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은평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 측이 가해자 백모씨(37)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를 촉구하면서 공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사한 사건으로 아파트 이웃 주민을 폭행해 살해한 최성우(28)의 신상이 공개된 점을 봤을 때 신상공개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남언호 변호사는 지난 9일 서울서부지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해자의 만행이 드러났지만 아직 가해자의 신상이 드러나지 않은 점에 대해 유족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살인사건은 지난 7월 29일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주민 백씨가 담배를 피우러 나온 같은 아파트 주민 김모씨(43)를 일본도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백 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백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으로 넘어간 현재까지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월부터 공소 제기 때까지 특정 중대범죄 사건이 아니었으나 재판 과정에서 특정중대범죄 사건으로 공소 사실이 변경된 사건의 피고인에 대해서는 검찰이 법원에 항소심 변론 종결 시까지 신상정보를 공개를 청구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해자는 범행수단이 매우 잔혹하고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폐쇄회로(CC)TV 등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적 알 권리와 재범방지 등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며 "검찰과 법원은 가해자의 신상정보공개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련해 유사 사건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백씨 신상공개 여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12일 살인 혐의를 받는 최성우를 구속기소하며 그의 신상을 공개했다. 최성우는 지난달 20일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흡연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70대 이웃 주민의 얼굴과 머리 등을 수십차례 때리고 조경석에 머리를 내리찍는 등 피해자의 급소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성우는 피해자가 자신과 어머니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망상에 의한 살인이라는 점에서 일본도 살인사건과 유사한 것이다. 앞서 경찰 차원에서는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의 2차 가해 방지 등을 이유로 신상정보공개심의위를 열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오히려 가해자의 부친이 뉴스 댓글을 통해 아들의 범행을 '공익활동이다',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는 점도 신상공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 변호사는 "경찰과 검찰은 피해자 가족의 2차 가해 방지 등을 이유로 모두 비공개 결정을 했으나 유족들은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과 2차 가해의 직접적 관련성에 강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9-13 17:16:23[파이낸셜뉴스] 50대 남성이 결혼을 앞둔 5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의 범행 동기를 비롯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께 일면식이 있는 50대 여성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자택으로 부른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성은 서울 동대문구 한 식당에서 근무하다가 손님으로 방문한 A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피해 여성이 어떠한 관계였는지는 불분명하다"며 "A씨의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8-01 16:30:58[파이낸셜뉴스] "칼을 든 사람이 어슬렁거린다." 지난 22일 오후 이같은 주민 신고가 강릉경찰서에 접수됐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강릉시 청량동 일대에서 20대 A씨를 흉기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A씨 옷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고 한다. 이후 경찰에는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상하게 여긴 경찰의 조사 결과 A씨의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숨진 할머니는 A씨의 친할머니로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11시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한 주택에서 친할머니인 70대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를 받는다. 70대 친할머니를 손주가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붙잡힌 것이다. 범행 직후 도주한 A씨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청량동 일대였다. 범행 후 택시를 타고 이동 중 택시 기사와 동선을 두고 마찰이 생겨 중간에 내린 뒤 청량동 일대를 배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후 경찰에는 "칼을 든 사람이 어슬렁거린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A씨가 체포된 이후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추가 신고도 접수됐고 경찰 조사로 사건이 드러나게 됐다. A씨는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폭력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러 차례 소액 사기 범죄를 저질러 이달 초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검찰이 이를 기각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존속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에 대해 도주우려와 증거인멸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7-24 12:11:17[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소재의 한 오피스텔 안.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고 다툼이 벌어졌다. 남자친구의 집착과 폭력 성향이 이별의 이유가 됐다. 이날 여자친구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다. 이별이 결정된 연인 간의 단순 다툼으로 보였던 이날 일은 갑자기 살인사건으로 급반전했다.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과도로 찔러 살해하고 여자친구의 어머니에게도 과도를 휘둘렀다. 이른바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김레아(26·대학생)가 바로 남자친구였다. 수사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김레아는 같은 대학에 다니던 A씨와 교제하면서 그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남자관계를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너랑 헤어지면 너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등 A씨를 향해 강한 집착을 보였다. 또 A씨와 다투던 중 휴대전화를 던져 망가뜨리거나 주먹으로 그의 팔을 때려 멍들게 하는 등 폭력 성향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김레아의 폭력과 집착적 성향에 버티지 못한 A씨는 이별을 결심했다. 다만 김레아가 무서웠을 것으로 보인다. A씨가 어머니 B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에서 추측할 수 있다. 그렇게 김레아와 A씨, B씨는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결별을 통보한 그날은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40분께였다. A씨의 바람과 달리 흥분한 김레아와의 이별은 쉽지 않았다. 아니 최악의 상황으로 달려갔다. 김레아는 A씨와 B씨에게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둘렀다. 결국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고 B씨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의 출동은 C씨의 신고로 이뤄졌다. 경찰은 오피스텔 1층 경비실 부근에서 서성대고 있는 김레아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김레아는 체포 당시 도주하거나 저항하지는 않았다. 현행범 체포된 지 이틀 만에 구속 송치된 김레아의 신상정보와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등은 지난 4월 22일 검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 공개됐다. 김레아 관련 신상공개는 지난 1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첫 사례였다. 해당 법 시행 전까지는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머그샷 대신 과거 증명사진이나 폐쇄회로(CC)TV 사진 등을 공개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어 김레아의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첫 재판이 18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공판에서 김레아 측은 혐의를 인정했으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김레아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도 사전에 계획하지 않은 것"이라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레아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정신감정 신청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기일 증거조사를 진행한 뒤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 한편 김레아는 신상공개 결정에 불복해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했으나 집행정지 가처분은 기각됐고 본안 소송은 김레아 측이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이진혁 기자
2024-06-18 15:39:36[파이낸셜뉴스] 지난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 전남 진도군 의신면에 위치한 송정저수지로 화물 트럭 한대가 빠졌다. 트럭에는 운전자 60대 장모씨와 아내가 타고 있었다. 다행히 장씨는 물 밖으로 탈출했지만 아내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아내는 구조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안타까운 가족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씨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았다. 아내 앞으로 가입된 보험금을 노린 범죄라는 것이 당시 수사당국의 판단이었고 재판부도 받아들였다. 사건은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으로 알려졌다. 20여년이 흐름 올해 '송정저수지 살인사건'에 반전이 생겼다. 정씨에 대한 재심이 결정된 것이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현수)는 지난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05년 무기징역을 확정 받은 장씨에 대한 재심 첫 재판을 열었다. 다만 장씨의 사망으로 인해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장씨는 재심을 받기 위해 군산교도소에서 해남교도소로 이감되는 도중 급성백혈병이 발견됐고 종합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다가 이달 초 숨졌다. 지난 2003년 사건 이후 장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것은 보험금 때문이었다. 장씨 아내 앞으로 가입된 8억8,000만원 상당 보험이 발견되면서 단순 사고가 계획범죄로 뒤바뀐 것이다. 해당 보험은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인정돼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더구나 부검결과 부인의 목과 가슴에 눌린 흔적이 남아있고 차 앞 유리가 쉽게 떨어져 나간 정황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달아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서 장씨는 단순 사고임을 주장했지만 지난 2005년 살인 혐의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장씨가 아내를 죽였다는 직접 증거가 없었음에도 검찰이 제출한 간접증거를 근거로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반전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20년 충남경찰청 현직 경찰관이 "경찰이 엉터리 현장조사, 허위공문서 작성을 하고 검찰이 가혹행위와 끼워 맞추기로 수사를 조작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리면서다. 이어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고 재심이 결정됐다. 지난 17일 재심 첫 재판에서 박 변호사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했기 때문에 교통사고에 대비한 보험을 가입했던 것"이라며 "사고 원인은 피고인의 졸음운전이었을 뿐 감기약인 척 수면제를 먹인 사실도, 피해자 체내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의 현장검증 자체에 오류가 있다며 법원의 현장검증을 요구했다. 주차된 차량이 지형적 요인에 의해 미끄러지면서 저수지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을 뿐 검찰의 공소사실처럼 고의 사고가 아니라는 취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4-19 15:01:20[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0월 9일 오후 2시께 경기도 부천시 소재 한 모델 담벼력 주변에서 종이 쇼핑백이 발견됐다. 종이 쇼핑백 안을 보니 침대 시트가 들어 있었다. 뭉쳐진 침대 시트를 펼쳤더니 충격적이게도 숨진 여자아이가 있었다. 주민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고 접수 4시간 만에 해당 모텔 주변 길거리에서 아이의 엄마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 5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모텔 2층 객실에서 혼자 낳은 딸을 창문을 통해 5m 아래 1층으로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태어난 직후 호흡 곤란을 일으킨 딸을 침대보로 덮어 10분 동안 방치하다가 종이 쇼핑백에 넣어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닷새 만에 딸은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으나 이미 간 파열과 복강(복부 내부 공간) 내 출혈 등으로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가 발견하면 데리고 가서 잘 키워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이 아빠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오랜 기간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지냈으며 집과 직업도 없어 가끔 돈이 생길 때만 모텔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하고 출소 후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유일한 보호자였던 피고인에 의해 고통 속에서 사망했다"며 "피고인은 지난해 4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같은 해 10월 출산할 때까지 입양 등 출산 이후 상황에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신했을 때도 술을 마셔 자연 유산을 기대하다가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무런 준비 없이 임신했고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출산한 뒤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4-12 12:58:26[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10일 공개된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를 통해 한장의 머그샷(체포된 범인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피의자는 57세 이영복이었다. 이씨는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60대 여성 다방 업주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달 중 1심 재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2번의 살인과 현금 절도첫 살인은 지난해 12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 다방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일 집을 나선 이씨는 해당 다방에 들어갔다. 다방에는 여성 업주 A씨(60대) 혼자 영업 중이었고 손님은 없었다. 차 한잔을 주문한 이후 두리번거리던 이씨는 A씨에게 다가가 마구 폭행을 하더니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리고는 현금 30만원까지 훔쳐 달아났다. 살인이 경찰에 알려진 것은 사건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31일이다. A씨 아들은 어머니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아 다방에 찾아갔더니 문이 잠겨 있었다. 아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다방 문을 열고 들어갔고 숨진 A씨가 발견했다. 사건 직후 도주한 이씨는 지난 1월 2일 경기도 파주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치킨집이었다. 그는 무전취식한 뒤 3만~4만원 정도가 든 금고를 훔쳐 달아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의 모습은 치킨집 인근 폐쇄회로(CC)TV에 기록됐고 경찰은 이를 확보하게 됐다. 고양시에서 사건을 저지르고 파주를 거처 서울로 이동한 이씨는 이번에는 경기도 양주시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불 꺼진 양주시의 한 다방에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여성 업주 B씨(60대)와 종업원이 있었고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이씨는 차 한잔을 시켜 놓고 있다가 종업원이 퇴근하고 B씨 혼자 남게 되자 그를 폭행했고 목 졸라 살해한 후 현금 약 40만원을 훔쳐 나왔다. 사망한 B씨는 다음날인 지난 1월 5일 출근한 종업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혼자 영업 중인 여성 주인을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한 점을 토대로 이씨를 특정해 공개수배에 나섰다. 이어 이씨는 공개수배 약 14시간 만인 지난 1월 5일 오후 10시 45분께 강원 강릉시 재래시장에서 붙잡혔다. 이씨는 B씨를 살해한 뒤 동서울터미널로 이동해 버스를 타고 태백과 삼척을 거쳐 강릉으로 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옷을 바꿔 입고 현금만 사용하는 등 치밀한 도주행각을 벌였지만 술에 취하면 나오는 독특한 걸음걸이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술 먹으면 강한 모습 보이고 싶어 살인"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 12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수중에 돈이 떨어지자 금품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스로 약하다고 느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술만 먹으면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범행(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아울러 지난 1월 10일에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이씨의 머그샷 등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아울러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이씨가 양주 다방의 업주를 상대로 성폭행도 시도한 사실을 밝혀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살해된 양주 다방 업주의 신체와 의복에서 이씨와 동일한 유전자형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해당 증거를 통해 이씨가 피해자 다방에 들어가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보고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강간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 1월 30일 이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씨에 대한 재판은 이달 중 시작될 예정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3-06 12:12:17[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 12월 16일 오후 3시께 제주도에서 유명한 식당을 운영하는 A씨(55·여)의 집으로 한 남성이 접근한다. 남성은 비밀번호를 누르고는 조심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남성은 귀가한 A씨의 머리를 둔기로 20여차례 때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A씨는 사망하게 됐다. 그러자 남성은 고가의 가방과 현금 등 18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은 '제주 유명식당 대표 청부살인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를 살해한 김모씨(51)는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살인까지 저지른 데에는 '돈'이 걸려 있었다. 범행을 사주한 박모씨(56)가 돈을 미끼로 김씨를 움직였기 때문이다. A씨의 식당 관리이사였던 박씨는 식당 운영에서 배제되고 막대한 빚 탕감을 요구받자 범행을 계획했다. 지난 2020년 3월 박씨는 자금이 필요했던 A씨에게 식당 본점 토지·건물과 함께 공동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인 소유 토지를 제공한 점을 이용해 식당 운영권을 장악하려고 했다. 피해자 사망 후 대출 연장에 자신이 동의하지 않으면 식당 본점 토지·건물이 경매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던 것이다. 박씨가 접근한 인물이 당시 알고 지낸 지 6개월 정도 된 김씨와 그의 아내 이모씨(46)였다. 박씨는 범행 대가로 수차례 걸쳐 3200만원을 제공했다. A씨를 살해한 후에는 식당 지점 운영권과 채무 2억3000만원 해결도 약속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김씨와 이씨는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씨와 이씨는 지난 2022년 9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A씨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교통사고 위장 등 살해 방식을 바꿔가며 6차례 시도한 끝에 사건 당일 A씨를 둔기로 때려 무참히 살해했다. 특히 A씨의 집 현관문 비밀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다. 김씨와 이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범행 전후 제주를 오갈 때 3차례에 걸쳐 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여객선 승선권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신분 확인이 허술한 점을 악용한 것. 사건 이후 김씨와 이씨는 치밀하게 동선을 감추면서 제주도를 떠났으나 얼마 안 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과정에서 박씨가 교사를 했다는 정황이 추가돼 박씨도 체포됐다. 지난 8일 대법원 제1부는 살인 등의 혐의로 원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5년'을 받은 범행 계획자 박모(56)씨와 살해 행위자 김모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원심 형량이 확정됐다. 범행을 도운 김씨의 아내 이모씨는 2심에서 징역 10년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돼 상고하지 않았다. 이씨도 경찰조사에서 남편이 나쁜 짓을 하러 가는 줄은 알았지만 그것이 살인일 것일지는 몰랐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2-15 13:50:1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10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씨가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됐다. 범인은 해당 건물에서 주차 관리인으로 일하던 30대 B씨다. 범행 이후 B씨는 한 모텔로 이동해 몸을 숨겼다가 같은 날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용산역으로 가서 강릉행 KTX에 탑승하여 도주를 시도했다. A씨 사망 사건을 처음 신고한 사람은 건물 관리인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B씨가 범행 후 모텔에 숨어 있다가 도주하는 장면을 폐쇄회로(CC)TV로 포착하고 추적에 나섰다. 도주 경로를 추적, 도주 4시간 만인 오후 9시 32분께 강원도 강릉시 강릉 KTX 역사 앞에서 B씨를 긴급체포했다. 아울러 경찰은 B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40대 C씨도 지난해 11월 12일 10시 10분께 긴급체포했다. C씨는 B씨가 범행 후 자신의 모텔 주변으로 도주하자 도주 경로를 비추는 CCTV 장면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른바 '영등포 건물주 살인' 사건의 진실이 속속 드러났다. 직접 범행을 한 B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A씨 건물 6층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다 오전 10시께 A씨가 출근할 때 옥상으로 데리고 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 부위 찔러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격을 준 부분은 사건 자체가 아닌 사건의 배경이었다. C씨의 교묘한 가스라이팅에 의해 B씨가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수사결과였다. 검찰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019년 5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쉼터 등을 떠돌아다니던 중증 지적장애 B씨를 발견하고 데려와 일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나는 네 아빠이자 형으로서 너를 가장 위하는 사람이다" 등의 말을 하며 B씨가 자신을 전적으로 따르도록 가스라이팅을 일삼았다. C씨는 B씨에게 처음엔 모텔 주차장 관리를 맡겼고 시간이 지나면서 모텔 관리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일까지 시켰지만 임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B씨가 매달 받는 80만~90만원의 장애인 급여 중 ‘모텔 방세’ 명목으로 50만~60만원씩을 갈취했다. B씨는 실제로는 모텔 방에서 지내지 않고 주차부스 등에서 생활했다. C씨는 이 사건 범행을 위해 평소 B씨와 A씨 사이를 이간질하기도 했다. 그는 B씨에게 수시로 "A씨가 너를 주차장에서 쫓아내려고 한다", "A씨를 죽여야 우리가 주차장과 건물을 차지할 수 있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적대감을 조장했다. 장기간 C씨에게서 정신적으로 지배받는 상태였던 B씨는 C씨 말에 따라 끝내 A씨를 살해하고 말았다. 사건의 직접 배경은 부동산 관련 다툼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C씨는 A씨가 지난 2022년 9월 자신과 체결했던 영등포 공공주택 재개발 관련 부동산 컨설팅 계약의 효력을 다투기 시작하고 지난해 9월 자신을 상대로 주차장 임대차 해지 및 명도소송을 제기하자,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C씨는 B씨로 하여금 복면·우비 등 범행도구를 구매하게 하고 범행장소 및 피해자의 동선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살인을 교사했다. 다만 C씨는 조사 과정에서 "B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제가 동업 관계인 A씨 살해를 지시할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서울 남부지법에서는 30일 오전 A씨를 살해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됐다. 이날 B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공범(C씨)이 시켰고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1-30 11:33:09[파이낸셜뉴스] 의붓어머니의 기초연금 등 재산을 탐내 살해한 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배모씨(49)에게 검찰이 17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걸려 온 한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주민센터에서 '관리하는 독거노인이 일주일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독거노인은 서울 영등포구에서 혼자 거주하는 70대 고령의 치매 노인 A씨였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부터 확인했다. A씨 휴대전화 위치는 경북 예천군으로 떴다. A씨는 지난 2022년에 남편과 사별한 상태였고 남편의 고향이 예천군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A씨가 남편이 그리워 예천군으로 혼자 내려갔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헬기와 경찰견을 대동한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A씨를 찾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A씨 주거지 부근 방범용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해당 CCTV에는 A씨가 주거지로 들어간 모습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후 주거지 밖으로 나오는 장면은 없었다. A씨는 귀가는 했지만 이후 흔적 없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된다. 경찰은 실마리를 찾기 위해 탐문에 나섰고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A씨 주거지 부근에 의붓아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의붓아들이 배씨다. 경찰은 배씨를 탐문 수사하는 과정에서 진술이 계속 엇갈리는 등 수상한 점을 여러 건 발견했다. 또 A씨 통장에서 현금이 인출됐고 마지막 통화자가 배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사 필요성을 느낀 경찰은 배씨를 상대로 진술조서 작성을 위해 만나자고 연락했다. 하지만 이를 마지막으로 배씨는 연락 두절이 됐다. 이후 경찰은 A씨 사건을 단순 실종이 아닌 살인사건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배씨가 A씨를 따라 집으로 들어간 뒤 한참 뒤에 혼자 나오는 CCTV 영상을 포착했다. 다음날에는 배씨가 이씨 집에 다시 방문해 빨간 큰 고무통을 힘겹게 굴리며 나오는 장면도 확인했다. 배씨는 고무통을 준비한 검은색 렌터카 트렁크에 싣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렌터카 번호를 특정했고 해당 차 트렁크를 확인하니 혈흔 반응이 나왔다. GPS(위성항법장치) 기록에는 배씨가 경북 예천군에 내려간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배씨의 범행을 확신하고 지난해 11월 17일 오후 8시 20분께 경기도 수원의 한 모텔에서 그를 체포했다. A씨는 남편이 지난 2022년 4월 사망한 뒤 기초연금 32만원, 의붓딸의 장애인 연금과 기초연금 합계 88만원을 바탕으로 생활해 왔는데 배씨가 이를 지속해서 탐낸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배씨는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고 A씨 시신을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형사합의14부(장성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배씨는 최후진술에서 "며칠 밤을 생각해 봤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나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죄송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7일 오후 2시로 선고기일을 지정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1-17 13: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