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정치 양극화에서 팬덤 정치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팬덤을 좇는 정치인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팬덤을 좇는 정치인들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문 전 의장은 4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짜 정치인이라면 떳떳하게 자기 소신을 밝히면서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인들이 주도권을 쥐고 할 말을 해야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의장은 또 "김어준씨와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을 억지로 없애려고 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그들이 미디어에 나서서 하는 말에 휘둘리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을 만나면 개딸(이재명 대표 극렬 지지자들)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한다는 질문에 문 전 의장은 "정치 주도권을 개딸들에게 뺏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팬덤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들의 정치 행태를 비판해야지 현상을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문 전 의장은 유튜브, SNS 등 미디어도 양극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보수 쪽 가세연도, 진보 쪽 김어준씨도 다 듣지 않고, 나오라고 해도 안 나간다"라며 "그냥 내버려둬야 한다. 억지로 없애려고 하면 더 커지는 게 민주주의 상식 원리다. 언젠가는 국민이 다 정리해준다. 정치인들이 그들 미디어에 우르르 나가는 건 참 한심하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문 전 의장은 정치 양극화의 해결 방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도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논의에 참여해서 왜 무엇이 아닌지를 설명해야 한다"라며 "선거 제도 개혁이 지금의 쪼개진 대한민국의 이분법적 사고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승자 독식 구조가 깨지기 때문이다. 정치에서 국민 통합을 실패하면 다 실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당부했다. 문 전 의장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대해 "비례 정당 의석을 뺏어다가 180석 만들었는데, 그래서 정권을 뺏긴 것이다. 참으로 소탐대실했다. (총선 직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선거법 통과시켜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 의석수를 가지고 공수처법을 고치고 검수완박을 주도했다. 정말 잘못됐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중대선거구제 논의도 민주당 내에서 찬성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석수 뺏길 생각으로 임해야 하며, 의석수를 가지고 죽자고 반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1-05 08:35:1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민주당 지도부 앞에서 '플랜B'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의장은 1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우리도 영민한 토끼를 닮아서 플랜2, 플랜3 이렇게 대안을 많이 마련하는 그런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사성어 '교토삼굴'을 언급했다. 교토삼굴은 '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뜻이다. 당 일각에선 이를 단순한 덕담 이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따라 '대표 유고시를 대비한 플랜B 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당내에서 고개를 드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문 전 의장은 또 “교수협의회 금년(2022년)의 사자성어가 ‘잘못된 자가 고쳐야 한다’는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였다”며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정부 여당에도 해당하지만 우리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재명 대표는 “정치는 없는걸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없는 것도 만들어내며 새로운 길,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여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민주당 안팎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당 내외 압박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이 대표 속내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1-02 07:15:58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으로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금을 통한 피해자 배상' 방안을 제안했다. 문 전 의장은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신정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전 의장은 "피해 당사국인 한국의 선제적 입법을 통해 한일 양국이 갈등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화해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특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 간 합의가 나와야 이 법안의 추진동력이 결정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제가 구상했던 해법으로 한일 정상 간에 '김대중·오부치 게이조 공동선언'의 재확인을 이루고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을 실천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004∼2008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냈고, 이후 2020년까지 같은 단체의 고문을 지낸 한국 정계의 손꼽히는 '일본통'이다. 2017년 5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만나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2019년에는 의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강제징용 문제 해법인 '1+1+α(알파)' 안을 제시했다. '1+1+α' 안은 한일 양국 기업과 양국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금을 조성하고,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설립한 뒤 이 재단을 통해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0년에 재차 같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편 이날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치 공동체이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번영과 안보를 지키는 두 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중의원 의원은 영상 축사에서 "윤석열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양국 정부, 의회 및 경제계 간 대화와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09-06 18:20:14[파이낸셜뉴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으로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금을 통한 피해자 배상' 방안을 제안했다. 문 전 의장은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신정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전 의장은 "피해 당사국인 한국의 선제적 입법을 통해 한·일 양국이 갈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화해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 간 합의가 나와야 이 법안의 추진 동력이 결정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제가 구상했던 해법으로 한·일 정상 간에 '김대중-오부치 게이조 공동선언'의 재확인을 이루고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을 실천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004∼2008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냈고, 이후 2020년까지 같은 단체의 고문을 역임한 한국 정계의 손꼽히는 '일본통'이다. 2017년 5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만나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2019년에는 의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강제징용 문제 해법인 '1+1+α(알파)' 안을 제시했다. '1+1+α' 안은 한·일 양국 기업과 양국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금을 조성하고,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설립한 뒤 이 재단을 통해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0년에 재차 같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편 이날 세미나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치 공동체이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번영과 안보를 지키는 두 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중의원 의원은 영상 축사에서 "윤석열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양국 정부, 의회 및 경제계 간 대화와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09-06 15:34:54[파이낸셜뉴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와 관련해 "책임 있는 사람이 누군지 우리는 다 알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격했다. 앞서 이 의원이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패배 후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복귀했지만, 민주당이 패배하며 이재명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16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통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패했는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게 민주 정당의 기본"이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4·7 보궐선거와 제20대 대통령선거,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연달아 패하며 당내 내분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선거의 후보였던 이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복귀했지만, 민주당의 석패로 이재명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친이(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가 강대강으로 대치하며 계파 갈등까지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의장은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원래 계파가 있어야 정당"이라고 밝혔지만 "어떤 계파가 자기네만 독점하고 다 갖겠다는 상태에서 싸움이 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난파선 위에 선장이 되려고 싸우다 가라앉을 수 있다"며 "문제는 남 탓으로, 남 탓하면서 싸우는 자중지란이 제일 무섭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6-17 07:40:32[파이낸셜뉴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강행 추진에 대해 "쥐 잡다가 쌀독 깨는 것"이라며 "이기는 것 같이 보이지만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의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비교섭단체에 등록시키면서 꼼수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 전 의장은 22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아무리 큰 흐름에서 명분이 있는 목표더라도 처리하는 방식이 누가 봐도 꼼수인 게 분명하면 이기는 것 같지만 지는 거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의 꼼수 탈당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대해 "정치의 본질은 지면 이기는 것"이라며 "이렇게 고집부리고 무리하면 민심이 떠난다. 지방선거에서 오히려 버림받을 것 같다"고 갈음했다. 최근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소속의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키면서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강행 처리에 나섰다. 이어 검수완박 추진 과정에 대해 걱정이 된다며 "외형적으로 합법이더라도 도덕과 상식에 반하는 게 더 무서운 거다. 국민이 다 보고 있다. 법에 의한 판단은 민심의 파도를 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온라인 중심의 극성 당원들에게 압박을 크게 받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게 두려워 정치를 한다면 당장 때려치워야 한다"며 "역사와 국민이 무서운 거지 그들이 뭐가 무섭단 말인가"라며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4-22 06:50:06【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고양시가 14일 일산동구 정발산동 소재 김대중대통령사저기념관 개관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이재준 고양시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해찬-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이인영 통일부장관, 설훈-이용우-홍정민 국회의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길용 고양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고 김홍일 전 국회의원(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부인 윤혜라 여사도 개관식에 참여했고, 김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국회의원은 영상 인사로 축사를 대신했다. 1부 행사는 참석한 주요 내빈과 제막식, 테이프 커팅을 가진 뒤 김대중대통령사저기념관을 함께 둘러봤다. 이들은 기념관 내 본채와 별채에 들러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가구-유품-자료 등을 살펴봤다. 특히 납치, 도청, 감시 등 군부독재정권 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락방, 지하밀실, 지하통로 등 비밀공간을 관람하며 민주투사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 모습을 떠올렸다. 고양아람누리 새라새 극장에서 열린 2부 행사에서 고양시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등 김대중 전 대통령 유품-자료 등을 전달해준 쪽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고양시립합창단 공연, 그룹 환타의 타악 퍼포먼스, 시인 안희영의 시낭송 등이 진행됐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국악인 오정해가 ‘목포의 눈물’을 열창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70~80년대 독재시대에 우리 모두의 희망과 버팀목이 됐던 고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삶을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지키는데 사용했다”며 “그런 소중한 가치를 우리 후배 세대가 공감하고 나눌 수 있도록 접경지역 중 유일한 특례시인 고양시가 사저 기념관을 통해 기록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대통령사저기념관은 오는 15일부터 관람할 수 있으며, 고양시 누리집 내 별도 예약창구를 통해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하루 3회 90분간 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관람객을 회차당 8인 이하로 제한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관람자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06-15 08:28:24【도쿄=조은효 특파원】 한·일 정부간 관계가 막힐 때마다 양국을 잇는 파이프 역할을 해온 한·일 외회외교가 재가동됐다. 일본에서는 스가 정권 탄생에 기여한 자민당 니카이파가 주축이며, 한국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근 한·일 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의회 차원의 '제2의 문희상안(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8일 오후 이낙연 대표와 일본 일·한 의원연맹의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이 비공개 면담을 했다. 면담은 지난 1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한 가와무라 간사장의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 올해 78세인 가와무라 간사장은 자민당 원로그룹(중의원 10선) 중 한 명으로, 2003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문부과학상(장관)을 지냈으며, 2008년 아소 내각에서 한국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비견되는 관방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당 내에서 비교적 한국, 중국 등과 우호적 관계를 중시하는 니카이파 소속이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더불어 지한파 인사이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조언할 수 있는 원로그룹 중 한 명이다. 니카이파의 전신으로 가메이파를 이끈 가메이 시즈카 전 의원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지난 7월말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해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에 의한 일명 '문희상 안(案)'을 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찾아가 문희상안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등 양국간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막후에서 역할했던 인물이다. 가와무라 간사장의 이낙연 대표 면담은 최근 일본 내에서 일고 있는 '이낙연 대망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차기 대권 주자로 지일파로 분류되는 이낙연 대표가 부상하자, "사법 비개입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다르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 측 한·일 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새 지도부 역시 다음달 12~14일 도쿄를 방문한다. 김진표 의원은 "과거 한국과 일본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며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한일의원연맹이 셔틀 외교를 부활해 미래지향적 한일 양국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일본 정계의 '킹 메이커'인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과 면담이 예상된다. 스가 총리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사 자체는 불투명하다. 스가 총리는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이 수용가능한 징용 배상 해법을 내놓지 않는한, 연내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일수록 의회가 움직여야 한다는 게 지일파, 지한파 의원들의 분위기다. 실제 지일파 의원들은 지난 17일 거행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장례식 때 조문외교를 검토한 바 있다. 양국 외교가에서는 다음달 김진표 의원 일행이 일본을 방문할 때, 제2의 문희상안을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피어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의회안, 즉 문희상안이 좌초한 바 있어, 섣불리 해법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의회외교 활용 의지에 따라, 의회의 보폭도 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10-18 13:52:01[파이낸셜뉴스]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8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지난 20대 국회 때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대표발의했던 ‘1+1+α(알파)’ 법안으로,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윤 의원이 21대 국회가 개원하자 다시 발의했다. 윤 의원이 이번에 대표발의하는 법안은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과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두 가지다. 이 두 법안은 지난해 12월 문 전 의장이 대표발의했던 것으로, 당시 정의기억재단 등 시민단체의 반대 여론에 통과되지 못하고 임기가 만료돼 폐기됐었다. 윤 의원은 “오는 8월 4일, 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 기간이 만료되고 일본 기업의 답변이 없으면 법원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강제 매각해 현금화하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며 “이 절차를 일단 시작하면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에서 다른 정치적ㆍ입법적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현 상태를 반전시키지 못하는 한, 일본 기업들의 국내 자산 압류와 매각.현금화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그로 인한 경제적.외교적.정치적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고, 한일 관계는 돌아오기 어려운 미궁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제적인 해법으로 우리 국회가 입법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은 국외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히기 위한 특수 재단인 ‘기억⋅화해⋅미래재단’을 설립하여, 우리나라와 일본의 기업과 개인 등의 자발적 기부금을 재원으로 조성하는 ‘기억화해미래기금’에서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015년 말까지 활동했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진상조사 및 위로금 지급과 관련해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 의원은 "정부는 그간 ‘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을 강조해왔다.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하려면 정부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서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먼 산 불구경 하듯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원을 향해서는 "국회에서 이 법안들이 논의되는 기간 동안에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을 유보하는 전향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법안들은 피해자 중심 지원 방안이면서, 동시에 한일 정부 간에 경제적.외교적으로 켜켜이 쌓여있는 갈등의 근원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과 관련한 한일 정부 간 대립을 한국의 입법적 결단으로 종식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이 1965년 체제를 준수하며 일본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갖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그만큼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참회와 사과의 책무를 부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현재의 한일 간 대결 구도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특히 외교가 실패했을 때, 입법부인 국회가 그것을 회복시키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국회와 정부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합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0-06-08 20:13:16[파이낸셜뉴스] 30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를 뒷받침할 더불어민주당은 177석 '슈퍼여당'으로 거듭났다. 민주당 초선의원은 전체 177명 중 84명으로 47% 수준이다. 4선 이상 중진비율은 약 11%다. 코로나19 국난 극복과 개혁입법 완수, 경제위기 극복과 국회개혁을 이끄어야 할 민주당은 '세대교체'의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이해찬, 문희상, 정세균, 원혜영 등 민주개혁 진영 맏형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정치적 숙제를 안게 됐다. 이들 민주당 원로들은 국회를 떠나는 마지막 메시지로 '협치'와 '일하는 국회'를 강조했다. ■이해찬 "일하는 국회 최우선 과제" 지난 29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민주화 운동의 거목인 이 대표는 지난 1988년 13대 국회에서 처음 당선증을 받았다. 32년 정치인생 동안 7선 의원과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참여정부 시절 주요 개혁과제를 주도한 대표적 친노인사로 특히 교육개혁과 지역균형발전에 힘을 쏟았다. 이 대표는 정치인생 마지막 메시지로 '일하는 국회'를 강조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는 21대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명령"이라며 "민주당은 관행을 핑계로 일하는 국회의 발목을 잡는 일을 결코 허용해선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20대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21대 국회까지 연장시키려는 행위는 우리 당에서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서로 총쏴 죽여선 안돼" 문희상 국회의장 역시 지난 29일 퇴임식을 열고 30년 정치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6선 의원,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내며 민주개혁세력을 이끌어온 노장은 '협치'를 호소했다. 문 의장은 퇴임식에서 "지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고소,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이분들이 처벌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앞으로는 의원 서로가 총을 쏴서 죽이는 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고소 고발을 남발해서 입법부의 구성원이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일, 스스로 발목 잡히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 대해선 저평가된 측면이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개협입법 성과 등을 언급하며 "역사에 기록될 만한 국회"라고 평가했다. ■정세균 "대화하고 경청하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국회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후배 의원들에게 경청과 대화, 초당파성의 균형을 요구했다. 정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최고의 대화는 경청’이라고 하셨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소통하지 않으면 정치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말했다. 또 "갈등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초당파성을 발휘해 사회통합을 이루는 길만이 우리 정치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여야 협치를 우선으로 하되, 그것이 어렵다면 다수결의 원리를 통한 생산성의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정 총리의 '정치 항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현직 국무총리이면서 동시에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군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글을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품은 꿈은 유능한 의회, 민주주의자였다"면서 "국회의원은 졸업하지만 그 꿈은 정치에 몸을 담는 마지막 순간까지 ‘진행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96년 15대 국회에 처음 진출한 뒤 내리 6선을 기록했다.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마지막 의장을 지냈다. 20대 국회에선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원혜영 "공부하는 국회의원 되라" '웰다잉 전도사'로 인생2막을 준비하고 있는 원혜영 의원은 후배 국회의원들을 향해 "공부하는 국회의원이 되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합리적이고 포용력 있는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그는 지난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5선 중진의원, 재선 부천시장을 역임했다. 원 의원은 지난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로 정치를 시작하는 후배 국회의원들에게 공부하는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국회에 많은 세미나 토론회가 있다.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시작할 때 인사만 하고 떠난다"면서 "중요한 것, 관심 있는 것들은 좀 진득이 앉아서 얘기도 듣고 토론도 참여하면 훨씬 의정활동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하는 국회'의 필요성도 호소했다. 그는 "회의개최는 협상의 재료가 아니라 국회의 책임"이라며 "여야가 협상해서 밀고 당기는 일 없이 개최되도록 된 회의는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임기 마지막날엔 "정의와 평화가 꽃피는 ‘좋은 세상’은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믿는다"면서 "비록 정치를 떠나지만 소통이 필요한 모든 곳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0-05-30 1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