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안양=노진균 기자】 안양천이 과거 오염 하천의 오명을 벗고 지방정원으로 탈바꿈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도 의왕 백운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유입되는 이 32km 길이의 하천은 이제 경기도와 서울의 8개 지자체를 잇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거듭날 전망이다. 24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산림청으로부터 지방정원 조성예정지로 지정 승인을 받은 안양천은 안양, 광명, 군포, 의왕 등 4개 지자체의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12월 기본협약을 체결한 후 올해 3월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역할을 분담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안양시는 재해영향평가를, 광명시는 기본 및 실시설계를, 군포시는 환경영향평가를, 의왕시는 문화재 지표조사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열린 중간보고회에서는 하천의 치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민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친수 공간 조성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주거지와 하천,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 공공정원' 개념이 제시돼 주목받았다. 시 관계자는 "안양천 생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식물을 선별해 식재할 계획"이라며 "수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양시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10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했다. 안양시 구간은 전체 안양천의 약 3분의 1인 11.9km로, 안양석수체육공원, 안양천생태이야기관 등 주요 명소들이 인접해 있다. 4개 지자체는 2026년 지방정원 등록, 2029년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의 두 번째 지방정원이 될 전망이다. 안양천의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70~80년대 오염 하천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은 2001년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정화 사업을 거쳐 현재는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황조롱이가 서식할 정도로 생태계가 회복됐다. 안양시는 이러한 변화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환경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안양천 환경대학'은 지금까지 3000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안양천은 지역 시민들의 삶이 담긴 역사적인 하천"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안양천을 8개 지자체를 아우르는 힐링과 소통,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0-24 15:22:21【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전국 최초 '체험형 고향기부금 답례품' 개발 사업으로 '고향마을 활성화' 사업을 시행키로 하고, 장성 별내리 마을, 광양 도선국사 마을, 나주 이슬촌 마을을 체험마을 등 3곳을 선정해 시범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고향마을 활성화' 사업은 현행 농수축산물 중심의 답례품 제공에서 벗어나 기부자가 직접 고향에 내려와 체험하고 즐기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군 마을 대상 공모에 나서 전문 평가단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기존 사업성과 주민 참여도, 창의성 및 독창성, 사업의 지속 가능성, 체험 인프라 구성 등 5개 항목을 평가해 3개 마을을 선정했다. 장성 별내리 마을은 천문관람대와 주변 캠핑장을 연계한 다양한 사업 제안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광양 도선국사 마을은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체험상품을 개발해 운영한 성과가 돋보였다. 나주 이슬촌 마을은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노안성당 탐방과 이화주 제조 체험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았다. 3개 마을은 앞으로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마을 체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체험형 상품을 기부답례품 사업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전남도 답례품 선정위원회'를 거쳐 최종 답례품으로 선정되며 선정된 답례품 사업은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할인가맹점과 연계해 운영될 예정이다. 김종기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고향마을 활성화' 사업을 통해 단순한 특산품 제공에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직접 체험토록 함으로써 고향사랑 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남 관광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는 전남에 애정을 갖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관계인구를 늘려 지역 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남도가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포터즈에 가입하면 277개 지역 할인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누리고, 전남의 관광, 축제 정보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9-15 08:29:45[파이낸셜뉴스] 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근현대 건축문화유산 전수조사’를 펼쳐 역사성 및 희소성이 있는 308건을 우수건축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대전시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대전 전역의 50년 이상 된 건축물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건축물의 문화재적 가치평가를 통해 선제적 보호와 관리체계를 수립한다는 정책 목표 실현을 위한 것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3개월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물대장에 작성된 2만6720건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와 항공사진 지적도 합성 등을 통해 최종 1만 4410건을 목록화했다. 이어 보고회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문화유산 지정 또는 등록 기준인 역사성, 예술성, 학술성, 보존상태, 희소성 가치 여부를 대입, 최종 308건의 우수건축문화유산으로 선별했다. 선별된 308건은 △세부적으로 국가 및 시 지정유산 또는 국가등록급에 해당하는 1등급 △시 등록문화유산급 2등급(62건) △우수건축자산급 3등급(246건)으로 분류했다. 이번 전수조사에서는 1등급에 해당하는 문화유산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시간의 가치가 더해지면 등급이 상향될 수 있는 문화유산이 다수 포함됐다. 우수건축자산은 1960~1970년대 건축물이 50.4% 가장 많았다. 대부분 주거와 상업시설이었다. 이와 함께 1940년대 이전 건축물도 23.4% 잔존 여부가 확인돼 역사적 가치를 지켜가야 할 문화유산으로 확인됐다. 우수건축자산 지역 분포에서는 근대 도시 대전의 태동과 확산 방향이 드러났다. 동구가 60.7% 187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는 26.6% 82건이었다. 대전시는 근현대건축유산 전수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다각적인 보존과 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입을 통한 적극적인 원형보존에 노력하는 한편, 임대를 통한 유휴공간 활성화도 도모하는 등 물리적 보존을 최우선으로 한다. 물리적 보존이 불가한 경우, 정밀실측·3차원(3D)스캔·모형 제작 등의 기록물로 남겨 아카이브를 구축한 뒤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근현대문화유산법'에 따른 문화유산 등록과 '한옥 등 건축자산법'에 따른 우수건축자산을 선정하는 등 제도적 차원에서의 접근도 지속할 예정이다. 노기수 대전시 문화예술관광국장은 "그동안 대전시는 그동안 근현대 건축물의 보존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다소 산발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근현대 건축유산의 선제적인 보호와 좀 더 명확한 관리체계를 수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4-07-23 09:33:50[파이낸셜뉴스] 최근 서부산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구덕운동장 재개발 계획’을 놓고 실제 운동장 이용자들의 이용 수요를 분석해 이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와 함께 구덕운동장이 2019년 부산시 미래유산에 지정된 점을 활용, ‘등록문화재’로 등록함으로써 축구장을 개보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부산 서구 주민 등으로 구성된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반대 주민협의회’는 21일 오후 4시 부산 서구 구덕신협 본점 대강당에서 구덕운동장 재개발 관련 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중앙대 손환 체육교육과 교수가 ‘구덕운동장의 역사적 가치와 활용 방안’을, 부산대 주기재 생명과학과 교수가 ‘서구민과 구덕운동장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아울러 패널토론을 앞두고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이 ‘구덕운동장 재개발의 문제점’을, 미래유산지킴이 김성일 교사가 ‘구덕운동장 주인은 미래세대’를 주제로 발제의견을 냈다. 손환 교수는 “구덕운동장은 부산 최초 공설운동장으로 1957년 전국체육대회 역사상 최초로 지방순회 개최지 역할을 해냈으며 1982년 롯데 자이언츠, 1983년 대우 로얄즈의 첫 홈구장이었다”며 “축구전용구장 신설 자금 확보를 위해 운동장 땅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은 상식 밖의 선택이다. 운동장이 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점을 살려 등록문화재를 추진,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한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주기재 교수는 “운동장 일대를 허물고 구장·아파트 등 공사가 들어가면 수년간 소음·분진·교통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도 없이 사업을 계획해 우려를 사고 있다”며 “게다가 운동장 실이용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많은지 분석도 전혀 없이 추진 중이다. 실제 지난달 10~18일까지 운동장 일대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저녁시간대 트랙·테니스장 등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인원이 많았으며 일이용자는 평균 2000명에 육박했다”며 이용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 방향을 잡아야 함을 강조했다. 패널 토론 발제 의견에 나선 양미숙 처장은 “재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시의 여러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다. 가장 큰 것은 시민을 무시한 채 국토부에 도시재생 공모사업을 신청했으며 시의회 보고에서는 공청회에 나온 주민 의견도 제대로 담지 않았다”며 “5년 전 110억원이나 들여 체육공원을 건립했지만 이를 다시 허물고 아파트를 짓겠다며 국·시비를 낭비했다. 또 지금도 부산은 미분양이 5000채 넘어감에도 다시 구덕운동장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은 개발 사업자를 밀어주는 사업”이라며 비판했다. 또 김성일 교사는 “이번 재개발 진행 과정에서 지역 체육공원을 많이 이용하는 ‘미래세대’ 학생들의 목소리를 확인해 본 어른이 과연 있는지 묻고 싶다. 시는 도시재생 사업 후보지를 신청한 이후 10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인근 초중고 학생·학부모 여론 수렴 없이 사업을 진행해 왔다”며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학생 친화적 체육공간 및 유소년 육성의 장이 될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자유 토론·질의에 나선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운동장 내에 아파트를 건립하는 방식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 서구 주민은 “사직구장 재개발도 논의가 한참인데, 이 사업은 운동장 땅에 아파트 지어가면서까지 재개발한다는 말이 없다”며 “왜 서구 구덕운동장은 자금 부족을 이유로 들며 부지 내 아파트 계획까지 나오나”라며 원도심 차별 대우 의혹과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구덕운동장 아파트 반대 주민협의회 일동은 오는 23일 오후 국회를 찾아 국토교통위원회에 부산시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에 대한 사연을 전하고 주민 청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인호 전 국회의원은 “사업 최종 결정은 정부가 하나, 당에서도 문제 제기와 함께 국토부와 정부를 압박해 지역 주민의 뜻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07-21 20:57:29[파이낸셜뉴스]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이같이 문화 예술 투자에 대해 강조했다. 2021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이를 받들어 이 선대회장이 생전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평생 모은 개인 소장품 중 2만3000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했다. 이후 '이건희 컬렉션'은 전국 미술관에 전시되며 미술에 대한 국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과 국내 미술관의 격과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철 창업회장을 시작으로 3대째 내려오는 삼성가의 문화유산 '오블리스 노블리주'는 2028년 개관을 앞둔 '이건희 기증관'을 통해 이어져갈 예정이다. BTS RM도 찾은 이건희 컬렉션, 이젠 광화문 옆에서 본다16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들어서게 될 이건희 기증관(가칭)의 국내외 설계안을 12일부터 공모했다. 이건희 기증관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 2만1000여점과 미술 작품 1488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1월 서울시와 부지를 교환한 종로구 송현동(송현문화공원 내) 9787㎡ 대지에 총사업비 1078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2만5696㎡,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이건희 기증관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건희 기증관은 다양한 역사 유물과 고미술품, 근현대 미술품 등을 한 공간에 전시해 박물관과 미술관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새로운 체계의 전시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8년 개관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부터 오는 26일 오후 5시까지 공식 누리집에서 공모 참가 등록을 받으며, 등록자에 한해 오는 10월 10일 오후 5시까지 설계안을 접수한다. 이후 문체부는 기술심사와 작품심사를 거쳐 10월 24일에 최종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건희 컬렉션' 어떤 게 있나 앞서 공개된 '이건희 컬렉션'은 전국을 돌며 국민품으로 돌아갔다. 관람객들은 세기의 기증을 관람하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는 등 전국적으로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이 분 바 있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이건희·홍라희 부부가 30대 나이에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며 처음 구입한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를 비롯해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4건, 보물 46건) 60건이 포함됐다. 고려 불화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단원 김홍도의 그림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를 비롯해 서적, 도자기, 고지도, 공예, 불교 미술품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수준이다. 고흐·고갱·모네·샤갈·피카소 등 서양 근대 미술사 사조별 대표작가, 한국 근현대회화작품 등 1600여점도 눈길을 끈다. 기증 목록에는 김환기·이중섭·박수근·장욱진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작도 포함됐다. 삼성가 3대 걸친 '노블리스 오블리주'삼성가의 미술 사랑은 이병철 창업회장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이 창업회장은 평소 "개인의 소장품도 민족의 문화 유산"이라는 신념으로 남다른 애정과 사랑으로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1982년 호암미술관 개관식에서 창업회장은 "그동안 따뜻한 애정을 갖고 문화재를 모으는 데 정성을 기울인 것은 그것이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고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가 되리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 호암미술관이 동아시아 불교미술 기획전이 흥행을 거두면서 삼성그룹 오너가의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지난 3월 27일부터 경기 용인시 소재 호암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기획전은 지난 5월 말까지 일 평균 관람객 수만 1000명이 넘어 누적 6만명을 넘어서는 흥행을 거뒀다. 한국·일본·중국 등 3개국의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조명한 세계 최초 전시다. 호암미술관은 세계 유수의 불교미술 명품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5년의 시간을 투자해 전시를 준비했다. 해외에서 중요 작품 1~2점을 대여해 전시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 일본, 미국, 유럽 소재 27개 컬렉션에서 불교미술 걸작품 92점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는 극히 이례적이다. 92점 중 한국에 처음 들어온 작품만 47점에 달한다. 호암미술관이 해외 개인 소장가에게 대여한 일명 '백제의 미소',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국내에서 일반인에 최초로 공개됐다. 수만개의 자개 조각으로 촘촘하게 이뤄진 불교경전을 담는 상자인 '나전 국당초문 경함'은 전 세계에 단 6점만 남아있는 고려시대 국보급 작품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궁중숭불도', '자수 아미타여래도' 등도 전시됐다.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아미타여래도', '석가여래설법도' 등 4점도 일반에 최초 공개됐다. 이재용 회장도 이번 전시를 5차례나 둘러볼 만큼 각별한 관심을 쏟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회장은 비즈니스 미팅차 한국을 찾은 해외 주요 인사들을 전시에 초청해 한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삼성의 노력과 기여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7-15 17:31:08문화체육관광부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사업(가칭, 2028년 개관 예정)'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건축가협회와 함께 12일부터 국내외 설계안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이건희 기증관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 2만1693점과 미술작품 1488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수장·관람하는 전시 시설이다. 다양한 역사 유물, 고미술품, 근현대 미술품 등을 한 공간에 전시해 박물관과 미술관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대중문화를 포함해 한국의 고유문화가 세계적 주목을 받는 현시점에서 기증관은 한국의 철학과 가치를 상징하며 이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지난해 1월 서울시와 부지를 교환한 종로구 송현동(송현문화공원 내) 9787㎡ 대지에 총사업비 1078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2만5696㎡, 지하 2층 및 지상 3층 규모의 '이건희 기증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는 국내외 건축가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외국 건축사 자격만 있는 경우 국내 건축사와 공동으로 참여해야 한다. 오는 26일까지 공식 누리집을 통해 참가 등록을 받으며, 참가 등록자에 한해 10월 10일 오후 5시까지 설계안을 접수한다. 이후 기술 심사와 작품 심사를 거쳐 10월 24일에 최종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7-12 08:29:21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관광의 매력을 알리고, 국내 여행을 통한 내수 진작을 위해 14일부터 내달 30일까지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진행한다. 정부는 지난 2월 ‘여행가는 달’을 주요 민생안정정책으로 정하고 올해 처음 3월과 6월, 2회에 걸쳐 캠페인을 추진한다. '3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기간에는 국민 이동객수(2억6900만명)와 관광소비액(13조5000억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며 여행 비수기 시즌임에도 지역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6월 캠페인은 정부와 지자체, 민간 등 240여개 기관이 참여해 더욱 다양해진 즐길거리와 혜택을 마련했다. ■철도·항공·숙박 등 할인 혜택 총망라 먼저, 교통 할인은 지난 3월보다 규모와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 지역관광 연계상품(숙박·체험권 등)과 결합 구매시 고속철도(KTX) 할인(주중50%, 주말30%), 관광열차 운임 할인(50%)과 더불어 청년들을 위한 내일로패스 할인(1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내륙 항공노선 운임(2만원) 및 시티투어버스 할인(50%)과 더불어 반려동물 항공운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또한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도입한 인구감소지역 방문시 숙박·식음·관람·체험 등 각종 여행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15개 지역에서 운영해온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6월 1일부터 19개 지자체(강원 영월군, 경북 안동시, 전남 장흥군 등)에 추가 적용한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코레일과 공동으로 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 지역에 대한 KTX 할인(최대 35%)을 진행하고, 숙박할인권 총 25만장을 배포한다. 경북·강원 등 전국 12개 광역 시도의 7만원 이상 숙박상품에 대한 5만원 할인권을 이달 28~30일 선착순 발급하고, 내달 3일부터는 비수도권 지역 2만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시 사용 가능한 2만원 또는 3만원 할인권을 발급한다. 한국관광 품질인증 숙박업소 할인전과 등록캠핑장 1만원 할인 행사도 차례로 선보인다. ■지역별 이색·숨은 관광지 상품 줄줄이 선봬 각 지역의 공연과 전시, 레포츠 등 문화예술 자원을 소재로 특별기획한 지역 여행상품도 준비됐다. △휴식하고 싶을 때 떠나는 ‘나홀로 구례여행’ △예술과 함께하는 ‘계촌 클래식 축제 투어’ △느린 걸음으로 즐기는 '남원 아트투어'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주 성지순례’ △날좀보소 밀양여행 △경주 황촌 체류여행 △미식을 주제로 한 ‘노작가와 떠나는 노포 테마여행’ 등 70여개 지역에서 130여개 여행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자전거 애호가들을 위한 기차여행 상품 ‘두 바퀴로 떠나는 로컬여행’도 마련됐다. 먼저, 디엠지(DMZ) 평화 누리길, 삽시도 어촌체험마을, 고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과 연계한 여행 프로그램을 5회 운영한다. 이후에는 운탄고도 자전거 라이딩, 대구 옻골마을 두 바퀴로 떠나는 무덤덤투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중 가볼 수 있는 곳이 아니거나 평소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장소, 체험 콘텐츠는 ‘숨은 관광지’로 소개한다. 문화재청과 해양수산부 협조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체험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물고기잡이 체험 △아산 외암민속마을 문화유산 야행 △천연기념물인 예천 석송령 관람 등을 6월 한달간 특별 개방한다. 미디어아트 전시로 유명한 아르떼뮤지엄(강릉·제주·여수), 강릉의 자연과 예술작품이 어우러진 하슬라아트월드 등 유명 문화·전시시설에서도 캠페인 기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1000명 규모 '여기로' 추진.. 배우 여진구 동참 ‘3월 여행가는 달’에 7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던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 여행)’ 행사가 6월에도 이어진다. 14개 소도시로 떠나는 당일 기차여행인 '여기로'는 지역의 전통문화와 역사 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12개 코스로 진행하며 본인 부담 4만9000원으로 교통부터 식사, 관광지 입장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6월에는 10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규모로 1일(토), 7일(금), 14일(금), 15일(토) 등 총 4회에 걸쳐 진행한다.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모델로 선정된 배우 여진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친구 여진구'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참가자들은 양구·인제 지역에서 여진구씨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하고 자작나무 숲을 걸으며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다. '여행친구 여진구'는 20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으며 추첨을 통해 2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전국 행사 일정 및 상품별 할인 혜택, 참여 방법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누리집 '비지트 코리아-여행가는 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인촌 장관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국민의 여행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풍성한 혜택을 여러 참여 기관들과 함께 준비했다"며 "6월 여행가는 달에는 국민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국내 여행을 떠나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지역관광으로 북적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5-14 10:44:301937년 사망한 시인 이상은 죽기 전에 '센비키야의 멜론'이 먹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당시 아내였던 변동림, 후에 개명한 김향안 에세이 '월하의 마음'에 나오는 일화이다. 실제 일본 도쿄에 가 보니 1897년 개업한 '긴자 센비키야' 과일가게가 있었다. 100년이 훌쩍 지난 가게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갈한 현대적 가게였다. 가장 비싼 멜론에는 25만원가량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이층 카페로 올라가 멜론파르페를 시켜놓고 '정말 이상이 비싼 멜론을 사 먹었을지, 아니면 시인인 이상의 마지막 은유적 표현일지' 한참 수다를 떨었다. 책의 한 구절 덕분에 여행 중 가장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게 되었다. 장소와 기억은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기 때문에 기억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멜론 같은 상징물이나 장소, 시간 등의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매개체로 '서울미래유산'을 들 수 있다. 서울미래유산은 2013년 서울시가 "개발논리에 사라지는 유·무형의 유산을 지켜나가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정책이다. 서울미래유산은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건이나 인물 또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미래 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로서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야에서 당시 총 488개가 선정되었다. 이후 선정된 서울미래유산의 상당수는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임대료가 올라 경영난을 겪는데 등록에 따른 혜택은 없고 관리가 어려워지거나 재개발 등으로 취소되고 새로 선정하는 과정을 거쳐 2023년에 499개가 되었다. 서울미래유산인 '잠실종합운동장'에는 '장소에 남겨진 물리적 흔적과 아우라' '장소에 관한 집단기억' 그리고 기억의 재현체인 '기념물' 등의 장소에 대한 기억들이 남아 있다. 또 서울미래유산인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는 기억의 장소로 '낙랑파라'가 나온다. 지금은 사라진 낙랑파라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부근에 있었다. 투르게네프 50년제, 길진섭 소품전시회, 출판기념, 음악회 같은 이벤트가 수시로 열렸으며 1930년대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당시 10여편의 문학작품에 등장한다. 변동림은 시인 이상과 그녀의 사촌오빠가 경영하는 낙랑파라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만일 지금 낙랑파라가 그대로 보존되었다면 기억의 장소로 1930년 시대의 역사를 해석하고 설명하면서 당시의 기억을 구축하거나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생명을 불어넣어 현재에 존속하는 힘을 갖고, 이를 통해 사회적 기억을 재생산하여 '우리'가 되는 집단기억을 만드는 데 공헌했을 것이다. 서울미래유산은 사라져가는 도시의 기억을 되살려 시민들의 집단기억을 통해 복원하고 보존하고자 한다. 기억은 장소 지향적이며, 적어도 장소 기반적인 경향이 있다. 사람은 각각 환경에 따라서 자신이 어떤 기억의 공동체에 속할 것인지를 인지한다. 집단의 공동의 체험과 소통을 통해 획득된 과거의 경험들을 의미하는 집단기억은 개인들이 간직한 기억들의 집합체로 집단 정체성의 기본요소가 된다. 미래유산은 발굴부터 보전·관리까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가 선정하는 문화재와 달리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선시대 실학자 박지원은 '잘되고 못되고는 자신에게 달려 있고 비방과 칭찬은 남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미래의 사람들이 지금 정한 미래유산에 대해 왈가불가할 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정한 유산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미래에 둔 마음에 당당하다면 그뿐이다. 이소영 동화작가
2024-05-06 18:53:36[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복판 인민대회당에서 5일 개막된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시진핑 시대의 지향점과 특징, 그리고 중국의 체계잡힌 일사분란함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시진핑 정부가 '시진핑 1강 체제' 속에서 2대 경제대국으로서의 이룬 성취와 나아갈 목표를 국민들과 세계에 발신하고 강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바코드와 안면인식 등으로 신속하고 간결하게 이뤄진 출입 관리는 중국이 자랑하는 디지털인프라의 성취를 새삼 실감케 했다. 정기국회 격인 전인대의 개막식이던 5일, 베이징의 한 가운데인 톈안먼 광장 안에 위치한 행사장 인민대회당과 주변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붉은 깃발들이 진눈깨비 속에서도 힘차게 나부꼈다. 인민대회당 주변의 교통 통제로 대부분의 기자들은 시내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는 중국 당국이 마련한 대형 버스를 타고 톈안먼 광장 안까지 들어오거나 행사장에서 1000m가량 떨어진 곳부터 차에서 내려 걸어 입장했다. 바코드와 안면 인식 등으로 간단 신속하게 입장 톈안먼 광장 입구에 세워진 차단막에 서 있던 경찰관은 기자의 대회 출입증에 인쇄돼 있는 바코드를 터치한 뒤 바로 입장시켰다. 인민대회당 출입구를 기자가 통과하자 앞 쪽 스크린에 기자의 얼굴 사진이 나왔다. 출입증과 스크린이 연동되고 있었다. 3000명이나 되는 기자들이 등록하고 전인대 대표들만도 2900명 가까이 됐지만 긴 줄서기 없이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인민대회당 1층 로비는 오전 8시도 되기 전에 기자와 참석자들로 가득했다. 로비 한쪽에 마련된 '레드카펫' 을 둘러싸고 개막식에 앞서 오전 8시부터 30여분 가량 출근길 문답으로 불리는 '도어스테핑'이 전인대 일반 대표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인퉁웨 치루이(체리)자동차 회장, 가오지판 톈허광넝 대표, 가오중창 공군항공병 부참모장, 류촨젠 중국민용항공비행학원 기장, 항칸 윈강연구원장, 허위링 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안양분소 부소장 등 6명이 '(전인대) 대표통로'에 선 자세로 기자들과 약식 문답을 주고 받았다. 기자들은 누가 이 즉석 인터뷰장인 대표통로에 나올 지 사전에 알지 못했지만 이날 '엄선된 6명'은 시진핑의 신시대가 바라보고 있는 지향점과 목표를 잘 보여줬다. 대표적인 국영 전기자동차(EV)회사인 치루이 자동차 회장, 태양광과 자동제어 최첨단 충전기기들을 제조하는 톈허광넝 대표. 신흥미래산업에 대한 육성, 디지털기술과 실물경제의 심층적인 융합을 통한 디지털경제의 혁신적 발전 등 이날 리 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 강조된 산업 분야의 지향점을 이 두 회사 대표들은 잘 설명했다. 가오 톈허광넝 대표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자립 등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첨단기술의 자체개발과 독립에 대한 성과를 자랑했다. 이어 나란히 서서 인터뷰에 응한 두 고고학자들은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는 유구한 역사와 위대한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속에서 중국 문명의 원류에 대한 보호와 연구 성과를 전했다. 허위링 부소장은 중화문명의 원류라는 은허지역에 대한 발굴연구 성과를 부각시켰고, 항칸 원장은 윈강 석굴 보호와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다른 두 항공인들은 영공 수호와 안전 확보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전했다. 리창 총리, 중화민족주의 내세운 시진핑 문화사상 강조 리창 총리는 '시진핑 문화사상'을 깊이있게 학습하고 관철할 것을 강조하면서 전국문화재 전면조사, 무형문화 유산에 대한 보호와 전승 계획 등 중화민족의 위대성을 드러내고 응징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밝혔다. 1층 로비의 '대표통로'는 개막식 직후에는 장관들이 나와 선 채로 답변하는 '부장통로'로 바뀌었다. 과학기술부·수리부·농업농촌부 등 3명의 장관이 그동안의 과학기술의 돌파와 성과, 중국 전역을 연결하는 수리 시설 건설, 양식 안전의 강조 속에서 사상 최대의 양식 수확량 등을 강조하면서 시진핑 정부의 성과와 목표를 전세계에 발신했다. 이날 부장 통로에서 선 인허쥔 과학기술부장은 기술 자립을 누차 강조하면서 과학 영재와 전국 주요 연구실에 대한 육성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재정부의 전인대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올 과학기술 예산을 지난해보다 10% 늘린 3708억위안(약 68조661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책정했다. 리 총리는 이와 관련, "과학기술에 대한 자립과 자강력을 높이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전국적인 자원 동원을 위한 새 시스템의 강점을 활용해 혁신 역량을 전면적으로 높일 것"이라면서 '신형 거국체제'라는 용어도 사용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개발 강화,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등 주요 과학기술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등도 리 총리의 업무보고에서 강조됐다. AI와 양자컴퓨팅, 반도체 등에 대해 미국이 대중국 투자를 막고 있는 첨단기술 수출 통제 조치 속에서 과학기술 자립은 시진핑 주석의 주요한 화두가 된 상태이다. 리 총리도 이날 고품질 발전과 첨단 과학기술의 자립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개막식 내내 해외 언론인들의 중국의 성장률 목표 등 경제 정책에 주로 관심을 뒀지만, 중국 당국자들은 과학기술의 자립과 공급망 및 산업생태계 전략에 대한 방향과 자신감을 역설하고 있었다. 시진핑을 핵심으로 한 당의 영도 강조 도어스테핑은 코로나 기간 화상으로 진행됐다가 지난해 '위드코로나' 선언과 함께 대면으로 재개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일부 취재진에게만 전인대 개막식을 공개해 올해는 모든 취재진을 다 받아준 3년만의 첫 회의였다.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장쑤성 전인대 대표단을 만나 자리에서 "'고품질 발전'과 현대화를 촉진하는 데 강력한 동력을 계속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윈난성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과 당 중앙위원회의 지도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 보고를 비롯해 여러 자리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한 영도 아래"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해 사용하면서 시진핑 1강 체제를 다시 확인시켰다. 오는 11일 예정된 국무원 조직법 개정안 심의와 관련, 리훙중 전인대 부위원장은 "국무원이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견지하고 당과 국가의 지도 사상, 특히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개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당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만큼 정부 수장인 총리 위상은 낮아지게 된다. 전인대는 오는 11일 폐막한다. 예년보다 사흘 정도 일정이 단축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중국 전역에서 국회의원 격인 대표 2872명이 참석해 리창 총리의 업무 보고를 듣고, 지역별, 직능별 토론회 등을 가졌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06 12:53:43[파이낸셜뉴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오는 31일까지 ‘2024년 전승 공예품 인증제’ 공모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공모에 접수된 전승 공예품은 서류 및 실물 심사, 현장(공방) 심사, 유해성 검사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선정된 인증작은 국립무형유산원장 명의의 인증서와 인증패 수여를 비롯해 저작권 등록(한국저작권위원회 발급), 2024년 공예트렌드페어 참가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출품작의 상한가를 기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인 만큼 다양한 전승 공예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1일 오후 4시까지 전자 우편으로 신청 서류를 접수하고, 내달 3~5일까지 방문 또는 우편으로 실물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3-06 10:4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