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막대한 재정지출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자산시장에만 자금이 쏠리고 있어 유동성 양극화 문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동성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친화적 정책을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넘쳐나는 현금에 자산시장 폭등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통화량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광의통화(M2·계절조정계열·평잔)는 지난해 1월 2927조5000억원에서 11월 3178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직 지난해 12월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시중통화량이 250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M2는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으로, 시중통화량의 대표적 지표로 쓰인다. 현금은 물론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현금화가 빠른 시장형 상품을 포괄한다. 지난해 12월 수치가 11월과 같다고 가정하고 지난해 연평균 M2를 계산해보면 3069조6000억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전년도인 2019년(2809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9.2% 급증한 수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전년 대비 10.3% 오른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 때문에 자산시장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3208.99를 기록,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주식을 매수하려는 대기자금은 여전히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2조3212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 거래금액은 총 360조8000억원(7일 기준 잠정치)을 기록했다. 2006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2019년(246조2000억원) 대비 110조원 이상, 종전 최대였던 2015년(262조8000억원)보다 90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친기업적 정책으로 유동성 조절해야" 그러나 자산시장의 온기와 달리 실물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자영업자들이 줄폐업을 하면서 종전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시장에 돈은 넘치지만 '투자→소비→고용→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당장 실물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0.9% 감소하며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3%)는 늘었지만 의복, 신발 등 준내구재는 6.9%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외출과 소비가 줄면서 옷이나 신발마저 구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상황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국면인 1998년(-127만6000명) 이래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정부는 풍부한 유동성을 실물경기로 옮길 방침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국가경제자문회의 회의에서 "풍부한 유동성은 양날의 검이다. 비생산적 부문으로 가면 부동산 가격 상승과 부채 증가, 자산 양극화 등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시중 유동성을 생산적 분야로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잉 유동성이 자산 시장이 아닌 투자로 연결되기 위해 시장 친화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유동성이 자산시장에만 몰리는 이유는 연구개발, 시설투자 등 성장동력으로 이어갈 유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유동성이 제대로 퍼질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1-01-26 16:55:16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임박한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전격 석방되면서 탄핵 정국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여야 잠룡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기존의 각자도생 움직임에서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각각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여당 주자들은 헌재의 탄핵 선고 전까지 헌재를 정조준한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압박하는 한편 야권 유력 주자 이재명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개인 행보는 최대한 자제한 채 윤 대통령의 석방 의미를 고리로 적극 엄호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보호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정책행보는 잠시 미룬 채 이 대표에게 비호감을 나타내는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재명 때리기'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틈만 나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칭 '민주화 세력'이 공권력의 기본권 유린을 옹호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원에서 뺨 맞고 검찰에 화풀이'하는 모습"이라며 "'아버지 당대표'의 재판 일정이 다가와 마음이 급하다고 고백하는 게 어떻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 "법원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 취소 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를 향해선 "대한민국을 정말 위험하게 만들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며 "여러 가지를 자기한테 유리한 걸 이것저것 던져보는 식"이라고 일갈했다. 법원으로부터 내란죄 수사권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한 공세 수위도 높아졌다. 한 전 대표는 "공수처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며 "공수처라는 제도가 민주당에서 억지로 사법 시스템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선고가 나기 전까지는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안전 운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고가 나기 전까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탄핵 인용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사실상 대권행보를 이어오던 이재명 대표는 정책행보를 잠시 멈추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언제나 기득권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이번 빛의 혁명도 이러한 반동을 이겨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그 전면에 민주당이 서겠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잠룡들과 비명계도 일단 이 대표 견제구를 잠시 멈추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윤 대통령이 구속 최소되자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상태이다. 김 전 지사는 "앞장서서 탄핵 투쟁을 이끌고 있는 시민사회 대표들께서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며 "저도 함께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보다는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 전까지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통령 석방이 파면이라는 대세를 뒤집을 만한 파급효과는 없지만 반탄 집회가 연일 열리는 데다 여권의 대규모 여론전으로 상황이 급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류도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혹시 탄핵 기각이 되지는 않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되는 것이다. 다시 원팀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서영준 기자
2025-03-10 18:10:12[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임박한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전격 석방되면서 탄핵 정국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여야 잠룡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기존의 각자도생 움직임에서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각각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여당 주자들은 헌재의 탄핵 선고 전까지 헌재를 정조준한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압박하는 한편 야권 유력 주자 이재명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개인 행보는 최대한 자제한 채 윤 대통령의 석방 의미를 고리로 적극 엄호하면서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보호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정책행보는 잠시 미룬 채 이 대표에게 비호감을 나타내는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재명 때리기'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틈만 나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칭 '민주화 세력'이 공권력의 기본권 유린을 옹호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원에서 뺨 맞고 검찰에 화풀이'하는 모습"이라며 "'아버지 당대표'의 재판 일정이 다가와 마음이 급하다고 고백하는 게 어떻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 "법원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 취소 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를 향해선 "대한민국을 정말 위험하게 만들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며 "여러 가지를 자기한테 유리한 걸 이것저것 던져보는 식"이라고 일갈했다. 법원으로부터 내란죄 수사권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한 공세 수위도 높아졌다. 한 전 대표는 "공수처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며 "공수처라는 제도가 민주당에서 억지로 사법 시스템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선고가 나기 전까지는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안전 운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고가 나기 전까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탄핵 인용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사실상 대권행보를 이어오던 이재명 대표는 정책행보를 잠시 멈추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언제나 기득권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이번 빛의 혁명도 이러한 반동을 이겨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그 전면에 민주당이 서겠다.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잠룡들과 비명계도 일단 이 대표 견제구를 잠시 멈추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윤 대통령이 구속 최소되자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상태이다. 김 전 지사는 "앞장서서 탄핵 투쟁을 이끌고 있는 시민사회 대표들께서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며 "저도 함께 단식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보다는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 전까지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통령 석방이 파면이라는 대세를 뒤집을 만한 파급효과는 없지만 반탄 집회가 연일 열리는 데다 여권의 대규모 여론전으로 상황이 급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류도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혹시 탄핵 기각이 되지는 않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되는 것이다. 다시 원팀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서영준 기자
2025-03-10 15:37:05【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우리가 다시 만날 대한민국은 기득권공화국이 아니라 기회공화국이어야 한다"며 "기득권 공화국의 해체로 '제7공화국'을 '기회공화국'으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검찰 등 '대한민국 3대 권력기관', 공직사회와 법조계의 공고한 '전관 카르텔', 거대 양당의 기득권과 국회의원 특권 등 정치권에 대한 '기득권 깨기'를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을 바꾸는 시간'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이미 기득권은 그 임계치를 넘었다. 권력기관, 공직사회, 정치권에 이르는 '기득권 공화국'을 해체해야 한다"며 "그래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내란은 특권과 기득권에 기댄 권력의 사유화가 그 원인 중 하나였다"며 "권력기관과 공직사회는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에 충성했다. 전관예우는 '기득권 카르텔화'를 가져왔고, 정치권마저도 기득권화되어서 극단적 대결정치가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지사는 우선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검찰 등 '대한민국 3대 권력기관'의 기득권 깨기를 주장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실은 수석실을 폐지하고, 기존의 5분의 1 수준인 100여명으로 슬림화해야 한다"며 "부처 위에 군림하는 '상왕실'이 아니라 프로젝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은 책임총리, 책임장관과 함께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획재정부와 검찰은 해체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예산 기능을 완전히 분리해서 재경부-기획예산처 모델로 전환하고, 중앙정부 재정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서 '재정연방제' 수준까지의 실질적 재정분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기소를 완전 분리해 검찰을 '기소청'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법무부의 검찰독점 구조를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공직사회와 법조계의 공고한 '전관 카르텔' 기득권을 깨기에 대해서는 "전관 카르텔 해체를 위해 로펌과 고위공직자의 기득권 순환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장·차관 이상의 고위공직자, 부장급 이상의 판·검사는 퇴직 후 5년간 60대 대형 로펌에 취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윤석열 방지법도 필요하다. 부장급 이상의 판·검사는 퇴직 후 적어도 3년간 선출직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며 "그래야 '정치와 법조 카르텔'을 끊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을 촉구하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다 폐지하고, 거대 양당이 과점하고 있는 정당 보조금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양당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현행 승자독식의 선거제를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혁하기 위한 △대통령 결선투표제도 도입 △교섭단체 구성 기준 10석으로 완화 등도 거론했다. 김 지사는 "권력기관, 공직사회 그리고 정치에 만연한 '기득권 체제'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30년, 앞으로 미래는 없다"며 "기득권 깨기가 '빛의 혁명'을 완수하는 길이다. '기득권 공화국'의 해체로 '제7공화국'을 '기회 공화국'으로 열어야 한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5-02-27 17:52:0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올해 정책서민금융을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1조원 공급하기로 했다. 전년보다 1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9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 관계부처 및 서민금융기관, 민간 전문가와 함께 '2025년 제1차 서민금융협의회'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서 발제를 맡은 NICE평가정보 김영일 박사는 최근 민간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와 올해 경제·금융 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 서민·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도 민간서민금융을 활성화하는 가운데 민간서민금융 위축 가능성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서민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 △과중채무자에 대한 과감한 채무조정 지속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강화 △불법사금융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 엄정 대응 등 4대 서민금융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최근 내수부진 등 어려운 서민 경제여건을 감안하여,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 10조원 수준에서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근로자햇살론을 전년 2조6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7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햇살론15(1조500억원), 햇살론뱅크(1조2000억원), 햇살론카드(500억원), 미소금융(4000억원), 새희망홀씨(4조1000억원. 잠정) 등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반면 햇살론유스(3000억원→2000억원), 최저신용자 특례보증(2800억원→1700억원), 소액생계비대출(1050억원→1000억원), 사업자햇살론(3000억원→1500억원. 잠정)은 전년보다 공급액이 줄어든다. 금융위 관계자는 "집행 추이를 봐가며 햇살론유스 규모를 1000억원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새희망홀씨 역시 추후 은행별로 취급실적과 영업이익 등을 감안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중채무자에 대해 과감한 채무조정도 지속된다. 지난 달말 시행한 취약채무자 소액채무 면제제도와 청년·취업자에 대한 채무조정 강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가운데,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안착을 지원해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취약계층의 근본적 자립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역시 한층 강화된다. 복합지원 대상의 유입경로를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등 민간부문으로까지 넓히고, 연계분야도 고용·복지 뿐만 아니라 주거 프로그램 등으로 확대해 취약계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불법사금융 같은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 무효화, 불법사금융업자의 범죄이득 제한 등을 규율한 개정 대부업법의 하위규정 마련 등을 통해 신규 제도가 시장에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성장’과 ‘분배’의 고리가 약화되면서 ‘성장을 통해 파이(pie)를 키우면 모두가 풍족해 질 수 있다’는 ‘성공 공식’이 반드시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진 산업과 저숙련 근로자들은 ‘구조조정’과 ‘실업’이라는 어려움을 겪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불평등(Inequality) 문제가 이제는 ‘소득’과 ‘자산’의 분배 문제를 넘어, ‘교육’과 ‘기회’의 불평등, ‘건강’과 ‘수명’의 불평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의 불평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런 불평등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금융의 ‘포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5-01-09 09:34:29[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호르몬의 불균형이 육체와 정신의 문제를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육체와 정신의 문제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 인류가 호르몬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된 건 고작 100년 정도다. 하지만 호르몬은 인류가 탄생한 500만년 전부터 존재했고 인류 이전 원시 동물과 원시 식물에도 존재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호르몬이 있었다. 식물이 빛과 중력에 반응하고 스스로 해충에 저항할 수 있는 이유, 곤충이 유충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변태하는 이유, 개미가 계급사회를 이루고 집단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유, 고양이는 사람을 피하고 개는 사람을 따르는 이유, 모두 호르몬 때문이다. 이처럼 호르몬은 식물을 식물답게, 동물을 동물답게,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인간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호르몬에 있다. 호르몬의 존재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때는 19세기 중반이다. 독일 의사 아놀드 아돌프 베르톨트는 1849년 수탉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거세된 수탉들은 성욕이 없어지고 2차 성기인 육수(수컷의 목 아래로 늘어진 피부 융기)와 볏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흥미를 느낀 그는 수탉 한 마리의 고환을 떼어 그것을 다른 거세된 수탉의 소장에 이식했다. 놀랍게도 이 수탉은 남의 고환을 엉뚱한 곳에 달고도 왕성한 성욕으로 암탉을 쫓아다녔다. 고환에는 신경망이 전혀 없고 혈관만 있다. 그렇다면 고환에서 어떤 물질이 분비되고 그것이 혈액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여 성욕을 높인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이후 1880년 찰스 다윈과 그의 아들 프랜시스 다윈이 식물 실험에서 비슷한 개념을 주장했다. 이들은 식물이 줄기 끝으로 빛을 감지하면서 정작 빛을 향해 몸을 구부릴 때는 줄기 아랫부분이 휘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로부터 두 사람은 빛의 자극으로 줄기 끝에서 어떤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줄기 밑부분에 전달되어 휘어지라고 명령을 내린다는 가설을 세웠다. 1894년에는 영국 생리학자 조지 올리버와 에드워드 앨버트 사퍼가 부신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인 에피네프린, 즉 '아드레날린'을 발견했다. 개념만 존재했던 호르몬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발견이었다. 몇 년 후인 1902년 윌리엄 베일리스와 어네스트 스탈링은 갈색 테리어 강아지 한 마리를 마취한 후 소장에 연결된 모든 신경을 끊어버렸다. 그 상태로 음식을 먹였는데 놀랍게도 췌장에서 소화액이 그대로 분비되었다. 소장과 연결된 신경이 없는데도 췌장에서 소화액이 분비되었다는 것은 신경이 아니라 어떠한 화학물질을 통해 명령이 전달된다는 것을 뜻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이 화학물질을 분리하는 데에 성공하여 '세크레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05년 두 사람은 이렇게 특정 장기에서 분비되어 혈액을 통해 표적 장소로 이동하는 화학물질을 내분비성 물질로 규정하고 여기에 '호르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호르몬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각성한다'는 의미를 가진 'Horma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호르몬이라는 용어가 탄생하면서 드디어 내분비학도 탄생했다.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호르몬은 화학적으로 다양한 분자구조를 띤다. 크게 펩타이드 단백질계, 아민계, 스테로이드계로 나눌 수 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단위체가 공유 결합으로 연결된 중합체를 뜻한다. 결합된 아미노산의 개수에 따라 2~50개는 펩타이드이고 50개 이상은 단백질이다. 옥시토신, 글루카곤은 분자량이 적은 펩타이드 호르몬이고 성장호르몬, 인슐린, 렙틴, 프로락틴, 난포자극호르몬, 황체호르몬 등은 분자량이 큰 단백질 호르몬이다. 아민은 암모니아에서 하나 이상의 수소가 알킬 또는 방향족 고리로 치환된 작용기를 포함한 질소 유기화합물이다. 호르몬 중 아민 분자는 모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나 티로신을 통해 합성된다. 멜라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카테콜아민, 티록신 등이 아민계 호르몬에 해당한다. 스테로이드는 3개의 육각 벤젠고리에 1개의 5각 고리가 붙은 '스테로이드 핵'을 가진 분자를 뜻한다. 모든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콜레스테롤을 통해 합성된다.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한 모든 안드로겐 남성 호르몬,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무기질 흡수와 배출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알도스테론 등이 모두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이다. 그러면 내분비 기관에는 어떤 곳이 있는가. 호르몬이 분비되는 모든 기관이 내분비 기관이다. 시상하부, 뇌하수체 등 뇌에서 가장 많은 호르몬을 분비하고 갑상선, 부신, 송과선, 전립선 등 분비샘이 별도로 있거나, 난소, 정소, 황체, 태반, 난포, 간, 위, 췌장 등 장기에서 직접 분비하기도 한다. 비교적 최근에는 근육세포와 지방세포에서도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내분비기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1-08 09:56:43정치권은 탄핵 정국속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도 25일 성탄절을 맞아 '민생극복', '희망'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다만 여당측은 '국정안정' '국민통합'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내란' 등의 표현을 고리로 현 탄핵정국에 대한 국민심판을 촉구하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이에 남은 1주일의 연말 정국 역시 탄핵 국면을 놓고 여야간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예상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희망, 평화, 안정'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고 "우리 정치는 광복 이후 첫 국회에서 민생과 평화를 기원했던 그 간절한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는 희망을, 사회에는 평화를, 나라에는 안정을 드리겠다고 다짐한다"며 "성탄절 희망의 빛이 대한민국 곳곳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제의 조속한 회복과 국가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법안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NS에 '어둠을 물리칠 빛의 성탄을 꿈꾸며'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매일의 삶 속에서 국민 여러분의 성탄(聖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지금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손에 쥔 작은 빛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 곁에 함께하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하며 여당을 향한 '내란 혐의' 공세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조속히 내란을 종식하고 국가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준혁 기자
2024-12-25 18:29:36[파이낸셜뉴스] 정치권은 탄핵 정국속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도 25일 성탄절을 맞아 '민생극복', '희망'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다만 여당측은 '국정안정' '국민통합'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내란' 등의 표현을 고리로 현 탄핵정국에 대한 국민심판을 촉구하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이에 남은 1주일의 연말 정국 역시 탄핵 국면을 놓고 여야간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예상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희망, 평화, 안정'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고 "우리 정치는 광복 이후 첫 국회에서 민생과 평화를 기원했던 그 간절한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는 희망을, 사회에는 평화를, 나라에는 안정을 드리겠다고 다짐한다"며 "성탄절 희망의 빛이 대한민국 곳곳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제의 조속한 회복과 국가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민생법안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NS에 '어둠을 물리칠 빛의 성탄을 꿈꾸며'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매일의 삶 속에서 국민 여러분의 성탄(聖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지금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손에 쥔 작은 빛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 곁에 함께하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하며 여당을 향한 '내란 혐의' 공세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께서 모아주신 연대의 온기로 희망찬 미래를 꽃피우겠노라 다짐한다"고 적었다.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조속히 내란을 종식하고 국가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권 대행과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2-25 15:33:30[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맞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총구를 잡는 장면이 영국 공영방송 BBC '올해의 인상적 이미지' 중 하나에 선정됐다. BBC는 21일(현지시간) ‘올림픽 서퍼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2024년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12컷’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24년 촬영된 사진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12컷을 소개했다. 순위와 무관하게 소개된 12컷의 ‘올해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에는 4월 8일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서 포착된 개기일식 장면이 가장 먼저 소개됐다. 개기일식으로 만들어진 고리 모양의 빛을 항공기가 뚫고 지나가는 장면이 절묘하게 찍혔다.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뒤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치켜든 트럼프 당선인의 모습도 5번째에 등장했고, 올여름 개최된 프랑스 파리 올림픽과 관련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돼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던 개회식 모습과 공중부양하는 듯 찍힌 브라질 서핑 선수의 사진 등 2장이 뽑혔다. 안 대변인의 사진은 마지막을 장식했다. BBC는 ‘대한민국 서울, 국회’에서 찍힌 사진이라 소개하며 "한 한국 여성이 두려움 없이 군인의 장전된 소총 총구를 잡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이후 인터뷰에서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라고 말한 안 대변인의 당시 언급도 소개했다. 이 밖에도 가자지구 난민캠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동상에 대한 시리아 주민들의 발길질,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홍수, 인도네시아 루앙화산 폭발 등 2024년을 결산하는 사진들이 목록에 올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2-23 07:01:37윤석열 대통령과 빈손 회동을 마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다시금 '민심 눈높이'를 화두로 내세워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전날 회동에서 민심을 대변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한 대표의 요구는 사실상 수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김건희 특검법을 둘러싼 한 대표의 선택이 향후 당정관계를 결정지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22일 인천 강화풍물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우리는 국민의힘이 되겠다. 국민께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강조한 민심은 앞서 국민 눈높이를 고리로 작심 발언을 쏟아낸 김 여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제기된 의혹 관련 규명 등을 제시했으며, 전날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동일한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관련된 한 대표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한 대표의 태도가 관심을 끌게 됐다. 거대 야당은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내달 초 본회의에 더욱 강력해진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다. 거대 야당 주도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관건은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로 모아진다. 앞서 두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을 거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4표의 이탈표가 나왔다. 여기에 4표의 이탈표만 더 생긴다면 김건희 특검법은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이 싱겁게 끝나면서 당내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저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8표 사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심은 김건희 특검법을 찬성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묵과하고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약 20여명에 이르는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불만이 있는 만큼 다음 재표결에서 이탈표에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이 정권 출범 이후부터 2년 반씩이나 계속 블랙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잘하신 것도 많다. (그런데) 김 여사 블랙홀 때문에 이런 모든 것들이 빨려 들어가서 아무것도 빛을 보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권이 2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 통과로 당정갈등이 폭발하면 양측 모두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한 대표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이 각자의 길을 걷는 순간 정권이 흔들리는 모습은 과거의 역사에서 수차례 발견할 수 있다. 한 대표 입장에서도 김건희 특검법 통과로 꼭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더욱 긴밀히 협의하면서 단합하고 하나되는 모습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은 반헌법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 부분에 관해 대부분 의원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검법이 구체적으로 추진된다면 의원들과 힘을 모아서 반헌법적인 특검법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10-22 18: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