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7일부터 사흘간 매서운 한파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고되면서 올겨울은 러시아 모스크바보다도 추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음의 북극진동’을 주된 한파 원인으로 꼽았다. 5일 기상청은 “6~7일 양일간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 아침 최저기온이 -10도까지 떨어지겠다”며 “특히 7일부터는 서울 -17도 강원 춘천 -23도 등을 보이고 당분간 강추위가 지속되겠다”고 예보했다. 1월 평균 최저기온이 -12도인 러시아 모스크바보다도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셈이다. 아큐웨더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6~7일 최저기온은 각각 -6도, -7도다. 이 가운데 기상청은 올겨울 추위 원인을 ‘음(-)의 북극진동’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북극진동은 북극지역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일에서 수십일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그중 음의 북극진동이 강하게 일어나면 극소용돌이가 약화하면서 북극 지역의 찬 공기가 남하해 우리나라 겨울철 한파의 원인이 된다. 기상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21년 1월~3월)에 따르면 북극진동은 11월 말까지 양의 북극진동 상태였으나 12월 중순부터 음의 북극진동으로 전환됐다. 기상청은 이 음의 북극진동이 1월 전반까지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년에도 북극진동이 음인 경우가 있었지만 작년엔 엘니뇨가 있어서 조금 상쇄됐다”며 “그런데 올해는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는 다른 요인이 별로 없어서 예년보다 더 저온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엔 엘니뇨가 뚜렷한 경향성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바렌츠·카라해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어 우랄산맥 부근으로 기압능이 발달하면서 동아시아에 찬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 한파는 2018년 초 있었던 ‘역대급 한파’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도 성층권(약 10~50km 상공)에서의 바람 편차에서 서풍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서풍편차는 양의 북극진동을 유도해 발생 시 우리나라 온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엔 음의 북극진동에 더해 동풍편차가 생기면서 11월부터 4달 동안이나 온도가 낮았지만 현재는 서풍편차가 나타나고 있어서 2018년보다는 추위가 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성층권 상부부터 동풍편차가 나타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를 더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처럼 국내 한파를 좌우하는 북극진동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된 바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극진동은 자연 변동 현상”이라며 “온난화가 되면 북극 온도가 높아지니 음의 북극진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긴 하지만 아직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2021-01-05 14:13:47【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북극 해빙(海氷)’은 기후변화의 원인이자 결과로 알려졌다. 해빙이 줄어 햇빛 반사량 적어지면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그럴수록 해빙은 더 많이 녹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향후 북극 해빙 변동의 예측력을 높이고, 폭염이나 꽃샘추위 연구에도 도움 줄 전망이다.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도시환경공학부의 이명인 교수팀이 북극 해빙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대기 순환 양상을 분석하고,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진 대기 순환 양상이 북극 해빙에 주는 영향이 강해졌다’는 것을 밝혀냈다.연구팀에 따르면 대기 순환은 지역별 기압 차이로 인해 생긴다. 지금까지는 여름철(6~8월) 북극의 대기 순환에서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강약을 반복하는 ‘북극 진동(Arctic Oscillation)’이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 순환 양상에는 ‘북극 쌍극자(Arctic Dipole) 진동’이라는 현상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게 밝혀졌다. 북극 쌍극자는 날짜변경선을 기준으로 북극의 동쪽과 서쪽 각각에 고기압 순환과 저기압 순환이 번갈아 가며 생기는 현상이다. 북극 쌍극자의 양상이 ‘서쪽에 고기압 순환, 동쪽에 저기압 순환이 위치한 경우(음의 위상)’에 북극을 관통하는 해류인 북극횡단해류가 강해진다. 이때 북극 해빙은 북극횡단해류를 타고 비교적 따뜻한 대서양으로 흘러나가면서 잘 녹게 되고 그 면적이 줄어든다.연구팀은 기후변화가 뚜렷한 1990년대 중반 기준으로 과거(1982~1997년)와 최근(1998~2017)으로 기간을 나눠 북극 해빙과 북극 쌍극자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는 미국항공우주국 고다드 우주비행 센터(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에서 생산하는 재분석 자료와 인공위성 관측 자료를 이용했다.그 결과 최근 북극 쌍극자의 공간 양상이 바뀌었으며, 그 결과 북극 쌍극자가 유도하는 북극 횡단 해류에 의한 북극 해빙의 변동이 뚜렷해지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북극 쌍극자의 중심이 최근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지표면 바람이 대서양 쪽으로 흘러나가면서 북극 횡단 해류를 더욱 강하게 만든 것이다. 이명인 교수는 “북극 대기 순환에서 주로 고려되던 북극 진동이 외에 북극 쌍극자의 중요성이 이번 연구에서 조명됐다”며 “이번에 밝혀진 내용은 향후 북극 해빙을 예측하는 인자로 활용될 뿐 아니라 미래 기후변화에서 북극 해빙의 역할을 추정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빙하 연구 관련 최상위 국제학술지 ‘빙권(The Cryosphere)’에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기상청 ‘기상·지진See-At기술개발연구’ 지원으로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9-12-10 10:55:43북극의 매서운 바람이 중위도 지역을 덮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북미 지역에는 20년 만에 최악의 한파가 예고됐다. 미국 언론들은 이르면 15일(현지시간)부터 이례적인 한파가 닥치고, 중서부 지역 기온이 20년 새 최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찬 바람을 북극권에 묶어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찬 바람이 북미와 러시아 시베리아, 동북아시아와 북유럽을 덮칠 것이란 설명이다. 이미 지난 11일부터 미국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 몇몇 주에서는 20㎝ 넘는 눈이 쌓였다. 오하이오의 경우 평년 기온보다 25도나 낮다. 캐나다 언론들도 올겨울 이례적인 한파를 예보했다. 중위도 지역의 이례적인 한파는 '북극진동'이 교란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찬 소용돌이 바람이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북극진동 자체는 이상 현상이 아니다. 지구가 열대지방에서 남아도는 열을 북극으로 옮기려는 에너지 순환작용의 일부다. 문제는 찬 바람을 가둬두는 제트기류가 기후변화로 붕괴하면서 북극진동의 패턴이 달라지고 북극의 찬 바람이 더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는 것이다. 앞서 2014년 1월 미국에 북극 찬 바람이 남쪽으로 밀려내려와 한파가 몰아닥친 바 있다. 기상학자들은 당시와 지금의 기상 상황이 비슷하며, 중위도 지역의 평균기온이 20년 새 최저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북극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0도 가까이 올라가는 등 기록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는 더운 바람이 밀고 올라가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찬 바람이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현재는 북극진동이 2개로 조각나다시피 했다. 밀려내려온 북극권의 찬 공기 중 한 덩어리는 러시아 쪽, 한 덩어리는 북미 대륙을 덮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올겨울 북극의 찬 바람이 더 자주, 더 남쪽으로 내려올 것이며 고위도와 중위도의 접경선인 북미와 동북아시아 일대가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6-12-14 08:38:18[파이낸셜뉴스] 유럽이 겨울 초입부터 폭설과 한파를 맞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서는 지난 주말 사이에 눈 폭풍이 닥쳤다. 뮌헨 강설량은 44㎝로, 역대 12월 최대이자 2006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뮌헨 외에도 독일 다른 도시들과 유럽 곳곳에서 눈이 쏟아졌다. 강설 지역은 알프스 북쪽으로 독일을 거쳐 동유럽 일부로도 확대되고 있다. 또 프랑크푸르트와 함부르크, 뮌헨에서 눈이 이어졌으며 스위스 제네바, 러시아까지 동쪽에서도 눈이 내렸다. 항공추적 업체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항공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뮌헨에서는 지난 주말 이후로 수백 편이 결항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 등도 일시 폐쇄 등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가 하면 영국 런던 등 눈이 비교적 적게 내린 곳도 타격을 받았다. 잉글랜드 북서부에서는 강설량이 30㎝를 기록했다. 또 알프스 지역 등 보통 강설량이 많은 지역에는 예년 평균보다 많은 눈이 내렸으며, 일부 지점에서는 연중 최대 강설량에 다가서고 있다고 스위스 기상기관인 메테오스위스가 전했다. 프랑스 기상학자 나헬 벨게르즈는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이 2010년 이래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겨울 날씨로 시작하는 듯하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폭설과 한파는 시베리아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도 덮쳤다. 지난 4일 모스크바는 기록적인 수준의 일일 강설량을 보였다. 시베리아 기온은 초겨울 기온으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며칠 사이 섭씨 영하 50∼57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유럽의 한파는 북극 상공에 있는 찬 공기 소용돌이의 강약을 의미하는 '북극진동'의 단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대기 상층 빠른 바람(제트기류)이 약해지면서 북극 인근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쉬워지는 단계다. 이에 따라 제트기류가 영국을 지나 남·중유럽으로 밀려나기 쉽고, 제트기류의 약화가 동유럽과 아시아로도 확장될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06 10:59:48[파이낸셜뉴스] 이번 겨울 한반도의 일평균 기온폭이 기상청이 50년 관측한 이래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7일 발표한 '1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온이 가장 높은 날과 가장 낮은 날 기온 차는 19.8℃였다. 지난달 중순은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하순은 기록적으로 추웠다. 가장 따뜻했던 날은 13일로 평균기온이 영상 9.6℃였고 제일 추웠던 날은 25일로 평균기온이 영하 10.2℃였는데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1월 기온 차로는 제일 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6℃로 평년(1991~2020년 평균) 1월 기온(영하 0.9℃±0.6℃)과 비슷했지만 일평균기온 표준편차는 4.3℃로 역대 5번째로 컸다. 일평균기온 표준편차는 기온 변동 폭을 의미하는데 기상청은일평균기온 표준편차가 큰 해가 2000년 이후에 몰려있다고 설명했다. 역대 1월 일평균기온 표준편차 상위 10개 해를 꼽아보면 올해를 포함해 8개 해가 2000년 이후다. 기상청은 지난달 중순이 따뜻했던 이유로 우리나라 동남쪽에 이동성고기압이 자리하고 고기압 가장자리에 저기압이 동반되면서 온난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하순 추웠던 이유는 우랄산맥에 기압능이 발달해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로 쏟아져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극에선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기류가 약한 '음의 북극진동' 상태가 이어지면서 북극의 한기가 저위도 쪽으로 내려왔다. 현재는 북극진동 지수가 양의 값인 상태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40.5㎜로 평년(17.4~26.8㎜)보다 많았다. 이는 1973년 이후 9번째로 많은 양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2-07 19:42:28[파이낸셜뉴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주말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강한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17일과 18일 기온 급강하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파특보가 확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한파가 몰아친 것은 북극 지역의 냉기를 묶어두던 소용돌이, 즉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48℃에 이르는 북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제트기류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것을 북극진동이라고 부르는데, 12월 초부터 강한 음의 진동을 보이고 있다. 북극진동 지수가 양수(+)면 제트기류가 강하고 음수(-)면 약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제트기류가 약해진 상황에서 북쪽에 쌓였던 찬 공기가 한국을 비롯해 서유럽과 북미 등으로 동시에 밀려오면서 북반구 곳곳에서 강력한 한파가 나타났다. 추위는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요일인 16일까지 한파특보가 내려진 중부지방, 전북, 경북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15℃에서 영하 5℃ 사이에 머물겠다. 기온이 평년기온을 밑도는 상황은 내주 월요일인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이후에도 기온이 예년 이맘때 수준을 기록하면서 춥겠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2-12-14 20:42:25[파이낸셜뉴스] 지구온난화 현상을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는 몇 도일까. 티핑 포인트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2도 상승이 아니라 1.5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럽 공동연구진은 지구의 기온상승 데드라인을 2도로 정한 파리협정보다 더 강력하게 제한해 1.5도 이하로 온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유럽 공동연구진에 따르면 연구진은 "현재 16가지 위험 요소 중 5가지는 이미 티핑 포인트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또 "0.1도씩 기온이 상승할때마다 위험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볼린 기후연구센터와 영국 엑서터대학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공동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와 영국 엑서터대학에서 열린 '티핑 포인트 : 기후 위기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콘퍼런스에서 공개했다. 엑서터 대학의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 팀 렌튼 소장은 "이번 연구는 세계가 기후 전환점을 통과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경제의 탈탄소화를 근본적으로 가속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이를 위해서는 이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절반으로 줄여야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파리협정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해준다. 세계 195개국은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1.5도로 제한해 티핑 포인트 위험을 50%로 낮추려면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순제로에 도달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6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온도보다 2도 올라가면 기후 전환점을 촉발할 위험이 높으며, 2.5~4도 올라가면 매우 위험하다. 연구진은 기후 티핑 포인트가 처음으로 제기된 2008년 이후 발표된 200개 이상의 논문을 종합 검토해 기후 전환점과 한계치 온도, 시간 및 영향에 대한 증거를 종합했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티핑 포인트 목록을 9개에서 16개로 늘렸다. 연구진은 인류가 살아가면서 탄소를 배출해 이미 지구를 '티핑 포인트' 위험 지대로 밀어넣었다고 결론지었다. 다시말해 기온이 1도 올라갔을때 지구는 이미 안전한 기후 상태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즉, 유엔의 파리 협정에서 목표했던 온난화를 2도 이하, 가급적이면 1.5도로 제한하는 것 조차도 위험한 기후변화를 완전히 피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스톡홀름 볼린 기후연구센터의 데이비드 암스트롱 맥케이 박사는 "16가지 위험요소 중 5가지는 1.1도 상승한 현재 이미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린란드와 남북극지역 영구 동토층의 해빙, 캐나다 래브라도 해의 대류 붕괴, 열대 산호초의 대규모 소멸 등이다. 그는 또 "1.5도 상승할 경우 4가지 일들이 추가로 일어날 수 있으며, 5가지가 연쇄적으로 더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즉각 줄인다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물물리학시스템 과거로 되돌릴 수 없어 연구진은 고기후 데이터와 현재 기후관측, 기후모델 등의 다양한 결과를 조사했다. 여기에서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데 관련된 16개의 주요 생물물리학시스템이 지구 스스로 변화하는 전환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비록 기온이 상승하는 것을 멈춘다하더라도, 일단 빙상이나 해양 또는 열대 우림이 전환점을 지나면 계속해서 새로운 상태로 변화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점에 도달하는 시간은 각 시스템마다 수십년에서 수천년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생태계와 대기순환 패턴은 빠르게 변화할 수 있지만, 극지방의 얼음이 녹는 것은 더 느릴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피할 수 없다. 연구진은 티핑 포인트 요소를 남극과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지구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9가지로 분류했다. 이 9가지 요소들이 지역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7가지 시스템을 꼽았다. 이 7가지는 서아프리카 몬순과 적도 주변에 있는 산호초의 죽음 같은 것이다. 2008년 평가와 비교해 캐나다 래브라도해 대류와 남극 동빙하 분지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반면 북극 여름 해빙과 엘니뇨 남방진동 등은 역학적인 증거가 부족해 제외됐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 리카르다 윈켈만 연구원은 "지구 시스템의 많은 티핑 요소들이 상호 연결돼 있어 계단식 티핑 포인트를 추가적인 위험요소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상호작용은 장기적인 개별 티핑 포인트 요소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하는 한계 온도를 더 낮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요한 록스트롬 소장은 "세계는 2~3도의 지구 온난화를 향해 가고 있다"며, "살기 좋은 지구환경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사회를 가능하게 하려면 티핑 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9-12 13:19:52[파이낸셜뉴스] 지구가 지난달 뜨겁게 달궈져 기상관측 142년 사상 가장 뜨거웠던 달로 기록됐다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7월은 연중 가장 뜨거운 달이다. AP통신에 따르면 NOAA는 7월 미국과 유럽에 열풍이 몰아쳐 전세계 평균 온도가 16.7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106년 7월 기록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구 온도는 2016년 7월에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9년과 2020년에도 2016년 최고 기록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당시에 비해 0.01℃ 높았다. NOAA의 기상학자 아시라 산체스 루고는 2015~2021년 7년 동안 매년 7월 지구 온도는 사상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구 온도는 20세기 7월 평균치 온도보다 0.93℃ 높았다. 릭 스피너드 NOAA 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최고가 최악인 경우"라면서 "신기록 수립 소식은 기후변화가 전세계 혼란과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상학 교수 마이클 맨도 "이것이 기후변화다"라면서 "전례 없는 고온, 가뭄, 산불, 홍수로 점철된 올 여름에 느낌표를 콱 박았다"고 우려했다. 앞서 유엔은 보고서에서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과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기후변화가 악화하고 있다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산체스 루고는 북미와 유럽·아시아 일부의 온난화는 기록적인 수준이라면서 전세계 온도가 최고 기록에 비해서는 아주 약간 오르는데 그쳤지만 이 기록 안에는 북반구의 높은 열기가 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한 겨울인 남반구의 낮은 온도까지 더해져 북반구 여름 온도가 얼마나 급격하게 올랐는지 실체가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산체스 루고는 북반구 온도만 보면 2012년 7월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비해 0.19℃ 올랐다면서 이는 '상당히 큰 폭'의 오름세라고 경고했다. 올 여름 기온이 특히 높았던 데에는 이른바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이라고 부르는 자연적인 날씨순환도 한 몫했다. 더 따뜻한 날씨를 부르는 엘니뇨 현상의 사촌쯤 되는 현상이라고 NOAA는 설명했다. 올해 전체 지구 기온은 그러나 아직까지는 사상 6번째로 더운 상태에 그치고 있다. 산체스 루고는 연초 라니냐로 인해 한파가 덮쳐 평소보다 춥게 한 해를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리노이대 기상학 교수 도널드 우블스는 "한 달 기록으로 많은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라니냐 속에서도 역대 가장 뜨거운 온도를 기록했다는 것은...지난 10년간 우리가 목격한 패턴과 꼭 들어맞는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구 기온은 1976년을 끝으로 20세기 평균보다 낮은 온도를 기록한 적이 없다. 프린스턴대 기상학 교수 개브리얼 베치는 "연령대가 (만으로) 45세 미만이라면 연간(또는 7월)을 기준으로 지구 온도 평균값이 20세기 평균보다 낮았던 경우를 경험하지 못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8-14 07:23:54[파이낸셜뉴스]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동시에 북극과 남극을 이은 가상의 자전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회전한다. 자전 때문에 낮과 밤이 반복되며, 우리의 매일매일인 '하루'가 생겨나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는 데는 24시간, 1440분, 8만 6400초가 걸린다. 하지만 이 하루가 매일 똑같이 24시간은 아니다. 지구 자전 속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빨라진 지구 자전 속도.. 얼마나? 자전 속도는 태양과 달의 조석력, 지구 내부 구조의 움직임 등에 따라 변화한다. 1960년대 이후로 수십 년간 지구가 한 바퀴를 도는 데는 24시간보다 조금 더 소요됐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는 이례적으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졌다.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짧았던 하루는 2005년 7월 5일이었다. 자전 시간은 8만 6400초보다 1.0516밀리초(ms) 적게 걸렸다. 지난해, 하루의 길이가 24시간보다 짧았던 날은 무려 28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가장 짧았던 하루는 2020년 7월 19일로, 8만 6400초보다 1.4602밀리초 짧았다. 역사상 가장 짧은 하루였다. 과학자들은 올해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4시간에 1초 더하거나 빼는 '윤초' 지구의 자전을 기준으로 만든 시간 체계는 '세계시', 세슘 동위원소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정한 시간 체계는 '원자시'다. 이 세계시와 원자시를 보완해 만든 시간 체계가 협정세계시(UTC)다. 세계시와 원자시의 오차가 0.9초 이상이 될 경우 국제지구자전-좌표국(IERS)은 윤초를 적용한다.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 협정세계시에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 빨라지면 1초를 빼는 음(-)의 윤초가 시행된다. 1972년부터 지금까지 적용된 27번의 윤초는 모두 양의 윤초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져 사상 처음 음의 윤초가 적용될 가능성이 생겼다. 윤초 시행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1초의 가감은 정확한 시간 측정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평일 오전 9시에 윤초가 적용되면서 우리나라 증권 시장이 20분 늦게 열리기도 했다. 2012년 호주에서는 윤초 시행 후 항공사 발권 시스템이 멈추며 400여 편의 항공기가 제시간에 출발하지 못한 바 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임예리 인턴기자
2021-03-10 11:32:00[파이낸셜뉴스] 지난 겨울은 강추위와 기습 폭설, 이상고온 현상으로 기온 변동폭이 가장 컸던 해로 기록됐다. 북극 온난화로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힘겨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일 기상청은 이상기후로 인해 우리나라뿐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상재해가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2020년 겨울철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겨울은 찬 대륙고기압과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기온 변동폭(표준편차)이 1973년 이후 두번째로 컸다. 특히 1월은 7~10일 4일 연속 하루 최저기온이 역대 가장 낮았다. 21~ 25일 5일 연속 하루 최고기온이 가장 높아 변동폭 또한 역대 가장 컸다. 2월은 큰 기온 변동폭과 함께 이동성고기압 영향에 강한 햇볕까지 더해져 고온현상을 보인 날이 많았다 반면 강수량(46.7㎜)은 적었다. 1973년 이후 여섯번째로 적었다. 김정식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장은 "대륙고기압(차고 건조)과 이동성고기압(따뜻하고 건조)의 영향으로 지난 겨울은 건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해상의 해기차(해수면 온도와 대기의 온도차)와 기압골의 영향으로 눈과 비가 여러차례 내려 날씨 변화가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원 영동지역은 동풍이 약해 강수 현상이 매우 적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는 서~남서쪽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가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상층의 매우 찬 공기와 충돌하면서 눈구름대가 자주 발달하는 특징을 보였다. 12월 중순~1월 상순에 기습 한파도 있었다. 북극 기온이 높아 제트기류가 약해졌고(음의 북극진동),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공기덩어리(블로킹)가 정체하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남하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또 열대 태평양에서는 라니냐가 지속돼 서태평양에서 상승기류(대류활동 증가)가, 중태평양에서는 하강기류(대류활동 감소)가 우세했다. 이에 따라 열대-중위도 대기 반응이 우리나라 북동쪽 저기압 발달에 기여하면서 찬 북풍 기류가 세졌다. 또 올해 1월 중순 이후엔 고온 현상도 나타났다. 1월 말과 2월 말에 남풍 기류의 유입과 강한 햇볕, 일시적 동풍에 의한 푄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에 고온현상이 발생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지난 겨울은 강한 한파와 기습 폭설, 강한 바람, 이상고온 현상 등 계절 내 기후변동이 급격히 나타났다.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기상재해 및 기후분석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1-03-05 15: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