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의 수시모집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정원보다 4배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과대학 중 38곳은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10일 오후 6시까지 이들 대학엔 모집인원 3047명 보다 4배 많은 1만 3339건의 지원자가 몰려 4.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 의대는 9일부터 13일 사이에 대학별로 3일 이상 기간을 두고 수시 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전국 39개 의대는 전년 대비 1166명 늘어난 3118명을 선발한다. 전체 정원의 67.6% 수준이다. 전년 대비 331명 늘어난 1492명 선발하는 정시모집보다 증가폭도 크고 정원도 많다. 교육계에서는 의대 지원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모집 인원이 많아지며 합격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상 의대 지원은 6만 5000건 정도가 최대치이고 지난해는 5만 7000건 정도였지만 올해는 증원 바람을 타고 7만~8만 건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대학 재학 중인 반수생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도 의대 입시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0대 대기업 직장인이라고 밝힌 A씨는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능 접수했고 (의대) 수시도 접수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역 일반고 관계자들도 “작년에 울산대 의대에 붙었던 학생이 더 좋은 의대에 가려고 수능을 다시 보겠다며 학교에 찾아왔다” “타 지역 약대에 붙었던 졸업생이 지난 4일 모의평가 보러 학교에 왔다”고 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하면서 의대에 2030년까지 5조 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대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데 2조 원, 전공의 수련과 대학병원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데 3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대 의대 전임 교원도 3년간 1000명을 증원할 예정이다. 다만 교육부는 “2026년 이후 예산 투입은 여건 변화를 고려해 조정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여야 의정협의체를 통해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규모를 원점에서 논의하자고 의료계에 제안한 상태다. 반면 의료계는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증원을 유예한 뒤 2027학년도 정원부터 논의하자고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6학년도 증원 원점 논의가 오히려 입시 열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일산의 한 학원장은 중앙일보를 통해 “9월 모의평가 끝나고 의대 원서 쓸 재수생만 20명 정도를 상담했는데 대부분 증원이 철회될 가능성을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절박하게 원서를 쓰고 있다”며 “올해 수시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 대학 정원 규모 등을 총괄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2025학년도 입시에 변화가 있으면 입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대교협은 입장문에서 “수시모집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집 일정이나 인원 등 주요 내용이 바뀌면 수험생들에게 큰 피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1 06:46:12[파이낸셜뉴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2026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선 검토의 여지를 남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9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2025학년도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됐기 때문에 검토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25학년도 정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면 (의대 증원분을) 0명으로 만든다는 의사결정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행정처분을 해 수시 일정을 연기하면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험생들은 수시 일정 연기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을 걸 수 있고 교육부는 본안심사를 받게 된다"며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0명으로 해야 한다는 행정 행위 자체가 과연 적법한지에 대해 법률적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보면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1990년대에 두 차례에 걸친 한의대 입학정원 감축 사례가 있었던 것에 대해선 "고등교육법에 대입전형 사전예고제가 반영되기 전의 일이라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재검토할 수 있다"며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13일까지는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수시 모집인원은 27만1481명으로, 총모집인원 34만934명의 79.6%에 해당한다. 이번 수시에서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는 총 311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9-09 13:44:50[파이낸셜뉴스]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내년도 의대 증원도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교육부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지난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를 비롯해 4년제 대학이 오늘(9일)부터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전체 모집인원의 79.5%를 선발한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뿐 아니라 2025학년도 증원 논의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 대책특위(특위) 위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2025년도 정원 규모도 논의에서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을 확정해 수험생에게 공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9일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인 가천의과학대를 제외한 39개 의대도 전체 모집인원(4610명)의 67.6%인 3118명을 뽑는다. 의대 증원으로 지난해 전체 모집인원(3113명)보다 많은 인원을 수시에서 모집한다. 9일부터 시작되는 의대 정원을 다시 조정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의대 정원을 조정하려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다시 발표하고, 교육부 장관이 이에 맞춰 대학에 정원을 배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학별 의대 모집정원이 정해지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수정한 후 대학에서 수정된 시행계획을 다시 받아야 한다. 대교협에서 시행계획을 재심의해 모집요강을 수정·발표해야 절차가 마무리된다. 수시 모집 원서접수 일정을 미루는 방법도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밀리면 수시 전형기간, 수시 합격자 발표·등록, 정시모집 원서접수, 정시모집 전형 기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등록, 추가모집 일정까지 줄줄이 손봐야 한다. 대입 일정 변경도 정부가 발표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의대 정원 조정처럼 대입전형 일정을 변경하려면 대교협이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수정하고 대학이 시행계획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험생뿐 아니라 대학도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끝난 뒤 정원을 재조정하는 방안도 일부에서는 거론되고 있지만, 이 경우 수험생에게 줄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대학가는 예상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09 09:20:19[파이낸셜뉴스] 의정갈등 문제를 풀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가 정부를 상대로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철회를 위한 강공에 나설 전망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전 의협회장 탄핵에 따라 꾸려진 의협 비대위는 이날 오전 11시에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정부 투쟁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의협 비대위에는 전공의·의대생이 각 3명씩 참여하게 됐다. 임 전 회장 집행부와 갈등을 빚어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에 참여한다. 의협 비대위는 전날 오후 1차 회의를 갖고 비대위원들의 상견례와 함께 비대위 운영 방향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이 총 6명으로 전체 비대위원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비대위는 의대증원 등 대정부 협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비대위 활동 기간은 차기 의협 회장이 선출되는 내년 1월 초까지다. 이 기간 대입 수시 전형 합격자 발표(12월13일), 정시 모집 원서 접수(12월31일~1월3일)가 예정돼 있다. 앞서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비대위 구성안을 제안했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압도적인 수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시한폭탄’이라고 비판한 박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부문에 갖가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놨다. 보건복지부가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하고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내놓자 전공의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접은 것”이라며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주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준다면 현 사태가 풀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22 09:29:02[파이낸셜뉴스] "수능이 끝났지만 마지막 희망이 있으니 끝까지 해봐야죠." 가로수가 노란 단풍으로 물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 날인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학원가에서 만난 김훈군(18)은 논술 전형을 대비해 하루 종일 학원에 묶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군은 "모의고사보다 수능을 못 본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수능 이후 전형이 남아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4일 수능이 종료됐지만, 수험생들은 논술과 면접고사 등 입시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16일부터 시작된 논술 등 수능 이후에도 이어지는 입시 일정에 학원가로 향하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수시 합격자가 발표되는 내달 13일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게 수험생들의 하소연이다. ■ 수능 끝났지만 학원 향하는 학생들 이날 찾은 학원가는 수능 이후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마포구 대흥동 학원가의 8층짜리 건물의 3개층을 사용하는 국어 논술학원에는 학생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다른 층에 자리 잡은 수리 논술학원과 길 건너 건물의 논술학원에도 백팩을 멘 학생들이 자습을 하거나 수업을 들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원 위주인 강남 대치동과 목동 학원가에도 입시 컨설팅과 논술을 병행하거나 논술 위주 강의를 진행하는 학원에 학생들이 드나들었다. 오전에는 재수생 등 N수생을 위주로 볼 수 있었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일찍 수업을 마친 고3 현역들이 학원으로 향했다. 아직 따뜻한 날씨에 가벼운 재킷이나 플리스 점퍼를 입고 모자를 쓴 수험생들은 한 손에 커피를, 다른 한 손에 강의자료를 들었다.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르고도 논술 등 이어지는 입시전형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대치동에서 만난 재수생 이모군(19)은 "논술 접수하길 잘했다. 조금 더 빨리 준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수능은 끝났지만 아직 기회가 남았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3 강모군(18)은 "수능 날인 어제는 긴장되고 너무 힘들었지만 하루 지나니 오히려 괜찮아졌다"며 "남은 전형을 더 열심히 하고 싶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기분이 든다"고 피력했다. 실제 수험생 중 절반 가까이 논술전형에 응시한 것으로 추산된다.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대입 논술전형 시행 42개 대학(일반전형 기준)의 수시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응시자(117만7898명)의 44.1%(51만9365명)가 논술을 지원했다. 이들 대학의 수시 전체 모집 정원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낮은 편임에도 학생들은 논술에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학원가에서는 일반 수험생들이 의대 지원자들과 겹치지 않는 전형을 대거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4610명에 달한다. ■ 학부모도 '긴장'...전문가들은 "빠르게 전략 짜야" 학부모들도 남은 입시 일정을 앞두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광성고 재학생 유모군(18)의 어머니 김모씨는 "1년 넘게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덩달아 긴장되지만 끝날 때까지 응원할 것"이라며 "아이는 마지막까지 파이팅 해 줬으면 좋겠다. 아이가 수능을 생각보다 못봐서 더 긴장하고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대치동 논술학원 앞에서 자녀를 기다리던 박모씨(54)는 월차를 내고 뒷바라지하고 있다고 했다. 학원 앞에서 대기하는 유일한 아버지였다. 그는 "모두가 겪는 과정이겠거니 하면서도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입시가 끝나면 좋은 술을 한 잔 따라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능이 끝난 만큼 논술 전형 준비와 함께 빠른 판단을 내려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결과를 예측해 논술과 구술 면접시험 응시 여부를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수의 안정권 대학을 정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별 모의 논술 문제를 통해 출제 원칙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반영 변화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지원 경향과 합격선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능 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지원하려는 대학의 수능 반영 변경사항을 살펴 합격 가능성을 진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이창훈 기자
2024-11-17 15:04:052025년 신입생 입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내년 의대 정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이가 한 발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백지화 후 재논의'를 요구하는 의료계와 달리 정부는 내년 정원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있다. 이미 각 대학이 수시원서까지 접수를 마친 상태에서 이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다만 협상이 진전되지 않은 채 증원과 휴학생 복귀가 이뤄질 경우 당장 내년 의대 첫 해 수업에만 7500여명의 학생이 몰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통상 의대 1개 학년의 2배가 넘는 규모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40개 의대 가운데 학부 과정을 운영하는 39개 대학의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은 4610명이다. 정부 증원 정책에 따라 2024학년도에 비해 1497명을 늘린 숫자다. 이미 지난 9월 9일 2025학년도 수시모집이 열리며 의대 입시가 시작됐다. 특히 올해 정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의대 수시부터 3만여명의 학생이 원서를 접수했다. 지방권 의대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 1만8000여명과 학생부 종합전형 1만여명 모두 전년에 비해 각각 2배, 1.4배 지원자가 늘었다.정부는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2000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년 뒤인 2035년이면 약 1만명의 의사가 부족해질 전망으로, 앞으로 5년간 2000명씩 부족분을 채운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11일 열린 첫 '의-정 공개토론회'에서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한 발 더 나아가 '4000명 증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장 수석은 "(연구의) 비현실적 가정을 보완한 결과 2035년에 실제로 부족한 의사 수는 2만명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의사가 부족하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협상 주제도 이미 '2026년 정원'으로 옮겼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에서 대안을 내놓을 경우 '내후년' 정원부터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의료계는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와 실습을 맡을 병원 모두 증원의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병원 전공의 사직과 함께 현역 의대생들 역시 수업 거부에 들어섰다. 정부의 바람대로 내년에 의대생들이 돌아올 경우 올해 정원 확대와 맞물려 '4000명 증원'과 동일한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도 크다. 정부안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2025년 수업을 시작한 학생들이 병원에 나서는 2031년에는 7500여명의 수련의(인턴)가 병원에 뿌려진다. 그 뒤로도 매해 5000여명의 신규 인력이 수련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이들을 채용해야 하는 병원에서는 전공의 비율을 낮추는 중이다. 정부가 대부분의 전공의를 거둬가는 상급종합병원의 전문화를 추진하며 수련 비율을 낮추고 있어서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0-13 18:12:12[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이 4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조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만나 ‘의제 제한이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뜻을 모은 후라 주목된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와 한 총리의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논의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2025학년 의대 정원 문제는 이미 대학 입시 절차에 상당 부분 들어가서 논의하는 것과 별개로 이미 활시위를 떠났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전제조건으로 이미 증원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을 논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대표와 한 총리가 의제 제한이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약속한 건데, 대통령실은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장 수석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사전 전제나 의제를 깔지 말고 우선 대화의 장에 나오자는 기본적인 생각은 같다”면서도 “2025학년 의대 정원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할 순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지나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수시 원서 접수는 끝났지만, 정시 모집인원은 조정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장 수석은 “수시에서 요건이 맞지 않아 못 뽑은 인원들이 생기면 그 만큼 정시로 넘긴다는 게 공지돼있어서 지금 바꾸면 굉장한 혼란을 초래하고 법적 소송 가능성도 크다”며 “백지화를 하고 싶어도 이미 의사결정을 해 대입 절차에 들어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의정대화를 위해 입시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장 수석은 “숫자를 보면 의사 수는 11만5000명인데 수험생 수만 따져도 50만명이다. 그 혼란의 정도는 상상 초월”이라며 “그래서 (의대 정원 조정을) 언급하거나 검토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일축했다. 의료계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감원을 요구하는 데 대해선 장 수석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초청만찬에서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데 공급이 멈추면 의료시장이 왜곡되므로 의료개혁은 반드시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04 09:14:09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의대생들의 반발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위한 수시모집 원서접수까지 이미 마무리됐으나 의대생들은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수업거부는 어느덧 8개월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2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반전의 기미는 없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의대 학생 및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인원은 653명에 불과했다. 전국 의대 재적인원 1만9374명 중 단 3.4%만 등록금을 낸 셈이다.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제적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대생들이 이수하지 못한 과목을 F학점 처리하지 않고 1학기 종료 시점을 미루거나 학기제 대신 학년제로 전환하는 학교도 다수다. 이 같은 유급 면제책은 의대생들에게만 특례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받지만 의대생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게 대학의 입장이다. 정부는 의대 교육 개선방안을 내놓는 등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의대 증원이 추진돼도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국립대 의대 교수를 3년간 1000명 증원하고 실험·실습 첨단 기자재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의학 교육 개선에 약 5조원의 국고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향후 의대 증원 규모가 감축된다면 이번에 약속한 지원도 유지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이 증원되지 않았는데 교육 인프라만 늘릴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대학과 정부의 노력에도 의대생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일각에선 유화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대생들에게 유급의 위험성을 제시하는 등 '밀고 당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의대생 입장에선 유급을 하지 않으니 서둘러 복귀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적지 않다. 다만 정부로선 갑작스럽게 '채찍'을 들 경우 의료계의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건 설득 이외에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의대 수업의 정상화는 요원하다. 의대 증원으로 의료 인력을 수급하겠다는 장기적인 구상도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 의대생들의 연내 복귀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만큼 내년이라도 대비해야 한다. 내년에는 증원된 신입생과 올해 유급된 의대 1학년 등 70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할 수도 있다. 콩나물시루처럼 비좁은 강의실에서 어수선하게 수업이 진행되는 모습은 나오지 않길 바란다. banaffle@fnnews.com
2024-09-26 18:24:152025학년도 지방 의과대학 수시모집 지역인재 선발전형에 작년보다 2배 이상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6개 비수도권 의대 지원자 수는 1만942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8369명)보다 132.1% 증가한 수준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따라 이들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인원은 2024학년도 800명에서 2025학년도 1549명으로 1.9배 늘었다. 지원자는 이보다 많은 2.3배 증가해 경쟁률은 10.5대 1에서 12.5대 1로 올랐다. 특히 충청권 지원자 수는 지난해(1213명)의 4.4배 수준인 5330명으로 늘었다. 경쟁률은 14.3대 1로 가장 높았다. 다른 지역 경쟁률은 △대구경북권 13.8대 1 △부산·울산·경남 12.9대 1 △호남권 10.6대 1 △강원권 10.3대 1 △제주권 3.6대 1이다.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대학은 충북대로 20.9대 1이었다. 이어 △계명대 18.3대 1 △부산대 17.7대 1 △동아대 17.6대 1 △충남대 17.1대 1 순이었다. 지역인재 전형은 의대 소재지 고교를 3년 내내 다닌 수험생만 지원할 수 있다. 2025학년도 지방 의대 수시 전체 선발인원 중 68.7%를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지역인재를 뽑지 않는 단국대를 포함해 지방의대 27개교가 전국 단위로 모집한 수시 전국 선발전형 지원자 수는 1만3924명으로 지난해의 1만571명보다 7.6% 줄었다. 전체 경쟁률도 지난해 29.6대 1에서 19.8대 1로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상위권 학생들이 모집정원이 크게 늘어난 지역인재 전형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방권 명문 자율형 사립고나 일반고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자신이 있어 학교 내신이 다소 낮더라도 상당수 지원에 가세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2025학년도 지방권 의대는 지역인재전형에 집중화되는 양상으로 지역인재선발의 합격선이 전국 선발 합격선보다 높게 나타나는 대학도 상당히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9-18 18:52:04의료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입시 전문가들은 "말도 안 된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미 내년도 수시모집 접수가 끝난 시점에서 의대 증원을 뒤집으면 수험생들의 혼란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의료계와의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학생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시 원서 다 냈는데…" 여전히 불안한 수험생 18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의대 증원 백지화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가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정부는 마땅한 갈등 해소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의대 증원을 무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등에선 논의해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의대 증원 백지화는 수험생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이미 내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지난주에 끝났고 수능을 불과 57일 앞둔 시점이다. 의대 증원을 고려해 수시 원서를 냈거나 대입에 뛰어든 수험생이 적지 않다. 올해 수능에 지원한 'N수생' 규모는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의대 증원의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을 백지화할 경우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이 코앞인데 의대 증원이 뒤집힐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는 게 문제"라며 "올해 대입에 또 다른 변수가 있을지 여부를 두고 수험생이 느끼는 불안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교육계에서도 누군가 나서서 수험생의 입장을 대변하고 혼란을 키워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조용하기만 하다"며 "수험생을 보호할 방어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시전문가는 "의대 증원이 취소된다면 의대 증원을 고려하고 수시 원서를 접수한 수험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이러한 학생이 어디 한두 명이겠나. 다른 대학에 원서를 써서 합격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 백지화 시 후폭풍은? 정부가 의대 증원의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증원 규모와 시점을 결정했더라면 지금처럼 수험생이 혼란을 겪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백병환 정책팀장은 "정부가 의료계와 소통하지 않고 의대 증원을 밀어붙여 놓고 이제 와서 '학생 혼란 때문에 못 무른다'며 버티고 있다"며 "의대 증원안 자체를 잘못 설계해놓고 학생을 볼모로 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백 팀장은 "의대 증원으로 사교육과 의대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학생들이 느낄 부담에 대해선 얼마나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며 "학생 혼란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의대 증원을 더 신중하게 추진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만약 정부가 의대 증원을 뒤집는다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천재지변 등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 변경할 수 있는데, 이번 사안이 이러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30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의학교육 개선방안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26년 의대 증원이 불투명해지면서 정부의 의학교육 개선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큰데, 2025학년도 의대 증원까지 물거품이 된다면 의대 인프라를 확대할 근거가 불분명해진다. 임 대표는 "정부 입장에선 의료 정상화와 입시 안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처럼 됐다"며 "만약 올해 의대 증원이 번복된다면 앞으로도 언제든 입시정책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길 것이다. 정부에게나 수험생에게나 대단히 치명적인 일"이라고 전망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9-18 18: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