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교육청은 행사나 사업명, 보고서 등에 외래어 사용을 지양하고 바른 우리말 쓰기를 시행한다.시교육청은 바른 우리말 사용에 모범이 되는 공공기관이 되기 위해 ‘인천시교육청 우리말 바로 쓰기 기본 계획’을 수립·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우리말 바로 쓰기 기본 계획은 인터넷과 각종 방송 매체가 급증하고 인공지능과 비대면 관련 산업이 발달한 시대에 우리말이 쉽고 바르게 쓰이도록 노력하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공문서를 작성해 시민들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마련했다. 시교육청은 다양한 우리말 교육과정을 신설·강화하고 매년 우리말 사용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기관·부서별로 국어담당관과 국어담당자를 지정·운영한다. 우리말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자문하는 전문가로 구성된 ‘우리말 바로 쓰기 위원회’도 설치·운영한다. 또 인하대학교 국어문화원과 ‘청소년 우리말 지킴이’ 사업을 확대 운영하고 다양한 한글 관련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올바른 우리말 쓰기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이번 계획 수립을 계기로 외국어로 된 행사·사업명을 알기 쉬운 우리말로 변경 추진하고 계획서·보고서 등에 자주 쓰이는 어려운 용어나 권위적 표현, 일제 잔재식 용어들을 지양하고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1-17 15:55:14LG텔레콤은 바른 우리말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쪽글 자랑 한마당’ 대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쪽글’은 한글학회가 정한 문자메시지의 순우리말이다. 이번 대회는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맞춤법에 따르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쓰거나, 해괴한 줄임말을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기획했다. 대회에 참여하려면 ‘어려운 이한테 꿈을 실어 줄 따스한 한 마디’를 주제로 15∼18일 40자 이내 문자메시지를 바른 한글로 작성해 지정된 이동전화번호(청소년 010-8100-8500∼2, 일반 010-8100-8503∼5)로 보내면 된다. 이번 대회는 LG텔레콤 외에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들도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응모한 문자메시지는 맞춤법, 띄어쓰기, 창의력, 바른 말 사용여부 등을 기준으로 한글학회가 평가한다. 수상자에게는 최신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등 상품을 준다. 수상작은 오는 30일 LG텔레콤, 청강문화산업대학, 한글학회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시상식은 한글날인 다음달 9일 한글학회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청강문화산업대학 이동통신과 이현수 교수는 “한글 바른말 쓰기 운동을 확산시키고 올바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이용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2009-09-15 16:24:45해병대 제 1사단이 장병들을 상대로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 등 한글사랑 실천 운동에 앞장서고 나섰다. 해병대 제 1사단은 장병들의 올바른 언어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우리말 바로쓰기 책자 500부를 발간했으며 각종 교육시 한글사랑 붐도 조성하고 있다. 51쪽짜리 우리말 바로쓰기 책자는 우리 말과 글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쓰기 위한 것으로 한글의 원리에서부터 장병들이 혼동하기 쉬운 용어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장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사단은 또 발음과 필수 순화대상 용어를 매일 선정해 상황보고회의 시간에 교육하고 우리말 바로쓰기 1일 교육자료를 부대 통합 OA 전자게시판에 게시해 많은 장병들이 숙달케 하고 있다. 이 운동으로 예하부대별 자발적인 고운말 쓰기운동이 전개되는 등 병영생활 명랑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해병대 제 1사단 신한철 정훈공보실장은 “부대는 앞으로도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 한글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할 뿐 아니라 병영생활 명랑화도 함께 도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3-10-08 10:11:5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교육청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23년 국어책임관 업무 우수사례 우수기관으로 뽑혀 국립국어원장 표창을 받는다. 5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국어책임관 업무 우수사례는 중앙행정기관과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전국 시도교육청이 평가 대상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021년부터 우리말 다시 쓰기, 중·고등학생 대상 아름다운 한글 작품 창작 수업과 한글 관련 학생 동아리 등을 운영했다. 지난해에는 울산 출신의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중학교 5곳에서 ‘한글 가로쓰기’ 수업을 운영했다. 이들 학교는 학교 내 외솔 최현배 공간 조성하기, 비속어 사용 자제하기 운동, 아름다운 우리말 소개 소책자 만들기, 한글 자모를 활용한 기념품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고등학교 12곳에서는 ‘외솔 바로 알기’ 자율 동아리 활동으로 지난 7월에 열린 울산미래교육박람회에서 ‘쫀득쫀득한 우리말 사랑’을 운영했다. 지난 10월에는 '외솔 한글마당 한글사랑 거리 행진'에도 참여했다. 동아리 학생들은 의사소통 전략 관련 독서 활동 후 짧은 소식지 만들기, 즐겨 먹던 과자 이름 우리말로 바꾸기 등 외솔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현직 교사들이 중심이 된 ‘말모이 교사단’은 국어교육 활성화 교사 연수, 학교별 바른 말·글·얼 우수 수업 사례 발굴과 공유, 우리말 다시 쓰기 공모와 심사 등 학교 현장을 지원했다. 무분별한 외국어, 외래어를 우리말로 다시 쓰는 활동도 전개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교 현장과 연계해 다양한 우리 말글 사랑 활동을 펼쳐 학생들의 국어 사랑 정신을 일깨우고, 학생들이 우리 말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표창은 이달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3회 국어책임관·국어문화원 공동 연수회에서 수여될 예정이며, 울산시교육청의 우수 사례가 발표될 예정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4-05 14:49:17'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내책 톺아보기'는 신간 도서의 역·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다.백독백습(百讀百習). 불가사의할 정도의 업적을 이루며 천재라고 불린 세종대왕의 제1 습관입니다. 이는 백 번 읽고 백 번 쓴다는 대왕의 책 읽는 방법이었습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읽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던 그는 여러 권의 책보다 한 권의 책을 깊이 보길 권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읽는 것과 함께 '쓰기'를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조선 시대 당시에 불편한 붓으로 글을 베껴 쓰기란 여간 수월치 않았을 텐데도 말이지요. 필사, 즉 베껴 쓰기라고 해서 마냥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대 수도원에서는 고행의 과정으로 성서 필사가 있었을 정도였다네요. 또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참회 방법으로 필사를 간주하고 그 분량으로 천국으로 향하는 길을 계산했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불경 필사를 공덕의 일종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필사하는 과정은 마치 명상과 같은 몰입을 선사합니다. 좋은 문장을 필사하면 그 문장과 의미가 오롯이 내 영혼에 차곡차곡 새겨집니다. 요새 유행하는 긍정 확언을 말로 내뱉는 것보다 더 강력히 작용하여 체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필사는 과거부터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비결로 손꼽혀왔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인 '감택'은 필사하는 일이 직업이었는데, 필사하는 만큼 지식을 깊이 습득하여 학문이 능통해져서 후일 손권에게 등용되기도 합니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로 키케로, 아이작 뉴턴, 마리 퀴리, 윈스턴 처칠 등이 필사 습관을 지닌 대표적인 위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특히 주목받는 필사의 효과로는 '도파민 디톡스'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숏폼 콘텐츠와 미디어의 범람 등 인위적인 이유로 도파민 과다 분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죠. 사실 도파민은 좋은 호르몬이지만, 노력 없이 발생하는 도파민 효과로 인해 충동성이 높아지거나 집중력 하락 등의 상황이 초래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증세가 심해지면 환각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 다양한 도파민 디톡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실천법 중 하나가 바로 필사입니다. 필사는 마라탕과 탕후루 같이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 사이에서 힘을 빼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공감하는 글을 베껴 쓰거나 새로운 삶의 태도를 이해하는 과정은 종교에서의 자기 수행과 결을 같이하는 수행과도 같습니다. '성공하는 리더들의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은 필사를 통해 하루 10분씩 100일 동안 실천할 수 있는 지혜의 공유를 위해 기획됐습니다. 현재의 분주함은 잠시 내려두고 성장을 위한 긍정의 인식을 무의식에 새기는 과정은 현대인에게 필요한 일상 속 힐링이 됩니다. 나아가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메시지로 채웠죠. 우리에게는 타인에게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스스로 다독일 계기가 필요합니다. 리아·라이프 코치
2024-02-01 18:10:38[파이낸셜뉴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나가사와는 죽어서 30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의 책은 손도 대려고 하지 않는다. 고전 외에는 신용하지 않는 것이다. "현대 문학을 신용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야. 다만 시간의 세례를 받지 않은 것을 읽느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뿐이지. 인생은 짧아." (상실의 시대 中) 하지만 살아있는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좋은 점도 있다. 바로 그 작가가 아직 죽지 않고 펜을 들 힘이 남아 있다면 그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언젠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를 보다 우연히 하루키의 장편 소설 신작이 이달 6일에 한국에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6일 공식적인 업무 시간이 끝나자마자 가까운 교보문고에 들렸다. 하지만 해당 점포에는 아직 하루키의 신간이 진열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광화문 교보문고로 가서, 하루키의 신간(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집어들고,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는 3분15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성격이 급한 필자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언제나 성큼성큼 걸어가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계단의 오른편에 얌전히 서서 하루키의 책 첫장을 넘겨나갔다. 지하철을 타고 사는 동네에 도착해서 가까운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카페의 이름은 '카페동네 심곡점'으로 살이 너무 쪄서 손님이 만져도 귀찮아서 피하지 않는 고양이가 있는 멋진 곳이다. 책을 읽다 마음속에서 문득 '하루키의 책을 좋아하는 수많은 기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리뷰를 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다른 사람의 평론이나 리뷰를 만에 하나 먼저 보게될 경우 내 자신의 온전한 감상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작가 후기가 있는 마지막 페이지는 '767p'였다. 밤을 새서 읽으면 하루 만에 다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 먹었다. 아마추어인 나보다 평론을 전공하거나 훨씬 더 훌륭한 리뷰를 써줄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각을 잡고 본격 리뷰를 쓰기 보다는 개인적인 감상과 하루키와 연결된 나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보기로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7일 오후 10시 33분 현재 필자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767p 중 275p까지 읽기를 마쳤다. ■하루키와 04학번의 고양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4년 경희대학교 영어학부에 신입생으로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같이 수강신청을 하고 어울려 다니던 무리 중에 하루키를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내가 최초로 읽은 하루키의 글은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였던 것 같다. 하루키의 장편 소설 중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은 '댄스 댄스 댄스'였다. 그때 당시 영문학 수업을 같이 듣던 동기 중에 어떤 사연으로 나보다 2살인가 3살이 많았던 여자 동기가 있었다. 다른 동기 여자아이들과 달리 확실히 화장이 능숙하고 진했다. 또 묘한 카리스마 같은 것이 있어서 다른 여자 동기들이 다가가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었다. 말하자면 일종의 보이지 않는 선 같은 걸 그어 놓고 '용건이 없다면 굳이 말 걸지 말아 줄래. 그리고 용건이 있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접근은 삼가주라'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였다. 하지만 당시 나는 그런 눈치 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 영문학 수업을 같이 듣던 그 애와 조심성 없이 말을 섞게 됐고, 그 친구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고 있으며, '댄스 댄스 댄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그 친구에게 그 책을 빌려서 읽어보게 됐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그 아이의 인상은 당시 자우림이란 그룹의 보컬이었던 가수 김윤아씨와 비슷했던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댄스 댄스 댄스'를 읽은 후에 나는 도서관에 있는 하루키의 소설들을 하나씩 독파해 나갔다. 개인적으로는 '상실의 시대'를 최고로 꼽고, 그 다음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확실한데 세 번째는 조금 애매하다. 3위 후보로는 '해변의 카프카', '양을 쫓는 모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등등이 있다. 대학 신입생 당시 필자는 영문학과, 통번역학과, 영어학과 3개 과가 합쳐진 영어학부의 학부지 편집 동아리에 속해 있었다. 학기마다 한 번씩 200~300여 명 정도되는 학부생을 위해 학부지를 펴냈다. 당시 동아리를 같이 했던 여자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는 어느날 내게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며 지금은 고인이 되신 마광수 작가(교수)의 소설 몇 권인가를 선물로 줬었다. 마광수 작가는 '즐거운 사라'라는 소설이 음란물로 간주되며 구속이 돼 감옥살이를 한 비운의 천재 작가로 유명하다. 선배가 주신 책 중에 '즐거운 사라'도 있었다. 시대를 앞서 파격적인 성애 묘사를 과감히 시도한 마광수 작가의 천재성은 느낄 수 있었지만 당시엔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문체를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같은 성애 묘사를 하더라도 보여주기와 숨기기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고, 훔쳐보기와 상상하기의 줄타기 속에서 윤리적 죄의식과 거리낌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마광수 작가의 그것은 너무나 거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 지나서 김기덕 감독의 여러 영화들을 보면서도 마광수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거부감과 비슷한 종류의 감정을 더 강하게 느꼈다. 인간 심연의 깊은 곳에 잠겨 있는 '날 것'을 퍼다 독자의 눈 앞에 들이미는 것은 그 자체로 파괴적 예술 행위이긴 하나, 그만큼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날 것'을 '레어'가 아닌 '웰던'으로 푹 익혀서 낼 경우 예술적 충격이 줄어들게 되므로 별로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다. 역시나 예술은 어렵다.) 1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 마광수의 책을 내게 선물해준 선배는 학교 교지에 실을 원고를 청탁 받았는데 그것을 한번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내게 제안해 왔다. 별도의 원고료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형식과 내용은 제한이 없었고 나는 짧은 단편 소설을 하나 쓰기로 했다. 대학 1년 내내 나는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왔으므로 알게 모르게 하루키의 문체를 흉내내서 글을 썼던 것 같다. 당시 200매 원고지 한 장당 7000원 인가를 받았던 것 같다. 글을 써서 상금이 아닌 원고료를 받았던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썼던 단편 소설의 제목은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부제는 '학교 가는 지하철의 두 고양이 소녀에 대해'였다. 소설의 첫 문단은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바보 같은 질문이다. 어째서 하필 고양이인가? 하지만 그건 내 쪽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고양이라는 말은 성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말과 함께, 고양이적 신비스러운 힘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햇빛을 반사해 솜털이 반짝거리는 소녀의 하얀 목선이나, 부드럽고 적당하게 솟은 봉긋한 가슴, 아킬레스건이 드러나는 투명 에나멜 샌들을 신은 소녀의 발-과 같은 말처럼 고양이란 말은 나를 묘한 기분이 되게 만든다. 그렇다고 고양이란 말에 발기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또 cat이나 ねこ라는 말도 내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페니스와 그것의 우리말 번역이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지듯이. 그리고 지금 나는 두 명의 고양이 소녀적 옆모습을 가지고 있는 소녀들의 사이에 있다. (계속)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9-07 23:13:45[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것을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먼 옛날 80세가 넘은 부잣집 노(老) 부인이 있었다. 노 부인은 장이 약해 원래부터 설사가 잦았다. 조금만 음식을 바꿔도 설사를 해서 여간 조심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덧 몸의 기운도 허해져 하루하루 견디기가 힘들었다. 노년에 경치 좋은 곳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공기 좋고 한적한 마을에 머물고자 했다. 그런데 물을 바꿔서인지 설사가 도졌다. 노 부인이 식사로 하루동안 먹은 것은 죽과 미음뿐이었고 그것도 1홉도 채 되지 않았다. 나이든 몸종이 닭을 삶아서 계고(鷄膏)를 만들어서 먹어 보도록 권했다. 계고는 닭에 몇 가지 약재를 넣어서 고아서 먹는 것인데, 요즘의 삼계탕이나 닭곰탕처럼 만든 것이다. 닭고기는 먹지 않고 그 물만 약처럼 마시는 것이다. 노 부인은 전에도 닭을 먹고서는 소화도 잘 되고 기운이 난 적이 있었기에 그러자고 했다. 노 부인은 몸종을 시켜 계고를 만들도록 했다. 몸종은 묵은 토종닭 한 마리를 잡아 껍질과 근막, 목과 등뼈를 제거하고 단지 날개와 다리 그리고 배 아래의 질긴 살만을 발라냈다. 물 4사발에 다듬은 닭고기와 함께 인삼 10돈, 생도라지 1줄기, 생강 2냥, 계피 5돈, 산사육 20개, 말린 밤 10개를 넣고 약한 불로 2시간 정도 다려서 절반으로 졸였다. 계고에 들어간 재료는 의서에 기록된 대로 넣어서 만든 것이다. 사실 계고는 음식보다는 약에 가까웠다. 하루에 닭 한 마리에 인삼 10돈이면 상당한 양이었다. 노 부인은 이렇게 만들어진 계고를 건더기는 먹지 않고 하루 두 차례 나눠서 한 사발씩 복용했다. 노 부인은 하루에 한번씩 계고를 만들어 오도록 해서 며칠을 지속해서 먹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설사는 멈추지 않고 심해졌고 배도 사르르 아팠다. 그래도 노 부인은 계고는 몸을 보하는 효과가 크고 자신처럼 장이 허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소리를 들은 바 있어서 복용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사실 설사는 심해지고 배가 아팠지만 그래도 기운이 좀 나는 듯해서 다행히 계고 덕분으로 생각했다. 다만 ‘내 설사가 심해지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야.’라고 궁금할 뿐이었다. 어느 날 노 부인은 우연히 마을의 의원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에 노 부인이 오랫동안 설사를 해왔고, 요즘에는 계속해서 계고를 만들어 먹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의원이 진맥을 해보니 활맥(滑脈)이 잡혔다. 활맥은 숙식(宿食)과 담음(痰飮)으로 위장관에 습열이 있어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맥상이다. “부인, 지금 당장 계고 먹는 것을 멈추셔야 합니다. 부인의 설사병은 계고가 원인은 아닐지라도 지금 이렇게 오랫동안 계고를 만들어 드시니 습열(濕熱)이 심해져서 소화불량으로 인해 설사가 심해지는 것입니다.”라고 일렀다. 그러자 노 부인은 “그러나 나는 이것이 아니면 힘들어서 견딜 수가 없네.”라고 했다. 의원은 ‘환자가 고집을 피우니 어쩔 도리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자리를 떴다. 노 부인은 그 이후로 수개월을 계속해서 계고를 만들어 먹다가 설사가 너무 심해져서 더 이상 어떤 음식이라도 먹는 것이 두려웠다. 계고가 입에 들어가기만 해서 설사가 났다. 어쩔 수 없이 계고를 먹는 것을 중지했다. 계고를 끓은 지도 한 달이 지났고 이후로는 죽과 미음만을 먹었다. 몸은 파리해지고 기운은 너무 빠져서 이제는 방에서 대청마루에 나가 앉기도 힘들 정도였다. 노 부인은 의원을 불렀다. “내가 그 때 자네 말대로 계고를 끊었으면 좋았을 뻔 했네. 지금은 계고를 끊은 지 한달이나 되었지만 배앓이를 하면서 설사가 더 심해서 이제는 물만 마셔도 설사가 나는 듯하네. 약방문을 하나 주시게나.”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나 의원이 진맥을 해보니 맥이 침지(沈遲)했다. 침지한 맥은 속이 냉하고 기운이 없는 맥이다. 의원은 “이제 다시 계고를 드셔 보시지요”라고 했다. 노 부인은 “아니 전에 설사 때는 계고를 먹지 못하도록 하더니, 지금 설사에는 다시 계고를 먹어보라고 하는 것이, 지금 내게 농(弄)을 하는 것인가?”하고 화를 냈다. 그러면서 “내 계고를 먹고서 설사가 더 심해졌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이제 무서워 함부로 다시 먹지 못할 것 같네.”라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의원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당시와 지금의 증상은 모두 설사로 불편해 하시는 것은 동일하지만 사실 설사가 문제가 아니라 위장의 기운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과거의 계고는 독(毒)이 되었지만 지금의 계고는 약(藥)이 될 것입니다. 전에는 위에 습열(濕熱)이 있어서 계고가 습열을 조장해서 맞지 않았지만, 지금은 비위가 허한(虛寒)한 상태니 이제는 복용해 보시면 차도가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다시 한번 계고를 드셔 보실 것을 권했다. 다만, 계고에 들어 있는 인삼은 절반으로 해서 5돈으로 줄이고 곽향(藿香) 한 줌을 넣어서 고아서 먹되 한번 고아서 하루만에 다 먹지 말고 이틀 동안 나눠서 마시고, 이렇게 먹기를 1주일을 넘기지 말라고 일렀다. 섭취량은 한꺼번에 많이 하지 말고 서서히 늘려가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노 부인은 “내 돈은 충분하니 인삼값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기운이 너무 없으니 인삼은 원래대로 10돈을 넣도록 해 주시게나.”라고 했다. 그러나 의원은 “재력있는 부자라고 해서 필요 이상으로 인삼 양을 늘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부인의 비위는 인삼의 강한 약력을 소화, 흡수시키기에 너무 약합니다. 인삼이 부인의 체질에 맞는다 할지라도 지금으로서는 잠시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체질에 맞는 식품이나 약제라도 증상에 따라서 넣고 빼면서 양을 조절해야 하는 법입니다. 기운을 보하는 것은 단지 닭이면 충분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서 설사가 멎고 소화도 잘 되면 그때는 계고탕 원방대로 간간이 드셔도 좋겠습니다. 참고로 곽향은 배초향(排草香)이라고도 하고 우리말로 방아잎이라고도 하는데, 급만성 장염에 있어 나는 설사를 잡는 특효약입니다. 간혹 설사기가 있을 때는 가볍게 곽향만을 차로 우려서 드셔도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부인은 “아니 그럼 그때 전에 만났을 때 왜 곽향을 알려주지 않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의원은 “그때는 계고를 계속 드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니, 어느 의원이 환자를 쫓아다니면서까지 약방문을 복용할 것을 애원하겠습니까. 의원과 환자도 만나야 할 때가 따로 있는 법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인 듯 합니다.”라고 했다. 부인은 얼굴이 잠시 붉어지더니 말문이 막혔다. 노 부인은 의원의 말대로 계고에 인삼을 줄이고 곽향을 넣어 먹더니 속도 편하고 설사도 점차 멎었다. 의원이 알려준 방법대로 계고를 만들어 하루에 다 마시지 않고 2~3일 정도 나눠 마셨다. 그렇게 1주일 동안 계고를 순하게 해서 만들어 먹고, 잠시 며칠을 쉬었다고 다시 계고를 만들어 먹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복용하고 나서 설사가 나지 않자 원래대로 곽향은 빼고 대신 인삼 10돈을 넣고 계고를 만들어 먹더라도 설사도 하지 않고 소화도 잘 되면서 기운도 났다. 부인은 ‘제 아무리 체질에 맞는 식품도 증상의 여부에 따라 달리해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처럼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품이라 할지라도 증상과 질환의 종류에 따라서 섭취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 만약 섭취를 한다면 어느 정도 양을 어떻게 섭취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아무리 몸에 좋은 보약이라 할지라도 체질에 맞아야 하며, 설령 체질에 맞더라도 피해야 할 때와 섭취할 때를 구별해야 하는 법이다. 보약(補藥)도 잘 쓰면 약(藥)이지만 잘 못 쓰면 독(毒)이 된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경보신편> 一老婦人年近八十, 而泄瀉四十年支難, 來留瘴鄕, 一日所食飯粥米飮, 未滿一合, 而肌膚如少時. 每日進鷄膏一首, 以支月餘, 予恐鷄膏久服, 助濕添泄, 請其停服鷄膏, 則曰, 非此無以支保. 連進數月, 泄症添重, 故鷄膏不敢近口. 數月後, 泄瀉又爲添重, 要予問之, 勸用鷄膏, 則曰, 向來因鷄古添泄, 其後若服則必添瀉, 今不敢更服. 予力勸更用鷄古, 泄瀉頓減. 盖此脾胃素虛, 濕氣素盛, 鷄古多服, 助濕添泄, 故向來請勿服. 鷄古不服, 脾胃虛而添瀉, 故今來勸服而愈.(나이가 거의 팔십 된 나이든 부인이 40년 동안 설사를 하여 버티기 어려웠는데, 풍토병이 있는 고장에 와서 머무르는 동안 하루에 먹는 죽이나 미음이 1홉이 되지 않았으나 피부는 젊을 때 같았다. 매일 닭을 고아서 한 마리 분을 계고로 만들어 먹으며 한 달 남짓을 버티고 있어서, 내가 계고를 오래 먹으면 습을 조장하여 설사가 심해질까 걱정스러워 계고를 그만 먹으라고 청하였으나 “이것이 아니면 견딜 수가 없네.”라고 말하였다. 이렇게 여러 달 연달아 먹고 설사가 더 심해지게 되어 계고를 입에 가까이하지 않게 되었다. 몇 달 후 설사가 더 심해져서 나에게 찾아와 묻기에 계고를 쓰라고 권유하자, “전에 계고로 설사가 더 심해졌고 그 후로 복용하면 반드시 설사가 심해졌네. 이제 함부로 다시 먹지 못하겠네.”라고 말하였다. 내가 힘껏 권유하여 다시 계고를 사용했더니 설사가 현저히 줄었다. 이것은 평소 비위가 허하고 습기가 성한 상태에서 계고를 오래 먹었기 때문에 습을 조장하여 설사가 심해진 경우이다. 그러므로 전에는 먹지 말라고 하였지만 계고를 먹지 않자 비위가 허해져 설사를 더 하게 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복용토록 권유하여 나은 것이다.) < 의본> 鷄膏. 貧家遇虛症, 而難辦參料, 以此代用. 雖能辦參, 素稟血燥, 肺經有火, 難服參料者, 亦宜. 陳鷄一隻, 去筋膜皮骨及頸與脊, 只取肩脚及腹下堅肉入, 生吉更 一條, 生薑 二兩, 官桂 五戔, 山査 二十箇, 黃栗 十箇. 如法作膏. 材料加減, 全在活法.(계고. 가난한 집안에서 허증 환자가 생기면 인삼과 같은 약재를 위주로 쓰기가 어려우니 이것으로 대신한다. 비록 재력이 인삼을 사용할 만할지라도 평소 타고나기를 혈이 건조하고 폐경에 화가 있으면 인삼과 같은 약재를 복용하기가 어려운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묵은 닭 한 마리를 근막과 피골 및 목과 등뼈를 제거하고, 단지 날개와 다리 및 배 아래의 질긴 살을 넣는다. 생 길경 1줄기, 생강 2냥, 계피 5돈, 산사 20개, 말린 밤 10개를 넣어 방법은 고약을 만드는 것과 같다. 재료의 더하고 빼는 것은 전적으로 활용법에 달려 있다.) < 본초강목> 藿香. 辛, 微溫, 無毒. 風水毒腫, 去惡氣, 止霍亂心腹痛. 脾胃吐逆爲要藥. 助胃氣, 開胃口, 進飮食.(곽향. 맛은 맵고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다. 풍독이나 수독으로 인한 종기를 치료하고, 나쁜 기운을 물리치며, 곽란으로 인한 심복통을 멎게 한다. 비위를 다스리고, 구토와 구역감에 요약으로 여긴다. 위기를 돕고 위를 열어 주며 음식을 먹게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10-06 11:23:13[파이낸셜뉴스] SK텔레콤이 ‘커버리지’ '선택약정' '망내 회선' 등 유통매장에서 쓰는 통신 및 마케팅 용어들을 고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정리한 용어집 통신정음을 제작, 배포한다고 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019년 시작한 우리말 바로 쓰기 캠페인을 오는 7월부터 ‘고객언어혁신 2.0’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그 첫 프로젝트로 이동통신 유통 매장에서 사용하는 일상 용어를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꾼 통신정음 5만7000부를 제작해 전국 매장에 배포했다. 통신정음은 ‘훈민정음’의 취지와 명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 제작은 방송작가와 카피라이터 등의 경력을 지닌 글쓰기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투입하고 국립국어원의 감수도 받았다. 그동안 이동통신 유통 매장 등에서 사용하는 통신 용어는 한자어, 외래어, 전문 용어가 혼용돼 일부 고객은 ‘통신 외계어’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예를 들어 커버리지는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가능한 지역’이라고 바꿔 설명하고 ‘망내 회선’이라는 용어는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번호’로, ‘단말(기)’은 ‘휴대폰’으로, ‘공기계’는 ‘안 쓰는 휴대폰’으로, ‘선택약정’은 ‘통신요금 25% 할인’으로, ‘공시지원금’은 ‘휴대폰 가격 할인금’으로 바꾸는 등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제안한다. SK텔레콤은 말하고 듣는 언어 순화 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범위까지 확장함으로써 고객이 통신과 관련된 용어를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김성수 SK텔레콤 모바일 CO장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유통 매장을 포함해 모든 고객 접점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말 쓰기와 함께 순화된 용어가 사용되면서 이동통신 가입을 위한 설명과 이해가 쉬워지는 것은 물론, 상담도 훨씬 편해졌다는 긍정적인 고객 반응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1-10-06 10:22:15【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하대학교 국어문화원은 제624돌 세종 나신 날(15일)을 맞아 23일까지 ‘세종 나신 날 기념행사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인하대 국어문화원은 바르고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과 우리말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우리말 바로 쓰기’, ‘사·오행시 짓기’, ‘세종대왕께 손편지 쓰기’, ‘한글 자모음으로 꾸미기’ 등 4가지 공모전을 마련했다. 참가 대상은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가자들은 4가지 공모전을 통해 일상에서 어문규범에 어긋난 표기와 표현들을 찾아 올바르게 고쳐보고 ‘세종 나신 날, 훈민정음, 스승의 날’로 사·오행시를 만들어 본다. 또 세종대왕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1397자 이내로 작성하고 한글 자모음을 활용해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본다. 박덕유 국어문화원장은 “세종 나신 날 기념 공모전을 통해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과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05-14 14:06:30[파이낸셜뉴스]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에서는 2020년 우리말 사랑꾼으로 농촌진흥청 대변인 성제훈과 서울대 재활의학과 교수 정선근을, 해침꾼에 문화방송 예능 <구해줘! 홈즈>를 뽑았다. 농촌진흥청 성제훈 대변인은 2003년부터 직장 동료에게 우리말을 쓰자는 취지로 우리말 상식을 담은 '우리말 편지'를 보내기 시작해 현재는 수만 명에게 '우리말 편지'를 보내고 있다. 또 여러 공공기관에서 '우리말 바로 쓰기' 강의를 하고, 소속 부서에서 쓰는 경조사 봉투의 한자를 한글로 바꾸어 새기는 활동을 해왔다. 공공기관에 알기 쉬운 우리말 쓰기 문화를 퍼트린 활동을 높이 사서 사랑꾼으로 뽑았다.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영어로 된 운동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운동 정보를 제공해왔다. 책과 유튜브에서 '푸시업', '풀업', '레그프레스' 대신 '팔굽혀펴기', '턱걸이', '다리로 밀기' 등 알기 쉬운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흔히 영어로 쓰이는 운동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어서 국민 누구나 운동 정보를 쉽게 이해하게 하는 데 공이 컸다. 우리말 해침꾼으로 뽑힌 문화방송의 <구해줘! 홈즈>는 시청자가 의뢰한 집을 찾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집에 'OOO하우스'라는 별칭을 붙이고 용도에 따라 방을 '드레스룸', '다이닝룸', '메인룸' 등으로 소개하며 'OOO하우스'와 'OOO룸'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왔다. '집', '옷 방', '주방', '안방' 등 우리말이 이미 있음에도 외국어를 고집하는 명백한 외국어 남용이다. '예산 절감'이라는 뜻으로 '세이브'를, 마지막에 장점을 소개하는 것을 최후의 '어필'이라고 표현한다. 한글문화연대는 또 "나무 소재를 '우드'로, 하얀색을 '화이트', '올화이트', '화이트톤'으로, 색상을 '컬러'라고 하기 일쑤이며 창밖의 풍경을 '마운틴뷰', '시티뷰' 등으로 표현하는 등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에 앞장섰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남녀노소가 보는 지상파 방송에서 외국어를 남용하고 널리 퍼트리는 일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우리말 해침꾼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0-10-09 08: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