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모바일 번호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용도와 상황에 맞춰 수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듀얼넘버 온앤오프’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듀얼넘버’는 통신 서비스 가입 시 부여받은 원번호 외에 가상으로 두 번째 번호를 부여해 소비자가 원하는 용도로 구분해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부가서비스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듀얼넘버 온앤오프’는 기존과 같이 두 개의 번호를 이용하면서 고객 필요에 따라 두 번째 가상번호의 수신을 쉽게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 듀얼넘버 서비스 이용 고객들의 의견을 분석한 결과, 두 개의 번호를 활용해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고객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가상번호를 제한적으로 이용하는 만큼 가상번호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에 대한 고객들 수요가 크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고객들이 일과 사생활을 분리해 듀얼넘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상번호 수신을 쉽게 켜고 끌 수 있는 ‘듀얼넘버 온앤오프’ 서비스를 내놨다. 기존 듀얼넘버 서비스는 가상번호 수신이 24시간 가능했지만,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활용하면 필요에 따라 가성번호를 끄고 불필요한 연락을 차단할 수 있다. 가령 듀얼번호를 통해 사생활용 번호와 업무용 번호를 각각 나눠 사용하는 고객의 경우 업무 시간이 종료된 뒤 업무에 사용하는 가상번호를 끄는 것만으로 업무용 연락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듀얼넘버 온앤오프 서비스는 가상번호를 활용해 택배·중고거래·주차·식당 웨이팅 등에 사용하는 고객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은 필요한 용도 외에 가상번호를 오프로 설정, 혹시나 모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스팸 및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가상회선 켜고·끄기 설정은 부가서비스 통합 관리 앱인 ‘U+모바일매니저’를 통해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듀얼넘버 온앤오프 서비스의 이용 가격은 월 3850원이며 LG유플러스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신규 부가서비스 출시에 맞춰 LG유플러스는 ‘U+모바일매니저’ 앱도 2.0으로 개편했다. 지난 1월 출시된 ‘U+모바일매니저’는 듀얼넘버·V컬러링·통화연결음·착신전환 등 현재 가입돼 있는 부가서비스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앱이다. ‘U+모바일매니저 2.0’은 여러 개의 부가서비스를 한꺼번에 변경하고, 기본 제공되는 홈화면도 고객이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이 개편됐다. 또한 스팸전화·문자를 차단하고 관리하는 기능과 듀얼넘버 전용 연락처 등록 및 듀얼넘버로 전화걸기 등 듀얼넘버 전용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LG유플러스 이석영 모바일서비스트라이브 담당은 "듀얼넘버를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가상번호를 쉽게 온오프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내놨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11-20 08:59:36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부실로 적자의 늪에 빠졌던 저축은행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예상과 달리, 올해 3·4분기 2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수익 창출을 뒷받침하는 수신잔고도 재차 100조원을 회복하면서 4·4분기에도 흑자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은 3·4분기 2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PF 여파로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30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5559억원 규모였다. 부동산 PF 위기가 계속되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적자가 전망됐지만 빠른 속도로 흑자 전환을 이뤄낸 것이다. 앞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달 "당분간 이익을 내는 것보다 방어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는 등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깜짝' 흑자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당국은 PF사업장 분류기준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해 최하등급인 '부실우려' 사업장 중 연체가 3개월 이상 진행된 사업장은 6개월 안에 경공매를 진행토록 했다. 또 '유의' 사업장은 대출원금의 30%를, '부실우려' 사업장은 대출원금의 75%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했다. 이에 지난 2·4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고, 덕분에 3·4분기 충당금 규모가 크게 줄면서 이익을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대손충당금을 2조3285억원 적립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당국 방침에 맞춰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3·4분기에는 추가 충당금 전입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 금리도 안정화되면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 달 만에 수신고도 100조원을 회복하면서 향후 실적을 뒷받침하게 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0조956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99조9128억원)대비 1조440억원(1.04%) 늘었다. 저축은행은 예·적금 수신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수신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늘려가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그간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치한 고금리 상품으로 이자 비용이 급등하자 지난해 말부터 수신금리를 낮추는 등 여·수신 줄이기에 주력했다. 이에 지난 7월 수신 잔액은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금리인하로 저축은행업계가 재차 곳간 채우기에 나서면서 수신 잔액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저축은행들은 금리인하기 대출을 늘리기 위해 수신고 확보 치원에서 예금금리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10-17 18:35:44[파이낸셜뉴스] KT는 RCS 문자 수신자에 대한 분석 자료를 기업들에게 제공해 주는 '내고객분석리포트'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RCS는 기존 문자 서비스에서는 불가능했던 고용량·고화질 파일 첨부, 읽음 표시 안내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차세대 문자 서비스다. KT '내고객분석리포트'는 RCS 문자 수신자의 정보를 분석해 성별, 연령, 관심사를 정리해 기업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업이 KT를 통해 개인고객에게 RCS 문자를 발송하면 문자 수신자 중 위탁정보 활용에 동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KT가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이들을 분석한다. 이후 KT가 분석 내용을 리포트 형식으로 제작해 기업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KT는 "RCS 문자를 발송한 자사 및 경쟁사에 대한 관심도는 물론 시장 내 경쟁 서비스에 대한 모바일 트래픽 추이 등도 제공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내 경쟁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향후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 RCS 문자 서비스가 기업들의 영업 활동을 지원하는 마케팅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명제훈 KT 엔터프라이즈통신사업본부 상무는 "KT가 가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RCS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마케팅 인사이트 도출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KT 내고객분석리포트가 마케팅 문자를 사용하는 고객사에게 효과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08-29 09:39:29고수익을 미끼로 수천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인 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김지영 판사)는 9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전산실장인 또다른 이모씨에게는 징역 7년, 상위모집책 장모씨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전산보조원 강모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투자자들의 사행심을 자극해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끌어들이고 범행 이후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편취액 상당액을 다시 수익금으로 지급해 피해액이 편취액보다는 작다"고 덧붙였다. 유사수신 다단계 구조상 편취된 금액의 일부가 수익의 형태로 내려주기 때문이다. 이씨 등은 투자금을 가로채기 위해 아도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투자결제시스템 '아도페이' 개발해 고수익을 미끼로 4400억 원대 유사 수신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7-09 19:07:16[파이낸셜뉴스] 고수익을 미끼로 수천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인 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김지영 판사)는 9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전산실장인 또다른 이모씨에게는 징역 7년, 상위모집책 장모씨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전산보조원 강모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투자자들의 사행심을 자극해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끌어들이고 범행 이후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편취액 상당액을 다시 수익금으로 지급해 피해액이 편취액보다는 작다"고 덧붙였다. 유사수신 다단계 구조상 편취된 금액의 일부가 수익의 형태로 내려주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대표 이 씨에 대해 "피해자들을 기망해 투자를 모집하는 범행을 주도 했다"며 "그러면서도 공범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인멸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산실장 이 씨에 대해서는 "투자자 회원계좌를 관리하는 등 전산 업무를 총괄했다"며 "다만 대표의 지시로 수동적으로 범행에 가담했고 각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씨 등은 투자금을 가로채기 위해 아도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투자결제시스템 '아도페이' 개발해 고수익을 미끼로 4400억 원대 유사 수신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7-09 11:21:14300억원 가량의 투자자 피해를 발생시킨 자산관리업체가 범죄수익 은닉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KH자산관리법인은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 등을 미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유사수신행위를 해오다 적발돼 대표 노모씨가 구속됐다. 대표가 법정 구속된 다음날 이 회사는 수억원의 법인 자금을 여러명의 개인계좌로 나눠 송금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범죄 수익 은닉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7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KH자산관리법인의 주 계좌 입출금내역에 따르면 이 법인은 지난해 6월 23일 '베트남'이라는 거래 내용으로 5차례에 걸쳐 1억9700만원을 송금했다. 이 돈은 각각 5개의 개인명의의 국내 계좌로 들어갔다. 법인 계좌에 회사 자금 1억9700만원이 입금된 직후에 송금이 이루어졌다. 이후 3일 뒤에도 300만원의 돈이 법인 계좌에 들어오자 마자 '베트남'이라는 거래 내용으로 돈이 출금됐다. 3일 사이에 법인계좌에서 '베트남'을 거래 내용으로 총 2억원의 돈이 개인계좌로 빠져나간 셈이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는 이 법인는 과거에도 이 계좌에서 산발적으로 자금을 출금했다. 그러나 한 번에 여러 차례 거액의 돈이 빠져나간 것은 해당 시점이 처음이다. 하루에 수차례의 회삿돈이 출금된 시점은 KH자산관리법인 임원진들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다음 날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출금 시점 하루 전날인 지난해 6월 22일 KH자산관리법인 임원진들을 유죄 판결했다. 대표 노모씨는 당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후 항소심 법원에서도 형이 유지됐고, 노씨가 상고를 취하하면서 지난해 10월 실형이 확정됐다. 노씨 등은 금융법상 인·허가도 받지 않은 업체를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진행하는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과 관련해 돈을 투자하면 1년 후에 원금과 7% 상당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목돈 계약'을 체결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대표 노씨와 부사장 최모씨 등 관계자 11명은 지난달 1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씨 등은 투자자들로부터 이체받은 금액이 최소 300억원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유선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법인의 주 계좌에서 '베트남'을 거래 내용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명목상 이들의 해외 사업 관련 비용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 같은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노씨 등은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는데, 해당 법인은 지난해 3월 이미 법원으로부터 채권자들이 낸 2억원대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해외사업 명목으로 개인 국내 계좌로 거액의 돈을 송금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심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베트남 명목의 송금이 일정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돈이 갑작스레 개인 계좌로 나간 것을 보면 범죄수익 은닉, 또는 환치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세무사도 "별다른 증빙 없이 법인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돈이 나간 거면 문제 소지가 있다"며 "해외 사업 명목으로 개인 국내 계좌로 돈을 보냈다면 돈세탁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이재범 우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폰지사기의 경우 범죄수익금을 은닉할 목적으로 불법 환전 등으로,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많아 피해액 환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KH자산관리법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임원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one1@fnnews.com 정원일 배한글 기자
2024-06-27 18:17:29[파이낸셜뉴스] 300억원 가량의 투자자 피해를 발생시킨 자산관리업체가 범죄수익 은닉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KH자산관리법인은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 등을 미끼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유사수신행위를 해오다 적발돼 대표 노모씨가 구속됐다. 대표가 법정 구속된 다음날 이 회사는 수억원의 법인 자금을 여러명의 개인계좌로 나눠 송금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범죄 수익 은닉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7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KH자산관리법인의 주 계좌 입출금내역에 따르면 이 법인은 지난해 6월 23일 ‘베트남’이라는 거래 내용으로 5차례에 걸쳐 1억9700만원을 송금했다. 이 돈은 각각 5개의 개인명의의 국내 계좌로 들어갔다. 법인 계좌에 회사 자금 1억9700만원이 입금된 직후에 송금이 이루어졌다. 이후 3일 뒤에도 300만원의 돈이 법인 계좌에 들어오자 마자 ‘베트남’이라는 거래 내용으로 돈이 출금됐다. 3일 사이에 법인계좌에서 ‘베트남’을 거래 내용으로 총 2억원의 돈이 개인계좌로 빠져나간 셈이다. 본지가 확보한 자료는 이 법인는 과거에도 이 계좌에서 산발적으로 자금을 출금했다. 그러나 한 번에 여러 차례 거액의 돈이 빠져나간 것은 해당 시점이 처음이다. 하루에 수차례의 회삿돈이 출금된 시점은 KH자산관리법인 임원진들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다음 날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출금 시점 하루 전날인 지난해 6월 22일 KH자산관리법인 임원진들을 유죄 판결했다. 대표 노모씨는 당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후 항소심 법원에서도 형이 유지됐고, 노씨가 상고를 취하하면서 지난해 10월 실형이 확정됐다. 노씨 등은 금융법상 인·허가도 받지 않은 업체를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진행하는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과 관련해 돈을 투자하면 1년 후에 원금과 7% 상당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목돈 계약’을 체결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대표 노씨와 부사장 최모씨 등 관계자 11명은 지난달 1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씨 등은 투자자들로부터 이체받은 금액이 최소 300억원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유선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법인의 주 계좌에서 ‘베트남’을 거래 내용으로 빠져나간 금액은 명목상 이들의 해외 사업 관련 비용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 같은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노씨 등은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는데, 해당 법인은 지난해 3월 이미 법원으로부터 채권자들이 낸 2억원대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해외사업 명목으로 개인 국내 계좌로 거액의 돈을 송금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심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베트남 명목의 송금이 일정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돈이 갑작스레 개인 계좌로 나간 것을 보면 범죄수익 은닉, 또는 환치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세무사도 “별다른 증빙 없이 법인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돈이 나간 거면 문제 소지가 있다”며 “해외 사업 명목으로 개인 국내 계좌로 돈을 보냈다면 돈세탁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이재범 우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폰지사기의 경우 범죄수익금을 은닉할 목적으로 불법 환전 등으로, 해외로 반출하는 사례가 많아 피해액 환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KH자산관리법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임원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one1@fnnews.com 정원일 배한글 기자
2024-06-27 14:06:25[파이낸셜뉴스] 전국에서 투자자를 모아 400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인 아도인터내셔널 일당 120명이 검거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5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5월까지 사기·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아도인터내셔널 대표 A씨와 계열사 대표 24명, 앱 개발자·조직폭력배·모집책 등을 포함한 관계자 120명을 검거하고 이중 11명이 구속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전국을 돌며 "땡처리 물건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난다", "코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 등의 내용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해 투자자 약 3만6000명을 모집하고 약 4467억원을 유사 수신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중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를 2106명, 피해액은 약 490억원 상당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대부분 고령인 데다가 고소장이 계속 접수되고 있어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오면 수당을 주는 '다단계 사기'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하다 지난해 6월 완전히 출금을 정지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도페이'라는 앱을 제작해 투자자들이 휴대전화에 설치하도록 한 후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정상적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업이 잘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한강 유람선을 빌려 창단 파티를 열고 명품 등을 과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50대 여성 김주연씨는 "대부분 피해자들은 돈 없는 서민·노인들이 많다"며 "노후자금에 대출까지 받아 넣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동작경찰서는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200여건을 병합해 지난해 7월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대표 A씨 등은 수사가 시작되자 은신처로 도피했지만, 경찰은 추적 끝에 8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일당의 현금 28억원을 압수하고, 피의자 명의 부동산 등 약 147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사기 등 범죄일 가능성이 크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6-05 14:11:02[파이낸셜뉴스] KBS와 EBS의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토록 한 방송법 시행령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30일 수신료 통합징수를 금지한 방송법 시행령 43조 2항에 대한 KBS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 6명은 청구기각을, 나머지 재판관 3명은 인용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청구기각 의견이 6명에 달해 해당 청구는 기각됐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청구인의 방송운영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개정 절차는 행정절차법 및 법제업무 운영규정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법상 의무인 수신료 납부 의무와 사법상 의무인 전기요금 납부 의무는 분리해 고지·징수하는 게 원칙"이라며 "30년간 수신료 통합징수를 통해 수상기 등록 세대에 대한 정보가 확보됐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요금 고지와 납부 방법이 다양화한 점을 고려하면 이 조항으로 곧 청구인의 재정적 손실이 초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청구인은 필요할 경우 수신료 외에도 방송광고 수입이나 방송프로그램 판매수익, 정부 보조금을 통해 재정을 보충할 수 있다"며 "분리징수 조항이 공영방송의 기능을 위축시킬 만큼 청구인의 재정적 독립에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신료 외 광고수입이나 국가 보조금 비율이 확대될수록 사인이나 국가에 의한 영향력이 커져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는 있다"며 "향후 수신료에 의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공론화를 통해 입법부가 수신료 증액이나 징수 범위 개선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냈다. 소수의견을 낸 이들 재판관은 "방송법은 청구인이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할 때 구체적인 징수 방법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음에도 이 조항은 통합징수라는 특정 방법을 금지한다"며 "이는 방송운영의 자유를 법률의 근거나 위임 없이 제한한다"고 위헌의견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16일 수신료 통합징수를 금하는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KBS는 “방송사 운영에 필요한 재무 관련 사항을 규제함으로써 방송운영의 자유를 제한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2024-05-30 17:58:28[파이낸셜뉴스] 현행법상 금지되는 유사수신행위(불법 금융업 등) 사업자라는 사정만으로 이와 맺은 계약을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봐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A사의 회생 관리인이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A사는 부동산 투자업체를 표방하면서 허가 없이 투자금을 모으고 ‘돌려막기’ 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불법 영업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2018년 6월 A사에 3000만원을 맡긴 대가로 1년간 배당금 580만원을 받았다가 법정에 서게 됐다. A사를 운영하던 부부는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징역 25년과 징역 20년이 각각 확정됐고, A사는 2021년 8월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A사의 회생 관리인은 B씨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돌려달라며 2022년 9월 소송을 냈다. 유사수신행위가 불법이므로 투자 약정도 무효이고, 따라서 약정에 따라 얻은 배당금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A사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적시된 유사수신행위법 3조는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으로 해석했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3조를 효력규정으로 봐 이를 위반한 법률 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것은 선의의 거래 상대방을 오히려 불리하게 함으로써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 취지에 실질적으로 반할 수 있고, 계약의 유효성을 신뢰한 상대방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사수신행위법의) 입법 목적은 행정적 규제나 형사처벌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고,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해야만 비로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5-27 1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