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바이오 등 과학기술 동맹을 강화해 글로벌 문제 해결 등 국제사회에 기여키로 뜻을 모았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한미 과학기술·디지털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국립과학재단(NSF),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수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유상임 장관은 취임사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과학기술 무대에서 주요 국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 선도국과의 연대를 강조한 바 있는데, 이번 방미 행보는 그 첫 번째 행보이다. 유 장관은 "글로벌 R&D 추진을 통한 전략기술의 경쟁력 확보에 있어 미국은 최우선 협력 국가"라며,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 정상회담 후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양국 협력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미래 협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협력사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 미국 정부 기관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여 미국 대선 등으로 인한 환경 변화에도 한미 과학기술·디지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유 장관은 아라티 프라바카 OSTP 실장을 만나 글로벌 AI 규범 및 거버넌스 정립에 있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의 AI 활용의 중요성과 파급력에 대해 공감하고, 바이오·소재 등 연구에서의 AI 활용 가능성과 초고성능컴퓨팅 등 관련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양국의 양자과학기술 협력이 지난해 4월 공동성명서 체결 이후, 지속 확장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양국 간 공동연구, 인력교류 확대 뿐만아니라 양국을 비롯한 유사입장국이 참여하는 다자 협력 채널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다음으로 유 장관은 세투라만 판차나탄 NSF 총재를 만나 한미 반도체 공동연구 사업의 확대를 위한 '한미 반도체 포럼'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 또 양자과학기술 분야에서 양 기관이 각국의 연구자에게 국제협력비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동연구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으며, AI 분야에서는 NSF가 지정한 AI 연구소와 국내 AI 연구거점이 상호 연구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가능 분야를 탐색하도록 공동 워크샵 개최도 제안했다. 뿐만아니라 바이오경제 혁신에 필요한 우수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글로벌 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제시카 로젠워셀 FCC 위원장과의 자리에서는 양국의 주파수 확보·공급 계획을 공유하고, 6G 주파수 연구에 대해 '한미 전파 분야 국장급 회의' 등을 통해 지속 협력키로 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AI 생성 로보콜의 악용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이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FCC가 추진 중인 규제 정책에 대해 청취하고, 우리 정부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추진 중인 정책들도 소개하며 상호 정책 발전을 모색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9-24 09:49:0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방한 중인 얀 페이터 발케넨데 전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양국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발케넨데 전 총리와 접견해 양국의 '반도체 동맹' 강화를 위한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발케넨데 전 총리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반으로 상호 전략적 협력을 키워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09 20:38:37【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동맹 강화, 우주, 경제, 에너지 등 여러 분야의 합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추진 중인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공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이 협력해 대응하겠다면서도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대화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NASA, 일본인 달에 보낸다 미일 공동성명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통해 미국인을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일본인이 달에 착륙할 것이라는 계획이 명시됐다. 일본은 유인 월면 탐사차 '루나 크루저'를 개발, 아르테미스 계획에 공헌하기로 했다. 현재 아르테미스 계획으로는 우선 미국인 2명이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만인 2026년 9월에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일본인의 달 착륙은 빠르면 2028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견제 차원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양국 간 첨단 기술과 공급망 강화에 협력한다는 방침이 대거 포함됐다. AI 분야에서 양국 대학 참여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양국 기업이 1억1000만달러의 자금을 출연해 새로운 공동 연구 틀을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분야에선 연구개발, 설계, 인재 육성 등 협력 의제를 확립할 의지를 확인하고 범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한 힘을 모으기로 밝혔다. 중요 광물 자원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도 모색하고, 수산물 공급망 촉진, 인적 교류 활성화 의지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양국 고교생과 대학생 유학을 지원하기 위한 1200만달러 규모 장학 제도를 설립하기로 했다. ■북중 문제엔 협력, US스틸 매각엔 입장차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이 거부 의사를 밝힌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북한 정세에 대해 한층 더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추진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해 인권 및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한미일 협력과 배치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부담을 덜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중국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힘이나 위압에 의한 모든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일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동맹국인 미국과의 단단한 신뢰 관계 아래에서 중국에 대해 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 정상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공개적으로 인수 반대를 표명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 노동자에 대한 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나는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미국 정부에서 법에 따라 적정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은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며 미국에서 약 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일본의 투자는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흐름으로 확실히 해나가고 싶다"며 인수가 이뤄질 것을 희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4-11 18:18:15[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제재에 둘러싸인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반도체 생산 장비를 다시 팔라고 압박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동맹들에게 이미 판매한 제품마저 관리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며, 열강들의 이러한 힘 대결로 인해 한국처럼 양국 사이에 끼여 있는 국가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진핑 "中 못 막아, 협력만이 살 길"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인위적으로 기술 장벽을 만들고, 산업과 공급망을 차단하는 것은 분열과 대립을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으로 안전한 세상은 깊은 통합과 상호의존의 세상이어야 한다"며 공급망의 "탈동조화(디커플링)는 출구가 없다. 개방적 협력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항상 '네가 져야 내가 승리한다'는 흑백논리의 이원적 사고가 낡은 것이라고 여겨왔다"면서 "중국인은 발전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으며 그 어떤 세력도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진보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중국의 리창 총리도 뤼터와 따로 만나 "세계는 변화와 혼란이 교차하고 보호주의와 냉전적 사고방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발언은 네덜란드 반도체 생산 장비 업체 ASML을 겨냥한 발언으로 추정된다. ASML은 현재 매출 순위에서 세계 2위지만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 장비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ASML은 전 세계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으며 EUV를 이용하면 실리콘 웨이퍼에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을 수 있다. 중간에서 난처해진 네덜란드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 반도체 산업을 옥죄기 위해 네덜란드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ASML이 중국에 EUV를 팔지 못하게 막았다. ASML은 대신 중국에 상대적으로 구형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팔았다. 조 바이든 미 정부는 2022년 10월 중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미국산 장비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ASML과 매출 3위 업체인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에도 규제 동참을 요구했으며, 최근에는 DUV 역시 팔지 말라고 압박했다. ASML은 지난 1월 1일 성명을 내고 “네덜란드 정부가 최근 DUV 시스템 출하 허가를 부분 취소했다”며 중국으로 가야할 DUV 장비 3대의 수출을 중단했다. 뤼터는 시진핑의 강경 발언에 "디커플링은 네덜란드 정부의 정책적 옵션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네덜란드는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지속해서 심화시키고 경제와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실무 회동에서도 네덜란드를 압박했다. 중국 상무부의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은 27일 헤오프레이 판레이우언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과 만나 노광장비를 언급했다. 왕원타오는 네덜란드를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가 계약 정신을 굳게 지키고, 기업의 계약 의무 이행을 지원하는 한편, 노광장비 무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보장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판레이우언은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는 어떤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독립·자주적 평가에 따른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네덜란드를 압박하는 동시에 설득하려고 애썼다. 시진핑은 27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네덜란드로부터 첨단 제품 수입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美 "이미 판 장비도 사후 지원 끊어야" 네덜란드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추가 압박을 받고 있다. 미 경제 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의 앨런 에스테베스 산업안보차관은 27일(현지시간) 연례 경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맹국 정부들과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정부가 동맹국 장비 업체들이 중국 내 장비와 관련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테베스는 “우리는 어떤 서비스가 중요하고,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은 지 결정하기 위해 동맹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들과 대화에서 핵심 부품에 대한 서비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일본은 미국의 요청으로 장비 수출을 규제했지만, 장비 기업들이 수출 통제 이전에 중국에 판매한 장비와 관련해 유지·보수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미 정부는 중국이 보유한 장비를 계속 운영하여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미국의 규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사후 관리 및 지원마저 차단할 계획이다. 미 언론들은 이미 미 정부가 ASML을 상대로 지원 중단을 압박중이라고 전했다. 에스테베스는 일단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비(非)핵심 장비에 대한 서비스까지 막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에스테베스는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월 17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과 이스라엘, 대만 등을 언급하며 해당 동맹국들이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제재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IA는 미국 업체들만 중국 수출이 막혔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미국의 동맹들도 제재에 동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28 14:23:17[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네덜란드와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을 상대로 중국에 반도체 생산 장비를 팔지 말라고 압박했던 미국이 이번에는 동맹들에게 이미 판매한 장비의 사후 후 관리 및 지원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미 경제 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의 앨런 에스테베스 산업안보차관은 27일(현지시간) 연례 경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맹국 정부들과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정부가 동맹국 장비 업체들이 중국 내 장비와 관련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테베스는 “어떤 서비스가 중요하고,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은 지 결정하기 위해 동맹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들과 대화에서 핵심 부품에 대한 서비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매출액 1위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를 보유한 미국은 2018년부터 중국의 반도체 사업을 억제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를 동원했다. 미국은 2022년 10월 미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막은 뒤 네덜란드와 일본에 비슷한 수출 통제를 도입하라고 압박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은 각각 매출 규모로 세계 2위와 3위 기업이다. 양국 모두 지난해부터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행 장비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두 국가는 일단 미국과 달리 자국 기업들이 수출통제 시행 전에 이미 판매한 장비를 중국 기업이 계속 운영하는데 필요한 유지·보수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미 정부는 중국이 보유한 장비를 계속 운영하여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미국의 규제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사후 관리 및 지원마저 차단할 계획이다. 미 언론들은 이미 미 정부가 ASML을 상대로 지원 중단을 압박중이라고 전했다. 에스테베스는 일단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비(非)핵심 장비에 대한 서비스까지 막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에스테베스는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월 17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과 이스라엘, 대만 등을 언급하며 해당 동맹국들이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제재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IA는 미국 업체들만 중국 수출이 막혔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미국의 동맹들도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28 09:19:38【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점점 더 세밀해지고 거세지고 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방지를 위해 한국 등 동맹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술 기밀 유출 문제를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 챙기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한국 등 더 많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가 대중국 수출통제 대열에 참여하기를 원하며 압력을 행사중이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장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중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지난달에도 대화를 지속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월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달 17일에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맹국도 미국과 유사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상무부에 제출했다. 미국 정부는 핵심 반도체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중국 수출을 통제하라고 압박중이다. 두 국가는 대중 수출통제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빈틈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ASML의 경우 중국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정비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 과정이 느슨하다는 것이 미 정부의 입장이다. AI와 관련된 기술 유출에는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AI와 첨단 기술의 도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개발된 민감한 기술이 보유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강력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랜드 장관의 발언은 최근 구글에서 근무하던 중국 국적의 중국인이 구글의 AI 영업 기밀을 훔친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것에 대한 것이다. 미국 검찰은 최근 구글의 AI 영업 비밀이 담긴 500개 이상의 파일을 훔친 혐의로 이 중국인을 체포했다. 이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해당 중국인은 최대 징역 10년의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해 중국 등 우려국가들이 미국의 기술을 유출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시행중이다. 이와 관련, 리사 모나코 미국 법무부 차관은 지난달 "AI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우려국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보호해야 할 목록의 첫번째는 AI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오는 2025년까지 AI 등 첨단 기술을 발전시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정보 당국은 반도체와 AI등 최첨단 지적 재산의 유출과 도난 위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미국 국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연방수사국(FBI) 등과 다른 정보기관들은 중국이 AI를 사용해 이전에 불가능했던 미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비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3-07 18:18:36【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반도체를 아주 중대한 국가 안보 산업으로 여기고 있는 조 바이든의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더 많은 동맹국의 참여를 이끌어내 중국의 첨단반도체 생산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 정부의 압박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지난해 깜짝 발표한 최첨단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한국 등 더 많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가 대중국 수출통제 대열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장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중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지난달에도 대화를 지속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올해 1월 12일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달 17일에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맹국도 미국과 유사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상무부에 제출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 정부에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올해 수출통제 시행 전에 중국 업체에 판매한 반도체장비에 대해 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미국 정부는 화학소재 기업 JSR 등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를 원하고 있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부문 세계 시장 선두 업체다. 미국 정부는 자체 수출통제를 시행한 뒤 핵심 반도체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중국 수출을 통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두 국가도 수출통제를 강화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빈틈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ASML의 경우 중국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정비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 과정이 느슨하다는 것이 미 정부의 입장이다. 독일의 경우 광학기술로 잘 알려진 칼자이스가 ASML에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광학 부품을 공급하는데 미국은 칼자이스가 중국에 그런 부품을 수출하지 않도록 독일 정부가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네덜란드도 독일이 수출통제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이런 합의가 이뤄지도록 압박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3-07 07:47:39[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반도체 업계 단체에서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 역시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 정부에 의견서를 보내 미 동맹국 기업들이 중국과 계속 거래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에서 불리해진다고 강조했다. 1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정부 관보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1월 17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SIA는 미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시행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통제를 언급하며 공평한 경쟁을 위한 다자간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BIS가 동맹국들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채택하도록 설득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SIA는 미 기업의 경우 수출통제 대상 목록에 없는 장비도 중국의 첨단 제조시설로 수출할 수 없는데 반해 한국과 일본,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의 경쟁 업체들은 목록에 없는 장비면 중국 수출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국가간 규제 비대칭성으로 미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미 정부가 수출통제로 달성하려던 목표도 약화된다고 주장했다. SIA는 "미국에서만 존재하는 규제의 존재 때문에 해외 경쟁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그들의 연구 개발에 투자돼 궁극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미 정부가 동맹국들과 협의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 7일 발표하고 2023년 10월 17일 개정한 수출규제를 통해 미 기업이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팔지 못하게 막았다. 미 정부는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에 제재 동참을 압박했고 네덜란드에서는 실제 판매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한국에 중국행 반도체 장비 제제에 동참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외신들은 미 법무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작업체인 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를 수사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관계자들은 AMAT가 중국 1위 반도체 기업 중신궈지(SMIC)에 미 정부 허가 없이 장비를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AMAT는 미국에서 제작한 반도체 생산 장비를 한국 자회사에 보낸 뒤 한국에서 이를 다시 중국으로 보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01 09:06:50네덜란드 국빈방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 한 해 순방일정이 마무리됐다.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시작으로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까지 올해만 13회 15개국을 돌면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적극적인 세일즈외교를 펼치며 두둑한 경제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UAE에서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순방 때마다 현지 기업들과 만나 대규모 투자유치와 수출 확대 계기를 조성하는 등 유무형 가치 창출에 집중했다. 가장 최근인 네덜란드에선 반도체 장비 강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구축, 안정적인 공급망 형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4월 미국 국빈방문과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 방문, 3월 일본 방문 등으로 한미일 3국 연대는 정상궤도를 넘어 활성화됐고 중국과는 적절한 긴장관계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운동장을 넓힌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실패로 끝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포함한 순방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외교의 접점을 확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년간 지구 5바퀴 돌며 세일즈 18일 윤 대통령의 올해 1년간 순방 이동거리를 살펴본 결과 약 20만㎞를 이동, 지구를 5바퀴 이상 돈 것으로 나타났다. 13차례에 걸쳐 15개국을 방문한 모든 일정의 중심에는 세일즈외교가 있었다. 취임 후 1년7개월간으로 보면 윤 대통령은 약 26만㎞, 지구를 7바퀴 가까이 도는 강행군 속에 기업인들과 함께 90여개국 정상을 150여차례 만나 수출과 세일즈를 위한 외교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변수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까지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다자회의가 열리는 곳이든, 국빈으로 방문하는 곳이든 어디서든 우리 기업들에 대한 해외진출 지원과 한국으로의 투자유치 관련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았다. 대표적인 것이 UAE 300억달러 투자유치다. 마지막까지 '빈칸'이었던 투자유치 금액은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결정됐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는 영국과의 100억파운드(약 122억달러, 약 15조원)였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투자금액이었다. '1호 영업사원'이란 단어가 나온 것도 UAE 순방 기간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한이 미뤄졌으나, 해당 투자 이행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미국 핵 전략자산의 수시 전개와 핵우산 명문화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으로 대표되는 성과를 냈던 미국 국빈방문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도착 즉시 넷플릭스와 테슬라 대표를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기간 윤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을 만나 원전과 방산, 인프라 협력 세일즈를 펼친 바 있다. ■정상외교로 막힌 길 뚫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개별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정상외교로 활로를 뚫어 활동 폭을 넓혀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네덜란드 국빈방문으로 체결한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은 국내 대기업들에 첨단 노광장비 수급 효율화라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일본을 방문해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풀리기도 했다.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선 안보협력 외에도 경제·첨단기술 협력으로 파생돼 글로벌 금융시장 대응을 위한 3국 재무장관 간 금융협력 협의체인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 간에는 유사시 통화스와프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한일 간에는 8년 만에 상시 통화스와프를 재개했다. 한미 동맹이 공고해지면서 미중 갈등 속에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 공장으로 첨단기술 반입을 제지하던 미국의 제재로 골머리를 앓던 우리 기업들에도 숨통이 트인 것으로 평가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2-18 18:17:02[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 한해 순방 일정이 마무리됐다.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까지 올해만 13회, 15개국을 돌면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치며 두둑한 경제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UAE에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매 순방 마다 현지 기업들과 만나 대규모 투자유치와 수출 확대 계기를 조성하는 등 유무형 가치 창출에 집중했다. 가장 최근인 네덜란드에선 반도체 장비 강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구축해 안정적인 공급망 형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8월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방문, 3월 일본 방문 등으로 한·미·일 3국 연대는 정상궤도를 넘어 활성화됐고, 중국과는 적절한 긴장관계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시키면서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운동장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비록 실패로 끝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포함한 순방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외교의 접점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1년간 지구 5바퀴 돌며 세일즈 18일 윤 대통령의 올해 1년간 순방 이동거리를 살펴본 결과, 약 20만km를 이동해 지구를 약 5바퀴 이상 돈 것으로 나타났다. 13차례에 걸쳐 15개국을 방문한 모든 일정의 중심에는 세일즈 외교가 있었다. 취임 후 1년 7개월간으로 보면, 윤 대통령은 약 26만km, 지구를 7바퀴 가까이 도는 강행군 속에 기업인들과 함께 90여개국 정상들을 150여 차례 만나 수출과 세일즈를 위한 외교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까지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다자회의가 열리는 곳이든, 국빈으로 방문하는 곳이든 어디서든 우리 기업들에 대한 해외 진출 지원과 한국으로의 투자 유치 관련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았다. 대표적인 것이 UAE 300억 달러 투자 유치다. 마지막까지 '빈칸'이었던 투자유치 금액은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 간 정상회담 후 결정됐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는 영국과의 100억 파운드(약 122억 달러. 약 15조원)이었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투자금액이었다. '1호 영업사원'이란 단어가 나온 것도 UAE 순방 기간에 나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모하메드 대통령의 방한이 미뤄졌으나, 해당 투자 이행 작업은 현재 진행중이다. 우리 측 기획재정부, 산업은행과 UAE 측 무바달라 측간 실무협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힌 바 있다. 미국의 핵 전략자산의 수시 전개와 핵우산 명문화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으로 대표되는 성과를 냈던 미국 국빈 방문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도착 즉시 넷플릭스와 테슬라 대표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선 미국 '빅3'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실판 아민 수석부회장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개선으로 한국에서의 기업 활동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한국에서의 생산량 확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기간, 윤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을 만나 원전과 방산, 인프라 협력 세일즈를 펼친 바 있다. ■정상외교로 막힌 길 뚫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개별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정상외교로 활로를 뚫어 활동 폭을 넓혀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체결한 양국간 반도체 동맹은 국내 대기업들에게 첨단 노광장비 수급 효율화라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일본을 방문해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풀리기도 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선 안보 협력 외에도 경제, 첨단기술 협력으로 파생돼 글로벌 금융시장 대응을 위한 3국 재무장관 간 금융협력 협의체인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도 신설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간에는 유사시 통화스와프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한일 간에는 8년 만에 상시 통화스와프를 재개했다. 한미 동맹이 공고해지면서 미중 갈등 속에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 공장으로의 첨단 기술 반입을 제지하던 미국의 제재로 골머리를 앓던 우리 기업들에도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실제 윤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순방에 동행했던 스마트팜 기업들의 올해 수출은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순방을 통해 사막에서 스마트팜, 수직 농법을 활용해 야채와 과일을 직접 재배하려는 수요가 높은 중동 주요국들과 국내 관련 기업들을 연결시켜주는 매개 역할을 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현장에서 투자신고를 하는 등 세일즈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국 기업들의 역량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대통령이 직접 외국 현장을 찾아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에 독려하는 것 또한 기업 당사자들에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2-18 16: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