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 친형이 운영하는 우유 대리점에 불을 지른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현존건조물방화,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35)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22일 인천 부평구의 3층짜리 건물 1층에 있는 한 우유 대리점에 침입해 시너를 바닥에 뿌린 뒤 불을 붙이는 등 방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가 방화한 우유대리점은 A씨의 친형인 B씨(44)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들 형제는 지난 1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물의 2층과 3층에는 B씨를 비롯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A씨의 방화로 인한 건조물의 수리비는 약 100만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자칫하면 큰 화재로 이어져 피해자 B씨가 거주 및 현존하는 주거까지 불길이 번질 위험이 있었다"며 "화재 진압이 늦어졌을 경우 무고한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범행 이후 수사기관에 자수했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재산적 손해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03 08:15:14[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우유 입점가격 인상을 결정하고 통지한 전국고객센터협의회(옛 서울우유성실조합)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7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국내에서 유제품은 상당 부분 대리점을 통해 간접적으로 판매된다. 대리점이 본사 공장에서 생산된 우유를 구매해 대형 유통점, 소매점, 인터넷 판매처 등으로 공급하는 식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전국고객센터협의회는 지난해 9월 서울우유 본사가 유제품 출고가(공장에서 판매처로 인도하는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임원회의에서 품목별 판매가격 인상표를 배포하고 소속 사업자들이 이를 참고해 소매점 대상 판매가격을 인상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본사 지침에 따라 공장도가격이 인상됐고 구성 사업자들은 협의회의 가격 인상표를 기준으로 입점가격을 올렸다. 공정위가 사업자들의 대표상품에 대한 소매점 판매 내역을 확인한 결과 가격 인상표와 동일·유사한 가격으로 판매한 경우는 약 21.7%에 달했다. 서울우유는 2020년 기준 백색·가공우유 판매시장 점유율 1위(43.6%) 업체다. 본사 소속 대리점 중 62.5%가 전국고객센터협의회에 가입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통 가격을 결정하는 행위는 소비자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조치가 식음료 판매시장 전반에서 구성 사업자가 사업자단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풍토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사업자단체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중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12-08 13:17:40남양유업은 매일유업, 서울우유협동조합과 함께 3대 우유업체의 하나다. 2000여명의 종업원에 매출 규모가 1조원대를 오르내릴 만큼 큰 기업으로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평북 영변 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를 나와 영변의 숭덕여자중에서 교사로 일했던 홍두영이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창업한 기업이다. 시가총액이 매일유업의 몇 곱절에 이를 정도로 탄탄하던 남양유업의 경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였다. 2013년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라는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 불매운동을 자초했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전 회장 외조카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은 그러잖아도 나빠진 기업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발효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발표를 해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결국 당시 홍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황하나씨 문제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홍 회장 일가는 퇴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남양유업의 경영권은 올해 1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넘어갔다. 후손들의 일탈과는 달리 2010년 타계한 홍 창업주는 매우 청렴한 인물이었다. 남양상사라는 비료 수입회사를 경영하던 고인은 아기들이 젖도 충분히 먹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남양유업을 설립했다. 충남 천안에 공장을 지은 지 3년 만에 순수 국내 기술로 분유 생산에 성공했다. 생산 초기에 분유는 아플 때 조금씩 먹일 정도로 귀해 '금유'로 불렸다. 고인은 평소 "기업하는 사람은 기업만 바라봐야 하고 그것이 애국"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인이 생존했을 때 남양유업은 초우량·무차입 기업으로 명성이 높았다. 연구개발(R&D)에는 아낌없이 자금을 쓰면서도 고인은 사옥도 마련하지 않았다. "고인은 해어진 양말을 기워 신고, 낡은 구두 굽을 갈아 끼우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같이 일한 사원들은 전한다. 남양유업 하면 떠오르는 것은 1971년 시작된 우량아 선발대회다. 6∼24개월 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몸무게와 영양 상태를 심사해 상을 준 대회였다. 남양유업은 우유보다 분유로 성장한 기업이다. 분유 판촉을 위해 기획된 대회였고, 실제로 제품 판매와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배가 나오면 사장님 소리를 듣고, 뚱뚱하면 부자로 여겨지던 때였으니 우량아의 제1 기준은 몸무게였다. 그 밖에도 머리와 가슴둘레의 균형, 혈색, 근육과 골격의 발달, 치아 수 등도 꼼꼼히 살펴 선발했다고 한다. 수많은 아기들이 참여한 시도별 예선을 거쳐 서울에서 본선 대회가 열렸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열린 본선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첫 대회에는 당시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참석할 정도로 이목이 집중됐다. 우승자에게는 1년 치의 분유와 상금이 선물로 주어졌다. 수상한 아기는 청와대로 초청을 받기도 했고, 분유 광고모델이 되기도 했다(동아일보 1976년 5월 4일자·사진). 우량아 선발대회 출신 유명인도 많다. 작곡가 겸 가수 주영훈씨, 바둑기사 이창호 9단, SBS 윤현진 아나운서 등이 우량아 선발대회에 출전했거나 입상했다고 한다. 대회는 1983년을 마지막으로 없어졌다. 모유보다 우유나 분유가 좋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이유였다. 그 대신 건강한 모유 수유아 선발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우량아 선발대회는 남양유업이 처음 연 것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다. 1926년 열린 '어린이 건강 진찰 대회', 1933년 '건강아동 표창식'이 그런 것이다. 6·25전쟁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1953년부터 우량아 선발대회는 다시 열렸다. 어른은 굶어도 아이들은 잘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해 경주에서 최우량아로 뽑힌 9개월 남아는 체중이 9.75㎏이나 나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4-08-29 18:21:25[파이낸셜뉴스] #1. 직장인 A씨는 최근 퇴근길 서울 양재역 내부에서 다양한 빵을 개당 1000원에 파는 가게를 발견했다. A씨는 "최근 양재역 말고도 1000원에 일명 '봉지빵'을 싸게 파는 곳이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2. 부천에 사는 직장인 B씨는 과거 '수입과자 할인점'이었던 자리에 1000원에 봉지 빵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한 봉지 가득 봉지 빵을 샀다. 최근 제과점 빵은 2~3개 사면 만원인데 이곳에서는 만원에 양손 가득 빵을 살 수 있었다. 최근 지하철 내 소규모 점포, 길거리 매장에서 '양산빵'을 1000원 등 저렴하게 파는 매장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빵 유통량의 약 70%가 프랜차이즈 등 베이커리 위주인데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산빵을 '박리다매'로 파는 가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2일 제빵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빵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한다. 2019년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 유닛 자료에 따르면 1kg 덩어리빵의 경우 한국은 15.59달러로 뉴욕(8.33달러)보다 약 2배, 오사카(5.2달러)보다 약 3배 가량 비쌌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유행한 소금빵의 경우 원조인 일본 현지는 110엔(1000원)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개당 3000원~4000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3~4년전 1000원 후반이던 크림슈(슈크림이 들어있는 디저트 빵) 가격이 최근에는 5000원 가까이 올라 3~4배 올랐다는 등 불만성 게시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글로벌통계사이트 넘비오가 지난해 조사한 흰빵 500g의 가격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3733원으로 전세계 7위를 기록했다. 우리보다 빵값이 비싼 미국, 스웨덴, 아이슬란드, 덴마크 등의 경우 우리보다 빵 가격은 30% 정도 높았다. 하지만 해당 국가들의 최저 시급은 우리보다 2~4배 높아 체감상 빵값의 경우 한국이 압도적으로 비싼 상황이다. 빵 가격 인상의 이유로는 원재료 값, 임대료, 인건비 인상 등이 꼽힌다. 하지만 다른 품목과 비교해도 유독 우리나라의 빵 가격은 비싼 편이다. 통계청이 2013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10년 동안 분석한 결과 빵의 재료인 밀가루(38%), 설탕(25%), 우유(37%) 등은 30%대 올랐다. 결과물인 과자 역시 이 기간 37%올랐으나 유독 빵은 68%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한국의 빵 값이 비싼 이유에 대해 대형 업체 위주의 과점형 시장과 유통구조 등이 꼽힌다. 우리나라는 전체 빵 중 약 70%가 베이커리전문점에서 팔리고 나머지 30%가 양산빵(봉지빵)인 상황이다. 베이커리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양산빵도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 일부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급속하게 늘어난 1000원 빵집의 브랜드도 대부분 1~2곳의 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산빵의 경우 기존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유통되는데 최근 박리다매를 하는 대리점 등에서 1000원에 파는 가게를 열어 공급하는 상황"이라며 "정상 제품으로 특별히 할인해서 공급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2-12 13:44:36[파이낸셜뉴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대표 측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종교시설 '하늘궁'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불로유'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불로유를 구매한 것은 남성의 아내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남성의 사인이 침대에서 낙상한 것이며, 하늘궁에 오게 된 건 고인이 숨지기 이틀 전 가고 싶다는 부탁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허 대표 측은 담당 법무법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에서 등장한 불로유라는 우유는 고인이 아닌 배우자만 드신 것으로 확인된다"라며 "불로유 또한 강남 소재 우유 판매 대리점에서 구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이 하늘궁 운영 모텔에 숙박하신 것은 사망하기 불과 이틀 전, 죽기 전에 하늘궁에 가보고 싶다는 A씨의 유지에 따른 것"이라며 "80대의 고령이셨던 고인은 입소 전부터 이미 노환으로 곡기를 끊고 식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허 대표 측은 또 다른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배우자는) 불로유로 건강이 엄청나게 좋아지신 상태"라며 "불로유는 논문을 통해 이미 그 안정성과 특수성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다. 수천 건의 치유 효능 사례들이 있다"라고 일방적인 주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달 23일 오전 경기 양주시 장흥면 하늘궁이 운영하는 모텔에서 80대 아버지 A씨가 돌아가셨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서는 A씨 주변에 마시다 만 우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망한 80대 남성이 일반 우유에 허경영 대표의 스티커를 붙인 '불로유'를 소량 마셨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부검 결과 A씨의 시신에서 독극물이나 기타 강력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다는 1차 소견이 나온 상태다. 한편 불로유는 하늘궁 측이 일반 우유에 허경영 대표의 얼굴 사진 스티커를 붙이고, '허경영'이라고 외치며 상온에 보관한 우유다. 하늘궁 측은 이 우유가 '불로화(不老化)'된 것이기 때문에 썩지 않고, 만병에 효과가 있다며 홍보하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28 06:38:52매일유업이 본업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을 앞세워 전문성과 진정성이 돋보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귀질환인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해 20년간 손해를 감수하며 특수분유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제품매출의 1%를 기부하는 통 큰 기부를 통해 우유 배달로 독거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 20년째 희귀질환 특수분유 생산 21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2022년 ESG 평가 결과 식품제조회사 중 매일유업이 유일하게 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구성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지만 매일유업이 독보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매일유업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지난해 B+보다 한단계 상승한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저출산과 글로벌 경쟁 심화,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대외 경영환경 악화는 특히 유업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공통 요인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활동과 ESG경영을 위한 예산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일유업은 1969년 한국낙농이라는 공기업으로 시작했다. 기업의 주된 사업은 당시 가난했던 농촌에서 젖소를 키우게 돕고 이를 통해 농가의 소득 증진과 국민의 먹거리 확대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심지어 당시 기업 이념이 '낙농보국'이었다. 민관합작 기업을 거쳐 1999년에 100% 민영화됐어도 매일유업의 공익을 위한 활동은 계속됐다.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가 대표적이다. 유전 대사질환인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은 체내에 아미노산,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모유는 물론 고기와 빵, 쌀밥 등 일반적인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하기 어렵고 평생 특수분유를 먹으며 엄격한 식이관리를 해야 한다.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분해하지 못하는 대사산물이 축적돼 운동발달 장애, 성장 장애, 뇌세포 손상 등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4만~6만명당 1명 정도 태어나는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단 한 명의 아이도 건강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1999년 처음 생산을 시작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질환을 알리고 환아 가족을 돕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2022년 하트밀 캠페인에서는 하트밀 굿즈를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으로 하트밀박스를 구성, 약 100여명의 환아에게 선물했다. 하트밀박스는 환아들이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식품과 따뜻한 겨울을 위한 선물로 구성했다. ■ 어르신 안부 챙기기 위해 1% 매출기부 국내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적지 않은 기부금과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제품 매출의 1%를 기부하는 곳은 많지 않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 되는 우유' 매출의 1%를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에 기부하고 있다. 이곳은 독거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수중앙교회 호용한 목사가 시작해 우아한형제들, 골드만삭스, 매일유업 등이 참여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12월부터는 서울 25개구 전 지역에 우유를 배달하며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6년부터 우유안부 캠페인 후원사로 동참, 21개 가정배달 대리점과 약 400명의 배달원을 통해 어르신을 위한 우유 배달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서울지역 우유안부 배달원 30명을 초청해 '어르신의 안부를 전하는 분들을 위한 감사의 밤' 행사를 열고 그간의 활동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저녁을 함께한 후 기념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더불어 매일유업은 지속가능 작물 귀리를 사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오트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곡물로 잘 알려져 있다. 재배 시 물과 토지 자원을 적게 사용해 지속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이 선보인 '어메이징 오트'는 고품질 핀란드산 귀리를 원물 상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해 오트 껍질의 영양 성분까지 그대로 담은 식물성 음료다. 지구를 살리는 오트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종이팩과 종이 빨대를 사용했다. 매일유업은 매일두유,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오트에 이르기까지 국내 식품음료업체 중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성 음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 식물성 음료 제품군은 매년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매일유업의 성장과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 제고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2-12-21 18:24:21매일유업이 본업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을 앞세워 전문성과 진정성이 돋보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희귀질환인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해 20년간 손해를 감수하며 특수분유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제품매출의 1%를 기부하는 통 큰 기부를 통해 우유 배달로 독거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희귀질환 특수분유 생산 지속 21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2022년 ESG 평가 결과 식품제조회사 중 매일유업이 유일하게 등급이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구성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지만 매일유업이 독보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매일유업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지난해 B+보다 한단계 상승한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저출산과 글로벌 경쟁 심화,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대외 경영환경 악화는 특히 유업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공통 요인이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활동과 ESG경영을 위한 예산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매일유업은 1969년 한국낙농이라는 공기업으로 시작했다. 기업의 주된 사업은 당시 가난했던 농촌에서 젖소를 키우게 돕고 이를 통해 농가의 소득 증진과 국민의 먹거리 확대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심지어 당시 기업 이념이 '낙농보국'이었다. 민관합작 기업을 거쳐 1999년에 100% 민영화됐어도 매일유업의 공익을 위한 활동은 계속됐다.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가 대표적이다. 유전 대사질환인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은 체내에 아미노산,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모유는 물론 고기와 빵, 쌀밥 등 일반적인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하기 어렵고 평생 특수분유를 먹으며 엄격한 식이관리를 해야 한다. 식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분해하지 못하는 대사산물이 축적돼 운동발달 장애, 성장 장애, 뇌세포 손상 등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4만~6만명당 1명 정도 태어나는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단 한 명의 아이도 건강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1999년 처음 생산을 시작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질환을 알리고 환아 가족을 돕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2022년 하트밀 캠페인에서는 하트밀 굿즈를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으로 하트밀박스를 구성, 약 100여명의 환아에게 선물했다. 환아들에게 선물하는 하트밀박스는 환아들이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식품과 따뜻한 겨울을 위한 선물로 구성했다. 올해 하트밀 굿즈는 친환경 패션·액세서리 기업인 플리츠마마와 협업을 통해 탄생한 '하트밀 담요'다. 하트밀 담요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100%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만들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앞으로도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특수 유아식 생산은 물론 선천성대사이상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을 형성하기 위한 하트밀 캠페인도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어르신 안부 묻기 위한 1% 매출기부 국내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적지 않은 기부금과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제품 매출의 1%를 기부하는 곳은 많지 않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 되는 우유' 매출의 1%를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 배달'에 기부하고 있다. 이곳은 독거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수중앙교회 호용한 목사가 시작해 우아한형제들, 골드만삭스, 매일유업 등이 참여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12월부터는 서울 25개구 전 지역에 우유를 배달하며 어르신의 안부를 묻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6년부터 우유안부 캠페인 후원사로 동참, 21개 가정배달 대리점과 약 400명의 배달원을 통해 어르신을 위한 우유 배달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서울지역 우유안부 배달원 30명을 초청해 '어르신의 안부를 전하는 분들을 위한 감사의 밤' 행사를 열고 그간의 활동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저녁을 함께한 후 기념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더불어 매일유업은 지속가능 작물 귀리를 사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오트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곡물로 잘 알려져 있다. 재배 시 물과 토지 자원을 적게 사용해 지속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이 선보인 '어메이징 오트'는 고품질 핀란드산 귀리를 원물 상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해 오트 껍질의 영양 성분까지 그대로 담은 식물성 음료다. 지구를 살리는 오트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종이팩과 종이 빨대를 사용했다. 매일유업은 매일두유,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오트에 이르기까지 국내 식품음료업체 중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성 음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 식물성 음료 제품군은 매년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부터 업의 특성을 살려 전사적으로 역량을 하나로 모아 ESG경영을 펼쳐왔다"면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매일유업의 성장과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 제고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2-12-20 11:58:59과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사업·조직 슬림화' 과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전날 신동환 대표이사와 임직원, 노동조합 명의로 호소문을 발표하고 "슬림화된 구조하에 갖춰진 효율성을 바탕으로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고자 한다"며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 저희 제품을 사랑해줄 것을 무릎 꿇어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슬림화된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구조조정이 예견돼 있어 조직 축소가 선행될 수 있다. 푸르밀 관계자는 "당초 회사에서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상 해고를 진행한다고 공지했으나 그간 노조와 1·2·3차 교섭을 진행했다"며 "교섭에서 노조가 제안한 구조조정 30%를 받아들이기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은 우선 희망신청으로 받아 진행될 계획이다. 아울러 푸르밀은 사업 효율화를 제품 생산 라인업을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푸르밀은 PB 생산 품목을 줄이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 '굿 밀크' 제품 납품을 전날부터 중단됐다. 또 CU '헤이루 우유' 4종 중 푸르밀에서 제조하던 2종 제조사도 11월말 혹은 12월 초 동원F&B로 변경된다. 신뢰도의 문제도 남아있다. 영업재개를 위해 거래처에서 다시 재료를 공급 받으려면고 대리점·농가와 신뢰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푸르밀은 대리점 계약 해지통보, 원부자재 업체와 거래 종료, 낙농진흥회에 원유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영업 중단 선언으로 사실상 멈춰있었던 회사 내부 조직들도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직송 농가를 제외하면 낙농진흥회와 원유계약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당장 생산을 하려고 해도 원부자재에 대한 수급 계획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연스럽게 조직 슬림화로 가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과의 거래와 기존 거래처 및 대리점·직원들과의 신뢰회복 등 해결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2-11-11 09:04:54[파이낸셜뉴스] 낙농진흥회가 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ℓ당 52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우유 소비자가격도 연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업계는 이미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인상 등을 이유로 최근 컵커피, 치즈, 발효유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부터 원유 가격을 ℓ당 49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단 원유 가격 협상 시한인 8월 1일 이후 3개월 동안 가격 조정을 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 ℓ당 3원을 더해 52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원유 기본 가격은 ℓ당 999원, 내년 이후 생산분은 996원이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ℓ당 49원 인상된 기본 가격은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된다. 가공유 가격은 ℓ당 800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업체들은 원유기본가격이 결정됨에 따라 소비자가격의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는 가공유보다 마진이 크지 않다"며 "올해 안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업체들은 이미 원가 부담이 커진 컵커피와 수입치즈 등의 제품 가격은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체다치즈, 피자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 40여종의 치즈 가격을 약 20% 올렸다.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발효유 제품을 대리점 출고가 기준 평균 10%, 치즈 제품은 평균 15%, 두유는 평균 14%, 컵커피 편의점 제품 11종은 7~12% 각각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요거트와 요구르트 제품 가격을 15~25%, 컵커피 14종은 11% 각각 상향했다. 유업체 관계자는 "고환율에 치즈 수입가격이 오르고 에너지 비용도 부담이 컸다"며 "물류비도 올라 더 버틸 수 없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 원유기본가격 인상이 확정된만큼 흰 우유,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원유기본가격 인상폭은 2013년 유가연동제 도입 때 106원(12.7%) 인상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라며 "소비자에게 외면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소비자가격을) 최대로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기업간거래(B2B)의 경우 연간 단위 입찰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2023년 입찰 시 인상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관련 제품 가격이 연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2-11-04 11:03:50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20살 터울 동생이자 롯데그룹 부회장까지 지낸 신준호 회장 일가가 운영해 온 매출 1800억원 규모의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돌연 사업철수를 선언, 유업계에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비피더스'로 소비자에게 꽤 친숙한 업체의 사업종료가 업계 전반의 불황과 맞물려 낙농가의 피해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푸르밀이 지난 17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통보한 사업종료와 전 직원 정리해고일은 11월 30일이다.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정리해고 통지를 받은 임직원은 370여명이지만 500여개 대리점 직원, 배송기사 100여명, 협력업체 직원 50여명 등을 포함하면 대상자가 적지 않다. 노조는 "적자의 원인이 오너경영의 무능함에서 비롯됐지만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불법적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주장한 뒤, 회사 측이 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이 회사는 2009년 회사 이름을 푸르밀로 바꿨다. 2018년 신 회장의 차남 신동환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같은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경영위기에 몰렸다. 결국 LG생활건강에 회사를 매각하려 했지만 설비 노후화가 발목을 잡아 그마저 불발됐다. 푸르밀 주식 지분의 60%는 신 전 회장, 10%는 신 대표가 소유하는 등 전체 지분의 86%를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푸르밀의 사업철수에 따라 연간 4만여t의 잉여원유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사야 할 형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 209만t 중 수요 대비 과잉공급된 원유량은 23만t이다. 이를 처리하는 데 소요한 예산은 330억원 정도다. 푸르밀과 직접공급계약을 한 20곳 안팎의 낙농가들이 입게 될 피해도 예상된다. 문제는 '꼼수 사업종료' 의혹이다. 법인을 청산할 경우 영업손실에 따른 법인세 면제 혜택 반납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직원들만 손쉽게 정리해고하고 수백억원대의 법인세는 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위로금 한 푼 없는 전 직원 일방해고 조치는 외환위기 당시의 악몽을 상기케 한다. 고용노동부는 푸르밀의 해고통보 절차와 과정의 적법성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2022-10-20 18: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