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중생이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인 피해 학생 A양은 부모님과 다툰 뒤 가출하던 중 중학교 3학년인 가해 학생 B양을 만났다. B양은 A양을 위로하는 척 "전북 익산으로 바람 쐬러 가자"고 말하며 여행에 데려갔다. 이후 돈이 떨어지자 B양은 A양에게 "성매매해서 돈을 벌어오라"고 협박하며 "스스로 불법 성매매를 뜻하는 '조건 만남'을 하겠다고 말하라"고 성매매를 강요했다. B양은 이 말을 하는 A양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A양은 B양보다 한 살 더 많았지만 자신보다 체격이 큰 B양이 두려워 협박에 반항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A양은 "실제 성매매는 도저히 못 하겠다"며 현장에서 도망쳤다. 그러자 B양은 A양을 끌고 와 면도칼로 A양의 눈썹을 밀고, 양치 거품을 먹게 했다. 그는 A양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경우 때리는 등 4시간 가까이 무차별 폭행했다. 심지어 B양은 "재밌는 걸 보여주겠다"며 A양의 옷을 벗겨 때리는 장면을 지인들에게 영상통화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그는 가열된 헤어드라이어를 A양의 신체 중요 부위에 갖다 대는 등 성고문을 하기도 했다. 이를 보던 지인은 B양 몰래 A양 부모에게 상황을 알렸고, 그의 가족과 함께 A양이 붙잡힌 모텔을 찾아갔다. B양은 도주를 시도했으나 결국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당시 B양은 A양 가족을 마주치자 "뭘 꼬나보냐. 시X"이라며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양에 대해 폭행 및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B양이 소년범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B양은 이전에도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 측에 따르면 B양은 지난해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흉기 난동 글을 올려 재판에 넘겨진 적도 있다고 한다. B양은 현재 여자청소년쉼터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7-17 09:37:26[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올린 10대 A군이 구속을 피했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협박 혐의를 받는 A군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열고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충분히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A군은 이날 법원에 들어서며 글을 올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한다"며 시인했다. 다만 범행을 실행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없었다"고 대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동구 소재 특정 학교들을 언급하며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 글 60건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17일에 A군은 '여고에서 권총과 칼로, 여중에서 폭탄 테러로 살해하겠다'는 협박 게시글이 올린 바 있다. 이어 지난달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내일 이 칼로 여고에서 칼부림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내일 교실에 칼 가지고 가서 최소 10명을 해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작성자 추적에 나서 지난달 30일 A군을 검거하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4-01 18:12:39[파이낸셜뉴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25일 서울의 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칼부림' 예고글에 대해 "일반인을 상대로 사실상 테러를 예고한 것이다. 다른 사안보다 우선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 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범죄예방 활동을 병행하며 속도감 있게 수사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게시자를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특정을 못 하고 있다"며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광범위하게 발부해주지 않기 때문에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의 특정 여자고등학교와 중학교를 언급하며 '여고에서 권총과 칼로, 여중에서 폭탄 테러로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19일에도 유사한 게시글이 작성됐다. 경찰은 작성자 추적에 나섰고, 학교 측은 출입자 확인을 위해 후문을 폐쇄하고 방과 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해당 글은 지워진 상태다. 이어 조 청장은 마약류 투약 등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에 대해선 "(오씨가) 대체로 (혐의를) 시인하지만, 조금 더 보완 수사를 거쳐 송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축구선수 황의조(32) 측이 제기한 수사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선 "강력한 의지를 갖고 수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유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고,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면 필요한 강제수사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불법 촬영 등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황씨 측은 한 브로커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며 황씨에게 접근해 압수수색 장소와 일시 등을 알려줬다고 주장하며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에 제출한 바 있다. 조 청장은 지난달 온라인상에 유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허위 조작 영상 사건에 대해선 "최초 작성했을 것으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용의자를 파악했다"며 "유포자에 대해서도 속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힁령 혐의로 압수수색이 진행된 KG모빌리티와 관련 조 청장은 "보도된 대로 한 7곳을 압수수색 했고 관계자 4명은 입건된 상태"라며 "우리가 확인한 내용과 압수수색 한 내용을 토대로 분석 작업 중이다. 분석이 끝나는 대로 핵심 관계자를 불러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3-25 14:02:54[파이낸셜뉴스]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여중생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는 등 혐의를 받는 여고생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도상해와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여고생 4명을 송치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불구속, 2명은 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이들은 이달 2일 새벽 영등포동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여중생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뒤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피해 여중생이 자신들의 어깨를 부딪치고 지나가자 SNS로 피해자를 찾아냈고, CCTV가 없는 인근 오피스텔 옥상으로 불러냈다. 이후 피해자의 손등과 옆구리 등 신체 부위에 담뱃불을 지지는 등 집단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성적인 폭언도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중생은 이들로부터 목걸이와 반지, 스마트워치 등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겼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택시를 타고 달아나려던 가해 여고생들을 발견하면서 검거됐다. 경찰은 당초 여고생 4명을 입건했으나, 범행 가담 정도가 약한 1명을 제외한 3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4일 법원에서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4-12 10:41:41[파이낸셜뉴스] 가출한 여중생을 폭행하고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로 입건된 가출 청소년들이 피해자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함께 가출 생활을 하던 여중생 A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 여고생 4명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다. A양 측은 가해자들이 피해자와 같이 가출해 생활했으며 유대 관계를 악용해 A양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협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가해자들은 가출한 뒤 의지할 곳이 없는 A양의 불안한 상황을 이용해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A양의 심리를 지배한 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성매매 약속을 잡고 A양에게 상대 나이와 만날 장소를 알려주며 나가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양에게 하루에 최소 50만 원의 할당량을 채우라고 압박했고 각종 성매매 은어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유형의 성매매를 강제로 시켰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A양이 지시대로 성매매를 해서 돈을 가져오면 '잘했다', '예쁘다'고 칭찬하면서 '도착할 때까지 하나만 더 하라'고 유도하기도 했다. 반대로 정해진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돈을 달라', '화가 난다'면서 욕설을 퍼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일상 생활 중에도 가해자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일일이 허락을 받아왔다. 하지만 성매매 요구가 과도하게 지속되자 A양이 연락을 끊었다. 이에 가해자들은 폭언과 함께 어머니에게 성매매를 했다는 걸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가해자들이 사흘만에 A양을 찾아내 지난달 14일 서울 성동구의 한 모텔에서 피해 여중생을 집단 폭행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성동경찰서는 이들에 대해 피해 여중생을 집단 폭행하고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중이었다. 이후 도봉경찰서는 피해자 A양과 그의 어머니의 추가 진술을 토대로 성매매 강요와 협박 등에 대해 내사에 들어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6-14 07:04:23[파이낸셜뉴스]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일신여자중학교와 잠실여자고등학교가 서울학교 중 처음으로 일반중·고 이음학교(서울형 통합운영학교)로 지정 운영된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음학교는 학생수 감소에 따른 학교의 영세성 극복을 위해 서로 다른 학교급 간 유연하고 탄력적인 교육활동을 연계 및 전개할 수 있는 학교운영 모델이다. 서울에서는 해누리초·중, 강빛초·중, 서울체육중·고 등 3곳이 운영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중 일신여중과 잠실여고의 이음학교 지정안을 행정예고해 다음달 시범운영 및 협의체 운영을 통한 사전 준비를 거친 후 2023년 3월에 정식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신여중.잠실여고 이음학교는 교육과정과 시설 및 자원의 통합운영을 전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음학교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해당 학교에 통합운영 인센티브 10억원을 교부하고, 교육환경 개선 사업에 대해서도 우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앞으로 이음학교 모델이 안정적으로 정착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미래형 통합운영학교 모델과 제반 정책 등을 발굴 및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2-02-08 06:28:10서울 강남의 여중·여고에서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 이른바 ‘스쿨미투’가 전개되고 있음에도 학교와 교육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학교에서 성폭력·여성혐오를 고발하는 ‘스쿨미투’가 진행된 지 50여일이 지났음에도 해당 학교와 교육 당국의 조치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유 나오게 해줄까”..미투 폭로 잇따라 7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지난 9월 15일부터 트위터에는 ‘OOOO재단 성폭력고발’이라는 이름의 계정이 등장했다. OOOO재단은 서울 송파구에서 A여고, B여상, C여중 등 학교를 세 곳이나 운영하는 사학재단이다. 해당 계정에는 세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졸업생들의 미투 폭로가 잇따라 올라왔다. 먼저 A여고의 경우 한 교사가 학생에게 “너도 우유 나오게 해줄까?”라며 임신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전에도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던 이 교사는 롱패딩을 입은 학생에게 “이건 얼마에 샀냐”고 묻는 척 하며 학생 엉덩이 부근을 만진 의혹도 제기됐다. 또 다른 교사는 올해 4월 “연예인 해서 망하면 누구처럼 된다”며 특정 고인을 능욕하는 말을 했으며 수시로 여학생 얼굴을 평가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교사는 여교사들의 공연을 ‘글래머러스한 교사 언니쓰’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려 동료 교사들을 성적대상화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문제는 A여고만의 일이 아니다. B여상의 한 교사는 교무실에서 야동을 보고, 학생들 다리를 동의 없이 촬영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C여중에서도 문제 있는 행동이나 발언을 한 교사가 있다는 폭로가 잇따랐다. A여고, B여상, C여중 모두 한 재단에서 운영하기에 구설수에 오른 교사는 같은 재단 내 다른 학교로 옮겨 사건을 무마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교 ‘쉬쉬’에 교육청 “큰 문제”.. 경찰, 예의주시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월 20일께 A여고를 방문했다. 앞서 학교 측은 미투 내용을 인지하고 교직원 회의 시간에 교사들에게 성인식 개선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미투 관련 사실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릴 것을 조언했고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정작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 배포는 커녕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미투 관련 사안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16일 페미당 창당모임이 학교 등굣길에 학생들의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현수막을 게시하자 학교 측은 이를 철거하는 등 스쿨미투를 '쉬쉬'하는 모습이다. 세 학교에 스쿨미투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모두 답변이 없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A여고 교장이 문제가 된 교사들에게 서면으로 경고를 줬다고 보고는 받았다”면서 “교육청이 가정통신문 배포 등을 제안했음에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안내가 없었다는 점은 큰 문제이다.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교육청이 징계를 권고해도 사립학교에서 이를 거부하면 교육청이 다른 제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고 했다. 경찰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다른 일로 학교를 방문했다가 학교 측에서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지켜보고 있다”며 “피해자와 가해자가 다소 불분명한 만큼 구체적으로 검토해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18-11-07 09:52:48'순결' '맑은 마음 착한 행실 고운몸매' '참된 일꾼 착한 딸 어진 어머니' 일부 여중, 여고에서 사용하는 교훈(校訓)이다. 이처럼 상당수 여자학교에서 성적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교훈이 양성평등이라는 시대상황을 반영하지 못한채 버젓이 사용돼 과거 여성의 지위, 결혼에 대한 인식을 관행적으로 답습한다는 게 학생들의 불만이다. 28일 일선 학교에 따르면 A여중 3학년 박모양(16)은 학교 복도를 지날 때면 마음이 답답하다. 학교 1층 로비에는 교훈 '슬기롭고 알뜰한 참여성' 문구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날 조례시간에 '참여성 되자'는 교가를 부를 때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심정이다. 이 학생은 "교훈을 보면 여자는 커서 현모양처가 돼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 같다"며 "학생은 꿈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 꿈은 참여성으로 정해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업시간에 몇몇 친구들과 교훈을 문제 삼았지만 대부분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성차별적 여중.여고 교훈은 대체적으로 미(美), 순결, 모성, 여성이 되자다. B여중 '아름다운 맵시' C여고.D여고 교훈에는 '순결'이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E여고는 '착한 딸 어진 어머니'가, F여중은 '부덕을 높이자'는 교훈이 있다. 부덕(婦德)은 부녀자가 지켜야 하는 덕목을 뜻한다. 이밖에 '여성이 되자'는 교훈을 사용하는 학교도 다수다. 여고졸업 후 출판사에 재직 중인 최모씨는 "(돌이켜보면) 여성 청소년들은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성차별 요소에 저항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없다"며 "성차별적 교훈을 통해 성차별적 메시지에 익숙해지면 남성 입장에서 가치관을 형성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여성이 뭐가 문제?…성고정관념 우려 '여성보고 여성이 되자는 게 뭐가 문제냐' '아름다움, 순결이 나쁜거냐'고 반문하는 입장도 있지만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가치는 성별이 없는데도 학교에서 특정 가치를 성별화하는 것은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순결, 남성 용기'라는 식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가치를 여성에 한정할 경우 성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여중고와 반대로 남중.남고 교훈 중 '순결'이나 '아름다움' '남성이 되자'는 없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실장은 "여중.여고 교훈이 특정 가치로 한정되면 '남자는 순결하지 않아도 괜찮아' 같은 이중적 성문화가 될 수 있다"며 "여자, 남자가 가치를 공유하지 못한다는 것은 소통구조를 갖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습된 가치 성별화는 결국 소통 이분화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같은 말을 하면서도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여혐.남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차별적 교훈 제고…"독자성 고려" 대구 G여고 교훈은 "겨레의 밭-억세고 슬기로운 겨레는 오직 어엿한 모성에서 가꾸어 지나니 이 커다란 자각과 자랑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닦는다"다. 이 학교 졸업생 박모씨(23)는 "여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모성애를 강요하고 육아를 전가하겠다는 뉘앙스여서 불쾌했다"며 "나 자신이 아닌, 어머니라는 존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역량계발을 강조하는 류의 교훈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페미니즘 뿐 아니라 인적자원개발관점에서 교훈은 현명한 부인보다 여성 독자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사임당은 율곡 어머니가 아니다. 신사임당 스스로가 화가고 학자"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훈은 학교 개설시 교장, 교사, 학생을 비롯해 구성원이 만든다"며 "법률 행정 지침은 따로 없지만 시대변화에 따라 교훈의 의미가 퇴색되면 학교구성원 뜻에 따라 중간에 바꿀 수도 있다"고 전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7-08-28 17:24:36'순결' '맑은 마음 착한 행실 고운몸매' '참된 일꾼 착한 딸 어진 어머니‘ 일부 여중, 여고에서 사용하는 교훈(校訓)이다. 이처럼 상당수 여자학교에서 성적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교훈이 양성평등이라는 시대상황을 반영하지 못한채 버젓이 사용돼 과거 여성의 지위, 결혼에 대한 인식을 관행적으로 답습한다는 게 학생들의 불만이다. 28일 일선 학교에 따르면 A여중 3학년 박모양(16)은 학교 복도를 지날 때면 마음이 답답하다. 학교 1층 로비에는 교훈 '슬기롭고 알뜰한 참여성' 문구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날 조례시간에 '참여성 되자'는 교가를 부를 때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심정이다. 이 학생은 "교훈을 보면 여자는 커서 현모양처가 돼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 같다"며 "학생은 꿈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데 우리 꿈은 참여성으로 정해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업시간에 몇몇 친구들과 교훈을 문제 삼았지만 대부분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성차별적 여중·여고 교훈은 대체적으로 미(美), 순결, 모성, 여성이 되자다. B여중 '아름다운 맵시' C여고·D여고 교훈에는 ‘순결’이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E여고는 '착한 딸 어진 어머니'가, F여중은 '부덕을 높이자'는 교훈이 있다. 부덕(婦德)은 부녀자가 지켜야 하는 덕목을 뜻한다. 이밖에 '여성이 되자'는 교훈을 사용하는 학교도 다수다. 여고졸업 후 출판사에 재직 중인 최모씨는 "(돌이켜보면) 여성 청소년들은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성차별 요소에 저항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없다"며 "성차별적 교훈을 통해 성차별적 메시지에 익숙해지면 남성 입장에서 가치관을 형성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여성이 뭐가 문제?...성고정관념 우려 '여성보고 여성이 되자는 게 뭐가 문제냐' '아름다움, 순결이 나쁜거냐'고 반문하는 입장도 있지만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가치는 성별이 없는데도 학교에서 특정 가치를 성별화하는 것은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순결, 남성 용기'라는 식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가치를 여성에 한정할 경우 성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여중고와 반대로 남중·남고 교훈 중 '순결'이나 '아름다움' '남성이 되자'는 없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실장은 "여중·여고 교훈이 특정 가치로 한정되면 '남자는 순결하지 않아도 괜찮아' 같은 이중적 성문화가 될 수 있다"며 "여자, 남자가 가치를 공유하지 못한다는 것은 소통구조를 갖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습된 가치 성별화는 결국 소통 이분화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같은 말을 하면서도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여혐·남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차별적 교훈 제고..."독자성 고려" 대구 G여고 교훈은 "겨레의 밭-억세고 슬기로운 겨레는 오직 어엿한 모성에서 가꾸어 지나니 이 커다란 자각과 자랑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닦는다"다. 이 학교 졸업생 박모씨(23)는 "여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모성애를 강요하고 육아를 전가하겠다는 뉘앙스여서 불쾌했다"며 "나 자신이 아닌, 어머니라는 존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역량계발을 강조하는 류의 교훈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페미니즘 뿐 아니라 인적자원개발관점에서 교훈은 현명한 부인보다 여성 독자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사임당은 율곡 어머니가 아니다. 신사임당 스스로가 화가고 학자"라고 밝혔다. 관행적으로 만들어진 교훈을 학생들 스스로 결정하는 게 입법훈련과 준법훈련 연습에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입법훈련 연장선상에서 교훈도 학내구성원인 교사·학생이 모여 회의하고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훈은 학교 개설시 교장, 교사, 학생을 비롯해 구성원이 만든다"며 "법률 행정 지침은 따로 없지만 시대변화에 따라 교훈의 의미가 퇴색되면 학교구성원 뜻에 따라 중간에 바꿀 수도 있다"고 전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7-08-28 12:13:33LG복지재단은 최근 화재 현장에서 세 살 어린이를 구한 김인수 소방위(55) 등 소방대원 6명과 뇌출혈로 쓰러진 남성을 구한 황현희(17)·민세은 양(13)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강원도 홍천소방서 소속 김인수 소방위를 비롯한 소방대원 6명은 지난달 28일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화재 신고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김 소방위 등은 ‘집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는 어머니의 간곡한 외침에 화염과 열기를 뚫고 집안으로 진입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아이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들의 보호장비인 안전모가 열기로 녹아 내렸고, 화상을 입기도 했다. 황현희양은 지난달 24일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동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창 밖으로 한 남성이 갑자기 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황양은 망설임 없이 인근 정류장에서 내려 남성이 쓰러진 장소로 향했고, 넘어진 충격으로 출혈이 심한 남성을 주변에 있던 시민과 함께 지혈하는 등 응급조치를 했다. 현장에 있던 중학교 1학년 민세은 양도 119에 신고를 한 뒤 황양과 함께 남성을 위해 선뜻 구급차를 타고 병원까지 이동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어린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보여준 소방대원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자기 가족의 일처럼 주저하지 않고 나선 여학생들의 선행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2018-11-01 09:4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