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알코올중독은 치료도 힘들지만 갑자기 술을 끊었을 때 극심한 금단증상을 겪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음주 후 12시간 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약 48시간 후 최고조에 이른다. 알코올 금단증상에는 떨림, 불면증, 메스꺼움, 구토, 일시적인 환각 또는 환상, 불안, 경련, 발작 등이 있다. 이 중 경련 및 진전섬망은 가장 심각한 형태의 알코올 금단증상이다. 진전섬망은 전신의 떨림을 동반한 의식장애로 고열과 부정맥, 자율신경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 중독환자 중 많게는 30%가 진전섬망을 경험하며, 알코올중독 입원환자의 약 4%가 이로 인해 사망한다. 진전섬망 발생 후 8년 내 사망률은 30%로 이는 중증 악성질환 환자의 사망률과 비슷하다. 진전섬망은 응급질환으로 빠른 치료가 요구되지만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기 어려워 치료에 어려움이 크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임희진 교수 (사진)팀은 알코올 금단성 경련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정량뇌파검사를 시행한 결과 알코올중독 환자의 진전섬망 발생유무에 따라 뇌 활동에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알코올 금단으로 인한 발작증상 후 정량뇌파검사를 통한 진전섬망 발생 분석(Quantitative electroencephalographic analysis of delirium tremens development following alcohol-withdrawal seizure based on a small number of male cases)’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SCIE 국제저널인 ‘Brain and Behavior(인용지수 3.405)’ 10월호에 게재됐다. 뇌파검사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고 뇌의 미세한 전기활동을 증폭시켜 파동을 기록하는 검사다. 뇌가 건강할 때는 균형 잡힌 뇌파가 나오지만 인지에 이상이 생기면 균형이 무너지며 특정 뇌파가 많아지거나 줄어들게 된다. 정량뇌파검사는 뇌파의 스펙트럼 등을 디지털화해 빠르고 정확하게 뇌파를 분석할 수 있으며, 최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치매 등의 예측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2018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한림대학대학교한강성심병원에 알코올 금단성 경련으로 입원한 환자 13명의 초기 정량뇌파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 중 8명의 환자에게서 진전섬망이 나타났다. 또 건강한 사람의 뇌파와 알코올 금단증상을 겪는 환자의 뇌파를 비교하기 위해 1289명의 대조군을 모집해 비교했다. 이 결과 알코올 금단성 경련 증상을 겪은 환자의 뇌파는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인지 및 기억 성능과 관련된 알파 파형이 감소하고, 대뇌피질의 각성과 관련된 베타 파형은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금단증상 환자들 중 진전섬망이 나타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좌측 전두엽 부위에서 판단, 인지, 언어 기능과 관련된 고빈도의 베타3 파형이 감소하고 기억, 불안, 중독 등 뇌기능 네트워크와 연관된 뇌파 파형의 비율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뇌파검사 결과의 차이를 통해 알코올 금단성 진전섬망 예측모델로 발전시켜 조기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코올 의존 및 알코올 금단에 의한 섬망현상의 뇌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정량뇌파검사를 섬망 예측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알코올 중독환자의 치료 결정에 도움을 주고 사회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환자 사망률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알코올 금단성 섬망 발생은 정량뇌파검사 외 연령, 성별, 정신과 질환 및 알코올 금단증상 병력 등 다른 임상적 요인으로는 예측이 어려웠다. 단 섬망이 발생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단기간에 알코올 섭취량이 더 많았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단기간에 폭음을 하고 술을 급격하게 끊는 음주 패턴이 일생에 걸친 총 알코올 섭취 기간보다 섬망을 유발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11-14 09:44:49[파이낸셜뉴스] 뇌수술 후 병원에 입원한 70대 환자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70대 B씨의 간병인으로 B씨를 수차례 폭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자신의 가족이 면회를 왔음에도 먹을 것을 사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용 고정 장갑을 이용해 B씨 손을 침대에 고정시킨 후 환자복 안쪽으로 손을 넣어 팔과 다리를 꼬집고 비트는 등의 폭행을 했고, 다음날에는 병실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로 피해자의 턱 밑 등을 수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환자의 딸은 "누가 나 좀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상황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녹화했는데, 법정에서 증거로 제출된 이 동영상에는 여성의 흐느끼는 소리가 계속 들리다가 "사람 좀 살리도, 사람 좀 살려주소, 사람 좀 살리주소"라고 외치는 소리가 담겼다. 1심은 A씨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고령에다 뇌수술을 거듭받은 B씨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아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 선고했다. B씨는 2019년 1월 뇌출혈로 쓰러져 대학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퇴원한 뒤 요양병원에서 5개월 가량 입원해 지내다가 넘어져 다시 머리를 다쳐 사건 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약 20일간 B씨를 간병인으로 돌봤는데, B씨는 입원 직후 지주막하출혈로 뇌 수술을 다시 받아야했다. A씨는 법정에서 "B씨가 이 병원 수술 이후 행동이 과격해지고 욕설을 하며, 자신이 현재 어디 있는지도 모를 때도 있다"며 섬망증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섬망은 뇌수술 등을 받은 고령의 노인에게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주의력 저하, 의식수준 및 인지기능 저하가 특징이다. 2심은 "B씨는 이 사건 당시 뇌 수술 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섬망증상이 있었고, A씨가 팔목에 고정용 장갑을 착용시키는 과정에서 신체의 움직임이 제한되자 섬망증상 등으로 인해 폭행한 것으로 과장하거나 오인 내지 착각해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폭행 경위나 내용 등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2-08-04 13:15:47국내 정신과 질환인 '섬망'의 원인 기전이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팀은 섬망 환자와 정상인 각각 22명을 대상으로 뇌의 각 부위별 활성화 정도를 보여주는 fMRI를 촬영한 후 비교한 결과 섬망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뇌기능 부조화 기전 두 곳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첫 번째 부조화 기전은 신체 운동 및 시각·청각반사와 의식 상태를 통제를 담당하는 대뇌'기저핵'과 '중뇌' 사이의 기능적 연결이 끊어져 두 부위가 균형 있는 활성화를 이루지 못하고 한 쪽 부위만 과도하게 활성화돼 있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의식 유지와 판단 및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부조화 기전은 이성(理性)을 관장하는 전두엽 바깥쪽 부위와 기본적 인지기능 유지를 담당하는 뇌 중심부 피질 뒤쪽 부위의 '기능적 상호 연결성'이 와해된 것을 찾아냈다. 우리가 외부환경에 대해 적응할 때는 사고하고 판단하는 전두엽 부위 활성화도가 더 높아져야 하고 그 반대의 휴식 등의 안정 시에는 뇌 중심부 피질 뒤쪽 부위가 활성화도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섬망환자들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섬망은 불면증, 기억력 저하, 사고장애, 초조, 방향감각 상실, 혼돈, 피해망상 등이 나타나는 정신과 질환으로 주로 큰 외과적 수술 후 회복 단계의 환자나 중환자실 장기 입원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치료 목적의 처치나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또 70대 이상 고령층이 섬망 환자의 대부분이므로 '치매'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매와 달리 섬망은 뇌의 일시적 기능장애에 의한 질환이므로 적절한 치료 시 대부분 완전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기저핵과 중뇌 사이의 부조화 기전은 치료에 따라 수일 내에 회복이 가능하지만 전두엽과 뇌 중심부 피질 뒤쪽 부위의 두 번째 기능적 부조화 기전은 환자가 회복 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됐다"며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섬망 치료약물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이번에 규명된 뇌의 두 기능적 부조화 기전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와 더 많은 섬망 환자 대상의 조사를 통해 섬망의 원인 규명을 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세계적 정신과학 학술지인 '미국 정신의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IF=12.7) 5월호에 발표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2-05-15 15:33:56[파이낸셜뉴스] 알코올성 치매를 앓는 70대 노인이 병원에서 옆자리 환자를 소화기로 내리쳐 숨지게 했으나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77)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 박씨는 2021년 8월 7일 오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잠을 자던 다른 80대 환자를 소화기로 여러 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알코올성 치매 환자로 2008년 처음 진단을 받았고 뇌수술 이후 증상이 심해져 2020년부터 입원 중이었다. 그는 어느 날 새벽 갑자기 병실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했으나 간호조무사로부터 제지당하자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에게 공격 당한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씨를 이 병원에서 돌봐 온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들은 박씨가 피해자를 공격할 이유나 동기가 전혀 없거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박씨를 진료해 온 병원장은 "망상이 아니고서는 박씨의 행동이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중증 치매로 인한 망상, 즉 섬망 증세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형법 10조에 따라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심신상실)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능력이 아예 없지는 않으나 모자란 경우 '심신미약'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다. 검사는 박씨가 심신상실이 아닌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고 공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형법에 따라 심신상실 상태가 인정되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2심 법원은 의료감정 결과와 병원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평소에 어느 정도의 인지능력을 갖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범행 당시에는 사물의 선악과 시비를 합리적으로 분별할 만한 판단 능력이나 그 변식에 따라 행동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었다"라고 판단했다. 검사는 치료감호를 청구했으나 이 역시 "피고인은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가 불가능해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있어 치료감호시설보다는 요양시설에서의 관리가 더욱 적절할 수 있다"라며 기각됐다. 검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4-05 06:54:56[파이낸셜뉴스] 두산연강재단은 22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2024 두산연강 간담췌외과학술상' 시상식을 열고 서형일 부산대학교병원 교수에게 1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박준성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최동호 한양대학교병원 교수는 각각 5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서형일 교수는 담낭절제수술 후 고령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섬망 증세에 대한 위험인자를 연구해 성과를 냈다. 박준성 교수는 미국 공동암위원회(AJCC)에 의해 개정된 암 진행단계 분류법을 담관암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 분석했다. 최동호 교수는 화학적으로 생성한 간 전구세포를 이용해 간 오가노이드(3차원 세포집합체) 생성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시해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두산연강 간담췌외과학술상은 한국 간담췌외과학 발전과 간담췌외과의들의 연구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 2023년 제정됐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3-22 16:12:50정부가 오는 3월부터 중증환자 병실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 간호조무사도 최대 3.3배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25일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주재로 제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개선방안,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추진, 약제급여, 의료보장성 확대 등을 논의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3월부터 서비스·제도 개선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3월부터 제도 전반을 개선해 서비스를 확대·강화한다. 중증 수술환자, 치매·섬망 환자 등 중증도와 간병 요구도가 높은 환자를 위한 중증환자 전담병실을 도입하고, 간병기능 강화를 위해 간호조무사 배치를 최대 3.3배 확대한다. 그동안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중증환자가 서비스에서 배제되고, 식사와 위생 보조 등의 간병 기능이 미흡하며 대형병원 참여 제한으로 체감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4개 병동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던 상급종합병원은 비수도권 소재 병원(23개)부터 오는 2026년부터 전면 참여, 수도권 소재 병원(22개)은 6개 병동까지 참여를 허용한다. 이를 통해 국민이 급성기 병원입원 시 간병 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질 높은 입원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병원이 의료기관 전체 병상 중 일부 병상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증환자(일반병상 입원)와 경증환자(통합병상 입원)를 선별하는 관행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의료기관 전체 병상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선한다. 복지부는 이번 건정심 결정사항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사업지침' 개정, 관련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관련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국민들이 급성기 병원입원 시 간병 부담은 감소하면서 질 높은 입원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간 이용환자는 지난 2020년 200만명에서 오는 2027년에는 400만명으로 약 2배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사적 간병 부담이 총 10조6877억원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이달부터 시작복지부는 이달부터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희귀난치 질환 등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의료기관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동반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전국형 사업에는 삼성서울병원, 지역형 사업에는 인하대병원, 울산대병원이 선정됐다. 이들 병원은 중증·고난도 의료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시설 등을 확충하고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가까운 지역 의료기관으로 의뢰·회송할 수 있도록 진료정보 교류, 신속진료시스템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중증환자들이 필요한 때 적시에 진료받고, 경증환자들은 가까운 곳에서도 안심하고 진료받으며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적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1-25 18:12:36[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오는 3월부터 중증환자 병실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공하게 된다. 또 간호조무사도 최대 3.3배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25일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주재로 제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 개선 방안,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추진, 약제급여, 의료보장성 확대 등을 논의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3월부터 서비스·제도 개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3월부터 제도 전반을 개선해 서비스를 확대·강화한다. 중증 수술환자, 치매, 섬망 환자 등 중증도와 간병 요구도가 높은 환자들을 위한 중증 환자 전담 병실을 도입하고, 간병 기능 강화를 위해 간호조무사 배치를 최대 3.3배 확대한다. 그동안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중증환자가 서비스에서 배제되고, 식사와 위생 보조 등의 간병 기능이 미흡하며 대형병원 참여 제한으로 체감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4개 병동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던 상급종합병원은 비수도권 소재 병원(23개)부터 오는 2026년부터 전면 참여, 수도권 소재 병원(22개)은 6개 병동까지 참여를 허용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급성기 병원 입원 시 간병 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질 높은 입원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병원이 의료기관 전체 병상 중 일부 병상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중증 환자(일반 병상 입원)와 경증 환자(통합 병상 입원)를 선별하는 관행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의료기관 전체 병상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선한다. ‘중증환자 전담 병실’도 도입된다. 의료기관 전체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7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건정심 결정 사항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사업 지침' 개정, 관련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관련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국민들이 급성기 병원 입원 시 간병 부담은 감소하면서 질 높은 입원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간 이용 환자는 지난 2020년 200만명에서 오는 2027년에는 400만명으로 약 2배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사적 간병부담이 총 10조6877억원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이달부터 시작 복지부는 이달부터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희귀난치 질환 등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의료기관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동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전국형 사업에는 삼성서울병원, 지역형 사업에는 인하대병원, 울산대병원이 선정됐다. 이들 병원들은 중증, 고난도 의료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시설 등을 확충하고,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가까운 지역 의료기관으로 의뢰, 회송할 수 있도록 진료정보 교류, 신속진료시스템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중증 환자들이 필요한 때 적시에 진료받고, 경증 환자들은 가까운 곳에서도 안심하고 진료받으며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건정심에서는 기등재 의약품의 상한금액 2차 재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건정심 결정에 따라 올해 3월 1일부터 6752개 품목 중 5656개 품목은 상한금액을 유지하고, 기준요건을 미달한 1096개 품목은 상한금액이 인하된다. 또 슬관절강내 주입용 폴리뉴클레오티드나트륨의 본인부담률이 높아졌다. 이 약제는 무릎관절염 환자의 무릎관절에 주입, 기계적 마찰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2019년 신의료기술평가로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 항목으로 등재됐지만 사회적 요구 척도가 낮아짐에 따라 이번 건정심 적합성평가 결과 본인부담률이 90%로 상승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1-25 14:23:11[파이낸셜뉴스] 70대 치매 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알루미늄 약 포장지를 삼켜 식도가 파열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요양병원 관리 소홀로 치매 환자가 알루미늄 약 껍질을 삼켜 식도 봉합 수술을 받은 사건에 대해 간호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함께 고발당한 병원장은 한방 의사로서 양방 진료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됐다. 위와 식도 사이서 발견된 알루미늄 약 포장지 경찰에 따르면 치매와 섬망 진단을 받고 전북 전주시 한 요양병원 치매 병동에 입원한 70대 남성 A씨는 2022년 8월 18일 오전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밤새 피를 토했다. 계속된 통증 호소에 요양병원 의료진은 A씨를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해 폐 검사를 진행했다. 최초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튿날 재검사에서 원인이 파악됐다. A씨의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에서 알루미늄 재질의 알약 포장지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해당 약은 열흘 전쯤 먹은 것이었다고 한다. A씨는 곧바로 식도 등 상처가 난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A씨 가족은 요양병원이 치매 환자에 대한 관리·감독에 부실했다며 요양병원 간호사 2명과 병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의료진 자리 비운사이 통째로 삼킨 환자 조사 결과 평소 간호사들이 종이로 포장된 처방약에 알루미늄 재질로 싸인 항생제 알약을 한 개씩 A씨에게 제공했는데, 사건 당일 의료진이 자리를 비운 사이 A씨가 항생제를 포장된 상태로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A씨 가족은 "아버지는 대형병원에서 이미 치매 증상 진단을 받은 후 입원한 환자였기에 병원에서 더 신경 써서 관리했어야 했다"라며 "의료진들이 아버지가 약을 어떻게 먹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병원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대학병원 응급실 기록을 보면 'A씨는 대량의 객혈이나 토혈 시 질식으로 인한 돌연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기재돼 있다"라며 "아버지는 이번 사건으로 식도가 파열된 데다 수술 후 누워만 계시다 근육까지 크게 줄어 걷기 힘든 상태까지 됐다"라고 토로했다. 고발당한 병원 "환자 인지능력 충분히 있었다" 주장 이에 대해 요양병원 측은 당시 A씨는 스스로 약을 섭취할 수 있고, 충분한 인지 능력을 갖춘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는 "사건 당일에 A씨가 아침을 안 드셨길래 식사와 함께 제공한 약을 간호사가 다시 회수해 나중에 드리려고 했으나 A씨가 이를 강하게 거부했다"라며 "환자가 원하지 않으면 의료진이 강제로 약을 뺏거나 약을 섭취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항생제는 병원 처방약이 아니라 A씨 가족이 원해서 제공했던 것"이라며 "사건이 벌어지고 병원 차원에서 도의적 책임을 지려고 A씨 가족에게 사과도 하고, 보상도 해드려고 했지만 요구하는 금액이 너무 커 합의가 잘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A씨 가족은 요양병원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18 07:13:07국내 병원들이 로봇·인공지능(AI) 등 환자 중심의 최적화된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며 스마트병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미 의료산업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메타버스, 원격의료, 정밀의료 등의 개념이 깊숙이 침투해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병원들은 환자 중심의 진료체계 확립과 의료질 향상을 위해 스마트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현재 환자 관리에 있어서 의료진이 관리하는 환자의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이를 파악하고 대처할 전문 의료진은 갈수록 부족한 형편이다. 이에 병원들은 로봇, AI, 빅데이터 등 단 기술을 활용해 의료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환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의료진의 위기대응능력과 숙련도를 개선하고, 의료진 역량강화는 물론 나아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선정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 주관기관으로서 사업을 추진해 온 고려대 구로병원은 최근 의료진 대상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교육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증외과계 환자의 신속하고 안전한 치료를 위한 의료인력 양성을 목표로 국군수도병원, 시안솔루션, 블루비커와 연합해 VR·AR 교육 훈련 플랫폼을 구축했다. 임상의사를 대상으로는 메타버스 공간에 구축된 VR교육 플랫폼을 통해 △중증 외상환자 수술 집도 참관교육 △중증 외상환자 수술 실습 교육 등이 3차에 걸쳐 진행된다. 응급환자 응대 간호사 대상으로는 AR교육 플랫폼을 통해 △인공호흡기, 고유량산소장치, 제세동기 등 의료기기 조작법 △의료기기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대처법 교육 등이 4차에 걸쳐 진행된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스마트병원 환경 관리분야 주관기관으로서 △의료폐기물 처리 △의료기기 자동 관리시스템 △신생아 모니터링 시스템 △섬망 진료정보교류 지역연계 등 혁신적인 기술과 IOT 기반 관리시스템 구축 및 실증을 주도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ESG 기반의 스마트 입원환자 케어'를 주제로 스마트 섬망 안전병실을 구축했다. 이 병원은 △섬망 발생 위험요소 임상 연구 △디지털 섬망 위험 선별 및 스크리닝 도구 개발 △원격 조도 및 소음 제어 관리체계 등을 개발 및 실증한다. 특히 지난 2020년 1기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쌓은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공유하며 각종 스마트 기술을 컨소시엄 내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에는 실시간위치추적시스템(RTLS)과 PADES-G 기반 자가증상보고 환자 관리 시스템 등 용인세브란스병원이 1기 사업을 통해 구축한 스마트 환자 케어 시스템이 활용된다. 이와 연계해 △섬망 환자들의 운동행동특성 파악 △임상적 경과 추적 △스마트 일주기 리듬 조명 및 백색소음장치 구축을 통한 조도·소음 조절 등으로 섬망 환자들의 상태를 사각지대 없이 관리하고 섬망을 예방하는 안전 병동을 구현할 방침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을 통해 '스마트병원'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 병원은 RPA 솔루션 1단계 구축사업을 완료했다. 행정업무 분야에 접목된 PRA를 통해 그간 반복적이고 정형화됨으로써 부담 요소로 작용했던 업무영역 일부가 향후 큰 폭으로 감소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으로 세운 가운데 디지털 의료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주최한 '디지털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과거에는 생명공학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정도로 개념에 머물렀던 디지털헬스케어였지만 빅데이터, 인공지능,블록체인, 메타버스, 원격의료, 정밀의료 등의 개념이 의료산업에 현재 깊숙히 들어와 있다"며 "이 분야는 우리나라 미래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인공지능은 최적의 의료 최선의 치료를 제시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의료산업이 병원들의 미래먹거리이자 환자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태동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빗장이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차병열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센터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의 건강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 공유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돼 산업발전에 제동이 걸리므로 빠른 승인 및 허가절차를 개선하는 등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생성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복잡한 작업이나 지방에서 관리할 수 있는 센터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의료기관과 기관 등에 충분한 지원금을 마련하고, 민간과 공공부문간 협력을 통한 실증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7 17:56:52[파이낸셜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서울시 영등포구 성애의료재단 성애병원을 방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국민들의 간병 부담 경감방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해 12월 21일에 발표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 개선방안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필요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환자가 일반병원(급성기 병원)을 입원했을 때 보호자가 상주하거나 사적 간병인을 고용하지 않고 간호사·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등이 환자에게 간병을 포함한 입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656개 병원급 의료기관(약 7만개 병상)에서 참여 중이고, 이용 인원은 약 204만명이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하는 환자의 경우 하루에 약 9만원의 간병비가 줄어든다. 종합병원 6인실 입원 시, 입원료 본인 부담와 사적 간병비를 더해 11만 2197원이 든다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원 입원 시, 입원료는 본인 부담만 2만 2340원이 들어 8만 9857원 감소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초로 종합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작년 말에 발표했다. 중증 수술 환자, 치매·섬망 환자 등을 전담 관리하는 중증 환자 전담병실을 오는 7월부터 도입하고, 간호조무사 인력 배치를 최대 3.3배 확대해 간병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방문한 성애의료재단 성애병원은 자체적으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인력 배치 수준을 높여 중증 환자 전담병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으로서 그 경험을 모니터링해 향후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때 참고할 예정이다. 조규홍 장관은 “중증 환자부터 간병 걱정 없이 병원에 안심하고 입원할 수 있도록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며 “현장의 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들이 밝힌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반영해 국민들의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1-05 14:5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