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다." 고인의 50년 지기 고교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은 28일 오전에 열린 고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며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며 부친을 뛰어넘는 업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신경영으로 삼성 글로벌 기업 도약" 이 회장의 영결식은 오전 7시30분께 엄수됐다.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강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을 비롯해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재계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화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 등도 참석했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회장의 약력보고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의 이건희 회장과의 추억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하다가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필규 회장은 위대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이전, 어린 시절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반도체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했다며 평소 전자제품광이었던 고인을 추억했다. 김 회장은 또 고인이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이재용 부회장의 고교 은사인 한우택 선생님의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추모영상에선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고인의 다양한 면면을 조망했다. 오전 8시50분께 영결식이 끝난 후 유족과 사장단 등으로 구성된 운구행렬은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고인의 숨결이 있던 한남동 자택, 이태원동 승지원 등을 정차하지 않고 차례로 돌았다. 이후 오전 11시께 화성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마지막 이별을 고하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수원 선영에서 영면했다. 조기 달고 추모한 삼성 사람들 이날 삼성 서초사옥 앞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삼성 출입증을 목에 걸고 사옥 근처로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직원들 사이에서 "회장님…"이라는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별세 소식에 많이 놀랐다"는 반응이 대다수로, 임직원들은 그룹 오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어느 직원은 "사내 메신저에 아직도 회장님의 계정이 있다"며 "그리운 마음에 명복을 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이번주 일부 삼성 직원들은 추모의 의미를 담아 회식 등 외부행사를 스스로 취소하기도 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오늘 이후 명실상부 이재용 시대의 개막"이라며 "이건희 시대와는 또 다른 도전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가 숨가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김서원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
2020-10-28 18:19:52[파이낸셜뉴스] "베트남과 한국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고(故) 이건희 회장의 큰 노고를 잊지 않겠다" 베트남 정부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에 대한 공식 애도를 표했다.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오늘(28일) 오전 엄수되는 가운데서다.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듣고 다수의 주한 외국 대사들이 조문했지만 외국 정부의 정상이 애도 서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28일 베트남 정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지난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에게 애도 서한을 보냈다. 푹 총리의 애도 서한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故이 회장의 빈소를 찾은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대사를 통해 전해졌다. 푹 총리는 서한에서 "귀하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귀하와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푹 총리는 "베트남 정부와 국민은 삼성과 베트남 간의 긴밀한 관계에 초석을 놓고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故 이 회장의 큰 노고와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푹 총리는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이 부회장과 면담하고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푹 총리의 애도 서한과 별개로 응우옌 흐엉 장 베트남 박닌성 인민위원회 위원장과 응우옌 타인 하이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당서기도 삼성 베트남 법인을 통해 이 회장 유족에게 조전을 보냈다.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 공장이 있다. 한편, 삼성은 베트남 현지의 최대 외국 투자 기업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수출 규모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의 절반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0-28 06:51:49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유례없는 10조원대의 상속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10조원은 최근 3년간 국세청이 거둔 상속세수를 모두 합친 금액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전까지 조단위 상속세를 낸 사람도 없었다. 이 때문에 세계 최고율의 상속세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된 가운데 이번 삼성 상속세를 계기로 급기야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兆단위 상속세는 이재용이 처음 27일 국세청 및 재계에 따르면 역대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낸 최고경영자(CEO)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으로 사상 최대인 7200억원 규모였다. 고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지난 2018년 LG 지분 8.8%를 상속받은 데 따른 세금이었다. 천문학적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해 구 회장은 상속 결정 시 6분의 1을 내고, 5년간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했다. 구 회장은 올해까지 절반인 3600억원가량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떠난 자리에도 수천억대의 상속세가 남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총수일가의 상속세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역시 현금 부족으로 연부연납제도 활용은 물론 대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 부담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한 오너도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의 얘기다. 이 부회장은 부친 이수영 전 회장으로부터 6.12% 지분을 받았다가 2000억원가량의 세금폭탄을 맞았다. 그는 상속세 해결을 위해 지분을 내놓으면서 한때 3대주주로 내려오기도 했다. 교보생명 신용호 전 회장의 유족들은 2003년 신 전 회장 타계 후 3000억원 넘는 재산을 물려받은 뒤 약 134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하지만 국세청 상속세 조사 후 500억원가량이 늘어나 최종적으로 1840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2016년 9월 별세한 오뚜기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은 함영준 회장은 15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신고했고, 5년간 연부연납하기로 했다. 당시 오뚜기는 상속세 성실납세로 '갓뚜기'라는 애칭을 얻으며 착한 기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속세는 아니었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아버지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으로부터 2006년 경영권 승계 차원으로 7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3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현물로 납부(증여세), 대표적인 '모범적 납세 케이스'로 기록됐다. 증권가에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일부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세금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다른 재계 총수들처럼 세금을 분할납부하는 연부연납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공익재단 환원 카드도 언급된다. 靑 국민청원에 동의표시 잇따라 이날 청와대 게시판에는 '삼성 상속세 없애주세요'란 제목의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한 과정에서 법인세를 포함해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고도 상속세까지 내는 건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청원인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18조원이라는 자산도 세금을 다 내면서 벌어들인 돈"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에는 하루 만인 이날 오후 3시 현재 약 5500명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에게 적용되는 상속세율은 최대 60%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상속세 최고 세율은 일본(55%)과 우리나라만 50% 이상이다. 미국(40%), 영국(40%)보다도 높다. 이에 따라 5월 국회 입법조사처도 '21대 국회 주요 입법·정책 현안 보고서'를 통해 "21대 국회에서 명목 상속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속세 인하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다. 현재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상속세 인하에 부정적인 데다 향후 정부의 확대재정 정책에도 적잖은 세수가 필요한 만큼 상속세 인하 검토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0-10-27 18:01:07'불세출의 경영인' '승부사' '애국경영인'.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을 측근에서 지켜본 이들은 이 회장을 이렇게 불렀다. 각자 표현에 차이가 있어도 '지금의 글로벌 삼성을 만든 최고의 경영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통찰력이 글로벌 삼성 만들어 삼성그룹 비서실 차장 출신인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은 26일 이 회장을 '불세출의 경영자이자 예지자'라고 표현했다. 이금룡 회장은 1992년부터 약 4년반 동안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비서실 차장으로 근무하며 이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금룡 회장은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며 "개발 지연의 이유가 구매과정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반도체 강당에 관련 부서를 한자리에 모았다. 이후 결제가 일사천리로 됐다"고 회상했다. 최고 인재를 세계 곳곳으로 파견해 견문을 넓히는 지역전문가 제도도 이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금룡 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시대에 엄청나게 많은 글로벌 인재가 삼성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각 부서에서 제일 뛰어난 인재를 1년간 지역전문가로 파견하라는 엄명을 내렸는데 나도 할 수 없이 우리 부서 에이스 차장을 중국 지역전문가로 파견했다. 당시 현업 직원을 차출 파견해 어학과 문화를 익히게 한다는 정책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사람이 먼저였다 이 같은 이 회장의 인재경영은 갑자기 던진 화두가 아니었다. 청년 때부터 이 회장은 사람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대 사대부고 동창으로 60년 지기였던 고 홍사덕 전 의원(지난 6월 별세)은 이 회장이 고교 때부터 사람공부를 했다고 기억한 바 있다. "말수가 적은 이건희였지만 사람을 보는 눈은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는 게 친구 홍 전 의원의 전언이다. 경영인들에게 이 회장은 '전설' 그 자체로 다가온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건설 회장)은 이 회장을 "당신은 영원한 1등"이라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전날 경제단체 수장으로서는 유일하게 별도로 7쪽 분량의 추도사를 썼다. 그는 이 회장을 '승부사' '개혁가' '완벽주의자' '애국경영인' 등으로 묘사했다. 허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하신 기업인"이라며 "영원한 적과 동지도 없으며 나날이 강화되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수출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헤매게 한다. 위기경영의 선구자이셨던 이 회장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그가 걸었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 없는 여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구글 전에 '관리의 삼성' 있었다 삼성전관 사장, 농심 회장 등을 지낸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은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특징인 '관리의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손 원장은 이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수평적이고 창의적 조직문화를 도입해 삼성의 꽃을 피웠다"며 "지금의 구글이 강조하고 있는 자율경영 개념을 이미 1980년대에 그리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정·관계 인사에게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 기자 출신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980년대 말 제주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한 시간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서 출입기자들과 강의 겸 긴 대화를 나누신 적이 있다"며 "당시 이 회장이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또렷하다"고 했다. 카리스마, 그러나 천진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도 이 회장을 만났을 때의 느낌에 대해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내가 열마디 할 때 이 회장은 한마디를 하지만 그 한마디가 내 열마디를 누른다. 나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분의 옆얼굴에서 기업인이 아닌 외롭고 깊은 침묵 속에서 끝없이 무엇인가를 창조해 가는 과학자나 예술가의 한 단면을 보았다"고 회고했다. 같은 책에서 고 박경리 작가도 "깊은 곳에 가라앉아서 세상을 응시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웃는 모습은 스스러워하듯, 그러나 천진했다"고 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0-10-26 18:37:46삼성그룹 전·현직 부회장과 사장단이 26일 오전 일찍부터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 회장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 별세 이틀째인 이날 오전 9시30분쯤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 이준 전 미전실 부사장을 비롯해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등이 차례로 장례식장에 도착해 조문했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열린 입관식 후 가장 먼저 조문했다. 입관식에는 전날부터 빈소를 지킨 상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관식 중에는 조문 행렬이 잠시 중단됐다. 사장단은 각자의 차량으로 장례식장으로 와 굳은 표정으로 빈소로 향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이날 식장을 향하면서 "애통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10분 안팎으로 조문하고 자리를 뜨는 다른 조문객들과 달리 삼성 사장단은 이날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내내 상주들과 자리를 지켰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이었던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정·재계 인사가 올 때마다 마중과 배웅으로 예를 갖췄다. 이 사장은 전날 먼저 빈소를 찾아 이날 조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오후 1시50분께 빈소에 도착, 고인의 넋을 기렸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2020-10-26 18:26:41한국 재계의 2세대 대표 경영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하면서 3·4세대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40, 50대 젊은 총수 진용을 갖춘 4대 그룹을 비롯해 산업계 전반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국내 산업계 1·2세대 경영인의 별세나 경영 일선에서의 후퇴로 주요 기업의 3·4세 시대 막이 오르고 있다.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난 2014년 5월 이후 사실상 삼성 총수 역할을 수행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총수가 됐다. 아직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지만 이 회장 별세로 머지않아 회장 자리에 오르며 삼성가 3세 경영이 공식화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4일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신임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다. 올해 82세인 정몽구 회장은 최근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한 후 건강은 회복했으나 세대교체와 혁신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앞서 2018년에는 LG그룹의 3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며 장남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올라 4세 경영의 개막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선대회장의 장남인 구자경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최근 2년여 사이 4대 그룹 중 3곳의 총수가 교체되면서 4대 그룹은 1960~1970년대생의 '젊은 총수'가 포진하게 됐다. SK 최태원 회장은 1998년 회장에 오른 2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지만,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과 부친인 최종현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으로 4대 그룹 총수 간 교류를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젊은 총수의 달라진 경영 스타일로는 기업 간 교류가 꼽힌다. 선대 그룹 총수들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서로 견제했다면, 3·4세대 총수들은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서슴지 않는다. 실제 친목 도모를 위한 비공식 모임을 통해 젊은 총수들은 재계 현안을 함께 논의한다. 또 '준동맹' 수준의 전략적 제휴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4대 그룹 외에도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을 사장·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김 대표는 2010년 한화에 입사해 2015년 전무로 승진한 뒤 4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고, 이후 9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한 직후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으며 3세대 경영을 시작했다. 효성그룹의 경우 조석래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장남인 조현준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총괄사장을 맡으며 세대교체를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와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으며 3세대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GS그룹도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그룹 총수의 타계에 의한 갑작스러운 총수 교체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경영수업을 받은 젊은 총수의 경영 전면 등장도 잦아지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경영 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0-10-26 18:18:48[파이낸셜뉴스]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은 오전부터 각계 인사들이 잇따라 찾아 조문했다. 코로나19 등 상황을 감안해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음에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9시께 입관식을 치른 후 가장 먼서 빈소를 찾은 건 삼성그룹 사장단이었다. 오전 9시 30분경 부터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 이준 전 미전실 부사장에 이어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등은 차례로 장례식장으로 도착해 조문했다. 사장단은 각자의 차량으로 장례식장으로 와 굳은 표정으로 각자 빈소로 향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이날 식장을 향하면서 "애통하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외 재계 총수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전 9시 55께 도착한 황창규 KT회장은 취재진에 "어른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저희가 잘해야할것같다"고 말한 뒤 빈소로 향했다. 이어 오전 10시 12분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유족께 많이 힘드셨겠다고 간단히 전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도착해 10분 가량 조문을 하고 나온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재용 회장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 아니셨을까 영정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졌다. 전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빈소를 찾은데 이어 이날 오전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대제 전 장관 등이 방문해 조문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안민석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과의 인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남북 공동올림픽과 관련해서 삼성이 역할을 많이 하시고 있다"고 답했다. 10시 46분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삼성 반도체 위에 세계를 품은 세계인이셨고 기술 기반 위에서 미래를 개척한 미래인이셨다"고 고인을 회고하며 "늘 보잘 것 없는 저에게, '배움이 짧은 저에게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아라'라고 해주것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오전 10시 50분께 식장에 도착했다. 정 회장은 비슷한 시간 식장을 방문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8분 가량 조문을 마치고 나온 정의선은 "별 다른 이야기 없이 조문하고 왔다"며 "(고인에 대해)우리나라 경제계에 1등 정신을 심어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전날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은 조문을 할 수 없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1942년 대구 출생인 고인(故人)은 1966년 동양방송에 입사한 뒤, 1979년 삼성그룹 부회장에 부임했다. 198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별세 이후 삼성그룹의 2대 회장으로 올랐다. pja@fnnews.com 박지애 김서원 기자
2020-10-26 10:37:40【파이낸셜뉴스 대구·안동=김장욱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를 애도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5일 타계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끈 1등 공신이자 혁신가, 사상가였다"고 회상한 뒤 "재계를 넘어 국가적인 큰 별이 진 것으로 매우 아쉽고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초일류기업 삼성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공로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서 삼성의 성공신화를 만들었던 그 정신을 경북도가 이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오는 27일 저녁 상경해 이 회장의 빈소를 직접 조문할 계획이다. 권 시장도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회장께서는 대구에서 태어나서 선진치신 고 이병철 회장의 위업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을 세계 1위의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고 삼성을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만드셨다"고 해도했다. 권 시장은 "대구에서 삼성상회하는 작은 국수공장에서 시작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과 고 이병철, 이건희 회장에 대해 대구는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삼성의 뿌리는 대구이고, 삼성과 두 분은 항상 대구의 자랑스런 역사 속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이 회장의 명복을 빌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께 대구시민의 마음을 모아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26일 저녁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0-10-26 08:45:02【의령·서울=권병석 조상희 김문희 기자】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소식이 전해진 25일 고인이 어린 시절을 잠깐 보냈던 경남 의령군 주민들은 애도의 뜻을 밝혔다. 자택이 있던 서울 한남동 주민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온라인상에는 갑작스러운 부고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글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1월 9일 경북 대구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삼남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 품을 떠나 아버지 이병철의 고향인 의령에 살던 할머니 손에서 세 살까지 자랐다. 1947년 서울로 올라와 혜화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6·25전쟁으로 마산, 대구, 부산으로 옮겨다녔고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창업자의 생가가 있는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 인근 주민 이모씨(65)는 "이 회장님은 한국의 발전을 위해 큰일을 해오신 분인데 많은 고향 마을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주위 어른들로부터 이병철,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컸다"며 "세계적인 브랜드 삼성을 일궈낸 창업주의 생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을 주민들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내마을은 현재 마을 자체가 관광지화돼 있다. 마을 길은 이병철의 호를 따서 호암길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마을을 도는 길은 '부잣길'로 명명된 걷기 코스가 있다. 이 회장이 살던 서울 한남동 자택 주변은 일요일이어서인지 주변을 지나다니는 주민은 많지 않았다. 다만 몇몇 주민은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이 회장 자택을 지나며 애도의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 자택 근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이모씨(38)는 "지인들에게 이 회장과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게 하나의 자부심으로 여겨질 정도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이 회장이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니 안타깝다"며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우리 사회가 분명 본받아야 할 가치"라고 전했다. 온라인상에는 추모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여러 잡음들이 있어 왔지만 삼성, 현대 등 기업들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제발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화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재계의 슈퍼맨이 세상을 떠났다. 참으로 아까운 인물"이라며 "20세기 한국 경제계, 세계 경영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 별세한 날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고마움과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부디 하늘나라 가셔서 편안하시길 바란다. 유족에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추모했다. 이 외에도 "한국이 세계 여러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건 삼성을 세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회장님의 업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조상희 김문희 기자
2020-10-25 18:23:01경제계는 25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재계는 이 회장이 삼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이끌면서 한국도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고인은 삼성의 오늘을 이끈 최고경영자였던 동시에 한국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셨다"며 "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한국 경제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대표 리더 중 한 분을 잃었다는 점에서 애석한 일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경제단체들의 애사도 이어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견인하셨던 재계의 큰 별, 고 이 회장의 별세 소식에 존경심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산업의 주권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도전을 멈춰서는 안된다(삼성전자 40년사 발간사)'던 고 이 회장의 말씀이 생각난다"며 "생전에 기술발전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이 회장은 흑백TV를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이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은 강도 높은 품질혁신으로 삼성이 세계가 주목하는 브랜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사업보국의 대표적인 국민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에서 "이 회장은 파격의 혁신경영을 통해 새로운 산업인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분야에 도전해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키워냈다"고 밝혔다. 상의는 "이 회장은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끊임없이 미래산업을 개척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한국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경제계는 고인의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고 회상했다. 전경련은 "남다른 집념과 혁신 정신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이끌었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며 "이 회장의 손길은 경제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국격을 크게 높였고, 사회 곳곳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상생의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고 언급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우리나라가 무역강국이자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0-10-25 18: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