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재무경제학의 오랜 숙제다. 서울대 경영대 이관휘 하나은행 석학교수는 동명의 책에서 '주주'라는 뻔한 답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기업의 주인은 당연히 '주주'지만 후진 기업지배구조가 주주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 창업주의 입김이 지분 이상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이나 산업이 관에 휘둘리는 현실은 분명한 문제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라는 거대한 흐름 속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뻔한 문제를 방치하면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인은 누구일까. 정부가 밀어붙인 기업 밸류업의 효과로 지난 7월 기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2.4%로 집계됐다.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은행이 공공재라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발언에 뒤이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앞다퉈 상생금융, 자율배상을 외쳤다. 무려 4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일부 주주들이 "은행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자기 자리 욕심에 자기 돈도 아닌 돈을 펑펑 쓰며 정권의 비위를 맞춘 것"이라고 꼬집는 이유다. 은행은 공공의 것일까. 은행은 금융당국의 신용창조기관 허가를 득한 사실상의 과점기업이다. 대통령의 인식 그대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일부 공공성이 인정된다. 올해 동시에 임기가 끝나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장 선임 레이스가 한창이다. '행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이상 전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난해보다 한달 서둘러 인사작업이 시작됐다. 모범관행은 말도 탈도 많았던 과거의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당국이 마련한 것이다. 첫 모범관행을 적용한 CEO 레이스지만, 은행 안팎에서 '주인 없는 회사 사장 바뀔 때 조용한 법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A행장은 대통령과, B부행장은 영부인과 인연이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누가 행장이 되려고 금융당국에 투서를 보냈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은 우리은행장의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불거졌다. 공교롭다. 행장을 뽑는 데 경영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용산-금감원의 의지나 대통령·영부인과의 인연이 무슨 상관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예금주와 주주 모두가 행복한 결론을 기대해본다. mj@fnnews.com
2024-09-24 18:25:33[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그간 영리 목적의 이용이 사실상 금지돼왔던 화폐도안이 한국은행 사전 승인을 받아 보다 폭넓게 허용될지 주목된다. '경북 경주 명물' 10원빵 제조업체들이 화폐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논란 이후 한은 사전 승인을 받으면 영리 목적의 이용을 가능케 한 한은법 개정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도 화폐도안 관련 유연한 규정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한 만큼 법 통과가 안 되더더라도 자체 개선안이 나올 수 있단 관측이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에 저작권이 있는 화폐도안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국은행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지난 9월 27일 대표발의했다. 현행 한은 화폐도안 이용기준에 따르면 한은이 별도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화폐도안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이 기준이 한은 내부지침인 만큼 '사용승인의무'를 한은법에 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양 의원은 "그간 법령상 의무에 해당하지 않아 화폐 모조품을 만들고 이를 한은의 승인 없이 시중에 유통해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논란이 됐다"라며 한은법 개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그간 한은에서는 화폐도안 저작권과 공공재적 성격을 고려해 영리 목적의 사용에 대해서는 깐깐하게 심사해왔다. 앞서 한은은 10원빵 제조업체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했다가 지난 6월 21일 "관광상품 판매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로 디자인 변경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 지난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이용기준을 형식적으로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총재에게 "대한민국 중앙은행이 이런 것까지 간섭해야 하나, 어떻게 보면 민망하다"라며 "경주 명물 10원빵을 (지금 디자인과 그대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이유가 형식적이고 권위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일본에서는 (화폐도안을 활용한) 열쇠고리까지 만들어서 판다. 자영업자 발목을 잡고 민생에 역행하는 정책적 오류로 비칠 수 있다"라며 한은의 유연한 기준 적용을 당부했다. 이에 이 총재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한은에서는 아직 한은법 개정안과 관련 입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향후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10원빵 등 화폐도안의 영리적 목적 사용에 대해 다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것"이라며 "다른 나라 사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폐가 중요한 공공재인 만큼 무분별하게 허용할 수는 없지만 규정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14 16:27:12진료가 정확해야 처방전이 제대로 나오는 법. 사람의 몸이나 사회나 마찬가지다. 스무고개로 금융진단을 해보자. 부실 금융기관의 원인은? 연체율 상승이다. 연체율이 나빠진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PF는 왜 그리 많았던 걸까. 인센티브 지급 때문이다. 세 번째 고개에서 원인을 찾아냈다. 그렇다면 인센티브 제도를 손질하면 부실금융 논란은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겠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센티브에 손댈 용감한 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인센티브 딜레마'가 있다. 직원에게 일을 시키려면 동기(Motive)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그냥 두면 월급 받은 만큼만 또박또박 일을 한다. 인센티브는 직원이 적극적인 성과를 내도록 유인하는 강력한 보상 수단이다. 능력을 발휘해 기여한 만큼 보상을 가져가는 능력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그래서 인센티브 제도를 비난할 근거는 약하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오히려 인센티브를 안 주는 회사가 불공정하다. 그런데 인센티브가 언제나 '요술방망이'는 아니다. 인센티브 많이 받는 능력자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곳으로 미련 없이 떠난다. 아울러 사내협력 분위기는 내부경쟁으로 돌변한다. 지식공유나 업무협력이 불가능하다. 내가 잘되고 남이 안 돼야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인센티브의 매력에 중독된 조직문화는 망조가 들었다고 보면 틀림없다. 금융기관 부실 뇌관으로 부동산 PF가 지목된 점도 인센티브와 무관치 않다. 부동산 PF 대출 크게 한 방이면 회사 이익이 쑥쑥 올라간다. 이런 황금알 낳는 거위를 마다할 고위 임원은 없다. 그렇다면 부동산 PF 선수들을 영입해서 즉시 전력으로 쓰면 된다. 인센티브를 두둑이 챙겨주면 된다. 지난해까지 유동성 장세와 부동산 버블 덕분에 부동산 PF 선수들은 한철 장사를 바짝 했다. 그리고 수십억원의 인센티브를 챙겨 갔고, 시장에 나뒹구는 건 부실채권들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할지도 모른다. 인센티브를 챙겨서 재미보는 자와 뒤처리를 담당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식이다. 인센티브에 대한 과장된 해석이라고 항변할 수 있겠다. 그런데 가까운 시점에 그런 사건이 있었다. 2008년 글로벌 위기다. 미국 굴지의 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다가 부실 문제로 줄줄이 망했다. 그러나 대형 투자은행들은 직원들에게 어마어마한 보너스를 지급했다. 반면 금융위기 충격에 서민들의 삶은 흔들리고, 국가는 금융가를 구제해야 했다.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인들의 탐욕과 뻔뻔함을 빗대 '살찐 고양이들'(Wall Street fat cats)이라고 비난했다. 당시 뉴욕 맨해튼 거리를 휩쓴 시위대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란 구호를 내걸었다. 다시 금융기관의 인센티브 문제로 돌아가 보자. 인센티브 문제는 건드릴 수 없다. 언젠가는 나도 인센티브의 과실을 따 먹을 수 있겠다며 기대에 부푼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래서 없애봤자 슬그머니 다시 부활한다. 부실 문제는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人災)인 이유다. 부실 금융사의 감독기관을 바꿔야 한다느니 건전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느니 말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그래봐야 본질은 변함없다. 스무고개를 세 번만 해도 원인을 찾아내는데 여전히 우물 가서 숭늉을 찾고 있다. 인센티브는 자유경쟁의 정당한 보상인가, 공공재 영역에서만큼은 통제 대상인가. 가설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설득력 있는 가설을 세울 때다. jjack3@fnnews.com 논설위원
2023-07-10 18:13:44[파이낸셜뉴스] ' 은행권 때리기와 정책금융 확대를 통한 금리인상기 국민 부담 경감.' 취임 1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을 설명하는 한줄이다. 3.50%까지 치솟은 기준금리에 서민의 부담을 줄이고 금리 인상으로 역대급 순익을 낸 은행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취지다. 관치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크다”, “돈 잔치를 벌인 만큼 상생금융책을 마련하라”며 은행권의 지배구조와 수익 배분에까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은행산업 전분야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산업구조 개선과 규제 개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없어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는 평가다. ■‘관치금융’ 논란에도 ‘작심 발언’ 쏟아낸 尹 정부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1년간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1.50%에서 3.50%로 2.0%p 올렸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7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까지 올라가는 등 시장금리도 치솟았다. 이 와중에 은행권이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역대급 순익을 내자 윤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주문했다. 특히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하며 우리·농협금융 등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윤 대통령 발언 후 3일 뒤 우리금융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선임됐다. 또 은행권에서는 향후 3년간 10조원의 규모의 사회공헌액을 투입하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가산금리를 깎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노력도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을 출범시키고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윤 대통령이 금융위에 “은행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예금·대출시장 점유율이 각각 74.1%, 63.4%에 달한다. 금융당국과 민간,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TF는 이날까지 8차 회의를 열고 6월 중 6대 과제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6대 과제는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 등이다. ■'尹정부표 금융 집약체' 銀 제도개선 TF, 성과로 이어질지는 '물음표' 성과들도 작지 않다. 구체적으로 △잔액 기준 금리차 추가 공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 구분 공시 등 은행별 예대금리 공시 세분화(1차)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인프라 구축(2차)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 및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추진(3차) △온라인 예금중개서비스 제도화 및 인터넷 은행-지방은행 '공동 대출' 모델 검토(4차) △은행 점포 폐쇄 전 고객의견 수렴 및 공동점포·이동점포 등 대체점포 우선 마련(5차) △임원 성과보수 50%를 5년 이상 이연, 임원 보수 산정기준 공시 및 주주총회 설명제도(say on pay제도) 추진(6차)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개발·취급 확대(7차) 등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 경쟁을 촉진해서 소비자에게 편의를 주는 부분은 성과를 냈다. 공시 세분화, 예금중개서비스 및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과점체제 해소와 관련해서는 "구조적 측면에서 경쟁구도를 바꾸는 것은 지금 TF에서 논의 중이고 6월에 매듭이 지어질 것"이라며 "공공적 관점에는 금융권 임원 보수체계를 살펴보고 개선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초 내세웠던 은행 산업구조 개선, 규제혁신과 관련한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스몰라이선스를 통한 중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이나 증권·보험·카드사에 대한 종합지급결제 허용 등 굵직한 이슈는 결론이 안 나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 촉진과 금융사의 업무범위 확대, 나아가 금산분리 이슈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은행권이 개선할 세부 과제들을 열거하고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부분들이 논의된 것은 긍정적이나 굵직한 과제들에 대해선 아쉬운 측면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시간을 더 갖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동찬 기자
2023-05-10 15:17:47코스피지수가 2600을 향해 직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금융주들이 바닥을 다지는 상황에서 지난 14일 470억원이 넘는 깜짝 순매수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은행들이 1·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바닥 탈출 가능성도 주목된다. 17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에 엇갈린 투자 양상을 나타냈다. 신한지주는 순매수를,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3개 종목에서 매도 우위였지만 매도물량은 크지 않았다. 가격 메리트가 높은 상황에서 실적발표를 앞두고 물량을 보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융주들은 올해 2월 공공재 논란에 휘말리며 두 달 가까이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2월 1일 5만7400원이던 KB금융의 주가는 지난달 27일는 4만6550원까지 내렸고,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4만9200원에서 4만100원으로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월 초 1만2800원에서 지난달 16일 1만950원으로, 신한지주는 2월 1일 4만2450원에서 이달 10일 3만4550원까지 내렸다. 특히 금융주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랠리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주 외국인들이 일제히 4대 금융주를 사들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세 전환은 2월 규제 이슈 이후 주가가 평균 13% 이상 급락해 가격 매력이 충분하고,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발표를 앞둔 선취매 성격일 수 있다"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호실적을 낼 경우 글로벌 금융주 전반에 센티멘트가 상당 폭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JP모간과 씨티, 웰스파고는 모두 컨세서스를 웃도는 1·4분기 성적표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1·4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1·4분기 국내 은행권 실적은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고, 대출증가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여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건전성 지표도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은행권에 비해 실적 모멘텀은 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의 1·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계속 하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비은행 및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예상 외로 선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될 경우 주가 반등 폭이 커질 수 있다.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여부가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4-17 18:20:07[파이낸셜뉴스] 코스피지수가 2600을 향해 직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금융주들이 바닥을 다지는 상황에서 지난 14일 470억원이 넘는 깜짝 순매수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은행들이 1·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바닥 탈출 가능성도 주목된다. 17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에 엇갈린 투자 양상을 나타냈다. 신한지주는 순매수를,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3개 종목에서 매도 우위였지만 매도물량은 크지 않았다. 가격 메리트가 높은 상황에서 실적발표를 앞두고 물량을 보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융주들은 올해 2월 공공재 논란에 휘말리며 두 달 가까이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2월 1일 5만7400원이던 KB금융의 주가는 지난달 27일는 4만6550원까지 내렸고,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4만9200원에서 4만100원으로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월 초 1만2800원에서 지난달 16일 1만950원으로, 신한지주는 2월 1일 4만2450원에서 이달 10일 3만4550원까지 내렸다. 특히 금융주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랠리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주 외국인들이 일제히 4대 금융주를 사들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세 전환은 2월 규제 이슈 이후 주가가 평균 13% 이상 급락해 가격 매력이 충분하고,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발표를 앞둔 선취매 성격일 수 있다"면서 "글로벌 은행들이 호실적을 낼 경우 글로벌 금융주 전반에 센티멘트가 상당 폭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JP모간과 씨티, 웰스파고는 모두 컨세서스를 웃도는 1·4분기 성적표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1·4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1·4분기 국내 은행권 실적은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고, 대출증가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여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건전성 지표도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은행권에 비해 실적 모멘텀은 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의 1·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계속 하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비은행 및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예상 외로 선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될 경우 주가 반등 폭이 커질 수 있다.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여부가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4-17 15:42:44[파이낸셜뉴스] 최근 정부가 은행권에 예대금리차 축소와 과점체제 해소를 촉구하는 등 연일 고강도 메시지를 내놓는 가운데 "자유시장 경제를 표방하던 윤석열 정부가 포퓰리즘으로 변질됐다"라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 후 금융지주 시가총액이 6조원 증발됐다"며 관치금융 논란으로 인한 부작용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방치보다는 관치가 낫다'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이라고 일갈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관치금융,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소유분산기업들에 대한 정부 개입을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은행·통신·주류·식품 기업들의 과점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책을 압박하는 데 대한 비판이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라는 발언 후 벌어진 통신사·금융사에 대한 압박, 금융지주와 KT 인사에 대한 개입, 소주를 비롯한 식품 가격에 대한 통제는 시장을 강조해온 윤 정부가 관치로 회귀했다는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정부의 기업 압박이 윤 대통령이 표방해온 시장주의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하는 등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기조를 천명해왔다"라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정부 개입은 주주 자본주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는 발언 후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6조원 이상 떨어졌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김 의원은 여당 측의 '방치보다 관치가 낫다'라는 논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는 "방치보다 관치라는 빠른 태세 전환은 원칙 없는 포퓰리즘일 뿐"이라며 "우리는 2023년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에서 살고 있다.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달콤한 사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기영합적 성격이 강한 금융권 압박보다는 서민을 위한 민생 대책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창민 한양대 교수와 이상훈 금융경제연구소장이 발제를 맡고, 전주용 동국대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3-14 11:51:30정치권과 금융당국 은행권 '돈 잔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은행들이 서둘러 금리를 내리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금리 인하를 발표한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를 적극 검토 중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이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96~6.42%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35~7.72%였다가 상·하단이 각각 1.3%p, 0.39%포인트(p) 떨어졌다. 코픽스가 상승하면서 준거 금리가 상향 조정되는 가운데서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도 떨어졌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30~6.21%로 지난해 말(4.93~6.73%) 대비 약 0.5%p 하락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5.29~6.38%로 지난해 말(5.73~7.04%) 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채 시장 안정에 은행들 자율적인 금리 인하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자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p 인하한다. KB주택담보대출 금리(12개월 기준)를 기존 5.05~6.45%에서 4.70~6.10%로 0.35%p 내린다. 또 KB주택전세자금대출과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55%p 내리고,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대 0.45%p 내린다. 이는 지난 3개월 연속 금리를 낮춘 것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p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05%p, 1.30%p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인하했다. 주담대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를 0.45%p 내리고 5년 변동금리도 0.2%p 인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부조정금리를 적용해 실질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가져가는 마진인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도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지만 계획 중"이라고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다른 은행 대비 금리가 낮지만 더 내릴 수 있는 금리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돈잔치' 논란에 뭇매를 맞은 은행들이 '밉상' 인식 개선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채용을 대폭 늘렸고 사회공헌활동에도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공공재' 논란에도 대처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각각 250명씩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인원(추정치)에 비해 50~100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농협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500명을 채용한다. 전년보다 50명 늘어났다. 은행 관계자는 "보통 은행권 채용 규모는 하반기가 훨씬 큰데 올해에는 사회공헌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거세 상반기부터 규모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은행업권의 채용 규모도 늘어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2288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1546명)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 전체 채용 계획 규모도 약 3700명으로 작년보다 약 600명 늘어날 전망이다.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사회공헌활동에도 '진심'이다. 규모를 수백억원 단위로 키웠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했다. 신호탄은 하나은행이 쏘아 올렸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에 회사가 기부금을 더해 노사공동기금 300억원을 구성했다. 이 돈은 에너지 생활비 등 취약 차주 생활비로 현금 지원된다. 하나은행은 앞서 서민 금융상품인 '햇살론15' 이용 고객에게 대출금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하나머니로 지급한다. 햇살론15의 대출한도는 2000만원으로 차주 1인당 지원 규모는 최대 20만원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 현금이나 캐시백 등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출시한 곳은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KB금융은 202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돌봄 체계에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지역 내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평일과 주말 모두 맡길 수 있는 돌봄 기관과 방과후학교 운영에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말 이웃사랑 성금 100억원을 전달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2-21 18:42:09[파이낸셜뉴스] ‘돈잔치’ 논란에 뭇매를 맞은 은행들이 '밉상' 인식 개선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채용을 대폭 늘렸고 사회공헌활동에도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공공재' 논란에도 대처하고 있다. #OBJECT0#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각각 250명씩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인원(추정치)에 비해 50~100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농협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500명을 채용한다. 전년보다 50명 늘어났다. 은행 관계자는 “보통 은행권 채용 규모는 하반기가 훨씬 큰데 올해에는 사회공헌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거세 상반기부터 규모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은행업권의 채용 규모도 늘어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2288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1546명)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 전체 채용 계획 규모도 약 3700명으로 작년보다 약 600명 늘어날 전망이다.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사회공헌활동에도 '진심'이다. 규모를 수백억원 단위로 키웠고 프로그램도 다양화했다. 신호탄은 하나은행이 쏘아 올렸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에 회사가 기부금을 더해 노사공동기금 300억원을 구성했다. 이 돈은 에너지 생활비 등 취약 차주 생활비로 현금 지원된다. 하나은행은 앞서 서민 금융상품인 ‘햇살론15’ 이용 고객에게 대출금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하나머니로 지급한다. 햇살론15의 대출한도는 2000만원으로 차주 1인당 지원 규모는 최대 20만원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 현금이나 캐시백 등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출시한 곳은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KB금융은 202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돌봄 체계에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지역 내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평일과 주말 모두 맡길 수 있는 돌봄 기관과 방과후학교 운영에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말 이웃사랑 성금 100억원을 전달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년간 10조원 규모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당국 수장을 비롯해 은행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상반기에는 좀 더 실효성 있는 사회공헌방안들이 많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2-21 15:30:53시작은 100만원이었다. 30대 중반 이모씨는 지난해 8월 생활비와 도박빚을 갚기 위해 불법사채에 손을 댔다. 업체에서 부르는 이자는 하루에 20만원. 이씨는 "100만원 빌리면 10일 후 140만원 갚아야 한다. 늦으면 연체이자가 하루에 20만원"이라며 "이자율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했다. 며칠 만에 600만원의 이자가 쌓였을 때 대부금융협회에 찾아갔다. 이자가 조정됐고, 법정최고금리(20%)를 초과해서 냈던 500만원을 돌려받을 수도 있었다. 이씨는 "채무조정이나 당장 필요한 생계비 지원도 좋기는 하겠지만 서민금융 상품이 더 많아지고 상품들의 대출 상환기간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돈을 직접 주기보다는 '제도를 만들어두고 돈을 벌어 갚을 기회를 보장해달라'는 얘기다. 아울러 이씨는불법 사금융에 '강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에 서민들의 신음소리가 커지자 대통령과 금융당국은 '은행은 공공재'라며 민간 영역인 은행권에 고통분담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내친김에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금리체계, 성과보수체계, 사회공헌 활동 등을 점검키로 했다.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는 등 여론도 우호적이다. 하지만 이는 서민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반복된 장면이다. 근본적 해결보다는 '소나기 피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권마다 서민금융을 챙겨 왔다고 하지만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해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건수는 1만350건에 달한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7351건, 2021년 9238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이자가 높아지자 돈을 벌어도 주머니는 가벼워졌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차주의 DSR(연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부담액)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70%로 추정됐다. 연소득 70%는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얘기다. 위기 앞에서 격차는 더 선명해졌다. 우량차주가 디레버리징(부채정리)을 하면서 투자를 재개하고 있는 반면 중저신용자는 대출을 늘리고 있다. 고소득·고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은행권 대출은 지난달 4조6000억원 감소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지만 중저신용자가 주고객층인 저축은행 대출은 오히려 1000억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때마다 반복되는 관치금융의 소모적 논란을 벗기 위해서라도 '금융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그동안 사회가 발전시켜온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그 수혜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모두를 위한 금융, 금융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창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기존 금융민주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형 금융민주주의, 즉 민주주의 2.0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민주주의 2.0을 통해 급한 불 끄기식 구제금융에서 고용·복지와 연계한 회복적 정책금융으로, 장기적으로는 금융을 통해 자산 양극화를 줄이고 서민들이 시장 안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위기는 각종 금융제도를 정비하는 등 금융강화의 기회를 주고 금융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라며 "금융 민주주의 2.0으로 새롭게 시선을 옮길 때"라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2023-02-19 18: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