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의 의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한 러시아 출신의 유명 셰프가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유명 셰프 알렉세이 지민(52)이 지난 12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호텔 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영국 런던에서 레스토랑 '지마'를 운영하는 그는 영국에 관한 새 책 '앵글로마니아'를 홍보하기 위해 베오그라드를 방문 중이었다. 지민의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당국은 부검 및 독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오그라드 검찰은 방이 안에서 잠겨 있었고, 사망에 의심스러운 구석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러시아 반푸틴 인사들이 연이어 의문사 하는 있어, 지민의 죽음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971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에서 여러 레스토랑을 운영한 지민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러시아를 떠나 영국에서 지내왔다.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러시아의 인기 요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는 2022년 5월 BBC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해 기부했다가, 런던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무더기 예약 취소는 물론 방화 위협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했던 런던 레스토랑 '지마'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알렉세이는 친구이자 많은 경험을 함께 나눈 동반자였다"라며 "알렉세이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대륙에서 러시아인들의 '의문사'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위키피디아를 인용해 2022년부터 현재까지 사인이 풀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던 러시아 사업가는 51명이나 된다고 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전 러시아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28)가 스페인의 한 빌딩 주차장에서 최소 여섯 군데에 총을 맞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같은 달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던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의문사 했다. 러시아 당국은 나빌나의 사인이 자연사라는 입장이지만, 그의 부인은 살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14 10:32:48[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법원이 9일(현지시간) 반체제 인사 고 알렉세이 나발니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 여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나발나야가 '극단주의'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나발나야는 두 아이와 함께 외국에서 살고 있다. 모스크바 바스마니 법원은 이날 나발나야가 "도주했다"면서 국제 수배령을 내리며 귀국하면 체포하도록 했다. 또 귀국하면 곧바로 2개월 징역형을 살고 수사를 진행하면서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나발나야는 남편 나발니가 지난 2월 감옥에서 사망하자 남편이 끝내지 못 한 일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해외에 본부가 있는 반부패재단(ACF) 회장이다. ACF는 나발니가 생전에 설립한 러시아 부패 조사 기구다. 러시아는 지난 2021년 ACF를 불법화했다.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처럼 극단주의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나야는 체포영장 발부 소식 뒤 "블라디미르 푸틴은 살인자이자 전쟁 범죄자"라고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어 "푸틴이 있을 곳은 감옥"이라면서 "그것도 (전범재판소가 있는) 헤이그의 TV가 갖춰진 안락한 감방이 아니라 러시아 감옥"이라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나발디 생전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나발니가 사망하자 곧바로 반푸틴 깃발을 올렸다. 이후 그는 세계 곳곳에서 각국 정상들을 만나 러시아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유럽의회 연설 등 정치적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나발나야는 국제 기구인 인권재단(HRF) 수장으로도 임명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7-10 04:37:12[파이낸셜뉴스] 베일에 가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8일(현지시각) CNN 등 주요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딸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가 이번주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사로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푸틴 대통령과 전 부인인 류드밀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승무원 출신인 류드밀라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지만 2013년 이혼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20년 넘게 러시아를 통치해 왔지만, 두 딸의 신원과 행적은 비교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딸들에 대한 공개 언급을 꺼려왔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두 딸들이 과학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손자도 있다고 말한 바 있으나, 이들의 이름을 밝힌 적은 없다. 작은딸인 티호노바는 러시아군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SPIEF에서 영상 강연을 했다. 그는 러시아의 기술 주권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해 국방분야의 역할에 대해 연설했다. 또 국가 지원 유전학 연구소를 이끄는 큰딸 보론초바는 7일 생물 다양성의 혁신에 대해 연설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과거 SPIEF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연설한 적이 있는 건 티호노바 뿐이고, 두 사람 모두 연사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딸들을 통해 자산을 숨겨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반부패재단은 지난 1월 보론초바가 2019∼2022년 사이 의료 회사 직원으로 1000만달러(약 138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보론초바는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330만달러 상당의 호화 아파트에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호노바 역시 전 남편인 러시아 재벌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생활을 할 당시에는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에 방 8개짜리 빌라를 수백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지난 5일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SPIEF가 크렘린궁 고위 관리들의 2세를 위한 '쇼케이스'가 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크렘린궁 출신 정치분석가 예브게니 민첸코는 러시아 권력구조를 다룬 보고서에서 "대표적인 정치 엘리트의 왕자들이 부상하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연구원은 "후계자에 대한 점진적인 권력 이양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10 08:59:10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5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현대 러시아 역사상 가장 긴 재임 기록을 세우게 된 그는 우크라를 지원하는 서방에 맞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중국 및 북한과 밀착할 것으로 보인다. ■스탈린 기록 넘길 수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은 7일 정오(현지시각)에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제 8대 러시아 연방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87.28%의 득표율로 당선된 그는 이날부터 2030년까지 6년 임기를 시작한다. 그의 대통령 경력은 올해까지 20년이다. 그러나 2008년부터 총리로 재직했던 4년도 합산하고 2030년 임기를 마친다면 총 30년을 집권하는 셈이다. 이는 옛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공산당 서기 집권 기간 29년(1924~1953년)을 넘어 현대 러시아 지도자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푸틴은 이번 임기를 마친 뒤에 또다시 연임에 도전할 수 있으며 이론적으로 83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푸틴은 러시아 제국 당시 1762~1796년(34년) 집권한 예카테리나 2세 황제를 제치고 러시아 역사상 가장 오래 집권한 지도자가 된다. 취임식장에는 국내외 유명인사 수백명이 초대받았지만 우크라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은 행사 참석을 거부했다. 미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6일 발표에서 지난 3월 러시아 대선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푸틴의 취임식에 사절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과 독일, 캐나다도 행사에 불참했으며 유럽연합(EU)도 EU 차원의 사절을 보내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각국에 취임식 불참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7개 국가 사절들은 취임식에 참석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러시아나 러시아 국민과 전쟁 중이 아니며, 모스크바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핵무기 훈련 강행 외신들은 푸틴이 새 임기를 맞아 서방을 견제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강화한다고 추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6일 발표에서 우크라 침공을 지휘하는 남부군관구의 미사일 부대가 대통령의 지시로 '가까운 미래'에 공군 및 해군과 함께 전술 핵무기 사용 연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훈련 장소와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같은날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훈련을 서방의 호전적인 태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의 불안정화 조치 맥락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에 곧 인도한다고 알려진 미국산 F-16 전투기에 대해 "어떻게 개조돼 공급되든지 우리는 그것을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자산으로 취급하고 이를 미국과 나토의 의도적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과 밀착했던 푸틴은 취임식 이후 이달 안에 중국 방문을 예고하면서 서방의 압박을 견딜 외교적인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외신들은 푸틴이 밖으로는 서방을 위협하면서 안으로는 전쟁 지지 여론을 유지하기 위해 애국주의 교육과 선전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푸틴은 올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와 자신의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이후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반정부 세력 색출 및 미디어 통제를 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WP는 푸틴이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한다며 성소수자 탄압 및 대가족 장려 등 보수적인 정책을 추진한다고 예상했다. 한편 푸틴은 지난 4월 26일 "새 정부 구성에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내각 개편을 시사했다. 가장 유력한 교체 대상은 우크라 침공을 2년 이상 지휘하고 있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다. 2004년부터 20년째 외교 수장을 맡고 있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교체설에 휘말렸다. 외신들은 쇼이구의 경우 아직 전선에서 우위를 차지한 공을 감안하면 교체되지 않을 수 있다며 푸틴이 개각을 하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07 18:05:09[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중국에 국무장관을 보내 러시아를 돕지 말라고 경고했던 미국이 약 1주일 만에 중국 본토와 홍콩 기업들을 경제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중국은 불법 제재라며 반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의 생화학 및 기타 무기 산업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이번 제재에는 미 국무부도 참여했으며 재무부(약 200개)와 국무부(약 80개)가 지정한 개인과 기업을 포함하여 약 300개 표적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제재 명단에 오른 표적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의 개인 및 기관과 거래 역시 통제된다. 이번 제재 명단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 기업 약 10개도 포함됐다. 명단에는 러시아를 대신해 일방향 공격무인기(UAV) 탑재 물품 구매를 중개한 홍콩 소재 조달업체 툴룬인터내셔널홀딩스가 추가됐다. 무인기 프로그램에 연루된 다른 홍콩 기업들인 RG솔루션스, 파인더테크놀로지 역시 명단에 올랐다. 중국 본토 기업으로는 쥐항항공기술 광둥성 선전 지부가 수출통제 대상인 무인기 부품 선적 등 혐의로 제재 목록에 추가됐다. 목록에는 러시아 사업가와 중개인 등이 무더기로 추가되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별개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연루자와 러시아 에너지·광산 관련 수익원 등도 포함됐다. 러시아와 중국 외에 튀르키예와 벨기에 기업들도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재무부는 러시아의 전쟁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에는 중대한 후과가 따르리라고 지속해서 경고해 왔다"라며 "오늘의 조치로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더욱 약화·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4~26일 중국을 방문했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만났다. 그는 당시 중국이 러시아의 방위산업 생산과 연결되는 제품들을 수출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블링컨은 특히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런 우려를 해소하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에도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1주년을 맞아 러시아 관련 제재를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들 역시 제재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제재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일방적인 불법 제재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군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수출품을 법과 규정에 따라 감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02 10:05:52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죽음에 직접 연관이 없는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북극 인근 동토의 수형시설에서 의문을 죽음을 맞이한 반체제 인사 나발니 사망 배경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나발니 사망 뒤 러시아에 추가 제재에 나섰던 서방이 머쓱해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나발니 살해를 지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비록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사망 책임의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푸틴이 나발니 살해를 지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 미 정보기관들을 통솔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 국무부 산하 정보부서 등 미 정보기관 여러 곳이 푸틴이 나발니 살해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동의하고 있다. 일부 유럽 정보기관들도 미국 정보당국의 이 같은 견해를 전달받았다. 그러나 유럽 일부 국가들은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직접 관련이 없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회의적이다. 푸틴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없이 나발니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들 유럽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송경재 기자
2024-04-28 18:30:11[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죽음에 직접 연관이 없는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북극 인근 동토의 수형시설에서 의문을 죽음을 맞이한 반체제 인사 나발니 사망 배경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나발니 사망 뒤 러시아에 추가 제재에 나섰던 서방이 머쓱해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나발니 살해를 지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비록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사망 책임의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푸틴이 나발니 살해를 지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 미 정보기관들을 통솔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 국무부 산하 정보부서 등 미 정보기관 여러 곳이 푸틴이 나발니 살해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동의하고 있다. 일부 유럽 정보기관들도 미국 정보당국의 이 같은 견해를 전달받았다. 그러나 유럽 일부 국가들은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직접 관련이 없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회의적이다. 푸틴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없이 나발니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들 유럽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특히 푸틴 지시로 나발니 암살 시도가 있었던 터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정상들은 나발니 사망 뒤 일제히 푸틴을 비난한 바 있다. 나발니 측근들도 푸틴의 크렘린이 그의 죽음을 사주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나발니의 오랜 측근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미 정보 당국의 이 같은 평가는 그릇된 것이라면서 푸틴이 몰랐다는 지적은 "지금의 러시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무도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나발니는 2020년 부패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6년 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부터 러시아에서 수형생활을 하다 지난 2월 4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28 04:34:12[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재건 사업에 손대고 있다고 알려진 러시아 국방차관이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체포 소식을 보고 받았다. 미국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티무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차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올해 48세인 이바노프는 러시아가 우크라 침공을 시작한 2022년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양쪽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앞서 미 경제지 포브스는 이바노프가 원자력 산업 전문가인 동시에 러시아 군수 산업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부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에 임명된 이바노프는 군부와 관련된 부동산 관리, 주택 및 의료 지원, 건설 등을 감독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2월 러시아 감옥에서 사망한 반(反)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운 반부패 재단은 2022년 발표에서 이바노프가 부인과 함께 호화로운 해외 여행을 다닌다고 주장했다. 반부패재단은 지난해에도 이바노프의 부인이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한 뒤 프랑스에서 호화 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타스 통신을 통해 푸틴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모두 이바노프의 체포를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바노프의 부패 혐의 가운데 우크라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의 재건 사업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흑해와 접한 마리우폴은 러시아에게 점령되기 전에 우크라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폐허가 되었다. 러시아 군부의 공식 매체인 즈베즈다방송은 지난 2022년 여름 보도에서 러시아 국방부가 마리우폴의 파괴된 주거 시설을 복구하고 있다며 이바노프의 현장 감독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4-24 09:57:05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끝난 대선에서 이변 없이 5선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3년째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서방이 푸틴의 재선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북한, 이란 같은 국가들은 환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위상 끌어올려 지지도 높아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마땅한 적수가 없어 쉽게 5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서류 문제를 이유로 등록도 못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을 국민의 후보라고 부르는 등 다른 후보들과는 다른 지도자임을 홍보해왔다. 지난 2022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국가 중심으로 강도 높은 경제제재를 했으나 푸틴의 통치 기반은 견고했다. BBC는 러시아인들은 동기나 결과를 떠나 전쟁 중일 때는 지도자를 지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가 아닌 서방국들이 일으켰다는 보도를 믿어왔다고 분석했다.'나치 제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 저지' 등 푸틴이 내세운 특별군사작전 명분에 동조하는 현지 여론도 크다. 지난해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줄곧 80%를 웃돌았다. ■우크라 전쟁에 더 주력 예상 그동안 푸틴은 여러 인터뷰와 연설에서 대선 이후 계획들을 시사해왔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최우선이 될 것임을 예고해왔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의 안젤라 스텐트 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가적인 전쟁'이며 자신은 세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지키고 자국 영토를 보존하려는 지도자임을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가 예고한 것은 전쟁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이 시들해지는 틈을 타 푸틴이 러시아군의 2차 군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30만명을 징집했을 당시 전문직 종사자들을 포함해 청년 수십만명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경험한 러시아 정부는 방지를 위해 국경폐쇄 같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텐트 고문은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다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고 있지만 "가장이나 아들, 형제를 전장으로 보내게 된다면 달라진다"며 2년 전처럼 또다시 반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J는 이번 대선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의 가족들이 투표함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은 행동들이 있었다며 앞으로 러시아 정부가 국내에서 전쟁 반대 시험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텐트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실시되는 선거 결과에 주목하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감소하면 어떻게 될지를 기다릴 것"이라며 "현재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길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엇갈린 주변국 반응 푸틴의 5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방국가들은 푸틴의 압승은 사실상의 정적 배제와 선거 투명성 훼손 때문이라며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1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정적들을 투옥하고 다른 사람들의 출마를 막았던 것을 고려할 때 선거는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논평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고, 독일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통치는 권위주의적이며 검열, 억압, 폭력에 의존한다. 선거 결과에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일부 유럽국가들은 국영언론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공개적인 정치적 토론이 부재했던 것과, 지난달 교도소에서 사망한 러시아의 가장 유명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적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과 북한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CNN은 그의 재선을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반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같은 지도자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중국 외에도 푸틴이 재선되면서 권력이 더 강해지는 것을 보게 될 북한, 이란의 지도자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3-18 18:30:33[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끝난 대선에서 이변 없이 5선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3년째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서방이 푸틴의 재선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북한, 이란 같은 국가들은 푸틴의 재선을 환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위상 끌어올려 지지도 높아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마땅한 적수가 없어 쉽게 5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서류 문제를 이유로 등록도 못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을 국민의 후보라고 부르는 등 다른 후보들과는 다른 지도자임을 홍보해왔다. 지난 2022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국가 중심으로 강도높은 경제 제재를 실시했으나 푸틴의 통치 기반은 견고했다. 지난해 6월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전차를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반란 위기도 넘길 수 있었다. BBC는 러시아인들은 동기나 결과를 떠나 전쟁 중일때는 지도자를 지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가 아닌 서방국들이 일으켰다는 보도를 믿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 국민들은 러시아가 서방 전체에 맞서는 상황을 보며 강대국의 위상 회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나치 제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 저지' 등 푸틴이 내세운 특별군사작전 명분에 동조하는 현지 여론도 크다. 푸틴은 지난 2000년 처음 대통령 당선됐을 때 ‘강한 러시아’ 정책을 내세우고 그동안 석유와 가스, 식물 등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세계 경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해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줄곧 80%를 웃돌았다. 우크라 전쟁에 더 주력 예상 그동안 푸틴은 여러 인터뷰와 연설에서 대선 이후 계획들을 시사해왔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최우선이 될 것임을 예고해왔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의 고문 안젤라 스텐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가적인 전쟁'이며 자신은 세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지키고 자국 영토를 보존하려는 지도자임을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가 예고한 것은 전쟁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시들어지는 틈을 푸틴이 러시아군의 2차 군 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30만명을 징집했을 당시 전문직 종사자들을 포함해 청년 수십만명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경험한 러시아 정부는 방지를 위해 국경 폐쇄 같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스텐트 고문은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다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고 있지만 “가장이나 아들, 형제를 전장으로 보내게 된다면 달라진다”라며 2년전처럼 또다시 반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징집 병사들에게 수당 지급을 늘리고 의무 복무 병사들의 전장 투입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러시아법에 따라 의무 복무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전투에 참가할 수 없고 복무를 마친 예비군들은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SJ는 이번 대선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의 가족들이 투표함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은 행동들이 있었다며 앞으로 러시아 정부가 국내에서 전쟁 반대 시험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스텐트는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실시되는 선거 결과에 주목하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감소하면 어떻게 될지를 기다릴 것”이라며 “현재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길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엇갈린 주변국 반응 푸틴의 5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방 국가들은 푸틴의 압승은 사실상의 정적 배제와 선거 투명성 훼손 때문이라며 "놀라운 일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1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정적들을 투옥하고 다른 사람들의 출마를 막았던 것을 고려할 때 선거는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며 "(그의 승리가) 새삼스럽지 않다"고 논평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모습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고 독일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통치는 권위주의적이며 검열, 억압, 폭력에 의존한다. 선거 결과에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일부 유럽 국가들은 국영 언론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공개적인 정치적 토론이 부재했던 것과, 지난달 교도소에서 사망한 러시아의 가장 유명한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적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과 북한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CNN은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러시아 정치계를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줬으며 그의 재선을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반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같은 지도자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년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수주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간 '무제한' 동반자 관계에 합의하면서 무역과 안보, 외교 관계 강화를 더 긴밀하게 이어왔다. 영국 런던대 SOAS 중국 연구소 소장 스티브 창은 “시진핑 국가주석은 푸틴을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보고 있다”며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이 압승한 것에 안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중국 외에도 푸틴이 재선되면서 권력이 더 강해지는 것을 보게 될 북한, 이란의 지도자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으로부터 포탄 구매가 필요했던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과의 친밀감을 통해 고전하고 있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역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과 탄약을 제공하면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3-18 13: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