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은 ‘박제가 고본 북학의’와 ‘벽역신방’ 등 총 9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북학의’는 박제가(1750~1805)가 1778년 중국(당시 청나라) 베이징을 다녀온 후 국가 제도와 정책 등 사회·경제 전 분야에 대한 실천법을 제시한 지침서다. 책은 내·외편으로 구분돼 있는데, 내편은 각종 기물과 장비에 대한 개혁법을, 외편은 제도와 정책에 대한 개혁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보물로 지정 예고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박제가 고본 북학의’는 작성 시기가 초기본에 가장 가깝고 박제가가 친필로 쓴 원고로 만든 책(고본)이라는 점이 분명해 가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의 서문도 남아 있다. ‘벽역신방’은 허준(1539~1615)이 국왕의 명령으로 1613년 편찬한 의학 전문 서적이다. 광해군대에 유행했던 당독역(성홍열로 추정)에 대한 허준의 경험, 이론적 견해, 치료법 등이 담겼다.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간행된 이 책은 적은 분량임에도 당독역에 대한 최초의 관찰이자 치료 대책이 담겨 있어 전염병 연구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당시 조선 사회의 전염병 유행 실태 및 조정의 대응 방법, 의학 전문 서적의 간행·보급 실체 등을 알려주고 있다. 이밖에 국가유산청은 ‘강화 전등사 명경대’, ‘삼척 흥전리사지 출토 청동정병’, ‘구례 화엄사 벽암대사비’, ‘대혜보각선사서’, ‘예기집설 권1~2’, ‘합천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이존좌상 및 복장유물’, ‘창원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 7건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7-01 15:55:50‘정동야행’이 대한민국 봄 축제를 대상으로 파이낸셜뉴스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종합평가 결과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5월 전국에서 열린 52개 축제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특히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정동야행은 재방문 의향, 타인추천 의향, 대중교통 접근성, 축제장 물가, 다양한 볼거리 등 주요 항목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경쟁력을 입증했다. 정동야행을 주최하는 서울 중구청의 김길성 청장을 지난 23일 만나 소비자 만족도 1위에 대한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어봤다. ㅡ정동야행이 파이낸셜뉴스의 이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소감과 비결은. ▲정말 영광스럽다. 정동야행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유산 야행 축제다. 2015년에 처음 중구청 주최로 시작했고, 2019~2022년에는 서울시 주최로 열렸는데, 중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2023년에 다시 중구청에서 진행하고 있다. 11회차까지 진행한 올해까지 누적 관람객 수는 126만명에 이른다. 특히 올해에는 중구민과 생활주민 200여명으로 구성한 여행지기가 축제 준비부터 운영에 참여해 의미가 깊었다. 행사 운영비도 5억원 정도로 다른 행사에 비해서 규모가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동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역사를 바탕으로 특별한 내용과 짜임새로 행사를 준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매해 축제를 진행할 때마다 참여자를 대상으로 자체적인 만족도 설문조사를 한다. 올해는 95%, 작년에는 91% 정도의 만족도를 보였다. 이번에 파이낸셜뉴스가 진행한 보다 객관적인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ㅡ다른 지역은 물론 서울 내에도 다양한 축제들이 있다. 정동야행을 다른 축제들과 차별화하는 점이 있다면. ▲정동야행은 정동이라는 역사적 장소에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펼치는 축제다. 먹을거리, 즐길거리 위주의 축제가 아닌, 장소적 고유성에 기반해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무리 역사문화자원이 밀집된 장소라 하더라도 단순 '관람'에 그친다면 차별화의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정동야행은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역사 해설 투어, 역사 강의 프로그램은 지역기반 스토리텔링을 더하며 교육적인 효과도 있어서 아이들이나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보통 낮에만 운영하는 박물관 같은 공간을 야간에 특별히 개방함으로써 희소성과 이색성을 부여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야간축제로 도심의 밤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도 인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ㅡ해마다 특별한 주제와 이벤트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는 어떤 점에 집중했나. ▲올해 행사는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를 주제로 지난 5월 23~24일에 열렸다. 조선의 마지막이자 대한제국의 시작이었던 정동을 채우고 있는 대사관, 박물관, 종교시설, 국가유산, 미술관, 공연장 등 35개 역사문화시설이 참여했다. 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문화공연, 정동길 체험 프로그램, 거리공연, 역사해설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13만3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고, 지역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인 축제이기 때문에 행사 준비가 만만치는 않다. 올해는 정동야행 최초로 총감독을 위촉해서 축제를 준비해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로 정동만의 서사와 감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일반적으로 지역 축제를 떠올리면, 주최 측에서 모든 준비를 한다. 이번에는 초등학생 이상 만 60세 미만의 가족, 직장동료, 1인 가구 등으로 구성한 야행지기 260명이 축제 준비부터 운영까지 참여했다. 주한영국대사관 등 35개소가 시설을 개방했고, 13개 시설별 프로그램, 42회 공연, 4회 강연, 9개 체험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정동야행을 주제로 그림 공모전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전국에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참여해 520점의 그림이 출품됐다. 축제 기간 이 그림들로 덕수궁 돌담길을 장식했다. 지난 10여년간 정동의 여러 기관들과 함께 축제를 준비하면서 자발적으로 '정동협의체'가 만들어졌다. 정동극장, 국토발전전시관, 정동교회 등 26개 기관으로 이뤄져 있다. 앞으로는 정동협의체를 상설로 운영해 수시로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축제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ㅡ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정동야행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얻어 갔으면 하는지. ▲정동은 최초 신식 교육기관인 배재학당, 최초 사립 여성 교육기관인 이화학당, 최초 서양식 개신교회인 정동제일교회, 최초 서양식 건물인 덕수궁 석조전 등 각종 '최초'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장소다. 반면, 을사늑약을 체결한 덕수궁 중명전, 아관파천의 현장인 러시아공사관 등 가슴 아픈 역사도 담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등사하며 나라의 내일을 도모했던 장소도 있다. 참여하는 시민들·관광객들이 우리나라의 근대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동시에 아픔을 극복하고 지금의 발전을 이뤄낸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길 바란다. ㅡ앞으로의 계획과 장기적인 발전 방향은. ▲내년부터는 중구의 역사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알릴 수 있는 행사를, 가을엔 정동야행을 진행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충무공 탄생지가 서울 중구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충무공은 한성부 건천동으로 불렸던 지금의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다. 관내에는 이순신 장군이 무과시험을 봤던 곳이자 봉사와 참군이라는 하위 관직으로 근무했던 훈련원터도 남아 있다. 이순신의 시호를 따라 붙여진 지명 '충무로'를 비롯해 충무초, 장충초 등 중구 소재 초등학교 교가에서도 이순신을 찾아볼 수 있다. 이순신을 선조에게 천거했던 류성룡과의 만남, 무과시험 도중 낙마해 다리가 골절된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던 일화의 배경도 서울 중구다. 탄신월인 4월에 맞춰 매년 봄에 행사를 하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흔적을 복원함과 동시에 이를 관광콘텐츠로 개발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역사문화도시로서 중구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순신 장군 기념관을 한옥마을에 지을 예정인데, 2028년에 완공한다. 기념관이 만들어지면 행사를 조금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무관으로서 활약했던 여수와 아산 쪽에서도 행사를 크게 하고 있다. 추후엔 이곳들과 함께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5-06-25 18:09:43[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덕수궁관리소는 금호문화재단과 오는 25일 오후 7시 서울 덕수궁 석조전에서 사회적 배려대상자 70여명을 초청해 '함께하는 동행'을 주제로 '석조전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석조전 음악회'는 덕수궁관리소가 매년 상·하반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해오던 행사다. 매년 6월과 11월 마지막 수요일에 두 차례 진행된다. 올해 음악회는 한국 대표 음악가들로 구성된 '금호솔로이스츠'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김민지와 장우리가 합주를 들려준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주 1번, K.423', 아렌스키의 '현악 사중주 2번, Op.35'가 연주된다. 관리소 관계자는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특별히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 70여 명을 초청해 개최한다"며 "고통과 애수를 그려내는 듯한 노래로 민족의 희생을 기리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평화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연주로 광복 80주년 의미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사회적 배려대상자 초청 특별 공연이라 일반 관람객 참여 예약은 진행되지 않는다. 11월 공연은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24 11:12:47【제천·단양(충북)=정순민 기자】 충청북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제천과 단양이다. 올해 초 충북도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천을 방문한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고, 단양은 1000만명에 육박했다. 또 단일 관광지로는 단양에 있는 도담삼봉이 240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람들이 제천을 찾는 이유는 넓고 푸른 청풍호반 때문이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은 언제나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또 단양은 도담삼봉 등 단양팔경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사계절 내내 줄을 잇는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6월의 제천과 단양을 직접 가봤다. ■제천, 청풍호반과 의림지가 있는 곳 청풍호는 지난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호수다. 같은 호수지만 제천 사람들은 '청풍호', 충주 사람들은 '충주호'라 부른다. '내륙의 바다'로 통하는 청풍호 주변에는 빼어난 풍광으로 유명한 명승지들이 많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청풍면의 진산인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뛰어난 경치를 뽐내는 금수산이 있다. 또 수몰지역에 있었던 청풍면 한벽루, 물태리 석조여래입상 등 국보급 문화재들은 청풍대교 인근 망월산 자락에 조성된 청풍문화유산단지에 옮겨져 있다. 청풍호 주변의 빼어난 풍광을 즐기려면 유람선을 타야 한다. 청풍호반을 주유하는 유람선은 제천 쪽 청풍나루나 단양 쪽 장회나루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유람선을 타면 시원한 물보라를 가르며 옥순봉, 구담봉 등 진경산수화에나 나올법한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중간에 길이 222m의 옥순봉 출렁다리와 삼각형 모양의 철골 구조가 인상적인 옥순대교도 만날 수 있다. 퇴계 이황(1502~1571)과 기생 두향(杜香)의 애틋한 사연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배를 타고 가다보면 옥순봉 주변에 두향의 묘가 보이는데, 몇몇 기록에 따르면 퇴계가 단양군수로 있던 시절 관기 두향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나눴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후대의 호사가들이 지어낸 이야기라는 주장도 있으니,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물 아래 있던 묘를 물 위로 옮기고 매년 단오날 두향 추모제를 지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청풍호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지난 2017년 개통된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531m) 정상에 오르면 흡사 다도해를 보는 듯한 빼어난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가슴이 뻥 뚫린다. 또 케이블카 상부에는 전망대 외에도 레스토랑과 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경치를 즐기며 편안하게 쉴 수도 있다. 또 하나. 제천의 명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의림지다. 제천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삼한시대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원래는 수리시설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유원지로 더 유명하다. 지난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의림지 주변에는 순조 7년(1807년)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 건립된 경호루, 30m 높이의 용추폭포, 그리고 수백년을 견뎌온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뚝 솟아있어 운치를 더한다. ■단양, 도담삼봉과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 최고의 관광지는 단양팔경 중 제1경인 도담삼봉이다. 원래 강원도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 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개국한 삼봉 정도전(1342~1398)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당시 정선에선 단양까지 흘러온 삼봉에 대한 세금을 요구했는데, 이때 어린 소년 정도전이 기지를 발휘해 "우리가 삼봉을 가져온 것도 아니니 도로 가져가라"고 주장해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다. 이 이야기 역시 역사에 기록된 사실은 아닌 듯하니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훗날 정도전이 호를 '삼봉'이라고 지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남한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세 개의 봉우리 말고도 도담삼봉 주변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다. 우선 도담삼봉유원지 건너편에 위치한 도담정원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정원이다. 지난 2022년부터 단양군이 봄과 가을에 도담삼봉을 배경으로 제철 꽃을 심어 언제나 화려한 꽃밭을 이루고 있는데, 지금 가면 초봄에 심은 붉은 꽃양귀비와 안개초, 끈끈이대나물, 수레국화 등을 볼 수 있다. 도담삼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석문(石門)도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곳이다. 도담삼봉에서 상류 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석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200m쯤 올라가면 수풀이 우거진 무지개 모양의 석문이 나타난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야 당도할 수 있는 곳이지만 석문 사이로 보이는 경치는 여행객의 수고로움을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도담삼봉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다. 지난 2017년 개장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강 인근 80~90m 높이의 절벽 위에 설치돼 굽이치는 단양강과 단양 시내 전경은 물론, 멀리 소백산 연화봉까지 볼 수 있는 '뷰맛집'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나무데크를 따라 전망대 꼭대기에 올라서면 금수산, 월악산, 황정산 등 백두대간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전망대 옆으로는 980m 길이의 짚와이어와 1000m 거리의 알파인코스터, 만천하슬라이드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어 짜릿한 속도와 함께 천혜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이들 시설은 패러글라이딩 성지로 이름난 양방산 활공장 등과 함께 MZ 관광객을 단양으로 불러들이는 일등공신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6-12 19:20:32【제천·단양(충북)=정순민 기자】 충청북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제천과 단양이다. 올해 초 충북도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천을 방문한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고, 단양은 1000만명에 육박했다. 또 단일 관광지로는 단양에 있는 도담삼봉이 240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람들이 제천을 찾는 이유는 넓고 푸른 청풍호반 때문이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유람선은 언제나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또 단양은 도담삼봉 등 단양팔경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사계절 내내 줄을 잇는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6월의 제천과 단양을 직접 가봤다. 제천, 청풍호반과 의림지가 있는 곳 청풍호는 지난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호수다. 같은 호수지만 제천 사람들은 '청풍호', 충주 사람들은 '충주호'라 부른다. '내륙의 바다'로 통하는 청풍호 주변에는 빼어난 풍광으로 유명한 명승지들이 많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청풍면의 진산인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뛰어난 경치를 뽐내는 금수산이 있다. 또 수몰지역에 있었던 청풍면 한벽루, 물태리 석조여래입상 등 국보급 문화재들은 청풍대교 인근 망월산 자락에 조성된 청풍문화유산단지에 옮겨져 있다. 청풍호 주변의 빼어난 풍광을 즐기려면 유람선을 타야 한다. 청풍호반을 주유하는 유람선은 제천 쪽 청풍나루나 단양 쪽 장회나루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유람선을 타면 시원한 물보라를 가르며 옥순봉, 구담봉 등 진경산수화에나 나올법한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중간에 길이 222m의 옥순봉 출렁다리와 삼각형 모양의 철골 구조가 인상적인 옥순대교도 만날 수 있다. 퇴계 이황(1502~1571)과 기생 두향(杜香)의 애틋한 사연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배를 타고 가다보면 옥순봉 주변에 두향의 묘가 보이는데, 몇몇 기록에 따르면 퇴계가 단양군수로 있던 시절 관기 두향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나눴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후대의 호사가들이 지어낸 이야기라는 주장도 있으니,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물 아래 있던 묘를 물 위로 옮기고 매년 단오날 두향 추모제를 지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청풍호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지난 2017년 개통된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531m) 정상에 오르면 흡사 다도해를 보는 듯한 빼어난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가슴이 뻥 뚫린다. 또 케이블카 상부에는 전망대 외에도 레스토랑과 카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경치를 즐기며 편안하게 쉴 수도 있다. 또 하나. 제천의 명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의림지다. 제천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는 삼한시대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원래는 수리시설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유원지로 더 유명하다. 지난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된 의림지 주변에는 순조 7년(1807년)에 세워진 '영호정'과 1948년 건립된 ‘경호루’, 30m 높이의 '용추폭포', 그리고 수백년을 견뎌온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뚝 솟아있어 운치를 더한다. 단양, 도담삼봉과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 최고의 관광지는 단양팔경 중 제1경인 도담삼봉이다. 원래 강원도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 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개국한 삼봉 정도전(1342~1398)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당시 정선에선 단양까지 흘러온 삼봉에 대한 세금을 요구했는데, 이때 어린 소년 정도전이 기지를 발휘해 “우리가 삼봉을 가져온 것도 아니니 도로 가져가라”고 주장해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다. 이 이야기 역시 역사에 기록된 사실은 아닌 듯하니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훗날 정도전이 호를 '삼봉'이라고 지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남한강 한가운데 우뚝 솟은 세 개의 봉우리 말고도 도담삼봉 주변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다. 우선 도담삼봉유원지 건너편에 위치한 도담정원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정원이다. 지난 2022년부터 단양군이 봄과 가을에 도담삼봉을 배경으로 제철 꽃을 심어 언제나 화려한 꽃밭을 이루고 있는데, 지금 가면 초봄에 심은 붉은 꽃양귀비와 안개초, 끈끈이대나물, 수레국화 등을 볼 수 있다. 도담삼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석문(石門)도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곳이다. 도담삼봉에서 상류 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석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200m쯤 올라가면 수풀이 우거진 무지개 모양의 석문이 나타난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야 당도할 수 있는 곳이지만 석문 사이로 보이는 경치는 여행객의 수고로움을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도담삼봉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다. 지난 2017년 개장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강 인근 80~90m 높이의 절벽 위에 설치돼 굽이치는 단양강과 단양 시내 전경은 물론, 멀리 소백산 연화봉까지 볼 수 있는 '뷰맛집'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나무데크를 따라 전망대 꼭대기에 올라서면 금수산, 월악산, 황정산 등 백두대간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전망대 옆으로는 980m 길이의 짚와이어와 1000m 거리의 알파인코스터, 만천하슬라이드 등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어 짜릿한 속도와 함께 천혜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이들 시설은 패러글라이딩 성지로 이름난 양방산 활공장 등과 함께 MZ 관광객을 단양으로 불러들이는 일등공신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6-11 15:39:23[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오는 12일 오후 1시 경상북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야외 문화유산의 기후변화 대응·보존'을 주제로 하는 학술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학술발표회에서 기후변화가 문화유산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장기적·과학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야외에 위치한 석재, 목재, 금속 및 복합재질 문화유산의 재질 특성과 손상 취약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존기술과 최신 연구 사례를 공유할 방침이다. 참가자들은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 정책 동향 △기후변화에 따른 야외 조각작품의 보존관리 현황 △기후변화에 따른 야외 근현대 금속문화유산 보존 △목조건축문화유산 미기후 평가 방법에 관한 연구 △기후변화에 따른 목조 유산의 흰개미 피해 위험성 증가와 향후 대응 방안 △석조문화유산의 기후변화 손상 영향과 평가 방법 기초 연구 등을 발표하고 종합 토론을 진행한다. 국가유산청 측은 "앞으로도 문화유산 중심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에 대한 연구 성과를 국민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겠다"며 "관계 연구 분야 간 협력을 지속하는 적극행정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활용에 기여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11 09:53:09【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용화사'(주지 현장, 대한불교 조계종)가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아 12번째 울산시 전통사찰로 지정·등록됐다. 울산시는 울주군 상북면 천전리에 위치한 ‘용화사’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전통사찰’로 지정됨에 따라 울산시 전통사찰로 지정 등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통사찰이란 시대적 특색을 뚜렷하게 지니고 한국 고유의 불교·문화·예술 및 건축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산으로서 의의를 가진 사찰을 말한다. ‘용화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1777년 통도사 본말 재산목록에 최초로 기록이 확인됐다. 이후 여러 차례의 보수와 재건을 거쳤으며 언양지역 미륵신앙과 연관된 설화가 전승되고 있다. 특히 조선 후기(1844년) 제작된 산신도를 비롯해 신중도(1930년), 칠성도(1935년), 석조미륵존상 등의 유물과 설화가 불교문화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1930년대에 지역민들이 동참해 조성된 불사를 통해 지속적인 신앙행위가 있어 온 기록이 남아있다. 이번 용화사의 지정 등록으로 울산시는 총 12곳의 전통사찰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지난 2003년 북구 도솔암 이후 22년 만의 지정으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울산시는 이번 용화사의 전통사찰 지정 및 등록을 계기로 울산 불교의 역사와 문화적 상징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아울러 울산이 가진 뛰어난 경관과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넘어 문화도시로의 면모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전통사찰 보수정비, 방재체계(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용화사 전통사찰의 지정 및 등록은 지역 내 불교문화의 가치와 역사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일이다”라며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도심 내 전통 불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존 및 계승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6-05 08:57:22[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서울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에서 궁궐 서양식 건축물인 양관의 역할을 조명하는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만나고, 간직하다'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이자 현재의 덕수궁에 개항 이후 건립된 양관들(구성헌, 정관헌, 중명전, 돈덕전, 석조전 등)에 간직됐던 국새와 어보, 금책, 인장 등과 외국공사가 황제를 만나는 의식인 폐현례 관련 유물 110여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먼저 덕수궁 돈덕전 기획전시실에서는 개항 이후 시대의 변화 속에서 궁궐에 건립된 양관과 그 역할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1부 '새로운 건축, 양관'에서는 개항 이후 보빙사 등을 통해 양관이 어떻게 도입됐는지를 살펴본다. 2부는 돈덕전을 비롯한 양관에서 발견된 벽돌, 타일, 보일러 부재 등과 석조전의 바닥 및 지붕에 적용된 철골 콘크리트 구조 등을 통해 개항기 양관의 건축적 특징을 조명한다. 정관헌에 보관됐던 '대군주보', '순정효황후 황후 추봉 금책',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등도 전시된다. 특히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하여 받드는 곳'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도 처음 공개된다. 3부 '변화한 황실 의례와 생활'에서는 온돌을 바탕으로 한 전통 생활공간과 양관의 입식 공간을 비교해 만나 볼 수 있다. 마지막 4부 '우리에게 오기까지'에서는 일제강점기 동안 철거와 변형을 겪은 양관이 국가유산청에 의해 복원·재건돼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조명한다.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측은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덕수궁의 양관이 단순한 서구 문물의 수용을 넘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스스로의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의지가 담긴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되새겨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근대 황실 유산의 새로운 면모를 널리 알리고, 이를 후대에 온전히 계승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4-21 09:48:30[파이낸셜뉴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4월 한 달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덕수궁 정관헌과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 가족 참여형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석조전에서 만난 세계'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8년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한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기획된 덕수궁의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이다. 교육에 참여한 어린이는 대한제국의 황제와 외교관이 돼 황제를 찾아뵙는 의식인 폐현 행사를 체험한다. 아울러 대한제국 시기 정동에 있던 외국 공사관과 관련 건물에 대해 알아보는 게임 활동을 할 수 있다. 4월 6일과 13일자 교육프로그램 신청은 같은 달 1일부터, 4월 20일과 27일자 교육프로그램 신청은 같은 달 15일부터 궁능유적본부 통합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할 수 있다. 참여 대상은 초등학교 4~5학년 어린이며, 어린이 1명당 보호자 1명 동반을 필수로 회차별 30명씩 총 120명을 신청받는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덕수궁 입장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측은 "앞으로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에게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와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3-26 10:17:38[파이낸셜뉴스] 경북 일대를 덮친 산불에 소실 위기에 내몰린 고운사(孤雲寺)는 창건한 지 13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천년고찰이다. 25일 불교계에 따르면 고운사는 해동 화엄종의 시조인 의상대사가 만든 여러 사찰 중의 한 곳이다. 신라 신문왕 원년인 서기 681년에 창건됐다. 당시에는 '높을 고'를 써서 '고운사'(高雲寺)로 명명했다. 이후 신라 말기 최치원이 승려인 여지·여사와 함께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립한 것을 기념해 '고'자를 자신의 호인 고운(孤雲)에 사용된 '외로울 고'로 변경했다. 가운루는 조선 시대에 중수됐다. 이런 고운사가 불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03년(순조 3년), 1835년(헌종 1년) 화재로 고운사의 건물들이 소실돼 사찰을 대대적으로 중수한 기록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불교 31총본산의 하나였고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로서 의성·안동·영주·봉화·양양 등에 있는 약 60개의 사찰을 관장하고 있다. 번창했던 시기에는 200여명의 대중이 상주했으나 지금은 상주 인원이 20여명 수준으로 교구 본사 중에서는 비교적 작은 편이다. 대웅전·극락전·관음전·명부전·금강문·가운루·적묵당·우화루·동별실·서별실·금당·회운당·고운대암·고금당 등의 건물이 있다. 주요 국가유산으로는 연수전(延壽殿), 가운루(駕雲樓), 석조여래좌상(石造如來坐像) 등의 보물 3점이 있다. 이 밖에 삼층석탑과 같은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 및 불상, 불화, 고서 등 비지정 유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연수전과 가운루는 전각이어서 옮기지 못하고 이번 화재에 소실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운사 측은 산불이 번지는 가운데 석조여래좌상을 사찰 외부로 옮겼고 불상, 불화, 고서 등 비지정 유형문화유산은 영주 부석사 성보박물관으로 보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3-26 06:3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