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물납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번 세법개정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2023년부터 미술품 물납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세법개정안' 브리핑 자리에서 "2023년부터 미술품에 대한 물납을 허용하는 것이 소망스럽겠다 해서 세제개편안에 포함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물납이란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을 정부에 넘기고 해당 자산의 가치만큼을 세금 납부로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는 물납 대상이 부동산과 유가증권으로 한정돼 있다. 물납 대상 확대는 세법 개정 사안이다. 홍 부총리는 "당정협의 과정에서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과 문화재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보존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물납 허용 취지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논의와 심도 있는 평가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그런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국회에 세법개정안이 제출되면 함께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의원 입법안으로 법안이 발의되면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미술협회·한국박물관협회 등 문화계는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에 대해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호소했다.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은 1만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치는 2조∼3조원대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온다. 문화계는 개인 소장 미술품이 상속 과정에서 급히 처분되고 일부는 해외로 유출되면서 문화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미 선진국에선 물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법률상 등록된 특정 등록미술품에 한해 상속세 물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도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특정 재산의 물납을 허용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물납이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국고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물납 재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1-07-26 10:20:51[파이낸셜뉴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화랑협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미술계 관련 단체 12개와 박양우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 전 문체부 장관 8명이 '미술품, 문화재의 문화재의 물납제 도입'을 촉구하는 대국민 건의문을 3일 발표했다. 물납제는 상속세를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납무하는 제도로 지난해 5월 간송미술문화재단 보물 2점이 경매에 나오고 국보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기증한 사례를 계기로 미술계 안팎에서 논의가 가속화 됐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전문가 토론회를 진행한 뒤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기초안을 마련중이다. 이들은 "문화재와 미술품은 한 국가의 과거를 조명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인 동시에 현재의 시대상을 함축한다"며 "수집가의 열정과 희생으로 지켜낸 귀중한 문화재나 뛰어난 작품 중 상당수가 재산 상속 과정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급히 처분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는 해외 수집가의 품으로 흘러 들어가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과 미술품이 국내에 소장되지 못하고 여기저기 흩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주요 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상속세 물납제도'의 도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물납제를 도입할 경우 개인이 보유한 문화재와 미술품이 국가 소유로 전환되어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의 소장품이 될 수 있다"며 "프랑스의 국립피카소미술관을 비롯하여 서구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이러한 물납제를 통해 소장품을 확충하여 왔듯 우리 문화예술계는 이와 같이 물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관련 세법을 조속히 개정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정부에서도 적극 후속 조치에 나서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건의문을 발표한 미술계 단체들과 인사들은 "개인이나 기업의 미술품 수집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일찍이 박물관과 미술관 문화를 발전시켜온 국가들에서는 이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성숙된 문화로 받아들여 공공자산을 확충하는 방법으로 활용해 왔다"고 밝히고 "이는 국가의 한정된 예산이나 역량만으로는 미처 해내지 못한 역할을 개인이나 기업이 대신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수집에 기여해 온 개인이나 기업에게 긍지와 희망을 주어야 할 시간이다. 개인 수장고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수많은 문화재와 미술품이 국민 모두의 곁으로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건의문 발표를 계기로 문화예술계와 기업, 국회 뿐 아니라 국민의 지지도 호소했다. 이들은 상속세의 물납제도가 사익과 공익을 조화시킴으로써 이 모든 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되며 개인 소장품들이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 영구 보존, 전승, 활용될 수 있는 첩경이 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3-03 17:48:29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는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계최하는 등 현금 대신 법에서 규정한 자산으로 상속세, 재산세에서 문화재와 미술품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술품투자에 관심이 많아 지고있다. 미술품투자 라는 것은 미술품을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부유한 계층에서만 활용하는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었으며 일반 서민들은 도전할 생각도 못할 정도였지만 점차 상황이 바뀌고 있다. 아트테크는 지난해보다 투자자가 50% 증가했으며 2030세대에서도 많이 시작하고 있는 추세이다. 기존의 투자 방식보다 불안 요소가 덜하고 원금 보전이 유리하며 타 수단 대비 훨씬 부담 없는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아트테크는 생존작가 작품을 활용할 경우 양도소득세, 이자소득세 등 복잡한 세금 문제에서 자유로우며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많다. 지웅아트갤러리 전성재 대표는 “최근 들어 나도 아트테크를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분이 많아졌다. 아트테크는 실력이 여러 분야에서 검증된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활용하면 소액으로도, 누구든지 진행할 수 있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며, “아트테크를 위해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예술품을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또한 기본적인 예술에 대한 식견을 갖춰야 하므로 문외한은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데, 본 갤러리에서는 JW큐레이터 서비스를 도입해 전문 큐레이터가 미술품 정보와 아트테크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어 부담 없이 시작하면 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웅아트갤러리는 현재 아트테크 원금 손실률 0건, 월 평균 1%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아트테크 상담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1-01-06 11:05:29문화재나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물납제가 지난해 1월 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후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낸 첫 사례가 나왔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미술계에 따르면 물납된 미술품 4점이 8일 국립현대미술관에 수장고에 반입된다. 물납제는 상속세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고 상속재산 중 금융재산가액보다 많을 때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납세자가 관할 세무서에 물납을 신청하면 세무서가 문체부에 이를 통보하고, 문체부가 역사·학술·예술적 가치를 따져 물납 필요성을 인정하면 세무서가 납세자에게 허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술품 상속세에 한해 물납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물납된 미술품은 올해 1월 서울 서초세무서에 물납 신청된 10점 중 한국과 중국의 현대미술 작품 4점이다. 서초세무서가 신청 내역을 통보함에 따라 문체부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를 비롯해 민간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심의위를 거쳐 10점 중 4점을 물납 받기로 결정했다. 물납된 미술품은 중국 작가 쩡판즈의 '초상'(2007) 2점과 한국 작가 이만익(1938∼2012)의 '일출도'(1991), 전광영의 한지 조각 '집합(Aggregation)08-JU072블루'(2008)다. 쩡판즈의 작품은 이번 물납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처음으로 소장하게 됐다. 물납 작품의 가액은 비공개다. 4개 작품 중 가격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쩡판즈의 초상화는 유사한 작품이 지난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685만홍콩달러(수수료 포함, 약 11억9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문체부는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내는 첫 사례가 나옴에 따라 앞으로 이 제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납세자가 물납 신청한 미술품 중 학술·예술적 가치와 활용도, 작품 보존 상태 등을 검토해 물납 적정성 여부를 결정했다"며 "물납 작품들은 상태조사 등 절차를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등록될 예정이며, 향후 다양한 전시와 행사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계에서는 2020년 5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보물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은 것을 계기로 문화재·미술품 상속세 물납제 도입 주장이 본격화됐다. 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전후해 물납 허용 요구가 더욱 커졌다. 이후 2021년 말 국회에서 2023년 1월 1일 이후 상속 개시분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상속세를 미술품이나 문화재로 대신 납부할 수 있는 물납 특례가 포함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07 19:19:36[파이낸셜뉴스] 케이옥션이 영상에 대한 대체불가능토큰(NTF)를 선보인다. 9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은 아트테크 자회사 ‘아트폼스(옛 아르떼크립토)’를 통해 오명희 작가의 작품을 NFT로 첫 런칭한다.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라인’의 글로벌 NFT 플랫폼 자회사인 ‘라인넥스트’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오명희 작가의 이번 작품명은 ‘Zenith (절정)- Center of Radiant Life’로 글로벌 NFT 플랫폼 ‘도시(DOSI)’에서 영상 NFT와 작품이 함께 이날부터 판매된다. 영상 NFT는 원화에서 영감을 받은 영상 작품으로, ‘도시(DOSI)’에서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Zenith - Center of Radiant Life’의 영상 NFT와 작품 원화가 함께 7500만원에 판매되며 유저는 도시 월렛(DOSI Wallet)에 가입 후 이더리움을 통해 NFT를 구매할 수 있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NFT를 구매한 유저는 이후 케이옥션 미술관에서 작품 원화를 수령할 수 있어, 아트 컬렉터 뿐만 아니라 기존 유저들에게도 소장 가치가 높은 유니크한 기회”라고 밝혔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 ’Zenith - Center of Radiant Life’는 수천 개의 자개 조각들이 모여 우아하게 빛을 발하는 총 3피스 작품 중 하나로, 서로를 바라보는 공작새 한 쌍을 중심으로 흩날리는 꽃잎과 능수버들이 국악 사운드와 함께 어우러지며 삶에 대한 예찬과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케이옥션 도현순 대표이사는 “토큰 증권(ST)의 전면 허용으로 케이옥션의 NFT와 미술품 조각투자 등 관련 사업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라며 “NFT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라인넥스트와 앞으로도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아트시장 활성화 및 한국미술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케이옥션은 아트테크 자회사 ‘아트폼스’를 통해 미술품 컬렉터와 투자자를 위한 ‘아트 애그리게이터(ART Aggregator)’ 서비스 'Artforms'를 올해 상반기 중 런칭할 예정이다. 아트폼스는 이 서비스를 통해 미술품 조각투자와 ST, 2023년부터 시작될 미술품의 물납제(미술품으로 세금 납부)에 최적화된, 가장 공정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2-09 10:25:34[파이낸셜뉴스]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은 국내 최초로 아트로(Art Law) 분야 법학 석사학위와 시가감정과정 이수증 수여가 가능한 ‘아트로전공’을 개설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민대 법무대학원 아트로 전공은 예술 관련 주요 법률과 미술품 감정 영역을 아우르는 교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대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바탕으로 학문적 기반을 쌓고, (사)한국화랑협회에서 미술품 감정인턴실습, 감정보고서 작성 워크숍 등을 지원하여 현장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국민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은 (사)한국화랑협회 소속의 감정위원회는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미술품 감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학자들과의 교류를 지속하고 전문성 향상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국민대학교는 이번에 차세대 전문가양성을 위한 미술품 시가감정 아카데미 중급, 고급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화랑협회와 더욱 전문화된 교육을 위해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2022학년도 후기 개설된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아트로 전공은 △미술 관련 국내외 주요 사례 검토를 통한 현장 실무능력 제고 △국내외 감정 현장실습 교육을 통한 감정실무 지식 배양 △미술 관련 법률의 체계적 습득 △전문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대외활동능력 강화 등을 목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과정을 기획한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장 이동기 교수는 “국내미술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더불어 제도적인 보완책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이번 아트로 전공이 그 일환이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 도입될 미술품 물납제 시행과 더불어 근래 들어 규모가 확장되고 있는 국내 미술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도 관련 인재의 육성이 매우 중요하기에 이번 과정의 개설이 더욱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오는 9월부터 진행될 국민대 법무대학원 아트로전공은 오는 6월 1일 모집을 시작으로 정해진 요건 충족시 석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2-05-16 14:05:262021년 한국 미술계는 여느 해보다 역동적이었다. 전 세계는 여전한 팬데믹으로 미술관과 비엔날레, 갤러리 모두 멈췄지만 한국의 미술시장 만큼은 아이러니하게도 홀로 승승장구했다. 역대 최대 불황을 맞이했던 2020년 미술시장은 올해 억눌려 있던 미술품 구매 심리가 폭발하면서 반등했다. ■'이건희 컬렉션'의 나비 효과 지난해 10월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소장품 수만점이 올해 국가에 귀속됐다. 지난 4월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은 소장품 2만3000여점을 조건 없이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된 소위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모네, 샤갈, 피카소, 고갱, 달리 등 서구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되면서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부응해 이건희 소장품을 받은 전국 미술관들은 특별 공개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기증품을 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7월부터 특별전을 진행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전을 개최했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은 지역간 문화 불균형 문제 또한 불거지게 만들었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이건희 기증관' 설립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서울과 지역간 문화 불균형 해소를 주장하며 기증관 유치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최종 부지는 서울 송현동으로 낙점됐고 이후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과 함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실제 건립까진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은 현금 대신 문화재와 미술품으로 세금을 낼 수 있게 하는 '미술품 물납제' 논의에도 동력을 제공했다. 지난해 재정난에 시달리던 간송미술관이 보물 2점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촉발된 '미술품 물납제'는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더욱 힘을 얻으면서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 오는 2023년 1월 이후 상속 개시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술 작품'을 향해 오픈런… 미술시장 '후끈' 초유동성의 시대, 투자처를 잃은 자금들이 미술시장까지 흘러들어왔다. 문화적 욕구와 구매력을 갖춘 MZ세대가 본격적으로 미술품 구입에 관심을 가지면서 올 한해 국내 주요 아트페어의 미술품 판매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술품 경매 낙찰액도 큰폭으로 올랐다.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에 해외 유수의 갤러리들도 연이어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나흘간 진행된 국내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는 팬데믹 속에서도 8만8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페어 기간 동안 이곳에서 팔려나간 미술품의 판매액은 650여억원.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하고 직전이었던 2019년 방문객(8만2000명)을 훌쩍 넘었을뿐 아니라 판매액(310억여원)도 두 배를 넘었다. KIAF의 흥행은 예고된 것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아트부산'은 판매액 350여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곳곳마다 명품 매장 앞에서나 볼 수 있는 '오픈 런' 현상이 벌어졌다. 27일 예술경영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술품 거래 총액은 약 9223억원으로 지난해 3849억원, 재작년 4146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시장 규모가 커졌다. 경매 낙찰총액 역시 약 3285억원으로 지난해(1153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세에 해외 미술시장의 큰손들도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독일의 쾨닉 갤러리가 서울 청담동에 분점을 냈고, 10월에는 오스트리아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이 한남동에 새로운 지점을 열었다. 한편 내년에는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LA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하는 프리즈가 한국에 진출해 한국 화랑협회와 함께 KIAF 이후 새로운 아트페어를 시작한다. 한편 올 한해 미술시장 영역은 온라인으로도 확장됐다. 기존의 갤러리와 경매, 아트페어를 기반으로 미술품 거래가 이어지던 방식을 넘어 온라인 상에서 미술품을 공동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등장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아트와 가상 자산을 접목한 NFT(대체불가토큰) 아트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작품들이 등장하고 실제 거래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미술시장의 문이 활찍 열렸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해외의 유명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는 올해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면서 "메타버스 안에서 온라인 기반의 작품이 증가하고 또 가상자산이 유입되면서 내년에는 또 다른 차원의 미술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2-27 16:55:56오는 25일 삼성은 이건희 회장 타계 1주기를 맞는다. 그간 삼성 일가는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이 회장이 남긴 유산 정리와 함께 막대한 상속세 문제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였기 때문이다. 부친의 1주기와 출소 두 달째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전히 은둔에 가까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취업제한의 제약을 어떻게 돌파할지, 천문학적 상속세와 삼성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상속세 과제…이재용 지분매각 주목 18일 재계에 따르면 25일 경기 수원 선영에서 유족과 일부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 회장에 대한 추모제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주기를 계기로 이 부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 회장이 남긴 주식과 토지·부동산 등에 대한 상속세는 대략 12조원에 달한다. 이 상속세는 총 6회에 걸쳐 나눠 내게 되는데 지난 4월 1차분 2조원을 냈으며, 내년부터 5년간 매년 2조원가량을 갚아 나가야 한다. 삼성가 유족들이 계획한 상속세 납부방법은 '정공법'이다.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거나 보유한 자산을 매각해 금액 전부를 그대로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홍라희 여사,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상속세 1차 납부액 2조원의 80%가 넘는 1조7201억원을 금융권에서 대출받았다. 여기에 최근 홍 여사는 삼성전자 지분, 이 사장, 이 이사장은 삼성SDS와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는데, 대략 2조원 규모다. 내년에 낼 상속세 2차 금액과 맞아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1차는 대출로 막고 2차는 주식을 팔아 해결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한국 재벌가의 상속방법들을 볼 때 삼성의 이런 결정은 좀처럼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한다. 국내 기업 중에는 상속자 명의로 설립한 회사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계열사를 쪼개거나 합친 후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 등을 동원, 상속세를 피하는 일이 공공연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 일가에게 그룹의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는 지분매각은 금기로 치부되는 일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은 시장에서 거래가격대로 팔겠다는 것인데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공정한 방식"이라며 "누가 살지도 알 수 없고, 나중에 지분을 되찾아오는 일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특히 물납제를 활용해 이 회장이 남긴 약 3조원대로 추산되는 미술품으로 세금을 일부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이 방법도 택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가 추가로 지분을 더 팔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훼손되지 않는 차원에서 삼성SDS 등 비주력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전히 갇힌 이재용…경영복귀 관건 이 부회장은 8월에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이후 적극적인 대외경영 행보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출소한 후 32일 만인 9월 14일 청년일자리를 주제로 김부겸 국무총리와 회동한 것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일한 사례다. 취업제한이라는 규정에 묶여 있는 데다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좀처럼 운신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집행유예 출소 후에는 45일 만에 본격 현장경영을 재개했지만 이번에는 그때보다 신중한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기업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 공개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완전한 사면이나 최소한 취업제한에 대한 예외규정이라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장 삼성전자는 미국에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후보지가 결정돼 착공식이 열릴 경우 이 부회장이 참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영활동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다. 재계 관계자는 "출소한 이후 이 부회장의 행보는 주로 CSR(사회공헌)에 관련된 분야가 전부"라면서 "취업제한이 적용 중인 상태에서 경영활동과 최대한 무관한 영역에서만 공식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1-10-18 18:14:19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물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번 세법개정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2023년부터 미술품 물납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세법개정안' 브리핑 자리에서 "2023년부터 미술품에 대한 물납을 허용하는 것이 소망스럽겠다 해서 세제개편안에 포함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물납이란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을 정부에 넘기고 해당 자산의 가치만큼을 세금 납부로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는 물납 대상이 부동산과 유가증권으로 한정돼 있다. 물납 대상 확대는 세법개정 사안이다. 홍 부총리는 "당정협의 과정에서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미술품과 문화재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보존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물납 허용 취지는 공감한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논의와 심도 있는 평가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그런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국회에 세법개정안이 제출되면 함께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의원 입법안으로 법안이 발의되면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 한국박물관협회 등 문화계는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에 대해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호소했다. 이 회장의 소장품은 1만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치는 2조∼3조원대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온다. 문화계는 개인 소장 미술품이 상속 과정에서 급히 처분되고, 일부는 해외로 유출되면서 문화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미 선진국에선 물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법률상 등록된 특정 등록미술품에 한해 상속세 물납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도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특정 재산의 물납을 허용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물납이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국고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물납 재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김용훈 기자
2021-07-26 18:42:50[파이낸셜뉴스] 상속세를 문화재·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물납제도 도입이 논의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한국박물관협회와 함께 12월 1일 오후 2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석자를 최소한으로 제한한다. ‘물납제도’는 상속세, 재산세 납부 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현금 대신 법에서 규정한 자산으로 세액을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물납은 재산 처분과 관리가 쉬운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정해 인정되고 있다. 그동안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는 세금부담 완화와 문화유산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꾸준히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적정한 가치평가와 관리 어려움으로 실제로 제도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간송미술문화재단의 ‘보물 2점 경매’와 손창근 선생의 김정희 작품 ‘세한도(국보 제180호)’ 기증 사례를 계기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데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다시 제기됐다. 특히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은 단순히 납세자 편의를 확대하는 차원이 아닌 예술적·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우수한 문화유산의 해외유출을 방지하고, 이를 공공 자산화해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 물납제를 최초로 도입한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 제도로 정부 예산 규모로 구입하기 힘든 많은 미술품을 국가가 확보했고, 그 결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피카소 미술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정준모 미술비평가가 ‘박물관·미술관 상속세 물납 허용의 필요성’을, △김소영 한미회계법인 회계사가 ‘물납제 도입 시 주요 검토 필요 사안과 제언’ 등을 발표한다. 이어 장인경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박선주 영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캐슬린킴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가 전문가 토론에 참여한다.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과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기초(안)을 마련하고, 향후 정책 토론회를 추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는 개인의 희생과 노력이 아닌 제도를 통해 우수한 문화유산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번 토론회가 우리나라 문화 발전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0-11-25 08:3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