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이 뭉친 브릭스(BRICS)가 11개국으로 회원국을 늘리는 '세력 확장'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지정학적 구도는 주요 7개국(G7)과 양분하는 모양새가 됐다. 브릭스 국가들의 영향력이 아직 G7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에미리트(UAE), 이란와 함께 신규 회원국으로 등록했고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주요국도 합류한 만큼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 통칭)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는 평가 또한 나온다. ■'5+6'+α…몸집 불리는 브릭스3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릭스 5개 회원국 정상들은 8월 24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 UAE를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에 참여하도록 초대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6개국은 2024년 1월 1일부터 브릭스 협력 체제의 정식 구성원이 된다. 이들 국가를 포함해 그간 23개국(팔레스타인)이 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을 요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브릭스 외연은 더욱 확장될 여지가 남아 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국가까지 포함하면 40여개국에 달한다고 남아공 외교부는 설명했다. 6개국이 11개국으로 늘면서 아우르는 브릭스 몸집도 대폭 커졌다. 중국 매체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2년 경제통계를 인용, 확장판 브릭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종전 25.77%에서 28.99%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또 인구는 세계의 46%(36억명 이상), 국토 면적은 32%에 달한다고 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8월 29일 유튜브 '대통령과 대화' 인터뷰에서 "1995년 글로벌 구매력 평가에서 G7은 세계 GDP의 44%를 차지했지만 브릭스 국가는 16%에 불과했다"면서 "그러나 오늘날 브릭스 국가는 37%, G7은 29%가 됐다. 다시 말해 상황이 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인민대학교 중앙금융연구원은 "브릭스 인구가 늘었다는 것은 광범위한 노동력 시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젊은 인구 구조로 더욱 유망한 소비 시장을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브릭스 국가가 세계 경제발전에서 시장이 크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신흥 경제국 혹은 지역 영향력 큰 국가주목할 점은 중요 신흥 경제국과 지역적 영향력을 가진 국가를 포괄했다는 점이다. 사우디, UAE, 이란은 중동 지역의 핵심 경제국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사우디와 UAE는 산유국이다. 또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힘이 작용하는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는 국제 원유 생산량과 가격 변동을 흔들 수 있다. 아울러 중국은 석유 시장 최대 수입국이면서 대량의 광물 자원을 가지고 있다. 인도도 대량의 석유를 수입한다. 에티오피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브라질 역시 천연자원 매장량이 풍부하다. 중국인민대학은 "자원 보유력의 관점에서 볼 때 브릭스의 확장은 에너지 자원과 광물 분야에서 브릭스 지위를 향상시켰다는 것"이라며 "브릭스 11개 회원국은 세계 석유 매장량에서 44.3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회원국의 2022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6% 수준이다. 선진국 성장률을 대폭 웃도는 수치다. 그중 사우디와 UAE는 같은 해 각각 8.7%, 7.4% 성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브릭스 국가의 총 상품 무역량은 세계 비중 18%에서 21%로 증가하게 됐다. 다른 신규 회원국인 이집트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전통적으로 힘을 과시해왔다. 22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는 아랍연맹의 본부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있다. 아프리카 55개 회원국의 단결과 협력 증진을 위해 조직된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가 거점이다. AU는 매년 2월 에티오피아에서 열리는 회담을 포함해 연 1~2회 정상회담을 갖고 영토 보전과 정치·경제 통합, 인권 신장, 질병 퇴치 등 공동 관심사를 논의한다. 아르헨티나는 중남미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국이다. 광물자원이 넉넉하고 세계적으로 중요한 곡물 및 쇠고기 수출국으로 꼽힌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탈 달러화'를 촉진하기 위해 남아메리카 공동 통화를 연구하고 있다. 브릭스 계획과 일치한다. 룰라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올해 초 "공동 통화가 처음엔 두 나라 사이에 사용하다가 나중에 정착되면 '메르코수르' 경제공동체 회원국들도 참여해 사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베네수엘라 등 5개 나라가 참여하는 남미 지역의 관세 및 경제 협력체다. ■'파워' 상승하는 '글로벌 사우스'신규 회원국들에 관심이 몰리는 또 다른 관점은 이들 국가들이 모두 '글로벌 사우스'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과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선진국을 뜻하는 '글로벌 노스'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주로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의 신흥국·개도국을 일컫는 용어로 통칭돼 왔다. 인도, 사우디, 브라질, 멕시코 등을 비롯한 120여개 국가들이 글로벌 사우스로 분류된다. 2014년 4월 홍콩에 등록된 비영리 국제기구인 남남협력금융센터는 글로벌 사우스를 '77개국과 중국'으로 정의한다고 중국매체 징바오망은 소개했다. 국제안보 정책에 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안보회의인 뮌헨 안보회의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사우스를 55차례 언급했고,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도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국제질서가 혼탁한 상황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힘이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오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펑파이신문은 "지난 20년 동안 신흥 경제국과 개도국의 세계 경제성장 기여율은 80%에 달했으며 지난 40년 동안 신흥 경제국과 개발도상국의 GDP가 전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서 40% 이상으로 증가했다"면서 "브릭스 확장은 글로벌 사우스의 '굴기'를 구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탈달러 등 대응 시작한 브릭스반미 연대를 놓고 기존 회원국 사이의 의견이 갈리긴 해도 전체적인 행보를 보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가장 앞장서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 국가 비즈니스포럼 폐막식에 '단결·협력을 심화해 리스크 도전에 맞선 더 나은 세상 공동 건설'이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공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 불만을 드러내며 브릭스 국가가 뭉쳐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연설문은 "어떤 특정국이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 신흥국들과 개발도상국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경제 협력체를 넘어 안보 공동체를 구축할 의향도 내비쳤다. 브릭스 외연 확대의 근본에 '미국과 서방 견제'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러시아 역시 중국과 비슷한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연설에서 러시아를 재정적으로 고립시키는 서방의 시도는 주권국가의 자산을 불법 동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서방국가들에 대응할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방의 투자 유치가 절실한 브라질은 브릭스가 G7의 대항마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후속 발언에선 다른 태도를 보였다. 룰라 대통령은 "다음(2024년) 브릭스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 재무장관들 간에 수출결제통화를 만드는 것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유럽인들은 유로화를 만들었고 우리도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달러로 거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 24일 남아공에서 제15차 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성명에도 "재무장관 또는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브릭스 통화 협력, 지불 수단 및 플랫폼을 연구하고 다음 정상회담 전에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는 언급이 들어 있다. 미·중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이던 남아공의 재무장관 역시 브릭스 재무장관 회의가 10월 모로코에서 개최돼 회원국들의 상호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 확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은 사우디와 UAE 입장에서는 이번 브릭스 가입으로 필요하면 달러 의존도를 자유롭게 낮출 수 있는 기회와 유동성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와 UAE는 자국 통화와 달러화의 고정환율제를 실시하고 있어 유동성과 구매력 확보 측면에서 달러화와 경쟁하려면 다른 거래통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부행장을 지냈던 브라질 경제학자 파울로 노게이라 바티스타 주니어는 8월 21일 러시아 언론에 "최근 러시아 측이 브릭스 국가들의 통화는 앞에 알파벳 'R'이 붙기 때문에 새로운 공동 통화를 'R5'(R-five)로 명명하자고 제안했다"면서 "매우 흥미로우며 R5를 통합 계정으로 시작한 다음 후속 단계를 개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른바 브릭스 은행으로 알려진 NDB가 역할을 늘려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을 대체·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도 이목이 쏠린다. 유럽투자은행 베르너 호이어 총재는 "아프리카의 소규모 개발도상국들이 전통적 서구 강대국들의 투자은행이 아닌 중국과 다른 신흥국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면서 "브릭스 확장은 개도국이 서방국가로부터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며, 서방국가들이 더 노력하지 않으면 글로벌 사우스로부터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풀이했다. NDB는 WB, IMF 등 미국 주도의 달러 금융질서에 맞서 추진한 브릭스의 독자적인 금융협력 체제다. jjw@fnnews.com
2023-09-03 19:08:35【베이징=정지우 특파원】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24일 오전(현지시간) 15차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회원국 확대를 발표했다고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가 이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가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에 참여하도록 초대됐다. 이로써 브릭스 회원국은 11개국으로 늘게 됐다. 6개국은 2024년 1월 1일부터 브릭스 협력 체제의 정식 구성원이 된다고 관영 환구시보는 전했다. 브릭스 회원국 확대로 중국과 러시아의 입지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는 미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 대항마로 인식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앞두고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부터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까지 국제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며 최대한 세력 결집에 나서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기존 브릭스 회원국 만으로도 국토 면적은 세계에서 26.46%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 인구는 절반에 가까운 41.93%에 달한다. 중국 외교부는 “2021년 5개국의 경제 총량은 세계의 약 25.24%, 총 무역량은 세계의 17.9%에 이른다”면서 “2022년 세계은행에서 의결권은 14.06%, 국제통화기금(IMF)의 총 지분은 14.15%”라고 주장했다.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을 주축으로 출범한 '브릭'(BRIC)에 2010년 남아공이 가세하며 현재의 ‘브릭스’(BRICS)가 됐다. 이후 브릭스 5개국은 경제, 무역, 재정, 과학기술, 농업, 문화, 교육, 보건 등 수십 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맺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7월 수출 데이터를 보면 수출 규모가 증가한 단일 국가는 러시아(73.4%), 싱가포르(20.2%), 남아공(9.0%), 말레이시아(0.1%)뿐이었다. 러시아, 남아공은 브릭스 회원국이다. 새 회원국이 된 6개국 외에도 23개국(팔레스타인 포함)이 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을 요청한 만큼 브릭스 외연은 더욱 확장될 여지가 남아 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나라까지 포함하면 40여 개국에 달한다는 게 남아공 외무부의 설명이다. 시 주석은 이날 중요 연설에서 “5개국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6개국을 브릭스 회원국으로 초청하는데 동의했다”면서 “이번 확대는 브릭스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며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힘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8-24 18:32:48[파이낸셜뉴스] “한국은 글로벌 노스(북반구 선진국)와 글로벌 사우스, 그리고 글로벌 이스트(중국·러시아 주축 진영)와 글로벌 웨스트(서방 진영)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 바다. 미국-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이날 싱크탱크 니어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 컨퍼런스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주요 7개국(G7)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8강 수준 위상과 국력을 가진 국가로서 국제적인 역할과 책임을 확대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국제사회의 변화가 자유, 민주, 인권, 법치 등 보편적인 가치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며 “G7은 충실한 민주주의와 선진 경제를 달성한 한국과 호주 같은 나라들의 지원과 참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국 모임)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11개국으로 확대된 것과 아프리카연합(AU)이 지난 9월 G20 회원으로 가입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은 글로벌 노스와 사우스, 글로벌 웨스트와 이스트 사이에서 규범 기반 국제 질서의 수호와 확대라는 국제사회 목표 달성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면서 거듭 한국의 가교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내년부터 12개국 외교공관 추가 개설·승격 계획을 언급하며 “아프리카, 카리브, 태평양 도서국들과 관계를 격상하고 글로벌 사우스와 외교적 협력 기반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인도태평양 전략 공개 1주년에 구체적인 액션플랜 발표 계획도 내놨다. G7과 보편적 가치를 언급하면서 가교 역할을 자처한 만큼, 한국이 서방 등 민주주의 진영의 편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주주의 진영과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이 글로벌 사우스 개발도상국들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데 대해서다. 박 장관은 또한 G7 플러스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세계 8강 수준’을 언급한 것과 더불어 한국이 G7에 참여할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박 장관이 이날 축사에서 한국의 가교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건 니어재단의 세계28개국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 42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사 결과 미중갈등이 5년 내 타협이 가능하다는 의견은 한 명도 없었고, 10년 이내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30%에 달했다. 35%는 비군사적 갈등 장기화를 점쳤다. 미중갈등이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우세한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12-06 16:45:51【베이징=정지우 특파원】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회원국 확대 결정 후 첫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회의를 주재한 브릭스 의장국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적대 행위 중단을 감시하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유엔군 투입을 제안했다. 또 “이스라엘이 불법적인 무력행사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집단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전쟁범죄”라며 “가자 주민에게 의약품, 연료, 식량, 물 공급을 거부하는 것은 대량학살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도 민간인을 공격하고 인질을 잡아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여기까지 온 근본 원인은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오랫동안 무시당했기 때문”이라며 ‘두 국가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내년 1월부터 새 회원국으로 가입이 확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상들도 초청받았다. 다만 인도와 아르헨티나, UAE는 정상대신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각국 정상을 비롯한 브릭스 11개국 대표는 회의를 마치며 ‘적대행위의 종식으로 이어지는 즉각적이고 지속가능한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는 신흥 시장 국가와 개발도상국이 단결 및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보호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내년에 의장국을 맡게 되는 러시아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브릭스 새 회원국인 사우디 중앙은행과 500억위안(약 9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상호통화 교환)에 서명했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맞교환하는 외환 거래를 말한다. 이번 협정에 따라 중국은 500억위안을, 사우디가 같은 규모인 260억리얄을 스와프 범위로 정해 서로 교환할 수 있게 됐다. 협정 기한은 3년으로, 양국 동의에 따라 연장 가능하다. 인민은행은 “중국과 사우디의 양자 통화 스와프 협정은 양국 금융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간의 현지 화폐 사용을 확대하며, 무역과 투자 간편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매체 재련사는 지난해 기준 양국의 무역 규모가 1000억달러(약 129조원)를 넘었으며 중국이 사우디 최대의 무역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22 10:31:05【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세계도 양국을 중심으로 양분되고 있다. 다만 외교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만큼 필요에 따라 헤어졌다가 만나고 모였다가 흩어지는 이합집산 성격이 짙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일대일로·브릭스로 '포섭' 공들이는 中 2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모두 우호국 포섭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표면적으론 중국의 행보가 보다 눈에 띈다. 중국은 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10주년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 이어 북·중·러의 밀착이 속도를 내를 형국이 된다. 중국은 러시아를 포함해 110여개국 대표를 초대했다. 2017년 열린 제1회 포럼 28개국, 2019년 제2회 포럼 37개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는 중국이 그만큼 올해 일대일로 포럼에 공들 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한 달 뒤인 11월에 미국 본토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 우호국 포섭을 끝내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2030년까지 관련 국가에서 760만명이 극단적 빈곤에서 벗어나고 3200만명이 차상위 빈곤에서 탈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전 세계 소득이 0.7~2.9%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지난 10년 동안 152개국과 32개 국제기구가 200여건의 일대일로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고 자랑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일대일로 포럼 때 중국을 방문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표면상 일대일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김 위원장은 여러 정상이 참여하는 대형 국제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선 일대일로 포럼 이후에 별도의 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핵심 대외 확장 전략이다. 중국은 10년 전인 2013년 9월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추진해왔다. 거대 경제권을 형성해 공동 번영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 일대일로의 골자다. 다만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대일로 홈페이지를 보면 정책 대화, 문화교류, 유학생·관광·대학생 등 인적 왕래도 일대일로의 전략 중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중국은 이달 초에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국)를 11개국으로 회원국을 늘리는 ‘세력 확장’에 성공했다. 이들 국가를 포함해 그간 23개국(팔레스타인)이 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을 요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브릭스 외연은 더욱 확장될 여지가 남아 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국가까지 포함할 경우 40여개국에 달한다고 남아공 외교부는 설명했다. 브릭스는 태생 자체가 미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에 대항마로 출범했다. 중국 매체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2년 경제통계를 인용, 확장판 브릭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종전 25.77%에서 28.99%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또 인구는 세계의 46%(36억명 이상), 국토 면적은 32%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인민대학교 중앙금융연구원은 "브릭스 인구가 늘었다는 것은 광범위한 노동력 시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젊은 인구 구조로 더욱 유망한 소비 시장을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브릭스 국가가 세계 경제발전에서 시장이 크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보다 앞선 8월에는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 등 50곳에 가까운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 100여명을 불러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을 개최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의 경우 주로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 국가의 고위급이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중국은 이들 중 일부와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는 등 당근을 주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겐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맞불' 놓는 美 미국의 ‘맞불’ 전략도 관심거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에서 인도와 중동, 유럽의 항구와 철도를 연결해 에너지와 물자를 교역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을 발표했다. 이 사업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요르단,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한다. 사업의 목적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유사하다. 일대일로 역시 연선 국가들의 공동 번영과 화합, 저소득·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중국이 항만, 철도 등 건설을 명분으로 저소득·개도국 국가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중동·유럽 국가들과 뭉치는 방식으로 그 역할을 대신 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저소득·개도국은 굳이 중국이 아니라도 자국 인프라 건설과 물자 교역 등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 미국의 일대일로 견제는 일찌감치 진행돼 왔다. 미국은 2021년 6월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통해 ‘더 나은 세계재건’(B3W) 출범을 주도했다. B3W는 지금까지 중국이 저소득국이나 개도국에 대한 인프라 지원으로 세력을 넓혀 온 만큼 이제부터라도 그 역할을 미국 중심의 동맹국이 맡겠다는 취지다.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에 인도, 사우디, UAE, 이스라엘 등이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도는 중국과 라이벌 관계이면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참여국이기도 하다. 인도를 내세워 인도·태평양 전략상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사우디와 UAE는 지난달 말 브릭스의 새 회원국으로 초청받았다. △브릭스가 주요 7개국(G7) 대항마 성격을 가진 점 △사우디가 일대일로 참여국인 점 △사우디·UAE가 중동의 핵심 경제국이자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이들 국가가 중국으로 기울면 미국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경우 이란과 긴장 관계이다. 이란도 브릭스 새 회원국에 이름을 올렸고, 일대일로 참여국 명단에 들어 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친환경 연료를 전 세계에 보급하는 글로벌 바이오연료 동맹도 출범시켰다. 동맹에는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모리셔스, UAE 등이 참여했다. 방글라데시와 싱가포르는 옵서버 국가가 됐다. 이 중 아르헨티나는 UAE와 더불어 내년부터 브릭스 새 식구가 된다. 방글라데시와 싱가포르는 일대일로에 동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또 오는 11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워싱턴DC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는 등 중국 주변국가와 협력을 심화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또한 일대일로 연선에 포함돼 있다. 美中 사이, 셈 따지는 국가들 바꿔 말하면 인도, 사우디, UAE,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확장판 브릭스에 동참하면서 미국이 내미는 손도 동시에 잡고 있는 셈이다. 미중 역시 상대국 견제와 별도로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잇따라 중국으로 보냈다. 중국도 외교라인 최고위급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송출하는 중이다. 한국도 반중국 일변도의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은 46억명의 축제라지만, 정작 개막식에 중국을 찾은 국가 지도자급은 7명에 불과했다. 중국이 한 총리 참석을 '한국의 성의'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 이에 대해 “스포츠 외교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긴장을 완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27 22:32:11【베이징=정지우 특파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동하고, 푸틴 대통령이 내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북중러 결집이 공고화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불과 한 달 전에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위협, 중국의 대만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을 성명서 직접 명시한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결집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럴 경우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굳어지게 된다. 한미일에 맞서 결집하는 북러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외교적 고립 심화로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서 구명줄을 찾으려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서방에서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또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에 반대하며 유엔 대북 제재에 동참해 왔지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황이 악화하면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FP는 해석했다. 따라서 북한은 회담을 통해 수십 년간 비축해 온 포탄과 미사일 등을 고전 중인 러시아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러시아에겐 더 큰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외교적 고립에 시달려 온 러시아는 최근 들어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의 신흥국·개도국을 일컫는 통칭)를 결집해 서방에 대항하는 새로운 진영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이달 초 11개국으로 세력 확장에 성공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의 새로운 회원 6개국도 모두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다. 2014년 4월 홍콩에 등록된 비영리 국제기구인 남남협력금융센터는 글로벌 사우스를 ‘77개국과 중국’으로 정의했지만, 넓게는 134개국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사실상 유일하게 자국 편을 드는 강대국인 중국을 확실한 자기편으로 묶어두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과 관개 개선으로 중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려 한다는 것이다. 푸틴, 10월 방중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이어 시 주석과도 만남을 예고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중순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10주년 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이 시기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도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지금처럼 중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옛 소련 시절처럼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며 실익을 극대화하는 행보를 택할 것이라는 취지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외신에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한다면 중국은 영향력 유지를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다시 확장하고 경제 협력을 진작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풀이했다. 북러 회담에서 식량난 타개를 위한 각종 원조, 위성·핵추진 잠수함·탄도미사일 등 첨단 기술 교류로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하는 의견도 있다. 푸틴 이어 김정은도 방중 가능성 有 중국 외교부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북러 사이의 일”이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몇 달 안에 김 위원장을 중국으로 초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알려줄 정보가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중국은 일대일로 10주년 포럼에서 각국 정상들을 불러들여 ‘세력 자랑’을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해는 2019년 제2회 포럼 때(37개국)보다 많은 90여개국과 기관 대표가 중국을 찾을 것으로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이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 다음은 중국이 될 수도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서로 이어진 우호적인 이웃으로 현재 중북 관계는 양호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양국은 최고지도자들이 달성한 공동 인식을 이행하며 영역별로 교류·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자국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장궈칭 중국 부총리와 회동한 뒤 “서방은 중국의 발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성공할 수 없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양국 관계가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고 관찰자망은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북러 회담을 놓고 “미국의 제재가 양국을 더 가깝게 만들었고, 동북아시아에서 더 많은 분열을 만들어 냈다”고 비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13 11:09:20[파이낸셜뉴스] 미국 달러 강세 흐름에 다시 불이 붙었다. CNN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 달러가 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장 상승세라고 보도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7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금까지 5% 급등했다. 기축통화 자리 굳건 달러는 연초만 해도 기축통화 위치가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혼조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 흐름을 굳혔다. 지난달 중국의 주도로 브릭스 5개국 모임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 모임으로 확대되면서 한 차례 주춤했지만 강세를 곧바로 회복하면서 강한 내성을 보여줬다. 시장에서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던 브릭스가 사우디·이란·아랍에미리트연합(UAE)·아르헨티나·이집트·에티오피아 등 6개국을 추가하면서 이들이 달러 대신 중국 위안화 결제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애버딘의 투자책임자 제임스 애시는 미 달러 위상 약화 주장은 계속해서 과장된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탄탄한 경제가 배경 미 달러지수는 강세가 지속되면서 현재 반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된 배경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와 이같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경제흐름이다. 금리가 높으면 금리수익을 노리고 통화 수요가 높아진다. 여기에 더해 미 경제가 유럽 등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달러 수요는 더 강화되고 있다. 반면 중국과 유럽 경제에는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애시는 "미 경제가 계속해서 경이로운 강세 흐름을 지속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과 유럽은 하강하면서 침체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고용은 지난달까지 32개월 연속 증가세다. 미 경제의 3분의2를 지탱하는 소비원동력인 임금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임금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연초만 해도 올해 경기침체를 우려하던 이코노미스트들은 속속 연착륙 시나리오로 갈아타고 있고, 미 경제가 인플레이션 둔화 속에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는 '골디락스' 흐름으로 들어섰다는 낙관으로 돌아서고 있다.ING 글로벌거시리서치 책임자인 카스텐 버제스키는 미 경제가 계속해서 예상 외의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 경제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더 탄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 경제부진, 역내 주요 통화가치 하강 압박 이같은 경제 온도차는 외환시장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유로화는 7월 중순 이후 달러에 대해 4.4% 가치가 하락해 유로당 1.07달러로 미끄러졌다. 중국 위안은 같은 기간 2.6% 하락하며 달러에 대해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주요10개국(G10)외환전략 책임자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는 미국이 연착륙으로 방향을 튼 것과 대조적으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은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 하락은 유로 약세보다 더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겪고 있고, 여기에 부동산 위기와 수출둔화까지 겹친 가운데 위안이 하락하면서 주변국 통화는 물론이고 유로 가치까지 더 떨어뜨리고 있다. BofA글로벌리서치의 선임 외환전략가 알렉스 코언은 "중국 경제 둔화는 위안 가치만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역내 주요 통화들과 유로를 포함한 주요 교역파트너 통화에도 하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9-09 04:09:59【베이징=정지우 특파원】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24일 오전(현지시간) 15차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회원국 확대를 발표했다고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가 이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가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에 참여하도록 초대됐다. 이로써 브릭스 회원국은 11개국으로 늘게 됐다. 브릭스 회원국 확대로 중국과 러시아의 입지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는 미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 대항마로 인식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앞두고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부터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까지 국제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며 최대한 세력 결집에 나서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기존 브릭스 회원국 만으로도 국토 면적은 세계에서 26.46%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 인구는 절반에 가까운 41.93%에 달한다. 중국 외교부는 “2021년 5개국의 경제 총량은 세계의 약 25.24%, 총 무역량은 세계의 17.9%에 이른다”면서 “2022년 세계은행에서 의결권은 14.06%, 국제통화기금(IMF)의 총 지분은 14.15%”라고 주장했다.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을 주축으로 출범한 '브릭'(BRIC)에 2010년 남아공이 가세하며 현재의 ‘브릭스’(BRICS)가 됐다. 이후 브릭스 5개국은 경제, 무역, 재정, 과학기술, 농업, 문화, 교육, 보건 등 수십 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맺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7월 수출 데이터를 보면 수출 규모가 증가한 단일 국가는 러시아(73.4%), 싱가포르(20.2%), 남아공(9.0%), 말레이시아(0.1%)뿐이었다. 브릭스 회원국이다. 지금까지 새 회원국이 된 6개국 외에도 23개국(팔레스타인 포함)이 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을 요청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나라까지 포함하면 40여개국에 달한다는 게 남아공 외무부의 설명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8-24 17:35:42현대차는 24일 러시아 연방 바쉬키르토스탄 자치국의 수도인 우파에서 차량 전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니콜라이 파디프 브릭스·상하이 협력기구 조직위원장, 루슬란 미르사야포프 바쉬키르토스탄 부총리, 불라디미르 나고르니 바쉬키르토스탄 교통부 장관, 현대차 러시아판매법인장 구영기 전무, 뱌체스카프 주바레프 현대차 딜러점 사장, 안드레이 쉬메겔스키 현대차 딜러점 사장. 브릭스·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13개국 정상들이 현대자동차 '에쿠스'를 탄다. 다음달 8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 및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담에 현대차 차량이 의전 및 업무 수행 공식 차량으로 선정됐다. 정상회담에는 브릭스 5개국 과 상하이 협력기구 참가국 11개국 등 총 13개국 정상이 모여 회원국간 경제 협력과 공동 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러시아 연방 바쉬키르토스탄 자치국의 수도인 우파에서 러시아 정부와 브릭스 및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담기간에 에쿠스, 제네시스, i40, 스타렉스 등 4개 차종 총 232대 차량을 지원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이중 에쿠스는 회담기간 각국 정상들이 타게 될 의전용 차량이다. 현대차는 지원차량의 원활한 운영 및 안전을 위해 긴급 봉사반을 구성해 행사 중 지원차량을 점검하고, 종합 상황실을 운영해 차량 문제와 긴급 사항에 실시간으로 대응키로 했다. 또한, 정상회담 기간 우파 국제공항과 행사장에 차량을 전시해 각국 VIP들과 참가자들에게 현대차 브랜드를 알리고 '브릭스·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담 공식 차량' 명칭 연계 마케팅 활동으로 러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대차는 이번 브릭스 및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담에 에쿠스,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급 차량을 지원함으로써 각국 정상 및 관계자들에게 현대차의 기술력 및 차량 품질의 우수성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15-06-25 09:16:45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가운데 )이 지난 2011년 1월 홍콩에서 열린 'Horizons KOSPI200 ETF' 직상장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진출 10년 만에 글로벌 종합자산운용사로 우뚝 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3년 12월 국내 자산운용사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현지법인인 홍콩법인을 설립한 이후 10년 만에 인도, 영국, 브라질, 미국 등에 차례로 해외거점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는 11개국에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종합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현지에서 직접 운용하는 해외펀드인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펀드'를 2005년 출시하는 데 이어 브릭스(BRICs)펀드, 차이나펀드 등 다양한 이머징마켓 펀드를 국내에 소개했다. 2008년에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글로벌펀드인 SICAV를 룩셈부르크에 설정,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첫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홍콩법인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중국 위안화를 중국 본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RQFII)을 외국계 운용사로는 미래에셋이 처음으로 획득했다. 이 자격을 보유하게 되면 모집된 자금을 위안화를 통해 중국본토 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에서 유치한 자금은 11월 말 기준 약 7조3000억원이며, 국내 자산을 포함한 글로벌 운용자산은 63조원에 이른다. 올해에도 해외에서 모집한 자금이 1조8000억원이 넘는 등 최근 해외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운용자산 63조원 중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자산은 23조원으로 전체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모투자펀드(PEF) 분야에선 '타이틀리스트 Titleist'에 이어 '커피빈 앤 티리프 The Coffee Bean & Tea Leaf'에 성공적으로 투자했다. 부동산펀드 분야에서는 상하이 푸둥에 있는 미래에셋상해타워 투자와 함께 시카고 오피스빌딩 매입, 호주 포시즌 시드니 호텔 인수 등 대규모 해외 투자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2013-12-17 17:4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