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온라인을 달군 '설거지론'과 '퐁퐁남'에 베테랑 커플 매니저가 일침을 가했다. 평범한 수입을 가진 남성이 설거지 당할 일은 없다는 이야기였다. 커플매니저 12년 경력의 결혼정보회사 대표 박정원씨는 유튜브를 통해 "남성들이 걱정할 만큼 흔한 사례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퐁퐁남이 되려면 최소 월 수입 1000만~2000만원은 돼야 한다며 "아무나 설거지론에 당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설거지론은 순진한 남성이 연애 경력이 화려한 여성과 결혼해 경제권을 뺏기고 가사까지 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여기서 '설거지'에는 그릇을 씻는 집안일을 한다는 의미 말고도 20대를 문란하게 보낸 여성을 설거지한다는 여성 비하적인 뜻도 담겼다. 세제 이름을 붙인 '퐁퐁남'은 설거지론에 당한 불쌍한 남편을 일컫는다. 박씨는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어처구니없는 사연은 아주 소수의 이야기"라며 "(퐁퐁남) 대부분 하소연할 곳이 없어 온라인에 모이게 되는 것이고, 이 때문에 인터넷만 켜보면 마치 남성 대부분이 퐁퐁남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씨는 요즘 부부들은 대부분 '맞벌이'를 한다며 남성 혼자 외벌이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6월 22일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배우 가구 1233만 2000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559만 3000가구로 전체의 45%에 이른다. 그는 "남자가 여자를 일방적으로 먹여 살리는 사례는 정말 흔치 않다"며 "이런 사례를 걱정하려면 최소 월에 실수령액으로 1000만~2000만원은 벌어야 한다. 일단 그런 능력부터 갖추고 걱정해도 늦지 않다. 애초에 일반적인 남성들은 설거지녀 레이더에도 못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거지도 아무나 당하는 게 아니고, 퐁퐁남도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국내 결혼 시장에서는 남성보다 능력 있는 여성이 결혼하면서 집까지 해가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12-03 08:16:10[파이낸셜뉴스] 세후 700만 원을 벌고 한 달에 용돈 40만 원을 받는 한 변리사의 사연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사연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설거지론'을 접한 뒤 이 변리사가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이다. '설거지론'은 최근 남성 이용자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로 고소득 직장을 얻은 남성들이 젊었을 때 문란한 시절을 보낸 여성과 결혼하게 된다는 단어인데 김치녀나 된장녀와 같은 여혐단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오늘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설거지론 읽고 오늘 연가 썼다'라는 제목의 글의 눈에 띈다. 작성자 A씨는 "우직하게 공부하는 법은 알아 서울 소재 공대에 들어갔다"며 "군대에서 선임이 변리사 공부하길래 나도 따라 해 전역하고 3년 동안 지지고 볶아 겨우 붙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시험에 붙은 뒤 연수를 갔고 그때 주변 대학교 여학생들과 미팅을 했다. 거기서 만난 여자와 어쩌다 보니 결혼했다. 아내는 학벌도 좋지도 않고 집안도 그냥 평범했지만 나한테 살갑게 대해주는 게 좋았다"고 적었다. A씨는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월 700만 원 벌어다 주고 용돈 40만 원을 받는 나. 돈 아까워서 2000원짜리 커피 이런 거나 마시면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는 나. 결혼 안 한 동기들 만나면 다 명품시계에 외제 차에 화려하던데 나는 그냥 수습 시절 샀던 중고 소나타 타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와이프 가방이 늘고 '골프가 유행이네' 이러면서 돌아다녀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게 가장의 모습이라고, '결혼하면 다 이렇게 사니까', '난 가정이 있어 행복하니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설거지론을 보는데 내 얘기 같더라. 어쩌면 애써 부정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집에는 안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또 다시 '어제 글 쓴 변리사, 후기 올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어제 술 먹고 집 앞에 호텔에서 한숨 자고 들어갔더니 들어가자마자 (아내가) '어디 갔다 왔냐', '술은 왜 이렇게 비싼 거 먹었냐'라며 엄청 뭐라 하더라. 카드는 아내 명의로 돼 있다"며 "다른 건 모르겠는데 술 비싼 거 먹었다는 말에 너무 열이 받았다. 친구랑 둘이 마시면서 20만 원 안 되게 나왔는데 달에 700씩 가져다주는 내가 그거 하나 못하나 싶더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삭히면서 그동안 모은 돈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8000만 원이 있었다. 7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나한테 남은 건 월셋집과 중고 소나타와 아내가 타고 다니는 벤츠 할부 남은 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이혼 전문 변호사인 친구 만나서 조언 한 번 받아보려 한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제 동생도 저렇게 살더라","7년간 8000만 원 모은 거면 잘 모은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10-29 14:17:19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설거지론, 퐁퐁남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젠더 관련 이슈가 남녀 간의 논쟁이 주류였다면 이번 사안은 미 혼남성, 기혼 남성 간의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씨인사이드, MLBPARK, 에펨코리아 등을 비롯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설거지론과 관련된 글들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거지론이 뭐예요? 여기저기 논쟁 중이네”라며 “나도 나이가 먹어서 이제 못 알아듣는 얘기와 표현이 늘어나네”라며 궁금증을 나타냈다. ■ 설거지론 뭐길래? 기혼 남성 반발 “도태남 주제.. ” 설거지론은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이 젊은 시절 성적으로 문란하게 놀았던 여성과 결혼해 사는 것을 남이 먹었던 음식 그릇을 설거지만 한다는 것에 비유하는 여성혐오적 뜻을 지녔다. 더 나아가 조건만 보고 결혼한 아내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돈 벌어오는 기계로 여겨지는 경우도 설거지에 해당한다고 설거지론을 제기한 이들은 말한다. 설거지론자들 중 다수는 미혼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에 여성들보다 더 반발하고 나선 것이 결혼한 남성 네티즌들이다. 기혼남들은 설거지론을 외치는 이들을 향해 “연애도 못하는 애들이 결혼해서 사는 사람 보고 열폭(열등감 폭발)하네”라며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미혼 남성들을 ‘도태남(도태된 남성)’이라고 비난한다. 또 기혼남들은 설거지론자들이 이솝우화 ‘여우와 신포도’의 여우와 같다고 지적한다. 포도밭을 지나던 여우는 포도를 따 먹으려고 했지만 손이 안 닿자 어차피 그 포도는 신 포도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난다. ■ “퐁퐁남처럼 살 바엔 결혼 안해”.. 일부 유부남은 공감도 이에 설거지론자들이 새로 들고 나온 표현이 ‘퐁퐁남’, ‘퐁퐁단’이다. 퐁퐁남은 설거지론에서 설거지 중인 유부남이며 퐁퐁단은 퐁퐁남 집단을 말한다. 퐁퐁남은 그동안 외벌이를 하면서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집안 경제권을 맡기고 용돈을 받아 쓰면서 눈치를 본다거나 상대방의 거부로 섹스리스가 된 남편을 말한다. 외벌이임에도 가사 분담을 강요당해 주방세제인 퐁퐁을 사용해 설거지를 한다며 비아냥거리는 의미도 있다. IT 대기업이 많아 다수의 퐁퐁남이 있는 도시를 ‘퐁퐁시티’라고 부르며 경기도 동탄을 예시로 들었다. 설거지론자들은 아내를 ‘내무부 장관’이라며 부르던 퐁퐁남들이 팩트 폭력(반박할 수 없는 팩트로 충격을 주는 행위)을 당하자 반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퐁퐁남들과 같은 삶을 살 바엔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일부 유부남은 설거지론에 공감하며 ‘설투’(나도 설거지 중이다 고백)를 하고 있다. 남중, 남고, 공대를 거쳐 공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네티즌 A씨는 “인생 처음인 연애를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결혼 얘기를 꺼내 3달 만에 결혼했다”며 “애 낳고 와이프가 (직장을) 그만 두고 반찬은 가게에서 사먹고 부부관계도 거부한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다수의 기혼 남성들은 미혼이 중심인 설거지론자들을 향해 “설거지, 퐁퐁 타령할 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살면 부모님 대신 설거지나 하라”며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0-24 21:16:12국회는 1일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를 가동해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으나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설거지론’을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 선물론’으로 맞서는 등 유례없는 국회 파행을 초래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노무현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국제수역 사무국(OIE) 기준 수용의사를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OIE 권고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며 ‘참여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비공개 관련 자료를 열람한 결과 노무현 정부가 지난해 4월9일 OIE에 제출한 의견이 같은 해 4월2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와 상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미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결국 노무현 정부가 OIE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미국과의 약속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노무현 정부가 광우병 유입 우려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대선 패배 후 총선을 위해 국익을 내팽개치고 책임을 차기 정부로 넘긴 것”이라고 가세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이번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선물이라면 선물 내용을 정하고 선물을 주기로 약속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라면서 “의뢰인의 약속을 배달인이 지킨 것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4월 최초협상은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급조된 짜집기 협상”이라면서 “쇠고기 협상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만 접근하다 보니 졸속 협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도 “정부가 4월7일 정상회담을 위한 대통령 대면보고에서 쇠고기 협상 내용을 사실상 결정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최고위층 누군가가 졸속 협상을 총지휘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참여정부가 지난해 12월17일 권오규 당시 경제부총리 주재로 개최한 관계장관회의를 거론하며 “당시 농림부가 정치적 타결의 부작용을 우려했음에도 이명박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을 위해 정치적으로 타결했다”면서 “농림부가 4월11∼18일 회의록 공개를 거부하며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특위는 이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한덕수 전 총리,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을 포함해 청문회 증인과 참고인 65명을 확정했다. 특위는 오는 7일 총리실과 외교통상부의 기관보고를 거쳐 오는 18∼19일 이틀간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rock@fnnews.com최승철 최진성기자
2008-08-01 14:07:00국회 쇠고기국정조사 특위는 5일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수차례 지연된 끝에 ‘쇠고기청문회’를 열었지만, 지난 3일 열린 특위에 이어 전·현정부의 책임론을 둘러싼 지리한 설전만 되풀이 됐다. 특히 이날 청문회는 핵심인물로 지목된 류우익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 증인 4명과 참고인 12명이 무더기로 불참, ‘청문회’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묵시적으로 출석을 보장하기로 한 권 전 부총리가 해외 연구활동차 불출석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대통령을 대신해 잘못된 쇠고기 협상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증인으로 요청했던 류 전 비서실장이 불참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나아가 “류 전 비서실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몰아 세웠다. 이어진 증인·참고인 심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설거지론’과 ‘정상회담 선물론’으로 대변되는 전·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며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이사철 의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겨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4월 쇠고기 개방을 약속해 놓고 대선 직후인 12월 24일 청와대 회의에서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나. 선거에서 나 때문에 패배했다는데 왜 쇠고기 수입 문제를 얘기하느냐’고 말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졌다는 이유 하나로 협상을 중단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면서 “‘30개월’을 기준으로 보고 (전 정부 임기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맞대응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유럽처럼 내장 전체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영국 수의연구청(VLA)에 질의한 결과, ‘소장 말단부인 회장에서만 감염성이 확인됐을 뿐 다른 부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면서 과학적 근거를 내세웠다. 반면 김동철 의원은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향해 “협상이 시작하기 전 부터 미국측 인사들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면서 ‘선물론’을 주장했다. 강기갑 의원은 “어차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모든 것을 내준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한미 FTA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쇠고기 협상이) FTA의 전제조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한때 의원과 증인, 참고인들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양측간 불만이 거침없는 행동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김동철 의원은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4월 17일 협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자 민 정책관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변했고, 이에 김 의원은 “위증은 처벌받는다”면서 ‘삿대질’을 했다. 정운찬 전 농식품부장관은 의원들의 장시간 이어진 질문과 질타에 답변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못하자 “말하려면 딱딱 잘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이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 및 의원 자녀별 미국 장기체류 현황을 담은 도표 제시하며 질의를 하자 김동철 의원은 “구체적 미국 체류기간과 목적은 정보기관의 협조없이 알 수 없는 일”이라면서 “명백한 야당사찰”로 규정,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2008-09-05 19:05:13국회 쇠고기국정조사 특위는 5일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수차례 지연된 끝에 ‘쇠고기청문회’를 열었지만, 지난 3일 열린 특위에 이어 전·현정부의 책임론을 둘러싼 지리한 설전만 되풀이 됐다. 특히 이날 청문회는 핵심인물로 지목된 류우익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 증인 4명과 참고인 12명이 무더기로 불참, ‘청문회’의 의미를 무색해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묵시적으로 출석을 보장하기로 한 권 전 부총리가 해외 연구활동차 불출석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대통령을 대신해 잘못된 쇠고기 협상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증인으로 요청했던 류 전 비서실장이 불참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나아가 “류 전 비서실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몰아 세웠다. 이어진 증인·참고인 심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설거지론’과 ‘정상회담 선물론’으로 대변되는 전·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며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이사철 의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겨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4월 쇠고기 개방을 약속해 놓고 대선 직후인 12월 24일 청와대 회의에서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나. 선거에서 나 때문에 패배했다는데 왜 쇠고기 수입 문제를 얘기하느냐’고 말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졌다는 이유 하나로 협상을 중단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면서 “‘30개월’을 기준으로 보고 (전 정부 임기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맞대응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유럽처럼 내장 전체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영국 수의연구청(VLA)에 질의한 결과, ‘소장 말단부인 회장에서만 감염성이 확인됐을 뿐 다른 부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면서 과학적 근거를 내세웠다. 반면 김동철 의원은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향해 “협상이 시작하기 전 부터 미국측 인사들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면서 ‘선물론’을 주장했다. 강기갑 의원은 “어차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모든 것을 내준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한미 FTA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쇠고기 협상이) FTA의 전제조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2008-09-05 16:09:203일 열린 국회 쇠고기국정조사특위에서 ‘협상 설거지론’에 대한 여야 의원들간 전·현 정부 책임론 공방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참여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말 수전 슈워브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3단계로 나눠 완전 개방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면서 “한미 쇠고기협상은 참여정부의 약속과 계획에 따라 연속성을 갖고 추진된 것으로, 추가협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평창의 한우 농가를 방문해 현실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판정 이후 전면적인 수입개방이 불가피하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갈팡질팡 쇠고기 외교로 인해 시간만 지연시켜 협상조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홍정욱 의원은 “야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뒤 ‘재협상 불가’ 입장을 천명했는데, 쇠고기 협상에서는 서명까지 한 협상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했다”면서 “야권 지도부가 국가간 신의성실과 한미 파트너십을 주장했던 것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지난 1월 3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버시바우 주한미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동물성사료 강화조치가 OIE기준의 완전 준수로 이어진다는 미측의 절충안을 거부했는데 같은 달 16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USTR 수전 슈워브 대표와의 통화에서 일방적으로 미측의 절충안을 받아들였다”면서 “여기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유 장관은 지난 3월 미국을 방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논의 의제 등을 미측과 사전 조율한 뒤 지난 4월 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정상회담 논의 의제로 미국 쇠고기 문제가 포함돼 있고 OIE 기준 수용이라는 메시지 전달 방안이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정부가 미국이 OIE 기준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OIE 기준을 준수하라는 미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서 “정부가 미측의 광우병 방역관리시스템을 신뢰하지 않았는데도 쇠고기 협상에서 이를 적용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2008-09-03 15:58:55국회 쇠고기국정조사 특위는 1일 기관보고를 재개, 국무총리실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나 그간 파행 원인이 됐던 한승수 총리 불출석 문제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다소 맥빠진 모습을 연출했다. 여야는 이날 총리가 출석하되 일문일답을 하지 않는 선에서 합의를 이뤘으나 한 총리가 인사말후 곧장 퇴장, 조중표 총리실장이 대신 답변대에 섰으나 대부분 “소관이 아니라 잘 모른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 사실상 의원들의 일방적 발언 릴레이 형태로 진행됐다. 한 총리가 인사말에서 파행 유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총리의 불출석 관행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힌 뒤 자리를 뜨자 회의 초반부터 야당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총리의 출석 거부는 국회와 국민 무시”라며 한 총리의 사과를 요구했고 양승조 의원은 “답변할 분이 없어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 윤상현·김용태 의원 등은 “총리의 특위 출석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으나 여당 일각에서도 비판적 입장이 개진됐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쇠고기 협상 과정과 이후 수습 과정에서 총리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매서운 질타를 쏟아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총리실이 쇠고기라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일개 부처에 맡겨둔 것은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홍정욱 의원은 “총리실은 쇠고기 파동 초기에 어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지지율에 따라 공권력이 춤을 추는 ‘뒷북 포퓰리즘’의 극치를 보였다”고 가세했다. 전·현 정부 책임론 공방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김기현·윤상현 의원 등은 ‘참여정부 설거지론’을 거듭 제기한 반면,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지난해 11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간 회담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 본부장이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대화록 등을 들어 이를 반박하고,“부시 대통령 임기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처리를 위해 현 정부가 10월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개방하겠다는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총리는 의원들의 질의가 끝난 뒤 회의장으로 재등장, 일괄답변에 나섰으나 답변시간이 8분에 그치는가 하면 내용 면에서도 지극히 원론적 내용에 그쳐 야당 의원들로부터 “무성의와 불성실의 극치”,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후 보충 질의를 이어갔으나 이미 한 총리가 떠난 뒤여서 사실상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2008-09-01 17:21:18국회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특위는 4일 외교통상부 등 유관 부처를 참석시킨 가운데 가축법 개정여부에 대한 당위성 공방을 벌였지만 상당 부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을 둘러싼 전·현정권 책임론을 재탕 공방하는 데 치중했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에서 사실상 쇠고기 협상의 큰 틀이 결정됐다는 ‘설거지론’을,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합의했다는 ‘정상회담 선물론’을 각각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질의자료를 통해 “작년 12월17일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 관계부처회의는 사실상 노무현 정부시절 한미 쇠고기 협상의 마지막 회의였다”며 “향후 추진계획까지 만들어졌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최종 입장이 정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에 목을 맨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애이며, 오히려 차기 정부의 재협상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따라서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가 검역주권을 포기했다’고 공격하는 것은 국민을 기망하는 것을 넘어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미국 렌더링업계(NRA.동물성사료가공업계)가 지난 2월9일 ‘30개월 이상의 연령 구분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정부가 인지했음에도 4.18 협상이 이뤄졌음을 거론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 선물로 바치기 위해 졸속적·굴욕적 협상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은 지난 2월18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노 전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전에 쇠고기협상을 타결하지 말 것과 쇠고기 협상과 FTA를 별개로 추진할 것, 쇠고기협상을 미국 요구대로 들어주면 한국의 FTA 비준이 어려워질 것 등을 조언했다고 소개하면서 “선경지명 아니냐”고 비꼬았다. 또 ‘가축법 개정’과 관련, 한나라당은 국제 협상을 국내법으로 제한할 경우 국제통상 마찰이 우려되며 국제재판에서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한 반면 민주당은 쇠고기 장관고시 자체가 국민 건강권과 검역 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가축법 개정을 통해 국민 건강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가축법 개정이 한미간 국제법적 효력까지는 제한하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 통상마찰 및 무역보복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국제법상 쇠고기 재협상은 가능하다”며 “또한 검역주권 포기 등을 내용으로 한 위생조건 장관고시는 위헌·위법”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답변에 나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가축법 개정에 따른 무역분쟁으로 WTO에 제소될 경우 패소할 가능성’을 묻는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질문에 “분쟁이 붙으면 끝까지 디펜드(방어)를 해야겠지만 그 결과는 썩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또 장관고시로 돼있는 미국산 쇠고기 위생조건의 법체계를 둘러싸고 이석연 법제처장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박덕배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의 해석이 각각 다르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의 ‘쇠고기 위생조건은 국민건강과 직결돼 있는 만큼 장관고시가 아니라 대통령령 또는 부령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법제처장은 긍정적 입장을 피력한 반면 김 본부장은 유보적인 입장, 박 차관은 부정적 견해를 각각 내비쳤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2008-08-04 16:09:56국회는 1일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를 가동해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으나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설거지론’을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 선물론’으로 맞서는 등 유례없는 국회 파행을 초래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노무현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국제수역 사무국(OIE) 기준 수용의사를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OIE 권고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며 ‘참여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비공개 관련 자료를 열람한 결과 노무현 정부가 지난해 4월9일 OIE에 제출한 의견이 같은 해 4월2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와 상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미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결국 노무현 정부가 OIE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미국과의 약속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노무현 정부가 광우병 유입 우려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대선 패배 후 총선을 위해 국익을 내팽개치고 책임을 차기 정부로 넘긴 것”이라고 가세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이번 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선물이라면 선물 내용을 정하고 선물을 주기로 약속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이라면서 “의뢰인의 약속을 배달인이 지킨 것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4월 최초협상은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급조된 짜집기 협상”이라면서 “쇠고기 협상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만 접근하다 보니 졸속 협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변재일 의원도 “정부가 4월7일 정상회담을 위한 대통령 대면보고에서 쇠고기 협상 내용을 사실상 결정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최고위층 누군가가 졸속 협상을 총지휘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참여정부가 지난해 12월17일 권오규 당시 경제부총리 주재로 개최한 관계장관회의를 거론하며 “당시 농림부가 정치적 타결의 부작용을 우려했음에도 이명박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한미 FTA의 미 의회 비준을 위해 정치적으로 타결했다”면서 “농림부가 4월11∼18일 회의록 공개를 거부하며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특위는 이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한덕수 전 총리,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을 포함해 청문회 증인과 참고인 65명을 확정했다. 특위는 오는 7일 총리실과 외교통상부의 기관보고를 거쳐 오는 18∼19일 이틀간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rock@fnnews.com 최승철 최진성기자
2008-08-01 18: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