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장례미사가 5일(이하 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치러진다. 교황청은 지난 12월 31일 특별 브리핑을 통해 이달 5일 오전 9시30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미사가 열린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아울러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16세는 장례미사 뒤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 묘지에 안장된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는 역대 교황 90여명이 안치돼 있다. 베네딕토16세는 최근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지난달 31일 오전 9시34분 바티칸에서 95세로 선종했다. 베네딕토16세 시신은 성 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 안치되기 전 2일 오전 9시부터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사흘간 신자들에게 공개한다. 2일 시신 공개 전에는 베네딕토16세가 교황 사임 이후 머문 바티칸의 한 수도원에 안치된다. 이 기간 이 수도원을 공식 방문하거나 이곳에서 공개 기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현직 교황이 선종할 경우에는 장례절차가 자세히 규정돼 있지만 전직 교황 선종 장례절차는 명확히 규정된 것이 없다. 교황은 종신직으로 선종한 뒤에 후임자가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미사를 집전하는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베네딕토16세는 교황 재임 8년 만인 2013년 2월 고령을 이유로 사임했다. 교황이 스스로 사임한 것은 598년 만이다. 베네딕토16세는 사임 뒤 '명예교황(Pope Emeritus)'으로 교황 시절 이름을 계속 쓰고, 교황이 입는 흰색 수단도 계속 입었다. 한편 교황이 선종하고 나면 후임 교황을 뽑기 위해 추기경들이 모이는 '콘클라베'가 이번에는 필요가 없다. 베네딕토16세가 전직 교황이고, 현직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장례미사에는 이탈리아와 독일 대표단만 참석한다. 교황 장례미사에는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베네딕토16세가 현직 교황이 아니어서 고국인 독일에서만 참석하고, 바티칸 공국이 자리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대표단을 파견할 뿐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1-01 04:52:07[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비롯해 추기경 20명을 서임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으로는 네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추기경 20명을 서임했고, 이날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서임식을 거행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85세의 교황은 이날 교황 선출 자격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16명을 포함해 이날 추기경 20명을 서임했다. 추기경은 교황 바로 아래의 가톨릭 최고 성직자로 교황을 뽑는 기구인 콘클라베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을 교황으로 뽑는다. 교황이 뽑히면 굴뚝으로 하얀 연기를 내보내 교황 선출이 끝났음을 알린다. 유 추기경은 김수환 스테파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그리고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김 추기경과 정 추기경은 각각 2009년, 2021년 선종했다. 올해 85세인 교황은 지금까지 콘클라베 참석 자격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132명 가운데 83명을 임명했다. 132명 가운데 나머지 49명은 요한바오로2세, 베네딕토16세 등 전임 교황 2명이 임명한 추기경들이다. 베데딕토16세 교황은 2013년 돌연 사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뒤를 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추기경들을 임명했고, 그 덕분에 그를 이을 교황이 자신과 같은 교회 비전을 공유하는 이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서임식에서 서임된 추기경들의 임무를 환기시켰다. "세상 끝까지,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주변부까지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열라"는 것도 추기경들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임된 새 추기경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우선 인도 히데라바드 대주교인 안토니 풀라(60) 추기경은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가장 최하위 계층인 불가촉천민, 달리트 계급 출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번 추기경 서임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 온 가나 출신의 리처드 쿠리아 바워버 주교도 새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바워버 추기경은 그동안 LGBTQ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해왔다. 바워버 추기경은 그러나 이날 서임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워버 추기경이 서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떠나 26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으나 심장병으로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다면서 추기경들에게 기도를 당부했다. 아마존에서도 첫 추기경이 나왔다. 브라질 마나우스의 울리히 스타이너 대주교가 남미 아마존 출신으로 처음으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스타이너(71) 추기경은 AP와 인터뷰에서 아마존 지역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스타이너 추기경은 그러나 이같은 폭력은 자생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라면서 돈과 탐욕이 폭력을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최연소는 몽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죠르지오 마렝고 신부였다. 그는 올해 48세로 가톨릭 신도가 1300여명에 불과한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추기경 서임을 거부한 성직자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초에 이번에 추기경 21명을 서임했다. 그러나 은퇴한 벨기에의 뤽 반 루이 주교가 2004~2020년 성직자 성추문 사건 당시 자신이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면서 자격이 없다고 추기경 서임을 반려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만 80세가 되는 내년 12월, 유 추기경은 앞으로 10년 동안 교황 선출 투표권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8-28 07:01:32[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바실리카)에서 성탄자정 미사를 집전했다. AP에 따르면 최대 2만명이 자리할 수 있는 성당에는 약 2000명만 입장이 허용됐다. 지난해에는 단 200명만 미사를 볼 수 있었다. 교황은 마스크 없이 찬송가 '노엘'을 부르며 성베드로 대성당에 들어섰다. 미사 집전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예수가 전세계의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낮은 곳, 바로 그 곳이 주님이 계신 곳"이라면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주님은 위대하게 일어나지 않았고, 대신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이로 스스로 낮췄다"고 말했다. 교황은 "낮음은 예수께서 우리 가까이로 스스로를 이끈 길이자,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우리를 구원하며 우리를 진정으로 중요한 것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자정미사'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오후 7시30분에 시작했다. 바티칸 시국이 위치한 이탈리아는 이번 성탄절 기간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24일 이틀째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5만599명 확진자가 나왔다. 또 이날 141명이 사망해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모두 13만6386명으로 늘었다. 바티칸도 오미크론변이에 맞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바티칸 국무장관은 23일 모든 바티칸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이들 역시 백신 의무접종 대상이다. 이전에는 바티칸 박물관, 스위스 근위대 등 대중을 직접 접촉하는 이들만 백신접종이 의무화됐지만 오미크론 확산 속에 대상을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미사 참석자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 의무화 규정이 없지만 미사 중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24일 자정미사에서도 교황을 제외한 일반 성직자, 주교, 추기경, 신도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교황은 한 쪽 폐가 없는데다 지난 7월에는 장 수술까지 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일반 신도들을 접견할 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백신 3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백신접종을 '사랑의 행위'라면서 부자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백신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12-25 06:42:29[파이낸셜뉴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소외당한 자들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이번 미사는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봉쇄로 인해 최소한의 인원만 참가해 조촐하게 치러졌다. 바티칸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연례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집전했다. 해당 미사는 일반적으로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되었지만, 교황의 지시로 2시간 앞당겨 열렸다. 이탈리아는 현재 사회적 봉쇄 정책으로 오후 10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내년 1월6일까지 시행되는 봉쇄령에 따라 비필수 업종은 폐쇄되고 이동은 업무와 의료, 비상사태 등에만 허용된다. 참석자들도 주교와 추기경을 포함한 약 200명에 불과했다. 예년에는 각국 대표단 등 최대 1만명이 참여했다. 교황을 제외한 참석자들은 미사동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준수했다. 일반인은 참가하지 못했지만, 인터넷과 텔레비전 등을 통해 수백만명이 미사에 참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미사와 마찬가지로 중앙 제대가 아닌 뒷편 제대에서 미사를 진행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예수가 어두운 마굿간 여물통에서 태어난 것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아들은 모든 소외 당하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소외당하는 자로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이 모두에게 끝없는 소유욕과 덧없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자매에 대한 부당함을 반성하게 해야 한다"며 "주님은 가난하고 궁핍한 가운데 우리에게 오셔서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그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현지시각으로 오는 25일 낮 12시 성탄 경축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라틴어)를 발표한다. 다만 예년처럼 성베드로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성베드로성당 중앙 발코니 '축복의 홀'에 나가 하지 않고 내부에서 발표한다. 우르비 에트 오르비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12-25 13:33:08[파이낸셜뉴스] 세계 문화재의 '보고' 바티칸 박물관이 5개월 만에 다시 문을 닫는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2차 대유행' 영향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바티칸 박물관에 따르면 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박물관이 폐쇄된다. 같은 기간 성베드로성당지하에 있는 성베드로 무덤과 로마 남부의 교황 별장 관람도 중단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 통행금지와 박물관·미술관 폐쇄 등의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바티칸 박물관은 지난 3월 초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성베드로대성당·광장과 더불어 폐쇄됐다가 지난 6월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해 약 700만명이 찾은 바티칸 박물관은 세계 최대 박물관 중 하나다. 박물관은 고대 로마, 이집트 유물과 르네상스 걸작 미술품이 보유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11-05 07:43:55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성탄절 전야 미사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 예수상의 베일을 걷는 의식을 거행했다. 교황은 이날 설교에서 "성경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는 모든 사람, 우리들 가운데 최악의 악인까지를 향한 하느님의 무조건의 사랑을 상기시켜주는 것"이라면서 "하느님은 어떤 사람이 올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일을 완전히 엉망으로 망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님은 계속해서 여러분을 사랑하신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남에게 베풀기 전에 남들이 먼저 우리에게 베풀 것을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교회도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기 이전에 교회가 먼저 완전해지길 기다리지 말라. 우리가 남을 섬기기 전에 남이 먼저 우리를 존중해주기를 기다리지 말라. 우리가 먼저, 우리부터 시작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24일 밤 성베드로 성당의 성탄 축하 미사를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인 25일의 미사와 축복, 메시지 발표, 26일의 기도회, 신년 전야의 야간 미사, 1월 1일의 신년 미사 등 바쁜 연말 연시 일정을 앞두고 있다. #프란치스코교황 #성탄절 #크리스마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12-25 13:39:00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에 수행단으로 참가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대한상의는 19일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몰타 기사단(Order of Malta)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국제 평신도 기구인 몰타 기사단은 세계적인 의료봉사 단체로 11세기 예루살렘 순례자들을 돌보며 시작됐다. 1113년 파스칼 2세 교황에 의해 평신도 기사 수도회로 인정받았고, 현재 120개국에서 회원 1만3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원국을 관할하는 호주협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태국,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등 6개 나라가 소속돼 있다. 한국지회는 2015년 4월 설립됐으며 이후 회원들의 영성 및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됐다. 박 회장은 초대 한국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지회 회원들은 그간 동작구 지역아동센터, 서울역 쪽방촌, 나자로의 집 등을 찾아 소외된 이웃을 돌봤다. 박 회장도 회원들과 함께 서울역 쪽방촌에 무료 도시락을 직접 준비해 배달해오고 있다.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자리에서 스페인어로 준비한 인사말을 통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박용만"이라고 소개한 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지나치게 이기적인 경영이 되지 않고,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박 회장은 사회복지법인 명휘원과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를 후원하고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도시락 봉사에 참여하는 등 나눔 정신을 실천하면서 지난해 말 '자랑스러운 가톨릭경제인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용훈 기자
2018-10-19 17:17:31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에 수행단으로 참가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대한상의는 19일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몰타 기사단(Order of Malta)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국제 평신도 기구인 몰타 기사단은 세계적인 의료봉사 단체로 11세기 예루살렘 순례자들을 돌보며 시작됐다. 1113년 파스칼 2세 교황에 의해 평신도 기사 수도회로 인정받았고, 현재 120개국에서 회원 1만3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원국을 관할하는 호주협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태국,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등 6개 나라가 소속돼 있다. 한국지회는 2015년 4월 설립됐으며 이후 회원들의 영성 및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됐다. 박 회장은 초대 한국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지회 회원들은 그간 동작구 지역아동센터, 서울역 쪽방촌, 나자로의 집 등을 찾아 소외된 이웃을 돌봤다. 박 회장도 회원들과 함께 서울역 쪽방촌에 무료 도시락을 직접 준비해 배달해오고 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자리에서 스페인어로 준비한 인사말을 통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박용만"이라고 소개한 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지나치게 이기적인 경영이 되지 않고,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사회복지법인 명휘원과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를 후원하고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도시락 봉사에 참여하는 등 나눔 정신을 실천하면서 지난해 말 '자랑스러운 가톨릭경제인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8-10-19 09:25:40【 로마(이탈리아)·서울=조은효 이태희기자】18일 낮 12시 10분(현지시간)교황궁 2층 교황의 서재,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주했다. 통역을 맡은 한현택 신부만이 양측의 역사적 대화를 들었다. 교황과의 만남은 통역 외엔 배석자가 없는 게 원칙이다. 본래 교황청 규칙상 대화 내용은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 그 일부가 이날 공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비밀의 방'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방북 의사를 전격 표명하며,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사 표명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치다. 당초 청와대와 가톨릭 교계에선 교황이 즉답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한다고는 하나,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계 종교 지도자인 교황이 먼저 방북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본 것이다. 때문에 문 대통령이 교황의 의중을 파악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하면, 다시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 교황청과 협의하는 수순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황청과 북한은 미수교 상태다. 김 위원장의 교황 방북에 대한 진정성 역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달랐다. 교황은 "(북한으로부터)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다. 갈 수 있다"고 말해, 되레 북한의 초청장 발송을 유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및 동북아 새질서 구축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예고했다. 교황청은 이번 문 대통령의 공식방문 기간 환대와 함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전날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직접 집전하고, 문 대통령을 향해 "큰 사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시다"고 칭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사실상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교황 역시, 연중 가장 바쁜 시기인 '주교 시노드 기간'(세계 주교대의원회의, 10월3일~이달 28일) 정오 시간대에 면담과 선물교환식 등 약 50분간 시간을 할애,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교황의 방북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입장에 사실상 구속력을 부여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보증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에 대해 강한 불신을 품고 있는 유럽사회에 북한의 변화상을 알림으로써 북한을 국제사회로 편입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시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와 비핵화 진전으로 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교황의 방북에 대해 "교황의 입장에선 가톨릭의 인권과 사랑, 평화 등의 가치를 전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문 대통령으로선 마지막 남은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는 이슈를 국제적으로 띄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세계 종교지도자인 교황에게 비핵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황의 방북 시점은 이르면 내년 초가 될 수 있다. 이 시기, 교황의 일본 방문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교황 예방에 이어 파롤린 국무원장과 환담을 끝으로 1박2일간의 이탈리아·교황청 공식방문 일정을 마쳤다. 이어 벨기에 수도 브뤼셀로 이동, 19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참석 및 한·영, 한·독 정상회담, 한·유럽연합(EU)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8-10-18 21:36:00【 로마(이탈리아)=조은효 기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간절함을 담았다."(문재인 대통령) "큰 사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십니다."(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17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라고 칭하는 등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사실상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가톨릭의 심장부인 바티칸(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는 파롤린 국무원장 집전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가 거행됐다.파롤린 국무원장은 또박또박 한국말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미사 시작을 알렸다. 미사는 한국에서도 생중계됐다. 파롤린 원장은 미사 종료를 알리는 대목에서 역시 한국말로 "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라고 축원했다. 한국어 메시지는 총 두 번에 걸쳐 있었다. 이와 더불어 국무원장의 미사 집전은 교황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약 70분간의 미사가 종료된 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기념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정상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연설한 건 '특별하면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미사에 참석한 한 한국인 수녀는 "교황청에서 9년째 있었지만 단 한번도 외국 정상이 와서 연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국무원장 집전 미사도 좀처럼 없는 일"이라고 했다.문 대통령은 연설 후 파롤린 국무원장과 나란히 걸어나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주 간절함을 담았다"고 연설 소감을 밝혔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계속해서 기도합시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사 시작 전 문 대통령을 향해 "큰 사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교황청이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 지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의 고립을 해소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는 카드다. 이날 미사에는 교황청 주요 인사와 외교단, 한인 신부와 수녀, 재이탈리아 동포 등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주교황청 대사관저에서 파롤린 국무원장과 2시간가량 만찬을 했다. ehcho@fnnews.com
2018-10-18 17:2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