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세븐일레븐은 30, 40대가 유년시절 즐겨 먹던 추억의 옛날 과자 5종을 8일부터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새로 출시된 옛날 과자는 뻥튀기, 옥수수콘, 마카로니, 쌀튀밥, 앵두 등 총 5종으로 가격은 모두 1000원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초콜릿, 사탕, 비스킷, 스낵 등 과자류 전체 매출은 2.5% 신장하는데 그쳤으나 용량대비 가격이 저렴한 스낵류 과자 매출은 18.2%성장했다. 이에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용량대비 가격이 저렴한 옛날 과자를 출시했다고 회사 측은설명했다. 송철웅 세븐일레븐 과자 담당 상품기획자(MD)는 "자체브랜드(PB) 스낵류 강화와, 옛날 과자에 향수를 느끼는 30대 이상 고객들을 위해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옛날 과자 출시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해당 제품 3개를 사면 1000원을 할인해 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14-10-07 14:20:18슈퍼마켓은 1930년 미국에서 처음 생겼다고 한다. 뉴욕 변두리 퀸즈의 자메이카 거리에서 '가격파괴'를 내걸고 오픈한 '킹컬렌'이란 이름의 매장이었다. 국내 슈퍼마켓의 효시는 1968년 6월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300평(약 990㎡) 규모로 문을 연 '뉴서울 슈퍼마켓'이다. 1964년 11월 문을 연 '한국슈퍼마켓'이 있었는데, 외국인 상대라 논외다. 1969년 12월 개점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사러가쇼핑센터'는 지금도 한자리에서 꿋꿋이 영업을 하고 있고 온라인몰까지 운영하는 장수 슈퍼마켓이다. 전통시장과 동네마다 있던 구멍가게, 싸전, 철물점, 이불점 등의 소매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던 방식과는 다른 미국식 슈퍼마켓 도입은 쇼핑의 혁명과도 같았다. 뉴서울 슈퍼마켓 개점식에 박정희 대통령 내외와 서울시장 등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정도로 슈퍼마켓 출현은 빅뉴스였다. 대통령 내외는 이날 설탕, 빵, 돗자리 등 2675원어치를 샀다고 신문기사는 전하고 있다. 광고(경향신문 1968년 5월 17일자·사진)를 통해 당시 뉴서울 슈퍼마켓 운영방식과 판매물품을 확인할 수 있다. 6월 1일 개점한 1층과 지하에서는 고기, 생선, 채소, 술, 과자 등을 판매했는데 현재의 슈퍼마켓 매장 모습과 거의 같다. 뒤이어 7월 17일 2차로 문을 연 2층에서는 포목, 양복, 가구, 문구, 화장품, 시계, 서적 등을 판매했다. 슈퍼마켓과 백화점을 합쳐놓은 듯한 매장이었다. 광고에도 슈퍼마켓이라는 글자 위에 '종합시범백화점'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놓았다. 처음에는 슈퍼마켓을 복합매장으로 꾸민 듯하다. 최초의 슈퍼마켓에는 지금과는 달리 매대마다 백화점처럼 판매원이 따로 있었다. 6월 27일자 광고를 보면 인기 코미디언과 가수들을 초청해 세일행사를 하면서 고객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달걀을 나눠준 것으로 돼 있다. 호텔에나 있는 도어보이 10명과 대졸 사원을 모집한다는 문구도 있다. 초창기 슈퍼마켓에서 도난사고가 자주 일어났고, 감시원이란 이색 직업이 생겼다. CCTV는 없던 시절이라 거울을 여러 곳에 설치해 놓고 감시했다. 관리사무실에는 '도둑장부'를 만들어 놓고 좀도둑을 잡으면 '반성문'을 쓰게 하거나 상습범은 경찰에 넘겼다. 뉴서울 슈퍼마켓이 폐점한 때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1970년대까지는 영업을 한 것으로 지면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서울 신문로의 한 마트에 '대한민국 최초의 슈퍼마켓'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이 자리는 2007년까지 고려쇼핑이 있던 곳인데 1973년 11월 1일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으니 최초의 슈퍼마켓이라고 할 수는 없다. 1970년대에 들어 슈퍼마켓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물가가 급등하던 시기였던 만큼 정부의 유통구조 개선정책도 작용했다. 1971년 6월 8개의 점포를 가진 '새마을 슈퍼체인'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익법인 형태로 출범했다. 그해 9월에는 한국슈퍼마켓도 한남슈퍼체인으로 체인화하는 등 정부 지정 슈퍼마켓 체인은 모두 7개에 이르렀다. 슈퍼마켓은 급속도로 늘어나 1978년 848개, 작은 슈퍼마켓인 연쇄점은 3만여개로 불어났다. 또 한 번의 유통혁명은 대형마트 출현으로 시작됐다. 1993년 11월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이 문을 연 것이다. 옛날 슈퍼마켓들은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동네마다 있던 구멍가게들도 거의 다 사라졌다. 그 대신 SSM(Super Supermarket)으로 불리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중간 크기의 마트, 편의점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국내 최초의 편의점은 1982년 문을 연 롯데세븐 1호점이지만 2년 후 폐업했다. 1989년 개점한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은 현존하는 최초의 편의점이다. 오프라인 마트의 호황기도 끝나가는 듯하다. 온라인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유통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6-13 18:49:53[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는 봄나들이 수요를 겨냥해 치킨 한 마리를 최저 6990원에 선보이는 '치킨의 봄' 행사를 진행한다. 18일 홈플러스는 국내산 냉장 계육으로 만든 '당당치킨 4종'(당당 뿌렸당·후라이드·후라이드 순살·달콤양념)을 각각 6990원에 24일까지 판매하고, 마트에서 해당 제품 구매 시 치킨 무를 추가 증정한다. 아울러 당당 두마리옛날통닭은 18~19일, 대짜 핫스파이시후라이드치킨은 20~21일 각 9990원에 판매한다. 홈플식탁 매콤깐풍닭강정은 20~21일, 홈플식탁 허니순살닭강정은 18~19일 멤버십 특가로 각 1만2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또 안동식 순살찜닭과 강원도 춘천식 닭갈비, 온 가족 닭볶음탕용 닭고기, 홈밀 냉장 간편 닭요리, 냉동 치킨 등 각종 닭 관련 제품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치킨과 어울리는 세계맥주 5캔과 캔하이볼 3캔은 각 99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각종 수입 과자 및 해외 식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선보이는 '월드푸드 페스티벌'도 24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1+1', 멤버십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적용된다. 김상진 홈플러스 트레이드마케팅 총괄은 "홈플러스의 다양한 치킨 상품들은 이미 봄나들이 대표 먹거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번 '치킨의 봄' 프로모션과 '월드푸드 페스티벌'을 통해 가성비 치킨과 해외 먹거리를 부담 없이 맛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4-18 15:37:09그 옛날 1960년대 초에는 날마다 스타 배우였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은 배우라는 이름은 스스로 만든 허깨비였지만 쓸쓸하지 않았다. 스스로 만족하는 화려한 배우였던 것이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높은 하이힐을 신고 누구도 부르지도 않는 명동을 싸돌아다니다 집에 가면 두 다리가 퉁퉁 부어 있고 통증이 왔지만 엉터리 시를 밤새 쓰고. 아 나는 국문과 학생. 잠은 거리로 몰아내고 시를 쓰곤 했다. 나는 세상을 놀라게 하는 시인이 될 것. 이것이 그날 밤의 꿈이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대학 4년은 참 많이도 웃고 울고 하루하루 주인공이 되어 자작 영화를 수천편 마음으로 만들곤 했던 것이다. 학교를 갈 때 혹은 집으로 갈 때 효창공원을 홀로 걸어다닐 때도 나는 저기 어디쯤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명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환상은 망상이었지만, 그러나 그런 망상이 텅 빈 환상의 헛된 사치성 생활에 '아름다움'을 꿈꾸게 했을 것이다. 그 시절엔 별명을 짓는 일이 많았다. 우리 반 용자는 으뜸으로 별명을 잘 지어 친구들에게 선물을 했다. 1962년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사망하고 그의 부인 재클린은 세계적 인기 스타가 되었다. 미국에서 얼마나 먼 한국의 서울 효창동까지 재클린의 모든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곤 했다. 특히 그 시절 미장원에선 재클린 스타일 머리가 유행했다. 나도 재클린 머리가 맘에 들었다. 미장원에 가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재클린 머리요." 일본말로 '소두마끼'라고도 했는데 학교에 가면 비슷비슷한 여학생들이 많았다. 그 머리를 많이 하고 다녀서일까. 용자는 내 별명을 '숙명 재클린'으로 정해주고 김밥 한 줄을 먹고 내게 돈을 내라고 했다. "내가?" "이 별명은 좀 비싼데 너한테 싸게 해준 거야!" 그렇게 숙명 재클린으로 살았다. 그때는 여학교에 남자가 들어올 수 없었다. 학교 정문 앞에는 늘 남학생들이 우루루 서 있었는데 어느 날 영문과 고향친구가 내게 편지 한 장을 내밀었다. "정문 앞에서 어떤 놈이 주더라." 편지 앞에는 큰 글씨로 '숙명 재클린에게'로 되어 있었다. 학교 밖에까지 풍문이 돌고돌았던 것이다. 그 뒤로도 그런 편지를 몇몇 남학생에게 받았지만 꿈쩍도 안 했다. 우리 국문과 친구들도 모두 나를 재클린으로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를 봤다. 와아 거기 나오는 오드리 헵번이 너무 예뻐서, 아름다워서 나는 다음 날 학교에서 용자에게 우선 김밥을 사 먹였다. 커피도 샀다. 그리고 은밀히 비밀처럼 귀에 속삭였다. "내 별명 오드리 헵번으로 해주면 안 되겠니?" "……." 용자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교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한 학기 동안 내 용돈을 거의 다 용자에게 썼다. 그리고 그 애만 보면 하실하실 웃었다. 헵번의 사진을 들고 다니며 비슷하게 하려고 온갖 애를 썼다. 한 학기가 지나고 방학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나는 헵번에 대한 욕심이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다. 나는 다시 김밥을 샀고 커피를 샀고 과자를, 사탕을, 짜장면을, 짬뽕을 샀다. 어느덧 가을학기가 끝나가려는 10월쯤 용자가 귓속말을 했다 "내일 10시에 운동장 느티나무 아래로 와라." 와아 드디어 성공이구나. 나는 오드리 헵번이야, 숙명 오드리 헵번이야, 성공이야. 나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보고 비슷한 옷을 찾고 얼굴을 매만졌다. 기다리고 기다린 순간이 왔다. 느티나무 아래에는 10명 정도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용자의 기술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용자가 입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달자가 내게 부탁을 했어. 누구나 부러워하는 숙명 재클린을 마다하고 오드리 헵번으로 바꿔달라는 거야. 너희도 잘 알지. 오드리 헵번은 달자에게 너무 무리가 많아. 그런데 그동안 달자에게 얻어먹은 게 너무 많아. 나도 양심이 있지. 그래서 오늘 새 별명을 가져 왔어." 용자는 손에 쥐고 있는 긴 종이 한 장을 툴툴 털어 좌악 폈다. 종이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신달자의 별명은 오드리 될 뻔." 친구들은 까르르르 웃으며 흩어졌다. 용자가 말했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 마라. 그래도 오드리가 붙어 있잖아." 나는 조금 눈물이 나려 했지만 참았다. 순간 그냥 오드리라고만 하면 어떨까 '될 뻔'은 빼고. 그렇게 말했으나 친구들은 한순간 웃고 지나가 버렸다. 그 후 '될 뻔'은 나를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1965년 졸업을 하고 취직이 될 뻔하다가 안 되고, 될 뻔하다가 되지 않았다. "나 이 별명 안 해!" 용자에게 화를 내었지만 용자는 갈갈 웃었다. 양재천엔 봄꽃이 다 피었다는데 우리 집 뜰은 이제 빠알간 움이 간지럽게 올라오고 있다. 마치 용자의 웃음소리처럼….
2024-03-19 19:19:55[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울산에서 민생토론회를 끝낸 뒤 신정상가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윤석열"을 연호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즉석연설에서 "울산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울산의 경제가 더 활발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래서 여러분들의 민생에 큰 도움이 되게끔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후 악수를 요청하는 거의 모든 시민들과 인사하면서 악수를 나눴고, 상점들을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나눴다. 특히 주변에 있던 한 시민은 윤 대통령에게 큰 소리로 "의사들한테 지지 마시라"고 말해,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의료개혁에 강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10월, 당선 1주년인 지난해 3월 신정상가시장을 방문했고, 이날 방문으로 세번째 방문을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직전에 있었던 민생토론회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비롯한 울산 지원 방안을 언급, "울산 발전에 관련한 많은 정책들이 여러분의 민생과 직결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울산의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상인회장 및 참모들과 함께 시장을 돌며 다양한 상인 및 울산 시민들과 소통하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채소가게 앞에서 사장 부부와 악수를 하면서 손을 쓰다듬으며 "아이고 애 많이 쓰셨네요. 사장님이 애국자가 따로 없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옛날과자 상점을 찾은 윤 대통령이 과자를 시식하던 도중에는 주변 시민이 윤 대통령에게 "의사들한테 지지 마시라고!" 하면서 소리를 지르며 지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집단 사직으로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의사 증원만으로는 지역 필수의료의 붕괴를 해결할 수 없음을 모두 잘 알고 있다"며 "의사 증원이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필수조건임은 분명하다"고 강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과 의대생들의 집단휴학 결의에 대해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과자 상점 이후 옆 골목에서 대기하던 시민들에게 손들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한 윤 대통령은 옆 좌판에서 멍게 및 수산물을 구경하다 혼잡한 상황에 휘청거린 한 시민을 직접 잡아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대표가 운영하는 카스테라 가게를 방문해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들의 권유에 카스테라를 시식한 후 "유명한 집과 비교해도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격려했다. 시장 노상에서 나물을 파는 어르신을 뵌 윤 대통령은 "날이 추운데 얼른 들어가시라"고 건강을 염려한 뒤 수행원들에겐 어르신이 파는 나물을 모두 구매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어르신이 얼른 장사를 마치고 집에 귀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는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손이 차다며 대통령의 손을 잡기 주저하는 어르신에게 "괜찮습니다"라며 손을 꼭 붙잡고 "건강하시라"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2-21 22:52:55【도쿄=김경민 특파원】 1926년 12월 25일부터 1989년 1월 7일까지 일본에서 사용된 연호인 '쇼와'(昭和). 한국에는 일제강점기 등 여러모로 아픔이 많은 시대였지만, 일본의 최전성기는 바로 이 때인 쇼와 시대였습니다. 이 시기 일본은 전쟁을 통해 '제국'을 건설했고,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었죠. 일본에는 쇼와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낡은 세대'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옛날 사람같다'는 의미의 '쇼와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썼습니다. 그런데 요즘 복고와 레트로가 전 세계적인 유행을 타면서 일본에서는 이런 흐름에 맞춰 '쇼와' 시대가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980~1990년대, 밀레니엄 문화가 10~20대 젊은이들 사이 유행인 것처럼 일본에서도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문화가 다시 소비되고 있는 것이죠. 활기찬 상점가, 유원지와 추억의 학교, 가족이 모이는 다실 등 쇼와 시대의 명소와 문화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젊은층에게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 최대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서는 쇼와 시대 추천 명소 10선을 선정했는데요. 그 중 몇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1위 아사쿠사 하나야시키(도쿄도 다이토구) 쇼와 시대 명소 1위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유명한 아사쿠사 센소시 인근의 유원지입니다. 1953년(쇼와 28년)에 운행을 시작한 롤러코스터는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롤러코스터라고 합니다. 작은 규모지만 건물 바로 옆을 지나기 때문에 스릴이 가득합니다. 정상에서는 도쿄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 트리와 센소지 사원을 내려다 볼 수 있어요. 물 위를 우아하게 회전하는 백조 놀이기구를 포함해 약 20개의 어트랙션이 있습니다. 격렬한 어트랙션은 거의 없고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놀 수 있을 정도의 가족 공원 콘셉트입니다. 주변에는 쇼와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아사쿠사 상점가가 늘어서 있고요.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상점가를 산책하는 관광객들이 많아 마치 쇼와 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1)정상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어른 1인당 요금:1200엔 (3)아사쿠사역에서 도보 3분 2위 쇼와 로만창고(오이타현 분고타카타시) 이 곳은 1935년(쇼와 10년)에 3개의 쌀 창고를 개조한 박물관이에요. '쇼와 유메마치 산초메칸'은 쇼와 학교의 교실을 재현한 곳인데요. 당시 학교 급식용 오르간과 쟁반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과자 가게의 꿈의 박물관'에는 과자 가게 책임자인 코미야 히로노부가 수집한 장난감이 전시돼 있고요. 캐러멜과 함께 제공되는 자동차 장난감과 피규어를 포함해 20만점 이상의 컬렉션은 일본에서 가장 큰 컬렉션 중 하나라고 합니다. 주변에는 쇼와 시대를 연상시키는 가게가 있고, 주말에는 보닛 버스 '쇼와 로만'도 운행되고 있습니다. (1)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과자 가게 드림 뮤지엄 및 팀 실험실 갤러리 쇼와노쵸에서 1000엔 (3)오코 호쿠부 버스 분고타카타 버스 터미널 하차 5위 마운틴 스테이션 쇼와 스쿨 (이와테현 하나마키시) 이 곳은 버려진 초등학교 전체를 활용해 쇼와 시절을 재현한 곳이에요. 이 곳을 만든 테루이 마사카츠씨는 쇼와 30, 40년대의 잡화를 아직도 수집하고 있습니다. 전시된 20만점 이상의 품목은 그가 직접 상점가를 방문해 20년 이상 구매한 것들이라고 해요. 직접 방문해보면 한 개인이 이렇게 많은 물건을 모았다는 것에 경의로울 정도라고 하네요. 쇼와 시대의 과자 가게, 카메라 가게, 담배 가게 등을 재현돼 당시의 상품이 줄지어 있고, 이와테현 외에서 온 젊은 남녀들이 옛날 냄새 물씬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끊임없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라고 합니다. (1)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2)600엔 (3)JR 하나마키역에서 버스로 27분 6위 철도 박물관 (사이타마시) 철도 매니아가 많기로 소문난 일본. 그 중 이 곳은 일본에서 가장 큰 철도 박물관 중 하나라고 해요. 우에노와 센다이를 잇는 특급 '히바리'(종달새)로 인기를 끌었던 485계와 최초의 상용화 신칸센 0계 등 JNR 시대의 귀중한 철도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열차에 직접 탑승할 수 있는데요. 다들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실제로 운행됐던 차량들이기 때문에 쇼와와 레이와 시대 사이 크게 바뀐 일본 철도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해요. (1)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1330엔 (3)신셔틀철도박물관(다이세이)역에서 도보 1분 9위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요코하마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닛신 식품의 '치킨 라멘'은 1958년(쇼와 33년)에 탄생했어요. 이 곳은 지하에 펼쳐지는 바 거리를 모티브로 한 공간인데요. 구마모토 시내의 '코무라사키' 등 각지의 유명 레스토랑의 라멘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옛날 전화 부스와 스쿠터가 늘어선 뒷골목은 쇼와 분위기를 제대로 내고 있으며 사탕 가게 등 포토 스팟도 많은 곳이라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쇼와 시대에 인기였던 생크림과 체리를 곁들인 푸딩, 튀긴 빵, 과자 등 쇼와 시대를 느낄 수 있는 먹거리도 사먹을 수 있어요. (1)운영시간은 매일 상황에 따라 변동 (2)450엔 (3)JR 신요코하마역에서 도보 5분 이밖에 10위권에는 3위 마쓰도시박물관(지바현 마쓰도시) 4위 세이부엔 유엔치(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7위 도키와소 만화 박물관(도쿄도 도시마구) 8위 카츠시카 시바마타 토라 기념관(도쿄도 카츠시카구) 10위 히바 다카야마 레트로 뮤지엄 (기후현 다카야마시) 잘 나갔던 쇼와 시대의 향수 일본은 태평양 전쟁에서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 이끄는 일본 제국 해군 전력을 단숨에 모두 잃고 제공권까지 뺏긴 후 결국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으며 완벽하게 패전했습니다. 일본은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고, 더글러스 맥아더의 군대에게 지배받는 연합군사령부(GHQ) 체제에 들어서게 됐었죠. 이후 일본은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등 냉전 시기에 지리적 이점과 생산력 덕분에 호기를 잘 잡았습니다. 일본은 패전국임에도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빠른 속도로 재기하는데 성공했죠. 한국전쟁 도중인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국가의 지위를 회복하고 미·일동맹을 맺은 일본은 군사기지로 적극 활용돼 많은 무기를 생산했습니다. 무기 생산으로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당시 수 많은 무기와 군수 물품들을 대거 팔아넘길 수 있었죠. 전쟁으로 망한 일본은 또 다시 주변국 전쟁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 성공적 재기를 1964 도쿄 올림픽, 1970 오사카 엑스포 등을 개최하며 전 세계에 보여주었죠. 1980년대에는 소련을 제치고 미국 다음 가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고, 미국마저도 잠시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시기의 호황 덕분에 현재의 일본이 아직도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쇼와 시대의 후반부가 일본 입장에서는 영광의 시대였던 겁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2-13 15:33:00그룹 나인아이(NINE.i)가 한국의 특별한 여행지를 소개한다. 나인아이가 오는 5일, 6일 아리랑TV를 통해 방송되는 스페셜 2부작 예능 다큐멘터리 ‘힙스타그램’에 출연한다. 아리랑TV와 한국관광공사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힙스타그램은 MZ세대의 대표주자, 주목받는 그룹 나인아이가 대한민국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서울, 예산, 군산의 관광지와 전통시장을 찾아가 직접 먹어보고 느껴보고 체험해 보며 나인아이만의 특별한 숏츠 영상을 제작하는 모습을 생생히 담았다. 나인아이’는 멤버들을 두 팀으로 나눠 1편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태훈, 이든, 서원, 베리가, 2편은 전라북도 군산과 충청남도 예산에서 제원, 민준, 반, 주형, 지호가 전통시장이 가진 고유의 매력과 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랜드마크, 관광지까지 여행하며 MZ세대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숏츠를 제작기가 방송된다. 1편인 서울에서는 아침 일찍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타워 앞에 모여 멤버들과 팬클럽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사랑의 열쇠를 달았으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며 서울 시내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이후 찾은 1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도심 재래시장의 대명사이자, 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을 찾았다. 촬영일인 월요일에도 외국인들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시장에서 빈대떡, 육회 탕탕이, 마약김밥, 떡볶이 등을 먹어보며 숏츠를 제작했다. 이어 나인아이가 찾은 곳은 서울풍물시장. 서울풍물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지역 관광 활성화, 전통시장의 매력을 알릴 ‘K-관광 마켓’ 10선 중 하나로, 전통적인 물품과 현대적인 물품을 7가지 무지개색 콘셉트로 분류한 이색적인 시장이다. 특히, 2층에 6~70년대 서울 상점가를 재현한 테마존인 청춘1번가가 있어서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나인아이는 서울풍물시장에서 과거로 여행 온 듯 골동품 등을 구경했으며, 청춘1번가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하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리고 이어 찾은 북촌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곱게 갈아입은 나인아이와 전통 풍경이 어우러져 멋진 장면을 연출했으며, 근처에 있는 익선동 한옥거리를 찾아 아기자기 상점들을 구경하고 맛있는 디저트로 하루 여행을 마무리했다. 2편은 전라북도 군산과 충청남도 예산의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를 찾아 나인아이가 다녀왔는데, 먼저 전라북도 군산에서 나인아이가 처음 방문한 곳은 군산말랭이마을이다. 군산말랭이마을은 현재의 일본식 가옥 일대에 1930~40년대 무렵부터 일본인들이 집을 짓고 살았으며, 6.25전쟁 시기 피란민이 지금의 해망동, 신흥동 등지에 터를 잡고 살며 마을이 형성된 곳으로, 현재 예술인 레지던스와 전시관이 구성되어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살고 있다. 나인아이는 아기자기 벽화를 구경하고, 추억 전시관에서 어린 시절 추억 이야기를 나누며 숏츠를 제작했다. 이어 찾은 군산공설시장은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내에 냉난방시설과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유아 놀이방, 주차장, 여성 교육장 등 대형마트와 같은 편의시설을 갖춘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변모한 곳. 매운 잡채와 잔치국수 등 대표 음식을 맛보고, 추억의 과자를 한가득 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인아이만의 짧지만 강력한 깜짝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군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나인아이는 충청남도 예산으로 이동하여 예산상설시장을 찾았다. 예산상설시장은 예산 출신 백종원이 본인의 회사를 통해 예산군과 상호 협약하여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였고,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핫플레이스가 됐다. 나인아이 멤버들은 예산상설시장을 방문하기 전부터 미리 먹고 싶은 음식을 찜해두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후 두 팀으로 나눠 먹고 싶은 음식들을 직접 사 와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예산의 랜드마크, 예당호를 찾았다. 예당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 개발된 예산의 대표 관광지이다. 나인아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를 넘으며, 예당호의 야경을 즐겼으며, 음악 분수에 맞춰 끼를 발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군산과 예산을 각각 당일여행을 즐기며 나인아이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제작한 관광지 숏츠는 아리랑TV ‘힙스타그램’에서 공개된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퍼스트원 엔터테인먼트
2023-12-04 15:55:48[파이낸셜뉴스] KBS1 '인간극장'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자왕이란 별명으로 불린 강성구씨가 최근 바가지 논란이 일었던 경북 영양군 재래시장의 과자 상인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지난 7일 강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박 2일 (과자 상인은) 전형적인 바가지. 호구 잡는 장사"라며 "100g에 1500원인 판매 과자를 영양군 축제라고 100g에 4599원. 단가가 사악하다. 누가 시장에서 7만원에 파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칼만 안 들었지 강도다. 먹튀, 팔고 튀는 '팔튀'"라며 "코로나로 인해 장사가 힘들어서 이렇게 팔았다는 해명도 (납득이 안 된다.) 계속 변명하면 과자 단가 공개하겠다. 바가지 장사, 호구 장사 근절해야 한다"라고 했다. 강씨는 끝으로 "센베과자 10개가 1000원정도에 파는데 영양군 야시장에서는 5000원에 팔더라. 이건 아니다. 살벌한 가격"이라며 "오늘만 날이 아니지 않느냐. 장사 안 되는 날 있으면 잘 되는 날도 있다. 제발 정신 차리시라. 초심, 민심, 마음심 곱게 써야 한다"라고 일침했다. 강씨는 2016년 KBS '인간극장'에서 '과자왕'으로 출연하며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전북 익산 북부시장에서 옛날 과자 등을 판매해오고 있는 그는 올해로 16년차다. 강씨는 방송에서 손님 한 명 한 명마다 친절히 말을 걸고, 유쾌한 농담을 나누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영양군청은 과자 상인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자 5일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상인은 영양산나물축제 기간 '옛날 과자류' 판매를 위해 이동해온 외부 상인"이라며 "영양전통시장 상인들과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라고 설명했다. 군청은 이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상거래 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해 국민과의 신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08 06:51:37[파이낸셜뉴스] 경북 영양군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시즌4' 방송 이후 불거진 전통시장 바가지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영양군은 6일 홈페이지에 대국민 사과문을 올리고 "지난 4일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옛날 과자 바가지 논란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5일 우리군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이번 일을 마치 외부상인만의 문제인 것처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하며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영양군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상거래 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해 국민과의 신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방송된 '1박2일'에서는 출연진이 영양군 한 시장에서 전통 과자를 세 봉지 사려고 하자 상인이 한 봉지에 7만원을 요구했고, 출연진이 흥정해 14만원을 내고 과자를 구입하자 바가지 논란이 일었다. 이에 영양군은 지난 5일 자료에서 "옛날 과자를 14만원에 판매한 것이 방영되면서 많은 공분을 사고 있다"라며 "이때 판매한 상인은 영양 산나물 축제 기간에 옛날 과자류 판매를 위해 이동해 온 외부 상인으로 영양 전통시장 상인들과는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린다"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군의 태도에 외부상인 관리 역시 소홀하다는 지적이 쇄도하자 군은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렸다. 한편 자신을 해당 상인이라고 밝힌 누리꾼도 영양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상인은 "변명하지 않겠다. 코로나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어서 과자 단가를 높이 책정했다"라며 "모든 상인 여러분, '1박2일' 관계자 여러분 죄송하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서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다. 진심이 전달되었으면 한다"라고 사과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6-06 19:37:42'먹방' 전성시대다. 달달한 자장면 몇 그릇을 비우고 피자 몇 판으로 배를 채웠는데 그게 끝이 아니다. 살살 녹는 디저트로 입가심을 한 뒤 탄산음료 그리고 주스까지 들이켜야 직성이 풀린다. 먹는 것 가지고 나무라면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 많은 음식비용과 건강을 조금 염려하는 것뿐이다. 웬만한 식음료에 듬뿍 들어가는 '설탕'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설탕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최근 설탕 선물가격이 t당 700달러를 넘어섰다. 2011년 11월 이후 12년 만이다. 비슷한 기간 설탕의 원료인 원당 선물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원당과 설탕 선물가격이 급등하면 또 하나의 인플레이션 자극요소가 될 수 있다. 원당을 수입하는 제당업계는 당연히 가격을 인상할 게 뻔하다. 원재료비에 설탕 비중이 10%가량 차지하는 제과업계도 제품 가격을 올릴 태세다. 빵과 아이스크림, 과자, 음료수 등 가공식품에 설탕이 빠진 품목을 찾을 수 없을 지경이다. 한식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음식에도 설탕이 많이 사용되기에 외식물가도 오를 것이다. 설탕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가공식품발 '슈거플레이션(슈거+인플레이션)' 위기가 덮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는 설탕발 인플레이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까. 아마 흔해 빠진 가격 억제지침을 내릴 것이다. 해당 부처 장관이 가공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가격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업자들의 팔을 비틀어 가격인상을 틀어막는 방식은 '반짝' 효과에 그칠 뿐이다. 바람직한 정책은 시대가 요구하는 필요성을 잘 읽어내고 타이밍을 잘 맞출 때 진가를 발휘한다. 설탕 가격 상승국면을 국민건강 정책 도입을 위한 '타이밍'으로 활용해봄 직하다. 우리나라는 설탕중독에 빠져 있다. 한국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설탕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보다 3.5배나 많다고 한다. 설탕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당뇨병, 비만, 심혈관계 질환 및 암 발병률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설탕은 악마의 백색가루라고 불린다. 설탕은 중독성이 워낙 강해 소비자 스스로 섭취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설탕을 규제하면 식음료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 설탕에 길들여진 소비자들도 먹을 권리를 내세우며 정부에 맞선다. 다른 나라들은 설탕세를 도입하거나 학교에 설탕이 가미된 식음료 자판기를 없애고 과당 제품에 경고문구를 넣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제자리걸음이다. 시대적 당위성이 명쾌하다면 정책은 훈풍을 탈 수 있다. 쌀이 남아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자는 제안은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굳이 흰 쌀밥을 다 먹어야 할 동기가 마땅치 않은데 누가 그 제안을 따르겠는가. 옛날 새마을운동처럼 시키면 따르는 시대도 아니다. 다른 예로, 원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는 유럽에 비해 과도하기 때문에 절약 캠페인이 갖는 설득력은 높다. 그러나 산업용 전기 사용이 가정용보다 에너지 소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면에서 일반 가정의 에너지 절약은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어차피 계속 오를 것 같은 설탕값 문제도 해결하고 국민의 건강도 챙기는 타이밍 정책을 구사하면 어떨까. 최근의 설탕 선물가격이 식음료 제품에 직접 반영되는 시점은 약 6개월 뒤로 추산된다. 그러니까 우리에겐 연말까지 대처할 시간이 남아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논설위원
2023-05-01 18: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