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국제 암 학회에서 잇따라 발표되면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차세대 표적항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와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세계약물연구학회(ISSX)에서 다양한 연구 성과를 포스터에 담아 발표했다.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불리는 EZH단백질은 세포 내 특정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의 핵심 요소이기도 한 EZH1과 EZH2를 동시에 제어할 경우, PRC2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해 잠재적인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단백질의 이중 저해제 잠재력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EZH2만 선택적으로 저해할 경우 EZH1이 상보적으로 활성화돼 약물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EZH2와 EZH1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ZH2 단일 기전 항암제 대비 강력한 효력과 내성 극복의 가능성 등 잠재력을 보유한 한미약품의 HM97662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미약품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HM97662의 강력한 항암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번 ESMO에서는 HM97662의 임상 연구 배경과 설계, 진행 현황 등을 소개했는데,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제제로 투여된 HM97662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HM97662의 임상 1상 책임 연구자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HM97662의 임상 1상 연구는 EZH1/2 이중 저해제의 혁신적 가능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현재 임상 1상 시험이 원만히 진행 중"이라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하반기 글로벌 학회 등 해외 무대에서 HM97662의 연구 현황을 본격적으로 공유하고 있고 각국 전문가들이 이 약물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제약기업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
2024-09-19 18:41:28[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의 국제 암 학회에서 잇따라 발표되면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차세대 표적항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와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세계약물연구학회(ISSX)에서 다양한 연구 성과를 포스터에 담아 발표했다.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불리는 EZH단백질은 세포 내 특정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복합체인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의 핵심 요소이기도 한 EZH1과 EZH2를 동시에 제어할 경우, PRC2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해 잠재적인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단백질의 이중 저해제 잠재력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EZH2만 선택적으로 저해할 경우 EZH1이 상보적으로 활성화돼 약물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EZH2와 EZH1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ZH2 단일 기전 항암제 대비 강력한 효력과 내성 극복의 가능성 등 잠재력을 보유한 한미약품의 HM97662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미약품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HM97662의 강력한 항암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번 ESMO에서는 HM97662의 임상 연구 배경과 설계, 진행 현황 등을 소개했는데,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제제로 투여된 HM97662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HM97662의 임상 1상 책임 연구자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HM97662의 임상 1상 연구는 EZH1/2 이중 저해제의 혁신적 가능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현재 임상 1상 시험이 원만히 진행 중"이라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하반기 글로벌 학회 등 해외 무대에서 HM97662의 연구 현황을 본격적으로 공유하고 있고 각국 전문가들이 이 약물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며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제약기업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19 14:25:16[파이낸셜뉴스] 휴온스글로벌 자회사 휴온스랩이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해 환자 편의성을 개선한 피하주사(SC) 제형 약물 개발에 속도를 낸다.휴온스랩은 국내 비임상수탁시험기관(CRO)을 통해 하이디퓨즈 적용 SC 제형 항체의약품의 동물시험을 수행해 효력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항체의약품인 허셉틴 정맥주사제(IV)에 하이디퓨즈를 첨가해 동물 피하에 투여하고, 할로자임 인핸즈를 첨가한 허셉틴 피하주사제와 비교했다. 그 결과 동일한 약물 동태(PK) 및 동등한 확산 효력을 확인했다. 하이디퓨즈는 지난 2023년 2월과 10월 맙테라와 비교시험을 통해 동등한 효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시험과 지난 두 차례 시험을 통해 하이디퓨즈는 인핸즈와 동등한 확산 효력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하이디퓨즈를 이용해 정맥주사를 SC제형화하는 제제학적 기술도 확보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휴온스랩은 이번 시험 결과를 포함해, 하이디퓨즈의 비임상 효력 시험결과를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인 2025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하기 위해 초록을 제출할 예정이다. 휴온스랩은 지난 7월 하이디퓨즈 생산 방법인 ‘온전한 형태의 히알루로니다제 생산방법’을 국내 특허 등록했다. 이 기술은 유전자 재조합을 이용한 동물세포(CHO 세포) 배양과 하이디퓨즈 생산기술을 적용해, 온전한 형태의 인간 히알루니다제(rHuPH20)를 발현시키고, 분해산물 없이 고순도·고수율로 배양 및 정제하는 방법이다. 법무법인 파도특허를 통해 실시한 특허회피분석(FTO)에 따르면, 할로자임이 보유한 히알루로니다제의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오는 2027년 9월, 한국을 포함한 그 외 국가에서는 2024년 3월 만료가 확인됐다. 휴온스랩은 자사의 독자 기술인 하이디퓨즈의 제법 특허를 등록함으로써, 할로자임 히알루로니다제 물질특허가 만료된 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특허 회피와 더불어 생산기술 부분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온스랩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HLB3-002’ 히알루로니다제 임상 시험을 건강한 성인 2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단회 피하 투여를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게 된다. 임채영 휴온스랩 바이오 연구소장은 “임상 완료 후 단독 제품으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으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스테틱, 통증 치료 영역에서 활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항체의약품,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혀 편의성과 혁신성을 더한 피하약물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03 14:18:50[파이낸셜뉴스] #.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최 대표(65)는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 부하 직원의 업무 보고를 받고도 깜박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처음에는 ‘일이 바빠서 잠깐 잊었겠지’라며 가볍게 여겼으나, 점점 그 빈도가 높아져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 협력사와의 중요한 미팅 일정은 물론 가족과의 저녁 약속 일정도 놓치기 일쑤다. 최근에는 말까지 어눌해져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최 대표.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고 깊은 우울감에 빠졌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치매센터는 올해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치매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200만명을 돌파했다.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1000만명임을 고려할 때, 고령인구 10명 중 3명이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환자인 셈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70%에 육박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해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기억력 감퇴, 언어능력 저하, 판단력 저하 등이 주요 증상이다. 이외에도 혈관성∙알코올성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이 있다. 치매는 의심 증상을 알아채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잦다. 이에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이전부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가족 및 주변인의 관심을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해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한약 처방으로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기억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이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1(Sirtuin1)’을 활성화시켜 신경보호 및 재생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연구진은 공진단이 항산화 작용과 뇌 신경세포 DNA의 손상 예방 효과를 보이며 뇌유래신경인자, 신경성장인자의 발현을 높인다는 결과도 확인했다. 아울러 공진단에 뇌 기능 향상에 좋은 육미지황탕의 처방을 가미한 ‘육공단’도 치매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어바인 의과대학(UCI)은 공동 연구를 통해 육공단의 치매 예방 및 뇌 기능 강화 효능을 발견했고, 국제신경학회지(INS)에 해당 연구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전문적 치료 외 생활 습관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싶다면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실제 WHO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지침 중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신체활동이다. 몸을 규칙적으로 움직이면 뇌에 혈액과 산소,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될 뿐만 아니라 각종 신경인자를 자극해 신경의 성장을 촉진한다. 치매 증상이 느껴진다면 걷기 등 예방이 가능한 운동과 함께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어떨까.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8-09 09:10:58[파이낸셜뉴스] 탈모 백과사전은 모발이식 명의로 잘 알려진 모제림 황정욱 대표원장이 탈모 및 모발이식과 관련한 정보를 전하는 전문가 칼럼으로, 탈모 자가진단 방법, 다양한 탈모 발현 유형, 모발이식 수술, 탈모치료 약물 등 자세한 이야기를 전문가에게 직접 전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지난 2001년 한 유력 신문에 흥미로운 광고가 실렸다. 탈모치료제 복용 후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광고로, 탈모 일란성 쌍둥이 5쌍이 모델로 나선 것이다. 쌍둥이 중 한 사람은 탈모치료제를 복용하고 다른 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은 뒤, 그 비교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렸다. 탈모치료제를 7개월 복용한 그룹은 모발이 자라난 반면, 그렇지 않은 그룹은 변화가 없었다. 이 광고에는 ‘탈모 유전자를 보유한 일란성 쌍둥이는 똑같이 모발이 빠진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과연 탈모 유전자를 타고난 일란성 쌍둥이는 모두 탈모가 발현될까? 일란성 쌍둥이 둘 다 동시 안드로겐 탈모가 발생할 확률은 80% 정도로 본다. 2013년 5월에 미국의 한 학회지에는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만의 모발 탈락 비율이 20%대였다는 보고도 있었다. 조사기관 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란성 쌍둥이의 동시 안드로겐 탈모 발현 가능성은 80~90%에 이른다. 이 같은 높은 수치는 다른 유전 질환에서도 비슷하다. 아토피 피부염의 동시 발생률은 일란성 쌍둥이 80% 안팎, 이란성 쌍둥이 20% 내외다. 당뇨병도 일란성 쌍둥이의 동시 발병률은 50~90%에 이른다. 그러나 탈모를 비롯한 모든 유전 질환이 필히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후천적으로 생긴 생활 속의 변화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기 때문이다. 탈모 유전자는 기능이 알려진 것만 해도 12개 정도다. 다인자 유전 질환인 탈모가 되려면 다양한 환경 조건도 맞아야 한다. 섭생, 영양상태, 두피 건강, 자외선, 음주, 스트레스, 운동, 약물 복용, 파마 등 다양하다. 최근 쌍둥이 출생률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전통사회에서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0.3% 정도로, 1000명 중의 3명 꼴이었다. 그런데 현대 미국에서는 30쌍 부부 중 1부부 꼴로 쌍둥이를 낳고 있다. 고령 출산, 시험관 수정, 임신 촉진제 사용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쌍둥이는 일란성과 이란성이 있다. 여성은 배란기에 보통 1개의 난자를 방출하게 된다. 일란성 쌍둥이는 1개의 난자에 1개의 정자가 수정된 경우다. 수정된 접합체가 둘로 세포 분열해 성장한 결과 동일 유전자를 갖고 있다. 성별, 외모, 혈액형 등이 모두 같다. 다만 분리 과정에서의 변이로 인해 100% 같을 수는 없다. 또 태중에서의 작은 돌연변이 가능성, 태반을 통한 영양 공급 차이, 출생 후 접하는 다양한 환경 등의 영향으로 조금씩 차이가 나게 된다. 일란성 쌍둥이가 각자 낳은 자녀의 유전 관계는 친형제와 사촌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이복형제와 비슷하다. 그런데 여성의 난자가 2개 이상 방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 2개 이상의 난자가 서로 다른 정자와 수정된 게 이란성 쌍둥이다. 서로 다른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이란성은 성별이나 외모, 혈액형 등이 다를 수 있다. 유전자가 다르기에 터울을 갖고 태어난 다른 형제자매와 다를 바 없다. 이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다르다. 한 명이 탈모 유전자를 보유했어도 다른 한 명에게는 없을 수 있다. 또 둘 다 탈모 유전자를 받았어도 환경에 따라 발현 여부는 다르다. 탈모도 여느 형제자매의 관계나 마찬가지다. 일란성 쌍둥이는 한 명에게 탈모 유전자가 있으면 다른 한 명도 똑같이 타고난다. 따라서 한 명이 탈모가 되면 다른 한 명의 탈모 가능성도 높다. 다만 후생적인 환경 영향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 황정욱 모제림성형외과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7-17 16:50:09[파이낸셜뉴스] 금호에이치티는 서울대학교병원과 공동연구 중인 ‘DNP007’ 면역억제제 후보물질을 적용한 영장류 간이식 연구성과가 미국이식학회 공식학술지 미국이식저널(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간이식은 말기 간부전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기증자의 간 일부 또는 전부를 제공받아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간이식 수술은 1960년대부터 시작돼 양적, 질적으로 급성장했고 국내 간이식 성공률은 100%에 가깝다. 그러나 간을 포함한 고형장기를 이식 시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칼시뉴린 억제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 및 심장 건강 악화, 신경독성, 암, 당뇨병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나 이식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칼시뉴린 억제제로는 사이클로스포린, 타크로리무스 등이 있으며 장기이식 이외에도 건선, 아토피 피부질환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서울대병원 이남준 교수팀은 연구중심병원 ‘유전자-세포-장기융합 바이오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의 지원’으로 칼시뉴린 등의 유지요법 면역억제제 투약 없이 ‘DNP007’ 후보물질 투여만으로 간이식 원숭이 만성거부반응을 해결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간을 이식하고 전통적인 면역억제제만 투여한 원숭이는 3개월을 생존하지 못했으나 ‘DNP007’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투여한 원숭이들은 간정맥폐쇄 소견을 보인 원숭이 한 마리를 제외하고 3년 이상 정상적인 간 기능을 유지했다. 또 시험 기간 동안 기회 감염 징후를 포함한 기타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2020년에 공개했던 선행연구는 ‘MD-3’ 키메릭 항체를 간이식 전후 3개월간 투여해 거부반응을 2년까지 제어했던 놀라운 성과였으나 만성거부반응까지 제어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DNP007’ 유지요법 치료는 ‘MD-3’ 후보물질을 인간화항체로 개량해 장기간 주기적으로 투약하는 치료법”이라며 “‘DNP007’ 후보물질은 칼시뉴린 면역억제제를 대체해 이식 장기를 장기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칼시뉴린 억제제는 2022년 기준 9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주도로 이뤄질 ‘DNP007’ 임상연구가 상업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5-13 10:17:00[파이낸셜뉴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미국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바이오텍에 투자한다고 3일 밝혔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으로 출자해 조성한 벤처투자 펀드인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인 라투스바이오에 투자한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신사업 기회 탐색과 함께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핵심 기술 연구를 위한 협업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라투스바이오는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특이적인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캡시드(Capsid) 선정 및 검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차별화된 캡시드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바탕으로 뇌 조직 침투에 용이한 신규 AAV 캡시드를 발굴함으로써, 아직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의료계 미충족 수요가 높은 뇌 신경 질환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조호성 삼성바이오에피스 선행개발본부장(부사장)은 “뇌 조직 선택성이 우수한 캡시드 발굴은 AAV 기술의 핵심 과제이며, 라투스바이오는 AAV 분야의 높은 전문성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투스바이오 창업자 베벌리 데이비슨 박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교수 겸 필라델피아 소아 병원(CHOP) 기술 전략 총 책임자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로 승인한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 개발사 스파크 테라퓨틱스를 공동 창업한 AAV 업계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라투스바이오는 데이비슨 박사 외에도 신경과학 및 유전질환 분야의 권위있는 교수진이 기술 자문단에 참여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유전자 치료제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라투스바이오는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비롯한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한 총 5400만달러(약 74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단계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오는 7일 개최되는 미국 유전자∙세포 치료제 학회(ASGCT) 연례 미팅에 참가해 다양한 적응증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사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5-03 08:39:43[파이낸셜뉴스] 엠젠솔루션은 유전성 신장질환의 일종인 알포트증후군을 나타내는 질환모델 돼지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엠젠솔루션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안규리 교수, 김현호 박사) 및 국립축산과학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번 질환모델 돼지를 개발했다. 이어 30여개월에 걸친 모니터링을 통해 질환모델로서의 검증을 입증 완료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돼지 신장 내 사구체 기저막을 이루는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제4형 콜라겐 유전자(COL4A)를 제거한 것이다. 태어난 돼지는 유전자형 검사에서 COL4A 유전자의 완전결손이 확인됐다. 또 24~30여개월의 생존 기간 동안 소변검사상 단백뇨의 증가, 혈중요소질소(BUN)수치 증가, 조직검사상 간질성 섬유증 등을 나타냈다. 전자현미경 정밀 관찰에서는 사구체 기저막의 손상 및 사구체 발세포의 구조적 변화를 보이는 등 사람의 전형적인 알포트증후군 임상 증상을 보였다. 알포트증후군은 신장 내 사구체 기저막에 이상이 생겨 혈뇨 등 신장기능 이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되는 신장 유전질환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성염색체인 X염색체에 위치하는 4형 콜라겐 단백질과 연관된 COL4A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대략 5000~1만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더 중증의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신장증상 외에도 난청과 눈의 이상 등 다른 장기의 이상을 동반하며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특별한 예방법도 없으며 질환 관련 연구를 위한 유효한 실험동물 모델도 개발되지 못해 치료 및 연구에 난항을 겪어왔다. 회사 관계자는 “돼지는 오랜 기간 의과학 연구에 활용됐으며 인간과 크기 및 해부생리학적 특성이 유사해 수술적인 처치에 적합하다”며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가능해 인간 유전질환 모델로써 활용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유전·희귀질환 동물모델으로 돼지가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엠젠솔루션에 따르면 이번 알포트증후군 질환모델 생산과 관련된 연구 내용은 오는 6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학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예정된 학회는 의약학계 형질전환 돼지 연구분야의 권위있는 국제학회인 'SBR(Swine in Biomedical Research Conference 2024) 컨퍼런스'다. 현재 엠젠솔루션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이종장기 원료돼지, 인체질환 모델 및 질병저항성 신육종 연구에 매진 중이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개발모델 성과들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알포트증후군 질환모델도 향후 난치성 신장 유전질환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 동물모델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난치, 불치병에 대한 근본적 치료 대안이 될 이종장기 제공을 위해 다수의 유전자를 변형한 다중형질전환 돼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생산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5-02 13:45:50"국내 유일의 화학 전문 국책연구기관으로서 화학연구원에 부여된 고유의 업무를 적극 수행하고 중장기 연구전략을 수립, 연구원의 향후 50년을 준비하겠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이 22일 대전 유성구 화학연구원에서 "취임 2년차 임기 시작과 함께 '고유업무, 소통, 안전'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중점 수행과제로 꼽았다"며 "대내외 환경이 쉽지 않지만 성과를 낼 수 있는 화학연구원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기관의 발전을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직원들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화학연구원에 부여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발전을 위한 소통문화를 만들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다니고 싶은 직장'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가치라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원장으로 취임 후 성과를 꼽는다면. ▲화학연구원은 기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계획을 정비, 지난해 국가 연구개발(R&D) 우수성과 100선 중 3개 기술이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우선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선정된 채호정 박사팀은 암모니아에서 저비용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귀금속 촉매 대신 저렴한 비귀금속 소재를 활용하면서 암모니아 분해 공정의 효율을 높인 것으로 주목받았다. 앞으로 높은 온도의 열원 공급이 필요한 제철, 시멘트 등의 산업 공정과 연계한 수소생산 공정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생명해양 분야에서 선정된 이주영 박사팀의 연구성과는 인공세포 속 특정 바이오원료가 세포 밖으로 자동으로 분비되도록 신호 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설계하는 합성생물학 기술이다. 기존 방식은 세포 속 바이오원료를 얻기 위해 세포 파괴·분해, 특정원료 추출 등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지만 한번에 세포 속 바이오원료를 원하는 경로로 자동으로 수송해 세포 밖으로 분비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최고의 기술이다.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선정된 황동원 박사팀은 폐기되는 폐폴리스타이렌(스티로폼)을 재활용하는 공정용 촉매를 저가,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비해 저온에서 분해하고 스타이렌 원료의 연속생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롯데케미칼에 기술이전돼 현재 실증화 및 사업화를 위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은 폐플라스틱 오염 저감과 화학산업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예산이 조정되면서 화학연구원의 기본사업 추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이슈를 계기로 기본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한 계획을 다시 한번 정비하게 됐다. 정부는 임무중심형 R&D 혁신, 국가전략기술 육성,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 중심으로 국가연구개발 생태계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 상황에서 R&D 예산 조정 등의 외부환경 변화에도 연착륙할 수 있는 기본사업 추진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학연구원은 기본사업의 임무중심형 수행을 목적으로 오는 2026년부터 새롭게 착수할 기본사업의 발굴·기획 작업에 착수했다. 업무중심형 기본사업의 발굴·기획을 통해 화학연구원은 현행 연구조직을 뛰어넘어 연구원을 중심으로 산학연의 역량을 결집하는 기본사업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조직개편, 평가제도 혁신 등의 제도적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관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연구자들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주체들이 함께 어우러진 '기본사업 기획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고 '전 직원 설명회' 등 원내 소통을 통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해 기본사업의 문화적 측면도 함께 다룰 것이다. ―취임 초부터 사람 중심 경영과 자긍심을 갖는 조직을 강조했다. 개선이 이뤄지고 있나. ▲최근 채용부터 교육, 평가 등 연구원의 인재 관리에 공통기준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KRICT) 인재상'으로 'CHEM-ACE'를 새롭게 정립했다. 이는 소통, 조화, 열정, 목표라는 공통역량(CHEM)과 전문가로서 갖춰야 할 전문역량(Advanced, Creative, Excellent)을 의미한다. 즉 서로 소통하며 구성원과 조화롭고 열정적으로 국가·사회적 미션을 완수하는 인재, 선도적이며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수월성을 추구하는 인재가 연구원이 바라는 인재라는 것이다. 연구원 인력 구성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무기계약직원들에 대해서도 맡은 바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실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분야별로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연구지원부서 근무자에게는 실험장비 기본운영법, 문서작성 등의 교육, 행정지원부서 근무자에게는 논리적 사고, 부서별 직무에 특화된 전문지식 교육을 별도 편성해 제공할 예정이다. 화학연구원은 기관장이 있지만 연구 주제가 100개면 사장이 100명이 있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각 조직별로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다 보니 수직적인 문화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신입직원들이 이런 문화를 잘 못 견디는 것이다. 연구원을 떠나 대학교로 가는 것이 많은 사례는 아니지만 우수한 인력의 이탈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입직원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풀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해외출장 기회나 공부를 할 수 있는 학회 참석 지원을 바라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신입직원들의 급여를 더 많이 챙겨주고 연간 1회 정도의 해외출장 기회를 주는 등 다닐 만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으로의 위상 정립도 중요 경영철학 중 하나다. ▲최근 정부에서는 글로벌 협력을 통한 대한민국 과학기술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협력은 개별 연구자 네트워크에 의존한 소규모 국제공동연구과제 중심으로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훌륭한 개별 연구자가 있다면 본인의 네트워크로 연구가 잘 진행되지만 그 연구자가 떠난다면 상황이 완전 달라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원장에 취임한 이후 기관 차원 핵심연구분야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화학 공정·소재·의약·플랫폼 기술 등 협력이 가능한 전 연구분야에 대해 교류하는 'KRICT-NIST 워크숍'을 연구원에서 실시하는 성과를 냈다. NIST와의 협력을 지속해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NIST 현지에서 협력분야를 더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독일 프라운호퍼 등 해외 선진기관의 기업지원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화학연구원에 접목할 수 있는 우수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화학연구원의 글로벌협력사업인 'KRICT 글로벌 리서치 콜라보레이션(KRICT GRC)' 프로그램 추진에 제한됐던 사업유형을 유연화하고 규모를 확대했다. 또 기술·인력 교류를 포함한 중대형 과제로의 연계로 실질적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개편을 단행했다. ―오는 6월 25일 파이낸셜뉴스와 화학연구원이 'mRNA와 핵산신약의 미래'를 주제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을 개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개발됐다. 이후 RNA나 DNA를 이용해서 암이나 희귀질환 등 난치질환과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핵산신약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스핀라자(Spinraza)와 같은 유전성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핵산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유사한 핵산신약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 신약 산업에서 핵산신약의 미래는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mRNA 기술의 유망함을 보고 R&D와 함께 핵산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RNA 백신 개발처럼 신약 개발 기술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글로벌 바이오 신약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전문가들과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개최하는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최근 신약 개발 분야에서 떠오르는 mRNA와 핵산신약을 주제로 산업계의 개발사, 학계 및 연구계의 연구자 간 긴밀한 교류를 진행할 수 있다. 화학연구원은 국내 신약 개발을 이끄는 국가연구기관으로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mRNA에 적용하는 기술을 비롯한 핵산변형·전달 기술 등 새로운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핵산신약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40여년간 축적한 신약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바이오 신약 산업을 중개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개최하는 신약포럼은 mRNA와 핵산신약 개발을 선도하는 국내외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국내 바이오 신약 산업이 촉진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4-22 18:49:18【대전=강중모 기자】 "국내 유일의 화학 전문 국책연구기관으로써 화학연구원에 부여된 고유의 업무를 적극 수행하고 중장기 연구전략을 수립, 연구원의 향후 50년을 준비하겠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사진)이 22일 대전 유성구 화학연구원에서 "취임 2년차 임기 시작과 함께 '고유업무, 소통, 안전'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중점 수행 과제로 꼽았다"며 "대내외 환경이 쉽지 않지만 성과를 낼 수 있는 화학연구원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기관의 발전을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직원들이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화학연구원에 부여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발전을 위한 소통 문화를 만들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순해보이지만 '다니고 싶은 직장',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가치라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 대담 = 정명진 중기벤처부장 ―원장으로 취임 후 성과를 꼽는다면. ▲화학연구원은 기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계획을 정비, 지난해 국가 연구개발(R&D) 우수성과 100선 중 3개 기술이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우선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선정된 채호정 박사팀은 암모니아에서 저비용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귀금속 촉매 대신 저렴한 비귀금속 소재를 활용하면서 암모니아 분해 공정의 효율을 높인 것으로 주목받았다. 앞으로 높은 온도의 열원 공급이 필요한 제철, 시멘트 등의 산업공정과 연계한 수소 생산 공정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생명해양 분야에서 선정된 이주영 박사팀의 연구성과는 인공세포 속 특정 바이오원료가 세포 밖으로 자동으로 분비되도록 신호 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설계하는 합성생물학 기술이다. 기존 방식은 세포 속 바이오원료를 얻기 위해 세포 파괴·분해·특정 원료 추출 등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지만 한번에 세포 속 바이오원료를 원하는 경로로 자동으로 수송해 세포 밖으로 분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최고의 기술이다.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선정된 황동원박사팀은 폐기되는 폐폴리스타이렌(스티로폼)을 재활용하는 공정용 촉매를 저가,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비해 저온에서 분해하고 스타이렌 원료의 연속생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롯데케미칼에 기술이전돼, 현재 실증화 및 사업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은 폐플라스틱 오염 저감과 화학산업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예산이 조정되면서 화학연구원의 기본 사업 추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이슈를 계기로 기본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한 계획을 다시 한번 정비하게 됐다. 정부는 임무중심형 R&D 혁신, 국가전략기술 육성,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 중심으로 국가연구개발 생태계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 상황에서 R&D 예산 조정 등의 외부 환경 변화에도 연착륙할 수 있는 기본사업 추진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학연구원은 기본사업의 임무중심형 수행을 목적으로, 오는 2026년부터 새롭게 착수할 기본사업의 발굴·기획 작업에 착수했다. 업무중심형 기본사업의 발굴·기획을 통해 화학연구원은 현행 연구조직을 뛰어넘어, 연구원을 중심으로 '산학연'의 역량을 결집하는 기본사업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조직개편, 평가제도 혁신 등의 제도적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같은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관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연구자들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주체들이 함께 어우러진 ‘기본사업 기획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고, ‘전직원 설명회’ 등 원내 소통을 통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해 기본사업의 문화적 측면도 함께 다룰 것이다. ―취임 초부터 사람 중심 경영과 자긍심을 갖는 조직을 강조했다. 개선이 이뤄지고 있나. ▲최근 채용부터 교육, 평가 등 연구원의 인재 관리에 공통기준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KRICT) 인재상’으로 ‘CHEM-ACE’를 새롭게 정립했다. 이는 소통, 조화, 열정, 목표라는 공통역량(CHEM)과 전문가로서 갖춰야할 전문역량(Advanced, Creative, Excellent)을 의미한다. 즉 서로 소통하며 구성원과 조화롭고 열정적으로 국가·사회적 미션을 완수하는 인재, 선도적이며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수월성을 추구하는 인재가 연구원이 바라는 인재라는 것이다. 연구원 인력 구성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무기계약직원들에 대해서도 맡은 바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실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분야별로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연구지원부서 근무자에게는 실험장비 기본 운영법, 문서 작성 등의 교육, 행정지원부서 근무자에게는 논리적 사고, 부서별 직무에 특화된 전문 지식 교육을 별도 편성해 제공할 예정이다. 화학연구원은 기관장이 있지만 연구 주제가 100개면 사장이 100명이 있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각 조직별로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다보니 수직적인 문화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신입 직원들이 이런 문화를 잘 못견디는 것이다. 연구원을 떠나 대학교로 가는 것이 많은 사례는 아니지만 우수한 인력의 이탈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입직원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풀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해외 출장 기회나 공부를 할 수 있는 학회 참석을 지원을 바라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신입직원들의 급여를 더 많이 챙겨주고 연간 1회 정도의 해외 출장 기회를 주는 등 다닐만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으로의 위상 정립도 중요 경영 철학 중 하나다. ▲최근 정부에서는 글로벌 협력을 통한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협력은 개별 연구자 네트워크에 의존한 소규모 국제공동연구과제 중심으로 진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훌륭한 개별 연구자가 있다면 본인의 네트워크로 연구가 잘 진행되지만 그 연구자가 떠난다면 상황이 완전 달라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원장에 취임한 이후 기관 차원 핵심 연구분야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화학 공정·소재·의약·플랫폼 기술 등 협력이 가능한 전 연구분야에 대해 교류하는 'KRICT-NIST 워크숍'을 연구원에서 실시하는 성과를 냈다. NIST와의 협력을 지속해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NIST 현지에서 협력분야를 더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독일 프라운호퍼 등 해외 선진 기관의 기업 지원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화학연구원에 접목할 수 있는 우수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화학연구원의 글로벌협력사업인 ‘KRICT 글로벌 리서치 콜래보레이션(KRICT GRC)' 프로그램 추진에 제한됐던 사업 유형을 유연화하고 규모를 확대했다. 또 기술·인력 교류를 포함한 중대형 과제로의 연계로 실질적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개편을 단행했다. ―오는 6월 25일 파이낸셜뉴스와 화학연구원이 ‘mRNA와 핵산신약의 미래’를 주제로 제16회 서울국제신약포럼을 개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했다. 이후 RNA나 DNA를 이용해서 암이나 희귀질환 등 난치질환과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핵산신약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스핀라자(Spinraza)와 같은 유전성 희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핵산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유사한 핵산신약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 신약 산업에서 핵산신약의 미래는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mRNA 기술의 유망함을 보고 R&D와 함께 핵산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RNA 백신 개발처럼 신약 개발 기술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글로벌 바이오 신약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전문가들과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개최하는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최근 신약 개발 분야에서 떠오르는 mRNA와 핵산신약을 주제로 산업계의 개발사, 학계 및 연구계의 연구자간 긴밀한 교류를 진행할 수 있다. 화학연구원은 국내 신약 개발을 이끄는 국가 연구기관으로써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mRNA에 적용하는 기술을 비롯한 핵산변형·전달 기술 등 새로운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핵산신약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40여 년간 축적한 신약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바이오 신약 산업을 중개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개최하는 신약포럼은 mRNA와 핵산신약 개발을 선도하는 국내외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국내 바이오 신약 산업이 촉진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약력 △1963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 석·박사 △한국화학연구원 정보전자소재연구센터장 △대한민국기술사업화자문단 기술지원 분과위원 △한국결정성장학회 회장 △화학연 그린화학소재연구본부장 △한국세라믹학회 산학협력부회장(현)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미래 선도연구장비 사업단 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현) △제17대 한국화학연구원 원장(현)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4-21 17:4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