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40대 직장인 A씨는 설 귀성을 앞두고 팔순 아버지와 통화하다 깜짝 놀랐다. 아버지가 제대로 듣지 못해 대화가 어려웠다. 평소보다 목청을 높이는 바람에 회사 동료들의 눈총까지 사야했다. 아버지 대신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아버지 청력이 점점 떨어진다”고 말했다. 보청기 착용을 권했으나 이미 끼고 있는 주변 어르신들이 불편해 한다는 말을 듣고 망설이는 눈치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청력은 5단계로 나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수 있는 수준이 경도 난청(25∼40dB)이고, 중도 난청(41∼55dB)은 일상 대화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중고도 난청(56∼70dB)은 큰 소리만 들을 수 있어 대화가 어렵고, 고도 난청(71∼90dB)과 심도 난청(91dB 이상)은 큰 소리에도 거의 듣지 못해 청력 개선을 위한 수술이 필요하다. 부산 온종합병원 보청기클리닉 이일우 과장(이비인후과전문의)은 “보청기를 착용하기 가장 좋은 청력 기준은 ‘중도 난청’”이라면서 “일상 대화에서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수 있는 정도이지만,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력을 개선함으로써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크게 개선 된다”고 조언했다. 보청기는 노인성이나 소음성·돌발성 난청은 물론 메니에르병, 중이염 등으로 인한 청력감소 치료에 효과적이다. 노인성 난청은 노화로 발생하는 청력 감소로, 65세 이상 인구의 약 40%가 겪는다. 최근 이어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늘면서 소음성 난청도 증가 추세다. 갑자기 청력이 감소하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내이에 발생해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 감소가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뇌수막염이나 중이염 등의 귀 질환으로 인해 청력이 감소할 수 있으며, 질병치료와 함께 보청기 사용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보청기 착용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는 46만3000명이던 난청 환자가 2019년에는 65만4000명으로 늘어나 4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2026년에는 300만 명, 2050년에는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보청기 착용 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온종합병원 보청기클리닉 이봉희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보청기는 여러 원인으로 감소한 청력을 보조하여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의사소통이 원활해져 치매예방에도 도움 된다”며, “설 연휴 중 부모의 두드러진 청력 감소가 확인되면 보청기 사용을 적극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청기 착용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방의 말소리를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으므로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되고,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나 전화 통화, TV 시청 등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점이다. 보청기를 통해 꾸준히 소리 자극을 받으면 인지 능력이 유지돼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보청기는 인공 부속물이서 착용 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불편이 울림 현상. 자기 목소리가 울려서 들리거나, 주변 소리가 동굴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유의료기 김영화 실장(청각사)는 “보청기 관리가 번거롭게 여겨진다면 무선 연결 기능 없이 단순한 형태의 보청기를 고르거나, 충전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뇌가 새로운 소리에 적응하려면 보통 2∼3개월이 요구되므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평균 사용기한 5년 정도인 보청기도 관리를 잘 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보청기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습기 제거제가 들어있는 보관함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또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지 않게 사용 후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내야 한다. 귀지 등의 이물질이 들어가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고장 날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솔이나 천을 이용해 외부를 닦고, 알코올 스왑 등으로 마이크와 스피커 부분을 청소하는 게 좋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1-24 11:08:46통신 3사가 국내 이동통신 생태계를 글로벌 공동 규격으로 표준화하는 데 힘을 합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국내 통신 분야 '네트워크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표준 공동 제정 및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 3사별로 다른 규격으로 제공돼 온 API를 일원화 및 표준화해 개발자·기업들의 서비스 개발 용이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통신 3사는 개발자나 기업 고객이 통신 네트워크와 외부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해 개발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해 왔다. 다만 통신사별로 서로 다른 규격으로 제공도 각사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통신 3사는 통신사별로 API를 각각 제공하지 않고 하나의 규격으로 일원화 및 표준화하는 데 동의했다. 개발자·기업의 개발 진입장벽을 낮추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업계가 카마라(CAMARA), 오픈 게이트웨이와 같은 API 기술 연구 및 표준화 작업을 통해 통신사 간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서비스와 간결하고 신속하게 연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는 최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6건의 네트워크 API 표준 제정에 합의했다. 이용자의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인증을 처리하는 '번호 검증', '심 스왑' 등 개인정보 및 모바일 금융 보안 관련 API 5종과 이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통신 품질을 높이는 'QoD(퀄리티 온 디맨드)'가 포함됐다. 김준혁 기자
2024-08-28 18:11:57[파이낸셜뉴스] 통신 3사가 국내 이동통신 생태계를 글로벌 공동 규격으로 표준화하는 데 힘을 합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국내 통신 분야 '네트워크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표준 공동 제정 및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 3사별로 다른 규격으로 제공돼 온 API를 일원화 및 표준화해 개발자·기업들의 서비스 개발 용이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통신 3사는 개발자나 기업 고객이 통신 네트워크와 외부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해 개발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해 왔다. 다만 통신사별로 서로 다른 규격으로 제공도 각사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통신 3사는 통신사별로 API를 각각 제공하지 않고 하나의 규격으로 일원화 및 표준화하는 데 동의했다. 개발자·기업의 개발 진입장벽을 낮추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업계가 카마라(CAMARA), 오픈 게이트웨이와 같은 API 기술 연구 및 표준화 작업을 통해 통신사 간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서비스와 간결하고 신속하게 연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는 최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해 6건의 네트워크 API 표준 제정에 합의했다. 이용자의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인증을 처리하는 '번호 검증', '심 스왑' 등 개인정보 및 모바일 금융 보안 관련 API 5종과 이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통신 품질을 높이는 'QoD(퀄리티 온 디맨드)'가 포함됐다. 통신 3사는 표준화된 API를 기반으로 사업자 간 연동 호환성을 높이고, 글로벌 동향과 서비스 수요 등을 고려해 보안 강화를 포함한 신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08-28 09:33:03[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심버스랩스가 QR 인증이 추가된 지갑 솔트(Sallt) V1.5를 공개했다.블록체인 메인넷 플랫폼 기업 심버스랩스는 독자적인 ID 체계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메인넷을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블록체인 지갑 분야 최초로 GS인증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솔트(Sallt) V1.5에서 제공하는 ID 카드는 심버스 기반의 ID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의 주소도 통합해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하나의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ID카드는 QR ID와 QR 스캐너를 내장해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어 QR 스캔을 통한 결제창 바로가기, 출입 확인 등의 다양한 서비스의 적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서비스 운영자는 위 기능과 접목해 솔트가 지원하는 다양한 포인트 토큰을 이용해 위챗, 알리페이와 같은 지불 기능도 제공할 수도 있다. 특히 ID카드를 내장함으로써 애플리케이션들은 아이디와 패스워드 없이 로그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 강화와 더불어 ‘삼성 패스’와 같은 SSO(Single Sign-On)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탈중앙화 지갑 솔트는 키스토어 저장을 통해 계정을 복구하고 데이터 분산 저장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블록체인 지갑에 비해 안전성과 보안이 뛰어난 것이 특징으로 애플(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맥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하나의 앱에서 여러 계정을 관리할 수 있어 사용자 친화적이고 자주적인 지갑을 경험할 수 있으며, 또한 지갑 개발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도 제공하고 있다. 최수혁 심버스랩스 대표는 “앞으로 솔트에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지갑, 탈중앙화 거래소와 같은 코인 스왑(Swap), 그리고 디앱(DApp·탈중앙화 앱)을 연결해주는 허브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라며 "단순한 지갑의 용도를 넘어 블록체인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확산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7-04 17:16:55[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여신전문업체 메이슨캐피탈이 유진자산운용과의 정산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받게 됐지만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어 의문이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메이슨캐피탈은 올해 소액주주들과의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주가가 300원대 초반인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위기감을 느낀 대주주 측을 위해 지분 확보(저가 매입)를 위한 시간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산금 청구소송서 유진자산운용에 승소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메이슨캐피탈(원고)이 제기한 원리금·연체이자 반환 소송에서 패소(원고 일부 승소 판결)해 고등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8일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했다.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동부그룹(DB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려던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6년 파산을 겪은 대우전자는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자립해오다가 2013년 동부그룹에 인수돼 동부대우전자로 간판이 바뀌었다. 이때 동부그룹은 인수대금의 49%가량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과 2015년 말까지 1800억원 이상 순자산을 유지하지 못하면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당시 FI는 한국증권금융과 KTB 프라이빗에쿼티, 프로젝트 다빈치, SBI인베스트먼트 등이었다. 동부그룹은 FI들에게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 △2018년까지 IPO(기업공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동부 측 지분 54.2%(동부하이텍+동부+김준기 동부회장 등)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지분 전체를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드래그얼롱은 소수지분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대주주 또는 다른 주주의 주식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를 통해 소수지분으로도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를 함께 인수한 FI들과 맺은 계약을 지키지 못했고,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대유그룹에 900억원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동부대우전자에 투자했던 FI들은 지분매각 시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얻는 게 목적이었는데, 구체적으로 반기(6개월)에 한 번씩 유진자산운용을 통해 사실상 선취이자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지급받는 것이었다. 이때 여전업체 메이슨캐피탈이 등장한다. 메이슨캐피탈은 반기마다 배당금 재원을 지급하면서 원금과 단리 9%를 적용해 돌려받는 만기 3년 이자율스왑 계약을 유진자산운용과 체결했다. 이자율스왑은 이자율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여기서 유진자산운용은 배당금 지급 수수료를 떼며 M&A 거래를 대행하는 '비히클'(vehicle) 역할을 맡은 셈이다. 메이슨캐피탈의 배당금 재원은 동부증권(DB금융투자)이 메이슨캐피탈의 회사채를 인수하면서 융통한 자금이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메이슨캐피탈이 제공하기로 한 담보가 부족하자 동부증권은 메이슨캐피탈에 지원하기로 한 회사채 인수 약정대금 200억원 가운데 100억원만 지급하게 됐고, 메이슨캐피탈은 유진자산운용에 배당금을 줄 수 없게 됐다. 유진자산운용은 FI들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고 매각 이후 FI들에게 미리 지급한 배당금을 돌려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 지분을 인수하면서 FI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진자산운용은 이자율스왑계약 만기 이후 자금이 없다며 이자율스왑계약에 따른 원리금 지급을 거부했다. 메이슨캐피탈은 2018년 만기 때 초기 투입자금 105억원에 상당하는 원리금을 청구했으나, 유진자산운용이 "FI가 전부 매각에 참여하지 않아 상환할 자금이 없다"며 거부해 원리금과 연체이자 반환 소송을 걸었다. ■대주주 지분 매입 위한 시간벌기? 메이슨캐피탈은 지난달 14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해당 1심에서 승소해 이자 일부 15억원(유진자산운용 측 법원 공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유진자산운용은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메이슨캐피탈은 원리금 일부인 20억원을 이미 손상차손으로 반영해둔 터라 추후 회계처리 과정에서 환입하게 되면 최소 35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셈이다. 메이슨캐피탈은 1심 판결 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이런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상 피고에게만 소송결과에 대한 공시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소액주주연대와의 경영권분쟁을 거치며 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해 동전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시장에선 메이슨캐피탈의 대주주가 저가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가 반등 재료인 승소 소식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메이슨캐피탈의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해 말 35.55%였으나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현재 38.10%까지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저가매수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주가 수준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침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분 추가 매입 후 손상차손 환입으로 관리종목에서 탈피하면 주가가 반등할 것이고 이를 이용해 지분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추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메이슨캐피탈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윤석준 메이슨캐피탈 대표는 "최종 판결 때까지 공시를 보류한 것이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당금 환입 시기는 회계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2020-09-16 16:17:32금융감독원이 금융자문이라는 관행으로 이뤄진 증권사의 기업 관련 총수익스왑(TRS) 거래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사례를 대거 적발했다. 18개사 중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모두 위반이다. 월별 업무보고서 위반 기준으로 매매·중개 제한 위반은 KB증권이 10건, 무인가 중개는 BNK투자증권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감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증권사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 거래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일부 기업이 TRS 거래를 통해 계열사를 지원하거나 지배구조 강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에 따에 따른 것이다. TRS 거래란 주식 등 기초자산을 재무적투자자(FI)가 매수하는 대신 매도자인 기업이 FI에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신용파생 거래를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현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거래 당사자가 모두 이익을 보는 첨단기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TRS는 채무보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일부 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지원에 악용될 수 있으며 공정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의 TRS 거래를 이용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검찰에 고발한 후 5~7월 3달에 걸쳐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검사결과 12개 증권사가 44건의 TRS를 매매·중개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거래상대방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 3개 증권사는 일반투자자에 해당하는 6개사와 9건의 위험회피 목적이 아닌 TRS를 매매했다. 11개 증권사는 일반투자자에 해당하는 28개사를 위해 35건의 위험회피 목적이 아닌 TRS를 중개했다. 4개 증권사는 장외파생상품 영업을 인가받지 않았음에도 14건의 TRS를 중개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으면 금융투자업을 영위할 수 없다. 13개 증권사는 장외파생상품의 월별 거래내역을 금융위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장외파생상품(TRS)의 매매 및 중개로 39건의 보고의무가 발생했지만 그 거래내역을 월별 업무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제재 수준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해당 증권사의 임직원이 법규 위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자문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지만, 거래 내용은 자문보다 매매에 개입해 중개라고 금감원이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의 TRS에 대한 검사결과 발견된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제재절차를 거쳐 해당 증권사와 임직원을 조치하겠다”며 “다만 금번 위반사항이 그동안 금융자문이라는 명목으로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분을 감안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TRS 거래를 이용한 계열사간 거래 사례도 공정위에 제공키로 했다. 10여개 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이 계열사간 자금지원, 지분취득 등을 목적으로 TRS 거래를 30여건 가량 이용해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이 문제 삼았던 것 중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SK실트론(옛 LG실트론) 인수 관련 TRS 거래 의혹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8-09-13 10:30:07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전장대비 8.75원 하락했다.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원화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7일 남북한 정상이 수 십년동안 막혔던 심리적 벽을 허무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27일(현지시간) 달러/원 1개월물은 1067.00원에서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0.85원)를 반영하면 전거래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076.60원)보다 8.75원 내린 것이다. 미국 달러화는 27일(현지시간) 9거래일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다만 상승폭이 제한된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1분기 GDP성장률이 지난 4분기보다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화 가치가 소폭 오른 것이다. 최근 달러 가치가 오름세를 지속해 한주에만 1.4%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 24일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3%대를 상회했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은 곧바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채 수익률이 최근 4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는데 '물가인상 가속화, 미국채 공급 증가' 등에 우려심을 드러낸 투자자들이 미국채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코스콤CHECK(5200)에 따르면 달러인덱스(주요통화 6개대비 달러가치)는 이날 0.08% 오른 91.6522에 호가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주 달러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더니 한주를 마치는 27일에는 그 기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0.23% 떨어진 91.4448을 기록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다. 다만 30일 우리시간으로 오전 8시36분 전일보다 0.16% 오른 91.5890을 기록해 우상향으로 전환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연간 환산 기준으로 전기보다 2.3% 증가했다. 이는 2.0% 늘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결과였다. 다만 지난해 4분기 2.9%보다는 0.9%포인트 하락한 성장률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둔화세가 1분기에 제한된 일시적인 현상이란 분석이다. 감세에 따른 소비지출과 기업투자 증가가 호재가 되면서 2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는 소비 지출이 전기보다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양호한 미국 거시경제 지표를 토대로 감세를 비롯해 정부지출 효과가 가세하면 2분기 경제성장률 반등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동안은 1분기 GDP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며 “2분기 오름세 전환이 기대되며 감세를 통한 재정지출이 가계소비와 기업 투자를 지지해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달러화가 상승 랠리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엔화, 유로화가 달러보다 강세였다. 이날 달러/엔이 0.24% 하락한 109.033엔으로, 유로/달러는 0.17% 오른 1.2125달러에 마감했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2018-04-30 08:48:4827일 달러/원 환율이 전일 종가(1080.90원)보다 6.90원 떨어진 1074.00원으로 개장했다. 리스크온 분위기로 떨어진 NDF 환율 하락분과 남북정상회담 기대감으로 살아난 원화 투자심리가 갭다운 개장 이유였다. 약유로화로 달러인덱스가 상승랠리를 지속하긴 했다. 다만 미국 3대지수 급등과 남북회담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으로 리스크온 무드가 살아나 원화 가치가 달러보다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오전 9시12분 달러/원은 전일보다 4.80원 하락한 1076.10원에 거래됐다. 약 7원 갭다운 개장한 후로 리스크온 분위기로 하방 압력이 예상됐지만, 레벨 부담으로 유입된 달러 매수 물량으로 낙폭을 축소하는 장세가 나타났다. 1077원에서 상단이 막히자 하락으로 방향이 전환됐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전장대비 2.61원 하락했다. 약유로화로 달러인덱스가 상승랠리를 지속했지만, 미국 3대지수 급등과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원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달러/원 1개월물은 1077.49원에서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0.80원)를 반영하면 전거래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080.90원)보다 2.61원 내린 것이다. 미국 달러화는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주춤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도비쉬했던 발언에 유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 달러 가치를 높이는 원인이 됐다. 코스콤CHECK(5200)에 따르면 달러인덱스(주요통화 6개대비 달러가치)는 이날 0.49% 오른 91.5748에 호가했다. 우리시간으로 오전 8시17분 전일보다 0.01% 오른 91.5853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간밤 큰 폭으로 가치가 떨어졌다. 드라기 총재가 현재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경우 점진적인 퉁화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식의 도비쉬한 입장을 밝힌 것이 유로화 약세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오후 9시57분 1.2210달러에 거래됐다. 27일 오전 4시27분 기준 환율이 1.2095달러 저점을 찍은 후 1.21달러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지표 부진에도 유럽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4분기분터 성장세로 일관했던 유로존 경제 지표가 최근 들면서 다소 후퇴하는 조짐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분기 유로존 경기 성장세 둔화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올해 전체적인 성장세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보호무역주의 위협이 더욱 현저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화정책 완화기조는 점진적인 축소 방향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ECB 통화정책 기존 기조에 큰 변동은 없다고 했다. 삼성선물은 달러/원이 남북정상회담, 증시내 외국인 자금 추이 등을 주목하며 1,070원대 중후반 중심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물 환율 예상범위를 1074~1081원으로 제시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밤사이 달러화가 상승했으나 미 증시 상승 등 위험기피가 완화되며 환율도 상승세가 둔화될 듯 하다"며 "또한 오늘 10시30분부터 정상회담이 시작되고 생중계 되는 만큼 시장은 이에 집중하며 환율 움직임이 제한될 듯 하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은 달러/원 하방 압력이 우위에 설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간 정상회담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뉴욕증시 반등이 아시아 시장 리스크 온 무드를 한층 강화해 환율 하락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주 실적 호조에 뉴욕증시가 오랜만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며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을 주도했다"며 "또한 이날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사전에 공개된 비핵화를 비롯한 관련 이슈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 해소가 원화 가치에 재차 반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27일 발표되는 미국 1분기 GDP성장률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발표될지가 강달러 추세 지속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GDP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초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들면서 1.9%던 전망치가 2.0%로 0.1%포인트 상승해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살아났다. 미국 주식시장 3대지수는 26일(현지시간) 1%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가 이날 1.64% 뛰면서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기술주들이 호실적 공시에 힘입어서 대거 주가가 올랐고, 장내 '사자'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드라기 ECB 총재의 도비쉬한 발언도 미국주식 상승에 힘을 더했다. 다우존스지수가 238.51포인트(0.99%) 오른 2만4322.3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27.54포인트(1.04%) 상승한 2666.94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14.94포인트(1.64%) 상승해 7118.68을 기록했다. 상장기업들의 양호한 실적발표가 연이어 시장에 공개됐다. 호실적 확인으로 상장사 펀더멘털에 자신감을 갖게 된 투자심리가 최근 채권 매도세가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심을 불식시키고, 이날 주식시장 회복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전 9시6분 코스피가 1.10%, 코스닥은 0.81% 상승한 채 거래됐다. 미국 3대지수가 간밤 급등한 채 마감한 것과 동조된 흐름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83억원 순매수, 코스닥에서 9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인은 최근 지속했던 대량 순매도 행진을 접고 전일 순매수로 전환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도 현재 0.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7일 아시아 환시 오전장은 초반 보합권에 머물렀다. 오전 9시9분 코스코CHECK 기준으로 달러/엔은 전일보다 0.01% 오른 109.30엔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1% 내린 1.2103달러를 기록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전일대비 0.01% 상승한 6.3277위안에 거래됐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2018-04-27 09:18:03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전장대비 0.10원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달러/원 1개월물은 1065.75원에서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왑포인트(-1.15원)를 반영하면 전거래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067.00원)보다 0.10원 내린 것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보다 강세를 보여 3주래 최저 수준에서 반등했다. 유로와 파운드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살아났다. 또한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해석된 점도 달러 가치를 높이는데 주효했다. 코스콤체크(5200)에 따르면 이날 달러인덱스(주요통화 6개대비 달러가치)는 전일보다 0.11% 오른 89.6285에 호가했다. 우리시간으로 오전 8시6분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14% 떨어진 89.5064를 기록했다. 달러 가치가 다시 약세로 전환된 것을 보면 투자자는 여전히 중동발 리스크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에 우려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 주택경기가 한달만에 반등했다. 양호한 부동산 지표가 달러인덱스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3월 주택착공 건수가 131만9,000건으로 전 달보다 2만4,000건(1.9%) 증가했다. 당초 전망치인 126만4,000건을 웃도는 양호한 결과였다. 한 외환딜러는 "최근 발표됐던 경제지표가 잠재적 경기둔화 위기감을 키웠다"며 "다만 이날 발표된 산업생산, 주택 관련 지표가 양호하게 해석되면서 비관적 분위기를 해소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발표된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였지만 이날만큼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됐다"며 "이로써 최근 약세를 면치 못했던 달러화 가치가 반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는 달러보다 약세였다. 마감 무렵 파운드/달러 환율이 0.3% 하락한 1.4289달러에 거래됐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파운드 약세를 이끌었다. 영국 근로자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문가는 "이날 경제지표는 파운드 강세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면서 "부진한 경제지표를 통해 영국 경기 회복세가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유로는 0.1% 하락해 1.2365달러에 거래됐다. 유로존 월별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독일 투자자들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달러/엔은 0.1% 떨어진 107.01엔을 기록했다. 최근 7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107.78엔에서 하락했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2018-04-18 08:08:38남과 북의 정상이 4월말 10년 남짓만에 만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특사단을 이끌고 방북한 뒤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안고 돌아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남북 관계가 사실상 단절되다시피 하면서 한반도 갈등이 고조된 이후 10년 남짓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도 비핵화 문제를 두고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대화기간 핵실험을 자제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 급속히 이뤄진 남북 화해..담대한 결정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북 관계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북한과 미국은 과격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으르릉거렸으며 남북 관계의 급진전을 기대하는 시각도 별로 없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갈등을 겪던 남북 관계는 올해들어 급속하게 변했다. 지난달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 안착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북한의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 뒤 급속하게 정상회담 합의까지 이뤄진 것이다. 정의용 실장은 특히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는 놀라운 발언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회담은 판문점에서 개최돼 그 의의를 지닌다. 한국전쟁 발발후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이뤄진 판문점에서 양 정상이 만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다. 다만 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 화해 무드에 대해 어떤 어떤 입장을 보일지 봐야 한다. ■ 게리 콘의 사임 전날 밤 남북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탄 뒤 이날 아침엔 게리 콘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임 소식이 들렸다. 이 소식에 6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뉴욕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뉴욕 주가지수선물은 급락하고 엔화 가치는 뛰었다. 콘의 사임으로 향후 백악관의 친성장 경제정책 실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출신인 콘은 세제개혁을 주도한 인물로 최근 미국의 관세부과 추진에 반대해왔다. 감세 등에 따른 경기진작 효과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성과를 되돌릴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서에서 "콘 위원장은 그동안 수석경제자문으로서 정부의제 추진에 대단한 업적을 보였다. 그는 역사적 감세·세제개혁 달성에 기여하며 미 경기를 또다시 진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기 드문 인재인 콘 위원장이 미국인을 위해 헌신한 점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철강·알루미늄을 겨냥한 관세부과를 강행하면 콘 위원장이 백악관을 떠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소문이 현실화된 것이다. 정규장이 끝난 뒤 주가지수 선물이 급락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은 이 문제에 예민해져 있다.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달러화 약세는 심화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충격파가 전해졌다. ■ 원화 강세와 주가 상승 여력 국내시장에서 원화는 남북 화해무드 조성에 대해 당연히 강세로 반응했다. 환율이 국가간 통화의 상대적인 가치인 만큼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면서 달러/원은 10원 이상 급락해 갭다운으로 출발했다. 남북 관계 진전은 원화 강세요인이다. 다만 개장 이후 환율은 다소 위로 향하기도 했다. 게리 콘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임 소식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었다. 주식시장은 남북 화해 무드를 강세 재료로 삼을 수 있지만 미국 정치불안에 따른 위험선호 둔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정치혼란을 이유로 급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 완화 문제만 놓고 보면 국내 주가가 좀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밤 글로벌 주식시장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조짐과 미국 통상압력 완화 기대에 상승 마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CDS(크레딧디폴트스왑) 프리미엄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12월 급락한 후 연초 이후 반등 중이었다"면서 "CDS 프리미엄 추가 하락 전환 시 저평가 요소 완화로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PER 9배 초반인 현 시점에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2000년, 2007년 두 차례 있었던 정상회담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 이후 미국이 군사 옵션을 실행할 수 있다는 식의 '4월 위기설'이 금융가 한 귀퉁이를 배회하고 있었지만, 남북 정상회담 소식으로 분위기는 급하게 바뀐 셈이다. 다만 여전한 미국 보호무역주의나 미국 정치 불안 등이 위험자산의 랠리를 가로 막을 수 있다. ■ 채권 강세와 그 한계 한반도 긴장완화로 한국의 주식, 채권 등 투자자산은 외국인 입장에서 매력이 커진다. 외국인이 원화에 대한 관심을 더 표명하면서 한국물을 추가로 사는가 계속해서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한반도가 데탕트(detente) 시대로 진입하게 되면 한국 자산시장의 매력도는 강화될 공산이 크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국과 가까운 대만 투자자들만 해도 한국 채권을 과감히 사지 못하는 이유로 남북 갈등을 거론한다"면서 "긴장 완화는 주식, 채권 막론하고 한국물의 매력을 높인다"고 거론했다. 물론 주식 등 위험자산이 보다 선호된다면 채권은 주춤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 재료지만, 외국인 수급이 받쳐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지금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지는 상황이며,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도 당겨질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일단 주식이든 채권이든, 원화의 추가 강세 여부와 외국인 동향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2018-03-07 10: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