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하나은행이 지난 20일 전 세계 35개국 100여명의 청소년을 초청해 '글로벌 금융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4박 5일 동안 교육부가 주최하고 국제한국어교육재단이 주관하는 ‘2024 해외 청소년 한국어교육 연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하나은행은 한국어의 국제적 위상 강화 및 미래세대 주역인 해외 청소년들이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코자 ‘해외 청소년 한국어교육 연수’의 공식 후원 은행으로 6년째 참여해 오고 있다. 프로그램에 초청된 해외 청소년들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 세계 35개국 정규 중ㆍ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다.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국가 간 협력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미래 핵심 인력이다. 청소년들은 인천 청라 소재 하나금융그룹 연수원 ‘하나글로벌캠퍼스’에 머물며 한국문학작품 감상 및 발표회, 뮤지컬 공연 등 한국어로 서로 소통하고 교류한다. 하나은행은 참가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금융교육도 진행했다. 먼저,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견학했다.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내 화폐박물관과 위변조대응센터도 둘러봤다. 견학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화폐의 실물을 실제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과 함께, 위폐감정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하나은행만의 노하우와 사례로 배우는 위폐감별교육도 진행했다. 이어서 하나은행 브랜드 체험 공간인 명동 하나 플레이 파크에서 대한민국 대표 축구선수이자 하나금융그룹 모델로 활동 중인 손흥민 선수의 대형 그래피티 월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으며 전 세계 26개 지역에 진출해 K-금융을 선도하고 있는 하나은행의 브랜드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라오스 국적의 외국인 학생은 “하나은행을 방문하여 선진 금융을 체험한 오늘의 경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립대학교에 해외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더. 해외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교육물품 지원사업도 이어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린이 경제뮤지컬 ‘재크의 요술지갑’을 17년째 이어오는 등 국내외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진정성 있는 ESG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11-21 09:37:48[파이낸셜뉴스] 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5대 중점추진과제 및 방향을 발표했다. 박상욱 과기수석비서관은 "우리의 혁신생태계(NIS)는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몇 가지 묵은 약점들이 있어 우리 정부 후반기에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대 중점추진과제로 대학·출연연 공공연구부문 업그레이드, 선도형 기초연구로의 질적 전환, 글로벌 과학기술협력, 기술사업화 시장 육성, 연구개발(R&D) 행정 선진화를 꼽았다. 과기수석실은 올해 1월 26일 출범후 300여일 동안 전문가들과 정책 연구용역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준비했다. 먼저 대학과 출연연구기관간 벽을 허물어 공공연구를 업그레이드한다. 출연연구기관간 공동 출입증을 사용하고, 글로벌 탑 연구단 등이 출범했다. 출연연구기관의 총 인건비나 정원도 기관 자율로 바꿀 수 있도록 해 이행 점검 중이다. 대학도 부설 연구소의 블록 펀딩을 통해 대학 연구환경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출연연구기관과 대학 사이에도 벽을 허물어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통폐합 없이도 사실상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원한다. 박 수석은 "이를통해 출연연구기관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공공연구소로 거듭나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기초 연구 혁신이다. 선도적·도전적 DNA를 이식하기 위해 최초의 질문에 도전하며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연구 지원사업을 신설했다. 또 연구 주제와 기술의 성숙도에 따라 지원규모를 달리하는 '연구 성장단계' 맞춤형 지원체계로 전환한다. 이와함께, 국가사회적 수요를 고려해 연구분야를 발굴·제시하고 연구자 주도로 과제를 기획·추진하는 미들-업 방식의 전략기초연구 트랙을 신설할 예정이다. 세번째로 올해부터 강화한 글로벌 과학기술협력이다. 정부가 올해부터는 글로벌 R&D 사업에 지난해보다 4배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내년부터는 우리가 직접 펀딩해 유럽의 연구자들과 함께하는 호라이즌유럽에 참여한다. 이와함께 내년에 새로운 국제협력 R&D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다. 네번째로 기술사업화 시장을 육성한다. 박 수석은 "우리나라의 기술이전 사업화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30~40년 늦게 2000년대 초 본격화했다"며, "아직까지 관 주도로 하다보니 밀어내기 식으로 했을뿐 돈이 돈을 버는 자본주의 메카니즘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교육부와 산업부, 과기정통부 등 각 부처간 지원이 분산적이고 분절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사업화 전문회사를 육성하고 경쟁 구도를 도입한다. 또 참여 연구자나 기여자들의 인센티브 체계를 정비해 공공연구 부문의 기술로 돈을 벌고 자본화해 다시 공공연구 부문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R&D 매니지먼트 선진화다. 앞으로 연구 행정을 전문화하고, 연구 행정가들이 연구자의 파트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박 수석은 "연구 행정가들의 처우 개선과 정규직화도 진행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연구자들의 연구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1-19 15:52:40나라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강의 기적으로 선진국 문턱을 겨우 넘어섰는데 다시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통칭해서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고들 한다. 국가 경제의 발전 단계로 볼 때 '중진국 함정'이란 표현을 쓴다. 이 개념을 확장해 보면 우리 경제가 고민하는 지점은 '선진국 함정'이다. 중진국 함정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현 수준에 정체되거나 아예 저소득 국가로 퇴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반면 선진국 함정은 성장세가 지속가능하지 못하거나 중진국 수준으로 역행하는 현상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선진국 함정에 빠진 국가들로 유럽 일부 국가들과 일본을 꼽는다. 최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5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학술포럼에서도 선진국 함정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겼다. '대한민국이 꿈꾸는 혁신적 품격 사회'를 주제로 내세운 이번 포럼에선 과거와 미래 한국의 간격을 좁히는 혜안을 모색했다. 특히 경제 파트에서 한국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하며 궤적을 뚫고 지나간 개념이 선진국 함정이다. 중진국 함정이든 선진국 함정이든 탈출의 모멘텀은 성장이다. 그렇다면 성장 요인만 찾아내면 되겠다 싶지만 번지수가 틀렸다. 성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많아서다. 개도국이 중진국 함정을 탈출하려면 자본과 노동을 힘껏 투입해 성장을 끌어올리면 될 일이다. 그런데 복합 위기에 놓인 선진국 레벨에선 이런 성장 공식이 무용지물이다. 정혁 서울대 교수는 소득이 높아져 선진국으로 도약한 국가가 낮은 생산성 성장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못한 현상을 선진국 함정으로 본다. 중진국과 선진국의 요건이 다르겠지만 확실한 건 국가 경제발전 단계가 올라갈수록 생산성 성장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이다. 시야를 노동 시장으로 좁혀 살펴보자. 인구가 급감하면 자연히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다. 그 대안으로 실버 세대의 현장직 활용과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대안으로선 맞지만 생산성 성장 면에선 오답이다. 노년층의 현장 투입은 경로 의존성에 빠질 수 있어서다. 기존의 업무 방식을 유지하려는 성향 탓에 혁신은 없고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이민을 적극 받는 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고급 이민 인력이 유입되어야 생산성 성장에 도움이 된다. 단순히 노동력 숫자를 더 늘리거나 자본을 축적해 성장 엔진에 불을 댕기는 건 선진국 단계에선 안 통한다는 얘기다. 물론 생산성만 높인다고 선진국 함정 문제가 풀린다는 건 아니다. 선진국 함정은 소득과 복지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반면 양극화도 심화된 복합위기 국면이다. 생산성 성장과 양극화 해소 간 균형점을 찾으려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가령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견고한 사회안전망도 탄탄히 구축해야 선진국형 성장이 가능하다. 노동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을 충돌의 이슈로 보는 관점은 중진국 함정 탈출 단계에서나 통할 접근법이다. 문제는 선진국 함정을 논하는 자체가 우리 사회에선 어색하다는 점이다. 중진국은 분명히 아닌데 선진국이라고 선뜻 규정하지 못하는 인식에 갇혀 있어서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선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중진국으로 퇴행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두려워한다. 실제로 저성장 기조에다 초저출산, 과도한 부채, 양극화 등 선진국 함정을 가리키는 전 항목에서 역대급 낙제점이다. 이 와중에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은 맹렬하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 평균치를 개발도상국이 도맡을 정도로 그 성장 속도가 매섭다. 우리의 처지는 선진국 우등반에 진입한 신입생이 곧바로 열등반으로 강등되는 상황을 걱정하는 꼴과 같다. 우리 사회는 선진국 함정 리스크를 회피하지 말고 정면 승부를 걸어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는 성장엔진과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사회적 공감 근육이 동시에 작동할 때 선진국 함정을 건너 뛸 수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반드시 헤쳐나가야 할 숙명의 길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2024-11-18 18:35:18[파이낸셜뉴스] 환경부는 11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참여해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신규 재원(NCQG) 마련과 탄소중립 노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교체대표로 참석한다. 환경부는 정부대표단이 주요국 및 '환경건전성그룹'(EIG)과 공조해 주요 협상 의제에서 합의가 이뤄지도록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다리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취약국을 돕는 '투명성 교육프로그램 지원 확대 및 전문가 네트워크'(KCTA) 구축 계획도 이번 총회에서 공개한다. 김 장관은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에 나선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행동을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기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0 NDC)보다 진전된 2035 NDC를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COP29에서는 2025년 이후 기후위기 대응·적응에 필요한 재원을 얼마나, 어떻게 조성할지를 담은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NCQG)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선진국은 돈을 내야 할 공여국 범위를 넓히고 민간 재원도 포함하자고 주장하지만, 개도국은 공여국을 늘리는 것보다 선진국이 기후변화협약 상 공여 의무를 지키는 것이 먼저이며 공공재원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기후변화협약 상 공여 의무는 없지만, 경제 대국으로 기후변화에 책임이 적지 않은 만큼 재원 조성에 더 기여하라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1-10 14:05:42저출생으로 고령화 심화, 장기 저성장 등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큰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이 우리보다 앞서 저출생 문제를 겪은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일부 국가는 적극적인 저출생 정책으로 성과를 거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우리나라도 효과적인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수십년전 저출생 겪어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6개국의 합계출산율이 1명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명이 채 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0.81명)가 유일했고, 이스라엘이 2.9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 주요국가가 최근 저출생 문제를 겪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결혼과 출산을 지연시켰고, 경기 침체와 생활 불안을 가중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수십 년 앞서 저출생을 겪은 뒤 이를 정책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많다. 지난해 부산경제연구소가 국회예산정책처의 연구용역사업으로 진행한 '초저출산 탈피 해외사례 검토 및 국내 적용방안 연구'(연구책임 김형구)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1990년대 저출생 문제를 겪었지만 이후 적극적인 정책 시행으로 2021년 유럽연합(EU) 내 인구증가율 1위,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자녀가 2명 이상인 모든 가정에 자녀가 20세가 될 때까지 가족수당을 지급한다. 가족수당에는 영아보육수당, 출산·입양 수당, 자녀보육 대체보조금, 부모휴직수당 등 육아·휴직을 위한 지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중 부모휴직수당은 3세 이하 아동을 둔 부모가 휴직 및 근로시간 단축 시 받는 것으로 자녀가 많을수록 많이 준다. 2022년 기준 근로 활동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월 405.97유로(약 54만원)를, 근로시간을 50% 이하로 줄인 경우 월 262.45유로(약 35만원)를 받을 수 있다. 독일도 1970년대부터 합계출산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뒤 2010년대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독일은 부모보조금과 육아 세금공제 등 저출생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다. 특히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한 1995년 즈음에는 자녀가 영유아기인 경우 여성이 양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기간을 확대하고 이 기간 동안 소득을 보장하는 등 양육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섰다. 2007년부터는 남성의 육아 참여를 독려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휴직기간을 2배로 확대해주는 보너스 제도를 운영했다. 복지강국으로 꼽히는 스웨덴은 아동수당의 조기 시행, 여성의 사회 진출에 따른 포괄적 가족복지, 육아·보육·대학원까지 무상 공교육 제공 등을 통해 출산으로 인한 가정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日저출생 대책 실패 '반면교사'저출생 극복 정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OECD 국가도 있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970년 2.04명에서 1989년 처음으로 1.5명대로 떨어지자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모델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출산율 하락이 이어져 1997년에 1.3명대를 기록했고, 한때 1.2명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2007년 이후 현재까지 1.3명대를 보이고 있다. 정책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일본 주오대학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의 '일본 저출산 정책은 왜 실패했는가' 논문에 따르면 일본 저출생 대책의 실패 원인은 고유의 사회·문화·관습 등을 배제하고 서구식 정책을 이식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서구는 성인이 되면 자립하고, 여성이 자기실현을 위해 직업을 갖으며, 다양한 가족제도를 갖고 있다. 또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모의 양육 책임이 끝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일본은 성인이 된 후에도 결혼 전이라면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가 다수였고, 일을 자기실현 수단으로 하는 여성은 소수에 불과했다. 연애 감정보다 경제생활이 우선이며,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돌봄 책임은 부모에게 있었다. 특히 일본 저출생의 원인은 결혼하기 어려운 남성 비정규직과 결혼하지 않는 여성 정규직 등 미혼화·비혼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컸다. 이런 차이를 감안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서구식 저출생 정책의 이식은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은 저출생 대책과 고령화 대책을 분리하고, 저출생 대책은 결혼대책과 육아대책으로 각각 추진하고 있다.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담당관은 "최근 서울 내 양육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주거, 일자리, 돌봄, 일·생활 균형에 대한 니즈를 파악한 뒤 '탄생응원 프로젝트' 시즌2를 발표했다"며 "특히 우리나라, 그중에서도 서울의 특징인 주거문제로 인한 저출생을 해소하기 위해 '미리내집'이나 '유자녀 무주택 주거비 지원' 등의 정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담당관은 이어 "'탄생응원 프로젝트'의 정책 성과지표를 마련해 의미 있는 사업들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업들은 축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유연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윤홍집 기자
2024-10-30 18:05:14[파이낸셜뉴스] 산림청은 서울 여의도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사무국에서 임상섭 산림청장,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 박종호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사무총장이 함께 한국-프랑스 산불협력 의향서를 교환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6월 한국-프랑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흡수원으로써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상기온과 산림황폐화 등으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의 산불관리를 위해 협력사업을 발굴해 왔다. 이번 산불협력 의향서 체결에 따라 한국과 프랑스는 오는 2030년까지 아시아산림협력기구 15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산불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한 학위과정과 산불특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산불전문가 양성체계를 갖춘 산림 선진국가로 지난해와 올해 한국 산림청과 공동으로 산불 연수 시범프로그램을 2차례 운영한 바 있다. 프랑스의 유럽·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서명식에 참석한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 대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재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프랑스의 경험과 지식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산불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서 "한국의 첨단 산림재난 관리기술 및 전문가와 협력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우리나라는 산불 대응체계와 선진 산림기술을 기반으로 유엔식량업기구(FAO)와 통합산림위험관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역량을 쌓아왔다"면서 "아시아 산림재난관리 선도국가로서 프랑스와 함께 국제산불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10-30 18:00:54[파이낸셜뉴스] 저출생으로 고령화 심화, 장기 저성장 등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큰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이 우리보다 앞서 저출생 문제를 겪은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일부 국가는 적극적인 저출생 정책으로 성과를 거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우리나라도 효과적인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수십년전 저출생 겪어 #OBJECT0#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6개국의 합계출산율이 1명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명이 채 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0.81명)가 유일했고, 이스라엘이 2.9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 주요국가가 최근 저출생 문제를 겪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결혼과 출산을 지연시켰고, 경기 침체와 생활 불안을 가중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수십 년 앞서 저출생을 겪은 뒤 이를 정책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많다. 지난해 부산경제연구소가 국회예산정책처의 연구용역사업으로 진행한 '초저출산 탈피 해외사례 검토 및 국내 적용방안 연구'(연구책임 김형구)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1990년대 저출생 문제를 겪었지만 이후 적극적인 정책 시행으로 2021년 유럽연합(EU) 내 인구증가율 1위,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자녀가 2명 이상인 모든 가정에 자녀가 20세가 될 때까지 가족수당을 지급한다. 가족수당에는 영아보육수당, 출산·입양 수당, 자녀보육 대체보조금, 부모휴직수당 등 육아·휴직을 위한 지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중 부모휴직수당은 3세 이하 아동을 둔 부모가 휴직 및 근로시간 단축 시 받는 것으로 자녀가 많을수록 많이 준다. 2022년 기준 근로 활동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월 405.97유로(약 54만원)를, 근로시간을 50% 이하로 줄인 경우 월 262.45유로(약 35만원)를 받을 수 있다. 독일도 1970년대부터 합계출산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뒤 2010년대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독일은 부모보조금과 육아 세금공제 등 저출생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다. 특히 출산율이 최저를 기록한 1995년 즈음에는 자녀가 영유아기인 경우 여성이 양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기간을 확대하고 이 기간 동안 소득을 보장하는 등 양육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섰다. 2007년부터는 남성의 육아 참여를 독려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휴직기간을 2배로 확대해주는 보너스 제도를 운영했다. 복지강국으로 꼽히는 스웨덴은 아동수당의 조기 시행, 여성의 사회 진출에 따른 포괄적 가족복지, 육아·보육·대학원까지 무상 공교육 제공 등을 통해 출산으로 인한 가정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日저출생 대책 실패 '반면교사'저출생 극복 정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OECD 국가도 있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970년 2.04명에서 1989년 처음으로 1.5명대로 떨어지자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모델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출산율 하락이 이어져 1997년에 1.3명대를 기록했고, 한때 1.2명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2007년 이후 현재까지 1.3명대를 보이고 있다. 정책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일본 주오대학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의 '일본 저출산 정책은 왜 실패했는가' 논문에 따르면 일본 저출생 대책의 실패 원인은 고유의 사회·문화·관습 등을 배제하고 서구식 정책을 이식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서구는 성인이 되면 자립하고, 여성이 자기실현을 위해 직업을 갖으며, 다양한 가족제도를 갖고 있다. 또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모의 양육 책임이 끝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일본은 성인이 된 후에도 결혼 전이라면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가 다수였고, 일을 자기실현 수단으로 하는 여성은 소수에 불과했다. 연애 감정보다 경제생활이 우선이며,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돌봄 책임은 부모에게 있었다. 특히 일본 저출생의 원인은 결혼하기 어려운 남성 비정규직과 결혼하지 않는 여성 정규직 등 미혼화·비혼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컸다. 이런 차이를 감안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서구식 저출생 정책의 이식은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은 저출생 대책과 고령화 대책을 분리하고, 저출생 대책은 결혼대책과 육아대책으로 각각 추진하고 있다.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담당관은 "최근 서울 내 양육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주거, 일자리, 돌봄, 일·생활 균형에 대한 니즈를 파악한 뒤 '탄생응원 프로젝트' 시즌2를 발표했다"며 "특히 우리나라, 그중에서도 서울의 특징인 주거문제로 인한 저출생을 해소하기 위해 '미리내집'이나 '유자녀 무주택 주거비 지원' 등의 정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담당관은 이어 "'탄생응원 프로젝트'의 정책 성과지표를 마련해 의미 있는 사업들은 계속 발전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업들은 축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유연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윤홍집 기자
2024-10-30 16:08:5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가 자금세탁방지 체계 본격 도입 이후 23년만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국제기준 이행평가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FATF는 지난 21~25일 열린 10월 정기총회에서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를 위한 국제기준 이행 실적을 평가한 뒤 평가등급을 최고등급으로 상향(강화된 후속점검 ➝ 정규후속점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FATF 정회원국 38개국 가운데 최고등급을 부여받은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영국,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이다. FATF는 각 국의 상호평가 등급을 △정규 후속점검 △강화된 후속점검 △제재대상 국가로 분류하고 있으며, 분류 결과에 따라 정기적으로 각 국의 상호평가 이후 개선 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제4차 상호평가에서 정규후속점검 대상국으로 평가받은 이후 매년 FATF에 개선실적을 제출해 왔다. FATF는 이번 총회에서 한국의 평가등급을 정규 후속점검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제4차 강화된 후속점검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2001년 특정금융정보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시행으로 국내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체계를 본격 도입한 이후 금융회사의 고객확인 및 고액현금거래 보고 의무화(2005년 1월), 테러자금금지법 시행(2008년 12월), 전자금융업·대부업자(2019년 1월)에 대한 AML·CFT 의무 부과 등 AML·CFT 제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또한 지난 2009년 FATF 정회원국 가입 이후 FATF 의장국 수임, FATF 공식교육연구기관인 TREIN(현 TRAIN) 부산유치 등 자금세탁 범죄 등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공조해 왔다. 이후 비영리단체를 활용한 테러자금 조달 방지체계 강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AML·CFT 의무 부과 등 자금세탁방지체계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번 총회에서 정규후속점검 대상국으로 평가받았다. 금융위는 "이번 결과로 완결성 있고 효과적인 AML·CFT 체계를 보유한 선진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평판과 이미지가 제고될 것"이라며 "또한 해당 국가 금융·사법 시스템의 투명성 척도로서 신용평가 기관 등에 의해 다양하게 활용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회사,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은 향후에도 테러자산 동결 범위 확대 등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마약, 도박 등 사회 중대 범죄 근절을 위해 금융정보분석원의 정보분석 역량을 집중하여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가상자산의 익명성, 초국경성을 활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제도 개선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AML/CFT 체계 개선을 위한 국제 사회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여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10-27 12:49:25[파이낸셜뉴스]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은 경제와 사회, 인구의 점진적 성장을 한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노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 국제기구에서 발표하는 지표를 보면 한국의 노인들은 주요국 노인들에 비해 더 빈곤하고 더 우울하며 더 많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대응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상황에서 고독과 우울증과 맞닥뜨릴 한국의 노인들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노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의학적 접근 방법을 이아라 경희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들은 주요국 노인들 대비 더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세계 유례없는 빠른 고도 성장과정 속에서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준비시간이 부족했고 OECD 국가들 중에서도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및 신체 기능 저하, 주변 가족 및 지인의 죽음 등의 상실로 인한 사회적 고립 또한 노인 우울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 노인들의 유병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고령으로 갈수록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 출생률과 사망률은 감소하고 평균수명은 증가하면서 노인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늦어도 내년에 한국 사회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 2021년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통계에 따르면 전체 우울증 환자의 35.7%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전체 노인 수 증가에 따른 노인 우울증 환자수도 함께 증가할 것은 명약관화다. ─노인들이 겪는 우울증, 어떤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나 ▲노인 우울증 치료에 있어 약물 치료는 그동안 많은 연구들에 있었고 또 유의한 치료 반응이 보고되고 있다. 또 심한 증상을 치료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우선되는 치료가 약물 치료다. 일반적으로 약물의 효능이 나타나는데 최소 4~6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선 안되고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약물 치료 외에도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대화 과정을 통해 증상을 치료하는 심리치료, 경두개자기자극술이나 전기경련요법과 같은 생물학적 치료법도 있다. 약물 치료의 부작용에 취약하거나, 약물 치료 효과가 부족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다양한 치료법 등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한국의 정서상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을 꺼려하는 노인들이 많다. ▲노인 우울증에서는 우울감 무기력감 증상 외에도 불면증, 식욕 부진, 신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를 우울증의 증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우울증이 걸려도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편견에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기 위해서는 우울증이 누구나 걸릴 수 있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지난 2021년 기준 통계상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7.8%로 이는, 전체 인구 중 4분의 1 이상이 평생 중 한 번 이상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 질환을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나라, 특히 미국에서는 정신 질환에 대해서 어려서부터 교육 받으며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편견 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과 치료를 받으며 이에 대해서도 주변과 나눈다. 우리나라도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우울증 관리를 적기에 못한 노인들이 자살하는 경우도 빈번한데, 정부와 사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연구 결과 빈곤이 높은 노인이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며, 특히 주거 복지 외에도 소득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노인 빈곤 및 복지에 대한 국가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적 고립 및 상실감 또한 노인 우울증의 큰 요인으로 복지 사각에 놓인 고립된 노인 인구에게 사람들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편견이나 인식 부족으로 우울증 치료 개입이 어려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핀란드와 덴마크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시행하여 자살률을 절반으로 줄인 전국민 정신건강평가 등 국가적 정책 및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의료 현장에서 치료를 잘 받고 일상으로 복귀해 잘 살고 있는 노인 환자 사례가 있나 ▲경제활동을 위해 외부에서 생활하고 일하며 가족들과 소원해진 환자가 은퇴 후 독거하며 심한 우울감으로 입원한 적이 있었다. 사실 환자는 가족들과 관계 회복을 원했는데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고, 입원 중 환자 및 가족 상담을 진행하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퇴원 후 환자가 자녀 집에 함께 거주하며 손주들을 돌보고, 나아가 노인 일자리 등 경제활동도 하게 됐다. 이후로는 우울감이 호전됐고 현재는 손주들을 돌보고 작지만 일자리를 통해 번 돈으로 용돈을 주는 일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 환자는 우울증이 호전되어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보더라도 노인 우울증에 치료는 가족 및 사회적 지지, 또 국가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본다. ─병원을 가지 않더라도 노인들이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우울증에서 회복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균형 잡힌 식습관 등의 건강한 일상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활동, 운동, 종교 활동 등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고령화에 따라 활동이 줄어들고 집안에서만 지내시는 경우가 많은데 외출을 통해 햇빛을 충분히 쬐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충분한 일조량은 비타민 D를 합성하고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 환자들에게 하루 30분 낮 시간 산책을 추천하는데 햇빛 노출과 동시에 신체 활동도 함께 할 수 있고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분비에 도움이 돼 우울증 및 불면증에도 좋다. 혹시라도 우울증상이 의심되거나 힘들 때는 가까운 이들에게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고 어려움을 알리는 것이 사회적 고립을 예방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0-24 13:05:09[파이낸셜뉴스] "국가에서도 도와주지 않는 비인기 분야인데, 자긍심을 느끼면서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소아의 척수 기형 등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하는 이지연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는 '소아암·희귀질환 사업 4주기'를 맞아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개최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참석해 이 선대 회장의 'KH 유산'을 다시 조명했다. 환아랑 셀피...'KH 유산' 기린 JY올해로 출범 4년째를 맞은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이 선대회장 유족의 의료기부로 시작됐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 등 유족은 2021년 4월, 쉽게 치료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큰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와 이들을 위한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에 써 달라며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던 이 선대회장의 유지를 따른 것이었다. 2021년 5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전국 병원·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이 공식 출범했다. 사업단은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3월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이 환아·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과 만난 것은 지원사업단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이날 환아들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이후 환아들과 환아 가족들과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기도 했다. 10년 장기 프로젝트...사업 후 3892명 치료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됐다. 이 사업은 2021년에 시작돼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에 따르면 병명조차 알지 못했던 10살 지연(가명)이는 10년 만에 사업단의 노력으로 '세가와병'이란 진단 받고 치료에 나섰다. 사업단 관계자는 "'KH 유산'이 절망이 희망의 마중물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서울대 어린이병원 외에도 전국적으로 진행 중이다. 2024년 9월 기준 사업 참여 기관 수는 202곳이며 연구·의료진 1504명이 동참하고 있다. 수혜자 수는 2024년 6월까지 진단 9521명, 치료 3892명 등 총 1만3413명에 이른다. 우리 사회와 동행하는 KH유산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을 비롯 미술품 기부와 감염병전문병원 건립 등 3대 'KH유산'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회장과 유족은 2021년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을 위한 기부와 함께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했다. 유족의 의료기부 총액은 1조원에 이른다.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 병상과 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설비를 갖춘 134병상 규모의 의료시설로 2028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 시설 건축과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등 감염병 대응 인프라 확충에 투입된다. 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은 2021년 4월 의료기부와 함께 미술 작품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박물관에 기증했다. 2022년 이후 3년째 전국 주요 전시관을 순회하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은 관람객 누계가 200만명을 넘어섰으며, 2025년부터 미국 스미소니언미술관을 시작으로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시카고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KH유산'에 담긴 고 이건희 회장의 뜻을 이어 우리 사회와의 동행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삼성 안내견' △자립준비 청년의 주거 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 △미취업 청년을 SW 개발자로 육성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 △어려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는 '삼성 스마트공장' △임직원들이 출입증을 태깅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소액 기부에 참여하는 '나눔키오스크' 등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KH 유산, 기부 도미노로이 선대회장 유족의 의료기부는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기부 동참을 이끄는 '기부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선대회장 유족들의 의료기부가 주목 받으면서 유명 인사와 기업들의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생산성을 높인 감염병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올해까지 3년간 누적 기부액은 2억5000만원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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