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제주)=김동호 기자】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을 안 준다면 우리도 완전히 다시 생각해 봐야 될 문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최근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되며 반도체 시설 투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반도체 보조금'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 영향에 대해 "그분(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서 어떤 일을 할 지 상상하고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보조금을 안 준다면 저희도 완전히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대선이 끝나고 내년 봄이 지나야 (정확한)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친환경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해 "사기"라고 표현하며 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도 "우리 반도체 산업의 거의 100%를 (대만이) 가져갔다"라며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최첨단 패키징 라인을 건설한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업계에서는 인디애나주로부터 받는 세액공제와 미국 연방정부가 '칩스법(반도체과학법'에 근거해 지급하는 보조금을 합치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장 건설 비용 상당 부분을 미국의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최 회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 패키징 라인 투자 백지화보다는 '보조금 지급 중요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은 한국 정부가 보조금 없이 세제 위주 혜택을 주는 정책에 대해 "(기업이) 알아서 혼자 하라는 어려운 상황에 들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 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가 너무 과격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벌어지면 배터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에는 R&D를 통해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게 가능했지만, AI의 발전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반도체 성능이 높아져 R&D만으로 해결하는 게 어려워 졌다"라며 "한계에 부딪친 집적도를 해결하려면 설비 투자를 늘려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최신 팹(반도체 생산공장) 하나를 지으려면 20조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HBM으로 시장을 선도하더라도, 늘어난 매출보다 더 큰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HBM이 잘 팔려서 하는 행복한 고민일 수 있겠지만, 솔직히 투자가 너무 과격하고 많이 들어간다"라며 "이러다 캐즘이 다시 일어나는 상황에 들어가면, 배터리에서 일어났던 일과 똑같은 상황이 안 일어나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7-21 11:30:12[파이낸셜뉴스] 1일로 미국 대선(11월 3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권도 저마다 복잡한 셈법속에 선거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의 향배는 물론, 남북대화 및 한미방위비협상, 전시작전권 전환 등 한반도 외교·안보 지형이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점에서 미국 대선은 한반도 안보에도 최대 분수령으로 불린다. 이날까지 외교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체로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시, 대북정책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전술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략적 인내' 전술이 북핵 고도화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여야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중재자 역할에 집중할 전망이다. 실제 트럼프 후보가 북한을 '좋은 친구'라로 평가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폭력배'라며 대대적인 대북정책 수정을 예고했다. 이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바이든이 (당선) 되더라도 오바마 정부 때처럼 전략적 인내라는 명칭으로 한반도 문제를 제쳐놓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바이든은 바텀업 방식으로 북미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 차기 정부와 한미 간 관계 재설정 작업을 치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 당선 시 기존 대북정책과 외교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임기가 4년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임기 중반 이후 뚜렷한 북미·남북관계 진전이 없는 만큼, 여권의 대북정책 수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통일부를 중심으로 국제제재를 회피한 남북직접 교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기본 기조를 강하게 끌고 가는 만큼, 여야 대립도 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방위비협상과 전시작전권 전환 협상 등 대미 협상은 바이든 후보 당선이 조금 더 수월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혈맹과의 안보적 관계에도 '사업가적 판단'을 우선 적용해 큰 폭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고 경우에 따라 주한미군 축소 등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언론 기고를 통해 "미군 철수라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기보다 한미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은 이를 근거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도 전작권 전환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전작권 전환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전작권 전환 속도전'을 견제할 방침이다. 한편 국회는 미 대선 종료 직후, 초당적 방미단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 대선 이후 의원단 방미를 검토했으면 한다"며 "야당도 함께하는 초당적 방미단 구성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최근 민주당 김태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정긱국회 종료 직후인 내년 초, 주요 정치인들을 포함한 방미단을 꾸리자고 제안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0-11-01 15:27:26오는 11월 미국 대선 첫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마친 미국의 예비 대선 후보들이 오는 9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될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했지만 사실상 무승부를 기록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가 2일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에서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아이오와 보다 더 혼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뉴햄프셔주 킨에서 열린 집회 후 기자들에게 "일부 선거구역에서 승자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은 올바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이오와주 일간지 디모인레지스터는 두 후보간 치열한 접전에 5개 선거구역에서 동전 던지기로 승자를 결정했으며 모두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과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박빙의 승부를 벌이면서 최종결과는 다음날 새벽 1시에서야 발표됐다. 49.57%의 득표율을 얻은 샌더스는 49.86%를 얻은 클린턴 후보에게 불과 0.29% 포인트 차이로 패했지만 사실상 무승부였다는 것이 미국 정치계의 반응이다. 코커스를 앞둔 여론 조사와 다른 결과에 힘을 얻은 샌더스 진영은 집회에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우리는 정치 혁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회주의 성향의 샌더스는 현재 미국 경제가 부유층들에게만 유리하며 부패한 정치제도가 이를 관리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수의 부유층인 1%만을 위한 것이 아닌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경제를 창조할 것이며 우리의 자녀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월가는 앞으로 세금을 더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는 오는 9일 프라이머리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에서 클린턴에 지지도에서 두자리수를 앞서고 있다. 한편 공화당에서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수개월동안 지지도에서 선두를 지켜온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혼전의 양상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뉴햄프셔주에서 크루즈 보다 지지도에서 약20% 포인트 앞서고 있다. 하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여론 조사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여줌에 따라 혼전이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뉴햄프셔는 전통적으로 변덕이 심한 곳으로 악명이 높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존 캐시치 오하이오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 지지도에서 쳐진 후보들의 깜짝 상승 가능성도 있어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신들은 아이오와 코커스 공화당 3위를 차지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비오 의원의 등장에 공화당에서 막강한 후보를 찾았다며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화당내 온건파는 지나친 강경파인 트럼프나 크루즈가 11월 대선에서 패배를 예고하는 인물로 보고 있어 루비오가 합리적인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민주당에서 클린턴이 대선 후보로 지명될 경우 젊은 루비오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6-02-03 15:15:42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반세기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로 치러졌다. 전세계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예측불허의 치열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결과는 의외로 부시 현 대통령의 승리로 가닥이 잡혔다. 보통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경제가 호황이면 집권당 후보가 재선되고 그렇지 않으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러한 면에서 국내외적 경제상황과 선거결과를 결부시킬 때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대공황 이후의 대통령으로서는 유일하게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 미국의 일자리 수가 줄었고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대표적 경제정책인 감세 정책만 해도 그 성과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으며 그의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도 역시 50%선을 밑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의 선전은 과거와는 달리 경제문제가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9·11테러 사태 이후 미국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미국인들은 그들이 변해가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확실하게 드러냈다. 9·11테러라는 사상 유례 없는 미국 본토 피격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미국은 극도로 분열되어 있다. 글로벌 테러리즘에 대한 국민적 위기의식이 현재의 독특한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매스컴에 등장하여 미국 국민들을 위협하고 선거에까지 영향을 끼치려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이라크에서 들려오는 미군 사상자 소식, 세계 각국에서 전해오는 반미주의 등에 대항하여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믿음을 지키려는 보수적 가치관이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뽑은 대통령이지만 그 영향력이 전세계적이라는 데 있다. 특히 세계경제의 규모와 방향을 그들이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좋든 싫든 미국 대선의 결과와 이에 따른 정책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월가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기존의 정책이 보다 예측 가능하며 전통적으로도 공화당이 좀더 친기업적인 정책을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중동지역에 대한 강경 정책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국제 테러 위협이 높아지면 고유가 행진이 계속될 수 있고 이는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유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에는 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달러 가치회복과 고용창출 그리고 엄청난 재정, 무역적자 축소라는 현실적인 문제점들에 부시 행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대북 정책을 비롯한 외교적인 면에서는 힘의 우위를 통한 패권, 안정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동지역에 힘의 중심이 치우쳐 있는 이상 직접적인 대북 압력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북한핵문제 역시 북·미 직접 협상은 피하고 지속적인 6자 회담 속에 묶어둠으로써 다자간의 안전 보장을 선호할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선거 결과가 일부에서 우려한 것처럼 ‘호황 대 불황’ 혹은 ‘전쟁 대 평화’라는 식으로 세계를 양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주식회사 미국이라는 초거대 조직의 운영 시스템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하는 소리다.
2004-11-03 12:05:00【 뉴욕=정지원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의 불안정한 경제가 올가을 대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6일(이하 현지시간) 분석했다. WP와 ABC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율은 50%로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은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밋 롬니보다 6%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WP 블로그는 "롬니가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유권자들의 실망은 커지고 있다"며 오바마가 롬니와 대결할 경우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부채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미국의 경제까지 타격을 입으면 오바마 재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블로그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는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문제는 그리스가 어떠한 방식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느냐"라고 전했다. WP는 "만약 그리스의 디폴트가 혼란스럽게 이뤄질 경우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오바마의 상승무드가 지속되느냐에 대한 여부는 유럽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jjung72@fnnews.com
2012-02-07 14:43:4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집권 2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62)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센트를 제79대 미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 투자자이자 지정학적 및 경제적 전략가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센트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위대한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그는 내가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고,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베센트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보편적 관세가 무역 전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월가 등 미국 경제계의 우려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굳건히 지지해왔다. 한편, 베센트는 올해 대선 이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두사람에 더해 정권 인수팀에서 경제 분야 인선과 정책을 담당해온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마크 로완까지로 후보군을 확대한 뒤 이들을 직접 면접하기로 하는 등 재무장관 인선을 원점 재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닉을 재무장관 대신 상무장관에 지난 20일 지명했으며, 며칠 더 숙고한 뒤 결국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3 10:15:15[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소비심리도 끌어올렸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소비심리는 떨어진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의 소비심리는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소비심리가 후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화당 지지자들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전반적인 소비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 대선 이후 처음 나온 소비심리 통계다. 미시간대가 22일 공개한 11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 가계의 소비심리는 전월비 15 p 넘게 높아졌다. 반면 민주당 지지 가계의 경우 10 p 넘게 빠졌다. 그러나 당파와 관계없이 전체 소비자태도지수는 10월 70.5에서 11월 71.8로 높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소비자태도지수는 81.3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69.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소비자들의 미래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지수에서는 차이가 두드러졌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기대지수는 28 p 가까이 급등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18 p 가까이 급락했다. 이같은 급격한 변화는 경제 환경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변동인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지디낵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각에 기반해 경제 현실을 정당화하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의 관점 변화는 “경제의 건전성이라는 현실에 입각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조사 책임자 조앤 슈 역시 소비자들의 현재지수 평가는 대선 결과가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비 심리 개선은 경제 펀더멘털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둔화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고용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금리를 내리고 있다. 다만 소비 심리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변화를 간과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이 낙관적일 때에는 자동차 같은 덩치 큰 소비재를 사거나 휴가를 가고, 외식을 즐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미 인플레이션이 뛸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뒤 예상 인플레이션이 3.2%로 10월의 3% 예상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당선자가 약속한 공약들이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 중국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물리고,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며 이민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관세가 적용되면 결국 그 부담은 미 소비자들이 지면서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규제는 노동력 부족을 일으켜 비용 상승과 이에따른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23 05:02:01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1년 내 국내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진입한 결과다.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가 2년 연속으로 국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 만큼 거시건전성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1일 공개한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1년 안에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단기충격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이 15.4%로, 지난해 하반기(20.8%)보다 5.4%p 낮아졌다. 중기(1~3년)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답변('매우 높음' 또는 '높음')도 44.2%에서 34.6%로 내렸다. 반대로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15.6%에서 24.4%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관한 신뢰도(향후 3년간)에 대해 '매우 높음'이나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은 40.3%에서 50.0%로 상승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중·소형 증권사, 캐피털사 등 비은행업권의 취약요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김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융권의 적응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내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대내 리스크(단순 응답빈도수 기준)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 부담 증가'(61.5%)가 꼽혔다. 지난해 하반기(70.1%)에 이어 가계부채 리스크가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가계부채를 제외한 5개 요인이 신규 리스크로 조사돼 상황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 리스크로 꼽힌 △높은 금리 수준 지속(55.8%) △기업의 업황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37.7%) △지정학적 리스크(36.4%) △부동산 시장 회복 불확실성(35.1%) △주요국 경기침체 가능성(35.1%) 등이 모두 사라졌다. 그 대신 대내 리스크로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부진'(51.3%),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이 지목됐다. 대외 리스크는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56.4%), '미국의 공급망 재편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 등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1-21 18:25:59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화장품에 대한 트럼프 정부 정책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화장품 수출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화장품 전문 중소기업 '아우딘퓨쳐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기부는 화장품의 미국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업계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화장품 제조 기업인 아우딘퓨처스를 방문했다. 대미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5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다. 그간 수출국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지난해 4·4분기부터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올해 9월 누계 기준 대미 화장품 수출은 9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했다. 최영욱 아우딘퓨처스 대표는 "미국 대선 결과, 관세 인상에 따른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화장품 분야 규제 강화 등이 우려된다"며 "이러한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 장관은 "아직 트럼프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경제·외교·안보 등 전 분야에서 정책변화가 예상된다"며 "정책 변화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서지윤 기자
2024-11-21 18:17:3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공론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따라서다. 첫 단계로 글로벌 통일인식조사 결과를 내달 3일 발표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21일 통일 독트린 이행을 위한 사업들을 소개했다. 북한 문제가 핵·미사일 고도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심화로 한반도를 넘어 국제화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집중돼있다. 먼저 지난 8~10월 조사가 진행된 2024 글로벌 통일인식조사 결과가 내달 3일 발표된다. 통일연구원과 한국갤럽이 미국·일본·독일·베트남·폴란드·영국·프랑스·호주 등 8개국 9000명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통일과 북핵, 인권 관련 30개 문항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통일부는 “국제사회 통일 인식에 대해 실시하는 최초 여론조사로, 통일담론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단추이고 통일 독트린의 ‘국제연대와 지지 확보’를 위한 대표 사업”이라며 “통일 공공외교 정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인식조사는 앞으로 매년 실시해 국내외 통일연구를 위한 데이터로는 물론, 국제사회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확보키 위한 기초로 활용된다. 북핵과 통일과 관련한 여러 세미나와 학술대회도 여럿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파격적인 북미협상 가능성이 열리는 만큼, 새로운 미 행정부에 초점을 둔 북핵 대응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26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전임 장관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외교·안보 전문가 등 100여명이 한 데 모여 ‘미 대선 이후 미북관계 전망 및 북핵문제 대응방안’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또 김 장관 자문기구이자 통일 독트린 성안 작업을 주도한 통일미래기획위원회는 해외 아웃리치에 나선다. 미국·영국·일본·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필리핀 등을 연내 방문해 직접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 관련 협력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통일미래기획위 아웃리치는 내년에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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