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 34진이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전원 비행기로 조기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오아시스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작전 수행을 위해 약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을 꾸렸다. 이들 특임단은 전날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2대를 타고 청해부대의 작전지역 인접 국가를 향해 떠났다. 이경구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육사 46기)이 이끄는 특임단은 Δ청해부대원들의 국내 이송을 지원하기 위한 방역·의료인력 13명과 Δ부대원들이 탔던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국내로 안전하게 복귀시키기 위한 함정 교체병력 148명 Δ지원팀 등으로 구성됐다. 국방부는 "특임단으로 선발된 인원은 전원 코로나19 진단검사(PCR)에서 음성으로 확인됐고 백신 접종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이 탄 수송기엔 청해부대원 이송 중 긴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산소통 등 의료장비와 방역물자, 그리고 의약품과 풍토병 예방 백신 등이 탑재됐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에서도 기내용 산소통을 지원했다고 한다. 아울러 수송기 내엔 격벽을 설치하고 승무원 전원은 방호복을 착용토록 하는 등 기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대책을 강구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등지에서 우리 선박 등의 운항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해외파병부대다. 청해부대 34진은 지난 2월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타고 출항했으며, 내달 임무수행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부대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국방부는 작전 수행을 중단하고 부대원 전원을 조기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파견된 특임단은 청해부대원들 뿐만 아니라 이들이 탔던 '문무대왕함'을 국내로 이송하는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국방부는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문무대왕함'을 소독한 뒤 국내로 운항해올 계획"이라며 "'문무대왕함'에 교체 투입되는 해군 장병들은 대부분 파병 경험을 갖춘 인원으로 함정 기본 운용인력은 물론 의무·항공·정비인력까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함정 교체병력은 양민수 해군 제7기동전단장(준장·해사 44기)을 비롯해 전원 장교 및 부사관들로 편성됐다. 양 단장은 2006년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때 작전참모로서 문무대왕함에 탄 경험이 있다. 이들 해군 병력은 출발 전 청해부대 34진과 화상으로 함정 인계·인수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으며, 현지 상황을 고려해 장티푸스·파상풍·A형 간염 등 백신과 마스크·자가진단키트를 포함한 방역·의료물자도 구비했다. 청해부대에서도 함내 모든 장비의 특성 및 정비계획 등을 담은 '테크노트'를 작성해 함선 인수·인계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7-19 06:56:39【 울산=최수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조류 충돌과 짧은 활주로가 논란이 되자 울산공항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울산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에서 가장 짧은 2000m에 불과하다. 겨울철에는 하루에도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공항 주변을 날아다닌다. 활주로 확장마저 불가능한 울산공항에서 비상시 동체착륙이 가능한지도 관심이 되고 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겨울 철새를 대표하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지난 2003년부터 울산에 날아들고 있다. 그 수는 해마다 13~15만 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부는 동틀 무렵 울산공항 주변 농경지와 인근 경주지역 들녘으로 날아가 먹이 활동을 한 뒤 울산철새공원인 삼호대숲으로 돌아온다.또 활주로 바로 옆 하천 둑에는 망원경까지 갖춘 탐조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담벼락과 40m 떨어진 하천에는 청둥오리 등 철새 수백 마리가 날아온다. 현재 울산지역은 떼까마귀를 비롯해 해마다 97종 14만 2165마리가 날아오는 철새의 천국이다. 조류 사파리까지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공항 조류 충돌 발생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 13건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건, 2023년 1건인 울산공항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는 지난 2022년에는 2건, 2021년에는 5건, 2019년 4건 발생했다. 다행히 조류 충돌 관련해서 피해 사항은 없었다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설명이다. 울산공항에서는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재활동 인력 4명을 투입하고 있다. 일직 1명, 교대 2~3명으로 운영 중이며 새를 쫓아내기 위해 폭음 경보기, 엽총, 전용 방재 차량 등을 활용하고 있다.2000m에 불과한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다. 안전성과 아울러 국제선 취항의 걸림돌이 되어왔기 때문이다.울산시가 최대 500m의 공항 활주로 연장을 통해 중형 기종의 이착륙이 가능한 국제선 공항을 모색했지만 연구 용역 결과 최종적으로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활주로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두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데, 북쪽은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와 해발 444m의 동대산, 629m의 삼태봉에 가로막혀 있다. 남쪽으로도 이미 조성된 주택과 아파트, 물류 단지, 자동차 매매 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확장을 하려면 민간토지 수용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도심 소음 문제 등이 걸림돌이다.짧은 활주로는 이번 제주항공 사고를 통해 동체 착륙 가능한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울산공항을 취항하는 항공기는 이번 사고 비행기와 비슷한 180석 규모의 중소형 항공기들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활주로는 관련 규정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동체 착륙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 상황과 비행기의 종류, 사고 상태 등 경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ulsan@fnnews.com
2025-01-07 18:49:19[파이낸셜뉴스] 진에어의 김포발 제주행 항공편에서 공기압력 계통에 문제가 발견돼 운항이 2시간 지연됐으나 승객들이 항의는커녕 승무원 및 정비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 사연이 알려졌다. 승객 169명 태운 진에어, 에어컨 시스템 문제로 대체편 투입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승객 169명을 태우고 오후 7시 55분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진에어 LJ531편이 약 2시간 지연됐다. 승객 탑승 전 점검 과정에서 에어컨 시스템의 공기압력 계통 문제가 발견된 것. 이 여파로 항공기는 출발보다 약 35분 지연 안내됐다. 정비에 추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 진에어는 즉시 대체편 투입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1시간 40분가량 추가 지연이 발생했다. 결국 LJ531편은 약 2시간 뒤인 오후 10시 4분쯤 대체편을 통해 김포에서 승객 169명을 태우고 이륙해 10시 59분쯤 제주에 도착했다. 기체 결함이 발생한 항공기는 B737-900 항공기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참사 기종인 737-800과는 다른 기종이다. 다만, 대체편은 B737-800 항공기가 투입됐다. 게이트 두번이나 바뀌었지만, 승객들 "괜찮다, 안전하게만 가달라" 게이트도 두 차례나 바뀌었다. 하지만 항의하거나 화낸 승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항공사 지상직 직원이 “저희는 지금 안전하게 승객들을 모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할 때도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승객 일부는 직원들에게 “지연돼도 상관 없으니 안전하게만 가 달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안전하게 가 달라”고 했다. 담당 직원은 이륙 직전 기내에 들어가 “이 비행기에 계신 고객 한 분도 항의하거나 화내시는 분이 안 계셔 책임자인 제가 너무 죄송하다”고 했다. 승객들은 화를 내는 대신 오히려 박수를 쳤다. 진에어 김포공항지점 A씨 조선일보에 “공항 근무가 13년이 넘었지만, 지연에 대해 따지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승객이 한 명도 없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내에서 다시 ‘죄송하다’고 할 때 ‘이륙해야하니 빨리 내려라’라고 하실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박수를 쳐 주셔서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1-07 08:51:46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 열흘째다. 항공사와 무안공항, 당국의 구조적 문제와 감독 부실이 만들어낸 인재(人災)라 볼 수밖에 없겠다. 이유는 이렇다. 첫째, 기본부터 소홀했다. 항공안전 기초인 새떼 충돌 위험(버드 스트라이크)을 차단하는 조치가 부실했다. 이른 아침에 많이 착륙하는 동남아 국제노선이 취항했다면 동이 틀 무렵 활동하는 조류 특성상, 이 시간대 새떼 퇴치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했다. 철새 도래지와 인접한 무안공항은 환경영향평가 때마다 조류충돌 위험이 경고됐으나 줄곧 무시했다. 조류 퇴치 전담직원은 고작 4명, 조류 퇴치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니 말이다. 둘째, 당국의 관리감독은 부실했다. 참사로 이어진 결정적 이유는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이다. 당국은 설치규정과 달리 단단한 구조물로 건설된 사실조차 몰랐다. 국토교통부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채 '규정 타령'만 하고 있다. 공항 설계와 공사, 감리에 하자가 없었는지, 이를 허가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항공기 정비의 적정성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4분기 여객기 1대당 월평균 418시간을 운항했다. 국내 주요 6개 항공사 중에 최장이다. 빌린 비행기 1대당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영이라지만 항공기를 혹사한 것이 아닌지, 정비가 규정에 맞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의심은 합리적이다. 제주항공은 "무리한 운항이 아니다"라며 정비를 정확하게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운항 횟수가 잦은 데 비해 매뉴얼과 다른 부족한 정비 시간, 잦은 기체 고장, 정비에 따른 운항 지연 시 정비사 책임 추궁 등 내부에서는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오래전부터 공유됐다고 한다. 당국이 "이 정도쯤은" 하며 알고도 관례적으로 넘어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셋째, 이해당사자의 유착 가능성이다. 무안공항은 지역 정치인들이 수요를 부풀려 밀어붙인 '정치 공항'이다. 새떼가 많은 해안 입지라 반대도 많았다. 그럼에도 지방공항 건설 광풍을 타고 지어졌고, 지난해 12월 활주로 확장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채 국제선 노선이 재취항했다. 국제선 관제 역량을 갖추었는지, 안전 인력·장비를 확충했는지, 운항상 위험요소가 없는지 등을 더 치밀하게 점검, 보완한 후 국제선 취항을 허가했어야 했다. 이 과정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허가 당국과 한국공항공사, 지방항공청, 지방정부, 지역사회 모두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다. 304명이 사망한 세월호 참사(2014년)는 화물적재량 초과와 평형수 기준 위반, 당국의 허술한 안전 감독과 이해당사자와의 유착이,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2022년)는 당국의 인파 경고 무시와 경찰 지휘체계 작동 불능, 늑장 조치가 원인이었다. 청주 지하차도 침수 참사(2023년)도 제방 부실 공사와 감독 소홀, 강물 범람 위험 신고 무시와 늑장 통제가 이유였다. 참사가 터지면 책임 있는 사람들은 보고서를 조작하며 "내 잘못이 아니다"라며 발뺌했다. 관료들은 규정집을 뒤지며 책임 추궁을 면할 궁리만 했다. 업자와 관료는 이해가 상충하는 전관예우의 유착 사슬에 젖어있었다. 사고를 낸 기업은 안전보다 돈벌이가 먼저였다. 집권세력은 눈물도 마르지 않은 참사를 서둘러 덮으려 했다. 그 틈에 조작과 음모, 가짜뉴스와 악랄한 댓글이 퍼져갔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와 소름 돋을 정도로 흡사하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심리학과 교수 데이비드 디스테노는 '사람들이 비극의 크기에 압도된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그것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며 이를 무의식적으로 억누르게 만든다고 했다('사고는 없다'). 집단 트라우마를 마주한 지금의 우리 사회가 이렇다. 무능한 지도자의 '정치적 참사'에 최악의 항공 참사까지, 경험한 적 없는 공포와 충격은 여전히 선명하다. 참사는 이것이 끝이 아닐 것이다. 정치와 이념이 개입하면 참사의 정확한 원인과 교훈을 후대에 남길 수 없다. 비극의 고리를 끊으려면 현세대가 외면하고 미래 세대가 잊어서는 안 된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참사 기억관' 조성을 제안한다. 논설위원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5-01-06 19:24:56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 지방공항의 안전에 대해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철새 도래지 인근에 위치한 공항의 경우, 우리 지역 공항은 괜찮은지에 대한 지역민심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주요 지방공항 별로 어떤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는지 현지의 목소리를 4회에 걸쳐 담아본다. <편집자주> 【 양양=김기섭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지방공항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강원지역 공항들도 열악한 시설과 전문 인력 운용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년 8개월간 양양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는 총 3건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인천을 제외한 전국 14개 지방 공항의 버드스트라이크 559건의 0.5%에 불과해 발생 비율이 비교적 낮은데다 공항 인근에 조류 서식지가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국 14개 지방공항에 배치된 조류퇴치 전담 인원은 총 100명으로 이 가운데 양양국제공항에 배치된 인원은 3명에 불과해 조류충돌 발생 예방과 버드스트라이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담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원도 내 다른 공항인 원주공항에선 5년 8개월간 버드스트라이크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지만 조류퇴치 전담 인원은 2명에 그쳐 전담인력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양양공항은 국제공항임에도 활주로 길이가 짧은데다 국내 공항 중 유일하게 관제레이더가 설치되지 않는 등 시설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양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500m로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와 같다. 일부 전문가들은 양양공항에서 대형 항공기가 이착륙하기엔 활주로가 다소 짧은데다 정상 착륙이 아닌 동체 착륙과 같은 비상 상황 때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선 대형항공기(A-380, B-747)와 화물수송기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를 2500m에서 3200m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강원도가 국토부에 활주로 연장을 건의했지만 무산됐다. 양양공항엔 국내 공항 중 유일하게 공항 상공에 있는 비행기의 위치와 거리, 종류 등을 파악하는 시설인 관제레이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지상에 있는 비행기나 작업차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지상감시레이더와 항공기 착륙 때 정밀한 유도를 제공하는 정밀접근레이더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공항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원주공항의 경우 활주로 길이가 2700m로 지방 공항 중에는 긴 편에 속하지만 국제공항 승격을 추진할 경우 활주로 길이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편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로컬라이저 안테나 콘크리트 지지대가 꼽히는 가운데 양양국제공항과 원주공항의 경우 로컬라이저에 별도의 둔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관계자는 "양양공항의 경우 레이더를 공항에 직접 설치하지 않아도 강릉에 위치한 시설에서 자료를 공유받을 수 있고 중복 설치될 경우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공항의 전반적인 인력 배치와 시설 보강, 안전 대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2025-01-06 18:30:02[파이낸셜뉴스] 호주 멜버른 공항에서 이륙하던 에티하드 항공 여객기의 바퀴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멜버른 공항 활주로 하나가 폐쇄되면서 연쇄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께 멜버른 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으로 가려던 에티하드 항공 EY461편 항공기의 바퀴 2개가 터지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비행기는 이륙을 위해 약 시속 300㎞ 속도로 활주로를 달리던 중이었다. 다행히 이륙 직전 기장이 비상 브레이크를 밟아 비행기는 멈춰 섰고,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289명도 무사했다. 다만 이 때문에 멜버른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이 1개의 활주로만 이용해야 했고, 여러 항공편이 지연됐다. 공항 측은 일부 항공편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연료가 부족한 상태로 출발한 몇몇 항공기가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내려 연료를 보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활주로는 여객기 점검 후 이날 오전 8시께 다시 열렸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기는 보잉 787-9 드림라이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인 보잉 737-800과는 다른 기종이지만 같은 보잉사 항공기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1-06 14:10:30【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공유하고 덜어주기 위해 청각 장애인 부부, 그림책 작가 등 자원봉사자 5500여명이 다양한 방식의 나눔 활동을 펼친 것으로 파악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까지 사고 현장 수습 지원, 유가족 지원, 교통 안내, '사랑의 밥차' 운영을 통한 식사와 물품 지원, 재난 심리 등 자원봉사 활동에 5509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목포시에 거주하는 한 청각 장애인 부부는 사고 당일부터 매일같이 커피·유자차·생강차 300인분을 준비해 무안공항 현장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들은 메뉴판 옆에 '저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손짓으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주문 요령을 적어 놓아 찾는 이들에게 더욱 큰 힘을 주고 있다. '그림책으로 배우는 삶과 죽음'이라는 책의 저자로, 경기도 수원에서 30년 동안 그림책으로 죽음에 대한 교육을 해온 임경희 작가는 작가협회 '그·데·함(그림책+데스+함께돌보는 운동)' 회원들과 함께 손수건 600장에 편지를 적어 유가족에게 나눠주면서 아픈 사연을 나눴다. 임 작가는 "뉴스를 통해 제주공항 참사를 접하고, 공동체 일원이 TV를 보며 슬퍼하다 참사에 대한 기억이 잊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봉사 현장을 찾았다"라고 전했다. 미국 시애틀에서 20년 이상 거주하고 있다는 한 40대 남성은 "과거 미군 경력과 경비행기 교관으로서 경험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에 고국으로 날아왔다"면서 지난 1일 아내와 함께 무안공항에서 후원물품 이송과 물품 배부, 환경정화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그는 자원봉사센터 측에서 연락처를 물었지만, 조용히 봉사하고 가고 싶다며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이 밖에 제주 서귀포의 한 영농조합법인에선 감귤 156박스를 후원하고, 광명의 한 베이커리에선 냉동빵 79박스를 선뜻 보내왔으며,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청에선 한의약품 1만2000명분을, 서울 광진구의 한 시민은 쌀빵과 블루베리잼 200개를 후원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유가족 지원을 위한 물품들이 답지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해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봉사활동이 단순한 선행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가치임을 새삼 느꼈다"면서 "유가족들의 상처가 깊고 큰 만큼 전남도 차원에서도 향후 트라우마 상담 연계 등 세심하게 지원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29일 참사 발생 즉시 물품 후원이나 자원봉사 참여를 바라는 국민을 위해 도청 누리집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자원봉사 및 후원물품 문의처 안내' 팝업창을 게시해 자원봉사를 안내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1-06 11:46:54[파이낸셜뉴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당일 무안군에서 거대한 새 떼가 사고 여객기와 충돌한 걸로 추정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SBS는 지난 4일 참사 당일 사고 여객기 주변의 모습을 분석한 CCTV 영상을 보도했다. 매체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5배 이상의 화질개선 작업 결과, 사고 여객기 주변으로 검은 구름 형태의 물체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영상에 따르면 여객기 진행 방향 앞으로 새 떼 한 무리가 흩어져 나왔다가 여객기가 지나간 자리에 더 길고 큰 구름 형태로 다시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새 떼는 여객기 동체 크기의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SBS에 “자유 비행을 하면서 형태를 계속 바꿔가면서 날아다니는 게 보이기 때문에 새 떼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구름이나 연기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보다도 더 큰 무리가 비행기하고 충돌하는 걸로 봤을 때, 수백 마리 이상이 비행기 쪽으로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기석 한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무안지회장도 뉴시스를 통해 “사고 당시 여객기가 촬영된 모습을 보면 비행 속도 등을 감안했을 때 최소 공항 도착 5㎞ 지점에서 양쪽 엔진 모두 조류가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행경로를 따라 가창오리떼 이동을 확인한 결과 사고가 발생한 오전 9시3분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사고 지점에서 1000여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무안군 거주자라는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당일에 본 새 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새 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가 거대한 물결 모양을 그리며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수백마리 이상의 새가 길게 늘어져 마치 검은 연기처럼 보이는 모습이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용 한 마리가 떠있는 것 같다”, "세 때가 비행기보다 더 크다", “내가 생각했던 새 떼랑은 차원이 다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참사 사고기는 1차로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하던 중 오전 8시 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받았다. 이 경고는 대개 규모가 큰 새떼나 덩치가 큰 새가 항공기 근처에서 포착됐을 때 내려진다. 이후 기장은 약 2분 뒤인 8시 59분 ‘메이데이’(항공기나 선박이 비상 상황에서 타전하는 구조요청)를 3번 외치며 조난 신호를 보낸 뒤 오전 9시3분쯤 무안공항 착륙 도중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외벽과 충돌,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객 179명이 사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1-06 06:00:24[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관제량이 다른 중소공항 대비 3배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 말리던 공항'이라고 불리며 활주로 연장 예산에 난항을 겪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더욱이 2017년 부산지방항공청이 관제사의 피로 누적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해 야간운항 제한 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무안 공항 관제탑의 관제량은 4만538대로, 하루 평균 111대에 대한 관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지방공항인 △양양 관제탑(1만9078대·하루 52대) △여수 관제탑(1만4710대·하루 40대) △울산 관제탑(1만2820대·하루 35대)보다 월등히 앞선다. 울산 관제탑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규모다. 반면 근무하는 관제사 수는 다른 공항과 비슷한 규모로, 업무량 과다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안 관제탑은 모두 7명의 관제사가 2∼3명씩 교대로 일했는데 양양 관제탑의 관제사 수도 7명이었다. 여수와 울산 관제탑의 관제사 수는 각 4명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무안공항 이용객이 적다는 이유로 활주로 연장 사업 예산 확보 때 많은 비판이 일었지만, 실습 비행기들의 연습 운항 등 스케줄이 많은 곳"이라며 "중원대. 교통대 등 대학교 항공학과 등에서 거의 다 무안공항을 비행교육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제사들은 더 바빴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무안 관제탑 관제량은 2015년(4만9401대·하루 135대), 2016년 6만6413대(하루 181대), 2017년 6만3855대(175대)로 급증했다. 관제량이 크게 늘며 부산지방항공청은 2017년 관제 인력 부족과 피로 누적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막기 위해 2018년부터 오후 9시에서 다음 날 오전 7시 사이의 무안 공항 야간운항을 제한하려 했지만, 전남도 등 지역사회 반발로 결국 백지화됐다. 24시간 운항체제가 유지되지 않으면 부정기 국제노선 유지와 확충이 어려워 공항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관제사는 항공기 이착륙을 통제하는 비행장 관제 업무에 더해 상승 후 안전고도까지 유도하는 접근관제 업무, 항로에 있는 항공기들과 교신하며 통제하는 지역 관제 업무를 모두 맡는다. 항공교통관제사 피로관리 국제기준에 따르면 관제사의 근무 시간은 12시간(야간 10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며 관제 업무시간은 휴식 시간 없이 2시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5-01-05 09:55:31[파이낸셜뉴스] 구독자 108만명을 보유한 파일럿 출신 유튜버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에 대해 "결국 둔덕이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재테크읽어주는 파일럿'은 지난 2일 "사고 난 기종의 기장으로서 마음이 더 많이 아프더라"며 "조종사를 향한 비난들이 일고 있어서 진실을 알려야 될 것 같아서 영상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비행시간 7000시간 정도 된다. 사고 난 기장이 6700시간 정도 되더라. 비슷한 시기에 기장이 됐고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을 운행해 상황이 이해되더라"고 했다. 엔진 나가면 랜딩 기어, 리버서 작동 안돼 그는 첫번째 의혹으로 '1차 활주로 접근 시 내려온 랜딩 기어가 2차 때는 왜 안 내려왔느냐. 안 내린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사고 비행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양쪽에서 화염이 터지고 있는 걸로 봤을 때 양쪽 엔진이 다 나간 것이다. 그러면 비행기의 랜딩 기어가 내려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랜딩 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수 있지만 시간이 5분 이상 걸린다"라며 "사고 비행기는 메이데이 선언하고 땅에 닿기까지 2분 채 걸리지 않았다. 기어 익스텐션을 할 시간도 없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두번째 의혹으로 '왜 역추진 장치인 리버서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있다. 유튜버는 "우리가 착륙하고 나면 '쿵'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리는데 그걸 리버서라고 한다. 차로 말하면 엑셀 같은 스로틀 파워를 최대한 줄인 뒤 리버서를 뒤로 당기게 돼 있다. 그러면 엔진에 역추진이 걸리면서 항공기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사고 항공기는 엔진 2개가 나간 상태라 리버서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활주거리 부족..아쉽지만 참사 주 요인은 아니다 아울러 사고기가 반대편 활주로 끝이 아닌 중간에 내렸다는 지적에 대해 이 유튜버는 "가장 가까운 활주로로 돌아서 착륙을 시도한 것이고, 두 엔진이 나가면 무조건 활주로 상공에만 내리면 미끄러지면서 산다. 최대한 많은 인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활주하는 거리가 부족한 부분은 하나의 아쉬운 점일 뿐이지 참사로 이어지는 주된 요인이 아니다"며 "콘크리트 둔덕 없는 상태에서 쭉 미끄러져 갔으면 충분히 감속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원인은) 콘크리트 둔덕 때문이지 활주로에서 터치 다운한 게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동체착륙 장소로 바다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바다에 동체 착륙했던 경우 생존 확률은 20%고, 활주로에 동체착륙 하면 90%"라며 "바다로 가는 건 굉장히 무모한 짓이고, 조종사는 최고의 동체 착륙을 실시했다. 제가 봤을 때 기체에 손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동체 착륙을 했다"고 말했다. 유튜버가 지적한 문제는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다. 그는 "조종사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면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다. 이건 KTX가 와서 부딪혀도 폭발할 정도다. 전 세계 어딜 봐도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한 곳은 없다.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공항들의 구조물은 전부 부수고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금 여론이 죽어서 말이 없는 조종사에게 향하고 있다"며 "조종사의 랜딩은 굉장히 나이스했다. 콘크리트 벽을 세운 책임자부터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1-03 13: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