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늘(25일) 방송될 ‘과몰입 인생사2’에서는 2002년 4강 신화를 만든 결정적 선택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SBS가 25일 밝혔다.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황금 세대가 활약하며 한국 축구를 빛내곤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 축구는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 축구 40년 만에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에 실패했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2002 월드컵 주역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까지 나서 ‘현재 한국 축구가 난관에 부딪힌 이유’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2002 월드컵 4강 신화’. 지금은 어렵고 그때는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히딩크 감독의 월드컵 필승 전략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인생 텔러로는 ‘축구인은 더 이상 행정에서 사라져야 한다’며 현재 축협에 대해 돌직구를 던진 이영표가 출연한다. 이영표는 명장 감독과 평범한 감독의 차이는 OOO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 대한민국 축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님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었다며 목숨을 걸고 뛴 그날의 경기 비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선 히딩크 감독이 직접 출연해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축협과 신경전을 겪었던 일화, 한국 축구에 대한 첫인상, 안정환 선수와의 갈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또한 이탈리아 골든볼의 주인공 반지의 제왕 ‘안정환’도 출연해 ‘히딩크 감독님이 없었으면 4강 신화도 없었다’며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선수 생활 경험을 토대로 솔직한 소신을 전했다. 25일 목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25 10:08:2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1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다는 방안이다. 이번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회견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의 직접소통이 소홀했다는 사실을 뜻하기도 한다. 윤석열 정부에 이번 기자회견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남은 임기 3년간의 동력 확보 간 중간지점에서 기자회견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과 형식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높다. 이번 기자회견의 핵심 포인트는 윤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 변화 여부다. 물론 기자회견의 내용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 불통 이미지를 떨어내고 적극적인 소통자세로 전환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에 따라 기자회견의 성패가 달렸다는 관점이 많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소통방식이 경직되다 보니 국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교육·노동·연금 구조개혁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 탈원전정책 폐기 등 정부의 굵직한 정책들이 그렇다. 이들 정책은 일부 논란이 있었지만 당위성과 방향성 면에서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도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총선마저 패배한 주요한 원인은 소통 부재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우선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이 아닌 국민의 마음속에 파고들려는 공감이 요구된다. 그간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운영 방향은 모두 옳았고, 최선을 다했다는 메시지 전달에 주력했다. 그러나 소통이란 일방적인 게 아니라 쌍방향의 성격을 지닌다. 제아무리 본인의 생각과 행동이 백번 맞다 하더라도 국민의 눈과 귀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일방적인 소통은 강요와 주입을 특징으로 하는 관료주의의 전형일 뿐이다. 진심으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국민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려는 자세도 민심을 잘 읽는 방법이다. 최근 1만4000자 분량의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 때 각종 통계치를 들어 의대 증원의 정당성을 역설했지만 대통령실의 일방적 설명이라는 역풍을 맞았을 뿐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지적을 무작정 바로잡겠다며 가르치려 드는 어법이야말로 민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좀 더 민생에 가깝고 실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도 고려할 부분이다. 이념논쟁으로 비화될 만한 추상적 혹은 탁상공론적인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길 바란다. 오히려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국민들의 불만과 고통에 공감하는 이야기를 통해 국민정서에 호소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윤 대통령이 함께 가야 할 국정운영의 파트너는 크게 국민과 야당이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이 현 정권 마지막까지 이어질 상황이다. 야당과 협치 없이 앞으로 남은 3년을 이끌어갈 수 없다. 그러나 야당과 충돌이 있더라도 국민의 지지만 있다면 극복은 어렵지 않다. 민심을 제대로 읽고 화답할 때 국민의 지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남은 임기 동안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자회견을 확실한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 방법은 윤 대통령의 소통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이전처럼 무작정 설명하고 가르치려 드는 대통령이 아닌 공감하고 협조를 구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이번 기자회견이 소통의 대통령으로 거듭나는 모멘텀이 되길 바란다.
2024-05-06 18:53:40[파이낸셜뉴스] "한반도는 선사시대 유물의 '보물창고'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는 것입니다." 30년간 총 12권짜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집필한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74)은 21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국토박물관 순례(전2권·창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즐겁게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도 겸하는 답사기를 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유 이사장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어떻게 마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국토박물관 순례'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하려고 한다"며 그 끝을 예고했다. 그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가 각 지역을 찾아가는 기록이었다면, '국토박물관 순례'는 답사기에서 다루지 않은 유적지를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시대별로 정리했다"며 "마치 이 책을 쓰려고 빈칸으로 놔뒀던 것처럼 각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지가 남아있었는데, 각 권을 그냥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으면 우리 역사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박물관 순례'에서는 구석기 시대 연천 전곡리 유적을 시작으로 청동기의 반구대 암각화 등을 소개했다"며 "그간 책에서 암각화에 대한 해석은 소개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고래를 실제로 원시적인 방법으로 잡는 이야기 등은 미술사 통사에서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새 시리즈의 다른 점을 소개했다. 1권은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꾼 획기적인 발굴이 이뤄진 경기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 △부산 영도의 패총 △울산 언양 대곡천 일대 등 핵심 유적을 다뤘다. 아울러 중국 랴오닝(遼寧), 지안(集安) 등을 답사한 경험을 토대로 '고구려 역사 바로 잡기'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2권은 △백제와 통일 전 신라 역사 이야기 △가야의 일부였던 비화가야의 역사 이야기 △가야가 남긴 유산 등을 들려준다. 유 이사장은 '국토박물관 순례'를 5권의 책으로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권은 가야·발해·통일신라, 4권은 고려·조선·근현대사, 5권은 독도 역사로 부제를 정한 상태다. 그는 "주목을 받지 않았다면 끝을 어떻게 맺을지 고민하지 않았겠지만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은 만큼 의미 있게 끝내고 싶었다"며 "취지 자체는 마지막으로 답사기에 정중하게 마침표를 찍는 것이고 총 5권 정도를 더 쓰게 되면 문화유산 답사기와 순례는 끝나게 된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1949년 서울 서촌에서 태어나 중동고, 서울대 미학과,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박사)를 졸업했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협의회 공동대표와 제1회 광주비엔날레 커미셔너 등을 지냈다. 1985년부터 2000년까지는 '한국문화유산답사회'를 이끌었고, 영남대 교수 및 박물관장, 문화재청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정년 퇴임 후 석좌교수로 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1-21 12:34:26동대문은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야(夜) 시장' 천국이다. 동대문에서 인접한 광장시장에 밀집한 포장마차들은 특별한 야식 체험지로 자리 잡았다. 광장시장은 종로5가에 있지만, 흥인지문(동대문)과 가까워 동대문 상권으로 오래전부터 불렸다. 광장시장 내 포장마차들의 분위기는 퇴근시간대부터 무르익는다. 광장시장 포장마차들에 매달린 수많은 조명들은 새하얀 불빛을 내뿜으며 방문객들을 향해 손짓을 하는 듯 하다. 광장시장 먹거리는 육회, 산낙지, 소간, 천엽, 빈대떡, 왕순대, 마약김밥 등 전형적인 시골장터 음식들이다. 저녁무렵 포장마차에 걸터앉아서 소주잔을 비우는 이들의 표정은 온갖 시름을 벗어낸 듯 하다. MZ세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광장시장 내 실내 포장마차에서 삶의 애환과 세월 이야기를 나눈다. 비라도 내리는 저녁에는 천장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포장마차 야식을 즐기면 옛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포장마차들이 들어선 광장시장의 천장은 햇볕이 잘 비치는 지붕을 높게 씌운 아케이드 형태다. 광장이라는 이름처럼 실내 운동장 같은 넓은 공간에 셀 수 없이 많은 포장마차들이 한 데 몰려 있다. 광장시장 지붕에 내걸 전세계 만국기의 숫자만큼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곳을 찾고 있다. 시장 곳곳에는 연일 중국어, 일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 언어가 쉽게 들린다. 광장시장 포장마차 맛집투어는 동대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이색 관광지로 소문이 났다. 붉은색 옷을 입은 관광가이드가 늦은 저녁시간까지 근무에 나설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국내 1호 사설 상설시장 '광장'광장시장 건물 매장 내에는 수입 용품을 파는 가게들이 유독 눈에 띈다. 한 때 광장시장에는 미군 PX에서 흘러나오는 식품, 잡화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수입자유화 조치가 시행되고 온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수입물품이 유통되면서, 광장시장의 수입물품 가게들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광장시장은 지난 1905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상설시장로도 유명하다. 시장 개발 허가시에는 동대문시장이라는 명칭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운영 주체인 광장주식회사는 1904년에 고종의 측근이 설립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선인 회사인 광장주식회사가 부지와 점포를 소유하고 있던 광장시장은 일본인 경영자와 상인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많았던 남대문 시장보다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됐다. 광장주식회사는 주주들이 운영, 관리했다. 거래 품목별로 상인 조합을 결성하도록 했으며 조합원의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 광장 주식회사가 경영권을 갖고 있어, 민족 시장으로서의 명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광장시장 옆 청계천을 건너가면 을지로쪽으로 방산시장도 자리 잡고 있다. 방산시장은 1987년 인쇄업체들이 모여서 만든 시장이다. 방산시장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인 1960년대부터 제과점에 물품을 대는 도매상 밀집지로 유명했다. 제과점에 들어갈 기구를 파는 곳이 먼저 생겼고, 자연스럽게 그 옆에 재료상이 자리 잡아 베이커리 골목이 됐다. 방산시장 인근에는 특이하게도 중국 삼국시대의 장수 관우의 영정을 둔 사당 '성제묘'가 있다. 임진왜란때 파병된 명나라 장군들이 '관우의 음덕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나중에 조선 조정에서 여러 곳에 건립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방산시장 상인들이 이 사당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전쟁의 신'인 관우가 '상업 신'으로 바뀐 셈이다. 중국에선 관우가 '재물 신'으로도 불린다. ■청계천로 따라 시장거리 이어져광장시장에서 배를 채우고 동대문 방향으로 청계천을 따라서 도보로 10여분만 걸어가면 곧바로 평화시장을 만나게 된다. 동대문상가의 근대화는 이 곳 평화시장이 열었다. 평화시장은 동대문 패션 1번지를 탄생시킨 우리나라 대표 상가다. 평화시장 상가 내로 들어가면 모자, 겉옷, 속옷, 허리 벨트, 목도리, 가방 등 온갖 패션 용품들이 마치 전시장에 온 것처럼 끝없이 쌓여 있다. 온갖 패션용품중 신발만은 별도 구역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동대문 신발'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평화시장은 근대화시기에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여공들의 생계 터였다. 18세 미만의 어린 여공들이 이곳 평화시장에서 주말도 없이 미싱(재통틀)을 돌리면서 한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았다. 평화시장에서 근무하는 2만여 명 근로자의 90%에 달하는 18세 미만의 여공들이 하루 열다섯 시간씩 고된 작업을 이어 가야 했다. 이중 40% 정도는 15세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계천을 마주보는 평화시장 1층에는 특이하게도 지난 1960년대부터 하나둘씩 헌책방이 모여들었다. 지금은 수십 곳만 남았지만 전성기에는 100여곳의 헌책방이 있었다. 이곳 헌책방들은 평화시장에서 청춘의 꿈을 불살랐던 어린 여공들에게 마음의 양식터가 됐다. 소녀들은 헌책방에서 시집, 소설, 성경책 등을 구매해 돌려보면서 고된 노동의 힘겨움을 잊었다. 여공들의 힘겨운 삶은 이곳에서 함께 일했던 청년 전태일을 통해 세상에 열려지게 된다. 평화시장 앞에는 청계천을 건너는 다리가 하나 있다. 이 다리에는 전태일 동상이 놓여 있다. 그래서 이 다리 이름이 '전태일 다리'로 불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전태일도 이곳 헌책방에서 근로기준법 서적 등을 구해 읽었다고 한다. 서울시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패션과 스포츠 성지' 동대문의 변신동대문에선 의류뿐만 아니라 가성비가 뛰어난 체육용품을 파는 가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축구, 테니스, 야구, 헬스용품 등 스포츠에 관련된 모든 용품을 파는 스포츠용품점들이 동대문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조기 축구회 단체복은 동대문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대문은 패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지난 1959년 건립된 동대문운동장(서울운동장)은 철거직전까지 대한민국 근대 스포츠의 산실이었다. 동대문야구장은 암울했던 시대에 민족의 아픔을 달래줬던 고교 야구의 성지였다. 또한 동대문운동장은 국내 최초 근대체육 시설로 야구와 축구, 육상 등 각종 경기가 열렸다. 수많은 우리나라의 스포츠 영웅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은 개국과 더불어 서울 동대문운동장 부근에 활과 말타는 법을 연습하는 명철방을 설치했다. 1467년(세조 13) 훈련원으로 개칭한 뒤 조선왕조 500년간 이어졌다. 근대 스포츠의 효시는 병사들의 훈련에서 부터 시작됐다. 이를 감안하면 조선시대 훈련원이 있었던 동대문은 국가 스포츠의 기원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훈련원은 1907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폐지됐다. 그 뒤 훈련원 인근에 성벽을 허물고 동양 최대 규모의 경성운동장을 지었다. 광복 이후에 임시정부 환국봉영회, 기미독립선언기념 전국대회, 김구 선생 국민장(장례식), 신탁통치 찬반 집회 등 역사적인 행사가 이곳 운동장에서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파리의 퐁피두센터'처럼 세계적인 문화시설로 만들겠다며 동대문운동장 재개발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동대문운동장 재개발 당시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공간인만 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보존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운동장은 철거되고 그 자리에 4996억원을 들여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건립했다. DDP는 지난 2008년 착공했지만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오 시장이 사퇴하면서 완공을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 2014년 3월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시기에야 DDP는 개관했다. 오세훈 시장은 DDP 건립 비화에 대해 "일할 때는 욕 많이 먹었다. 왜 서울운동장 야구장, 축구장을 없애느냐고"라며 "바꿔놓고 보니까 서울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한 번씩 꼭 가보는 명소가 됐다"며 회고한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연중기획으로 '길 위에 장(場)이 선다'를 연재합니다.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전통시장, 근대 상가, 지역 특화 '시그니처 상권' 등 다양한 팔도 상권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2-05 19:36:11【파이낸셜뉴스 도쿄·베이징·서울=조은효 정지우 특파원 이종윤 기자】 "중국의 한국에 대한 외교정책의 핵심은 한미동맹 해체에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핵 인질로 삼기 위해 전술핵 개발까지 나섰다."(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한일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미·중 대립구조 속에서 갈등완화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파이낸셜뉴스 창간 22주년 기념 '신국제질서와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한 지상좌담회에서 한·중·일 3국 전문가들이 조언과 쓴소리를 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날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는 2040년 글로벌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년 뒤에도, 미·중 어느 쪽도 승부를 내지 못하는 팽팽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출범 한 달반을 맞이한 윤석열 정권은 한미동맹 강화라는 깃발을 분명하게 들어올렸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전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렌더구이 상하이외국어대 중일한연구센터주임 교수,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가 참여해 지상대담을 가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약 한 달 보름이 지났다. 윤 정부는 미국 동맹과 함께 가겠다는 외교노선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천영우 이사장=전반적으로 선명해지고, 모호성이 줄었다. 한미 간 신뢰회복이 그간의 과제로 지목돼 왔는데, 일단 방향성은 잘 잡았다고 본다. 한마디로 제대로 가고 있다. 다만 각론에 들어가면 이제부터 계속 시험대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오쿠조노 히데키 교수=앞서 문재인 정부의 경우는 쉽게 말해 대북관계를 외교의 모든 국가전략의 기축으로 놓고 대북을 위한 대미, 대북을 위한 대일 정책을 추진했다. 윤석열 정권이 시야를 폭넓게 잡겠다는 것은 일본으로서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홍규덕 교수=지난 5년간 미·중의 구도 속에서 '균형'을 너무 많이 생각해왔는데, 한미동맹이나 대중정책에 대해 적기에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게 큰 변화로 읽힌다. ▲문일현 교수=중국 내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새 정부의 외교를 '과도한 대미 편향성'을 띤 '친미반중 외교'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직은 관찰 중이지만, 한중 갈등이 수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가령 미국이 북핵 실험과 관련된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주도할 경우 이것이 한중 충돌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전방위 압박에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 등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천영우 이사장=중국의 대한 정책의 핵심은 한미동맹 해체에 있다. 사드 배치에서 이미 확인됐다. 중국이 경제보복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것은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이다. 중국의 횡포에 가장 취약한 나라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 견제를 위한 '틀 만들기'로 득을 보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 혼자서 중국의 경제보복, 횡포에 대항할 것이냐' 아니면 '다른 나라와 힘을 합쳐 대응할 것이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중국을 상대로 '각개 격파'해서 이길 나라가 별로 없다. 힘을 합쳐 공동의 대응체계를 만들자는 게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틀이다. 사실 미국이 IPEF를 안 만든다면 우리라도 먼저 나서서 선제적으로 만들자고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우리 독자적으로 중국에 대항할 수단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항수단에 대한 모색과 함께 한중 관계를 풀어나갈 외교기조가 있다면. ▲렌더구이 교수=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요 대국의 세력이 뚜렷하게 바뀌었다. 중국의 국력은 더욱 강화됐다. 중국의 경제, 과학기술, 군사와 문화 실력은 멀지 않은 장래에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본다. 한중은 공존할 것이며, 협력과 윈윈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기미야 다다시 교수=미·중 갈등기 한국과 일본의 역할론이란 부분을 주목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강화는 분명 필요하며, 실제 일본 외교는 미국이 동아시아 문제에 관여하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중 대립 격화 시 한일이 경제·안보적으로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대립 일변도로 흐르지 않게 한일 두 나라가 동아시아의 긴장완화를 위한 나름의 역할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두 나라의 국익과도 연결된 문제다. ▲문일현 교수=미·중 갈등의 첨예한 고조로 과거처럼 사안별로 선택적 접근을 하는 '모호정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한국 외교의 독트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3가지 기준을 살펴야 한다.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유익한지, 한반도 경제발전에 지속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등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미·중 등 국제사회에 한국 외교의 원칙을 선언해야 한다. 국제사회에 동일한 조건을 제시하고 협력할 것은 하면서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 ▲홍규덕 교수=동감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 인권 등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원칙의 제시'가 필요하다. 미국 NIC는 최근 전망 보고서에서 2040년 미·중 갈등을 5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하고,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닌 '경쟁 심화 지속'의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동시에 한국이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최근 중국 관영언론들의 논조도 예상보다는 '마일드'하다.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왜 한국이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지, 원칙을 세우고, 포지션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한미동맹 발전 방향은, 결국 한국의 역할론 확대로 이어지는데. ▲렌더구이 교수=중국의 시각을 강조하자면,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를 넘어 중국의 부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도구'가 된다면 그 불똥이 결국 한국에 튀고 말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홍규덕 교수=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철책선에서 쌍안경을 들고 북한을 쳐다보는 장면이 이번에는 연출되지 않았다. 한미동맹이 북한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는 점을 윤석열 정권 역시 강조하고 싶었다고 보인다. 한국외교 '시야의 확대' '역할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한국은 인도태평양 문제에 있어 소극적으로 관망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 적극 나서겠다는 게 IPEF 참여 결정으로 나타났다. 중국 변수에 대해서도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천영우 이사장=북한이 한국, 일본을 '핵 인질'로 삼기 위해 '전술핵' 개발에 나섰다. 한일 양국 모두 매우 위협적인 상황이 됐다. 그간은 미국까지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로 미국을 압박해 왔는데, 이제는 전술핵 개발로 한일을 인질로 잡아 미국을 움직이는 도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전술핵을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은 수십차례 시험발사를 해서 기술개발을 완성했고,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는 최소한 한두 번은 더 실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 해법의 최종 목적지는 비핵화다. 핵군축이 비핵화로 가는 하나의 단계가 될 수 있을진 몰라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핵군축은 곧 핵무장 용인이다. 제재를 통해 핵이 정권붕괴를 재촉하는 괴물이라는 것을 북한 지도부가 인식하게 해야 한다. ▲기미야 다다시 교수=생각이 조금 다르다. 북한이란 나라가 강하게 나서면 양보도 해주고, 사과도 해주고, 포기도 해주는 그런 나라가 아니지 않나. 제재 일변도는 낙관적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역부족이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실패했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북한과 협상의 여지는 남겨둘 수밖에 없다. 또한 아직까지는 윤석열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북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미·일 협력은 바이든 정권의 요구사항이기도 한데, 양국 갈등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오쿠조노 히데키 교수=한일 관계는 이미 양국 모두에 있어 양국 간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 일본도 '대미문제'가 됐다. 양국의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두 나라가 서로 의지를 갖고 타개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은, 사실 개탄스러운 일이다. 바이든 정권은 어느 한쪽에 서서 지지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다. 불신감 불식, 신뢰구축이 교섭의 첫걸음이다. ▲천영우 이사장=외무장관회담, 정상회담을 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착각이다. 해법 없이 만나봐야 더 나빠질 수 있다. 국민의 기대수준만 높였다가 정치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민들로부터 실패할 회담을 했느냐는 소리를 들을 것 아니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강제징용 판결 집행에 대한 대응이라는 큰 악재부터 털고 나가야 한다. ▲기미야 다다시 교수=대미 동맹, 북한 문제, 미·중 대립 등의 현안에 대해 현재 윤석열 정권과 기시다 정권 간에 유사한 부분이 매우 많다. 정체성(아이덴티티)이나 역사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런데 한일관계에 있어서 과연 역사문제가 100%인가. 과거사 갈등 해결을 전제로 내세우고, 해결하지 않고선 앞으로 나아가지 않겠다는 것은 너무나 협소한 생각이다. 역사문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안보, 경제는 생존의 문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정지우 이종윤 기자
2022-06-23 18:23:26[파이낸셜뉴스] 도굴된 적 없는 창녕의 가야 고분에서 금동관을 비롯해 장신구가 무더기로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사적 제514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교동 Ⅱ군 63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해 비화가야 지배자의 꾸밈유물인 금동관을 비롯한 장신구 일체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장신구 유물은 높이 약 21.5㎝의 금동관, 관에 드리운 금동 드리개와 금동 막대장식, 굵은고리귀걸이 1쌍, 유리구슬 목걸이, 은반지들, 은 허리띠 등 지배자 몸에 둘렀던 상태의 꾸밈유물 일체로 신발이 발견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지난 9월 발굴돼 큰 화제가 되었던 경주 황남동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장신구 일체와 비슷한 구성이다. 또한 피장자 발치 바닥을 약 40㎝ 정도 낮춘 공간도 확인됐다. 이 곳은 두 명의 순장자가 안치된 공간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순장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일부와 다리뼈 일부 등도 같이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4년부터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중에서 미정비지역인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리 일원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를 시행해 왔다. 지난해 11월 39호분의 봉토에 가려져 도굴되지 않은 63호분의 시신 안치하는 곳을 열었으며 이후 올해 본격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해 매장 당시 피장자의 몸을 장식했던 금동관 등 꾸밈유물 일체를 확인했다. 장신구들은 피장자에 부착했던 상태대로 발견됐다. 머리 부분에서는 금동으로 만든 관이, 양쪽 귀부분에서는 금으로 만든 굵은고리귀걸이 한 쌍이 확인됐고, 목과 가슴에는 남색 유리구슬을 3~4줄로 엮어서 만든 구슬 목걸이가, 허리에는 은으로 만든 허리띠가 있었다. 손 부분에서는 은반지들이 확인됐다. 피장자의 몸을 장식한 꾸밈유물 일체가 온전히 확인된 것은 비화가야의 최고 지배층 고분에서는 최초의 사례다. 지금까지 비화가야 지역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진행된 약탈과 도굴로 인해 당시 지배계층의 상징물이었던 금동관의 일부 편과 장신구만이 확인되었을 뿐 전체를 알 수 없었다. 이번 조사로 비화가야 무덤의 축조기법과 장송의례를 이해하고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역에 위치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나타나는 비화가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고분 주변이 지나치게 협소해 현장을 직접 공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다음달 5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를 통해 발굴 당시 녹화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발굴조사에 참여한 발굴단원들이 국민들과 언론의 궁금증에 실시간 댓글로 답변하는 온라인 발굴조사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10-28 09:46:22【 베이징·서울=조창원 특파원 송경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초강수를 두면서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도 기로에 섰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언을 통해 신속한 포괄적 타결을 원하는 미국의 입장과 속도조절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중국의 이익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반면 중국은 장기 결사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뾰족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될 조짐이다. ■트럼프,中태도 불만…관세폭탄 투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6월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무역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휴전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고위급 협상이 열어 소기의 성과는 없었으나 9월 재협상에 합의하면서 분위기는 좋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직후 중국을 향해 3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라는 직격탄을 날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중국의 협상 태도가 예전과 확 달라진 점에 대해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리적으로 교환 가능한 거래를 하자는 스몰딜을 비롯해 양측의 이익이 부합하는 선에서 협상을 이어가자면서 사실상 신중론 노선을 보여왔다. 아울러 중국 내부에는 무역전쟁 초반 수세에 몰렸던 시점과 달리 최근엔 경기부양책과 소비진작책 등으로 관세 공세를 만회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무역협상을 장기로 끌고 가야 더욱 유리한 조건에서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의제들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을 벌어야 한다는 포괄적 협상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시간끌기 전략이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불리하다.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의 농부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8월 협상결렬시 장기전 불가피 결국 9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앞서 이달 열리는 양국 실무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8월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미국이 각종 보복카드를 구사할 전망이다. 우선 다음 달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조치가 예고돼 있다. 이어서 9월 고위급 협상마저 무산될 경우 3000억 달러에 부과했던 관세율을 25%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더 적게 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중국을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박탈하는 압박카드도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중국을 겨냥해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환율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시사한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투자정보업체 유로 퍼시픽 캐피털 최고경영자(CEO) 피터 시프가 주장했다. 시프는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이번 관세를 "중국이 아닌 파월 의장에서 보내는 메시지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하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는 설명이다. jjack3@fnnews.com
2019-08-02 17:59:10【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송경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초강수를 두면서 9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도 기로에 섰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트 발언을 통해 신속한 포괄적 타결을 원하는 미국의 입장과 속도조절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중국의 이익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반면 중국은 장기 결사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뾰족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될 조짐이다. ■트럼프,中태도 불만…관세폭탄 투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6월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무역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휴전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고위급 협상이 열어 소기의 성과는 없었으나 9월 재협상에 합의하면서 분위기는 좋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직후 중국을 향해 3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라는 직격탄을 날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중국의 협상 태도가 예전과 확 달라진 점에 대해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리적으로 교환 가능한 거래를 하자는 스몰딜을 비롯해 양측의 이익이 부합하는 선에서 협상을 이어가자면서 사실상 신중론 노선을 보여왔다. 아울러 중국 내부에는 무역전쟁 초반 수세에 몰렸던 시점과 달리 최근엔 경기부양책과 소비진작책 등으로 관세 공세를 만회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무역협상을 장기로 끌고 가야 더욱 유리한 조건에서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의제들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을 벌어야 한다는 포괄적 협상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시간끌기 전략이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불리하다.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의 농부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되도록 빨리 미중 무역분쟁을 일단락 짓고 재선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위터를 통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무역 협상 타결을 늦춘다면 중국은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며 중국의 '시간 끌기' 전략을 지적하고 조기 협상 타결을 압박한 바 있다. ■8월 협상결렬시 장기전 불가피 결국 9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앞서 이달 열리는 양국 실무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8월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미국이 각종 보복카드를 구사할 전망이다. 우선 다음 달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조치가 예고돼 있다. 이어서 9월 고위급 협상마저 무산될 경우 3000억 달러에 부과했던 관세율을 25%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더 적게 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중국을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박탈하는 압박카드도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중국을 겨냥해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환율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시사한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투자정보업체 유로 퍼시픽 캐피털 최고경영자(CEO) 피터 시프가 주장했다. 시프는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이번 관세를 "중국이 아닌 파월 의장에서 보내는 메시지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하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도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금리 인하를 원한다면서,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곧 환율전쟁을 벌일 태세지만 중국은 이에 충분히 준비돼 있다"고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19-08-02 13:21:41【창녕=오성택 기자】 경남 창녕군의 가야유적인 ‘창녕 계성 고분군’(昌寧 桂城 古墳群)이 국가사적 제547호로 승격 지정됐다. 경남도는 창녕 비화가야 성립과 가야에서 신라로 이행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창녕 계성 고분군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사적으로 승격 지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창녕 계성 고분군은 5~7세기에 걸쳐 장기간 고분이 축조됐으며, 5세기에 집중적으로 대형 고총고분이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창녕 계성 고분군의 국가사적 지정은 도가 추진 중인 가야유적 국가사적 승격 지원의 첫 결과물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도는 설명했다. 창녕 계성 고분군은 영축산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린 구릉 사면부에 형성된 대규모 고총 고분군으로 총 261기의 봉분이 분포하고 잇으며, 1974년 경남도 기념물 제3호로 처음 지정됐다. 지난 1967년 문화재관리국이 주관한 5호분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영남대 박물관이 1968년부터 1969년까지 2차례에 걸쳐 1호분과 4호분을 조사했다. 또 경남발전연구원 소속 역사문화센터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호분과 3호분, 2017년 156호분, 2018년 2-3호분 등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였다. 수차례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계성 고분군 축조집단은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을 조성한 세력 이전 시기의 비화가야 초기 중심세력이었음이 확인됐다. 특히 무덤의 구조는 구덩식돌덧널무덤(竪穴式石槨墓)을 채용했으며, 돌덧널(石槨)상부는 나무로 덮개를 만든 것으로 덧널무덤(木槨墓) 단계에서 돌덧널무덤(石槨墓)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물로는 창녕양식 뚜껑 있는 굽다리접시와 긴목항아리, 통모양그릇받침 등의 토기류를 비롯한 금동관편 및 금제 귀걸이와 은제 허리띠장식 등의 장신구류, 말띠드리개(행엽) 및 발걸이(등자), 말안장 꾸미개(안교) 등의 마구류와 무기류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계성 고분군의 국가사적 승격을 시작으로 함안 남문외 고분군, 합천 삼가 고분군 등 도내 주요 가야유적의 국가사적 승격 추진을 통해 그 동안 저평가되었던 가야유적에 대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문화재청·창녕군과 협의를 통해 국가사적으로 승격 지정된 창녕 계성 고분군의 체계적 보존관리를 위한 종합정비계획 수립 등 보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9-02-25 16:55:39【창녕=오성택 기자】 경남 창녕군의 ‘창녕 계성고분군’(昌寧 桂城古墳群)이 국가사적으로 승격 지정예고 됐다. 10일 경남도에 따르면 비화가야 성립과 전개 과정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초기 중심 유적인 ‘창녕 계성고분군’이 사적으로 지정 예고됨에 따라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사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창녕 계성고분군은 5~7세기에 걸쳐 장기간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5세기에 집중적으로 대형 고총고분이 축조돼 창녕 비화가야의 성립에서부터 신라로 이행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창녕 계성고분군은 영축산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린 구릉 사면부에 형성된 대규모 고총 고분군으로, 1974년 경남도 기념물 제3호로 지정됐다. 고분군의 서북쪽으로는 계성천이 흐르고 있으며, 주변의 낮은 구릉에 261기의 봉분이 분포하고 있다. 창녕 계성고분군은 지난 1917년 일제의 조선총독부에 의해 처음 고분분포도가 작성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1967년 문화재관리국이 주관한 5호분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영남대박물관이 1968년과 1969년 2차에 걸쳐 1호분과 4호분을 조사했다. 또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호분과 3호분에 이어, 지난해 156호분, 올해 2-3호분 등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됐다. 발굴조사 결과, 계성고분군 축조집단은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을 조성한 세력 이전 시기의 비화가야 초기 중심세력이었음이 확인됐다. 무덤의 구조는 구덩식돌덧널무덤(竪穴式石槨墓)을 채용했는데 돌덧널 상부는 나무로 덮개를 만든 것으로 나타나 덧널무덤 단계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화해가는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물로는 창녕양식 뚜껑 있는 굽다리접시와 긴목항아리, 통모양 그릇받침 등의 토기류와 금동관편, 금제 귀걸이와 은제 허리띠장식 등의 장신구류, 말띠드리개(행엽) 및 발걸이(등자), 말안장 꾸미개(안교) 등의 마구류 및 무기류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도 관계자는 “이번 창녕 계성고분군의 사적 지정은 도가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가야유적 국가사적 승격 사업에 따른 첫 결과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편 창녕 계성고분군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사적 지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최종여부가 결정된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8-12-10 10:2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