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전쟁 당시 공로를 기리기 위해 인천 자유공원에 설치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동상에 빨간색 래커로 낙서를 한 반미단체 회원들이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 운동본부 소속 A씨(61)와 B씨(54)에게 각각 벌금 250만원과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홍 판사는 “피고인들은 벌금형을 넘는 전과가 없고, 같은 범행을 과거에 저지른 적도 없다”며 “A씨가 주도적으로 범행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28일 오전 2시 46분께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안에 위치한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붉은색 래커 스프레이로 ‘내가 점령군, 미군 추방’이라고 낙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가 붙잡고 있던 사다리를 타고 동상에 올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동상을 관리하는 담당 구청인 인천 중구는 이들의 낙서를 지우는 등 보수 비용에만 92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이 소속된 해당 단체는 지난 2016년 출범했다. 앞서 이 단체의 상임대표도 2018년 화형식을 한다며 맥아더 장군 동상에 불을 질렀다가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인천 자유공원 안에 위치한 맥아더 장군 동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7년 9월 설치됐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29 06:46:29[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11일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에 대해 "위조"라고 반박한 뒤 "더불어민주당이 사실관계도 국제관례도 무시하고 '묻지마 반미선동'을 한다"라고 비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과 국방위 임병헌 의원, 정보위 정점식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언론보도를 사실인 양 확정 짓고 '주권침해' '대통령실 졸속 이전에 다른 안보공백'이니 하면서 대정부 정치공세와 반미선동에 혈안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친러 성향의 온라인 채널에서 주로 유통됐다면서 러시아가 선택적으로 문서를 위조해 허위정보를 흘렸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며 "미국 정부는 즉시 해당 내용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고, 우리 정부 역시 사실확인을 위한 미국과 협의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한국과 관련된 내용은 2건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는데, 오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상당수 정보가 위조된 것이라는 데에 한미 당국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혔다"라며 해당 의혹의 위조 가능성을 강조하고 "정보의 수집 대상은 적군만 아니라 아군도 포함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정보는 외교 관례상 정보 출처와 내용 등에 대해 알아도 아는 체하지 않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며 "다소 불미스러운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양국 간 조치는 물밑에서 이루어진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미동맹 70주년 동안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얼굴을 붉힌 적은 없다. 그게 정상적인 외교고 동맹 관리의 기본"이라며 "이번 유출 문건과 관련된 국가들의 반응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고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은 한미동맹 이간질에 열을 올리고 있고, 러시아는 유출 문건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반미선동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중국과 러시아처럼 사실확인도, 국제관례도 무시한 채 묻지마 반미선동을 하고 있다"고 야당을 중국과 러시아에 빗대어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민주당 일각에서 도·감청 원인으로 대통령실 이전을 지목하는 데 대해 "기승전 '집무실 탓'이란 거짓 선동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라며 "지금의 대통령실 보안시설과 시스템은 과거에 비해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게 구축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당대표 방탄이라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툭 하면 반미, 반일의 북·중·러와 동조화되고 종북·중이 일상화된 정당이라면 반국가 이적단체와 뭐가 다르겠느냐"라며 "민주당의 습관적인 반국가적 안보 및 국익 자해행태에 대해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4-11 20:27:41[파이낸셜뉴스] 인천 맥아더 장군 동상 인근에서 화형식 퍼포먼스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반미성향 단체 대표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특수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기소된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이모씨(63)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8년 7월 27일과 10월 23일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동상 화형식을 한다며 동상 아래 돌탑에 2차례 불을 지르고 불법 집회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맥아더에서 트럼프까지 신식민지체제가 지긋지긋하다'는 문구가 인쇄된 현수막을 동상 앞에 걸고 헝겊 뭉치를 쌓아 시너,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현충시설인 맥아더 동상을 손상했고, 방화로 불특정 또는 다수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침해할 구체적 위험이 발생했다"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맥아더 동상을 '공무소(공무원이 사무를 보는 곳)에서 사용하는 물건'으로 볼 수 없고, 방화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항소했으나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맥아더 동상 #화형식 #실형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20-01-30 11:50:56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7일 쇠고기 촛불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 세력이 “골수 반미단체”라며 촛불집회가 반미 정치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광우병 대책회의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주장은 국민 건강을 빙자한 반미에 있다”면서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대책회의는 진보연대, 참여연대, 민노당 등이 참여하고 있지만 핵심 세력은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남북공동연대 등 진보연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연대는 과거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한반도 통일연대, 전국민중연대 등을 계승 통합한 골수 반미단체”라면서 “반미를 신앙처럼 생각하는 단체”라고 말했다. 그는 “순수하게 국민 건강권을 걱정해서 모인 국민의 촛불시위가 점점 반미단체 중심으로 반미 시위, 정권 투쟁, 정치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촛불은 꺼져가고 깃발만 나부끼는 반미 시위, 정치 투쟁, 반정부 투쟁으로 몰고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시청 앞 광장이 해방구로 되고, 광화문이 무법천지 해방구로 돼 있다”고 법치주의 확립을 강조한 뒤 전날 밤 촛불집회와 관련, “모 의원이 기동대장을 두들겨패 턱이 나갔다고 한다”면서 “이런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2008-06-27 10:38:15【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북한 공작원과 회합하고 수년간 소통해 온 혐의로 기소된 하연호(71) 전북민중행동 공동 상임대표에 대한 선고가 다시 연기됐다. 16일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전주지법은 이날 예정한 하 대표의 선고 기일을 오는 30일로 미뤘다. 재판부는 선고 연기 사유에 대해 '재판부 사정'이라고 밝혔다. 하 대표에 대한 선고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선고 기일인 지난 8월14일에도 추가 심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재판을 속행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과 변호인 최후 변론 등을 거쳐 이날 선고를 예정했지만 재차 선고가 미풔진 것이다. 검찰은 하 대표가 공작원과 국내 주요 정세 등을 이메일로 주고받고 김정은 집권 1주기 축전 등을 보낸 점 등을 들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 대표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 A씨와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 등지에서 여러 차례 만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주요 정세와 집회 일정, 선거 동향 등의 정보를 이메일로 주고받았으며 음어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하 대표가 북한으로부터 공작금 수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 대표가 작성한 이메일에는 반미·자주,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의 주장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 대표 측은 "공안 탄압의 피해자"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 대표는 특히 A씨를 북한 공작원으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0-16 12:00:15【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북한 공작원과 국내 주요 정세를 주고받는 등 수년 동안 연락을 이어온 시민사회단체 대표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공동상임 대표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날 전주지법 제11형사부 심리로 하 대표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피고인은 북한 대남공작원 A씨와 음어로 된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또 이들이 해외에서의 회합한 장면은 마치 첩보영화를 방불케 할 만큼 은밀했다"면서 "피고인은 A씨에게 국내 정세뿐만 아니라 집회 일정과 내용, 선거 동향 등 다수의 정보를 제공해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와 존립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며 유죄 선고를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천만원 상당의 공작금을 받은 정황이 있고 10년 이상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국내 정보를 전달했다"라며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했음에도 '공안몰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북한 대남공작원과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 장가계 등에서 모임을 갖고 회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하 대표는 국내 주요 정세를 보고하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나 외국계 이메일을 이용해 A씨 측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작성한 이메일에는 반미, 자주,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 주장을 선전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공작금 수수 방법, 스테가노그래피(암호화 프로그램) 암호화 방법 등이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하거나 연락한 자는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하 대표 측은 검찰이 일방적인 추정에 기반해 공소를 제기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하 대표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검찰이 북한 공작원이라고 지칭한 인물을 2007년 정부가 공인한 남북 농민대회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 신분을 알지 못했다"며 "검찰이 공작 활동 증거로 제출한 이메일 내용 또한 누구나 알 수 있는 집회·시위 등 내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피고인이 2013년부터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인지했다면서 2022년에야 수사를 진행했다"라며 "현 정부의 지지율 하락과 이태원 참사로 혼란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이 사건에 대한 기획 수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항변했다. 하 대표도 "저는 가난한 농민들과 노동자들을 위해 공개된 대중조직에서 활동해 왔기에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돼 있어 공작활동은 불가능하다. A씨가 해외 동포라고만 생각했지 북한 공작원이라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6-10 14:29:15[파이낸셜뉴스] 임기를 약 1년 남겨둔 이란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이란 안팎에서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 이란 정부는 강경 우파 세력이자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였던 라이시가 사라졌지만 의회가 우파 손에 남아 있는 만큼, 계속 서방 및 이스라엘과 적대하는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다. 대통령·외무 장관 모두 사망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20일(현지시간) 내각 명의로 성명을 내고 라이시의 사망을 확인했다. 이어 "국정은 아무런 차질 없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모흐센 만수리 이란 행정 담당 부통령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라이시가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알렸다. 향년 63세인 라이시는 전날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행사 이후 일행과 3대의 헬리콥터를 이용해 주도 타브리즈의 정유공장으로 이동했다. 2대는 무사히 도착했지만 그가 탑승한 헬리콥터는 이란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서 연락이 끊겼다. 당시 사건 현장에는 짙은 안개 속에서 폭우가 몰아쳤다. 이란 구조팀은 연락 두절 이후 12시간 만에 완전히 불에 탄 잔해를 발견했으나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범 아랍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은 전문가를 인용해 악천후가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아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 장관도 헬리콥터가 "악천후와 안개로 인해 경착륙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날씨가 사고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추락한 헬리콥터는 미국 기업 '벨 헬리콥터'가 개발한 '벨-212'로 1968년에 초도 비행을 실시한 낡은 기종이었다. 미국에게 온갖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 어떻게 미국 기체를 운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친미 정부가 무너지기 전까지 많은 미국산 항공장비를 도입했다. 남은 기체 상당수가 낡은 데다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락 당시 헬리콥터에는 라이시 뿐만 아니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 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도 탑승했다. 이외에도 타브리즈 지역 성직자로 금요 기도회의 이맘(이슬람 종교 지도자)을 맡고 있는 아야톨라 알 하솀이 동승했으며 조종사와 경호원 등 탑승했던 총 9명 모두 사망했다. 50일 이내 보궐 선거, 이란 정계 혼란이슬람 혁명으로 태어난 이란 정부는 대통령 위에 최고지도자라는 더 높은 지위가 있다. 현재 국가 최고지도자, 종교 최고지도자, 군 최고 통수권자를 겸직하고 있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대통령 인준·해임권을 가지고 있다. 최고지도자는 입법과 사법, 행정 등 국정 전반에서 최후의 의사결정권자다. 이란의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들이 맡으며 하메네이 역시 과거 이란의 3~4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 8월에 8대 대통령에 취임한 라이시는 강경 우파 성향으로 4년 임기 가운데 약 1년을 남긴 상황이다. 부통령이 12명인 이란은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할 경우 헌법 131조에 따라 제 1부통령이 최고지도자의 인준을 받아 대통령 역할을 수행한다. 부통령과 국회의장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는 최대 50일 안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이란의 제 1부통령은 하메네이의 충성파로 알려진 모하마드 모르베크다. 모르베크는 올해 69세로 2007년 준 정부 금융기관 '세타드' 수장에 임명돼 14년간 이끌었다. 세타드는 이슬람 혁명 이후 몰수된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 설립되었으나 사실상 최고지도자의 '돈줄' 역할을 하는 기업 조직이다. 세타드는 보건, 금융 등 다양한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모르베크가 라이시를 이어 계속 대통령 직위를 이어갈 수 없으며 후계자 후보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올해 85세인 하메네이는 이미 고령에다 지병도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 후계자로 키웠던 라이시가 사라지면서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라이시 사망 이후 후계자 자리를 놓고 이란 내부에서 권력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이시를 제외한 최고 지도자 후보로는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55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파로 더욱 기울어...핵협상 어떻게?라이시는 2022년 '히잡 시위'로 이란 전역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이를 강경 진압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도 미국 및 서방과 대립했으며 미국과 핵협상 복귀를 도모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을 계속했다. 지난해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도 간접적으로 개입했고 지난 4월에는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이란 총선에서는 서방에 반대하는 강경 우파가 245석의 이란 의회에서 약 200석을 차지했다. 가디언은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의회를 장악한 우파가 더욱 강경한 반서방 노선을 요구한다고 내다봤다. TOI는 라이시와 함께 사망한 아미르 압돌라히안을 지적하며 이란의 외교 노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스라엘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접촉하며 이스라엘 및 서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마스는 20일 성명에서 이란 국민과 "고통과 슬픔"을 함께한다며 "이란과 완전한 결속"을 강조했다. 같은날 알자지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현재 이스라엘과 서방에 대한 노선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 이후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변화에 주목했다.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18년에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라이시는 2021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핵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대신 긴장 강도를 높였다. 한편 라이시의 사망이 확인되자 이란과 교류했던 일부 정상들은 애도를 표했다. 20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X에 "라이시의 '비극적인'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라이시는 인도와 이란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함께 반미 전선을 이뤘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라이시가 "베네수엘라의 조건 없는 친구였다"면서 "베네수엘라는 진심 어린 포옹을 보낸다. 당신, 이란은 존엄성과 도덕성, 저항의 본보기였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20 14:23:41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해외발(發) '외풍(外風)' 개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체 확인은 어렵지만, 그동안 각종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특정 국가가 상대국 국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불순한 시도를 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지난해 말 캐나다에선 중국에 비판적인 특정 정치인 등을 비방하는 가짜·허위뉴스가 유포돼 현지 여론이 들썩인 적이 있다. 이처럼 타 국가 선거에 개입하려는 목적 중 하나는 자국에 유리한 안보 정세를 형성하거나 적대적 관계에 있는 상대 국가들의 외교적 틈을 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한다. 특히 미중 패권 다툼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우호세력 간 충돌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만일 불순한 외부세력들의 국내 선거 개입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정체성까지 흔들릴 수 있는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앞으로 3회에 걸쳐 국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외부 변수를 짚어보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은밀한 정보 작전이 한국 선거에 위협이 될 수 있다."(미국 헤리티지재단)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은 이미 진행 중이다."(케리 거샤넥 대만 국립정치대 방문교수) "한국 언론사로 위장한 중국 사이트가 38개에 달한다. 친중, 반미 내용이 대부분이다."(한국 국가정보원)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해외 세력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이 세계 주요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국내 총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캐나다 선거와 올해 대만 선거에,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대비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내에 중국의 '위장 언론사'가 운영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헤리티지재단 "중국의 총선 개입" 경고 25일 국내외 언론에 따르면 4·10 총선에 대한 해외 조직의 개입에 대한 우려는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보다는 정황상의 주장일 수 있지만 미리 대비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은 중국이 한국 총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동북아시아 전문연구원은 지난 2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은밀한 정보 작전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뿐만 아니라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이익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반드시 막아야 하며 미국은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링너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국영 언론들은 외국 매체들과 제휴해 친중국적인 내용을 선전하려 했으나 한계를 느낀 후 대신 은밀한 작전을 강화해왔다. 중국이 거짓 정보를 퍼뜨려 현지 주류 언론들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정치적 갈등을 고조시켜 왔으며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는 게 클링너의 주장이다. 클링너는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대만을 주목표로 삼았으나 미국의 우방과 동맹국들에 대한 공세도 늘려왔다"면서 "특히 2022년 보수 성향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미일 3개국 안보 공조를 강화시키자 한국을 분열시키려는 중국은 더 다급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는 여론과 정부정책·선거결과가 중국에 유리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며 미국이 한국과 더 긴밀히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 방법으로는 정부뿐만 아니라 양국의 IT기업들이 공동으로 중국발 악성 내용들을 저지할 것도 제안했다. 클링너는 "중국이 한국의 여론과 정책을 유리하게 조장하기 위해 거짓정보를 확산시키고 공자학원과 비밀 경찰서를 이미 동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한국의 보수와 진영 간 갈등, 반미와 반일 감정 증폭,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진행 중?" 국내 위장 언론사 운영 중국에 유리한 여론 형성을 위해 국내에서 이미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우려도 잇따랐다. 캐나다 토론토대 디지털감시단체인 시티즌랩은 지난 2월 "중국에서 운영되는 최소 123개 웹사이트 네트워크가 유럽, 아시아 등 30개 국가에서 현지 뉴스처럼 위장하여 상업용 보도자료와 함께 중국을 옹호하기 위한 정보와 허위조작 정보 등 가짜뉴스, 비난 등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네트워크의 하나인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하이마이 등의 경우, 한국에서 18개의 위장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중국의 정체불명 웹사이트 업체가 친중·반미 여론 조작 기사를 확산시켜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의 언론홍보업체를 가장한 기관들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뉴스 사이트 38개를 개설해 미국을 비난하고 중국에 유리한 내용의 콘텐츠를 국내에 유포, 확산시켜 왔다는 것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국 언론홍보업체 하이마이와 하이준은 언론사명 및 도메인을 한국 내 지방 언론사와 유사하게 제작해 위장해 왔다.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 게재하면서 한국 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사칭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대만·캐나다 등에도 개입 가능성 제기 대만은 올해 초 진행한 '2024 대만 정부 총통 및 입법위원 선거'와 관련해 대만 당국이 중국의 선거개입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단기 체류로 선거를 보도하려는 중국 본토 출신 기자에 대해 보도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그 영향으로 중국 여권을 소유한 언론인은 대만 단기 방문 및 선거에 대한 관찰은 가능했지만 관련 보도는 할 수 없었다. 이에 앞서 대만 국가안전국(NSB)은 중국이 대만 여론조사기관에 자금을 지원, 총통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의 선거개입 의혹은 캐나다와 호주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 언론 글로벌뉴스는 지난 2022년 토론토 중국 총영사관이 중국 공산당을 대행하는 단체에 자금을 제공해 중국에 유리한 캐나다 보수당과 자유당 후보 11명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보안정보서비스국(CSIS)에 따르면 중국이 일부 의원들의 사무소까지 침투해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중국의 이익에 상반이 되는 캐나다 정치인들에 대한 공세를 늘렸다. CSIS는 지난해 3월에는 중국의 총선 개입과 관련, 캐나다 국가 안보에 '최대의 전략적 위협'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 5월에는 자국 정치인 사찰을 이유로 중국 외교관을 추방한 바 있다. 호주도 중국의 선거 개입이 정치 쟁점이 돼 왔다. 안보정보원(ASIO)은 지난 2017년 호주 정치인들에게 "중국계 기업인들로부터 정치기부금을 받지 말라"며 "중국 공산당이 호주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中 정치개입 우려 중국의 정치 개입은 미국에서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12일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이 틱톡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틱톡의 공작을 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레이를 비롯한 미국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 압력을 넣어 알고리즘을 미국 유권자들을 겨냥하는 효과적인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 국장은 "미국 국민들은 자신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을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DNI는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내고 중국 정부 선전기관이 운영하는 틱톡 계정이 지난 2022년 미국 중간선거 기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으나 미국 내 인기가 많은 데다 선거가 열리는 올해 상하 양원에서 통과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3-25 18:37:24[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30명의 순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 1번에 시민단체 측이 추천한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서 전 위원은 앞서 '반미·종북 논란'으로 낙마한 전지예·정영이 후보를 대신해 시민사회가 '국민후보'로 다시 추천한 인사다. 비례 2번에는 민주당 몫 후보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가 배치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위 전 대사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이 후보의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의 주요 골격을 짜고 로드맵을 기획한 인사다. 비례 3번에는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이자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인 백승아 전 교사노조연맹사무처장이 자리를 잡았다.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이 비례 4번,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이 비례 5번을 받았고, 이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비례 6번을 받아 당선 안정권에 포함됐다. 아울러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이 7번, 박홍배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8번, 강유정 영화평론가가 9번, 한창민 사회민주당 공동대표가 10번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전종덕 전 전라남도 의원은 11번, 시민사회 국민후보로 선출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12번,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은 13번, 정을호 전 민주당 총무조정국장은 14번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손솔 전 진보당 수석대변인 15번, 최혁진 전 청와대 비서관 16번, 이주희 변호사 17번,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 18번,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 19번, 김영훈 한국철도공사 기관사 20번 순으로 확정됐다. 이외에도 곽은미 민주당 국제국국장 21번, 조원희 경상북도당 농어민위원장 22번, 백혜숙 에코십일 대표이사 23번, 서승만 코미디언 24번, 전예현 전 내일신문 기자 25번, 서재헌 민주당 대구시당 청년위원장 26번, 허소영 전 한림대 교수 27번, 최영승 전 대한법무사협회장 28번, 강경운 민주당 여성국국장 29번, 송창욱 전 문재인정부 제도개혁비서관 30번으로 확정됐다. 윤영덕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는 약자를 대변하고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한국의 미래를 밝힐 인재"라며 "비례대표 후보들은 대한민국 경제를 온기로 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3-17 17:37:11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유력했던 전지예 전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에 이어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이 '반미·친북 논란'으로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지만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과 연합정치시민회의간 분열 조짐까지 드러나면서, 후보 추천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선거 연대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위원과 정 부회장은 전날 시민단체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시민사회인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한 국민후보 4인에 이름을 올렸지만 과거 행적을 두고 '반미 전력' 논란이 일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종북 세력들의 국회 침투 작전"이라고 맹폭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 비례 후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민주연합측에 전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4명 후보 중 한 명인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도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해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재조명되면서 추가 후보 사퇴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민경 기자
2024-03-13 18: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