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긴 명절을 맞이해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물론이고 공항까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특히 이번 연휴가 길어 제주도 등 국내 여행지나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은 모습이었다. 고향으로 떠나는 '귀성객'13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귀성객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바퀴 달린 커다란 캐리어를 끌거나 물건을 꽉꽉 눌러 담아 배낭을 메고 있었다. 선물 세트가 담긴 쇼핑백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3살, 7살 난 아들딸, 남편과 함께 밀양으로 내려간다는 이지영씨(37)는 가방에 부모님께 드릴 화장품을 챙겼다고 했다. 이씨는 "설 이후 처음 뵈는 것이라 반가워하지 않을까 싶다"며 "아이가 한창 말이 늘 시기라 지난번 봤을 때보다 말을 잘하는 것을 보고 더욱 좋아하실 것"이라고 했다. 고향 방문에 들뜬 A씨도 "생활이 바빠 집에 자주 가지를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명절이라도 꼭 고향에 내려가려고 한다"며 "전화통화는 자주 하지만 그래도 직접 보고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고 답했다. 뇌성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아이를 포함해 자녀 4명과 함께 진주로 간다는 김춘옥씨(46)는 추석기간에 장애인들을 위해 따로 배정된 자리가 있어 예매는 수월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그는 "장애인이 열차를 타는 것도 힘들고, 서울역까지 오는 것도 힘든데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앉아서 쉴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귀성객들은 이번 추석에도 기차표를 구하기 위한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서 취업한 후 9개월 만에 고향에 내려간다는 전국화씨(23) "아침에 예매 시작 '땡' 하자마자 접속했는데 대기번호가 1만번으로 나왔다"며 "겨우 취소표 나오는 것으로 잡았다. 동네 친구들도 9개월 만에 얼굴 보는 것이라 같이 술을 먹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할 게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실수로 차를 놓친 사람도 있었다. 호주에서 입국해 1년반 만에 친구들과 만난다는 정수민씨(22)는 부산행 열차를 놓쳐 급하게 표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씨는 "서울역인데 용산역 출발로 착각해서 차를 놓쳤다. 지금 급하게 차를 구하고 있는데 무궁화 열차인데도 입석밖에 자리가 없다. 5시간을 서서 가야 하나 고민"이라며 당황스러워했다. 긴 연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날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도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도 있었지만 긴 연휴를 맞아 국내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도 많았다. 국내선에서 만난 은평구 사는 직장인 김모씨(52) 가족은 제주도로 3박 4일 여행을 떠난다. 김씨는 "부모님이 정읍에 사시는데 추석 때는 길도 막히고 운전하기가 힘들어 저번 주말에 미리 뵙고 왔다"며 "여행을 다녀와서도 충분히 쉴 시간이 있어 여유롭다"고 전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연휴 기간 전국 공항 예상 이용객은 총 147만여명(국내선 112만명, 국제선 35만명)이다. 일평균 이용객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23만6000여명으로 예상됐다. 국제선 탑승수속 줄 앞에서는 커다란 가방을 멘 남녀 무리가 눈에 띄었다. 30대 김모씨는 비슷한 또래의 직장 동료 5명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누빌 예정이다. 추석 연휴에 연차를 이어 붙여 8박 9일간 긴 여행 일정이다. 김씨는 "부모님은 10월 초 연휴 때 찾아뵐 예정"이라며 "긴 여행 동안 동료들과 즐겁게 트레킹하며 돈독해지겠다"고 했다. 무리에 있던 권모씨는 "결혼 잔소리를 들을까봐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고 도망간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일본 여행을 떠나는 30대 커플도 있었다. 내년 결혼 예정인 이들은 "연휴가 워낙 길어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주원규 기자
2024-09-13 14:46:34<25> 우즈베키스탄 '누쿠스'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누쿠스는 부하라에서 북서쪽으로 550km가량 떨어진 국경 전 마지막 도시이다. 누쿠스의 카우치호스트를 찾아보니 '압둑하미드'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의 게스트 후기를 보던 중 반가운 얼굴이 있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났던 자전거여행자 이치도 그의 집에서 묵었다고 한다. 믿을만한 사람이다싶어 카우치요청을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주었다. 누쿠스에 가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국경넘을 준비를 해야겠다. 중간에 히바라는 도시도 있었지만 웬지 비슷한 건물들을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겠다 싶어 바로 누쿠스를 향했다. 여덟시간 넘는 긴 주행 끝에 어둑어둑해진 저녁 늦게 압둑네 집에 도착했다. 장거리 이동의 피곤은 압둑과 가족들의 환대에 금새 기운이 회복된다. 압둑은 임신한 아내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님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들어가자마자 차와 빵과 달달구리들을 주셨는데 조금 전까지 힘들어 축축 쳐지던 우리는 기운이 어디서 솟아났는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월에 수박이라니.. 호박같이 생겼는데 달고 맛있네 12월에 수박을 대접받았다. 사실 집에 들어오며 입구에 까맣고 둥근 공같은 것이 있어 설마 수박이랴 싶었는데, 길가에서 팔던 호박같은 것과 이것들이 다 진짜 수박이었다. 우즈벡은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는 나라였다. 다만 씨가 무지무지 커서 생소했는데 아마도 늦게 수확해서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품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암튼 겨울에 비싼 하우스수박도 아닌 그냥 수박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맛도 매우 달고 좋았다. 그의 집은 넓은 1층 주택이었는데 집안에 주차장도 있고 우리에게 쓰라고 안내해준 방은 퀸 매트리스가 3개는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넓은 커다란 방이었다. 철도회사에 근무하는 압둑이 마침 내일 근무가 없다며 과거에 아랄해였던 무이낙(Mo'ynoq)에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었다. 바로 엊그제 오토에게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싶었던 아랄해를, 그것도 현지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갈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곳에서 왕복 6시간거리인데 너희차는 비싼 디젤차이니 자기차로 가자고 한다. 압둑의 진심어린 호의에 감사하며 메탄값은 우리가 내겠다고 했다. 압둑네 집은 조용하고 따뜻해서 매우 편안하게 잘 잤다. 다음날 일어나 아침을 함께 먹는다. 압둑은 잠자리가 편안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주고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진다. 정말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최고인것 같다. 올때 사온 두루마리 휴지를 어머님께 드리며 한국 사람은 남의집에 갈때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려했는데 뜻밖에도 압둑과 어머님이 이미 알고 있다며 웃는다. 어머니께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드라마등을 통해 본적 있다는 것이다. 신기했다. 염소젓으로 만든 밀크티, 갓구운 난.. 황송한 아침 식사 뒷마당의 염소젖으로 만든 밀크티가 참 맛있다. 갓구운 난을, 녹인 버터에 찍어 든든히 아침을 먹었다. 보통 우리는 초대를 받으면 떠날때 선물을 드리고 가는데 너무도 잘해주셔서 뭐라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차에서 선물을 긁어모아왔다. 아버님과 압둑에게는 핫팩 등을 드리고 어머님과 압둑의 아내에게는 마스크팩, 한국전통문양 컵받침, 내가 뜬 레이스 받침 등을 드렸다. 베푸신 은혜에 비해 너무 작은 선물이었지만 즐겁게 받아주신다. 추위에 대비해 목도리까지 두르고 압둑의 차를 타고 무이낙으로 출발했다. 신기하게도 압둑의 차가 가스도 휘발유도 주유가 가능하다고 해서 메탄의 줄이 너무 길어 휘발유를 넣기로 했다. 그래도 경유보다 많이 싸다. 가는 길에 건초를 트럭본체 높이만큼 높게 쌓은 트럭도 지나가고 낙타떼도 만났다. 세시간을 쉼없이 달려 드디어 아랄해에 도착했다. 지평선 끝까지 누런 모래사막만 보이는데 여기가 아랄해라고 한다. 말문이 막혔다. 앞쪽에 붉은 갈색으로 완전히 녹슬어버린 크고 작은 배들이 모래위에 있었다. 한때는 면적이 세계 4위의 호수였고 수심이 100m가 넘었다는데 면화를 재배하기위해 상류의 강물을 많이 사용한 것이 원인이 되어 급속도로 환경이 파괴되고 바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배에 가까이 가서 보니 더 놀랍고 황망했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녹슨 어선. 절대로 수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녹이 슬다 못해 너덜너덜해진 처참한 모습이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와 닮아있었다. 이 배들은 이제 다시는 물에 뜨지 못할 것이고 이 메마른 땅은 다시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몇십년 전만해도 깊은 바다속이었던 버석버석한 모래를 밟으며 마음이 마냥 먹먹해져갔다.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 한때 바다였던 사막을 밟는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 더 늦으면 여행할 수 없는 환경이 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눈 앞의 현실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인간이 지구에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 존재인가 다시 한번 반성했다. 언덕위에 아랄해의 역사에 대해 기록해둔 장소가 있는데 1989년의 아랄해와 2008년의 아랄해 위성사진을 눈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 오는 길에 압둑은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더니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원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압둑은 정말 신실한 무슬림이다. 하루에 5번 기도를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자주 사라져 기도를 하고 돌아오곤 했다. 압둑의 기도 후 우리는 무이낙의 작은 식당에 갔다. 압둑의 도움으로 만두와 샤슬릭을 주문해서 점심을 잘 해결했다. 젓가락질 이야기가 나와서 탄이 긴 샤슬릭 쇠꼬챙이 두개로 생양파조각을 집어 먹으니 압둑이 신기해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압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우치호스트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영어를 사용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언젠가 외국여행을 하고싶어서 외국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고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연습을 한다는 이야기가 의외였지만 좋은 이유 중 하나겠다 싶었다. "안녕하세요" 한국말 인사에 웃으며 받아주는 그들 다음날 탄은 압둑의 아버지를 따라 수산시장에 갔다. 근처 강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들이 가득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지나며 생선보기가 거의 힘들었는데 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상인들도 반갑게 맞아주고 유머스레 인사를 건넨다. 영어를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니 탄은 그냥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다들 웃으며 받아주셨다. 여러분들이 모여들어 우리가 유튜버인 것을 압둑 아버님께 들었는지 채널이름을 물어보는데 "까브리랑" 이라고 말하니 이상하게 따라부르신다. 아.. 채널이름을 영어로 할걸 그랬나, 외국분들이 물어볼때마다 항상 곤란한 마음이 든다. 핸드폰을 내미신 분이 있어 한글자판부터 깔고 한글로 까브리랑을 입력해서 드디어 채널을 찾아드리니 좋아하시며 바로 구독을 누르셨다. 구독자 추가 감사합니다! 하핫. 탄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유튜브 채널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압둑 아버님은 커다란 생선을 사셨다. 그리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생선을 요리해달라고 맡겼다. 생선의 무게를 달고 돈을 내면 요리를 해준다고 한다. 집에서는 그렇게 큰 생선을 요리할 도구가 없는 걸까? 이날 저녁 튀긴 생선이 산더미처럼 쌓여 나왔다. 오랜만에 살집이 두툼한 흰살 생선을 먹으니 마냥 좋았다. 식사 후 태블릿으로 한국음식 사진을 보여드리며 압둑가족들께 설명을 했는데 다들 흥미로워했다. 이곳은 굽고 튀기는 등 조리법이 단순해서 삼계탕, 찜닭 맛을 모를 것 같아 맛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압둑 언젠가 한국에 오게되면 꼭 만나자.'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가족들께 우리가 있는 재료로 가능한 잔치국수를 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결혼한지 1년되었다는 압둑에게 결혼식 영상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했다. 영상속 압둑은 검은 양복을 신부는 하얀 히잡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은 매우 긴시간 진행된다고 한다. 결혼식때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았더니 이맘(이슬람 지도자)의 말씀이 좋았다고 한다. 신실한 무슬림다운 대답이다. 하하 "우리도 대접해야지" 6인분 잔치국수와 김치캔 '딱' 다음날 까브리를 타고 잔치국수 재료를 사러 누쿠스 시내로 나왔다. 멋진 빌딩 앞에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기와 우즈벡 깃발이 함께 나부낀다. 누쿠스는 우즈베키스탄 안의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의 수도이다. 도로와 건물이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다. 우리는 큰 마트를 발견해서 필요한 달걀과 야채 등의 재료를 잘 구입했다. 6인분의 잔치국수를 만드는 것은 시로에게 도전이었다.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지단을 만들고 육수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의 멸치다시포리백을 이용하는 치트키를 썼다. 한국산 소면을 삶고 김가루까지 고명으로 올리니 매우 그럴듯해 보였다. 압둑과 아내는 부엌에서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보인다고 한다. 한국 음식중 그나마 잔치국수는 간단한 편인데ㅎㅎ. 이곳 음식은 한번에 솥에 넣고 끓이면 된다고 한다. 아마도 고명을 따로 부치고 썰고 하는 과정이 생소해 보였나보다. 캔김치를 따서 반찬으로 대접했는데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캔김치는 일반김치보다 많이 부족한데... 제대로 된 맛있는 김치를 맛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 그래도 다들 맛있게 먹어주었고 국수도 매우 인기가 좋았다. 압둑이 이곳에서 인기있는 개그 TV쇼를 보여주며 해준 이야기를 통해 이곳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리액션이 매우 풍부하고 이곳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며 엄청 감탄하고 감명을 받아 표현하는 것이 그들 눈에는 무척 재미있게 보이나보다. 한국사람들은 빈 땅을 보며 왜 이렇게 노는 땅이 많은데 그냥 두냐고 물어본다는 말에 우리는 빵 터지며 "맞아! 우리도 그런 얘기 했어."라고 했고 석양을 보며 감탄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며 해는 자기나라에서도 질텐데 뭘 그리 특별하다며 호들갑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일몰을 보며 탄성짓는 한국인에게 해가 없어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내일 다시 뜰거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사람의 특징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마지막 저녁때 압둑은 다음날 새벽에 출근을 한다고 해서 미리 작별인사를 나누었고 다음날 아침 떠나기전 아버님께 부탁해서 아버님의 대형트럭을 구경했다. 기꺼이 보여주신 아버님께 무척 감사했다. 트럭운전수이신 아버님이 국경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여러가지 알려주셨다. 누쿠스를 떠나면 카자흐스탄까지 주유소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여분의 연료를 준비하라며 연료통을 주시려는 아버님께 이럴때를 대비해 가지고 다니는 큰 생수통이 몇개 있다고 감사하며 사양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가면서 먹을 캔디 등과 이것저것을 끝까지 챙겨 주시려고 해서 사양하기 매우 곤란할 지경이었다. 커다란 수박도 2덩이나 주시려해서 겨우 사양하고 나왔다. 사랑과 정이 가득한 참 감사한 누쿠스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귀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PRakyEg5zwk?si=RH4bMMGroy9XL8lB>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8 15:09:01[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은 MZ세대를 겨냥해 제주항공 자체 캐릭터 ‘제코(JEJU+ECO)’의 디지털 기획상품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제코는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는 국제보호종인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소재로 제작된 제주항공 자체 캐릭터다. 제주항공은 제코를 활용한 배경화면과 여행안전 행운카드 이미지 등 디지털 기획상품을 제작해 제주항공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웹 등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디지털 배경화면에는 인도네시아 발리, 바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등 신규취항지를 즐기는 제코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행운카드에는 여행∙안전 관련 내용을 담았다. 제주항공은 자체 캐릭터 ‘제코’ 외에도 2018년 ‘핑크퐁’을 시작으로 2020년 ‘펭수’, 2022년 ‘잔망루피’에 이어 올해는 산리오캐릭터즈까지 당대 최고 인기 캐릭터를 통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해 제작한 헬로키티 승무원∙조종사, 마이멜로디 승무원, 시나모롤 조종사, 폼폼푸린 정비사 등 캐릭터 기획상품도 지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누적 판매량 약 1만2400여개를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MZ세대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친근한 디지털 기획상품을 통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한편 미래 잠재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8-05 09:39:06"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데카르트 철학의 출발점이다. 고등학교 시절 그냥 외우기만 했던 것인데, 그것도 잘못된 구석이 있다. 생각만 하고 있으면 밥이 나오나. 친구가 오나. 일자리가 생기나. 그래서 "나는 교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Muto, ergo sum)"라는 말을 만들었다. 저 라틴어도 내가 만든 것이다. 친구의 딸이 혼인을 하니 부조금을 보내고, 우리집에 초상이 났으니 그 친구가 조의금을 들고 온다. 조상과 자손 간에도 주고받는 것이 있고, 부모 자식 간에도 주고받는 것이 있으며, 남녀 간에도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아이도 생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물리적인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는 마음이라도 주고받는다.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원수가 될 수도 있다. 주고-받고-되갚는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인간관계가 지속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동체도 만들어진다. 북조선의 장마당 소식이 그곳의 사람 사는 질서를 말해주는 기준이 된다. 베트남의 '도이머이(개혁개방)'도 장마당으로부터 시작했다. 민중으로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을 정권이 막을 수 없었다. 장마당이 탄압되는 이유를 알게 된다. 교환을 막는 것은 존재부정이라는 논리로 이어진다. 그래서 '원수에게는 오물을' 보내는 모양이다. 불평등 관계 속에서는 선물이 비틀려서 뇌물로 변질된다. 사람은 누군가와 무엇인가를 교환해야 하며, 그러다 보면 교환을 위한 평화적 단골관계가 생기게 마련이다. 서태평양 뉴기니 남쪽의 트로브리안드에서 장기거주했던 브로니슬라브 말리노브스키가 발견한 '쿨라(kula)'가 불후의 사례다. 규모가 적은 섬들은 모든 물자를 자급자족할 수 없다. 개별적인 섬들은 각자 전문으로 제작하는 물품이 있고, 그것들을 교환하기 위하여 작심하고 원양 항해를 하였다. 규모가 있고 폼 나는 배의 제작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 개입하는 사회조직이 있게 마련이었다. 물물교환을 위한 항해 과정에 수반되어 혼인도 성사되었다. 단골들 사이에는 대를 물려서 교환하는 물건들이 있었고, 특별한 조개들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팔찌들이 해당되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사회적 교환이 있었다. '쿨라'에 북서태평양의 '포틀래취(potlach)'를 더해서 마르셀 모스가 '증여론'이란 책을 만들었다. 이론가인 모스는 실천가인 말리노브스키를 따라가지 못한다. 일차대전 도중 포로 신분으로 영국군의 거주제한 속에서 만들었던 말리노브스키의 민속지(ethnography)는 인류학이란 학문의 표본이 되기에 충분하다. 전쟁 중에 발견한 쿨라의 상징은 평화 만들기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사회적 교환이 전쟁 차단의 수단으로 작동하였음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무토 에르고 숨"을 제창한다. 1990년 여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갔다. 소련의 붕괴 직전이라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이 걱정되어서 '김병화 꼴호즈'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일행은 우즈벡 가정에 초대되었고, 마당에 마련된 가마솥에서 양 한 마리가 삶아지고 있었다. 거창한 밥상이 차려졌고, 주인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사람들 앞에는 커다란 접시에 '오쉬(osh)'라는 밥이 담겼다. 러시아말로는 '쁠로브'이고, 고려인들은 그것을 '기름밥'이라고 이름하였다. 일단 쌀(인디카종)을 물에 삶았다가 건져낸 다음에 다시 양기름을 넣어서 본격적으로 밥을 하였다. 이 양기름은 특별한 부위다. 엉덩이에 약간 덜렁거리는 기름 주머니가 있다. 그것을 우즈벡 말로 '둠바'라고 한다. 쌀밥은 색깔이 노랗고 기름에 담갔다가 건진 것 같았다. 채로 썰어진 당근이 눈에 뜨이고, 군데군데 양고기 덩어리가 놓였다. 숟가락이 없으니 손으로 먹는 것임을 알았다. 주인이 솔선수범으로 먹는 준비를 하는데, 손바닥에 가득하게 밥을 올린다. 공기밥 하나 정도의 양은 넘는다. 나에게 입을 벌리라는 시늉을 한다. 다 받아먹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주인은 손을 떼지 않았다. 그 손에 붙은 밥알과 기름을 모조리 깨끗하게 먹어 주어야 한다. 손가락 사이사이를 핥고 빨아야 하는 과정이었다. 순서를 바꾸어서 다음은 내 차례였다. 손바닥에 고봉으로 쌓아 올려서 주인의 입으로 가져갔다. 주인은 내 손바닥을 그야말로 깨끗하게 처리하였다. 이 행위가 진행되는 동안에 좌석의 일동들은 응원을 하며 깔깔거린다. 돌아가면서 파트너를 지목하여 반복되는 행위였다.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이라는 선물을 '주고-받고-되갚는' 행위의 반복이었다. 친밀감을 넘어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우즈벡 사람들과 이렇게 기름밥을 주고받았고, 지금도 그 감촉이 남아서, 때때로 그 사람들 생각이 진하게 난다. 이 행위를 우즈벡 말로 '오쉬티쉬'라고 했다. 물론 이 자리에는 남자들만 모였고,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따로 오쉬티쉬를 한다. 무슬림 사회에서 결코 남녀가 섞일 수 없는 행위다. 찾아온 손님에 대한 우즈벡 사람들의 접대방식이다. 과거 오스만터키 제국의 강역에서 전해지는 풍습이라고 하였다. 자리가 파하고 돌아오는데, '구르트'를 한 보따리 준다. 소금을 많이 가미한 건조된 하얀색의 동그란 치즈다.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필수품으로 지참하는 것들 중 하나가 구르트라고 하였다. 우즈벡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우리네의 살림살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교환함으로써 존재가 확인된다. 교환은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은 다른 요소들과도 교환한다. 그것이 자연질서다. 먹이사슬을 피라미드 형태로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관점으로서, 제국주의 시대에 만들어진 세계관의 표현이다. 사람을 만물의 영장 자리에 위치시켜 놓고, 자연을 지배하는 형태를 보여주는 인식의 표현이다. 그것은 세상을 거꾸로 돌리는 세계관이다. 죽은 사람은 흙으로 돌아가서 동물과 곤충과 미생물의 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한 관계를 잘못 설정하게 되면, 세상은 어지럽게 돌아간다. 자연에 대해서 해롭게 한 결과로 기후변화라는 된서리를 맞고 있다. 힘자랑을 하는 순간에 인간관계는 지리멸렬이 되고 만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평등하게 주고-받고-되갚는 교환관계가 순리다. 그래야 살림살이가 편하고, 살림살이가 편해야 아이들이 나온다. 잔머리만 굴리지 말고 누군가와 무엇인가를 교환해야 한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7-22 18:08:55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비슈케크에서 계획한 일들이 거의 끝나가자 슬슬 이곳을 떠나 다음 나라로 갈 준비를 했다. 서너달가량 아무 문제없이 잘 달려준 까브리지만 한국분들이 많은 비슈케크에서 한번 체크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코리아모터스란 정비소를 소개받아 찾아갔다. 친절하신 사장님은 까브리 안쪽 타이어까지 꼼꼼하게 공기압체크를 해주시고 차를 잘 돌봐주셔서 매우 든든했다. 비슈케크를 떠나기 전 들린 곳은 '카페 비스킷'이다. 이곳에 도착한 첫주에 현지분들과 처음 만나 식사를 한 곳인데 정말 맛있고 저렴해서 앞으로 이런 식당을 또 만나랴 싶어 탄이와 둘이서 비슈케크 마지막 식사를 하러왔다. 작은 마시멜로가 듬뿍 올라간 코코아로 당을 채우고 행복해하는 탄이.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요리가 예쁘게 담겨 나왔다. 샐러드, 수란, 핫케잌, 베이컨 등등 맛있게 냠냠. 다음 목적지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이다. 목적지까지 3일이상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 될것이다.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코스도 있지만 국경을 2번이나 넘는 것이 부담이 돼서 키르기스스탄 남서쪽의 오시(Osh)를 통해 우즈벡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비슈케크를 출발하는 아침, 새벽에 눈이 떠졌다. 두달간 머무르며 좋은 분들과 의미있는 경험을 하는 시간도 좋았지만 다시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흥분과 설레임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여태껏 비슈케크에서 카라콜, 이식쿨호수, 나른 등등 주변을 다닐때는 항상 동쪽으로 갔었는데 처음으로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떠난다. 가을이 된 비슈케크는 여름내 한방울도 안온 비가 많이도 내린다. 출발하는 날에는 약간 흐렸지만 비는 안와서 짐 싣기 좋았다. 비슈케크에서 왔다갔다 할 때와는 다른 느낌의 드라이브. 이제 알지 못하는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실감이 몹시도 든다. 하늘에 아름다운 뭉게구름과 저멀리 병풍처럼 이어진 키르기스의 설산과 황금빛 들판이 엽서속 풍경인양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참을 달려 산 근처까지 다다르자 웬 화물차들이 끝이 없는 줄을 지으며 길 양옆에 서있다. 이 차들은 뭘까? 설마 우리도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겠지?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끝까지 가보자 황당하게도 톨게이트가 나왔다. 한국 떠난 후 처음 보는 톨게이트다. 827솜을 내고 QR코드가 있는 영수증같은 것을 받았는데 징수원이 열심히 설명하는 것이 표를 절대 버리면 안된다고 하는 듯 하다. 나중에 확인하는 곳이 있으니 잘 간수해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보자고 한 사람은 없었다. 해발 3000m를 향한 본격적인 자동차 산행이 시작 되었다. 구불구불 오르막 산길을 계속 가다보니 눈이 쌓인 산들이 옆으로 지나간다.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나온다. 스마트폰의 고도계 앱으로 계속 현재 고도를 확인했는데 2000, 2500, 드디어 3000m가 넘었다. 세상이 온통 하얗고 눈보라가 겨울왕국인듯 신비한 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아스팔트 위로 눈알갱이인지 연기같은 하얀 가루들이 바람에 물결무늬를 만드는 모습이 신기하다. 하지만 내리는 눈과 안개에 시야가 점점 안좋아져서 도로의 상태가 걱정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다행히도 탄의 레이더에 들어온 노련한 운전자의 차 한대. 든든한 선행차 친구가 있으니 초행길도 문제 없다. 룰루랄라 따라가다보니 터널이 나왔다. 한국을 떠난 이후로 처음 보는것이 톨게이트뿐이 아니었다. 그 넓은 시베리아와 세나라를 다니는 동안 단 한개의 터널도 없었던거다. 큰 트럭들이 터널앞에 줄서있는데 우리 친구차는 옆을 지나쳐 들어가는 것이 대충 분위기가 터널이 좁아서 큰 트럭은 신호등의 신호를 받고 가야하고 작은 차들은 그냥 가도 되는 것 같았다. 터널앞 신호등은 빨간불이었지만 우리도 얼른 친구차를 따라 들어갔다. 터널 폭은 좁고 노면은 울퉁불퉁해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생각보다 꽤 긴 터널이었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이곳은 눈이 펑펑내리는 완전히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세상이다. 길가옆에 부랴부랴 스노우체인을 장착하는 승용차들이 여럿 보였다. 다행히 까브리는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빙판에 미끄러지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좀 위안이 된다. 앞차의 흔들림이 심상지 않은 것을 보니 바짝 긴장이 된다. 눈과 얼음으로 길에 심한 요철구간을 지난다. 쿵덕쿵덕 천장에 머리를 찧을 정도로 흔들리며 우리도 조심조심 지나갔다. 도로의 난이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 같다. 그래도 노련한 선행차가 있어 다행이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다. 탄이는 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경치 보랴 어려운 구간 운전하랴 바쁘다. 터널을 지나니 곧 내리막길이 되어 산을 어느정도 내려오자 도로상태가 매끈하니 좋아졌다. 산을 내려오자 좀전에 눈보라에 온세상이 하얗던 겨울왕국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봄이 찾아왔다. 계속 달려 한두시간이 지나자 이번엔 뙤약볕이 내리쬐고 민둥산에 갈색들판의 사막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대체 하루에 몇가지 계절을 보는건지 참 버라이어티하다. 점심 즈음에 커다란 호수를 만났다. 호수 가까이 차를 대고 잠시 쉬며 식사를 하기로 했다. 구름 사이로 햇빛 줄기가 퍼지고 영롱한 푸른빛의 호숫물이 반짝이고 주변의 높은 언덕은 맨 흙의 속살을 드러내며 태초에 지어진 구불구불한 모습으로 호수를 두르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오늘 하루동안 정말 다양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열심히 일하며 보낸 두달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계속해서 남서쪽으로 달리고 달려 해가 지기 시작할때가 되어 차박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길에서 조금 들어간 평지에 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정박지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풍경이 예술이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어떨까 기대된다. 그런데 우리가 차를 세운 언덕 바로 아래쪽에 살림집이 있어 탄이가 이곳에 차를 대고 자도 괜찮겠냐고 물어봐야겠다며 갔다. 처음엔 돈을 내라고 해서 그럼 그냥 가겠다고 하자 그냥 자도 된다고 했다고 한다. 그집 아이들과도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차를 잘 대고 잠을 청하는데 개짖는 소리가 심상치가 않다. 개떼가 차를 둘러싸고 짖는 듯이 위협적이고 너무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개떼가 밤에 노는 곳을 우리가 뺏은건가 싶을 정도였다. 버티다버티다 안되겠어서 일어나 깜깜한 밤 조용히 다른 잘곳을 찾아 차를 몰았다. 길옆 작은 마을로 들어가서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나머지 잠을 잤다. 오늘은 국경을 넘는 날이다. 지도를 보니 오시까지 안가더라도 근처 1시간거리에 국경이 있는 듯 했다. 꼭 오시에 갈일이 있는게 아니니 '더 빠른 국경이 있으면 좋지' 하며 찾아갔다. 마을에 도착하자 국경 근처부터 차와 사람들이 엄청 많다. 차는 많은데 길이 막혀있다. 내려서 물어보고 말이 안통해 고생하다 겨우 알아낸 것은 차량 통과는 안되고 사람만 왕래가 가능한 국경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괜히 오시 이야기를 한게 아니었다. 뭐 이것으로 사람만 통과 가능한 국경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치고 다시 오시로 향했다. 오시에 다다르자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다시 도시에 들어온 느낌이다. 러시아번호판을 단 차량이 종종 보인다. 징집을 피해 주변국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다던데 그런 사람들인가 싶었다. 키르기스스탄 제2도시 오시, 도시의 분주함이 느껴진다 드디어 국경검문소에 도착했다. 커다란 화물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다. 검문소 앞에 도착하니 바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알고보니 길 좌우에 세워진 승용차들이 다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었다. 말도 안통하는데 삐끼인듯한 사람이 자꾸 와서 말을 건다. 대충 눈치가 돈을 내면 빨리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같은데 그냥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시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기다림이 길어져서 삐끼도움이라도 받아야하나 좀 고민하고 있었는데 역시 기다리니 순서대로 해준다. 다행이다. 군인의 지시대로 안쪽으로 들어왔다. 국경을 넘는 다른 차들은 대개 짐이 없다. 불필요한 의심을 안받고 검문과정을 쉽게 넘기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맥시멀리스트로 4계절 살림을 다 싣고 다니니 입국심사가 오래걸릴 수 밖에 없다. 키르기스출국심사를 통과하고 우즈벡 입국심사를 받을때엔 벌써 해가 졌다. 입국심사 때에는 동승자는 하차해서 도보로 통과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여권과 간단한 배낭 하나를 들고 내렸다. 현지인들 사이에 섞여 걸어가다가 검문대 앞에 줄을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희잡 쓴 아주머니들이 농산물 등 짐을 잔뜩 들고 간다. 여기도 국경간 농산물 통과가 자유롭나보다. X레이 검사대 같은 것이 있긴했는데 그냥 옆으로 지나서 십여분 만에 국경을 통과했다. 키르기스 국경보다는 훨씬 큰 상점과 음식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탄이를 기다렸다. 낮엔 더웠는데 밤이 되자 기온이 점점 내려간다. 얇은 긴팔 하나만 입고 나왔는데 너무 추워서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몸을 움직이면 좀 덜 추울까 하고 손으로 팔을 비비며 깡총깡총 뛰고 있는데 뒤쪽에서 누가 오더니 말을 건다. 음식점 주인이 나의 벌벌 떠는 모습을 보고는 실내에서 기다리라며 고마운 제안을 해주셨다. 마침 손님이 하나 없어 편하게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릴 수 있었다. 가게에서도 내가 떨고 있는 걸 보더니 입고 있던 얇은 패딩 윗옷을 벗어 덮어주기까지 했다. 염치없었지만 너무 추워서 냉큼 받았다. 민망하고도 감사한 일이었다. 3시간정도 기다린 후에 드디어 탄이 까브리와 함께 나왔다. 나그네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온정을 베풀어주신 고마운 음식점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까브리에 탔다. 나는 도움 받은 일을 탄이에게 신나게 이야기하고 탄이는 국경 넘은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까다롭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 입국을 자축하며 잘 곳을 찾아 가까운 작은 도시에 들어갔다. 한적한 어떤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큰길에서 약간 들어간 곳이라 조용하고 한산했는데 자다가 지나가는 사람들 목소리가 들려 긴장하기도 했지만 별일 없이 잘 잤다. 무사히 하룻밤을 또 보내고 이제 드디어 타슈켄트에 도착하는 날이다. 새로운 나라에 왔으니 환전과 유심구입을 해야한다. 키르기스 돈은 솜인데 우즈벡 돈은 숨이다. 오 다르고 우 다르다. 안디잔과 나망간을 경유해서 400km 6시간 거리이니 오후에는 도착하겠다 싶었다. 우즈벡의 도로는 키르기스스탄보다 넓고 포장 상태도 좋다. 여정이 편안하다. 가는 길에 보이는 차들이 거의가 하얀색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하얀색 다마스가 엄청 많이 눈에 띄어 한번에 5~6대의 하얀색 다마스를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마치 하얀양떼가 우르르 함께 돌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대우에서 우즈벡에 공장을 세워 여기서 생산된 다마스가 매우 저렴하게 판매되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즈벡의 도로는 정비 잘된 고속도로의 느낌이어서 어제 지나온 길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우리 마음속에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SKa6Pdx5afI?si=SOqgaoMsnZ3dwvzN>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1 14:58:0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까지 모두 정상급 인사가 직접 윤 대통령이 떠나는 길을 환송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사마르칸트 국제공항 청사에서 나왔다. 양정상 부부는 하늘색 카펫을 따라 이동하는 내내 통역가를 통해 대화를 지속했고, 윤 대통령은 공군 1호기에 오르기 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포옹하기도 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편안한 여행 되시길 바란다. 감사하다”며 “이번 방문이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작별인사를 고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귀국길에 오르기 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중앙아시아 최고(最古) 도시 사마르칸트 유적지를 돌아보고, 친교오찬도 가졌다. 과거 사마르칸트 주지사를 역임했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아프로시압 박물관·레기스탄 광장·지배자의 묘·울루그벡 천문대 등을 찾았다. 우즈베키스탄뿐 아니라 앞서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국빈방문 때에도 각국 정상이 나서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지난 13일에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아스타나 국제공항에서 직접 윤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 첫 방문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지난 11일 윤 대통령이 떠나는 길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 부부가 나서 환송했다. 윤 대통령은 마찬가지로 이들과 포옹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선 에너지·플랜트 산업에서만 한화 8조2500억원인 60억달러 규모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였고, 카자흐스탄에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업무협약)’을 체결해 우리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개발·생산 참여 기회를 확보토록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선 마찬가지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물론 2700억원 규모 KTX 고속철 차량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내년에는 이번 국빈방문 3개국뿐 아니라 중앙아 5개국 정상이 모두 서울에 모이는 한-중앙아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과 내년 정상회의를 계기로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6-15 21:30:25[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방한관광 2000만 시대 개막 및 방한시장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을 전방위로 확대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100만여명(잠정)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1750만명) 대비 약 63% 수준을 회복했다. 일본은 232만여명이 방한해 회복률 70%, 동남아는 77%, 유럽·미주권은 90% 회복률을 보였다.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중국은 약 201만명이 한국을 찾아 2019년 대비 33% 수준만 회복했다. 반면 109만명이 방한한 미국(103.6%)을 비롯해 싱가포르(141.4%), 호주(114.4%), 독일(109.9%), 프랑스(120.2%) 등은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문체부는 방한관광 회복을 보다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한국 관광'을 세계 시장에 알린다는 목표로 ‘한국 관광 메가 로드쇼’를 전 세계 25개 도시에서 개최하고, 외래관광객 성장세 및 특성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친다. 또 항공편과 여행 인구, 방한 성장세 등에서 잠재력을 가진 스웨덴과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10개국에 홍보 지점을 신설해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한국 관광 메가 로드쇼'는 전 세계적인 한류 열기를 한국 관광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 기획한 대규모 마케팅 행사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잠재방한객 및 현지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한국문화·관광 체험(B2C)과 관광상품 판매, 기업간(B2B) 상담회, 언론홍보 등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도쿄 츠타야 서점과 뉴욕 록펠러센터, 방콕 아이콘시암, 상하이 환치우강 쇼핑몰,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등 15개 도시에서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올해는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3월 일본 도쿄·후쿠오카·오사카 등을 시작으로 총 100만명 방문, 사업 상담 1만2500건 이상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로드쇼 개최 지역을 25개 도시로 대폭 확대하고 다변화한다. 아울러 문체부는 22개국 32개 도시에 있는 관광공사 해외지사를 활용해 방한시장을 지역·연령·주제별로 세분화하고 맞춤형 밀착 마케팅을 추진한다. 방한 규모가 가장 큰 일본, 중국 및 중화권은 ‘성숙시장’으로 분류했다. 문체부 측은 " 지난해 기준 외래객 규모는 571만5000명을 기록했지만 해외여행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류에 대한 관심과 방한 경험이 높은 20~30대 여성, 교육 목적 여행객, 남성층, 생활체육, e스포츠 동호인 등 특수목적 여행객을 주요 대상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친다. 미주 및 유럽 지역은 ‘신흥시장’으로, 지난해 기준 외래객 규모는 262만명을 기록했다. 국가 단위 규모는 크지 않으나 장기 체류 여행객이 많고 가장 빠른 회복세(90.1%)를 보여 중요도가 크다고 문체부는 분석했다. 주요 방한객은 교포·아시아계 및 50대 이상 장년층이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K컬처 관심층과 가족 단위 여행객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아시아 국가 간 관광상품 공동기획 및 홍보, 테마상품 개발 및 소개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방한 여행 흐름을 설명하는 ‘2024 인바운드 트렌드’ 행사를 오는 29일 서울에서 개최한다. 여행업계와 지자체·지역관광공사 등을 대상으로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누리소통망, 신용카드사 관계자가 강연자로 나선다. 유인촌 장관은 "방한관광 시장에서 개별 여행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외래객 2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 지역별, 대상별 구체적인 맞춤형 유치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1-19 08:06:36#.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아누쉬카 센이 BTS 정국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서울 여행을 인증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0일 만에 약 1000만뷰에 육박했다. 보신각 타종 행사를 즐기는 게시물은 850만뷰를 넘어섰다. 11일 서울경제진흥원(SBA)에 따르면 지난해 30일부터 사흘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최초·최대 인플루언서 박람회 '2023 서울콘(SEOULCon)'의 열기가 참여 인플루언서들의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3일간 열린 서울콘에는 약 3100개 팀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했고, 방문객은 1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새해맞이 축제에 직접 참여해 서울 매력을 전 세계 구독자에게 전파 중인 글로벌 인플루언서 △인도 대표 배우 아누쉬카 센 △한국계 카자흐스탄인 키카 킴 △우즈베키스탄 태생 귀화 한국인 엘리나 카리모바 △필리핀 가수 겸 배우 크리스텔 풀가 △베트남 내 한국문화 전파에 공헌하는 켐 등 5명의 서울의 매력을 알리는 SNS 게시물 30여개 조회수는 7000만뷰를 돌파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2023 서울콘이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의 눈으로 서울을 살펴보고 조명해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고 분석했다. 서울콘은 개최 기간 △공연·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 △컨퍼런스 △콘텐츠·패션·뷰티 등 4가지 분야에서 총 28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서울콘을 통해 K-콘텐츠 프로그램, 뷰티·패션 제품 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이 인플루언서와 연계돼 세계 각국으로 전파될 수 있는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사람 중심의 박람회로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는 연결성, 다른 산업과 연결되는 확장성, 프로그램, 행사를 각종 미디어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고 발전하는 역사성으로 가치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는 비용절감으로 이어졌다. 원래대로라면 이번 서울콘에 참여한 규모의 인플루언서를 초청하기 위해선 약 43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7년간 '크리에이티브 포스(1인 미디어)'라는 크리에이터 집단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극히 일부의 항공·숙박비만 지원, 인플루언서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해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는 "2023 서울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창조산업과 1인 미디어 산업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특히 창조산업의 중심인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1인 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서울콘을 세계 최대의 산업 박람회로 성장시켜 서울의 팬덤을 확장해 세계 미디어·콘텐츠의 성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1-11 18:21:44#. 인도를 대표하는 배우 아누쉬카 센이 BTS 정국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서울 여행을 인증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10일 만에 약 1000만뷰에 육박했다. 보신각 타종 후 수많은 인파가 행사를 즐기는 광화문 거리를 보여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850만뷰를 넘어섰다. #. 한국계 카자흐스탄인 인플루언서 키카킴이 서울콘에서 촬영한 엑소의 첫눈 커버 영상은 틱톡에서 460만 뷰를 넘어섰고, 베트남 인플루언서 켐이 서울콘 에이판 스타 어워즈에 참석한 틱톡 영상 조회수는 240만뷰를 달성했다. 11일 서울경제진흥원(SBA)에 따르면 지난해 30일부터 사흘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최초·최대 인플루언서 박람회 '2023 서울콘(SEOULCon)'의 열기가 참여 인플루언서들의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3일간 열린 서울콘에는 약 3100개 팀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했고, 방문객은 10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새해맞이 축제에 직접 참여해 서울 매력을 전 세계 구독자에게 전파 중인 글로벌 인플루언서 △인도 대표 배우 아누쉬카 센 △한국계 카자흐스탄인 키카 킴 △우즈베키스탄 태생 귀화 한국인 엘리나 카리모바 △필리핀 가수 겸 배우 크리스텔 풀가 △베트남 내 한국문화 전파에 공헌하는 켐 등 5명이 서울의 매력을 알리는 SNS 게시물 30여개 조회수는 7000만뷰를 돌파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2023 서울콘이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의 눈으로 서울을 살펴보고 조명해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고 분석했다. 서울콘은 개최 기간 △공연·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 △컨퍼런스 △콘텐츠·패션·뷰티 등 4가지 분야에서 총 28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서울경제진흥원은 서울콘을 통해 각종 K-콘텐츠 프로그램, 이벤트, 뷰티·패션 제품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이 인플루언서와 연계돼 세계 각국으로 전파될 수 있는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사람 중심의 박람회로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는 연결성, 다른 산업과 연결되는 확장성, 프로그램, 행사를 각종 미디어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고 발전하는 역사성으로 가치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는 비용절감으로 이어졌다. 원래대로라면 이번 서울콘에 참여한 규모의 인플루언서를 초청하기 위해선 약 43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7년간 '크리에이티브 포스(1인 미디어)'라는 크리에이터 집단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극히 일부만 항공·숙박비만 지원, 인플루언서들의 서울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해 예산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는 "2023 서울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창조산업과 1인 미디어 산업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특히 창조산업의 중심인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1인 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서울콘을 앞으로 세계 최대의 산업 박람회로 성장시켜 서울의 팬덤을 확장해 세계 미디어·콘텐츠의 성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1-11 10:19:50[파이낸셜뉴스] #.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연말 해외 여행을 위해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화) 이후 맞는 사실상 첫 크리스마스기 때문이다. A씨는 주변에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듣고 전세계 상황이 궁금해졌다.올해 마지막 주 전세계 항공사들의 좌석공급량(국내+국제선)이 코로나19 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대부분 국가 방역지침이 완화된 데다 크리스마스까지 겹치며 여행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는 2024년 첫 주 좌석공급량도 코로나19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세계 항공사 좌석공급량, 코로나19 전 대비 0.2%↑22일 항공데이터 분석업체 OAG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주 전세계 항공사들의 좌석공급량은 1억713만664석이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같은 기간(1억686만3565석) 대비 0.2% 늘어난 수치다. OAG는 현재 1주일 단위로 전세계 항공사들의 좌석공급량을 발표하고 있다. 전세계 항공사들의 좌석공급량이 2019년 수치를 넘은 것은 올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44주차(2023년 10월 30일~11월 5일)다. 당시 좌석공급량은 1억834만8879명이었다. 2019년 같은 기간(1억717만8399명)과 비교하면 1.1% 늘었다. 올해 마지막 주 전세계 항공사 이용객이 코로나19 전을 뛰어넘은 것은 연말 크리스마스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OAG는 “많은 나라들이 크리스마스 피크 주에 돌입하기 때문에 공급석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대형 항공업계 관계자도 “주말이 붙어 있는 연휴는 여행 수요가 높다”며 “국제선 예약률도 꾸준히 올라가는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월요일이다. 최고 인기 여행지는 '중앙아시아'...북아프리카도 '수요 증가'전세계 국제선 기준 코로나19 전 대비 좌석공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증가율 40.6%를 기록한 중앙아시아다. 중앙아시아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청정 여행지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북아프리카가 증가율 23.2%, 중앙아메리카가 18.6%로 뒤를 이었다. 직전 주와 비교하면 카리브해 지역 좌석공급 증가율이 10.8%로 가장 높았다. 카리브해 지역 여행지는 따뜻한 날씨로 12월~3월이 성수기다. 최근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 탓에 추운 지역에 사는 여행객들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북아프리카가 7.8%, 중앙아메리카 6.1%로 각각 증가율 2, 3위에 위치했다. OAG는 내년 첫 주의 경우 전세계 항공사들의 좌석공급량이 2019년 같은 기간을 소폭 웃돌겠지만 이후에는 3%가량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OAG는 “2024년 극초반 좌석공급석은 2023년 마지막 주보다는 줄겠지만, 코로나19 전보다 늘어난 1억650만석 정도로 예측된다”며 “다만 이후에는 코로나19 전보다 3%가량 감소한 1억300만~1억400만석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초 전세계 좌석공급량은 1억400만석 수준이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12-21 15:5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