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엔 음주 측정을 거부하거나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방법이 주였지만, 최근엔 단속 구간과 시간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고 음주 운전 적발 이후 감형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 측정에 불응하거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꼼수를 부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음주운전 단속 측정 거부 건수는 2019년 4116건, 2020년 4407건, 2021년 4377건, 2022년 4747건, 2023년 4321건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4000건을 훌쩍 넘긴다. 2023년의 경우 전체 음주운전 단속 건수가 13만105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명 중 3명 이상(3.3%)이 음주 측정을 거부한 셈이다. 음주 측정 거부 외에도 사고 후 현장을 떠나 다음날 조사를 받거나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상태에서 추가로 술을 마셔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술타기', 또는 사고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의 사례도 빈번하다. 실제 지난 7월 서울 중랑구에서 30대 남성 A씨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를 낸 뒤 동승자와 운전자 바꿔치기를 해 경찰에 붙잡혔다. 이보다 앞서 서울 서대문구에선 음주 상태로 차를 몰던 40대 남성 B씨가 음주 단속을 시도하던 경찰을 매달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시간 만에 인근 주택가에서 체포된 B씨는 "도주 후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셨다"며 음주운전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음주 사실을 입증해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이처럼 음주운전 관련 꼼수가 만연한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음주운전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3% 이상인 경우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변해 당시 상태를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다. 더구나 현행법상 음주운전자가 도주 후 술을 더 마신 경우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입증하기 어렵다. 운전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할 여지도 있어 처벌이 쉽지 않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소매치기범이나 절도범은 CCTV가 있어 도망가도 소용이 없지만, 음주운전은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해 판단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범죄 사실 입증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음주 단속을 피하는 전통적인 꼼수에 더해 기술과 정보 공유를 활용한 새로운 수법도 등장했다. 음주 단속 구간과 시간을 알려주는 앱이 대표적이다. 사용자들이 경찰 단속 지점을 실시간으로 제보하면 해당 위치가 지도에 표시돼 운전자들은 단속을 교묘하게 피할 수 있다. 음주운전 단속 공유로 잘 알려진 두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각각 100만회, 50만회에 달한다. 다만 해당 앱도 정보 공유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명확하게 불법이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음주 단속에 걸린 후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형량 줄이는 방법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날 오픈채팅방에 '음주운전'을 검색해 보니 수십 개의 채팅방이 등장했다. 일부 채팅방에선 "사고 후 블랙박스를 감춰놨는데 나중에라도 제출하는 게 좋냐", "정신병원 기록 등을 제출하면 감형에 도움이 되냐", "반성문은 많이 쓰면 쓸수록 좋냐" 등의 질문이 오갔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며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공적 인물들이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고 실제로 음주운전을 함으로써 대중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그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형량을 강화하는 것보다도 발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단속 방법을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항상 뭔가 잘못한 사람들이 경찰을 피하려고 하는데 이는 음주운전도 마찬가지"라며 "경찰 인력이 충분치 않아 100%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관점에 따라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경찰은 일관되고 엄중하게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10-22 18:22:24[파이낸셜뉴스] 음주·과속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50대 포르쉐 운전자가 음주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고를 낸 이후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해 추가로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술타기 수법'이다. '술타기'는 운전 후에 술을 더 마셔 운전 중에 음주 상태였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수법이다. 최근 가수 김호중이 음주사고 이후 술타기 수법을 사용해 음주운전 혐의를 피했다. 이 남성은 경찰의 초동 수사가 미흡했던 점을 악용해 이 같은 '술타기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보영)는 지난 15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등 혐의로 A씨(50대)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0시45분께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호남제일문 광장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를 몰다 경차(스파크)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 B씨(19·여)가 숨졌고, 동승했던 C씨(19·여)도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A씨는 제한속도 50㎞ 구간에서 159~164㎞로 직진하다가 좌회전 중이던 스파크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인 포르쉐 운전자가 고통을 호소하자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신분 확인이나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았다. A씨는 "병원에서 채혈하겠다"고 경찰관에 말한 뒤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이때 경찰관은 동행하지 않았다. 병원에 도착한 A씨는 경찰관에게 약속했던 채혈을 하지 않고 1시간40여분 뒤인 이날 오전 2시25분께 병원을 빠져나왔다. 병원에 나오자마자 A씨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맥주 1캔을 다시 마셨다고 한다. 이후 지인을 불러 집으로 향했다. A씨는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또다시 맥주 1캔을 사서 마셨다. 병원에 뒤늦게 도착한 경찰관은 A씨가 이미 퇴원한 것을 뒤늦게 알고 음주측정을 하기 위해 그에게 전화를 했다. 결국 경찰은 A씨의 집 앞에서 사고발생 2시간20여분만인 오전 3시3분께서야 음주측정을 했다. 당시 음주측정을 한 수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4%. 면허취소 수치다. A씨는 측정 후 경찰관에게 "술을 추가로 마셨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수치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아닌 점 등을 감안해 혐의 입증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A씨의 진술과 편의점에서 구입한 영수증 등 정황 증거를 토대로 역추산 방식을 적용, 0.051%인 '면허 정지' 수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의 공소장에 적힌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경찰이 제시한 수치보다 더 낮은 0.036%이었다. 검찰은 A씨가 사고 이후 수 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을 했고,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셨기 때문에 경찰의 역추산 방식만으로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검찰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36%로 재조정해 기소했다. 모두 초동수사 부실로 인해 발생한 문제였다. 경찰 매뉴얼 상 교통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운전자들에 대한 음주측정을 곧바로 하게 돼 있다. 또 채혈을 원할 경우 병원으로 경찰관이 동석해 병원에서 채혈을 통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A씨에 대한 음주운전 수사과정에서 경찰은 매뉴얼대로 조치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은 A씨가 법망을 회피할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전북경찰청은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파출소 직원 등 5명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6 09:33:40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세번째 통과했다. 표결 전 의원 전원이 퇴장하면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여당은 추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의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향후 이어질 재표결 계산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진 가운데, 세번째 김건희 특검도 거부권 행사-재표결-부결 과정을 거쳐 폐기될 것으로 점쳐진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표결 전 모두 퇴장했으며 야당 단독으로 재석 191명 중 191명이 찬성해 김건희 특검법을 가결시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퇴장 이후 이어진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안 관련해선 당론으로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하고 앞으로 이 법은 반드시 저지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총에 앞서서도 추 원내대표는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판결을 앞두고 일어나는 여러 가지 폭주 중 하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본인들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날치기 강행 처리한 법안을 본회의 직전에 허겁지겁 뜯어고쳐 올렸다"며 "이런 식의 입법이면 국회 상임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어떤 법이든 토론과 숙의를 거쳐 처리해도 본회의 직전에 다수당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이 전원 퇴장하면서 이탈표는 한표도 나오지 않았다. 야당이 제출한 수정안에 담긴 제3자 추천 내용이 여전히 합리적이지 못하고 위헌적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안 수정을 통해 수사 대상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과 명태균씨 관련 의혹으로 줄이고,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았다. 여당은 이같은 비토권을 제3자 추천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일부 조항을 완화한 특검법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이후 제안한 법안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민주당과 또 다른 야당이 추천하게 돼 있다"며 "제가 얘기하는 제3자 추천이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이 주도한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여당이 당론을 반대로 모으면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이후 국회에서 이어질 재표결에서도 여당 내 큰 이탈이 나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재표결에서 여당의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김건희 특검법은 다시금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로 인한 국민 피해를 보전해주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신분 비공개 수사와 위장 수사가 가능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1-14 18:22:03[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세번째 통과했다. 표결 전 의원 전원이 퇴장하면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여당은 추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건으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향후 이어질 재표결 계산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진 가운데, 세번째 김건희 특검도 거부권 행사-재표결-부결 과정을 거쳐 폐기될 것으로 점쳐진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표결 전 모두 퇴장했으며 야당 단독으로 재석 191명 중 191명이 찬성해 김건희 특검법을 가결시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퇴장 이후 이어진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안 관련해선 당론으로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하고 앞으로 이 법은 반드시 저지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총에 앞서서도 추 원내대표는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판결을 앞두고 일어나는 여러 가지 폭주 중 하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본인들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날치기 강행 처리한 법안을 본회의 직전에 허겁지겁 뜯어고쳐 올렸다"며 "이런 식의 입법이면 국회 상임위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어떤 법이든 토론과 숙의를 거쳐 처리해도 본회의 직전에 다수당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이 전원 퇴장하면서 이탈표는 한표도 나오지 않았다. 야당이 제출한 수정안에 담긴 제3자 추천 내용이 여전히 합리적이지 못하고 위헌적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안 수정을 통해 수사 대상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과 명태균씨 관련 의혹으로 줄이고,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았다. 여당은 이같은 비토권을 제3자 추천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일부 조항을 완화한 특검법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이후 제안한 법안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민주당과 또 다른 야당이 추천하게 돼 있다"며 "제가 얘기하는 제3자 추천이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이 주도한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여당이 당론을 반대로 모으면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이후 국회에서 이어질 재표결에서도 여당 내 큰 이탈이 나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재표결에서 여당의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지 않는다면 김건희 특검법은 다시금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로 인한 국민 피해를 보전해주는 민방위기본법 개정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신분 비공개 수사와 위장 수사가 가능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1-14 16:38:57[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 직후 술을 추가로 마시는 방법으로 경찰의 음주 측정을 방해하는 '술타기 수법'을 금지하는 '김호중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회는 14일 제12차 본회의를 열어 '도로교통법 일부법률개정안(김호중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재석 289명 중 286명이 찬성하고, 3명이 기권했다. '김호중 방지법'은 경찰의 음주 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음주측정 방해행위를 한 사람을 음주측정 거부행위를 한 사람과 같은 처벌을 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가는 비상식적 인식의 확산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음주운전은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까지 앗아갈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며 경종을 울렸다. 해당 법안은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혐의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술타기 수법'으로 혐의를 피하려고 해 빈축을 샀다. 김호중은 지난 13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장을 제출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1-14 14:52:39[파이낸셜뉴스] 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김호중방지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술타기 수법' 등 음주운전 여부 확인을 위한 음주측정 방해행위에 대한 금지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로, 지난 5월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기 위해 술을 더 마시는 '술타기 수법'을 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회 내에서 개정의 급물살을 탔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1-14 12:41:03[파이낸셜뉴스] 20대 여성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지인 남성과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가 실형을 살게 됐다. 남성도 법정 구속됐다. 운전자 바꿔치기는 술타기 수법과 함께 대표적인 음주운전 꼼수로 분류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위은숙 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28·여)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위 판사는 또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와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지인 B씨(30·남)에게도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9일 오전 8시 50분께 인천시 부평구 빌라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B씨의 차량을 10m가량 몰다가 주차된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48%로 면허 정지 수치였다. A씨가 음주운전을 한 차량에 함께 탄 B씨는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도착하자 "내가 운전자"라고 거짓말을 했다. A씨도 경찰 조사를 앞두고 "나 술 마신 거 절대 비밀"이라며 "모른다고 하라"고 B씨에게 따로 부탁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건 발생 1년 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검찰은 범행 전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차량까지 운전하게 둔 B씨에게 범인도피 혐의뿐 아니라 음주운전 방조 혐의도 적용했다. 위 판사는 "A씨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며 "B씨가 운전자 행세를 하는 사실을 알고도 방조해 죄질이 좋지 않고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B씨도 형사사법 체계에 혼란을 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10-27 09:18:20[파이낸셜뉴스] 음주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엔 음주 측정을 거부하거나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방법이 주였지만, 최근엔 단속 구간과 시간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고 음주 운전 적발 이후 감형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 측정에 불응하거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현장에서 꼼수를 부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음주운전 단속 측정 거부 건수는 2019년 4116건, 2020년 4407건, 2021년 4377건, 2022년 4747건, 2023년 4321건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4000건을 훌쩍 넘긴다. 2023년의 경우 전체 음주운전 단속 건수가 13만105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명 중 3명 이상(3.3%)이 음주 측정을 거부한 셈이다. 음주 측정 거부 외에도 사고 후 현장을 떠나 다음날 조사를 받거나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상태에서 추가로 술을 마셔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술타기', 또는 사고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의 사례도 빈번하다. 실제 지난 7월 서울 중랑구에서 30대 남성 A씨가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를 낸 뒤 동승자와 운전자 바꿔치기를 해 경찰에 붙잡혔다. 이보다 앞서 서울 서대문구에선 음주 상태로 차를 몰던 40대 남성 B씨가 음주 단속을 시도하던 경찰을 매달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시간 만에 인근 주택가에서 체포된 B씨는 "도주 후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셨다"며 음주운전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음주 사실을 입증해 B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이처럼 음주운전 관련 꼼수가 만연한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음주운전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3% 이상인 경우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변해 당시 상태를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다. 더구나 현행법상 음주운전자가 도주 후 술을 더 마신 경우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입증하기 어렵다. 운전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할 여지도 있어 처벌이 쉽지 않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소매치기범이나 절도범은 CCTV가 있어 도망가도 소용이 없지만, 음주운전은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해 판단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범죄 사실 입증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음주 단속을 피하는 전통적인 꼼수에 더해 기술과 정보 공유를 활용한 새로운 수법도 등장했다. 음주 단속 구간과 시간을 알려주는 앱이 대표적이다. 사용자들이 경찰 단속 지점을 실시간으로 제보하면 해당 위치가 지도에 표시돼 운전자들은 단속을 교묘하게 피할 수 있다. 음주운전 단속 공유로 잘 알려진 두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각각 100만회, 50만회에 달한다. 다만 해당 앱도 정보 공유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명확하게 불법이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음주 단속에 걸린 후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형량 줄이는 방법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날 오픈채팅방에 '음주운전'을 검색해 보니 수십 개의 채팅방이 등장했다. 일부 채팅방에선 "사고 후 블랙박스를 감춰놨는데 나중에라도 제출하는 게 좋냐", "정신병원 기록 등을 제출하면 감형에 도움이 되냐", "반성문은 많이 쓰면 쓸수록 좋냐" 등의 질문이 오갔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며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공적 인물들이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고 실제로 음주운전을 함으로써 대중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그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형량을 강화하는 것보다도 발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단속 방법을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항상 뭔가 잘못한 사람들이 경찰을 피하려고 하는데 이는 음주운전도 마찬가지"라며 "경찰 인력이 충분치 않아 100%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관점에 따라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경찰은 일관되고 엄중하게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10-22 14:27:37[파이낸셜뉴스] 만취 상태에서 차를 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다. 지난해 9월 대구에서 한 60대 남성이 혈중알코올농도 0.128% 상태로 약 2.4km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차된 차에서 약 39초간 머물다 밖으로 나온 그는 40분쯤 뒤 경찰 음주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128%로 나왔다. 당시 남성이 주차하는 모습이 정상적이지 않았고 차에서 내리고도 비틀거렸다는 목격자 진술도 확보됐지만, 결국 무죄 판결 나왔다. 남성이 주차한 차 안에서 머물던 39초 사이 소주 1명을 모두 마셨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정황 증거들 내지 추측만으로 음주운전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운전이 끝난 후 음주한 것이라는 주장,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사고 모방 사례로 적지 않게 이용되고 있는 상황. 김호중은 지난 5월 뺑소니 사고 후 현장을 떠나 술을 더 마시는 방식으로 음주운전 혐의를 벗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술타기 수법'을 처벌하는 일명 '김호중 방지법'은 지난달 25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04 09:29:35[파이낸셜뉴스] 미궁에 빠졌던 20여년 전 살인사건의 실체를 밝혀낸 수사 등이 대검찰청의 ‘7월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에 선정됐다. 28일 대검에 따르면 춘천지검 영월지청(부장검사 김현우)은 2004년 영월에서 발생한 장기 미제 살인 사건에서 범행현장 족적 및 혈흔 분석, 관련자 압수수색 실시 등 전면적인 보완수사를 통해 피고인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알리바이를 꾸며냈다는 점을 입증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제2부(부장검사 이세희)는 아동과의 단순 성매매로 송치된 사건 이면에 성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검찰은 피해 아동이 그날의 일들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심층면담, 대검 진술분석 등으로 범행의 전모를 규명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제1부(부장검사 최형원)은 전세사기 일당에게 25억원을 불법으로 대출해 주는 등 사기 행각을 도운 법무사와 금융기관 지점장을 구속 기소하고, 전세사기에 이용된 건물의 시가를 부풀려 임차 의뢰인들에게 소개한 중개사 등 5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기소한 점을 인정받았다. 대검은 이와 함께 이른바 ‘술타기’ 수법으로 처벌을 모면하려 했던 음주운전 전력 4회의 피고인을 엄단한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제2부(부장검사 류주태) 사건, 법원 전자 소송사기 일당 6명을 적발한 춘천지검 형사제2부(부장검사 홍승현) 사건도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8-28 12: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