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대학 학칙을 충족한 '유효'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누적 9231명으로 늘었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수업거부 등 집단행동을 강요받는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전국 40개 의대에서 유효 휴학을 신청한 학생은 5개교 123명으로 집계됐다. 누적된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9231건이 됐다. 이는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49.1% 수준이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 동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다. 교육부는 절차를 충족하지 않은 휴학 신청건은 집계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이미 의대 증원분 2000명에 대한 대학별 배분을 마쳤음에도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은 장기화되는 추세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지난 23일 임시총회를 열고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일인 25일에 맞춰 전국 40개 모든 의대가 휴학계 수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휴학계가 수리되지 않을시 행정소송도 강행하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집단행동 참여를 강요받는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해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수업 복귀를 희망하고 있음에도 강요나 불이익을 우려해 복귀를 망설이는 학생을 보호하고, 수업 복귀 후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조치다. 신고센터에 접수되는 신고 사례에 대해서는 신고자의 요청사항을 고려해 심리상담, 수업운영 개선, 사후관리 등 지원 및 보호 조치를 대학과 협업해 추진한다. 또한 학생에 대한 강요·협박 사례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경찰에 수사 의뢰 및 보호 조치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과대학 학생들이 보호 요청 및 피해사례 신고 등을 위해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로 적극 연락해 주기를 바란다"며 "학생들이 불안감 없이 수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학생 보호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3-26 12:18:02[파이낸셜뉴스] 교육부가 동맹휴학·수업거부 등 집단행동을 강요받는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교육부는 26일부터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고센터는 수업 복귀를 희망하고 있음에도 강요나 불이익을 우려해 복귀를 망설이는 학생을 보호하고, 수업 복귀 후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신고센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직접 연락하거나 해당 학생의 주변 사람이 연락하여 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온라인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강요·협박행위 등에 대해선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신고·접수는 전화, 문자, 이메일 등으로 할 수 있다. 신고접수 과정에선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필수사항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보호조치를 위해 개인정보 수집이 필요한 경우에도 당사자 동의 없이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 관리한다. 교육부는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 운영과 함께 각 대학에 수업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방안 마련도 요청하여 시행할 예정이다. 신고센터에 접수되는 신고 사례에 대해서는 신고자의 요청사항을 고려해 심리상담, 수업운영 개선, 사후관리 등 지원 및 보호 조치를 대학과 협업해 추진한다. 또한 학생에 대한 강요·협박 사례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경찰에 수사 의뢰 및 보호 조치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과대학 학생들이 보호 요청 및 피해사례 신고 등을 위해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로 적극 연락해 주기를 바란다"며 "학생들이 불안감 없이 수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학생 보호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3-26 10:09:16[파이낸셜뉴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가운데 의대생들도 휴학에 나서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오후 10시 기준 전체 전공의 1만3000명의 95%가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3.1%인 7813명에 달해 전체 전공의의 3분의 2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환자 곁을 떠났다. 복지부의 현장점검에서 이탈을 확인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전공의는 총 6112명이다. 전체 전공의의 절반가량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전공의들의 후배들인 의대생들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휴학에 나섰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7620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지난 19일 1133명이 휴학을 신청한 것과 합치면 누적 8753명이 휴학을 선택했다. 휴학계를 내지 않은 학생들도 수업을 거부하며 단체활동에 동참하면서 의대 학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처럼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생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는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환자의 생명보다 우위에 두는 의사단체의 인식에 장탄식의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를 당부하면서 "집단행동으로는 국민으로부터 어떠한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없고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의료인들이 중증·응급 분야의 환자를 방치하면서까지 집단행동을 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의대생들의 휴학을 불허하며 집단휴학에 엄정 대응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대가 휴학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학부모·학과장 동의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각 의대에게는 엄정한 학사관리를 당부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대학에게는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암시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윤홍집 기자
2024-02-21 14:49:02[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의료계 집단행동에 자제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을 결의했다"며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며 "의사는 군인, 경찰과 같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2-20 13:56:00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1년간 휴학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에 정상적 학사관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계 등에선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교육부는 '의대생 동맹휴학 논의에 대한 입장'을 통해 "동맹휴학 결의가 진행될 경우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대학에 관계법령 및 학칙을 준수해 정상적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에 즉각적으로 협조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장관은 고등교육법 제5조에 따라 대학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 동맹휴학 등에 나설 경우 공문을 보내 학습권 보호를 명분으로 상응하는 조치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협조요청을 받은 대학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위 조치는 징계다. 고등교육법 13조는 총장이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할 수 있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등 절차를 거치게 하고 있다. 의대 학생들의 단체행동은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국 40개 의대 학생으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이미 단체행동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의대협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수일 내 현안에 대한 인식과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조사한 후 의결을 거쳐 본격적으로 단체행동에 착수할 것"이라며 "의과대학 정원 확대정책 전면 철회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시도의사회의 궐기대회도 지난 13일 부산과 인천에서 시작됐다. 14일 오후 7시30분에는 대구시 의사회가 궐기대회를 열었다. 대전과 울산, 울산, 충북, 전북, 강원, 경남, 제주, 경북 등 대부분의 지역은 15일 궐기대회를 열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오후 7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의협 비대위는 17일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방향과 로드맵 등을 대외에 밝힐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강중모 기자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강중모 기자
2024-02-15 19:06:26[파이낸셜뉴스]의료계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와 의대생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직 전공의가 첫 재판에서 "스토킹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맞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22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사직 전공의 정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씨 측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고 있고 이로인해 발생한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송구한 입장"이라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로 스토킹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스토킹처벌법상 △상대방 의사에 반할 것 △특정행위를 통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할 것 △지속성과 반복성을 갖출 것 등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이 제시한 피해자 1100명 가운데 485명은 개인정보 게시가 1~2회에 그쳤고, 44명은 3회 정도에 불과하다며 "개인정보 게시가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30명 정도이며, 피해자 중 13명은 법원에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씨의 보석청구에 대한 심문도 진행됐다. 정씨는 "구속수감 중이다 보니 7000장에 달하는 증거 기록을 현실적으로 구치소에서 읽기 불가능하다"며 "상식적으로 1100명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기에 방어하는 데 많은 제한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사정이 바뀐 게 전혀 없다"며 보석청구에 기각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심문을 마치고 보석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직 전공의 정씨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등의 명단을 만들고 의료계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채널 등에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으로 여러 차례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씨 소행으로 피해자 1100여명은 소속 병원, 진료과목, 대학, 성명 등 개인정보가 온라인상에 총 26회에 걸쳐 배포됐다. 검찰은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집단적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됐다며, 정씨 범행을 온라인 스토킹의 전형적 모습으로 보고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3 2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피해자 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들의 주소와 성명, 나이, 직업 등 인적 사항과 사진 등 이들이 특정되게 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으로 공개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3일에 열린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4-11-22 12:00:18[파이낸셜뉴스] 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 명단인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김태훈 부장검사)는 15일 사직 전공의 정모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6~9월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와 의대생의 신상 정보를 적은 명단을 만들고 텔레그램과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의료현장을 지키는 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 1100여명을 '감사한 의사'라고 비꼬면서 이들의 소속 병원과 진료과목, 대학, 성명 등을 온라인에 총 26회에 걸쳐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배포해 집단적으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도록 한 전형적인 스토킹범죄"라며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유사·모방범죄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씨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으나 경찰은 정씨가 지속·반복적인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보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20일 영장을 발부했다. 정씨 측은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가 작성한 글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4-10-15 17:03:37[파이낸셜뉴스] 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의과대학 운영 대학들을 향해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을 승인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복귀 의대생들은 유급·제적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의과대학을 운영 중인 40개 대학 총장 등과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온라인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집단행동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동맹휴학은 공익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동맹휴학은 허가되지 않도록 고등교육법상 권한자인 총장님들께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관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교육부는 앞서 6일 의대생들이 2025학년도에 복귀한다면 휴학을 조건부로 승인하고 이에 따른 대응책을 담은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내놨다. 휴학을 승인할 경우 각 대학은 2025학년도 시작에 맞춰 복귀하는 것에 차질이 없도록 올해와 내년도 교육과정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승인 없이 휴학상태를 지속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대학별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유급·제적될 수 있음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해 달라"고 강조했다. 의대생의 수업 미복귀가 장기화되며 2025년 1학기 복귀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2025학년도에도 학생이 미복귀해 의대 학사 차질이 계속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마지노선"이라며 "국민의 건강 및 우리나라의 의료 미래를 위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정원을 초과해 최대한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설정해 이를 학칙에 반영해 달라"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2개 학기 초과 연속 휴학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의료의 질적 저하 우려를 불러왔던 '의대 수업 5년 단축'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부총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등교육법상 수업연한 단축 규정을 활용해 의대는 6년제로 유지하며 희망 대학은 교육 질 저하 없이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탄력 운영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부총리는 "이런 교육과정 탄력 운영은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학 현장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과정에서 논의됐다"며 "앞으로 대학과 폭넓게 협의하여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0-11 10:35:25의대 증원을 둘러싼 '말'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주장이 주장을 낳고, 비난이 비난을 불러온다. 보통의 정책은 이 정도 되면 타협안을 찾아 해결하고, 다음 이슈로 넘어가는데 이번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그만큼 당사자에게 절박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의사 본인들의 주장을 사회에 강요할 강력한 '수술도(手術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집단도 이렇게 반대 의견을 가진 다수의 불편을 초래하면서 자기주장을 계속하기는 힘든데, 의사들이 세긴 센가 보다. 정책당국은 의사부족을 보여주는 통계와 사회현상을 파악하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절차에 따라 의대 증원정책을 결정하고 발표한 뒤 집행한다. 의사들은 개별 의사로부터 의사협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가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내고 행동한다. 정권마다 의대정원에 대한 입장이 달랐다. 의대 신설을 계속했던 김영삼 정부 이후 의대 증원을 정책 레벨에 올려서 추진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와서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정부 내부의 태스크포스(TF) 운영에 그치고 포기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증원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보수, 진보의 구분이 작동하지 않는 영역임이 확인된다. 의사들은 일관되게 의대 증원에 반대한다. 예비의사인 의대생, 초년 의사인 전공의, 개원의, 병원근무의, 병원장, 의과대학교수 등 구분이 없다. 병원장과 병원 경영진은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개별 의사 입장에선 의사 수 증가에 따른 '의사집단의 희소가치 하락'을 내심 꺼린다. 의사를 주변에 둔 사람들은 의사들의 증원 반대론에 동조하는 경향이 크다. 일부는 미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 이렇게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냐고 핀잔을 한다. '지금'의 의대 증원은 '미래'의 의사 수 증가로 나타나는 것일진대 당장의 효과 여부로 판단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2010년대 초에 500~600명 증원 필요성이 학계에서 제기됐고, 이를 받아 의대 증원정책을 논의할 TF까지 정부 내에 만들어졌지만 결국 의사들의 로비로 없던 일이 된 일이 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의정사태임을 환기한다. 일부는 필수의료 해결하자고 한 정책이 필수의료 의사들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아냥댄다. 하지만 필수의료 의사들의 '지금'의 이탈을 '미래'에 결과가 나올 대책에 대한 반대의 근거로 삼기는 힘들다. 이탈은 미래의 결과를 바꾸고 싶은 의사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그런 비아냥을 한다면, 이는 현장이탈 의사들이 원하는 바일 것이다. 의사들이 정책 반대의 표시로 만들어내는 문제상황을 증원정책 철회 주장의 논거로 삼는 정치인이 누군지 국민은 잘 봐두어야 한다. 2000명 증원의 과격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대학 총장들이 요청한 대로 증원 규모를 1509명으로 줄였다. 의사들은 이것이 2000명 증원의 '근거 없음의 증거'라고 했다. 현장이탈 전공의에 대한 고발이나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에 대한 비난이 있자 정부는 이를 철회했다. 의사들은 이를 그동안의 정부 대응이 과잉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정부는 의사들의 요구대로 의사인력추계기구에 의사들을 과반수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의사들은 다시 그런 기구 없이 결정한 2025년 증원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못 받겠다고 했다. 정책당국은 '의대 증원은 필요조건일 뿐'임을 강조하는데, 한쪽은 '정부가 의대 증원만으로 필수의료를 해결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의대 증원만으로 필수의료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같은 주장인데, 그저 의대 증원 철회 외에는 말도 섞기 싫다는 것이다. 정책당국은 의대 증원을 하겠다는 것이고, 의사들은 의사 수를 못 늘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책당국은 책무를 이행하겠다는 것이고, 의사들은 기득권을 놓기 싫다는 것이다. 핵심은 단순하다. 과정, 절차, 시기 모두 중요하지만 이 국면에서는 부수적이다. 의대 증원만이 관심이다. 타협은 어려워 보인다. 길게 보고 가야 할 것 같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
2024-10-08 18:03:20[파이낸셜뉴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두바이에서 의료행위를 할 것을 제안받았다고 전했다. 6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두바이 측에) 제안하는 미팅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오히려 제안받았다"고 전했다. 게시물에 올라온 사진엔 그가 두바이 측 인사들과 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두바이 측 관계자가) 당신의 꿈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당신을 위한 드림팀을 만들어 주겠다. 두바이에서 꿈을 펼쳐 보라"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 의사로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글로벌 의사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두바이에서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치실 흉부외과, 혈관외과 의사 계시면, 주저하지 말고 속히 제게 연락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에 줄곧 반대해왔다. 지난 9월 25일엔 SNS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도 미래 의료를 책임질 의대생들이 단체로 휴학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불쌍한 건 환자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등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07 07:4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