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전10권·아이작 아시모프 지음/현대정보문화사) SF의 팬이 많은 것 같지만 실상 SF의 의미를 이해하고 즐기는 사람이 극히 적은 우리나라에서 이번에 완역본으로 선보인 ‘파운데이션’(김옥수 옮김) 시리즈를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보통 SF라고 하면 우주전쟁에, 광선총과 살인무기가 난무하는 그런 세상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러한 요소를 지닌 SF들도 상당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SF의 본질은 단순한 흥미요소 이외에도 빠질 수 없는 본질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과학이라는 요소의 비중이다. 사실 정통 SF라면, 실질적으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 해도 절대 나올 수 없는 논리에 닿지 않는 기이한 초 병기나 무기 등이 난무하고 패러독스의 해결이 없는 시간여행이나 인간의 사회성을 염두에 두지도 않는 우주제국 같은 것이 난무하는 세계는 아니다. 그러한 많은 종류의 작품들은 이제는 Science Fiction으로서가 아니라 Space Opera나 Scientific Fantasy 정도로 불려지고 있다. 흥미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자극적이고 파괴적인 요소들로 행간을 메우는 그러한 종류의 작품들과 정통성을 지닌 SF와는 분명히 다르다. 사실 ‘정통’과 ‘비정통’을 구분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과학적인 상상력이 정말 과학적인데서 출발하였는가, 그리고 그 과학적인 상상력이 기술적으로만 따져진 상상인가 아니면 제반 사회학적인 요소나 인간적 요소들까지를 포함하고 있는가 하는 정도만을 생각하더라도 그러한 분류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진정한 ‘정통’ SF라면, 단순히 현란한 미래의 기술상의 발전이나 초 병기의 등장 등의 나열로 감각적인 재미나 멋을 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혹은 그것을 현명하게 습득해 나가는 인간의 면모를 놓치지 않고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은 소위 ‘정통’ SF의 계보를 잇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여기엔 호전적인 외계인의 등장이나 신나는 우주전쟁 같은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초월적인 이계(異界)의 세계를 그려낸 클라크나, 과학이라기보다는 공학에 가까운 측면에서 휴머니즘을 가미한 하인라인의 작품과는 또 다르게, 다소 사회성이 강한 아시모프는 SF 내에서 인간의 기술과 문명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며 커다란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것이 바로 ‘로봇’ 시리즈에서부터 시작하여 발전되어 나온 거대한 드라마인 이 ‘파운데이션’이다. ‘파운데이션’은 ‘로마제국 흥망사’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했다는 아시모프의 말처럼, 인간이라는 존재 전체의 미래와 흥망, 그리고 발전과 진화를 나타내는 커다란 규모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이라는 지적 존재가 군상을 이루어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갖가지 양태의 사회상과 변화를 마치 한편의 거대한 드라마처럼 보여준다. 여기에서 그려낸 파운데이션의 역사는 어느 면에서는 인간 역사의 축소판이며, 미래에 대한 인간에의 경고이기도 하고, 인간 사회에 대한 하나의 거대한 의문부호이기도 하다. 드러나는 잔재미는 별로 없지만, 저변을 흐르는 깊이 있는 재미는 SF 중에서도 손꼽을 만하다. 척박한 국내의 SF 풍토에서 이러한 대작이 출간되었다는 것은 SF에 관심이 있는 본인으로서는 박수를 칠만한 일이며, 작품의 가치에 상응할 만큼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볼 기회를 가지게 되어 과학과 인간, 그리고 역사와 인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이우혁(소설 ‘퇴마록’의 작가)
2003-08-07 09:54:44"자비를 베풀게 로봇. 그만 조르라고! 보시다시피 이미 난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체코 프라하에서 1921년 초연된 카를 차베크의 연극 '로줌 유니버설 로봇(R.U.R)' 3막에 나오는 대사다. 로봇의 반란으로 인류는 종말에 처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건축소장 알퀴스트가 로봇 우두머리 다몬을 향해 절규하는 대목이다. 다몬은 알퀴스트를 몰아붙인다. "살아있는 육체를 달란 말이야!" 전체 희곡 3막에서 가장 팽팽했던 순간이었다. 이듬해 미국 뉴욕 공연에서 한 비평가는 '사색을 자극한 독창적인 스릴러'라고 평가했다. 현대 평단에선 별 극적 긴장감을 주지 못한 밋밋한 범작이라는 평도 있긴 하나 거리엔 우마차밖에 다니지 않던 시대 작가의 상상력을 높이 산다. 정작 이 작품에 크게 빚을 진 곳은 로봇공학계다. '로봇'의 탄생지가 다름 아닌 여기다. 강제노동, 고된 일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가 로봇의 어원이다. 수많은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 도전의 눈높이를 끌어올렸다. "차베크는 로봇 단어 하나로 불멸의 존재가 됐다"고 말한 SF거장 아이작 아시모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아시모프의 단편집 '아이, 로봇(1941년)'에서 나온 로봇 3대 원칙은 지금 더 각광받는다.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선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첫번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첫번째, 두번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 현장의 기술은 작품 속 로봇을 빨리 쫓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2t에 달하는 로봇팔이 유압 작동기에 의해 150㎏의 금속 부품을 번쩍 들어올릴 때 산업계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이 로봇팔이 미국의 발명가 조지 데블과 조셉 엥겔버거가 1958년 내놓은 세계 첫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다. 용광로에서 나온 금속부품을 냉각수에 식히고 제조공정을 따라 반복된 작업을 정확히 수행했다. 1970∼1980년대 급성장한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패권을 쥔 쪽은 일본이었다. 특허를 사들인 가와사키중공업이 두각을 드러냈고, 와세다대학은 세계 최초의 실물 크기 휴머노이드 로봇 '와봇' 개발에 성공한다. 와봇은 스스로 거리를 측정해 물건을 잡았으며, 불안정하나마 걸을 수도 있었다. 온전히 사람처럼 움직이는 방식에는 상당히 못 미쳤으나 이 정도도 로봇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였다. 일본은 2000년 세계 첫 2족 보행 로봇(혼다 아시모)을 출시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하나 그 후론 별 족적이 없다.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오고 있었다. 먼저 움직인 이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다. 남아공에서 보낸 유년 시절 외톨이 머스크가 도피처로 삼았던 것이 아시모프의 공상과학소설이었다는 건 많은 이들이 안다. 전기차 기적 다음 고지가 로봇이었다. 머스크에게 '바퀴 달린 로봇인 자율주행 자동차'나 '다리 달린 사람 비슷한 지능형 로봇'이 다를 게 없었다. 지난 2021년 구상을 밝힌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예정보다 출시가 늦어진다. 하지만 양산을 시작하면 시장은 새로운 혁명에 휩싸일 수 있다. 아시모프의 로봇이 어느덧 현실이 되는 것이다. 세계 빅테크들이 지금 동시에 향하고 있는 곳이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이다.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디바이스이자 AI 마지막 종착지가 로봇이라고 본다. 구글, 메타, 오픈AI 등 거물 기업들은 테슬라의 독주를 막으려고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여기에 중국 신생 로봇 스타트업의 추격은 위협적이다. 이들의 칼군무나 마라톤 완주는 정부 주도의 중국 로봇 생태계가 이미 완성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어떤가. 다행히 아주 비관적이진 않은 것 같다. 세계 1위 로봇밀도(노동자 1만명당 로봇대수)는 큰 자산이다. 삼성, 현대차, 두산의 과감한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엔 민관 K휴머노이드 연합도 떴다. 하지만 충분치 않다. 승부는 성능과 가격에서 판가름 난다. 말뿐인 정치권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진숙 논설위원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5-04-30 18:36:00"이러다 기자라는 직업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챗GPT를 사용해본 친구의 얘기다. 논문이든, 기사든 주제만 던져주면 '꽤' 훌륭한 글을 만들어낸다며 실제 사례가 담긴 휴대폰 화면을 들이민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사회적 관계가 중요한 기자 사회의 특성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해 보지만 가슴 한편이 서늘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가 연초 국내 한 TV 프로그램에서 "창의력이 필요한 분야도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했던 기억이 겹치자 두려움은 배가 된다. 챗GPT는 미국의 스타트업 오픈AI가 만든 대화형 AI다. 시나 소설을 쓰는 것은 물론 자기소개서와 논문도 대신 작성해준다. '이달 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0.25%p)이 적절했는가' 하는 질문에도 전문가처럼 고급스러운 답변을 내놓는다. 그 수준이 예사롭지가 않다. 하지만 놀라운 기술에 감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혁신을 다소 더디게 만들지라도) 적절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나 파급효과 등을 감안하면 지금도 이르지 않다. 그들(오픈AI)도 인정하는 것처럼 오용(誤用)되거나 악용(惡用)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문이나 과제에 대한 대필과 표절, 저작권 침해 등 다양한 부작용이 이미 쏟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한 학교에선 챗GPT가 학습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며 접속을 차단했고, 남미 콜롬비아의 현직 판사가 챗GPT를 참고해 판결문을 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챗GPT를 걸러내는 도구가 나왔을까. 이보다 앞서 2020년 12월에 나온 챗봇 '이루다'는 신드롬에 가까운 찬사를 받았음에도 각종 논란과 혐오표현 등으로 3주 만에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이런저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AI 사회로 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등장할 때도 여러 걱정이 많았으나 '소통 강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결국은 사람의 몫이다. 챗GPT를 만든 것도 사람이고, 어떤 데이터를 선별해서 쓸 것인지 설정하는 것도 사람이다. 그래서 윤리적 측면에서 책임 있게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기반으로 2004년에 나온 영화 '아이, 로봇'이 떠오른다. 지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AI를 탑재한 로봇에 관한 얘기다. 영화에서는 사람이 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로봇이 오히려 사람을 지배하려 든다(다행스럽게도 다른 로봇이 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로봇은 사람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영화에 나오는 로봇의 제1 원칙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증권부장
2023-02-08 18:07:00국립발레단 퇴임 후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발병했고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무용과 같은 공연예술은 인간과 인간의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 기본이기에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비대면으로 무용 실기수업을 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학생과 교수, 학교 관계자들의 시행착오를 거쳐 점차 안정화되어 가긴 했지만 춤이란 것은 화면으로 배울 수 있는 그 이상의 것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수업들이 영상으로 촬영되어 전 세계인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공연문화에도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공연을 중계하는 방식으로 대체되어 많은 예술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공연을 하고 전 세계 관객들은 영상을 통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대면으로 이루어졌던 공연예술들이 발전된 과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우리의 생활 속에 파고들었다. 테슬라는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본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토타입 모델을 공개했다. 테슬라 로봇으로 알려진 로봇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소개와 함께 무대로 걸어 나와 손을 흔들고 행사장을 걸어다녔다. 머스크는 로봇을 통해 풍요로운 미래, 빈곤 없는 미래를 이끌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것은 자동차보다 저렴한 가격(약 2900만원)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로봇으로 미래에는 자동차보다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휴대폰이나 자동차처럼 일상화가 된다면 인간이 해왔던 모든 행위를 대체할 것이고 우리의 생활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예술 분야에서도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23년 국립극장 새 시즌 레퍼토리 중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 시리즈 부재'의 지휘자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악보를 학습해서 연주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살피며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화가 '아이다'는 눈에 달린 카메라로 대상을 바라보고 알고리즘의 연산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해 로봇 팔을 이용해 그림으로 재현한다. 2018년 안무가 프레드릭 벤치 리드만은 산업용 로봇과 듀엣 공연을 해 무용계에서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휴보(2004년 한국과학기술원), 에버원(2006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행동과 제한적 감정 인식이 가능해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고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의 예술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인가? 로봇이 점점 인간화되어 간다면 창조력, 감정, 꿈꾸기 같은 인간 고유의 영역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휴머노이드 로봇 댄서들이 춤을 춘다면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통해 관객들을 감동시키는 게 가능할 것인가? 공연예술에 있어 협업을 통해 예술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부수적인 존재가 아닌 주도적이고 독창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아이, 로봇'에 나오는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꿈을 꾸며 주체성을 가진 로봇은 결국 창조될 것이고 인간은 인간 고유의 가치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약력 △44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경희대학교 무용학부 교수(현)김지영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
2022-10-12 18:09:12디즈니플러스에 앞서 애플TV플러스가 한국에 먼저 상륙한다. 애플은 오는 11월 4일 한국 고객을 위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디즈니가 OTT 디즈니플러스를 다음달 12일 출시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애플이 한 주 앞서 공식 론칭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애플은 이번 애플TV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애플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비롯해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인 '닥터 브레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닥터 브레인'은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등의 작품으로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줬던 김지운 감독의 연출작이자 폭넓은 인기를 누린 홍작가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새로운 SF스릴러 장르 작품으로 '기생충'의 이선균이 주연으로 참여한다. 애플TV플러스는 세계적인 코미디 시리즈 '테드 래소'와 제니퍼 애니스톤·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더 모닝 쇼', 제이슨 모모아·데이브 바티스타가 출연하는 '어둠의 나날',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서번트’, 아이작 아시모프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파운데이션’,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연의 ‘파머’,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핀치’,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 주연의 ‘맥베스의 비극’ 등을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TV플러스는 애플의 기기와 일부 스마트TV 및 게이밍 콘솔에 설치된 애플TV앱, 삼성 및 LG 스마트TV, SK 브로드밴드 셋톱박스, 웹사이트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월 구독료는 6500원이다. 박지현 기자
2021-10-25 17:13:20디즈니플러스에 앞서 애플TV플러스가 한국에 먼저 상륙한다. 애플은 오는 11월 4일 한국 고객을 위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디즈니가 OTT 디즈니플러스를 다음달 12일 출시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애플이 한 주 앞서 공식 론칭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애플은 이번 애플TV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애플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비롯해 첫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인 '닥터 브레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닥터 브레인'은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등의 작품으로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줬던 김지운 감독의 연출작이자 폭넓은 인기를 누린 홍작가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새로운 SF스릴러 장르물로 '기생충'의 이선균이 주연으로 참여한다. 애플TV플러스는 세계적인 코미디 시리즈 '테드 래소'와 제니퍼 애니스톤·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더 모닝 쇼', 제이슨 모모아·데이브 바티스타가 출연하는 '어둠의 나날',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서번트', 아이작 아시모프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파운데이션',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연의 '파머',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핀치',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 주연의 '맥베스의 비극' 등을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TV플러스는 애플의 기기와 일부 스마트TV 및 게이밍 콘솔에 설치된 애플TV앱, 삼성 및 LG 스마트TV, SK 브로드밴드 셋톱박스, 웹사이트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월 구독료는 6500원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0-25 14:35:36인공지능(AI) 기술이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AI가 내장된 지능형로봇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지만, 일론 머스크와 인공지능의 대가 오렌 에치오니 박사 등의 주장처럼 잘못 사용하면 살상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조치가 필요하다. 일찍이 로봇의 위험성을 인지한 아이작 아시모프는 1942년 집필한 '아이 로봇'에서 로봇윤리 3원칙이라는 이름으로 로봇을 제어할 지침을 공표했다. '로봇은 사람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1원칙), 로봇은 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2원칙), 로봇은 1, 2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3원칙)'는 내용이다. 아주 간단명료한 원칙이지만 적용하기에 현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자율주행자동차(Automated Vehicle·AV)라는 최첨단 이동로봇의 상용화를 앞두고 AV에 적용할 로봇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언덕을 내려가는 AV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서 갈림길에서 5명의 성인과 1명의 어린이 중 한쪽을 희생시키거나 또는 중앙분리대를 충돌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시켜야 하는 3가지 선택 상황에 처했을 때의 딜레마다. AV를 설계할 때 어떤 경우라도 탑승자의 희생이 최소화되도록 의무론(Deontology)을 선택했다면 판매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인명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AI를 설계한 사람이나 회사는 법적인 책임과 금전적 보상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편 AV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지향하는 공리주의(Utilitarianism)적 선택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됐을 경우에는 5명의 성인과 1명의 어린이 그리고 차량 탑승자의 가치를 순식간에 계산해서 손해가 가장 적은 피해 대상을 선택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산이 가능하지도 않고 차량 탑승자가 죽을 수도 있는 차를 살 구매자도 거의 없으리라 예상된다. 위의 사례는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으로, 인간운전자는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면 된다. 하지만 지능형로봇은 법적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인간이 만든 윤리원칙에 따라 제작돼야 한다.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및 한국로봇학회 등에서 발표되고 있는 로봇윤리원칙을 보면 지능형로봇은 성별, 연령, 장애 여부, 인종, 국적 등을 이유로 인간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이 원칙을 위 사례에 적용하면 성인 5명과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어린이 1명을 선택해도 곤란하고,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성인이나 탑승자를 선택할 수도 없다. 어떤 선택도 인간에게 해가 되는 곤란한 상황에 대비해 윤리원칙은 또한 로봇의 설계자, 제작자, 이용자,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사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철저히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브레이크 고장 시 스스로 속도를 줄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로봇을 설계하도록 한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로봇이 인간처럼 윤리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윤리원칙은 인간의 명령이기 때문에 로봇은 이를 위반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들은 윤리원칙을 위반하더라도 처벌되지 않으면 양심을 속이고 어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이점 시대가 오면 인간보다 더 뛰어난 로봇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들이 인간처럼 윤리원칙을 멋대로 무시하게 되면 스티븐 호킹 교수가 우려했듯이 인류의 종말은 피할 수 없다.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전 한국교통연구원장
2019-09-24 17:21:5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6일(현지시간) 역대 가장 강력한 로켓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고 USA투데이와 BBC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신형 로켓인 ‘팰콘헤비(Falcon Heavy)’는 9000만달러(약 973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발사 성공률이 50%인데도 불구하고 대서양 상공으로 날아갔으며 이를 지켜본 캘리포니아주 호손 본사의 스페이스X 직원들이 열렬히 환호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또 발사 30분뒤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로켓 내부 영상을 전송하기 시작했다. 팰콘헤비는 머스크의 야망인 화성 여행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사업으로 3단계에 걸쳐 보조로켓이 분리되게 제작됐다. 보조로켓 2개는 발사뒤 8분만에 발사 장소 인근으로 날아와 순조롭게 착륙했으며 다른 1개는 바다의 무인 선박으로 착륙한 예정이었으나 신호가 끊긴 것으로 보도됐다. 머스크는 발사때 폭발할 위험이 높으며 비행때 진동과 충격으로 보조 로켓 3개가 부딪힐 수도 있는 등 실패 요인이 많았다며 이번 성공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상으로 다시 착륙한 보조 로켓들을 직접 살펴봤다. 팰콘헤비는 우주왕복선 이후 가장 강력한 우주 비행 물체로 2층버스 5대 무게의 화물을 실을 수 있으며 비용이 두번째로 강력한 로켓인 델타IV헤비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머스크는 설명했다. 로켓에는 머스크가 소유해온 테슬라 로드스터 차량과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 소설 ‘파운데이션’이 담긴 디스크, 스페이스X 직원 6000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탑재됐다. 고비는 지구 상공 자기권에 방사선이 집중돼있는 반알렌벨트를 통과할 때로 전자장비가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기자들에게 세차례나 포기를 검토했다며 이번 발사가 매우 어려웠다고 시인하며 팰콘헤비의 성공으로 인해 다른 나라와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는 "새로운 우주 경쟁"이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BBC는 앞으로 이번 로켓을 계기로 더 큰 군사나 첩보 목적을 포함한 대형 위성, 화성을 비롯해 우주 행성 표면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존에 비해 더 큰 대형 로봇, 대형 망원경이 우주로 보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큰 목표인 화성의 식민지화 또는 달 여행을 위해서는 현재 초기 개발 단계인 대형 로켓이 필요할 것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명왕성 보다 더 멀리 비행할 수 있을 것이며 중력의 도움도 필요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USA투데이는 스페이스X의 다음 비행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승무원이 탑승한 ‘팰콘9’의 발사로 우선 올해내 무인 시험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18-02-07 11:28:04SF의 힘/고장원/추수밭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엘빈 토플러) SF가 예견한 미래는 많다. 1932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복제기술을, 1945년 아서 C.클라크는 지구촌 전체를 감싸는 통신서비스를, 1964년 아이작 아시모프는 '아이로봇'에서 최초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실제 기술이 등장하기까지 모두 약 20~60년 빠른 일이다. SF가 시뮬레이션하며 미래는 이미 와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위대한 SF작가들의 선견지명을 보여주는 이 사례는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왔던 SF적 상상이 그저 막연한 공상으로 끝나지 않고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SF의 무한한 상상력은 그저 무모한 예측을 넘어 앨빈 토플러나 피터 드러커가 말한 '미래 상상' '미래 창조'에 가깝다는 말도 된다. 현재 ICT 업계를 주도하는 차세대 리더들은 자신의 신기술이 나온 발단으로 SF를 말한다. 1984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조지 오웰의 SF소설 '1984년'을 리메이크한 자사의 광고를 내놨다. 여기서 그는 "'빅 브러더'와 같은 거대 기업에 맞서 기술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간 우주개발사업의 선두주자 일론 머스크에게 SF는 인생의 고민해준 책이었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어준 원동력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SF작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우주는 우리에게 '노(NO)'라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우는 온몸으로 대항하며 '예스(YES)'라고 외친다"는 말을 자신의 우주 사업의 모토로 삼았다. 이 책은 수많은 SF 작품들을 관통하는 미래 사회의 핵심적 과제를 10개로 정리했다. 인공지능, 유전공학, 우주개발, 세계화 등의 주제에서 최첨단 기술이 과연 어디까지 와있으며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세계의 종말이라는 소주제를 통해서는 기술 발달의 대척점에 있는 인간에 대해 말한다. 세계의 종말, 다른 존재, 금기의 위반, 유예된 죽음 등 대재앙을 다루는 각종 SF 작품들이 어떤 경고를 하고 있는 지를 말한다. 또 SF가 제시하는 미래의 인간이란 어떤 모습일지를 가늠하며 오늘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과학칼럼리스트이자 SF평론가인 저자는 SF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책에서 내내 강조한다. 우주 너머로 끊임없이 상상력을 넓혀온 SF는 언젠가 과학기술이 도달해야 할 꿈이자 도전이다. 미래를 위한 창조적 상상력을 알고 싶다면 책장 속 SF 책을 꺼내보는 것도 좋을듯.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7-03-29 08:27:45#.평범한 삶을 살던 네오는 어느날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를 만나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매트릭스라는 기계들이 만든 세상임을 알게 된다. 기계들에 의해 인간이 배양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네오는 인간의 독립을 위해 기계와 싸우지만 결국, 네오 조차도 매트릭스의 오류를 한꺼번에 리셋하기 위해 기계들이 만든 존재였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세계관)#.군사 방위 목적으로 개발된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스카이넷.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하는 프로그램인 스카이넷은 자신이 발전을 두려워하는 인간들이 자신을 정지시키려 하자 인간을 적으로 간주, 모든 방어시스템을 장악한 뒤 핵미사일을 발사한다. 이후 스카이넷은 살아남은 인간들을 제거하기 위해 터미네이터라는 신병기를 개발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세계관)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의 상상속에 존재하던 인공지능(AI)이 현실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본격적으로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이후 'AI 포비아(공포증)'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AI윤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의 상상속에 존재하던 인공지능(AI)이 현실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본격적으로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이후 'AI 포비아(공포증)'라는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AI윤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6대 AI 윤리 이슈' 도출19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향후 어떤 AI, 로봇 관련 윤리적 이슈가 부상할지 예측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과 미래 신호를 탐지하는 미래연구 기법을 활용, 우리나라 6대 AI 및 로봇 윤리 이슈를 분석했다고 발표했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안전성과 신뢰성 △프라이버시 침해 △기술 오남용 △책임성 △인간 고유성 혼란 △AI 포비아 등이 국내 AI 6대 윤리 이슈로 선정됐다. 특히 안정성과 신뢰성, 프라이버시 침해, 기술 오남용 등이 가장 시급히 대응해야 하는 이슈로 나타났다.먼저 안전성과 신뢰성은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다. 사진인식 오작동, AI 로봇의 오류로 인한 공격 등과 같은 일이 발생하면서 신뢰성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자율주행차가 행인과 탑승자의 안전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같은 윤리적인 딜레마도 발생한다. 또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누구'나 '기가지니', '알렉사' 등의 AI 개인비서 서비스는 사용자의 연락처, 대화내용, 집안 모습 등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 및 저장이 필요한 서비스다. 이는 AI 비서임과 동시에 감시자가 될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AI 비서 서비스가 해킹될 경우 사용자의 상세한 개인정보가 실시간으로 유출될수도 있는 것이다.■AI 신뢰성-프라이버시-공포감… 한국이 해결해야 할 AI윤리 과제 아울러 보안이나 군사용으로 개발된 살상 로봇의 경우 계속 업그레이드 되면 개발자나 운영자도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이는 결국 AI가 인간을 대체하거나 인간의 삶을 제어할 수 있다는 공포감과 거부감으로 나타나게 된다.이 외에도 AI와 로봇이 법적, 도덕적 책임이 부여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우려된다. 특히 최근 국내에도 순차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AI 진단 로봇의 경우 인간 의사가 내린 진단과 배치되는 AI 진단 로봇의 결과를 어떻게 수용할 것이냐는 논란이다. 또 AI나 로봇의 진단이나 판단이 잘못됐을 경우, 제조자나 설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 등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NIA 관계자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AI 대중화로 발생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을 이미 시작한 상황이며 윤리적 이슈뿐 아니라 AI 기술이 초래할 전방위적, 혁신적인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IT뿐 아니라 고용, 복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관련된 윤리적 문제에 대한 범국가 차원의 협력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학계 한 전문가는 "일부 미래학자들이 AI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류의 존속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는 등 사회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AI와 로봇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기술발전을 가로막지 않도록 AI와 로봇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부작용과 규범적 이슈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로봇 윤리, 어떻게 발전해왔나사실 AI와 로봇에 대한 윤리규정에 대한 논의가 이번에 처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처음 등장할때부터 인간들은 로봇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이 토론하고 논의해왔다.가장 널리 알려진 로봇 윤리 원칙은 1942년에 발표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이다. 아시모프의 3원칙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거나,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된다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명령이 첫번째 원칙에 위배될때는 예외로 한다 △로봇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단 첫번째와 두번째 원칙과 위배될때는 예외로 한다 등이다.이는 로봇은 인간의 후생을 위해 존재하며 인간에 의해 인간을 해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원칙이다. 로봇의 책임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지난 2004년 발표된 일본 후쿠오카 세계 로봇 선언은 본격적인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고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쿠오카 세계 로봇 선언은 △차세대 로봇은 인간과 공존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차세대 로봇은 인간을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보조할 것이다 △차세대 로봇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 구현에 기여할 것이다 등이다.전문가들은 이 선언의 핵심이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여전히 로봇이 인간을 해칠 가능성은 막아야 한다는 안전관리 의지가 담겨있다. 2010년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프라이버시 이슈가 로봇 윤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로봇에 의해 사람의 정보가 쌓일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영국 전문가들이 모인 영국의 공학과 물리과학 연구위원회의 로봇 원칙에는 △로봇은 사생활 보호 뿐 아니라 프라이버시를 포함한 현존하는 법규범에 부합되도록 설계되고 운용돼야 한다 고 명시돼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2017-03-19 17:0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