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일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세제 대책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서울의 주택 상황이 계속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동산 세제 카드를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 진 의장은 부동산 시장 대응을 위해 당장은 세제 개편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진 의장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정말로 심각한데, 세제 조치가 뒤따라야 할 상황이 오는데도 한사코 안 할 이유가 있느냐. 그건 실용주의적 태도가 아니다"며 "다만 금융 조치, 공급 대책, 또 필요하면 행정 수단, 이런 것들을 우선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세금 조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강구해야 한다. 그것부터 막 들이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조치, 공급 대책 또 필요하면 행정 수단을 우선 동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세금 조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강구할 것이란 취지다. 진 의장은 "올해와 2026년부터는 주택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기에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착공으로부터 3년쯤 후에 입주하는데,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2년부터 공급이 줄어들었으니까 그리 계산하면 올해부터 공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권에서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3기 신도시 사업과 공공 재개발 사업을 꼼꼼하게 점검해서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하는 일이 바로 뒤따라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하는데 여기에 공공이 뛰어들어 정부가 중심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좀 속도가 나지 않겠느냐"며 "그런 점에서 공공 재개발을 활성화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에 대해서는 "개발 이익을 소수가 독점하지 못하게 관리·감독하는 체계는 기본적으로 유지돼야 하지만, 행정 절차상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제한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하는 듯하다"며 "이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집값도 확연한 안정세로 돌아서지 않겠는가 기대한다. 1∼2주, 2∼3주 후면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5-07-02 10:27:57[파이낸셜뉴스] 중동 불안에도 코스피 지수가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3000선을 수성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37p(0.24%) 하락한 3014.4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0.98% 하락한 2992.20에 출발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 등 중동 사태로 장 초반 2980선까지 밀렸지만, 개인 순매수세가 대거 유입돼 낙폭을 줄이면서 3000선을 회복했다. 개인이 하루 동안 1조503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급락을 방어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50억원, 969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7.95%), 증권(4.88%), IT서비스(4.08%)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전기·가스(-2.24%), 종이·목재(-2.20%), 운송장비·부품(-2.19%)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2.18%), 삼성바이오로직스(-2.17%), LG에너지솔루션(-3.77%) 등은 하락했다. SK하이닉스(0.78%), 네이버(5.75%), 두산에너빌리티(14.78%) 등은 상승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오르며 상승장을 증명한 코스피는 이날 차익실현 명분에도 삼천피 사수에 나섰다"며 "이번주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에도 모멘텀 부여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반등이 시작된다면 지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74p(0.85%) 하락한 784.79에 마감했다. 개인이 127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2억원, 699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5-06-23 16:00:44[파이낸셜뉴스] 서울 집값이 6년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정비사업 기대감과 공급 불안, 7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전 ‘막차 수요’가 시세를 끌어올렸지만 대출 규제와 가격 피로감, 거래 둔화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19일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과 정비사업 기대감,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나타난 단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오를 것 같다’는 불안 심리가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서울 전반의 장기 상승 흐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급등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 흐름이 성동·마포·용산 등 강북의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거래량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2017~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20주 연속 상승한 서울아파트 가격이 하반기에도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호가는 오르는 반면 실거래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매수자보다 매도자 쪽에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7월 DSR 규제 강화 시행 전 거래를 서두르려는 수요가 단기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며 "고점 인식과 자금 조달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런 조건에서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동시에 서울 집값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는 여전히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비사업 추진계획, 일부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이 유동적인 데다 대출 규제와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현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6-19 16:01:04【파이낸셜뉴스 고창=강인 기자】 전남 영광 한빛원전 2호기에서 황산 누출 소식이 알려지며 이웃한 전북 고창지역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고창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5시40분께 영광 소재 한빛원전 2호기에서 황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황산 191리터가 누출됐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원전 내 유해화학물질 누설 소식으로 고창군을 비롯한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고를 통해 원전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원전측이 밝힌 황산주입펌프 연결볼트 손상은 한빛원전 2호기의 심각한 노후 상태를 보여준다. 한빛원전 2호기는 1987년 6월에 운전을 시작해 2026년 9월에 설계수명 기간이 만료된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2023년부터 한빛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주민공청회가 연기되고 파행되는 진통을 겪었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원전 재가동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창 모든 지역이 방사선비상계획구역(30㎞)에 포함된 만큼 풍향과 해류 영향으로 방사능 및 온배수로 인한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태다. 여기에 원전 소재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역자원시설세’을 받지 못하는 등 정당한 보상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재정적 불평등에 고창군민들의 박탈감은 심화되고 있다. 고창군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원전의 근본적인 안전 관리 강화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전체를 고려한 안전과 피해지원 등의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며 “위험 공유하되 지원은 단절된 현행 구조에 대한 개선 논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5-06-19 15:27:30[파이낸셜뉴스] 창원NC파크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지난 3월 발생한 인명 사상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시설물 '루버'의 안전성 검증에 나섰다. 창원시는 사조위가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최근까지 총 4차례 회의를 진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조위는 회의 과정에서 시설물 루버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실제 창원NC파크 외벽에 사용되었던 루버를 이용한 안전성 실험을 결정했다. 사고 당시, 길이 2.6m, 폭 40cm, 무게 60kg 상당의 알루미늄 재질 루버가 경기장 외벽에서 떨어져 야구팬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야구팬들은 루버 구조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고, 창원시는 지난 4월 창원NC파크 내외부에 설치된 루버 313개를 전면 철거했다. 이번 안전성 실험은 실제 사용된 루버와 접합부의 플레이트, 볼트 등을 활용하여 진행된다. 창원시는 실험 수행을 위해 전문 학회를 선정했으며, 해당 학회는 루버 접합부 조임 상태 등 외관 조사와 더불어 플레이트 및 볼트에 대한 인장 시험과 피로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인장 시험은 재료가 끊어질 때까지 양쪽 끝을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피로 시험은 반복적인 하중을 가해 재료의 피로 한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조위 측은 이번 실험을 통해 루버 접합부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인하고, 향후 루버 접합부 설계에 대한 기초 자료 확보와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사조위 위원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루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을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실험은 약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6-19 14:49:19[파이낸셜뉴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이 19일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다. 중동 불안과 미국의 금리동결 등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 대행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중동 정세와 미국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이 대행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경계감 확산으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긴장감을 갖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24시간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의 긴밀한 공조 하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정책이 미칠 영향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언급하면서 관세정책의 효과가 확인될 때까지는 통화정책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새벽 글로벌 금융시장은 회의 결과를 대체로 예상한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5-06-19 14:15:05중동리스크 고조로 국내 증시에서 방산, 조선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중동 불안에 따른 공급망 교란 우려 등으로 일부 종목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7.83% 급등한 6만41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로템(6.58%), LIG넥스원(5.13%),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3%) 등 주요 방산주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조선 관련주인 HD한국조선해양(4.56%)과 삼성중공업(2.15%)도 이날 각각 동반 상승세를 기록하며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해당 업종 전반에 대한 '추격매수'보다는 '조정 시 분할매수' 전략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무력 충돌이 장기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이번 공습은 단순한 보복 차원이 아닌 이란 핵개발 저지, 체제 압박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80~85달러를 상회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으나, 현재는 73~74달러 수준으로 단기 오버슈팅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전반보다는 업종별 수혜 가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방산주는 최근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가격 부담이 일부 존재한다. 특히 한화시스템과 현대로템은 52주 신고가를 돌파하며 과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급등한 종목보다는 상승 여력이 남아있거나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KB증권 류진이 연구원은 "이란의 원유 수출이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 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낮아 유가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동일 선상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도 충돌 확대를 경계하고 있어 글로벌 리스크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조선주는 공급망 교란 우려가 반영되며 방산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방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수주잔고도 탄탄한 만큼, 중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DS투자증권 신민섭 연구원은 "전쟁 상황에서도 영향을 덜 받거나 수혜를 입는 업종은 분명 존재한다"며 "방산, 조선 외에도 유틸리티, 금융, 지주사 등 고정 수익 기반 업종은 외부 충격에 강한 방어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지배구조 개편 기조는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을 유도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은 외생변수 하에서 투자심리의 완충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6-16 18:43:30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파이낸셜뉴스] "이번 대선은 성 역할에 대한 일종의 국민투표였다. 특히 남녀 유권자간 의견 차이가 가장 큰 세대는 Z세대였다." "Z세대 여성들은 자유주의적이고 미투 운동으로 인한 젠더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면 같은 연령대 남성들은 급변하는 성역할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으로 자신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며 남성성을 가진 지도자에 열광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이 기사를 지난 3일 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한 분석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이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선에 도전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기사였다. 한국의 대선 결과를 분석한 기사라 생각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데이터 저널리스트 존 번 머독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Z세대는 하나가 아닌 두 세대다." 정치 앞에서 갈라진 Z 지난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출구조사에선 결과와 상관없는 유의미한 통계가 있었다. MZ로 불리는 2030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성별에 따라 표심이 엇갈렸다. 특히 Z세대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30 남성의 60~70%는 보수 정당의 후보자를 지지했다. 20대 이하 남성은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후보에게 37.2%,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36.9%의 표를 줬다.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74.1%였다. 30대 남성은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에 각각 25.8%, 34.5% 투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대 이하, 30대 남성에게 각각 24.0%, 37.9%의 표를 받았다. 같은 연령대라도 여성은 58.1%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30대 여성 역시 57.3%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최근 서울대가 대선을 앞두고 진행해 지난 8일 공개한 설문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서울대 학부 재적생을 모집단으로 한 Z세대 조사였다. 남성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5%가 이준석 후보를 지지했다. 이재명 후보(18.8%), 김문수 후보(8.0%) 등에 비해 확실한 우세였다. 여성 응답자는 이재명 후보에 43.5%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각각 8.5%, 7.1%였다. 정치 성향을 묻는 질문에도 여성 응답자는 43.0%가 스스로를 ‘진보’라고 밝혔고 11.0%만이 ‘보수’라고 답했다. 남성 응답자는 38.9%가 ‘보수’, 21.4%가 ‘진보’라고 응답했다. 갈라진 Z세대는 전 세계 공통 Z세대 정치 성향이 성별에 따라 극단으로 갈린 건 전 세계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미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젊은 남성과 여성의 정치적 양극화를 짚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나라로 한국을 첫 손에 꼽았다. 한국은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남녀 간 투표 선호도 차이가 크지 않은데 비해 18~29세 Z세대에선 약 25%p 차이를 보였다는 설명도 더했다.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았다. 독일 설문에선 Z세대 남성이 여성보다 독일을위한대안(AfD)에 투표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AfD는 지난 5월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이 우익 극단주의 정당으로 분류했다. 영국도 지난해 총선에서 진보 정당인 녹색당에 Z세대 여성이 23%를 투표해 12%인 남성의 두 배나 됐다. 반대로 Z세대 남성들은 극우 성향의 개혁당에 12% 정도 투표했다. 여성 투표율은 6%였다. 미국의 대선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18~29세 남성은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에 56%가 투표했다면 여성의 58%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 표를 던졌다. 왜 갈라졌나 전 세계적으로 청년들이 성별에 따라 양극화되자 전문가들도 원인 분석에 나섰다. 먼저 '성평등'에 대한 반발을 꼽았다. 영국의 킹스칼리지 사회개발과학 강사인 엘리스 에반스 박사는 "젊은 남성들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남성은 여성의 성과가 단지 그들의 희생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NYT와 인터뷰 한 Z세대 남성들도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진다"거나 "남자로서 사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의 정치 일간인 폴리티코는 전통적 가부장제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Z세대의 성별 격차가 유달리 큰 건 놀랄 일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는 데이터로도 나타났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입소스가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호주,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일본, 튀르키예 등 전 세계에서 표본 추출한 조사를 보면 '육아 휴직한 남성은 남성다움이 부족한가' 등 양성평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남녀 간 의견차가 가장 큰 연령대는 Z세대였다. 갤럽이 지난해 9월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환경, 총기 규제, 임신 중절 등의 분야에서 Z세대 남녀 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갤럽은 Z세대 여성의 좌경화가 남성의 우경화를 이끌었다고 해석했다. '신자유주의 사회'로 전환하면서 성평등의 갈등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복지사회는 정치·사회·경제적으로 갈등을 유발할 요인이 없었지만, 21세기 신자유주의 사회가 되면서 국가는 가족, 개인을 보호해 주지 않게 됐다"며 "스스로를 책임지는 사회가 되면서 경쟁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기 극한의 경쟁에 내몰린게 Z세대들이다. 학벌이 높아지고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난 여성에게 남성은 불안감이 커졌을 것"이라며 "불안정한 시대에 정부의 역할은 안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인데 우리 정치는 표를 얻기 위해 갈라치기하고 갈등을 더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역시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며 경쟁자로 자리 잡자 20대 남성들이 경제적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별 정치적 분화는) 각 정당이 그 불안감을 이용해 갈라치기 정치를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다양해진 미디어가 Z세대 젠더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반스 박사는 "유튜브, SNS 등 미디어를 선택하는 시대"라며 "알고리즘을 통해 필요한 정보만 받게 됐고 같은 입장을 지닌 정보만 지속적으로 수용하는 일종의 에코체임버 효과를 일으키게 됐다"고 진단했다. 갈라진 성별, 통합의 방법은 공유된 경험의 약화, 성평등 양상에 대한 분노로 Z세대 성별 격차를 키운 상황에서 통합의 방법을 찾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 같은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홍찬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은 “2030 남성들은 사회 불평등에 대해 질문하면 ‘흙수저론’ 이야기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구조를 바꾸긴 어렵다’는 패배주의적 인식 때문"이라며 " 이들은 싸워야 할 대상을 ‘금수저’가 아닌 또래 여성이라 생각한다. '차별이나 혐오보다 연대를 통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제공하는 과제가 이 대통령과 민주당 앞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신경아 교수는 "Z세대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사람, Z세대 남성의 화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제대로 답을 알려주는 사람을 이재명 정부가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렇다고 마냥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서울대 학생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실현 정도의 점수를 10점 만점에 평균 5.8점의 낮은 점수를 주고도 77.8%는 투표 등 정치 참여로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외교학부에 재학 중인 심우선씨(23)는 “ 투표로 당장의 삶이 직접적으로 바뀌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작은 한 표들이 모여 훗날 거대한 삶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6-15 08:17:50채권시장 변동성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단기자금 시장으로 몰리면서 기업어음(CP)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연말 연 2.0% 수준까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금리상승을 자극하는 새 정부의 적자국채 확대발행 가능성이 교차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이 경우 통상적으로 불확실성 고조로 단기물에 투자자금이 몰린다. 11일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CP금리(91일물)는 10일 기준 연 2.73%를 가리키고 있다. CP금리는 지난달 2일 연 2.91% 수준이었으나 6.3대선을 앞둔 같은 달 30일 연 2.77%로 떨어진 후 계단식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연 2.91% 수준에서 꿈쩍도 하지 않던 CP 금리의 하락세가 뚜렷해진 데는 불확실성에 노출된 투자자들이 투자 방망이를 짧게 쥐고 단기물 투자로 선회하고 있어서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2일 연 2.282% 수준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10일 연 2.385%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연 2.593%에서 연 2.831%로 상승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2.75%에서 연 2.50%로 내렸음에도,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3년물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고채 금리가 오른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금리가 재정정책 영향력에 더 민감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채권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들도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 신중해진 모습이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6033억원으로 4월 4조260억원 대비 뚜렷하게 줄었다. 더 나아가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 시장은 상환 규모가 발행 규모 대비 큰 순상환기조로 돌아섰다. 그렇다 보니 그림자 금융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대출채권, 회사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자산유동화단기증권 발행을 확대했다. CP 잔액(ABCP 포함)은 지난 5월 1일 기준 214조612억원이었으나 이달 10일 222조7107억원으로 8조원 넘게 증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6-11 18:25:56[파이낸셜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일인 3일, 시민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투표소를 찾았다. 이날은 예상치 못한 조기 대선으로 임시공휴일이 됐다. 유권자들 대부분 편안한 복장으로 나왔지만 출근길에 투표하러 왔다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청소년센터 1층 누리터에 차려진 역삼 2동 제4투표소는 오전 7부터 투표 행렬이 줄을 이었다. 투표소 내부부터 출입구까지 줄을 선 유권자들은 50대 주부부터 아들과 방문한 노부부 등 세대를 아울렀다. 모자를 눌러 쓴 60대 남성은 투표 시작 전 투표사무원들을 향해 "일찍부터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정겨운 인사를 건넸다. 시민들은 경제를 살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홀로 투표소를 찾은 80대 김모씨는 "우리나라는 국민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발전한 나라"라며 "요즘 상황이 너무 안 좋아져 안타깝다. 다시 경제강국으로 전진시킬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가 잘 풀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주부 김모씨(58)는 "그나마 덜 싫은 후보를 뽑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부다 보니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이 체감된다. 물가를 낮추고 경기 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이수초등학교 2층 강당에 차려진 방배2동 제2투표소와 제5투표소 역시 유권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었다. 2개 투표소가 한 공간에 마련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투표소 출입구에서 자신의 투표소를 찾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선거사무원들은 QR코드를 이용해 투표소를 안내했고, 온라인 활용이 어려운 시민들에게는 지번을 확인해줬다. 시민들은 차기 정부의 우선 과제로 경제 문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전 7시께 투표소를 찾은 정모씨(29)는 "지금도 출근하는 길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하루하루 더 살기 힘든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젊은층에서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풍요로운 사회가 돼서 청년들이 어두운 터널에 갇히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주부 김모씨(61)는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경제부터 살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취업 때문에 눈물 흘리는 모든 과정을 봤다"며 "어딘가 취업하겠지만 그 과정이 짧고 괴롭지 않았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했다. 대선 본 투표 날인 3일 오전 9시 기준 투표율은 9.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해 0.9%p 높은 수치다. gowell@fnnews.com 김형구 최혜림 기자
2025-06-03 08:5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