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5선 성공으로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22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출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가 장기적인 평화를 유지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조건을 달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은 대선 다음날인 18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 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적들의 탄약이 바닥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평화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방의 우크라 군사 지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미국은 올해 초부터 예산 고갈로 우크라에 탄약과 무기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WSJ는 서방 정보기관들을 인용해 현재 전선에서 러시아가 10발의 포탄을 사격할 때마다 우크라가 사용할 수 있는 탄약은 2발 수준이라며 우크라의 무기고가 바닥났다고 지적했다. 전날 대선에서 87%의 득표율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5선에 성공한 푸틴은 “우크라가 진심으로 진지하게 장기적인 평화를 건설할 생각이 있고, 두 국가 간에 좋은 이웃 관계를 형성하고, 재무장을 위해 1년 반에서 2년 동안 휴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협상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WSJ는 푸틴이 일방적인 조건을 들이밀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건을 염두에 두고 말하자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현재 우크라 정권의 영토에 특정 완충지대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같은날 우크라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성명을 내고 푸틴의 완충지대 언급에 대해 "전쟁이 확대될 뿐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러시아가 다른 국가의 절대적인 주권을 고려하지 않아 현대 사회·정치적 관계에서 공존할 준비가 안 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18일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중국 정부의 리후이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 장밍 상하이협력기구(SCO) 사무총장과 만나 우크라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15~17일 진행된 러시아 대선의 참관인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했다. 라브로프는 우크라 전쟁에 대해 "러시아는 협상을 통한 해결에 열려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우크라 정부의 평화 홍보 활동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스위스는 지난 1월 우크라의 요청으로 세계 정상들이 참여하는 우크라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약속했으나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중국 역시 해당 논의에 참여했다. 스위스와 중국 관계자들은 해당 행사에 러시아 초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19 09:09:40[파이낸셜뉴스] 2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을 맞는 러시아군이 약 1년 동안 정체된 전선을 돌파하기 위해 우크라 북동부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우크라가 지난 2022년 9월에 탈환한 지역으로 러시아는 북동부를 다시 빼앗아 우크라 서부로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 AP통신은 22일 우크라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 북동부에서 전선의 취악 지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의 지원 고갈로 탄약 부족에 시달리던 우크라군은 지난 16일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우카에서 철수했으며 다음날 러시아군은 아우디우카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5월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점령한 이후 눈에 띄는 전과를 내지 못했으나 이번 아우디우카 점령으로 전선을 돌파할 기회를 얻었다. 우크라군 동부관구의 일리아 예우라시 대변인은 22일 우크라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병력이 도네츠크주 리만과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인력이나 장비 손실을 무시한 채 돌격중이라고 강조했다. 예우라시는 "러시아군은 막대한 손실을 개의치 않고 있으며 끊임없이 예비 병력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는 21일 발표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 북동부 전선에서 평행한 4개의 공격로를 따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보는 보다 광범위한 작전 목표와 고차원적인 작전 계획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서부와 하르키우주 북부로 진격할 교두보를 만들 생각이라며 해당 계획이 몇 개월에 걸친 장기 목표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 예비 병력의 훈련 수준이 떨어진다며 러시아군이 신속하게 진격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전쟁연구소가 언급한 지역들은 우크라가 2022년 9월에 탈환한 지역들이다. 익명의 서방 정부 관계자는 2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정복한다는 최대치 목표를 포기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러시아가 병력과 무기의 우위에 기대 "계속 싸운다는 것 이상의 의미 있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명확한 중간 단계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20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 "아우디우카의 전반적인 상황은 절대적인 성공"이라며 "이를 토대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7.5%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성공적으로 '전시 경제' 체제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수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며 수십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에스토니아 당국은 러시아가 올해 450만발의 포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유럽은 우크라에 포탄 100만발을 공급하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역시 우크라 지원 예산이 공화당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해 우크라에 무기를 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 전체 전선에서 러시아의 포격이 우크라의 5배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19일 쿠피얀스크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 공개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예비군을 최대로 집결시킨 최전선 여러 곳에서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우크라 지원 지연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푸틴이 전장에서 최소한으로 움직이면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오는 11월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우크라로 향하는 지원을 끊는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23 14:50:58[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옛 소련의 헝가리 및 체코슬로바키 침공을 비난하며 잘못된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푸틴은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8차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래전 소련의 정책이 실수였으며 오직 관계 긴장만 초래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국가도 다른 민족의 이익을 직접 해치는 외교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과거 소련은 1956년 10월 23일에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헝가리에서 소련군 철수 등을 요구하는 반(反) 소련 봉기가 발생하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헝가리를 침공했다. 소련군은 17일 만에 헝가리의 봉기를 진압했으며 약 3000명에 가까운 헝가리 시민들이 사망했다. 이후 소련은 1968년 8월에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비슷한 봉기가 일어나자 4개 위성국 병력을 동원해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했고 이 과정에서 약 137명이 사망했다. 이후 체코슬로바키아는 1993년에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었다. 현재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는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헝가리의 경우 2010년 빅토르 오르반 총리 취임 이후 노골적인 친러시아 행보를 걷고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자 적극적으로 무기를 보내며 우크라를 지원했다. 다만 슬로바키아에서는 최근 친러 세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달 30일 조기 총선이 열리면 친러 세력의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를 지원하는 미국을 언급하며 소련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소위 파트너라고 불리는 그들의 동맹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은 친구가 없고 오직 이익만 챙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유명한 영국식 수법의 연장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달 자신이 저술한 역사 서적을 통해 1956년 헝가리 사태가 서방의 사주를 받은 파시스트들의 봉기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련군이 1990년 헝가리에서 철수한 것이 실수였다고 밝혔다. 헝가리 외무부를 비롯한 헝가리 정치인들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9-12 20:47:22[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양 진영에서 즉결 처형한 전쟁 포로가 최소 40명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틸다 보그너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인권감시팀장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유엔은 러시아군 전쟁포로 229명과 우크라군 전쟁포로 203명을 인터뷰하여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침공 이후 즉결 처형당한 우크라 군인은 15명, 러시아 군인은 25명으로 파악됐다. 보그너는 5차례의 조사 결과 우크라군이 러시아 전쟁포로 25명을 즉결처형했다며 우크라 검찰이 일부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아직 기소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살해당한 15명의 우크라 군인 가운데 11명은 러시아 민간 용병 집단인 바그너그룹에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남은 전쟁포로들은 감금과 폭행, 고문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 포로들 가운데서는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식량만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부상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구금 중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국제법상 전쟁포로를 폐쇄된 곳에 가두는 행위, 살해 및 폭행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한다. 한편 OHCHR 같은날 발표에서 우크라 인권 상황에 대한 35차 보고서도 공개했다. 유엔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8월 1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5987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605명이 사망했으며 4387명이 다쳤다. 같은 기간 21명의 민간인이 러시아군에 의해 처형당했으며 185명의 남성과 24명의 여성, 5명의 소년이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실종되거나 구금됐다. 또한 지난해 2월 침공 개시 이후 지난 1월 31일까지 85명의 남성과 45명의 여성, 3명의 소녀가 성폭력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109건은 러시아군이나 러시아에 동조하는 치안 인력들이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7월 사이 우크라 점령지역에서도 24건의 성폭력 사례가 집계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3-25 14:38:18[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양국간 대화 개시를 촉구하고 핵무기 사용 및 위협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12개 항목의 문서를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양측이 "최대한 빨리 직접 대화를 재개하고, 점차적으로 정세를 완화시켜 최종적으로 전면 휴전에 도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대화와 협상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화해를 권유하고 협상을 촉진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해 분쟁 당사국이 하루빨리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물꼬를 트도록 도와 협상 재개의 여건과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핵무기는 사용할 수 없고, 핵전쟁은 해서는 안 된다"며 "핵무기 사용 및 사용 위협에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핵 확산을 방지하고, 핵 위기 출현을 피해야 한다"면서 생화학무기의 사용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문서에서 서방에게 러시아 제재 중단을 촉구하고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의 외교 부문을 총괄하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이달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이 그동안 중립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24일에 중국 정부가 이른바 '시진핑 제안'이라고 불리는 우크라 평화 협상안을 공개하겠다고 알렸다. 2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4월이나 5월 초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왕이는 뮌헨 회의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과 따로 만났다. 아울러 22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중국의 입장을 전달했다. 쿨레바는 중국이 시진핑 제안에 대해 알렸으며 우크라의 입장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23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진핑과 회담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외교관 수준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만나고 싶다"며 "그것이 우크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2-24 11:10:31[파이낸셜뉴스] 유엔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러시아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인도와 중국 등은 기권을 택했으며 미국은 인도 역시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들은 23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긴급 특별총회를 열었다. 이날 총회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주도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원칙 관련 결의안’이 표결에 올랐으며 찬성 141표, 반대 7표, 기권 32표로 가결됐다. 해당 결의안에는 우크라의 평화 회복과 러시아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 총회 결의안에는 법적인 강제력이 없지만 찬반 규모로 국제 사회의 여론을 가늠할 수 있다. 러시아를 비롯해 북한과 시리아, 니카라과, 벨라루스, 에리트레아, 말리가 반대표를 던졌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투표 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 쪽으로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군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중국과 이란, 인도 등은 기권했다. 이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러시아에 동조적인 국가들도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옛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와 수십 년 된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들이 단번에 그 관계를 끊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관찰한 결과 인도와 남아공 모두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2-24 08:47:38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약 1년 만에 막대한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서방의 제재로 에너지 판매 수익이 급감한데다 군비 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달 기준 러시아의 재정 적자가 약 1조7600억루블(약 31조1168억원)이라고 알렸다.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거둔 수익은 4260억루블(약 7조527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했다. 이번 집계는 주요7개국(G7)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지난해 12월부터 바다로 수출하는 러시아 석유에 가격 상한을 강제로 적용한 이후 처음 나온 숫자다. FT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해 중국과 인도 등에 석유를 싼 값에 판매한데다 가격상한제까지 겹치면서 석유를 팔아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대표 유종인 우랄유 가격은 지난달 기준 배럴당 49.48달러 수준으로 전년보다 약 41% 떨어졌으며 러시아 정부의 예산 편성 기준치(배럴당 70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에너지 판매액을 제외한 정부 수입은 전년보다 약 28% 감소한 9310억루블(약 16조4507억원)이었다. 러시아 재무부는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투자은행 BCS글로벌마켓의 나탈리아 라브로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세수가 이토록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첫번째 사회적 봉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적자가 늘어난 이유는 수입이 줄어드는 동시에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 지출은 지난달 기준 3조1200억루블(약 55조130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침공 약 1년째를 맞은 러시아는 올해 국방예산을 3조5000억루블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우크라 정부는 이달들어 러시아가 개전 1주년을 맞아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대공세를 추진한다고 내다봤다. 라브로바는 러시아 정부의 지출 확대에 대해 "2015년 국방비 증액 이후 이렇게나 대규모로 지출을 늘린 것은 처음"이라고 평했다. 러시아 정부는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팔고 빚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달 국가복지기금에서 385억루블 규모의 중국 위안과 금을 매각했으며 올해 1·4분기에는 8000억루블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올해 국내 부채를 당초 1조7000억루블 늘릴 예정이었으나 2조5000억루블(약 43조7300억원)로 변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2-07 18:13:42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약 1년 만에 막대한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서방의 제재로 에너지 판매 수익이 급감한데다 군비 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달 기준 러시아의 재정 적자가 약 1조7600억루블(약 31조1168억원)이라고 알렸다.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거둔 수익은 4260억루블(약 7조527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했다. 이번 집계는 주요7개국(G7)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지난해 12월부터 바다로 수출하는 러시아 석유에 가격 상한을 강제로 적용한 이후 처음 나온 숫자다. FT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해 중국과 인도 등에 석유를 싼 값에 판매한데다 가격상한제까지 겹치면서 석유를 팔아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대표 유종인 우랄유 가격은 지난달 기준 배럴당 49.48달러 수준으로 전년보다 약 41% 떨어졌으며 러시아 정부의 예산 편성 기준치(배럴당 70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에너지 판매액을 제외한 정부 수입은 전년보다 약 28% 감소한 9310억루블(약 16조4507억원)이었다. 러시아 재무부는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투자은행 BCS글로벌마켓의 나탈리아 라브로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세수가 이토록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첫번째 사회적 봉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적자가 늘어난 이유는 수입이 줄어드는 동시에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 지출은 지난달 기준 3조1200억루블(약 55조130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침공 약 1년째를 맞은 러시아는 올해 국방예산을 3조5000억루블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우크라 정부는 이달들어 러시아가 개전 1주년을 맞아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대공세를 추진한다고 내다봤다. 라브로바는 러시아 정부의 지출 확대에 대해 “2015년 국방비 증액 이후 이렇게나 대규모로 지출을 늘린 것은 처음”이라고 평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 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한 이후 국방비를 대거 늘렸다. 라브로바는 “다만 2015년에는 지금처럼 정부 수입이 처참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FT는 현재 러시아의 적자폭이 이미 올해 말 예측치 대비 6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팔고 빚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달 국가복지기금에서 385억루블 규모의 중국 위안과 금을 매각했으며 올해 1·4분기에는 8000억루블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올해 국내 부채를 당초 1조7000억루블 늘릴 예정이었으나 2조5000억루블(약 43조7300억원)로 변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2-07 12:30:29[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향한 무역 제재를 약 1년 동안 시행한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에 필요한 물자를 댔다는 증거가 나왔다. 중국은 이를 부인했으며 미국은 튀르키예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중국처럼 러시아를 돕지 못하게 압박할 계획이다. ■中 국영 기업, 러시아에 군수물자 수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입수한 지난해 4~10월 러시아 세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우크라 침공을 도왔다고 전했다. 자료에 의하면 러시아는 국제 제재로 인해 수입이 불가능한 품목 약 8만4000건을 수입했으며 러시아와 중국의 제재 대상 기업 약 10곳이 왕성하게 무역을 진행했다. 특히 중국 국영 방산업체들은 항법 장비와 전투기 부품 등 군사 장비를 수출했다. WSJ에 의하면 중국 기업 폴리테크놀로지는 지난해 8월 31일 러시아 국영 군사장비업체 JSC로소보넥스포트에 군용 헬리콥터의 항법장치를 수출했다. 같은 달 중국 푸젠나난바오펑전자도 동일한 러시아 업체에 장갑차용 통신방해 망원안테나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24일에는 중국 국영 항공기제조사 AVIC가 러시아 방산업체 로스텍의 자회사에 120만달러(약 15억원) 규모의 수호이(Su)-35 전투기 부품을 넘기기도 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 시노전자는 지난해 4∼10월에만 1300건, 총액 200만달러 이상 물품을 러시아에 공급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확립과 특수 군사작전 수행에 필요한 기술적 잠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도체도 중국이 공급 중국은 군수 물자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필요한 반도체 역시 공급했다. 반도체는 민간 업체가 수입해도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품목이며 부분적으로 서방의 제재 목록에 들어가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민간 국제금융기관 연합체인 국제금융협회(IIF)의 지난 1일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서방 대신 중국과 튀르키예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했다고 전했다. IIF에 의하면 러시아는 지난해 1∼9월 전년 동기(18억달러)보다 많은 24억5000만달러 상당의 반도체와 전자회로를 수입했으며, 중국·홍콩이 러시아가 수입한 반도체의 약 40%를 공급했다. IIIF는 한국, 독일, 네덜란드 같은 나라가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줄이는 가운데 중국과 홍콩이 러시아에서 반도체 공급원으로서 입지를 넓혔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 전체 수입의 36% 이상, 수출의 20%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대(對)러시아 수출은 761억2000만달러로 전년(675억7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그중 반도체와 전자회로 수출은 3억1293만달러 규모로 전년(2억3197만달러)보다 34.9% 늘었다. 지난해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규모 역시 전년(793억2000만달러)보다 늘어난 114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WSJ 보도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에 원조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사실적 근거가 없고,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며 의도적으로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美, 튀르키예 등 중동에 압박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 정부는 중국같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 때문에 제재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달 5~6일 중국을 방문해 러시아와 무역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정찰 풍선 문제로 방문을 취소했다. 미국은 중국 외에도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튀르키예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같은 중동 국가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지난주 튀르키예·UAE를 방문해 제재 참여를 압박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우크라 사태 이후 서방과 러시아의 중재를 자처하면서 러시아 천연자원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동시에 서방의 제재를 피해 러시아로 향하는 수출량을 늘리기도 했다. UAE 또한 러시아에서 빠져나간 부유층에게 도피처를 제공한다는 의혹을 샀으며 실제로 러시아 신흥 재벌들의 호화 요트가 UAE에서 발견되었다. NYT에 의하면 넬슨은 튀르키예에서 중앙은행, 재무부, 외무부, 민간은행 관계자 등과 접촉해 러시아 제재 위반 기업 단속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관계자는 튀르키예가 경제적 악영향을 우려했으나 미국의 요구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넬슨은 UAE에서도 비슷한 압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2-05 13:19:36[파이낸셜뉴스] 약 1년 동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가 침공군 총사령관을 3개월 만에 또다시 교체했다. 침공 이후 4번째 교체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맡고 있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육군 대장을 우크라 작전 통합사령관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게라시모프는 1955년 노동자 부모 아들로 태어나 1977년 소련군에 입대해 폴란드 주둔 북부군에서 처음 군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극동군구와 발트해군구에서 복무한 뒤 1999년 북코카서스군구 58군 참모장을 거쳐 2001년 사령관이 됐다. 그는 2003~2005년 동부군구 참모장으로 근무할 당시 군대 내 전염병 확산으로 문책을 당했으나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및 중부군구 총사령관이 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총참모장이 사령탑을 맡았다며 "더 높은 직급이 작전 명령을 내리도록 한 것은 각 부대 활동을 긴밀하게 조정하고 모든 병참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총사령관 교체는 벌써 4번째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 침공 이후 같은해 4월에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육군 대장을 총사령관에 임명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의 공식 발표가 없었지만 지난해 6월부터 3성장군인 게나디 지드코 육군 상장이 총사령관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0월에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외신들은 수로비킨의 퇴장과 게라시모프의 등장이 권력다툼의 결과라고 추정했다. 수로비킨은 이번 인사에서 부사령관으로 강등되어 올레그 살류코프 육군 대장, 알렉세이 킴 참모차장과 함께 게라시모프를 보좌한다. 무자비함과 잔인함으로 '아마겟돈 장군'으로 불리는 수로비킨은 1980년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참전하고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는 모스크바 시민에 대한 발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7년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향해 무차별 폭격과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으며 우크라 전선에서도 전력과 상수도를 집중 공격했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로비킨 경질은 실패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로비킨이 권력이 너무 커지면서 쇼이구와 게라시모프를 제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다라 마시코트 선임연구원은 이번 인사에 대해 “유능한 사람을 무능하지만 오래도록 충성을 바쳐온 사람으로 교체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 현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1-12 10:2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