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을 맡고 환해진 이태원 참사 응급구조사의 눈빛과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아로마테라피협회 최미경 회장(사진)은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했던 응급구조사와의 만남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1월 8일부터 12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청 산하 심리상담소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용산구 주민 등 트라우마를 입은 대상자에게 치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했다. 아로마테라피는 향기를 이용한 심리치료를 의미한다. 최 회장은 "응급구조사가 상담실에 들어오셨을 때는 눈을 쳐다보지 않았고 눈빛에 초점도 잃어버린 무기력한 모습이었다"며 "큰 충격에 말을 잃어버린 아기처럼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물어보는 말에 대답만 '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에게 좋아하는 향을 골라보라고 권했다. 응급구조사는 "향을 잘 못 맡겠어요"라며 주저하다가 고심 끝에 레몬그라스 오일을 골랐다고 한다. 레몬그라스 오일은 잠재의식 속 '해결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나타낸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날 최 회장은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아로마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굳어 있던 응급구조사의 몸과 마음을 조금은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최 회장은 "치유 프로그램 이후 맑아진 응급구조사의 눈빛과 환해진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아로마테라피협회는 이태원 참사 직후 용산구청의 의뢰로 무료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당시 전국 각지에 있던 협회 회원 중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사람이 70명이었다. 이들은 서울로 상경해 지난 2022년 12월 8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 16일간 하루 2명씩 상담소에 상주하며 자원봉사에 나섰다. 최 회장은 "70명보다 더 많이 자원봉사자가 모여 오히려 돌려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아쉬움이다. 그는 "공무원들도 스트레스와 충격이 컸을 텐데 이태원 참사 책임공방 이슈가 있어선지 치료를 잘 받지 못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최 회장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했다.최 회장은 "특강이나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면 좋아하는 향을 고르라고 할 때 사람들이 레몬과 레몬그라스, 불가리안 라벤더와 제라늄버번을 많이 고르는 것 같다"며 "과다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그리고 현실을 도피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과 더 멋지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잠재의식 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최 회장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한다. 아로마테라피스트 경력 30년인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협회를 창단하고 아로마상담사 민간 자격을 등록했다. 지난해에는 아로마조향사 자격증도 새로 등록한 바 있다. 그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아로마테라피를 위해 협회의 전문가들이 직접 체험하고 효과적인 임상데이터를 모아 저서와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며 "아로마테라피를 통한 휴머니즘 추구, 그리고 한국산 에센셜 오일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4-11 18:17:39[파이낸셜뉴스] "향을 맡고 환해진 이태원 참사 응급구조사의 눈빛과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아로마테라피협회 최미경 회장은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했던 응급구조사와의 만남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1월 8일부터 12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청 산하 심리상담소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용산구 주민 등 트라우마를 입은 대상자에게 치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했다. 아로마테라피는 향기를 이용한 심리치료를 의미한다. 최 회장은 "응급구조사가 상담실에 들어오셨을 때는 눈을 쳐다보지 않았고 눈빛에 초점도 잃어버린 무기력한 모습이었다"며 "큰 충격에 말을 잃어버린 아기처럼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물어보는 말에 대답만 '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에게 좋아하는 향을 골라보라고 권했다. 응급구조사는 "향을 잘 못 맡겠어요"라며 주저하다가 고심 끝에 레몬그라스 오일을 골랐다고 한다. 레몬그라스 오일은 잠재 의식 속 '해결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나타낸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날 최 회장은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아로마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굳어 있던 응급구조사의 몸과 마음을 조금은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치유 프로그램 이후 맑아진 응급구조사의 눈빛과 환해진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아로마테라피협회는 이태원 참사 직후 용산구청의 의뢰로 무료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당시 전국 각지에 있던 협회 회원 중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사람이 70명이었다. 이들은 서울로 상경해 지난 2022년 11월 8일부터 12월 25일까지 48일간 하루 2~4명씩 상담소에 상주하며 자원봉사에 나섰다. 최 회장은 "70명보다 더 많이 자원봉사자가 모여 오히려 돌려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아쉬움이다. 그는 "공무원들도 스트레스와 충격이 컸을 텐데 이태원 참사 책임 공방 이슈가 있어선지 치료를 잘 받지 못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최 회장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걱정과 크다고 했다. 최 회장은 "특강이나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면 좋아하는 향을 고르라고 할 때 사람들이 레몬과 레몬그라스, 불가리안 라벤더와 제라늄버번을 많이 고르는 것 같다"며 "과다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그리고 현실을 도피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과 더 멋지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잠재의식 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최 회장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한다. 아로마테라피스트 경력 30년인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협회를 창단하고 아로마상담사 민간자격을 등록했다. 지난해에는 아로마조향사 자격증도 새로 등록한 바 있다. 그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아로마테라피를 위해 협회의 전문가들이 직접 체험하고 효과적인 임상데이터를 모아 저서와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며 "아로마테라피를 통한 휴머니즘 추구, 그리고 한국산 에센셜 오일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4-11 14:33:23지난달 24일 하남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 와인클럽 내 와인랩(wine lab). 기다랗고 얇은 6개의 빈 와인잔 앞에 각종 치즈가 담긴 치즈 플래터가 놓였다. 와인잔에 담긴 시음용 샴페인에서 작은 기포가 보글보글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좋은 샴페인일수록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온다"는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난 뒤라 목뒤로 넘기는 샴페인 풍미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날 '까자노브 테이스팅 클래스'에서는 가장 기본 와인부터 최고급 와인까지 총 6가지의 샴페인을 차례로 맛봤다. 30여분간 이어진 강의에서는 마지막 최고급 프리미엄 라인인 스트라디바리우스 리미티드 에디션 골드 와인은 복합미를 위해 13년간 숙성했다는 것, 숙성이 오래된 샴페인일수록 노란색을 띤다는 점을 배웠다. 올해 5월 하남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에 500평 규모로 문을 연 '와인클럽'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와인 매장이다. 와인뿐 아니라 인기 위스키와 맥주, 전통주까지 세상의 갖가지 술 7000여종이 구비돼 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급격하게 커진 와인 시장에 걸맞은 규모의 메가샵으로, 와인애호가를 비롯해 애주가라면 그야말로 '눈 돌아갈' 구색이다. 세계 최고급 와인으로 꼽히는 6900만원짜리 '로마네 꽁티'를 오픈 한두 달 새에 팔아치운 곳이기도 하다. 와인랩은 와인클럽 매장 안쪽에 있는 공간으로, 체험형 와인 매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료 와인 클래스가 진행되는 곳이다. 와인 시음 뿐 아니라 유리 돔 안에 있는 아몬드, 체리, 피망 등은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갖가지 향들을 직접 맡아볼 수 있다. 국내 최초 '아로마(Aroma) 체험 존'이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신청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는 와인 클래스는 신청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와인 클래스에 참여하면 직접 맛봤던 와인을 특가로 구매할 수 있는데, 와인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시음한 와인에 대한 만족도가 커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2-03 18:46:54"이탈리아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본 적 있나요. 피렌체를 감싸 흐르는 아르노 강과 우뚝 솟은 피렌체 두오모 돔을 발갛게 비추는 석양이 너무도 멋진 곳입니다. 해가 진 후 아르노 강변을 따라 하나둘씩 켜지는 주광색 조명은 어느새 먼발치의 사람들을 중세속으로 이끌고 들어갑니다. "잘 오셨습니다. 여기는 피렌체 공국입니다." 며칠 전 그런 와인을 만났습니다. 이탈리아 와인명가 안티노리(Antinori)가 토스카나의 끼안티 클라시코에서 만드는 '바디아 아 파시냐노(Badia a Passignano)'입니다.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잔잔하게 입속을 물들이는 아로마가 마치 피렌체 시내를 포근히 덮는 미켈란젤로 언덕 노을을 닮았습니다. 또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질때면 진한 아로마에 가려있던 여러가지 부케가 서서히 안개처럼 피어납니다. 무심코 오래된 성당 한켠의 대리석을 쓰다듬을 때 켜켜이 쌓인 삶의 흔적을 차례차례 마주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바디아 아 파시냐노는 안개가 살짝 내려앉은 중세의 어느 골목길을 걷는 그런 감동을 주는 와인입니다. #1.수도사는 최고의 지식인이자 뛰어난 미식가 바디아 아 파시냐노는 '파시냐노 대수도원'이라는 뜻입니다. 파시냐노 수도원은 891년, 멀게는 395년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아주 오래된 수도원입니다. 만일 그 역사의 기원이 395년이라면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가 죽던 해입니다. 테오도시우스는 392년 가톨릭을 로마의 국교로 선포해 오늘날의 기독교를 있게 한 위대한 황제입니다. 하지만 그가 죽은 후 로마는 자식들에 의해 동서로 완전히 갈라지며 서양사의 물결이 바뀌게 됩니다. 파시냐노 수도원은 이후 1049년에 베네딕토 수도회 산하로 편입됐으며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587년부터 2년간 수도회 수학교사로 머무르기도 했던 유서깊은 수도원입니다. 예부터 수도원 인근에서는 늘 좋은 와인이 났습니다. 성찬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와인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죠. 오래된 수도원 인근에 늘 포도밭이 있는 이유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들던 중세 수도사들이 그 시대의 최고 엘리트 집단이었다는 것입니다. 지독한 문맹사회였고 문맹을 장려하던 기독교 문화권에서 수도사들은 유일하게 문자를 아는 뛰어난 지식인이자, 농부이고, 미식가였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맛있는 포도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와인이 맛있어지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이 노하우는 후배 수도사들에게 계속 이어졌습니다. 수도사들은 같은 포도밭, 같은 품종의 포도인데도 밭고랑마다 서로 다른 맛을 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형에 따라 토양의 성분과 퇴적층이 서로 다를 수 있고, 건물이나 나무에 의해 일조량과 바람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사진 밭의 경우 그 위치에 따라 포도 맛이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수도사들은 이런 미묘한 차이를 일찍부터 알았습니다. 그래서 돌로 야트막한 담을 쌓아서 구분해놨습니다. 프랑스 와인, 특히 부르고뉴 와인을 보면 라벨에 '끌로(Clos)', '뀌베(Cuvee)' 등의 단어들을 본적이 있을 겁니다. 끌로는 바로 수도사들이 쌓아놓은 그 '돌담'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에도 이 돌담에 따라 포도맛이 정확하게 달라진다고 합니다. 혹시 지금 마시는 와인의 라벨에 끌로라는 단어가 있다면 수도사들의 오랜 노하우가 담긴 좋은 와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도사들은 같은 밭이라 하더라도 포도를 밭고랑별로 구분해 수확하고 과즙도 분리해서 짜냈습니다. 이후 와인 맛을 보며 다른 밭고랑의 와인을 섞었습니다. 이렇게 제조된 와인은 훨씬 복합적인 맛을 내고 늘 일관된 품질을 유지했습니다. 이같은 방식을 '뀌베 시스템(Cuvee System)'이라고 합니다. 뀌베는 프랑스 부르고뉴나 상파뉴에서 포도를 수확해 압착했을 때 처음 나오는 좋은 과즙을 말합니다. 그 해 농사가 너무 가물었다면 경사진 포도밭의 위쪽에 위치한 포도는 물이 부족해 품질이 떨어지지만, 맨 아랫쪽 포도는 품질이 좋습니다. 물이 위에서 흘러 아랫쪽에 모이기 때문이죠. 반대로 비가 많이 온 해라면 아랫쪽 포도는 물을 많이 머금어 맛이 흐린 반면 위쪽은 과즙 농도가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각 고랑마다 포도맛을 보고 이를 섞는 것이죠. 이 뀌베 시스템도 수도사들이 처음 고안한 블렌딩 기법입니다. 보르도에서는 각 품종 별로 비율을 정해 섞습니다. 또 상파뉴에서는 샴페인을 만들 때 여러 해 동안 만들어진 와인을 섞습니다. #2. 중세 식탁과 세계사 물줄기 바꾼 금식일 신앙이 지배했던 중세 가톨릭 세계는 금식일에 지방 섭취를 철저하게 금지했습니다. 육고기는 물론이고 부산물인 유제품, 달걀까지도 제한했습니다. 더운 성질을 가진 붉은색 고기가 성욕을 부추긴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특정 음식을 하루이틀 못먹는 것은 참을 수 있겠지만 금식일은 그 기간이 너무 길고 자주 찾아왔습니다. 사순절은 장장 6~7주일에 달했고, 매주 금요일과 각종 축일까지 합치면 1년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140~160일이 금식일이었습니다. 오늘날 축제를 의미하는 '카니발(Carnival)'도 금식일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되새기는 사순절 시작에 앞서 육고기를 맘껏 먹으며 거리 축제를 즐기던 풍습이 오늘날 카니발로 자리잡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금식일이라 하더라도 생선은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물고기는 물에서 살기 때문에 성질이 차고, 살의 색깔도 흰색이었기 때문에 비늘이 없는 뱀장어, 메기 등을 제외한 생선은 모두 허용했습니다. 중세 수도원을 방문하면 어딜가나 양식장 시설이 있는 이유입니다. 당시 서민들은 금식일에 민물고기를 먹었습니다. 구하기 쉬운데다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귀족이나 부자들은 바닷고기를 즐겼습니다. 바닷고기는 대부분 크고 기름기가 있어 지방에 목마른 귀족들을 입맛을 부족하나마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바닷고기는 대구를 좋아했습니다. 대구를 좋아했다기보다는 유럽이 접한 대서양은 대구가 정말 크고 많이 잡혔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비롯한 연안 국가들이 주식처럼 즐기는 '바깔라우(Bacalhau)'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이처럼 중세 식탁을 바꾼 금식일은 세계사 물줄기도 바꿨습니다. 연근해에 머물던 당시 선원들이 대구를 잡으러 큰 바다로 나가기 시작하면서 대항해시대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바다를 향해 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절벽처럼 떨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바스크 지역 선원들은 용감하게도 대구를 잡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의 뉴펀들랜드 연안까지 나가면서 먼 바다를 개척하기 시작합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대항해 시대를 먼저 연 이유입니다. #3. 중세 골목길로 안내하는 바디아 아 파시냐노 '바디아 아 파시냐노 2016'을 조심스럽게 따라 봅니다. 진한 포도향이 순식간에 주변을 장악합니다. 신선하고 고급스런 아로마가 일품입니다. 마주하기 전 4시간 전에 보틀 브리딩을 하고, 다시 1시간 정도 디캔터에서 브리딩을 거쳐 병에 다시 담는 더블 디캔팅을 했는데도 그 향이 폭발적입니다. 입안에 살짝 흘려보면 제법 묵직한 질감에 놀랍니다. "어? 산지오베제(Sangiovese) 와인 맞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미디엄 바디와 풀바디 사이에 있지만 풀바디 쪽에 더 가깝습니다. 입속에서 마주하는 첫 아로마는 붉은 색 과일입니다. 입안에서 와인이 사라질때쯤 치솟는 침이 고일 정도의 기분좋은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산지오베제 100% 와인 맞네요. 이어 낙엽, 가죽, 연필심, 흙내음 등 복합적인 부케가 입안을 맴돌고 난 뒤 혀와 입안에 소복소복 내려앉는 타닌은 정말 좋습니다. 7년이 지난 와인임에도 타닌은 아직 두껍습니다. 세월이 더 흐르면 타닌도 아주 잘게 쪼개져 살포시 스며들 것 같습니다. 구조감 좋은 와인은 이런 감동을 줍니다. 눈을 감고 다시 한 모금 머금습니다. 이 와인, 라벨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피렌체 노을 빛을 닮은 바탕에 흐릿하게 자리잡은 바디아 아 파시냐노 수도원 건물, 저는 어느새 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11-16 18:07:02[파이낸셜뉴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흉기 피습 현장에 있던 교사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자 교육청이 이들에게 ‘아로마테라피 치료’를 진행했다. 일부 교사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황당한 치료와 상담’이라며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jtbc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20대 남성 A씨가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이 학교에 근무하는 B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교사 C씨는 교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동료 교사가 피습 당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C씨는 “부엌에 있는 칼조차 보는 게 무섭다”며 “눈 감으면 생각나서 잠을 못 자겠다. 너무 생각이 나서 불안하고 무서워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렵다”고 말했다. C씨처럼 당시 교무실에 있던 교사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이 때문에 사건 현장을 목격한 교사와 심리 치료를 희망하는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에듀힐링 센터를 통해 트라우마 위기 스크리닝을 진행한 뒤 고위험군 대상 개인 상담과 집단 상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서 심리 치료를 받은 일부 교직원들은 ‘황당한 치료’ 라며 상담을 거부했다. 에듀힐링센터에서는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던 교직원들에게 사건 당일 10여분 정도 집단 상담을 한 뒤 아로마를 뿌려준 뒤 향기를 맡게 하며 호흡법을 알려줬다. 이에 일부 교직원들은 “1:1 상담 등도 하지 않은 채 아로마테라피를 진행해 황당했다”며 “시교육청에 상담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도 가장 우선적으로 세밀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는 대전CBS에 “강력 사건을 목격한 이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에서는 ‘전문 상담사’와의 상담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건의 경우) 집단 상담과 더불어 개별적으로 개인 상담이 들어가야 하고, 지속적인 상담과 함께 업무 중에도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아로마테라피 치료를 하는 경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아로마테라피는 상담이라기보다는 명상할 때 많이 하는 것으로, (트라우마 치료) 효과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측은 이와 관련 “충격을 받았을 교직원의 심신 증상을 확인하고, 심리적 안정화 기법을 통해 호흡법으로 안정을 시켜주는 작업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건 당일 이후로도 교직원들에 대한 트라우마 심리 치료를 병행했으며, 센터 상담사와 외부 연계 기관인 트라우마 전문가가 학교에 나가 위기 스크리닝과 개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10 08:46:23【파이낸셜뉴스 고성=김기섭 기자】 강원 고성에서 하늬팜 라벤더 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인근에서 '아로마랑 소금축제'도 함께 열려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3일 고성군에 따르면 간성읍 어천리 하늬라벤더팜에서 지난 10일부터 제16회 하늬팜 라벤더 축제가 열리면서 보랏빛 라벤더꽃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하늬팜 라벤더 축제는 라벤더와 양귀비, 수국 등의 꽃으로 유럽식 정원을 느끼며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으며 보랏빛으로 물든 라벤더 축제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이에 고성군 소금축제위원회는 하늬라벤터팜에서 직선거리로 600m 떨어진 아로마 체험관에서 고성 해양심층수 천일염을 알리기 위해 이달 30일까지 ‘아로마랑 소금축제’를 개최한다. 아로마 체험관은 소금 제조시설을 갖춰 해양심층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로마와 더불어 어천리의 대표 특산품으로 키우기 위해 올해 첫 축제를 개최하게 됐다. 이번 축제는 ‘소금의 중요성을 알리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천일염을 활용한 향토 음식 장터 △소금박물방 △허브·소금 플리마켓 △아로마·소금 족욕 △해양심층수 천일염, 아로마 디퓨저 제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소금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아로마랑 소금축제의 볼거리와 체험을 통해 해양심층수 천일염을 알리고 소금 생산지로써 고성군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6-13 09:32:57[파이낸셜뉴스] 가난한 자의 무똥 로췰드(Mouton Rothschild), 1등급에 버금가는 '수퍼 세컨드(Super Second)' 와인. 프랑스 보르도(Bordeaux) 뽀이약(Pauillac) 지방의 와인 '샤또 린치 바쥐(Chateau Lynch Bage)'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입니다. 샤또 무똥 로췰드(Chateau Mouton Rothschild)는 보르도를 대표하는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으로 진한 아로마와 강렬한 질감으로 유명합니다. 린치 바쥐 또한 입안을 꽉 채우는 화려한 아로마와 균형잡힌 질감으로 뽀이약을 대표하는 특급 와인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린치 바쥐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Grand Cru Classe) 5등급 와인임에도 수퍼 세컨드 와인을 논할 때 빠지지 않습니다. 이미 웬만한 2등급 와인의 품질을 훌쩍 넘어 1등급 와인 곁에 다가섰다는 것이죠. 실제 런던국제와인거래소(London International Vintners Exchange, Liv-ex)의 거래가격에서도 이를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기준 1박스 가격은 1056 파운드로 2등급 와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등급 중 위로는 라 미숑 오브리옹(La Mission Haut Brion), 팔머(Palmer), 레오빌 라스 카스(Leoville Las Cases), 피숑 롱그빌 꼼떼스 드 라랑드(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스미스 오 라피트(Smith Haut Lafite) 등 6개 밖에 없습니다. 샤또 린치 바쥐의 오너 장 샤를 카즈(Jean Charles Cazes)가 와인수입사 에노테카와 함께 지난 10일 한국을 찾아 몇몇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카즈 가문이 가지고 있는 와인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카즈 가문은 1939년 샤또 린치 바쥐를 인수한 후 1940년 샤또 오름 드 페즈(Chateau Ormes de Pez), 2017년 샤또 오 바따이(Chateau Haut Batailley)를 차례로 그룹내로 편입시킨 보르도 와인 명가입니다. 장 샤를 카즈가 이 날 선보인 와인은 오 바따이 베르소 2019, 오 바따이 2019, , 오름 드 페즈 2011, 에코 드 린치 바쥐 2018, 린치 바쥐 2014, 린치 바쥐 2015 입니다. 카즈 가문의 울타리에 모여 있지만 각기 와인이 가지는 특징은 극명히 다릅니다. 오 바따이 와인은 뽀이약 와인이지만 견고한 구조감보다는 우아한 생 줄리앙(Saint Julien)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인접해 있는 떼루아 때문이라고 장 샤를 카즈는 설명합니다. 생떼에스테프(Saint Estephe)에서 나는 오름 드 페즈는 스파이시 한 느낌의 지역 특징을 정확하게 반영합니다. 린치 바쥐는 뽀이약 특유의 견고한 구조감을 바탕으로 진하고 화려한 아로마가 매력적입니다. ■오 바따이,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의 밝은 와인 오 바따이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5등급 와인입니다. 당시엔 바따이였지만 1942년 바따이와 오 바따이 두 개의 와이너리로 쪼개진 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 바따이의 세컨 와인인 '샤또 오 바따이 베르소 2019(Chateau Haut Batailley Verso 2019)'는 보랏빛이 강한 루비색 와인으로 잔에서 올라오는 아로마는 블랙 계열입니다. 뽀이약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특유의 매콤한 향과 산도 좋은 와인에서 나는 독특한 향이 같이 올라옵니다. 잔을 입에 기울이면 블랙 계열 아로마와 부드러운 질감이 먼저 느껴집니다. 질감은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너무 무겁지는 않습니다. 엷고 부드러운 타닌과 함께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산도는 중상 정도로 와인을 신선하게 만듭니다. 샤또 오 바따이 2019(Chateau Haut Batailley 2019)와 비교해 봅니다. 색깔은 세컨 와인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거의 같습니다. 잔에서 느껴지는 아로마도 블랙 계열이고 매콤하고 좋은 감칠맛이 기반된 향기가 와인의 성격을 가늠하게 만드는 것도 똑같습니다. 그러나 와인을 입에 흘리는 순간 완전히 다른 와인으로 들어옵니다. 굉장히 두껍고 진한 타닌이 입안을 촤악 발라버리며 블랙 계열의 아로마를 더욱 상승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산도도 더 좋습니다. 와인이 입안에서 사라지고 나면 블랙 커런트 느낌의 아로마와 스모키한 타닌이 길게 이어지며 피니시를 장식합니다. 샤또 오 바따이 2019는 까베르네 소비뇽 76%, 메를로(Merlot) 24%의 블렌딩이며 오 바따이 베르소 2019는 까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5%가 섞인 와인입니다. 장 샤를 까즈는 "2017년 오 바따이를 인수한 후 과거 보다 과실 아로마를 중시하고 밝은 모습의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며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름 드 페즈, 생떼에스테프의 만만치 않은 고급 와인 샤또 오름 드 페즈 2011(Chateau Ormes de Pez)은 생떼에스테프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그랑크뤼 클라세가 아닌 크뤼 브루주아(Cru Bourgeois) 와인입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높은 엑셉시오날(Exeptionnel) 등급으로 시장에서는 그랑크뤼 클라세에 준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옅은 루비빛 와인으로 잔을 기울여보면 12년이 지난 와인답게 테두리에서 가넷빛이 확연합니다. 아마도 시음 적기를 맞은듯 잔에서 올라오는 블랙 커런트 향과 스파이시 한 민트향이 매력적입니다. 이는 생떼에스테프 와인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와함께 산도가 기반된 잘 익은 과일향이 매혹적입니다. 잔을 입으로 가져가면 블랙 계열의 매혹적인 아로마가 확 들어오는데 산도가 아주 좋습니다. 밀도감이 거의 안느껴질 정도의 가벼운 질감의 와인입니다. 타닌도 있는듯 없는듯 살포시 혀에 내려앉는데 부드럽고 잘게 쪼개져 있으며 와인이 사라질 때쯤에야 존재감을 살짝 드러냅니다. 오름 드 페즈 2011은 점토가 많은 생떼에스테프 와인임에도 의외로 까베르네 소비뇽 비율이 50%로 높습니다. 메를로 41%,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7%,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2%가 섞였습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 그랑뱅 못지않은 모습이지만.. 샤또 에코 드 린치 바쥐 2018(Chateau Ecco de Lynch Bage 2018)은 린치 바쥐의 세컨 와인입니다. 불투명한 검은색에 가까울 정도로 진한 자줏빛 와인입니다. 그러나 아직 어린 와인이어서 그런지 테두리 조차 변하지 않았습니다. 잔을 코에 가져가면 블랙 커런트 느낌의 진한 과실향이 제일 먼저 반깁니다. 워낙 아로마가 강해서인지 다른 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잔을 스월링해봐도 강렬한 과실 아로마만 휘몰아칩니다. 와인을 입에 살짝 흘려봤습니다. 잔에서 느껴지던 그 폭발적인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인상적입니다. 타닌도 아주 굵고 거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이 좋습니다. 밀도감도 굉장히 뻑뻑합니다. 그런데 산도가 중간 정도로 평소 모습과 좀 다르게 풀이 죽어있습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는 제가 한 달에 두 병 이상 즐길 정도로 좋아하는 와인이어서 잘 아는데 이날 와인은 평소 모습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는 진한 아로마와 강렬한 산도, 입안을 점점 말려버리는 강력한 타닌, 은은하게 이어지는 연유향이 특징적인 와인입니다. 2018 빈티지는 보르도 전체에서 그레이트 빈티지로 꼽히는 와인인데 굉장히 의외의 경험을 했습니다. 에코 드 린치 바쥐 2018은 까베르네 소비뇽 62%, 메를로 36%, 까베르네 프랑 2%의 블렌딩입니다. ■린치 바쥐, 빈티지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 인상적 샤또 린치 바쥐(Chateau Lych Bage)는 까즈 가문을 대표하는 와인으로 이 날 얼굴을 내민 와인은 2014 빈티지와 2015 빈티지입니다. 2014 빈티지는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현지에서는 평균 이상의 좋은 빈티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5 빈티지는 2000년대 들어 가장 훌륭한 빈티지로 손꼽히는 몇 개의 빈티지 중 하나입니다. 두 와인 모두 검은빛에 더 가까울 정도로 진한 보라색을 띠지만 잔을 기울이면 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2014 빈티지는 테두리 색이 살짝 변해 시음 적기에 진입하고 있지만 2015 빈티지는 테두리 조차 진한 보라색을 유지할 정도로 생생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두 와인은 잔을 코에 가져가는 순간부터 완전히 다른 와인이 됩니다. 2014 빈티지의 경우 아주 진한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들어오는데 강렬한 햇살에 그을린 모습이 연상되는 바짝 마른 느낌의 아로마입니다. 입에 넣어보면 산도가 아주 자극적으로 들어오는데 이게 다시 높아집니다. 침샘을 자극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시울까지 그렁그렁거리게 만들 정도로 치솟습니다. 밀도도 상당히 좋지만 무거운 풀바디의 질감이 아닙니다. 그러나 타닌은 또 굉장히 두껍게 깔립니다. 피니시도 굉장히 길게 가져가는데 마지막에 남는 것은 스모키 한 타닌과 블랙커런트 향, 쨍한 산도입니다. 반전에 반전을 주는 좋은 와인입니다. 2015 빈티지는 완전히 다릅니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블랙 계열의 진한 아로마로 같지만 2014 빈티지보다 살집이 훨씬 좋고 과즙이 주르륵 흐를 것만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연유 향도 살짝살짝 스쳐가면서 고급스럽다는 말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입에 흘려보면 더욱 다릅니다. 밀도가 뻑뻑할 정도로 높은 풀바디 와인입니다. 산도는 아주 높지만 날카롭지 않게 고급스럽습니다. 시음 적기에 들지 않은 잠재력이 좋은 와인 특유의 모습입니다. 타닌은 의외로 곱고 두껍게 깔립니다. 2014 빈티지가 아로마, 산도, 타닌 등이 엣지가 분명하게 살아있고 각각 명확하게 구분돼 들어오는 반면 2015 빈티지는 아주 좋은 아로마와 산도를 가지고 있지만 다소 뭉그러져 함께 들어오는 느낌이 강합니다. 시음 적기 여부의 차이인듯 합니다. 2014 빈티지는 까베르네 소비뇽 69%, 메를로 26%, 까베르네 프랑 3%, 쁘띠 베르도 2%의 블렌딩이며 2015 빈티지는 까베르네 소비뇽 70%, 메를로 24%, 까베르네 프랑 4%, 쁘띠 베르도 2%가 섞였습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1-15 15:31:13【파이낸셜뉴스 정읍=강인 기자】 전북 정읍여고에서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린 학생들을 위한 아로마테라피 특강이 열렸다. 원광보건대 겸임교수 정선영 박사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수능을 치른 정읍여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특강과 아로마테라피를 진행했다. 아로마테라피는 방향성 약용 식물에서 추출한 특유의 향을 가진 순수 식물성 기름인 에센셜오일을 이용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시켜 심신 항상성을 유지하게 하는 자연치료요법이다. 학생들은 에센셜 오일을 직접 시향하며 입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랬다. 천연아로마 퍼퓸과 비건화장품, 자연유래 오가닉 멀티밤 등 에센셜오일을 활용한 다양한 화장품들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정선영 박사는 "수험생들이 아로마테라피를 통해 심신 건강을 도모하고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2-12-07 16:57:32[파이낸셜뉴스] 발루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K-아로마 이름을 높이고 있다. 제주방언으로 '비뚤어진 것을 바르게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발루다'는 제주도산 약초를 원료로 천연 아로마를 생산중인 제주도 기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발루다는 최근 중국 북경에 지사를 설립, 지난 10월 수출을 시작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 9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진행한 세계 주요국 지사화 사업 참여를 통해 이뤄졌다. 발루다는 중국 뿐 아니라 캐나다, 일본, 말레이이사에도 주력 제품인 발루다 필로우 미스트를 알리고 있다. 발루다는 오는 12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K-뷰티 참가할 예정이다. 발루다는 일본내 350여곳 에스테틱 운영업체와 입점 협의 중이며, 빠르면 12월 초 공급계약이 체결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향으로 발루다 제품군 및 블루밍라인을 대형 한인마트, 중국계 최대 양판체인인 T&T 수퍼마켓과 상품설명회를 진행, 한국전통 아로마제품을 알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 최대 백화점 업체와 상품설명회를 진행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유덕만 발루다 대표이사(사진)는 "발루다는 국내 온·오프라인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보다 해외에 눈을 돌려 한국의 전통 아로마 제품을 알리고자 노력중"이라며 "해외 인적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내년에는 해외시장에서 더 이름을 알 수 있는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루다는 지난 5월 말에 본사를 제주도 비자림 입구 구좌읍으로 신축, 이전했고 전시장 및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2-11-13 21:51:16[파이낸셜뉴스] 붉은 토양으로 유명한 남호주 쿠나와라(Coonawarra) 지역의 터줏대감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Wynns Coonawarra Estate) 와이너리는 호주 와인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와인을 만든다. 호주를 비롯한 신대륙 와인은 대부분 질감이 무겁고 아로마가 진한 힘 좋은 와인으로 대변되지만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와인은 좀 다르다. 미디엄 바디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아로마를 가진 와인을 만든다. 지난달 말 남호주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 와인메이커 사라 피전(Sarah Pidgeon)이 윈즈의 대표와인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사라는 "윈즈 와인은 늘 미디엄 바디의 섬세한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며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들어야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아주 단순한 철학으로 말을 시작했다. 그는 "쿠나와라 지역은 토양도 독특하지만 기후가 정말 서늘한 지역"이라며 "햇살이 강한 여름에도 밤에는 섭씨 12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일교차가 크고 건조해 와인의 컬러나 타닌을 뽑는데 이상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선보인 와인은 엔트리부터 플래그십까지 모두가 무겁지 않은 섬세한 질감이 돋보였다. 이날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가 선보인 와인은 윈즈 쿠나와라 샤르도네 2021(Wynns Coonawara Chadonnay 2021), 윈즈 쿠나와라 리슬링 2021(Wynns Coonawara Riesling 2021), 윈즈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 2020(Wynns Gables Cabernet Sauvignon 2020), 윈즈 쿠나와라 쉬라즈 2021(Wynns Coonawara Shiraz 2021), 윈즈 마이클 쉬라즈 2010(Wynns Michael Shiraz 2010), 윈즈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2013(Wynns John Riddoch Cabernet Sauvignon 2013), 윈즈 블랙 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2019(Wynns Black Label Shiraz 2019), 윈즈 블랙 라벨 쉬라즈 2019(Wynns Black Label Shiraz 2019) 등 8종이다. ■쿠나와라 리슬링, 아삭한 신선함 매력적 윈즈 쿠나와라 샤르도네 2021은 샤르도네(Chadonnay) 100%로 만든 연한 황금빛을 띠는 화이트 와인이다. 입에 넣어보면 아몬드 등 너티한 풍미가 먼저 느껴지며 헤이즐넛 향도 스쳐간다. 오크를 살짝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과실 아로마는 차가운 향보다는 트로피컬 느낌이 강하다. 차가운 기후보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일에 좀 더 닮아있다. 윈즈 쿠나와라 리슬링 2021은 화이트에서도 윈즈의 실력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리슬링(Riesling) 100% 와인으로 레몬, 청사과 등 서늘한 계열의 과일 아로마로 깨끗한 느낌을 준다. 산도는 미디엄 플러스 정도이며 질감은 아주 가볍다.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기본급 와인이 아니네 윈즈 게이블 까베르네 소비뇽 2020은 쿠나와라에서 나는 까베르네 소비뇽 100%의 와인으로 와인은 퍼플 계열의 검붉은 색을 띤다. 잔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매콤한 향과 함께 블랙 계열의 아로마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경쾌한 분홍색 꽃 향도 중간중간 들어온다. 입에 넣어보면 산도가 좋은 블랙 계열 과실향이 먼저 느껴지며 타닌도 곱게 들어와 자리잡는다. 질감은 미디엄 풀바디 또는 풀바디로 묵직한 와인이다. 피니시도 길게 이어지며 마지막 남는 향은 초콜릿 향이다. 윈즈 쿠나와라 쉬라즈 2021은 퍼플 빛깔의 와인이다. 잔에서 들어오는 아로마는 붉은색 계열로 진한 과실 향 때문인지 약간 과숙한 느낌도 있다. 입에 흘려보면 아로마는 역시 붉은색 과실이다. 질감은 미디엄 바디나 미디엄 풀바디로 무겁지 않다. 산도는 중상 정도이며 타닌은 거의 없다.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출렁이는 질감 인상적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 2019와 블랙라벨 쉬라즈 2019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아이콘 와인이다. 블랙라벨 까베르네 소비뇽은 까베르네 소비뇽임에도 퍼플 계열의 색을 띤다. 잔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매콤한 향이 있으며 약간의 후추향도 스쳐간다. 입에 넣어보면 아주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인데 아로마는 블랙 계열이다. 이어 너티한 느낌도 있다.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과하지 않은 질감에 산도도 중상 이상으로 좋다. 타닌은 얇지만 고급스럽게 쪼개져 있다. 피니시도 제법 길게 가는 좋은 와인이다. 블랙라벨 쉬라즈 2019는 퍼플이 살짝 비치는 루비빛 와인이다. 잔에서 올라오는 향은 레드와 블랙 계열 과실향이 섞여있다. 그러나 입에서 느껴지는 아로마는 레드 계열로 다소 과숙한 느낌도 든다. 타닌은 강하지 않다. ■마이클 쉬라즈, 세월을 잊은 섬세함과 발랄함에 깜짝 마이클 쉬라즈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플래그십 와인이다. 1955년 데이비드 윈이 한정판으로 만들어낸 와인이 기원으로 쿠나와라 최고의 포도원에서 훌륭한 빈티지가 나올때만 생산되는 특별한 와인이다. 잔에 따라진 마이클 쉬라즈 2010은 루비와 퍼플 색의 중간색을 띠며 굉장히 검다. 잔에서는 아주 잘익은 카시스 향이 몽글몽글 덩어리 져 올라온다. 산도가 좋은 와인에서 나는 특유의 감칠맛 향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쉬라즈 특유의 후추향도 있다. 12년이 지난 와인임에도 전체적인 향이 음습하다기보다 굉장히 발랄하다. 잔을 기울여보면 의외로 검은색 과실 아로마가 지배적이다. 아주 기분좋은 산도가 침샘을 금새 자극한다. 질감은 미디엄 또는 미디엄 플러스로 섬세하다. 와인이 사라질때쯤 엷게 깔리는 타닌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피니시도 길게 가져가며 마지막에 남는 향은 정향, 후추, 커피 등이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쿠나와라 떼루아 진면목을 봤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도 마이클 쉬라즈와 함께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를 상징하는 최상위 레벨 와인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 와인으로 테라로사 토양에서 나는 최고품질 포도의 1%만 선별해 만든다. 존 리독 까베르네 소비뇽 2013은 검붉은 루비색을 띠지만 이제 색이 빠지기 시작했다. 잔에서 제일 먼저 반기는 향은 그냥 최고급 카시스 향이다. 이어 비가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흙냄새와 바닐라 향, 까쇼 특유의 야채향도 있다. 입에서 느끼는 아로마는 블랙 계열이다. 질감은 의외로 미디엄 풀바디 정도로 무겁지 않은 편이다. 타닌은 마이클 쉬라즈보다 훨씬 두껍다. 입속에서 와인이 사라지면서 산도가 치솟고 타닌도 훨씬 강해진다. 피니시도 두세숨 이상 길게 이어지며 마지막에 남는 향은 분홍색 꽃향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2-10-10 20: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