019년 때처럼 김정은을 만날지 여부인데, 북한 문제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우선순위는 아니라고 본다. 공약집에도 나왔지만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을 끝내고, 그다음이 중국과의 경쟁이다. 2기 정부라 임기가 4년뿐인데 북한 문제에 투자를 하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을 파키스탄과 인도처럼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건가. ▲최악의 시나리오가 있기는 하다. 일부 제재를 풀어주며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동결·유예시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케 하고, 미국 본토는 안전해졌다며 정치적 승리를 선언하는 것이다. 그럼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을 비롯해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50개 넘는 나라들이 핵무장을 하겠다고 할 수 있고, 그러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중국 5개국의 핵 독점권이 무너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런 기득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전체 대담 내용은 파이낸셜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정리=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8-04 18:15:02[파이낸셜뉴스]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 전 세계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특히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1기 트럼프 정부는 동맹국들에게서 방위비 분담금과 국방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북한 등 적대국을 상대로 ‘탑다운’ 정상회담을 벌이는 등 지나치게 과감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1기 때 시도했던 주한미군 철수,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재차 담판을 짓겠다는 주장을 펼쳤다. 우리나라로선 불안감이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리스크’라는 표현이 공공연히 사용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대신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바라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4일 다가오는 미 대선을 주제로 삼은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본지 노동일 주필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나서 먼저 미국 대선 판세를 살펴보고, 그 결과에 따른 국내 정치·외교 영향 예측과 특히 우리나라가 대비해야 할 점에 대해 짚어봤다. 다음은 노 주필과 박 교수의 일문일답. ―총격사건 이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와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로 미국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많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경쟁력이 더 큰 건 분명하다. 지난 2020년 대선 때 여론조사에서 당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유능하다’는 답변을 9% 이상 더 받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유능하다’는 답변을 25%나 더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나이 이슈가 컸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면서 이 문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왔다. 민주당과 지지층이 그를 중심으로 급속히 뭉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급속히 지지를 호소하고 돈도 크게 모이고 있다. 흑인이자 인도계 혼혈, 또 검사로 시작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여성. 경쟁력이 상당한 것 같다. ▲사실상 대안이 해리스 부통령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나이·성별·인종·출신 모든 점에서 차이가 커서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정한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어쨌든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고령 이슈는 확실히 해결해 ‘유능함’이라는 핵심변수가 역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동하게 됐다. ―그러나 ‘레드 스테이트(경합주)’에 저학력 백인 노동자 계층이 많은데, 이들이 흑인 여성 대통령을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와 같은 엘리트 백인 여성도 유리천정을 깨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에 호소하기 위해 그 지역 상원의원인 J.D.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힐러리 전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힐러리 전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비판했던 것처럼 워싱턴DC에서 오랫동안 권력을 잡고 정치를 해왔던 이른바 기득권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광하는 건 워싱턴의 기득권층과 불법 이민자, 한국을 비롯한 부유한 동맹국들의 무임승차, 또 중국과 싸우겠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기득권층이라고 보기엔 여전히 소수자인 흑인이라는 점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스스로 ‘바이든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는데, 그렇게 되면 바이든 정부의 실정이라고 이야기하는 고물가 문제를 이어받을 수밖에 없다. ▲기름값과 미 대선 결과의 연계성을 연구한 논문들이 있다. 갤런당 4불이 넘어가면 현직 대통령이 진다는 결과가 나온다. 대선 당시 체감 물가와 경기,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 연계돼있어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다. 바이든 대통령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경제지표는 되게 좋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54년만에 최저인 4%까지 떨어졌고 소비자 물가지수도 올해 초부터 점점 내려가고 있어 금리를 다시 내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아서 중산층 이하 서민층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행정부의 공동책임자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부분을 집요하게 지적할 것이다. 거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름 아주 정교한 정책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대외정책이 급변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1기 정부 때 주한미군 철수를 이야기하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면 철수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고, 또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현상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어려움들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미 대선을 쭉 보니까 우리 걱정이 지나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우리는 핵무장을 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된다면 1기와 다른 점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가 트럼프 정부를 한 번 경험을 해봐서 대응책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한일관계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비용·편익으로 본다는 게 알려졌는데, 주한미군 철수의 경우 평택 캠프 험프리스는 해외기지 중 최대 규모·최고 시설이라 이것을 재편하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도 불안감을 가지게 되면서 미국과 멀어지는 부작용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걸 너무 잘 계산하는 사람이라 주한미군을 일부 조정해 한국으로 하여금 비용을 더 내게 할 수는 있어도, 철수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생각해보면 트럼프 1기 때는 문재인 정부라 한미가 코드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 갈등이 부각됐다 보니까 트럼프 2기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아까 말씀드린 한일관계와 연계되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이야기하면서도 사실은 동맹 안에서 자율성을 추구해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를 더 우선시하겠다는 명백한 목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과의 여러 상황에서 스스로 거리를 둔 것. 지금은 매우 다른 게 한일관계가 복원돼 한미일 협력이 이뤄졌다. 작년 4월 한미 워싱턴 선언과 같은 해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합의로 일정 수준의 제도화가 돼 후속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 2기 정부가 등장해도 없앨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큰 특징은 양자관계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직접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인데, 한미일 틀이 있으니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 또 한일이 협력할 수도 있다. 한일 모두 미국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맺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요구할 비용 분담에 대해 공조하는 구조를 취할 수 있다. 일본의 적극적인 외교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1기 정부 때 뉴욕 트럼프 타워에 가서 만나고 골프클럽에 갔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올해 4월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우리로선 예를 들면 미국 직접 투자를 약속하고 이행 시기는 늦춰서 여러 대응들을 고민할 시간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완전히 갖춰지는 데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고 2년 후에는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 양자동맹보다 3~4개국 소다자 네트워크를 구성해가고 있어서, 우리는 부족한 부분을 일본과 협력해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외에 여러 소규모 다자 체제 안전판을 만들 필요도 있다. 일본은 한미일 외에 미일·호주와 미일·필리핀, 미일호·인도 안보협의체 쿼드(Quad)도 있다. ―우려되는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을 많이 가진 나라와 사람과 잘 지내면 좋은 것 아니냐’는 말을 들어보면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하겠다는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협상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대북정책이 실패해서 자기가 집권했을 때는 없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핵무기 고도화가 계속됐다는 이야기. 물론 그때에도 북한은 뒤에서 다 개발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하지 않았으니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실패했다는 공격을 하는 것이다. 물론 우려가 없진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통령 중심주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푸틴 대통령도 거론하면서 그들과 직접 1 대 1 협상을 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관심사는 2018~2019년 때처럼 김정은을 만날지 여부인데, 북한 문제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우선순위는 아니라고 본다. 공약집에도 나왔지만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을 끝내고, 그 다음이 중국과의 경쟁이다. 2기 정부라 임기가 4년뿐인데 북한 문제에 투자를 하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을 파키스탄과 인도처럼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인가. ▲최악의 시나리오가 있기는 하다. 일부 제재를 풀어주며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동결·유예시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케 하고, 미 본토는 안전해졌다며 정치적 승리를 선언하는 것이다. 그럼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을 비롯해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50개국이 넘는 나라들이 핵무장을 하겠다고 할 수 있고, 그러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중국 5개국의 핵 독점권이 무너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런 기득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 전체 대담 내용은 파이낸셜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정리=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8-03 00:2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