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라오스 유명 관광지 방비엥에서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들이 연달아 메탄올 중독 추정 증상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라오스 관광하던 호주 여성 메탄올 중독 추정 사망 21일(현지시간) AFP·AP 통신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방비엥 여행을 하다가 태국 병원으로 옮겨진 호주 여성 비앵카 존스(19)가 숨졌다고 밝혔다. 그의 동갑내기 친구인 다른 호주 여성도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당국은 존스가 "체내에서 발견된 고농도의 메탄올로 인한 뇌부종으로 사망했다"라고 확인했다. 이들은 방비엥의 한 호스텔에 머물렀다가 지난 13일 건강이 악화해 태국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중태인 친구는 태국 방콕의 한 병원에서 생명유지 장치에 의지하는 상태라고 그의 아버지가 호주 매체에 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비앵카 존스가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모든 부모에게 최악의 두려움이며 악몽"이라고 말했다.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이들이 지난 12일 저녁 외출을 하기 전에 호스텔의 바에서 술을 마셨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들이 여기서 메탄올이 든 술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라오스 경찰은 이들이 묵은 호스텔의 매니저를 구금, 조사 중이다. 같은시기 덴마크인 2명, 미국인 1명도 방비엥에서 숨져 이날 덴마크 외무부도 이번 라오스 관광객 사건과 관련해 자국민 2명이 라오스에서 숨졌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도 방비엥에서 미국인 1명이 숨졌다고 확인했고, 뉴질랜드 외교부도 자국민 한 명이 라오스에서 중태이며 메탄올 중독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뉴질랜드 외무부는 "라오스 여행 관련 안내를 업데이트해 술 종류를 마신 이후 메탄올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라며 "여행객은 알코올 음료, 특히 칵테일과 해로운 물질이 섞였을 수 있는 주류로 만든 음료를 섭취하는 데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호주도 라오스에서 여러 외국인이 메탄올 중독 의심 증상의 희생자가 됐다고 경고했다. 메탄올을 마시면 심각한 중독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비엥은 서방 등 세계 각국에서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배낭여행의 성지'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꽃보다 청춘'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져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2 08:27:59[파이낸셜뉴스] 필리핀으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척 마약을 들여온 남성과 이를 유통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29일 MBN 보도에 따르면 평범한 가장처럼 보이는 30대 남성 A씨는 필리핀에서 마약을 밀수입한 조직원이다. 그는 지난 6월에서 9월까지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는 것처럼 필리핀으로 출국해 마약을 들여왔다. 필로폰 6.643kg과 케타민 803g으로 무려 30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현지 총책에게 전달받은 마약을 배낭 일부를 뜯어 숨기고 나머지 공간에 과일칩을 넣어 필리핀 공항의 엑스레이 검사를 피했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때는 가족과 손을 잡고 나와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검사 역시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을 유통책에게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차량을 타고 경북 경주의 한 외딴 마을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런 이들의 범행은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받아 투약한 여성이 자수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담당 형사는 "가족 여행을 가장하여 마약류를 들여오고 국내에 유통한 것을 직접 확인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마약을 밀반입한 A씨 등 4명을 구속, 공범과 범죄 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30 09:29:21[파이낸셜뉴스]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20대 청년이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도 이 청년의 실종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일본 요미우리TV는 지난 2일 와카야마현 구시모토정을 여행 중이던 한국인 윤세준씨(27)가 실종돼 현지 경찰이 제보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5월 9일 관광차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후쿠오카현 △오사카부 △나라현 △교토부 △미에현을 여행한 뒤 6월 3일 와카야마현에 도착했다. 이후 6월 7일 오후 6시경 윤씨는 구시모토정에 있는 숙박시설에 체크인하고 다음날인 8일 오전 10시에 체크아웃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7시쯤에는 구시모토정의 마을버스에 탑승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그는 와카야마현 소재 기이(紀伊) 반도 남단의 시오노미사키에서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윤씨는 같은 날 오후 9시가 넘은 시각에 한국에 있는 누나와 안부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잠적했다.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관 측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 발생도 염두에 두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씨 가족들에 따르면 윤씨는 1996년생이며 키 175cm에 마르지 않은 체형이고 오른쪽 볼에 작은 흉터가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8-03 08:44:09【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배낭여행 중이던 한국인 20대 청년이 약 두달 간 연락이 되지 않는 실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오사카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5월 9일 관광비자로 오사카에 입국한 윤세준씨(27)는 지난달 초 가족과 마지막 연락을 끝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전직을 앞두고 와카야마현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윤씨는 지역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윤씨를 찾기 위해 지난달 16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헬기 등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한국 경찰도 윤씨의 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는 등 윤씨를 찾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국의 가족과 연락하고 현지 경찰과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수색 작업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실종자 윤씨는 1996년생, 27살로 키 175cm에 마르지 않은 체형이며 오른쪽 볼에 작은 흉터가 있다. 윤씨를 알거나 목격한 사람은 외교부 영사콜센터 등으로 제보 가능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07-27 12:30:21[파이낸셜뉴스]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간 20대 청년이 40일이 넘도록 연락이 두절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본 현지 경찰은 윤세준씨(27)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지난달 16일부터 공개수사로 전환해 윤씨를 수색 중이라고 KBS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5월 9일 관광 비자로 일본 오사카에 입국했다. 직장을 옮기기 전에 떠난 배낭여행이었다. 가족들에게 한 달 여행을 예고하고 떠난 윤씨는 계획한 시점이 다 되어갈 무렵, 오후 9시쯤 누나 윤세영씨와 안부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돌연 잠적했다. 가족들은 그 이후로 49일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윤세영씨는 "(동생) 친구들한테 '언제 마지막으로 연락했냐'고 물어보니까 제가 가장 마지막 연락이었다"라고 했다. 윤씨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곳은 숙소 인근인 와카야마현의 한 편의점이다. 현지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수색에 나섰고 우리 경찰도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추적하며 윤씨 행적을 쫓고 있지만 찾지 못하고 있다.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관 측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 발생도 염두에 두고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윤씨 가족들은 윤씨에 대한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며 목격 시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씨는 1996년생이며 키 175cm에 마르지 않은 체형이고 오른쪽 볼에 작은 흉터가 있다. 제보는 외교부 영사콜센터 등으로 가능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7-27 07:43:36【 방콕(태국)=이환주 기자】 인간관계에서 '한 사람과 오래 만나기', '여러 사람과 짧게 만나기' 중 고르라면 단연코 첫 번째다. 하지만 여행에서 '한 도시를 오래 보기', '여러 도시를 짧게 가기' 중 고르라면 어쩐지 후자다. 세상에 많고 많은 길들이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곳이라도 덜 서운하게 만들고 싶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일부러 두 번을 찾게 만드는 마성의 여행지가 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방콕의 허파'라고 불리는 '방 크라차오'다. ■그때도 좋고 지금도 좋았다 방 크라차오를 처음 찾은 것은 지난 2017년 1월이었다. 당시에는 구글과 네이버에 한글 검색을 하면 관련된 자료를 거의 찾을 수 없던 시절이었다. 대학시절 한국어 도우미 활동을 통해 알게 된 태국 친구가 "태국 현지인이 좋아하는 곳"이라며 USA투데이의 기사와 함께 추천해준 것이 전부였다. 기사 제목은 '방콕의 허파 방 크라차오 발견하기'였다. 전세계 배낭여행객의 성지 카오산 로드, 왓 아룻 사원, 왕궁, 수상시장 등 매력적인 곳이 넘치는 방콕이었지만 마음 속 1위는 단연 방 크라차오였다. 5년이 지나 이곳을 다시 찾았다. 그때도 좋고, 지금도 좋았다. 방 크라차오는 방콕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며 차오프라야 강에 둘러싸인 열대우림 지역이다. 방 크라차오를 지도에서 살펴보면 '돼지의 위'를 닮은 모양이다. '방콕의 허파', '방콕의 안식처'라고도 불리며 활기찬 도시와 달리 1960~70년대 자연 그대로의 방콕을 품고 있어 '시간이 멈춘 곳'이라고도 불린다. 열대우림 트레킹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 '치앙마이'를 방콕에서 대신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방 크라차오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원데이 자전거 투어'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지난 몇 년동안 여행지로의 개발은 늦은 편이었다. 과거 여행객들이 몰렸던 카오산의 현지 여행사들이 방콕에서 너무 가까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0년부터 새로운 곳을 쫓아 모험을 즐기는 유럽인들이 방 크라차오를 발견하고, 자전거 투어 상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수년전부터 떠오른 'ESG', 친환경 여행지로 일찌감치 낙점된 것이다. 실제로 호텔스닷컴은 지난해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방 크라차오를 선정했다. 친환경적 여행지로 자전거를 타며 커피숍, 수상 시장, 불교 사원 등 볼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4000원의 행복, 원데이 자전거 투어 방 크라차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트를 타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클롱토이 시장 인근에 있는 클롱토이 사원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방콕 지하철인(MRT) 클롱토이역에서 차나 오토바이로 몇 분이, 방콕 시내 중심인 아속 거리에서는 차로 15분 정도 거리다. 지상철(BTS) 방나역과 가까운 방나 사원에서 갈 수도 있다. 방콕 시내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강을 건너면 방 크라차오에 도착한다. 롱테일 보트 가격은 편도 10밧(380원 정도)이다. 방 크라차오에 도착하면 자전거 대여점에서 진열된 수많은 자전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보통 반나절(6시간)을 빌리는데 100밧(3800원) 수준이다. 자전거를 빌리고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다보면 가장 먼저 시나컨꾸언칸 공원을 만나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전체를 돌기 위해서는 30분가량 걸리는 꽤 큰 규모의 공원이다. 공원 내에는 큰 호수가 있는데 물고기 밥을 사서 주거나, 강을 유유히 헤엄쳐 가는 어른 다리 길이의 물 도마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원 내에 새를 관찰 할 수 있는 4~5층 높이의 '버드 와칭 타워'도 있다. 공원에 가는 중간에 개인 소유 박물관인 '샴 파이팅 피쉬 갤러리'도 만날 수 있다. '베타 피쉬'로 불리는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수컷 베타는 화려한 색깔과 아름다운 지느러미로 과거 TV광고의 단골 모델로도 등장했다. 수컷 베타는 한 공간에 두면 서로 죽을 때까지 싸우기 때문에 '파이팅 피쉬'라고도 불린다.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달리다 보면 곳곳에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반드시 들려야 할 곳 중 하나로 '히든 우드 카페'를 추천한다. 구글 맵에 'Hidden Wood'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열대우림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로 차오프라야 강을 바라보는 데크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다. 꽃미남 떡잎이 있는 4살배기 꼬마 신사가 커피를 서빙해준다. ■방남풍 수상시장, 다양한 사원들 방남풍 수상시장은 방 크라차오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말에만 운영을 하는 것인지 평일에 갔을 땐 운영을 하지 않았다. 버마 몬족 후손들이 주축인 방 크라차오 주민들이 운영하는 상설 수상시장으로 각종 과일과 간식, 수공예품 등을 판다. 방남풍 수상시장 인근에는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숙박도 가능한 '트리하우스'가 있다. 숲속의 나무집에서 숙박이 가능해 시간 여유가 있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방 크라차오에는 총 9개의 사원이 위치한다. 구글 맵을 켜고 자전거 페달을 밟다보면 수많은 불교 사원과 초대형 코끼리 신(왼쪽 사진)의 모양을 한 동상, 푸짐하게 배가 나와 있는 금불상 등 다양한 불상 조각 앞에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방 크라차오를 처음 찾게 만든 외신의 한 구절은 "여행객들은 믿지 못할지 모르지만 혼잡한 방콕의 중심부에서 불과 몇 분 거리에 신선한 공기와 평화로운 곳이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은 10년 전에도, 지금도 참이었다. hwlee@fnnews.com
2023-02-09 18:20:48[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를 수행했던 전 경기도청 5급 공무원이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시 예산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7일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시절부터 김씨를 수행한 공무원 A씨가 성남시 예산으로 공무원 해외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성남시가 이날 국민의힘 소속인 신상진 성남시장 측에 보고한 자료에는 배씨가 이 의원의 성남시장 시절인 2013년 '성남시 공무원 해외배낭여행자'로 선정돼 271만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성남시는 사기진작 및 창의력 향상, 동기 부여 등의 명분으로 소속 공무원들에게 해외배낭여행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해외배낭여행 추진 계획서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A씨가 해외배낭 여행 대상자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0년과 2012년, 2013년 등 총 4회의 공무 국외여행 경력이 있어 제외대상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해외배낭여행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성남시 관계자는 "그해 시청 지원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온 115명 중 결과 보고서를 내지 않은 사람은 배씨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정상화위원회 박완정 위원은 "8년간 성남시에 근무했음에도 생산문서가 한 페이지도 없는 A씨가 선정기준에 맞지 않았음에도 성남시 예산이 지원되는 배낭여행에 다녀온 것은 특혜라고 본다"면서 "여행 후 제출하게 되어있는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성남시 행정이 그동안 얼마나 반칙과 특혜로 얼룩져 있었나를 보여주는 방증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7-08 06:56:00[파이낸셜뉴스] 대학생활 버킷리스트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은 버킷리스트로 ‘배낭여행’보다 ‘호캉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어때가 신학기를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활 버킷리스트로 가장 많은 85.7%가 ‘여행’을 선택했다. 떠나고 싶은 여행의 형태는 ‘호캉스(67.6%)’가 가장 높았다. 과거 여러 설문조사에서 부동의 1위였던 배낭여행은 50.0%에 그쳤다. 최근 호캉스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팬데믹으로 자유로운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최근 대학생들의 버킷리스트는 ‘달성’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즐기는’ 것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라며 “’도전’의 성격이 강한 배낭여행보다 ‘힐링’에 집중할 수 있는 호캉스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분석했다. 대학생활 중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경제적 여유(86.6%)’와 ‘시간적 여유(82.4%)’가 가장 높게 조사됐다. 버킷리스트 1위가 여행인 만큼, 여행에 꼭 필요한 경제력과 시간을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선택했다. 대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위 두 가지 조건의 충분 여부를 조사한 결과, 대학생은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부족하고, 졸업생의 경우 직장 생활 등으로 경제력은 확보되었으나 시간적 여유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모바일 리서치 플랫폼 오픈서베이를 활용해 여기어때 앱 사용자 55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2-23 08:34:22단단히 굳은 사막 모래 위에 밝은 주황색 방수천이 펼쳐지고 딸기, 체리, 컵케이크, 핫소스, 땅콩버터와 잼을 넣고 집에서 만든 브리토가 가득 차려진다. 얼음처럼 차가운 레모네이드와 아이스티 몇 리터도 따를 준비가 됐고, 비타민 I도 충분하다. 비타민 I는 이부프로펜(소염진통제)으로 본격적인 하이킹에 따르게 마련인 통증에 대비한 것이다. 우리는 멕시코 국경에서 북쪽으로 160㎞ 올라간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길) 도중에 있다. 트레일을 완주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6일째에 해당하는 곳이다. 아침 9시30분이면 사람들이 부츠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오기 시작한다. 나는 천사 날개 염가 판매점에서 구한 것으로 큼직하고 깃털이 달린 부착물을 걸치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우리 간판에는 분홍색 덕트 테이프로 '매직'이라고 쓰여 있다. 하이커들은 여행길에 나타난 예기치 못한 행운이라며 '트레일 매직'이라고 부른다. 해마다 이 일을 해온 것은 내 인생 여정에도 행운이었다. 하지만 기도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나는 오션사이드라는 바닷가 마을의 경찰이었고, 그 전에는 해병대였다. 은퇴 후에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분주하게 지냈다. 아이들에게 야생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학대받는 청소년과 응급의료 요원을 짝지어서 로프 코스(지면, 나무, 전신주 등에 로프를 묶고 이를 활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야외스포츠)를 하면서 팀워크와 리더십을 가르쳤다. "당신은 은퇴해서 꽤 행복해 보여요." 아내 에미의 평이었다. 사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의 좋은 친구인 마티와 노마가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캐나다가 있는 북쪽으로 올라가며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완주하기로 했다. 5개월에 걸친 대단한 야외활동인 동시에 그 기간 악천후와 맞서야 했다. 나도 배낭여행이나 휘트니산 정상에 오르고 그랜드캐니언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정도는 해보았지만,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하이킹하는 일, 4184㎞에 이르는 길고 고된 길은 내 수준 밖의 얘기였다. 마티와 노마는 우리를 초대했고 남쪽 기점에서 그들을 배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이번 일에 쏟는 모든 노력과 계획은 대단해요."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트레일을 종단하려는 하이커에게 적당한 시기는 매우 짧다. 어떤 해에는 시에라산맥의 눈 때문에 4월 말 이전에는 출발할 수가 없는데, 한편으로 캐스케이드산맥의 눈 때문에 5월 중순보다 늦어지면 안 된다. 4월 마지막 주말에 우리는 트레일 시작점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두 친구가 안자 보레고 사막으로 떠나기 전이었다. 모임은 거의 파티 같았다. 부스를 세우고 노점상들이 장비를 팔았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사랑하는 둘을 응원했다. 에미, 마티, 노마, 나는 아침 일찍 남쪽 기점에 모여서 손을 잡고 기도했다. 우리는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했고 배낭을 멘 친구들은 좁고 거친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둘을 위해 기도할게." 내 약속이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했다. 경이로운 풍경, 별이 빛나는 하늘, 야생 동식물, 꽃들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극심한 피로, 의욕상실, 통증, 물집, 작열하는 태양, 매서운 바람도 그려졌다. 지도를 보고 마티와 노마가 160㎞를 지나면 어디쯤 있을지 찾아냈다. 맹금을 닮은 웅장한 바위가 있어서 이글록이라고 부르는 지점이었다. 거기서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쉬울 터였다. 워너 스프링스까지 차를 몰고 간 다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좀 챙겨서 6.4㎞를 걸어가면 된다. 반갑고도 놀라운 일이기를 기대했다. 맥도날드에 가서 친구들 그리고 누구든지 또 나타날 사람을 위해 햄버거, 감자튀김, 음료를 샀다. 배낭에 음식을 넣고 이글록까지 하이킹했다. 이글록에 도착하기 전인 아침나절에 마티와 노마를 만났다. 우리는 가지가 삐죽삐죽 튀어나온 딱총나무 아래에 같이 앉았다. 친구들은 우리를 만나서 정말 반가운 눈치였다. 다른 하이커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수다를 떨었고, 그들은 게걸스럽게 먹었다. 채식주의자라던 한 여성은 거리낌 없이 햄버거를 받았다. 그 사람이 내게 '햄버거 헬퍼'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고, 그 이름이 그대로 굳어졌다. "당신은 트레일 천사예요." 다른 누군가가 말해 주었고, 그랬기에 염가 판매점에서 날개를 샀다. 마티와 노마를 만난 일은 멋졌다. 하지만 다른 많은 이가 내 도움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는 게 훨씬 더 즐거웠다. 그때부터 줄곧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어떤 물품들은 아주 인기 있다는 것도 알았다. 예를 들어 작게 포장한 타바스코 소스나 보랭주머니에 담아 간 작은 스니커즈 초코바가 그랬다. 어떤 하이커들은 심각하게 준비가 미흡해서 붕대나 새 신발 끈을 반가워했다. 트레일 옆에서 양말과 부츠를 벗은 채 울면서 발에 있는 물집을 문지르던 여성 하이커를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됐어요. 나는 경험 많은 하이커라고요." 우리는 붕대를 주고 정서적으로도 응급처치를 해주었다. 일을 처음 시작한 4월 그 주말에 친구 몇 명을 데리고 갔다. 우리는 35명에서 40명에 이르는 하이커를 충분히 먹일 트레일 매직을 가져갔다. 선댄스, 레이븐, 파이어캡틴 같은 우리만의 트레일 별명도 지었다. 그리고 스위트 투스, 댄스파티, 가이 온 어 버펄로처럼 비슷한 별명을 지닌 하이커를 만나기도 했다. 아마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람은 '프리 리필'이었을 텐데, 그는 우리 음료를 아주 적절하게 칭찬했다. 나는 트레일 가장자리에 있는 바위의 으깨기 구멍을 가리켜서 보여주는 일을 좋아한다. 미국 원주민이 도토리를 가루로 빻던 곳이다. 한번은 어떤 하이커에게 그가 언덕 위에서 본 '하얀 골프공'이 실은 팔로마산 꼭대기의 천문대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어야 했다. 그래도 어떤 질문은 다른 것에 비해 대답하기 수월했다. "이글록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하죠?" 어떤 이가 하소연하듯 물었다. 바로 당신 뒤에 있다고 얘기해 주자 그는 거의 마술처럼 공중에 떠올랐다. 이런 경우가 잦을까. 긴 여정의 목적지까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우리가 언제나 알고 있는 건 아니다. 전직 경찰과 해병대였다는 점에서 눈치 챘겠지만 내게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오후 3시쯤이면 돌아오기 시작하며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모든 이는 내가 가져간 일지에 서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며, 현금 기부는 받지 않는다. 일지에 담긴 짧은 글들이 집에서 큰 기쁨이 된다. "자신감을 북돋워 주셔서 고마워요." "인간애에 관한 제 믿음을 되찾아 주셨어요." "주님처럼 우리를 환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마지막 글이 재미있다. 꼭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하는 일을 정확히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다. 새로운 신발 안창이 절실히 필요한 하이커에 관한 e메일을 받았던 때가 기억났다. 일부러 가게까지 가서 그를 위해 안창을 샀고, 압도적인 감사를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말한 건 "얼마를 드려야 하죠"가 전부였다. 좀 불쾌했다. 하지만 그때 '내가 누구를 위해 이걸 하고 있지? 나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그들을 위해서인가?'를 떠올렸다. 도울 기회를 준 하이커들에게 내가 감사해야 했다. 그게 내가 발견한 은퇴의 핵심이다. 바로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나는 집 근처에서 다른 봉사활동도 하는데, 샌 디에귀토 리버 파크의 코스트 투 크레스트 트레일을 유지·보수하는 일 등이다. 하이커들에게 트레일 마법을 전해준다고도 알려져 있다. 배낭에 든 것 때문에 소떼가 나를 무리 중 한 녀석으로 착각했던 일은 묻지 말아달라.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이글록에서 만나는 종주 도보여행자를 위해 몸과 마음을 쓴다. 그들 덕분에 '햄버거 헬퍼'가 천사 날개를 찾았기 때문이다. '가이드포스트(Guideposts)'는 1945년 노먼 빈센트 필 박사에 의해 미국에서 창간된 교양잡지로, 한국판은 1965년 국내 최초 영한대역 잡지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오랜 시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가이드포스트는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어려움 속에서 꿈을 키워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의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의 후원을 통해 군부대, 경찰, 교정시설, 복지시설, 대안학교 등 각계의 소외된 계층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0-10-13 17:08:11[파이낸셜뉴스]평균 나이 63세의 은퇴자 다섯 명이 여행 가이드의 도움 없이 배낭여행을 하면서 각종 난관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여행기가 출간됐다. 북랩이 또래 은퇴자 3인과 의기투합해 한 달간 동남아 배낭여행을 떠난 조남대, 박경희 부부의 <배낭여행은 처음이라서>를 펴냈다. 다섯 명의 은퇴자들은 인생의 웬만한 사건은 다 겪어봤지만 배낭여행은 처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해외 경험은 패키지여행과 출장이 전부였기에 가이드 없이 떠나는 자유 배낭여행은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특히 나이와 건강이 걱정이었다. 저자 조남대는 다리 수술을 한 부분이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다른 이들 역시 젊은이도 아닌데 불편한 잠자리와 교통수단을 몸이 견뎌낼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원하는 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는 배낭여행의 자유로움은 이들을 도전하게 만들었다. 어떤 일이 생기든 일단 부딪쳐 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행은 사건과 실수의 연속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할 때부터 리턴 티켓이 없어 애를 먹었고 저렴한 방을 찾느라 새벽길을 헤매기도 했다. 비행기로 1시간인 거리를 배로 3일 걸려 돌아가기도 했다. 동남아인들의 사기와 덤터기는 일상처럼 겪었다. 젊은이들이나 해볼 법한 ‘사서 하는 고생’을 은퇴 후 하게 된 것이다. 가장 큰 고비는 미얀마 국경에서 찾아왔다. 미얀마의 불안정한 국내 정세 때문에 여행 팀이 나뉘게 된 것이다. 미얀마행을 고수한 저자 부부와 태국 잔류를 결심한 여행 동료들은 헤어지게 됐다. 단 둘이 위험한 나라에 입국하는 데 대한 불안감과 같이 가주지 않는 동료들에 대한 서운함을 애써 가라앉혀야 했다. 하지만 걱정을 무릅쓰고 도착한 미얀마의 인레 호수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바간에서는 수십 개의 벌룬과 함께 장관을 이룬 일출도 볼 수 있었다. 쌀국수와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스스로 해낸 여행에 대한 뿌듯함을 느꼈다. 우여곡절 끝에 이들은 ‘베트남 → 라오스 → 태국 → 미얀마 → 태국’ 순서로 한 달 일정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저자 부부는 “환갑이 넘은 퇴직자 5명의 배낭여행기를 읽은 독자들은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라며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할 것을 강조했다. 저자 조남대는 공무원으로 33년간 근무 후 정년퇴직했으며, 그동안 수필공부를 해 지난달 수필가로 등단했다. 저서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 여행』, 『두 엄마와 함께한 보름 동안의 행복 이야기』가 있다. 저자 박경희는 2015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년퇴직했다. 위의 두 권의 책을 남편과 함께 썼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9-10-01 10:3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