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교육청이 최근 공개된 '2022개정 교육과정' 역사 교과서 중 일부 출판사가 여수·순천 10·19사건 희생자들에게 '반란'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전남도교육청은 6일 "'반란' 표현은 지난 2021년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를 통과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의 정의에 맞지 않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이는 우리 사회의 화합과 진실 추구를 저해할 수 있는 매우 우려스러운 행태"라며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고,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반란' 등의 표현을 즉각 삭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전남도교육청은 "여순사건특별법 취지에 저촉되는 표현이 있는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채택되지 않도록 권한 내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라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평화·인권에 대한 가치관을 함양할 수 있도록 여수·순천 10·19 사건 평화·인권 교육에 필요한 사항을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9-06 13:25:44[파이낸셜뉴스] 오픈AI 공동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의 '안전한' AI 모델에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가 몰렸다. 벤처 캐피털(VC)의 대부 앤드리슨 호로위츠, 세쿼이아 등이 자금 모집에 참여했다. 출범 석 달째에 불과한, 아직 어떤 AI 모델도 내놓지 못한 AI 스타트업에 지금까지 약 50억달러(약 6조6700억원) 자금이 모였다. 수츠케버는 샘 올트먼이 돈에 눈이 멀어 AI 안전성을 내팽개쳤다면서 올트먼을 최고경영자(CEO)에서 축출하는 반란을 주도했다가 실패하자 따로 회사를 차렸다. 지난해 11월 올트먼을 CEO에서 해고했다가 직원들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발로 쿠데타가 실패하자 그는 올 5월 오픈AI를 떠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수츠케버의 AI 스타트업 '세이프(안전한) 슈퍼지능(SSI)'이 출범 3개월 만에 약 50억달러 자금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SSI는 새로 마련한 10억달러를 자체 AI 모델과 인력 확보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SSI 전체 직원 수는 10명에 불과하다. 수츠케버는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과학자로 챗GPT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AI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냇 프리드먼, 대니얼 그로스,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대니얼 레비와 함께 SSI를 창업했다. 수츠케버의 SSI는 현재 오픈AI, 앤스로픽, 일론 머스크의 xAI 등 이미 자리를 잡은 경쟁사들에 대항하는 첨단 AI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I는 기존 AI 업체들에 비해 여전히 덩치가 크게 작다. AI 시장을 개척한 오픈AI는 기업 가치가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앤스로픽과 xAI는 올해 초 자금 모집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각각 20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SSI CEO 그로스는 SSI는 즉각 상용화가 가능한 AI 모델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출시 이전 수년에 걸쳐 시험한 뒤 안전한 슈퍼지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SI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팰러알토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사무실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05 03:10:31【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은 정치와 경제 분야 기득권을 깨는 유쾌한 반란을 매일 꿈꾼다. 대한민국 '혁신'을 이야기할 때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대한민국 역사에 혁신이라는 비전을 가장 먼저 제시한 시작점이 바로 김 지사라고 볼 수도 있다. 거창하거나 과장된 비유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 김 지사는 20년 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대한민국 최초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2030'을 통해 대한민국 전반에 대한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또 경제부총리 시절에는 '혁신성장'을 최초로 언급하고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혁신이라는 말이 보편화됐지만, 김 지사는 어느 누구보다 앞서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셈이다. 그런 그가 추구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미래는 시장경제를 잘 이해하는 '경제에 유능한 진보'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기득권을 깨는 반란'은 김 지사가 정치 초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유쾌한 반란'과 맥을 같이한다. '유쾌한 반란을 통해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것', 어쩌면 그가 정치적으로 바라는 미래는 그런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 "밥 한끼 사주고 싶다"며 도민들 지지지난 19일 '혁신'이라는 주제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김 지사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혁신에서부터 일상생활로 스며든 인공지능(AI)으로 인한 혁신, 대한민국을 혁신할 경제3법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런 그의 답변 속에는 오래 고민하고 계획하고 또 수정을 거듭한 흔적들이 담겼다. 평상시 쓰는 문장도 일고여덟번은 고쳐쓰기 해야만 하는 김 지사의 성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 긴 시간 '혁신'에 대한 고민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한 5월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긍정평가에서 김 지사가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취임 이후 22개월 만에 맛본 1위로, 그동안 선거 당시 득표율보다 지지율이 상승했음을 의미하는 지지확대지수에서 21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김 지사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22년 8월 긍정평가 부문에서 5위, 1년 후인 2023년 8월 평가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상위권에 머물면서 올해 3월 4위, 4월 2위에 이어 5월 1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 지사는 "기쁘다. 수도권에서 1등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게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그런 메시지로 듣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긍정평가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꼽았다. 김 지사는 "첫 번째가 진정성이고, 그다음이 성과"라며 "보통은 성과 또는 영향 이런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저는 진정성을 우리 도민들이 많이 이해해 주고 그걸 또 지지해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는 요즘 '밥 한끼 사주고 싶다'는 사람들 때문에 즐거운 곤욕을 자주 겪는다. 그는 "밖에 다닐 때 많이 알아보신다. 심지어는 음식점에 갔는데 얘기도 안 하고 밥값을 내고 나가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여러 번 경험을 해서 사진 찍고 인사하시는 분들이 먼저 나갈 때는 꼭 지켜보게 된다"며 웃음 섞어 말했다. 대화의 핵심 주제인 '혁신'에 대해 김 지사는 "제도와 의식, 형태의 변화 모두가 필요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전 분야에서 거대한 퇴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혁신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근본을 새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대한민국 정치·사회·경제 모두 퇴행특히 그는 "혁신은 제도와 의식, 행태의 변화 모두가 필요한 것을 의미한다"며 "과거 월드뱅크에 근무할 당시 재정혁신 전문가들과 첫 미팅에서 '혁신이 성공했다는 증거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행태의 변화'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진정한 혁신은 제도혁신을 넘어 의식혁신, 행태혁신까지 가야지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는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국가주의, 권위주의, 개발연대에서 경제 운영의 틀 등 제도 의식 행태가 너무 팽배했기 때문에 이것을 완전히 바꾸는 국가의 기본, 근본을 새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는 우리 국민들의 의식과 행태도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김 지사는 AI로 대표되는 기술혁명을 "추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쇼트트랙 경기에서 뒤처져 있을 때 직선상 코스에서는 추월의 기회가 없다. 코너를 돌 때 추월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며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지금 전 세계가 코너워크를 돌고 있다. AI를 포함한 기술진보, 산업정책,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코너를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적응하고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모두 코너워크를 돌 때가 우리가 추월할 수 있는 그런 기회"라고 말했다. ■ AI를 주축으로 한 기술혁명시대 도래김 지사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참석, 지난 5월 미국 출장 중 엔비디아·구글·실리콘밸리 방문 등을 통해 기술진보의 핵심으로서 AI에 주목했다"며 "AI는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의 모든 분야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마치 농업혁명에서 산업혁명, 산업혁명에서 정보화혁명 그리고 그 뒤를 이어 AI를 주축으로 한 기술혁명의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경기도가 이 시대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중앙정부는 이와 같은 산업정책 면에서 뒤떨어져 있거나 또는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경기도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래서 김 지사는 "경기도에 전국 최초로 AI국을 신설하고, 가을에는 AI 국제영화제도 최초로 개최한다"며 "이와 같은 것들을 통해 결과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휴머노믹스(Humanomics)'"라고 설명했다. 사람 중심 경제, 기술과 사람의 융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려 혁신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큰 주제로 넘어가 대한민국을 혁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김 지사는 '경제3법'이라는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렵다. 특히 초저출생으로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는 새로운 돌파구, 미래 먹거리가 필요하다"며 "경제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김 지사는 "경기도가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경제3법'을 제시했다"며 "반도체특별법, RE100 3법,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등이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특별법은 "경기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조성되는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가장 큰 문제인 전기와 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을 포함해 반도체 산업 집적화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은 개별 산업단지 지원으로 반도체 집적화 지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만을 위한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두 번째 RE100 3법은 △신재생에너지법 개정 △영농형태양광 지원 법률 제정 △산업집적법 개정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 국가균형 발전의 '테스트 베드' 만들 것그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경기도는 5개 산업벨트로 경제활력을 더하고자 하는데, 앞으로 우리 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수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으면 수출길이 막히고 세계 시장을 잃는 우를 범할 것이다. RE100 3법은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핵심 입법"이라고 밝혔다. 경제3법 가운데 마지막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기북도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자칫 수도권 규제 문제와 연결돼 비수도권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북도가 현실화됐을 경우 이미 정해져 있는 정부 교부세를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중장기적으로는 북부를 발전시켜서 지방으로 가는 재원을 확충하는 목적이 있다"며 "경기북부에 경제가 활성화되면 법인세·소득세가 더 걷힌다. 그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재원 중에 상당 부분을 경기도가 부담을 해서라도 다른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기도는 작은 대한민국이다. 경기북부는 인구소멸과 지역 불균형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이를 해결하는 시험무대(테스트 베드)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말로만 했었지 이제까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다"며 "거기서 의미를 두고 있고 제 입장에서 경기북부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궁극적으로 그것이 대한민국 발전으로까지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jang@fnnews.com
2024-06-20 18:50:23경기 성남 분당갑은 16대 총선 이후 20대 총선을 제외하곤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될 만큼 수도권의 대표적인 보수 텃밭 중 하나로 분류된다. 생활기반 등이 인접한 서울 강남 3구와 가깝고 판교 테크노밸리에 IT 등 각종 스타트업이 대거 밀집해 있어 화이트칼라 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소득과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종부세 벨트로 묶이기도 한다. 여권 내부에서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수색이 짙다는 평이다. 여야 잠룡 간 대결구도가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현역인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는 재보선 당선 후 2년 만에 지역구 수성에 나섰다. 원조 친노무현계 인사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분열의 정치 종식'이라는 노무현 정신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개혁신당 류호정 후보는 젊은 참신함과 새 정치 구현을 고리로 '역동적 반란'을 꿈꾸고 있다. ■높은 인지도 안철수 "안철수 후보를 잘 안다. 전 남자친구가 팬이라서 저는 책도 읽었다. 교통도 편하게 해주고 우리 지역이 잘살게 해주기를 바란다."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만난 20대 주민 이모씨는 인지도가 높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실제 안 후보가 이날 오후 탄천에 등장하자 지역 주민들은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은 "안철수네. 사진 같이 찍어도 되나"라며 셀카를 요청하는가 하면 악수를 청한 한 시민은 "(안 의원과) 악수한 손은 이제 안 씻을 것"이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시민들이 창문을 내리고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건네기도 했다. 성남분당갑 현역인 안 후보는 과거 판교에 안랩을 세워 국내 최초로 백신 프로그램인 'V3'를 개발하고 의사, 프로그래머, 기업가, 대학교수를 거쳐온 이력으로 이름을 알려 정치에 입문했다. 안 후보의 이런 영향력은 대선에 3차례나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안 의원은 "지난해 말 노후도시 재건축특별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분당에는 노후 아파트들이 많아 꼭 필요한 법"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만들기 위해 연구기관과 교육기관을 유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안 후보의 이번 총선 공약은 △재건축 신속추진을 통한 제1기 명품미래도시 △수서~광주 복선전철 착공, 야탑~도촌 사거리 경유, 8호선 모란~판교 구간 연장, 3호선 연장 등을 통한 교통문제 해소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인공지능(AI) 창업 및 산업도시인 한국형 실리콘밸리 구축 등이다. 안 후보는 "태어난 곳은 부산이지만 실제로 벤처기업을 만들어서 본사를 만든 곳이 바로 이곳이니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라며 "지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실히 파악하고 더 좋은 동네로 만들겠다는 진심이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역현안 해결사 이광재 "강원도지사까지 했고 인품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실물을 보니 진짜 소탈하고 믿음이 간다. 뚝심 있게 현안을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 경기 성남시 서현동에 거주하는 50대 정모씨는 18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직접 보고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분당에 위치한 오피스텔인 풍림아이원플러스 입주민 간담회에 참석, 각종 민원을 청취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실장, 3선 국회의원, 강원도지사, 국회 사무총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일할 당시 판교를 포함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을 구상하며 참여정부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분당갑에 갖고 있는 애착이 상당히 크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60대 입주자관리단 한 임원은 "이 후보가 행정 일을 많이 했다고 해서 거는 기대가 크다"며 "성남시와 해야 할 일이 많은데 (현안 해결에서) 힘을 발휘해줄 수 있는 의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무기는 이른바 부지런한 발품으로 꼽힌다. 워낙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역 주민들을 만나 '사람부자'로도 통한다. 이 후보는 이런 스킨십을 바탕으로 이번 총선에서 △선도지구 지정 및 재건축 신속 추진 △분당 과학고 및 판교 카이스트 부설 과학영재고 설립 △지하철 3·8호선 연장 및 성남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고속철도(KTX)·수서고속철도(SRT) 정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많은 주민들이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일할 사람, 일할 능력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각종 행정 경험과 의정 경험, 정치력으로 산적한 지역 현안들을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치혁신 기대감 류호정 "국회에서 타투를 할 때부터 봤는데, 아무래도 젊으니까 정치를 혁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경기 성남시 야탑동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7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18일 기자를 만나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류 후보가 타투를 새긴 등을 드러내며 타투업 합법화를 촉구했던 장면을 기억한 것이다. 류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분당차병원 앞에서 운동 나온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소탈한 운동복 차림으로 나온 류 후보는 30대부터 백발이 성성한 80대까지 모든 연령대의 지역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좋은 하루 되세요" "건강하세요"를 외치며 명함을 건넸다. 이후 장소를 야탑역 광장으로 옮긴 류 후보는 "점심식사 맛있게 하시라"며 힘찬 인사를 건넸다. 류 후보는 대학 졸업 후 판교테크노밸리에 취업을 하면서 10여년간 분당에 거주한 '분당 토박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인 분당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정쟁만 반복하는 국회의 진영정치를 종식하고, 양당에 의탁하지 않은 건강한 제3지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거대 양당의 진영논리에 지친 지역 주민들은 류 후보의 선전을 기대했다. 야탑역 광장에서 만난 60대 이모씨는 "너무나 신선하고 잘하고 있어서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며 "다른 데 물들지 않고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는 국민의 대변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호평했다. 류 후보는 이번 총선 대표공약으로 △분당 재건축 착수 및 재건축 주민 신축 아파트 주택 이주 △광역버스 신규 노선 설치 및 신분당선·분당선 열차 칸 증설 △재활용 자판기 동별 설치 및 자판기 사용 시 지역화폐 인센티브 지급 등을 제시했다. 류 후보는 "대한민국에 좋은 정책이 아니라 좋은 정치가 없어서 시민들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끝없는 갈등을 중재해 타협하도록 만들 수 있는 제3지대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홍요은 김예지 기자
2024-03-18 18:18:35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이라고 첫 장면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발생했던 군사 반란과 많은 부분이 일치하여, 관객에게 분노와 안타까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 9사단장 노태건(박해준 분) 일당은 불법으로 계엄사령관을 체포하고 전방에서 국가를 방위하고 있던 군인들을 수도로 이동시키면서 군사 반란을 일으킵니다. 신군부가 저지른 반란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전두광, 노태건 신군부 일당은 군사 반란 당시 군인의 신분이었으므로 형법이 아닌 군형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군형법상 반란죄는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군 지휘계통이나 국가기관에 반항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군 지휘계통에 대한 반란은 위로는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최말단의 군인에 이르기까지 일사불란하게 연결되어 기능하여야 하는 군의 지휘통수계통에서 군의 일부가 이탈하여 지휘통수권에 반항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하고 있습니다. 군형법은 반란죄에 대해서 수괴는 사형, 반란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에 반란에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사람과 반란 시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한 사람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반란에 부화뇌동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군부의 12.12 군사 반란 등에 대해서,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고 국회가 새로 구성되는 등 통치권 담당자가 교체되어 국가 헌정질서의 변혁을 가져온 고도의 정치적 행위여서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군사 반란 등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군사 반란 등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우리나라의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어 처벌 대상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군형법상 반란죄는 다수의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국권에 반항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국권에는 군의 통수권 및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반란 가담자들이 대통령에게 육군참모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적법한 체포절차도 밟지 아니하고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한 행위는 육군참모총장 개인에 대한 불법체포행위라는 의미를 넘어 대통령의 군통수권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지휘권에 반항한 행위라고 할 것이며, 반란 가담자들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상 이는 반란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전두광을 비롯한 신군부가 행한 계엄사령관을 불법으로 체포하고, 적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있는 전방의 군인들을 불법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일체의 행위는 비록 성공한 쿠데타라고 할지라도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군 지휘계통이나 국가기관에 반항한 반란죄에 해당합니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잘못된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반드시 올바른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사 반란을 일으킨 신군부 일당들의 행적들을 보면서 사필귀정이라는 고사성어가 틀린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서울의 봄’ 포스터, 스틸컷
2023-12-15 13:20:08[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제22대 총선거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강민정·오영환 의원에 이어 홍성국·이탄희 의원이 13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전면적인 당 쇄신과 혁신을 촉구했다. 당내 입지가 약한 초선으로서의 정치적 한계에 대한 자성을 통해 친명계 위주의 당 운영과 계파간 갈등의 봉합을 주문한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 중진발(發) 불출마 압박 분위기가 가중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초선발(發) 당 쇄신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혀 4년만에 여의도를 떠나겠다는 이들의 결심에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을 향한 인적 쇄신 압박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성국(세종갑)·이탄희 의원(경기 용인정)은 이날 국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출신으로, 당내 대표 '경제·금융통'인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각종 개혁으로 사회를 바꿔보려했지만 후진적인 정치 구조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상 정치가 국가경제와 미래를 위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정치인이 아닌 연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설명이다. 판사 출신으로 '사법개혁'을 내걸고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정치개혁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소장파다. 최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을 도입하자고 주장해왔지만 당 지도부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판수위를 높여왔다. 이 의원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고 꼬집었다. 앞서 청년 소방관 출신의 오영환 의원과 교사 출신의 강민정 의원도 "21대 국회가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퇴행시켰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전문성과 상징성을 지닌 초선 의원들의 반란이 당 안팎의 쇄신 미흡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지도부의 거취 압박도 분출하는 상황이다.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의 이원욱 의원은 "정치와 민주당이 초선 의원들을 버린 것"이라며 "친명기득권 정치인들은 꿈쩍도 안하며 요직을 차지해 공천권을 손안에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불출마)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 하냐,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냐"며 결단을 촉구했다. 당 지도부는 여당과의 혁신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진 용퇴론' 등 인적쇄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용퇴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3-12-13 16:03:58"해고 발표 수 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오픈AI가 지난 17일 창업자 그룹 핵심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축출한 과정이 전광석화 같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오픈AI에 11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최대 지원 세력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해고가 결정돼 보도가 된 뒤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고, 언론 보도 내용 외에는 따로 들은 것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창업그룹 가운데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올트먼 축출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올트먼이 쫓겨난 상세한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오픈AI는 올트먼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해고 사유로 들었을 뿐이다. 올트먼이 전격 해고된 가운데 벤처 업계는 올트먼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 구글 CEO 출신인 에릭 슈미트 등이 모두 올트먼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3를 지난해 들고 나와 전세계에 AI 붐을 일으켰던 오픈AI가 내분으로 흔들리면서 AI 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상회의 30분 만에 해고 결정FT에 따르면 올트먼 CEO 해고 결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보도를 통해 이사회가 올트먼을 해고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까지 그 누구도 낌새조차 채지 못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올트먼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정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아시아 정상들을 상대로 오픈AI 대표로 AI에 관해 강연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픈AI의 반란은 17일 오전 조짐이 보이기는 했다. 수츠케버, 올트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오픈AI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로크먼 사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해임된 것이다. 이사회는 브로크먼이 회사를 떠는 것은 아니라며 사장 자리를 지속해 새로 CEO가 된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마이라 무라티를 보좌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브로크먼은 더 이상 오픈AI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브로크먼은 이번 올트먼 축출은 수츠케버가 나머지 이사 3명과 함께 공모한 것으로 화상회의로 불과 30분 토론 끝에 올트먼 해고 결정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MS도 몰랐다오픈AI에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연초에는 110억달러 추가 투자를 결정한 MS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됐다. 최대 투자자이지만 올트먼 축출과 관련해 사전에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고, 결정이 난 뒤에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 외에는 전달받은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티야 나델라 CEO는 애써 당혹감을 감추고 오픈AI와 지속적인 협력 속에 앞으로도 관련 기술에 완전히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도부 전면 교체와 내분 속에 공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MS는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축출로 오픈AI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새 진로를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MS 주가는 17일 장 마감 직전 발표된 올트먼 축출 여파로 1.7% 하락한 369.85달러로 미끄러졌다. MS는 AI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가장 탁월한 사업모델을 갖춘 업체로 주목받으며 전날 사상 최고가를 찍었지만 올트먼 축출과 오픈AI 내분 속에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AI, 올트먼·브로크먼 중심 재편되나AI 업계가 이번에 축출된 오픈AI 공동창업자 올트먼과 브로크먼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픈AI는 브로크먼의 아파트에서 수츠케버, 올트먼, 머스크 등이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스타트업이다. 올트먼과 브로크먼이 다시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유명 인사들 상당수는 올트먼과 브로크먼 편이다. 슈미트 전구글 CEO는 X에 올린 트윗에서 올트먼이 "무(無)에서 900억달러짜리 기업을 일으켰다"고 칭송하고 "그의 다음 행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 소수지분을 갖고 있는 벤처캐피털업체 세콰이어의 앨프레드 린 파트너는 브로크먼이 스타트업을 만들면 오픈AI 지분보다도 더 많이 투자할 생각임을 밝혔다. 맥쿼리의 프레드 해브마이어 애널리스트는 올트먼이 "앞으로도 계속 소프트웨어와 AI 시장의 향배를 좌우하는 핵심 인물로 남을 것"이라서 오픈AI에서 인력들이 빠져나와 올트먼을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1-19 18:19:44[파이낸셜뉴스] '서울의 봄' 개봉을 앞둔 김성수 감독이 "고3 때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그날 밤 직접 들었던 총성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22일 개봉하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김성수 감독은 '비트' '태양은 없다' '감기' '아수라' 등 선굵은 영화를 만들어왔다. 김 감독은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를 통해 12.12 군사반란을 영화 소재로 삼은 배경과 영화화 과정에서 실제 사건과 달라진 점을 전했다. 먼저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을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로 자신이 고3이었던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이 일어난 그날 밤 직접 들었던 실제 총성을 꼽았다. 김 감독은 “당시 한남동에 살았는데 육군참모총장 공관 건너편에 있던 친구집 옥상에서 들었던 총성이 '서울의 봄'을 만들게 한 출발점”이라며 “그때 열아홉 살이었던 나는 20여 분 넘게 간헐적인 총성을 들으며 공포에 사로잡혔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에 총성의 이유에 대해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려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이후로 그날에 대한 궁금증을 머릿속에 남겨두게 됐다”라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 사건에 대해 알 수 있게 됐고, 그날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어떻게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또한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당시의 현장 속으로 데려가고자 반란군과 진압군 사이의 공방과 대치를 더 강렬하게 그렸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실화 소재 영화인데 어떤 것이 극화됐을까? 그는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극의 중심에 서는 캐릭터를 둘로 압축했다. 메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전두광을 군 내 사조직까지 동원해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는 권모술수의 대가로 부각시켰고, 원칙에 충실한 캐릭터 이태신을 반란군에 맞서는 진압군의 수장으로 내세워 서로 대립하게 만들었다. 두 캐릭터 모두 영화적으로 새롭게 가공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전두광을 연기한 배우 황정민은 “전두광이라는 캐릭터가 잘 살아나게끔 모든 것을 만들어 주신 집요한 분”이라고 김성수 감독에 대해 말했다. 이태신을 맡은 정우성 또한 “더 집요하고 악착같아지셨다. 캐릭터의 중심을 잡아주시면서 배우가 캐릭터에 지지 않기를 바라며 계속 자극해 주셨다”라며 각각 캐릭터를 완성해 낸 소감을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0-24 09:05:05[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레바논으로까지 확전 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 내부에서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인도적 구호를 위해 일단 휴전토록 하자는 유엔 긴급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미국이 반대해 무력화시켰지만 내부적으로는 이같은 미국의 입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가자지구 주민들이 대규모로 살상될 것이 뻔한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지지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직원 반발에 곤혹 2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터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서한을 통해 국무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WSJ은 국무부 내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갈등을 조정하는 미국의 방식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같은 감사 서한이 나왔다고 전했다. 블링컨은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는' 이 지역에서 미국인들이 안전하게 떠나도록 노력해준 국무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블링컨은 아울러 국무부 내부에서 불만이 있다는 점도 시인했다. 그는 "이번에는 직무만이 아닌 개인적으로도 반발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 지역에 있는 우리 동료 일부, 특히 현지 채용 직원들이 이번 폭력의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또 미국을 비롯해 곳곳에서 공포와 심한 편견이 조장되고 있음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번 갈등 속에 희생된 무고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슬림과 유대인, 기독교인, 모든 나라 국민들과 신앙인들을 애도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반란 19일 허프포스트에 따르면 국무부 내부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 또 국무부 고위 참모들이 국무부 외교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 확대 방침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국무부 관계자는 "국무부 내부 모든 직급에서 기본적으로 반란이 움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한 뒤 양측에서 지금까지 4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통해 지금보다 더 막대한 규모의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과 블링컨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격퇴하도록 무조건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자지구 또는 국경지대 일반 시민이 고통받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 국무부 직원들의 내부평이다. 국무부 직원 2명은 허프포스트에 현재 내부에서 이른바 '반대 전문(dissent cable)'이라고 부르는 문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문서로 내부 보안망을 통해 국무부 책임자들에게 문서가 송부됐다고 이들은 밝혔다. 반대전문은 월남전 이후 국무부 외교관들이 정부 외교 정책에 대한 불만이 있을 때 상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앞서 18일에는 국무부 베테랑 외교관인 조시 폴이 미국의 이스라엘 전쟁 지원을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 없다며 사표를 냈다. 폴은 군비축소를 위한 무기협정 부문에서 10여년을 일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0-21 02:25:56[파이낸셜뉴스] 전과자 출신의 소시지 상인에서 러시아 최대 용병조직 수장으로 성장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원인 모를 전용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그가 자신에게 권력을 쥐여 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지 약 2개월 만이다. 소년원 들락거리다 푸틴 요리사로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196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향년 62세로 어린 시절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를 꿈꿨다. 그는 청소년 시절에 절도 등으로 소년원을 들락거렸고 20세에는 조직범죄 가담 혐의로 체포되어 약 9년간 옥살이를 했다. 프리고진은 석방 이후 양아버지와 함께 고향에서 소시지 가판을 열었고 장사가 잘 되자 식료품 사업에도 손을 댔다. 그는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부유층을 겨냥한 고급 식당 사업을 시작했다. 프리고진은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청에서 일하던 푸틴을 손님으로 만나 친분을 쌓았다.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은 외국 귀빈이 방문하면 프리고진의 식당에서 접대를 했다. 2001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 2002년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식당을 방문했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푸틴 위세 업고 신흥 재벌로 그는 푸틴의 위세를 업고 학교 및 군부대에 식료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정부 조달 사업을 쓸어 담으면서 신흥 재벌(올리가르히)로 거듭났다. 그는 푸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직접 하기 힘든 지저분한 일을 도맡아 했다. 처음에는 가짜뉴스와 인터넷 선동이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2004년 친러 정권이 무너지고 오렌지 혁명이 일어났을 당시 각종 미디어에 대규모 로비를 감행했다. 그는 러시아를 반대하는 시위대에 악의적인 보도를 내보냈으며 이후 직접 가짜뉴스를 찍어내는 업체들을 세웠다. 프리고진이 세운 패트리어트미디어그룹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대규모 가짜뉴스와 선동 메시지를 온라인에 퍼뜨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바그너그룹 설립, 러시아 대신 활동 프리고진은 푸틴이 우크라를 본격적으로 집어삼킬 야욕을 보이자 2013년에 민간군사업체 바그너그룹을 세워 이를 도왔다.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할 당시 현지에서 러시아군을 대신해 활동했다. 프리고진은 이후 아프리카와 중동의 친러 독재 정권에 경호 및 군사 훈련, 치안 유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광산 채굴권 등 각종 이권을 가져왔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를 침공하자 즉시 바그너 용병들을 투입했다. 서방 언론들은 프리고진이 우크라에서 공을 세워 중앙 정계에 진출할 계획이었다고 분석했다. 바그너 용병들은 우크라 동부전선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지만 러시아 정규군과 끊임없이 충돌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 지휘부가 바그너 용병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탄약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 장관 등 러시아 군 최고 권력자들은 푸틴이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일할 당시부터 푸틴과 함께한 최측근이다. 이들은 일개 신흥재벌인 프리고진이 우크라 전장에서 자신들과 전공을 다투자 이를 곱게 보지 않았다. 6월 반란, 모스크바로 진군 프리고진과 군 지휘부의 권력 다툼은 올해 초 바흐무트 전투에서 폭발했다. 러시아군은 바그너 용병들에게 우크라에서 싸우려면 프리고진이 아닌 군과 직접 계약하라고 요구했다. 직원들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프리고진은 우크라 인근 지휘부를 급습해 쇼이구 등 군 지휘부를 생포하여 계약 조치를 취소하게 만들 계획을 세웠으나 사전에 들켰다. 그는 군 지휘부가 모스크바로 도망가자 6월 23일 직원들을 데리고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푸틴은 반란 직후 프리고진이 아닌 군부의 편에 섰다. 그는 프리고진을 즉각 “반역자”로 선포했으며 이에 프리고진은 36시간 만에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서방 언론들은 푸틴이 프리고진을 수감하거나 처형할 경우 다른 신흥 재벌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고진은 6월 29일에도 모스크바에 돌아와 푸틴과 만났으며 아프리카와 벨라루스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7월 말에도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이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타나 마치 반란이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했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푸틴이 순순히 프리고진의 반란을 눈감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틴은 지난 6월 발표에서 프리고진의 사업체가 정부 조달 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비난했으며 바그너그룹의 해외 이권 역시 회수하기 시작했다. 미 CNN은 지난달 2일 보도에서 우크라 국방부 국방정보국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을 인용해 푸틴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프리고진 제거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부다노우는 "프리고진을 제거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망명을 중재했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6월 인터뷰에서 푸틴이 프리고진 제거를 명령했으나 자신이 말렸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8-24 0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