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방위 경기부양 정책을 쏟아내면서도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6개월째 동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우려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금리를 전월과 같은 연 2.75%로 유지한다고 15일 공지했다. 이로써 MLF와 연동하는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MLF 대출 만기 도래일에 신규 MLF 대출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 총량을 조절한다. 대신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1년 만기 MLF로 4990억위안(약 93조1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따라서 이달 만기 돌아온 3000억 위안을 빼면 이날 순공급한 MLF는 1990억위안이 된다. 인민은행은 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한 공개 시장 조작으로 2030억위안(약 37조9000억원)의 자금을 풀었다. 반면 만기를 맞은 역레포는 6410억위안에 달했다. 역레포 순회수는 4380억위안이다. 종합(MLF+역레포)하면 이달은 2390억위안(약 44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셈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전했다. MLF 금리를 지난해 8월 0.1%p 인하한 뒤 9월부터 6개월째 연속 동결한 것에 대해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과 경기회복 전망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동성 회수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제기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를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나친 유동성 공급으로 봉쇄 기간 억눌렸던 보복 수요가 크게 나타나고, 유가와 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평가한다. 반면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1% 상승했다. 전월 1.8%와 비교해선 0.3%p 올랐으나 중국 정부의 연간 목표 관리 범위 3% 이내다. 다만 MLF 조정이 없다고 해서 오는 20일 발표되는 5년 만기 LPR 인하 가능성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5년 만기 LPR은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광범위한 대출 상품을 조정하는 금리인 1년 만기 LPR과 달리 장기 상품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시장 위기는 수출 둔화, 해외 시장 수요 감소 등과 함께 현재 중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5월 5년 만기 LPR만 0.15%p 인하할 때도 당시 위축된 부동산 시장을 감안했다. 현재 5년 만기 LPR은 4.30%다. 중국 30대 도시는 이달 들어 생애 첫 주택의 모기지 금리를 인하했고, 이중 간쑤성 란저우를 제외한 29개 도시가 3%대로 내렸다. 중국 지도부는 자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산업이 ‘부동산’이며 이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조를 올해 여러 차례 설파했다. 이후 각 부서와 지역은 실질적인 완화 및 규제 해제 조치를 채택했다고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는 설명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모기지 금리 인하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인하해야 한다는 측은 주택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반대 측은 상업 은행의 건전성을 더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2-15 13:40:02정부가 빠르면 20일께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는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경제성장률 등의 전망치를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시장에 공개한다. 경제정책목표여서 산업계와 금융권이 주목하는 일정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대 초반으로 제시하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대응책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기존 전망치 1.4%보다 상당 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때와 달리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정치시즌은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해칠 수 있는 최대 리스크다. ■'질서 있는 정상화' 핵심 내년 경제정책 가늠자는 이미 제시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내놓은 내년 금융정책방향에서 방향을 엿볼 수 있다. 금융위는 내년 대출총량 관리는 유지하지만 규제대상에서 서민 관련 정책 금융상품은 빼기로 했다. 코로나 지속으로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을 펴겠지만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딘 부문은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0년 -0.9%, 올해 4% 정도, 내년 3%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면 코로나 이전 수준인 연 평균 2%대 성장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질서 있는 정상화'를 정책방향으로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일종의 코로나 상황에서 확대했던 재정·금융지원 출구전략을 담아낸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론 피해가 컸던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이 정책방향에 담길 전망이다. 금융위가 서민 대출상품을 예외로 둔 것과 같은 경우다. 앞서 국회가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제외업종 지원 예산을 정부안보다 2조원 늘린 10조1000억원으로 편성해 통과시킨 것도 이 같은 정책방향을 예견할 수 있는 실례다. ■'경기둔화 속 인플레' 대비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정책방향과 관련 "높아진 물가 압력 조정을 위해 경기에 부담을 크게 주지 않으면서 유동성을 회수할 방안,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대한 대응책, 세금·재정에 대한 고민 등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올 11월 소비자물가가 3.7%를 기록하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다 원자재값 상승, 오미크론 확산 등이 겹치면서 인플레는 경제의 주요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안정화 대책도 비중 있게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유류세 인하, 채소 비축분 공급 확대 등을 시행한 바 있는데 관련 대책 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가공용 옥수수와 설탕 관세인하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 시행됐던 물가부처책임제까지 소환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인플레 속 경기둔화 대응책이 정책에 담길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경기흐름은 좋지 않다.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는 지난해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부터는 5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성장 동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내수경기의 바로미터 중 하나인 소상공인 경기전망이 꺾였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12월 전망 경기실사지수(BSI)는 85.4로 한 달 전보다 2.2p 하락했다.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넉 달 만에 하락한 것이다. 박 실장은 "물가와 부채, 대외변수 등을 종합하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정책조합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며 "재정정책을 통해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해 나가는 정책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정책방향 최대변수는 대선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가 내년 정책을 놓고 고심하는 부분은 사실상 대선이다. '12월 대선, 2월 정부 출범' 때는 1년 단위 정책·예산 흐름에서 1개월 안팎의 정부 간 공백기가 있지만 이번엔 3월 대선이어서 미스매치 기간이 5개월에 달해서다. 정부 경제정책의 집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도 예산안이 지난주 국회를 통과했고, 이에 맞춰 각 부처는 세부 예산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들 정책 자체가 대통령이 바뀜에 따라 연속성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면 국정 운영도 그의 철학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대거 개편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정부에 따르면 각 부처는 지난 3일 내년도 청와대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국무총리실에 제출하는 것으로 끝낼 정도다. 내년도 청와대 업무보고 형식은 별도 행사 없이 총리실이 취합해 전달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새해 경제정책방향은 정부 간 가교역할에 상당 부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내년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 확대간부회의 때 "내년이 '지금 정부의 마무리와 다음 정부의 시작이 함께하는 해'인 만큼 이런 상황에 맞는 최적의 정책 방향과 콘텐츠 강구에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1-12-06 18:04:41정부가 시중 과잉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한 경보음을 잇달아 울리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해 시중에 적잖은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실물 경기 회복에 앞서 자산시장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우려돼 가계와 기업의 부채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구두 개입에 나선 형국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위기 대응 과정에서 빠르게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자산시장의 이상과열을 야기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며 "자산가격 상승 기대 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어 자산시장 이상과열 가능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외 경제 회복과 동시에 주식이나 부동산시장 등 자산가격이 동반 급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시장 급등 조짐은 이미 시작됐다. '상수'가 된 부동산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이 특히 그렇다. 지난 4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7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 차관은 "최근 국내 주가 상승세는 향후 코로나 확산세 완화, 그에 따른 국내외 경제 회복, 우리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긍정적 신호지만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선 유의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실물경제 회복이 지연돼 자산가치가 재조정에 들어간다면 빚을 내 투자한 이들이 낭패를 볼 수 있단 의미다. 가계 빚은 이미 적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585조5000억원,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000억원으로 가계신용이 총 168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88%까지 불어났고, 처분가능소득 대비로는 170%가 넘는다. 증가폭도 기록적인 수준이다. 3·4분기 가계 빚 증가 폭은 45조원에 육박했다. 지난 2016년 4·4분기(46조원 증가) 이후 역대 두번째 증가폭이다. 부동산시장 급등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줄을 선 탓이다. 과잉유동성 회수 방법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 신규 대출을 틀어막고 기존 대출을 회수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차관은 "최근 신용대출 관리대책 이후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금융 현장에서 상환능력을 감안한 가계대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회사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융기관 스스로가 손실 흡수 여력을 보강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선제적 기업구조조정' 언급도 이날 정부의 과잉유동성 회수와 같은 맥락이란 해석도 있다. 윤 원장은 전날 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전 세계 부채 규모가 올해 3·4분기 30경원을 돌파해 이른바 '부채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특히 기업부채는 정부부채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코로나19가 일단락돼 금융지원이 종료될 때 절벽효과를 대비하면서 국내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12-08 18:24:49코로나19 충격으로 침체됐던 시장이 최근 달아오르고 있다. 주가가 오르고 외환시장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가 장중 2200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 초반으로 하락(원화 강세)했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에 대응한 정부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효과를 냈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는 올해 3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48년 만의 일이다. 중앙은행인 한은도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0%까지 내렸다. 여기에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 다양한 유동성 공급정책을 내놨다. 여기에 정부와 한은은 저신용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 등을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SPV) 운용도 발표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코로나19로 봉쇄됐던 경제가 재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부분 국가의 주가는 상승 중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가 하반기 중 반등한다고 본다면 금이나 달러화와 같이 안전하지만 수익이 낮은 자산보다는 주식이나 신흥국 통화(원화 등)와 같이 수익이 높은 위험자산이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유동성 공급이 만들어낸 버블(거품)이다. 현재의 주가상승 등은 실물경제 회복을 동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여전히 하루 평균 10만명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신규 확진자 수가 2만명 수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브라질 등 남아메리카는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대만, 중국 정도가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통제 중이다. 결국 주요국의 경제재개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코앞까지 다가온 기업 도산 및 가계 파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미가 된다. 거칠게 이야기해 굶어죽을 수는 없기에 코로나19 확산을 각오하면서까지 경제를 재개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위험자산 가치는 언제라도 버블로 변해버릴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경제재개가 실물경제를 회복시키기보다는 코로나19 확산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위험자산에 낀 버블이 터지면서 더 큰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 실제 주요기관들은 경제성장률을 예측하면서 비관적 시나리오를 언급한 바 있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0%로 예상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3%포인트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성장률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 동시에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성장률을 다르게 제시했다. 우리나라 올 경제성장률은 비관 시나리오일 경우 -1.8%,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0.5%를 제시했다. 한은이 시나리오별로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1.1%에서 -1.6%까지 범위를 확대해 경제성장률을 제시했다. 따라서 올 하반기 정부와 중앙은행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우선 경기 방향을 침체에서 회복으로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 불가피할 것이다. 동시에 추진돼야 하는 것이 적절한 시기 풀려 있는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경제부 차장
2020-06-08 17:18:08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신흥국의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테이퍼탠트럼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금융불안을 말한다. 식량수급 악화에 따른 사회불안 가능성도 대두될 것으로 우려됐다. 우리나라도 신흥국발 금융불안 등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5월 31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감염증 확산세 진정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이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국제 금융불안이 유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은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연준이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는 동안 빈번하게 주가가 급락했다"면서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신흥국의 기초 경제여건과 재정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향후 금융불안이 나타나면 대외건전성 악화 우려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양적완화 종료를 시사한 뒤 신흥국에서 나타났던 급격한 자본유출 현상 등 금융불안을 말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내년 3월까지 신흥국 내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 비율이 8.3%, 최대 13.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성장세가 미약했던 여러 신흥국이 코로나에 따른 경기침체에 추가적 타격을 받으면서 회사채 디폴트 비율이 급상승하고 있어서다.또한 한은은 또 코로나19 진정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식량수급 악화에 따른 사회불안 가능성도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으며 비료 등 농업자재 공급차질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만약 식량수급의 글로벌 공급망 중 한 부분에서라도 물류이동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세계 식량수급망을 교란시킬 가능성도 있다.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에는 식량 수확량과 식품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식량부족 등 공급불안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반등하는 재화와 서비스 공급이 지연될 경우 수급불균형에 따른 물가불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이에 한은은 코로나19 진정 이후 신흥국에 현실화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했다는 점도 향후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요인이 된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를 경우 수입물가가 올라 국내물가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0-05-31 17:37:29중국인민은행이 1년물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운영으로 시장내 3675억위안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낙찰금리는 3.3%다. 다만 이날 MLF 회수 물량이 3675억위안이기 때문에 실제 순공급되는 유동성은 없다. 이날 대규모 MLF 물량이 회수될 경우 나타날 시장내 긴축 상황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서 중기유동성을 공급해 공개시장운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한 공개시장운영은 없다고 인민은행은 밝혔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2018-04-17 10:55:48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 후반께 시중에 푼 막대한 돈을 회수할 뜻을 내비쳤다. 방법에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늦어도 내년에는 국채, 부동산유동화증권(MBS) 매입을 통해 시중에 풀었던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공개한 지난달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OMC가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QE)를 통해 4조5000억달러로 늘린 자산 규모를 올 후반부터 줄이는 작업에 착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가면 연말께, 늦어도 내년에는 자산을 내다 팔아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모아졌다는 것이다. 의사록 핵심은 점진적인 금리인상과 자산 운용규모 축소, 즉 유동성 흡수였다. 의사록은 "경제가 예상한대로 지속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제하에 대부분 참석자들이 연방기금(FF) 금리가 계속해서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기대했고, 위원회(FOMC)의 재투자 정책도 올 후반 변화하는게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로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자금경색이 빚어지자 돈을 찍어 미국채와 MBS를 사들여왔다. 연준의 매수를 통해 채권 가격을 끌어올림으로써 시중 금리를 떨어뜨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모기지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조처였다. 또 채권을 사들일때는 채권매입으로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게 일반적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었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그 돈이 시중에서 계속 돌도록 했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 2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유례없는 QE 정책의 시작이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도 재투자함으로써 돈이 연준으로 회수되지 않고 시중에서 계속 돌도록 했다. 연준이 올 후반 이를 철회하고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QE로 풀린 자금을 회수하시 시작한다면 이는 금융위기 이후의 통화완화 정책이 본격적인 긴축으로 전환됨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경제가 정상궤도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올 후반 자산규모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고 연준의 운용자산 축소는 먼저 시장과 충분히 교감한 뒤에야 실제 정책 변화를 결정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의사록에 따르면 그러나 자산축소 방법에서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시기를 정하는 문제다. 일부 참석자들은 자산축소를 금리와 연동시켜 기준금리 목표치가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그때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이들은 광범위한 경제, 금융시장 여건 등 '질적인' 판단을 통해 자산매각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질적인 판단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자산축소 메커니즘에 관해서도 의견은 갈렸다. 일부는 시장과 소통이 쉽다는 점을 들어 한 번에 자산매각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반면 다른 이들은 시장 변동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서서히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 매각이 시작되면 금리인상은 일단 휴지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올 후반 또는 늦어도 내년께 자산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자산감축이 시작되면 금리인상 프로그램은 잠시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또 지난달 회의에서 주식시장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일부는 주가 강세가 일반적인 가치 측정 방법으로 볼 때 고평가됐다고 우려한 반면 다른 이들은 지금의 높은 주가가 강한 성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법인세 감면에 대한 희망이나 위기에 대한 높아진 내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제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현재 미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이거나 그에 근접한 상황이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어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다. 연준은 1·4분기 미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성장흐름에 이상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금리선물 거래 흐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6월(13~14일) FOMC에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여전히 6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상황을 지켜본 뒤 9월과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시장의 예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7-04-06 07:13:26【베이징=차상근특파원】 중국 금융당국이 연속 5주째 모두 1조위안(약 180조원)대 시중 자금을 회수했다. 일각에서는 통화정책의 긴축전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급격히 유입되는 외환으로 불어난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려는 일시적 수단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금리입찰 방식으로 28일물 480억위안(8조6000억원)어치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 지난주 390억위안보다 이번주에는 시중 유동성 회수규모를 90억 위안 늘렸다. 증권일보 등 현지매체들은 이번주 RP 만기규모가 400억위안이었고 순회수 시중자금규모는 470억위안에 달한다고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은 지난달 춘제(설) 연후 직후인 19일부터 사흘간 모두 9100억 위안(약 163조 원)의 자금을 회수하는 등 5주 연속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총 1조110억위안대 시중 자금을 거둬들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개월동안 은행들의 외환매입액이 급증하면서 중앙은행이 RP조작을 통해 시중에 풀린 위안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앞으로 한두달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국유상업은행 관계자는 "작년 12월 1346억위안에 그쳤던 금융기관 신규 외국환매입액이 무역흑자가 커지면서 1월에 6830억위안, 2월에는 3500억위안대에 달한다"며 "아울러 미국, 유럽 등의 양적완화에 국제유동성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사오촨 인민은행장은 최근 중국으로 외화 유입이 늘면서 '유동성풀'이 다시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해 은행 지급준비금율을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때문에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신중에서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이날 중국증권보는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대비 2.5%로 다시 안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CPI는 2월에 3.2%로 전월대비 1.2%포인트나 급등, 물가불안 우려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3월들어 농산품 가격이 떨어지며 전반적으로 물가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2월 물가수준이 올 상반기 고점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위안 환율(중간가)은 밀려드는 외환에 달러당 6.2711을 기록, 2개월중 최고가를 기록했다.csky@fnnews.com
2013-03-22 19:17:12【베이징=차상근특파원】중국 통화당국이 8개월만에 시중 유동성 회수로 돌아서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9일 28일 기한 환매조건부증권(RP) 300억 위안(약 5조4000억 원)을 2.75% 금리로 발행했다고 신화망이 20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회수하기는 지난해 6월21일 91일 기한의 3.05% 금리에 50억위안 어치를 발행한 이후 8개월 만이다. 그동안에는 역RP 발행 방식으로 유동성을 풀어왔다. 인민은행은 춘졔(설)기간을 앞두고 시중자금수요가 커짐에 따라 2월5일 4800억위안 규모, 8일에는 4100억위안 어치의 단기물 역RP를 발행하며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들 자금은 이번주 만기가 되지만 시중유동성 사정은 비교적 원활한 편으로 하루짜리 상하이은행간 금리는 전날밤 0.33%포인트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통화환수와 관련, 전문가들은 춘졔전의 대규모 통화공급으로 시중의 자금 사정이 풍부해졌고 수출 호조로 인해 외화 보유액도 점점 늘고 있는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제일창업증권 애널리스트 왕하오위는 "중앙은행은 통상 춘졔 전후로 앞에는 유동성을 풀고 뒤에는 회수하는 것이 거의 기계적"이라며 "통화정책의 긴축전환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흥업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루정웨이는 "RP발행을 통한 공개시장조작이 일상화될 지는 외환사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작년에는 월별 외환잔고가 줄어든 경우가 많아 중앙은행의 정책방향이 좀 일률적이었지만 올해는 외환잔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유동성회수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csky@fnnews.com
2013-02-20 16:27:44한국은행이 지난해 금융위기 후 공급한 유동성 중 60%이상을 이미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에 보고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9월16일부터 올 9월18일까지 1년 동안 총 28조3000억원의 유동성(자금)을 공급했다. 세부적인 자금공급 내역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방식을 통해 16조8000억원, 총액한도대출로 3조3000억원, 국고채 매입으로 2조1000억원,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으로 2조1000억원, 자본확충펀드 지원으로 3조3000억원, 지급준비금 이자지급으로 5000억원, 신용보증기금 출연으로 1000억원 등이다. 이중 60%가량인 16조900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 회수된 자금은 RP를 통해 공급한 16조8000억원과 채권시장안정펀드지원자금 1000억원이다. /mirror@fnnews.com김규성기자
2009-10-15 09:5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