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위임장을 받은 뒤 곧바로 취임식을 거쳐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신임 이 위원장이 방송·통신 업계의 산적한 현안과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본격화될 정보통신기술(ICT)·방송 분야 정부조직 개편 논의 등 복잡하게 얽힌 방통위 정책 방향을 어떻게 풀어갈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통위는 신임 이 위원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만큼 취임식과 함께 곧바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바로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주파수 재할당 문제와 유선통신 업체들이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필수설비 공동활용 정책 등 업계 이해가 첨예하게 얽힌 정책을 판단해야 한다. 와이브로 주파수 재할당 문제는 정부가 토종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로 육성의지를 밝힌 와이브로가 국내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어떤 시각으로 분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은 정부의 와이브로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이슈여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이다. 유선통신 필수설비 공동활용 문제는 통신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한 제도지만 이 신임 위원장이 과거 KT사장을 역임했던 경력을 감안하면 KT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공동활용 강화 정책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KT·삼성전자의 스마트TV 갈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 보상 문제도 이 신임위원장이 결정해야 할 정책인데 망 중립성 정책의 방향과 소비자 피해를 유발한 KT·삼성전자의 처벌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방송분야에서도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 재전송에 대한 제도적 대안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지휘봉을 잡은 방통위가 어떤 제도를 마련할지 방송계 초미의 관심사다. 장기적으로는 대선 이후 정부조직 개편에서 방통위 조직을 어떤 모양새로 전환해야 하는지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도 신임 이 위원장의 과제다. 옛 정보통신부에서 ICT 정책업무를 맡았던 한 고위 관계자는 "방통위는 이 위원장 외에 4인의 상임위원이 합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여서 이 위원장에게 모든 정책결정의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원장의 생각이 정책에 묻어날 수밖에 없어 이 위원장 취임 이후 방통위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이 위원장이 특정 통신회사와 관련된 경력을 어떻게 희석하느냐에 따라 방통위 정책 공정성 여부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2012-03-08 16:22:27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번째 숙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전쟁 확전 자제를 당부했지만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오는 13일 만남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전쟁을 주장하는 매파'를 2기 행정부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러·우 전쟁 격화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우 전쟁을 확산시키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규모를 상기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지난 8일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요구와 현재 점령하고 있는 4개 우크라이나 지역을 포기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시각을 보여온 트럼프 당선인은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J D 밴스는 지난 9월 한 팟캐스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독립주권을 유지하고 러시아가 원하는 나토를 비롯한 우방들의 조직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보장을 하는 것이 최종 협정이 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행정부에 네오콘과 매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미국의 우파 성향 코미디언의 트윗에 "100% 동의한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답글을 남겼다. 그러나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는 트럼트 당선인 측의 바람과 달리 주말 사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강행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를 통해 "지난밤 러시아는 145대의 드론을 우크라이나로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6개 지역에서 84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당부에도 전투가 치열해지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점령한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종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바이든과도 러·우 전쟁 논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에서도 러·우 전쟁은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방송 대담프로그램에 출연, "바이든 대통령이 회동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말 것을 요청할 것"이며 "자신이 퇴임해도 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지와 현재의 아시아와 중동을 보는 시각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1월까지 우크라이나 원조펀드 60억달러(약 8조3800억원)를 모두 사용할 것이며, 앞으로 남은 임기 70여일 동안 미국 의회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는 것은 유럽의 불안정을 키울 것이라며 추가 지원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리번은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서도 강력한 위치에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1740억달러(약 243조원)를 원조했으며 동시에 나토의 우방국들에도 계속해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11 18:20:03[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번째 숙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해서 전쟁 확전 자제를 당부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오는 13일 만남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전쟁을 주장하는 매파'를 2기 행정부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당부에도 우크라 전쟁 격화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산시키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규모를 상기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지난 8일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요구와 현재 점령하고 있는 4개 우크라이나 지역을 포기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온 트럼프 당선인은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J D 밴스는 지난 9월 한 팟캐스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독립 주권을 유지하고 러시아가 원하는 나토를 비롯한 우방들의 조직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보장을 하는 것이 최종 협정이 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행정부에 네오콘과 매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미국의 우파 성향 코미디언의 트윗에 "100% 동의한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답글을 남겼다. '신(新)보수주의자'를 의미하는 네오콘은 무력을 통해서라도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시각을 지니고 있다. 각종 국제 분쟁에 대해서도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주장한다. 그러나 전쟁을 빨리 끝내겠다는 트럼트 당선인측의 바람과 달리 주말 사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강행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를 통해 "지난밤 러시아는 145대의 드론을 우크라이나로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6개 지역에서 84대의 우쿠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당부에도 전투가 치열해지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점령한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종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 바이든과도 우크라이나 전쟁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날 CBS방송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회동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말 것을 요청할 것"이며 "자신이 퇴임해도 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지와 현재의 아시아와 중동을 보는 시각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1월까지 우크라이나 원조 펀드 60억달러(약 8조3800억원)를 모두 사용할 것이며 앞으로 남은 임기 70여일 동안 미 의회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는 것은 유럽의 불안정을 키울 것이라며 추가 지원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리번은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서도 강력한 위치에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1740억달러(약 243조원)를 원조했으며 동시에 나토의 우방국들에도 계속해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11 13:54:21【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노잼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울산시가 부활한 울산공업축제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면서 '꿀잼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회용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축제로 운영돼 친환경 도시 울산의 자부심을 높였다. 다만 매연과 악취로 방문객의 불편을 유발한 경유 발전기 사용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100만명 방문 추산.. 1회용 쓰레기는 '0' "수십만 명이 다녀갔는데도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 보지 못했어요." 울산시는 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울산공업축제장에서 사용하는 식기와 음료수 잔을 모두 다회용기로 바꿔 쓰레기 발생량을 크게 줄였다. 울산시가 방문객 수를 100만명으로 추산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축제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후일담까지 전해지고 있다. 축제장 먹거리 쉼터에서는 지역별 향우회와 울산시 관변단체 등이 60가지에 이르는 메뉴를 판매했다. 하루에 수만 명이 오가며 다양한 음식을 즐겼다. 여기에 사용된 식기는 모두 스테인리스로 제조된 다회용기였다. 접시와 수저 등 다회용기 6000 세트를 준비했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수거와 세척, 재공급이 하루에도 몇 차례 반복됐다. 시 관계자는 "일 평균 4만 3000 세트 가량이 제공됐고, 나흘 동안 총 17만 세트가 제공된 것으로 집계됐다"라고 밝혔다. 다회용기 사용에 방문객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 수북이 쌓이는 일회용기 쓰레기를 직접 처리해야 했던 음식 판매점들도 일감이 줄었다고 반겼다. 커피와 음료 판매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회용 '울산컵'을 사용하고 수거 담당자들이 축제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면 빈 컵을 회수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울산시는 또 노점상과 푸드 트럭도 금지함으로써 일회용 쓰레기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별도 설치한 흡연부스와 청결이 유지된 화장실도 호응을 얻었다. 60대 김모씨 "축제 기간 내내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하나 찾아보기 어려웠을 정도로 깨끗한 축제 현장이었다"라고 칭찬하면서 "쓰레기 없고, 일회용기 없고, 바가지 노점 없는 이른 바 '3무' 축제였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이동식 발전기에 두통과 메스꺼움 호소 반면 축제 현장에서는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았다. 부스마다 전기 사용이 늘면서 축제장 곳곳에 경유를 연료로 하는 이동식 발전기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경유 발전기는 매연 유해 물질을 배출해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한다. 경유 연소 시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도 나올 수 있다. 축제장 식당 주변, 전시장, 각종 부스 사이에 20기에 가까운 이동식 발전기가 설치됐다. 연소할 때 발생하는 매연과 냄새는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가나갔다가를 반복했다. 또 태화강 산책로 가까이 설치된 발전기로 인해 산책 나온 시민들까지도 매연에 시달리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경유 발전기 사용을 이번 울산공업축제의 최대 오점으로 평가했다. 시민 이모씨는 "완성도 높은 친환경 축제로 진행됐지만 경유 발전기로 인해 2%로 부족한 느낌이었다"라며 "축제에서 전기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먹거리 판매점에서 배출된 오수 처리도 숙제를 남겼다. 태화강 둔치에 따로 오수관로가 없다 보니 오수를 배수로에 배출하고 오수가 한곳에 모이면 폐수처리 업체 차량이 수거해 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축제 기간 동안 날씨가 맑아 다행이었지만 비라도 내렸다면 오수가 넘쳐 태화강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컸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개막 첫날 6000명의 감탄을 자아냈던 낙화놀이는 십리대밭교 다리 위에서의 관람과 관련해 안전성 논란을 남겼다. 안전요원을 사전 배치했지만 급증한 관람객을 분산 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찰이 다리 출입을 통제하면서 일반 행인들 마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한 40대 시민은 "비좁은 다리 위에 한꺼번에 수백 명이 낙화놀이가 보이는 한쪽 난간으로 몰려 불안감을 느꼈다"라며 "진행자가 여러 차례 안내 방송을 통해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요지부동이었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10-16 08:05:22"30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꿈 같이 흘렀어요. 수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것 자체만으로 대단하다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어쩌면 이제야 꽃을 피운 것도 같아요. 그동안 수고한 자신에게 꽃을 선물하듯, 우리 모두가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시를 노래하는 소리꾼 장사익(75)은 오는 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3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둔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공연팀과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2일 장사익은 "이번 공연의 주제는 '꽃을 준다 나에게'로 정했다"면서 "알고 지낸 시인이 오랜만에 편지를 보내왔는데, 같이 적어 보낸 시 중 하나가 꼭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았다. 시는 원래 노래였다"고 운을 뗐다. 국악 연주자 출신으로 지난 1994년 소리판 '하늘 가는 길'로 데뷔한 그는 '가장 한국적인 느낌으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소리로 수행하듯 정진해왔다. 눈부실 만큼 희고 정갈한 한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장사익은 최근 방송인 KBS 1TV '가요무대'를 비롯해 2TV '불후의 명곡' 등 공중파 무대, 나아가 전국 공연과 해외 순회 공연까지 나서며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2015년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가수 이미자와 특별쇼 무대에 올랐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는 어린이 합창단과 애국가를 울려 전 세계인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40대 중반에 가수로 데뷔한 그는 30주년을 맞은 올해 공연이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장사익은 "2년마다 숙제를 하듯 꼭 공연을 여는데 마침 30주년이 됐다"며 "가수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상상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50~60대에 하는 30주년 공연을 70대에 한다는 점이 멋쩍지만 숫자 3을 좋아한다"며 천진하게 웃었다. '꽃을 준다 나에게'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홀연히 세상에 나왔다가 사람들과 만나 살면서 많은 이들에게 축하한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말하면서 늘 꽃다발을 줬다"며 "그런데 정작 돌아보니 내가 눈물 나게 기쁠 때 나에게는 꽃을 준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얘기라는 생각이 들어 주제로 정하고 노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타이틀곡을 비롯해 그가 30년간 애정을 갖고 불러왔던 대표곡들로 꾸려진다. 1부와 2부로 나눠 자작곡과 시대별로 인기를 누린 대중음악들을 차례로 선보인다. 그가 건넨 공연 초대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사랑한다, 축하한다. 남들에겐 스스럼없이 건넨 꽃. 돌아보니 나에겐 꽃 준 적 없네. 이제 노래 인생 30년을 다독이며 꽃을 준다, 나에게! 간절함으로 피어난 감사의 꽃을!' 장사익의 노래는 국악과 가요를 절묘하게 아우른 크로스오버 장르에 속한다. 대표곡으로는 그의 인생을 투영한 '찔레꽃'이 있다. 오케스트라 또는 밴드의 반주를 따라가는 노랫말은 정형화된 장단을 뛰어넘어 이야기하듯 흘러간다. 이는 호흡과 서사를 중요시하는 창법과 관련이 있다. 관중과 시선을 교류하며 호소하고, 때론 혼잣말을 하듯 속삭이며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완성시킨다. 눈물짓는 관람객들이 유독 많은 이유도 공연이 주는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장사익은 "국악에는 매듭을 맺고 푸는 개념이 있다. 메시지 전달이 맺는 것이라면 관객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해방시키는 것이 매듭을 푸는 과정"이라며 "공연장을 나갈 때는 마음이 하얀 도화지처럼 깨끗해져 삶의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동은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공연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외국인들에게는 내 노래가 한국의 아리아처럼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사익은 10여년 전 20명에 달하는 오케스트라 팀을 꾸려 한 달 가까이 미국 전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 한국인 출신 관객이 70%가량이었던 미국과 달리 러시아 공연은 90%가 현지인들로 객석이 채워졌다. 그럼에도 음악의 힘은 인종과 언어를 초월하게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부모에 대한 추억을 표현한 노래들을 부를 때, 그 애잔한 정서가 서로에게 통했다"고 회상했다. 늦깎이 데뷔를 했던 그는 어느덧 초로가 됐다. 또다시 10년이 흘러 40주년 공연에 대해서도 기대할 수 있을까.장사익은 "임종 직전에도 작은 춤사위를 잊지 않던 어느 명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지금까지 노래해온 것도 기적이지만 40주년에 대한 꿈은 갖고 있다"며 "이번 공연이 나나 여러분이 살아왔던 모든 과정이 헛된 것이 아닌 위대한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꽃을 준다 나에게' 공연은 서울에 이어 11월 9일 대구 경북대대강당, 12월 8일 대전예술의전당, 12월 25일 천안예술의전당, 2025년 1월 4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10 18:16:34[파이낸셜뉴스] 배우 한가인이 결혼 19년 만에 자택을 공개됐다. 한가인은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에 첫 영상을 올리고 자택을 공개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 버티고개에 위치한 고급빌라로, 2019년 기준 실거래가가 약 21억원으로 알려졌다. 한가인은 이전에 시부모와 5년 정도 함께 거주하다 분가해 이 집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한가인은 "방송촬영을 위해 3~4주에 걸쳐 정리를 했다"라며 "아이들 태우러 다녀야 하고, 숙제 등 챙겨줘야, 내 몸간수도 해야 하고, 촬영도 가끔 해야 해서 청소는 내려놨다. 내가 청소까지 하면 쓰러질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도우미를 부르면 눈치가 보인다. '한가인 어떻게 이렇게 하고 사나. 너무 지저분하게 사네'라고 할까 봐 눈치가 보여서 청소 가사도우미가 올 때가 되면 내가 청소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한가인이 자택이 있는 버티고개는 지대가 높고 남산과 가까워 공기가 쾌적하고 유동 인구가 적어 낮에도 한적한 분위기를 풍긴다. 유명 스타는 물론 재력을 갖춘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 서쪽에 조성된 호화주택 단지 ‘비버리힐즈’에 빗대 버티힐즈, 버티고개힐즈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시청, 여의도, 강남 등 서울 도심의 주요 업무지구와 접근성이 좋고, 한강과 남산을 끼고 있어 조망권과 주거환경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한가인은 2010년 준공된 고급빌라를 지난 2014년 12월 22억원에 매입했다. 한가인이 소유한 호실의 규모는 공급면적 191.08㎡(57평), 전용면적 156.08㎡(47평) 이다. 배우 공유도 같은 건물을 매입해 아래층에서 4년 3개월간 거주하다가 2020년 5월 21억38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차익은 1억 5800만 원으로, 재산세와 취득세 등의 세금을 제하면 수익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한가인이 소유한 호실의 현재 시세는 약 30억원 이상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대 수가 적은 데다 매물 자체가 뜸해 최소 25억에서 30억원을 호가한다는 것이다. 이웃사촌으로는 배우 심은하와 남편 지상욱 전 국회의원이 있다. 공효진은 직선거리로 60m 떨어진 고급빌라의 한 호실을 매입해 거주하고 있다. 공효진은 2016년 7월 약 12억원에 이 곳을 사들였으며, 최근 30억원에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8 00:46:08인간과 비슷하거나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지능(AI)이 2030년 전후로 등장하는 AI발 '싱귤래리티'(특이점)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AI가 내년 안에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AI 발전 속도는 증기기관과 전기, 인터넷이 일군 혁신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AI 윤리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AI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할루시네이션(환각)과 가짜뉴스 생성 등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요 국가들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원동력으로 AI를 국가전략화하고 있다. 빅테크들도 합종연횡을 확대하며 브레이크가 풀린 기술발전 속도는 한층 가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9월 5일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열리는 'AI월드 2024'를 앞두고 변동식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강연자인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세종사이버대 컴퓨터 AI 공학과 초빙교수)과 AI 시대의 변화상을 놓고 특별대담을 했다. ―AI가 우리 일상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대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나.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특이점'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를 역으로 생각해 보자. 예를 들면 한 사람에게 오는 것이냐, 아니면 산업 전반에 적용될 것이냐에 따라 다른 문제다. 특이점이 2030년 전후로 온다고 하는데, 결국 우리가 AI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역량이 됐을 때 그 시대가 열릴 것이다. 미국 정부가 챗GPT 5.0에 대해 오픈AI와 함께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컨트롤한다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싱귤래리티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하지만 자동차가 처음 개발됐을 때 사람보다 빠른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도구적 관점에서 AI가 더 똑똑해지면 좋다. ―특이점이 오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제도와 사회적인 총체적 시스템의 합의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생성형 AI와 관련한 윤리 문제도 비슷하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와 비슷하다. '자율주행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와 자동차 제조사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냐'를 놓고 해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더 완벽해진 자율주행 기술이 나오면 제품에 탑재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에도 윤리적 관점에서 AI를 컨트롤할 수 있는 '킬 스위치'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그런 기술들이 정리가 됐을 때 우리가 말한 초지능들이 나올 것이다. ―인간의 생산성을 AI가 더 높인 점을 보면 결국 인간의 '창의성'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AI를 활용하면 소수가 가지고 있던 창의성을 일반인들도 발현할 수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있기 전에는 몇몇 미디어가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가 등장하며 개인도 방송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문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간 미디어는 사회적 문제 지적과 더불어 사실 확인이라는 역할을 해왔다. 그 역할을 생성형 AI가 한다고 가정하면 이를 판별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교묘하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잘한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정답이 아닌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인턴이 정리한 자료를 보면 고쳐서 정확한 보고서를 쓸 수 있지만, 일반인이 AI가 정리한 자료를 보면 맞는지 틀린지를 모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넷플릭스가 1000만 유저를 모으기까지 3.5년이 걸린 데 비해 챗GPT는 단 5일이 소요됐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AI에 따른 향후 산업의 발전 방향이 궁금하다. ▲챗GPT 자체 기술의 업그레이드 방향과 생성형 AI 전반에 대해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챗GPT는 아직 AI와 음성으로 실시간 대화할 수 없다. 사람끼리 대화는 중간에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만해'라면서 말을 멈추고 지적할 수 있지만, AI는 아직 그런 게 안 된다. 멀티모달이 제대로 되려면 말을 하다가 중간에 끊고 '다시 말해봐' 같은 대화가 돼야 한다. 생성형 AI 측면에서는 '도스에서 윈도 시대로 전환'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못하는 게 '질문'이다. 생성형 AI 쪽에서는 이를 '프롬프팅'이라고 표현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사용자인터페이스(UI)다. 도스에서 명령어를 통해 내리던 명령을 윈도에서 수많은 이미지와 버튼으로 대체한 것처럼 이를 AI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생성형 AI에 해당 서비스 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결국 지금보다 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특정 분야의 기술이 아닌 산업의 기반요소가 됐다. 결국 AI를 신속하게 잘 접목하는지에 따라 생존지형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생성형 AI의 가장 놀라운 이유가 화이트칼라, 그중에서도 창의성에 기반한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챗GPT가 2022년 10월 전 세계에 동시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성공 케이스를 만들면 해외에서도 참고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 중심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빠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챗GPT를 사용해 본 기업 총수들이 잘 사용하고, 직원들에게 사용을 권하는 분위기다. 톱다운 방식으로 AI 사용을 권장하다 보니 조직이 빨리 움직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과거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했는데, 이제는 '기업 동맹' '합종연횡'이 대세가 되고 있다. 동맹의 시대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예전에는 기술의 부분만 가져와도 쓸 수 있었는데, 지금은 통째로 가져오지 않으면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적극적 파트너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 유튜브가 등장했을 때 유튜브와 싸웠던 사람보다는 유튜브 콘텐츠 안에서 함께 성장한 사람이 살아남았다. AI도 같은 상황이다. 네이버같이 큰 언어모델을 만드는 곳은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특화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은 비즈니스 케이스 개발에 주력해 서로 연합할 때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다. 저는 10년 만에 다시 '프레너미(Frenemy·친구와 적의 합성어)' 시대가 찾아왔다고 표현하고 싶다. 골드러시 때 가장 돈을 많이 번 곳이 청바지를 판매한 사람인 것처럼 AI 시대에는 엔비디아가 돋보이고 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적과의 동침'을 하는 그림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사피온과 리벨리온이 합병했다. 리벨리온은 KT와 삼성전자가, 사피온은 SK텔레콤이 투자하는 회사다. SK텔레콤과 KT가 같은 회사가 된 셈이다. 이제 합치지 못하면 (성공)할 수가 없다. ―AI 기술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니고 현재인 것 같다. AI로 인해 우리 일상의 변화, 또 일반인의 삶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어떠한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나. ▲사람마다 생각의 관점이 다르지만 '도구적 진화'의 관점으로 보는 게 좋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수많은 데이터 분석가들도 'AI가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앞서 소개한 유튜브 역시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보는 분들이 있는 반면 유튜브를 보며 즐기는 사람이 있다. 'AI에 얼마나 몰입돼 있는 것이 나에게 어떤 큰 의미를 줄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AI 시대 창의성의 핵심을 생각해 봐야 한다. 생성형 AI 시대 창의성의 핵심은 '줏대'다. 생성형 AI의 결과물은 그럴듯하다 보니 AI에 의지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최종 결과물이 본인의 생각과 달라진다. 결국 내가 해야 하는 주체적인 일들을 다 뺏기는 셈이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항상 랜덤하게 결과를 만든다. 본인의 신념을 밀어붙일 수 있는 '줏대'가 중요한 이유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불평등에 대한 이슈가 커진다. 디지털 시대에도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이슈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AI 시대에 불평등 이슈는 어떻게 전개될 수 있나. ▲가장 극단적으로는 일종의 불평등이 당연해지는 시대가 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가정하면 AI를 활용하는 사람에게 부의 쏠림이 심화되고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아주 적은 비용만 있다면 사람들은 즐길 거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기업의 논리가 아니라 결국 국가나 사회 전체가 논의하고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AI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한다. 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질문을 잘 만드는 것'이다. 대답은 AI가 해주기 때문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8-28 18:31:25[파이낸셜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며 오랜만에 정쟁 대신 정책 질의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유 후보자에게 R&D(기술개발) 예산 삭감과 2000명의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지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국회 과방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지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고성과 비판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이번 청문회에서는 여야 간사들의 적극적인 중재로 정쟁 대신 정책 질의가 이어졌다. 먼저 민주당 등 야권은 과학계 출신인 유 후보자가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잘못된 방향에 대해 직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질 검증에 돌입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이 한마디 때문에 IMF 때도 없었던 R&D 예산 삭감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라며 "국가 R&D 예산 108개를 삭감했는데 작년 6월 말부터 8월 20일까지 반드시 해야 하는 단계 평가 절차도 생략했다. 다시 대통령께서 잘못된 경유를 통해 현장과 괴리된 R&D 예산 관련 압박을 해 올 때 부처 장관으로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윤 대통령의 정책 우선 순위에서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장관 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대통령과 소통해 과학기술 정책의 비중을 높이고 우선 순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 유 후보자는 "소통 부재에서 오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대통령과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유 후보자에게 과학기술계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 관련 현안도 챙길 것을 당부하며 민생과 직결된 정책을 요청했다. 박충권 의원은 지난 2014년에 제정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이 목표를 이룬 만큼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말기 시장 정상화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 효과가 국민께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후보자도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유 후보자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야 될 문제"라고 답했다. 최수진 의원은 "현재 이공계 지원도 어렵고 공공 연구원들의 월급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누가 연구를 하겠는가"라며 "과기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숙제가 아니다. 기획재정부 등 다른 정부부처와 협력을 통해 개선해달라"고 주문했다. 유 후보자도 "개선돼야 한다"며 "명심하겠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8-08 17:21:49한국인 최초로 세계은행 부총재직에 선임된 김상부 전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이 "앞으로 세계 정부, 각국 기업들과 협력을 하게 될텐데, 그 중에서도 한국 정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은 많은 디지털 개발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경험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이 그동안 정부와 구축해 왔던 여러 가지 노하우들이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30일 신설 직위인 디지털전환 부총재에 김 전 총괄을 임명했다. 디지털전환 부총재는 개발도상국의 디지털·데이터 인프라, 사이버 보안, 디지털 정부 등의 디지털 기반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을 이끌게 된다. 한국이 세계은행 최고위직에 진출한 것은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이후로 처음이다. 김 부총재 내정자는 글로벌 공개경쟁을 통해 선발됐으며 구글 ·LG유플러스 등 국내외 디지털 기업을 아우르며 전문성을 쌓아왔다. 행정고시 40회 출신으로 옛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실 등에서도 두루 근무했으며 다음달 3일부터 부총재 임기를 시작한다. 김 부총재는 먼저 “한국 정부에서, 한국 기업에서, 또 글로벌 기업에서 디지털과 관련된 업무를 계속 종사해 왔는데 이번에 세계은행 부총재로 가게 되면서 조금 더 많은 세계 인류의 분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면서 “한국 정부의 많은 지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을 통해 저개발국들이 좀 더 빠르게 중위권 또는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툴이라고 믿는다”면서 “세계은행에서는 지구에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여러 가지 이니셔티브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디지털이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디지털 부총재직을 신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AI가 이렇게 앞서가는 과정 속에서 인터넷 접속조차 되지 않는 저소득 국가들에 어떻게 AI 혜택을 누리도록 할 것인가 등 여러 가지 숙제들이 있다”며 “선진국에서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다 채택할 수는 없지만 저소득 국가에 맞는 기술개발, 정책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를 비롯한 여러 가지 디지털 화두를 전 세계에 전파하게 될텐데 그 과정에서 많은 인프라를 깔고 많은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또 개인정보 이슈들이 있을 때는 이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각 국 정부에 제시하면서 전 세계에 디지털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며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인류들이 혜택을 나누고 저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8-06 11:38:56[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는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4법은 물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당의 단결에 방점을 찍었다. 한 대표는 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힘을 실으면서 정책 정당으로서의 존재감도 부각시켰다. 거야 투쟁을 이끄는 동시에 민생과제 해결을 위해 선두에 서겠다는 '투트랙' 행보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원외 당대표'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 소속 의원들과 선수별, 지역별 등 잦은 접촉을 통해 스킨십을 넓혀가는 소통행보에 주력할 전망된다. 다만 지도부에 포진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초반부터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권력 이원화'를 주장하는 등 벌써부터 한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리고 있어 친한동훈계와의 묘한 알력 다툼이 예상된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는 전당대회 과정 내내 방송장악 4법과 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 단호히 반대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한 대표는 "민주당이 전당대회가 끝난 바로 다음 시점에 방송장악 4법과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선택한 의도는 전대 이후 남은 (묵은)감정들 때문에 국민의힘이 분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얄팍한 기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건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동훈 체제에서 여권이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법'을 두고 적전분열할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의원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자신도 원내 지도부와 한 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권 분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쓰는 모습이다. 현재 한 대표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원외 당대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다. 특히 국회에서 거대야당의 입법독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외 대표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게 큰 숙제다. 반한계 지도부 인사인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가 결정할 일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정치적 견제에 나선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원외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한 대표는 일단 원내 한동훈계의 영향력을 넓히는 동시에 민심이 요구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집권여당 수장으로서의 권한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첫 최고위회의에서 한 대표가 야권을 향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민생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 최우선으로 실현하자"고 촉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7-25 16:3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