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점은 이슬람권의 할랄식품 조달에 비이슬람 국가의 비중이 무척 크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할랄식품을 국내를 대표할 수 있는 수출 전략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노장서 한국할랄수출협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2024 서울식품유통대전'에서 "우리나라 할랄식품 생산액은 2021년 1조3000억원에서 2022년 1조5000억원 규모까지 커졌다. 화장품까지 포함하면 전체 할랄제품 생산규모는 2022년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회장은 우선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할랄식품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것이 국내 할랄식품산업의 출발점"이라며 "작년까지 국내외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기업체 수가 330개 정도고, 화장품 기업이 35개사로 조사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약 370개 업체가 할랄인증을 받고 할랄제품을 생산 및 수출하고 있다"며 "수출뿐 아니라 국내에 있는 20만명의 무슬림들이 국내에서도 소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많은 비이슬람 국가들이 할랄식품 산업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이슬람 국가와 비교해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이슬람권 식품 수출 10대 국가 가운데 7개가 비이슬람권 국가(브라질·인도·미국·러시아·아르헨티나·호주·중국)에 속한다는 점이 이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시다. 이들의 수출 총액이 1162달러로 이슬람권 총수입액(2651억달러) 중 44%를 차지한다. 특히 노 회장은 호주, 태국 등 할랄식품 산업이 활성화된 많은 비이슬람권 국가에서 정부 차원의 강력한 할랄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세계 최대 할랄육류 공급국으로 통하는 호주는 호주정부승인 할랄프로그램(AGAHP)을 통해 정부와 할랄 행정기관, 할랄산업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태국 역시 자국민의 12%(750만명)를 구성하는 무슬림을 위해 '세계의 할랄 부엌'을 자처하고 나섰다. 할랄식품 사업을 적극 육성해 현재까지 6만4000개 기업이 16만개의 할랄인증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노 회장은 "인도네시아가 이슬람 국가 중 처음으로 '할랄제품보장법'을 제정해 자국에서 유통되는 소비재에 할랄인증을 의무화하는 나라가 됐다. 할랄과 비할랄을 구분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박지영 박지현 정상희 이환주 이정화 김동규 이승연 기자
2024-06-12 20:02:20"요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제2외국어가 아랍어라고 합니다. 이슬람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희수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부산파이낸셜뉴스가 16일 오전 부산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부산 경제인 초청 특강'에서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새로운 중동질서 재편'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슬람 문화는 전 세계에 걸쳐 수백개의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다시금 중동이 국제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동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오가는 중동 사람들의 이미지는 이미 오래된 얘기다. 주민 90% 이상이 이미 도시에 정주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의 핵심사업인 네옴 신도시에 100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부으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더 이상 중동 원유에 의존하지 않는 세계 최대 에너지 패권국으로 부상하면서 국제정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에 있어 중동은 여전히 중요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동을 중심으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 교수는 다문화와 다종교, 공존의 시대에 이슬람을 단순히 종교적 선악 구도가 아닌 우리와 협력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파트너로 인식하고 그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중동분쟁은 종교적 관점의 충돌에만 기인하지 않고 오랜 시간 쌓여온 역사와 정치의 산물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슬람을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들여다보면서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국가적 전략이 성숙한 국민이자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 할 수 있다"면서 "문화 다양성에 바탕을 둔 공존과 협력이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덕목인 만큼 선악 구도의 종교적 도그마가 아닌 같고 다름의 문화적 시선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연한 이 교수는 튀르키예 이스탄불대학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이자 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40년간 이슬람권 전역에서 현장 연구를 해왔다. 도시를 중심으로 뿌리를 내린 이슬람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이슬람 지역의 도시 곳곳을 다니며 탐구하고 기록했다. 현재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성공회대 석좌교수와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3-11-16 18:24:17[파이낸셜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1호인 조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사퇴한 것과 관련, 대중의 지나친 관심을 경계했다. 진 교수는 "대한민국이 이슬람국가냐"고도 반문했다. 오늘 5일 진 전 교수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박정희는 '허리 아래의 일은 문제 삼지 않는다'고 쿨한 태도를 취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의) 그 쿨함도 알고 보면 굳건한 남성연대. 여자들의 사생활에까지 쿨했던 것 같지 않고"라면서도 "그런 의미에서 사생활 검증을 남녀에게 공히 적용하는 게 차라리 진보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공동체 대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인권의 제약 혹은 침해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그냥 조동연의 부도덕을 비난할 사람은 하시고, 그를 비난하는 이들의 갑갑함과 잔인함을 비난할 사람은 하시면 될 일이다"고 적었다. 그는 또 "청교도주의를 배경으로 한 미국에서는 정치인의 사생활도 검증의 대상이 되지만 국가의 토대에 그런 종교적 배경을 허용하지 않는 유럽에선 남의 사생활엔 관심들 꺼주는 게 상식으로 통한다"고 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옛날 클린턴-르윈스키 사건 때 미국에서는 속옷에서 클린턴 체액을 검출하는 일에 수백억을 썼다. 당시 독일 보수당의 우두머리 콜 수상에게 기자가 이 소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Zumkotzen'(구역질 난다)고 대답했던 게 기억난다"고 했다. 이어 "우린 아직 명확한 합의가 없는지라 이러쿵저러쿵하는 거고. 근데 이런 논쟁도 사생결단하듯이 하는 걸 보면 재미도 있고, 뭐 그런 상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 입장은 남녀 공히 문제 삼을 필요 없다는 것. 사생활이 있는 이들의 공직을 제한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은 불분명한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비교적 뚜렷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12-05 10:59:45[파이낸셜뉴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즈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의 선전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공유한 메시지에서 약 16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진행되고 있는 카불 공항 근처에서 두 차례 발생한 폭탄 테러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폭탄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총격과 함께 카불공항의 주요 출입구인 애비 게이트에서 폭탄테러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어 자살폭탄테러는 1명이 벌인 것으로 본다면서 남성인지 여성인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카불 공항의 에비 게이트 근처에서 폭발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에비게이트에서 조금 떨어진 인근 배런 호텔에서도 한 차례 이상의 폭발이 있었다고 확인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8-27 06:23:49[파이낸셜뉴스] 오스트리아 테러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던 전과자로 드러났다. 이 테러용의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오스트리아 수도 빈 도심에서 총격테러를 저질러 현재까지 4명을 사망하게 하고 2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3일(현지시간)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당국은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오스트리아-북마케도니아 이중 국적자로 IS에 가담하려다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20세 청년이라고 밝혔다. 이 테러 용의자는 테러 당일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IS도 이를 확인했다. IS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배후를 주장하고 나섰다. IS는 이날 자신들의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칼리프(이슬람 신정일치 지도자)의 전사'가 빈에서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한편, 오스트리아 당국은 취리히 경찰과 공조해 취리히 근처 빈터투르에서 18세와 24세 스위스 시민권자 두 명을 체포했다. 오스트리아 당국과 취리히 경찰은 이들과 사실된 빈 테범과 이들과의 연관성을 수사할 방침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11-04 07:28:21[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혼란한 틈을 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대확산)에 대한 불만으로 분노가 가득한 '외로운 늑대'는 물론, 10살도 안된 어린이들도 테러리스트로 합류시켰다. IS는 동남아 각지에서 테러도 감행하며 잊혀졌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IS 10살 어린이 테러리스트로 양성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 외신에 따르면 IS는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테러리스트를 모집중이다. 이미 시리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건너 온 550명 이상의 테러리스트들이 양성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10살 미만의 어린이였다. 코로나19로 직업을 잃고 사회에 불만이 쌓인 '외로운 늑대'들이 IS가 노리는 계층이다. 이런 점에서 인도네시아는 IS에게 최적의 모집장소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하고 있는 자국 정부를 원망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만명 안팎이고 누적 사망자수도 7000명에 이른다. 이같은 누적 사망자수는 동남아에서 가장 높다. 코로나19로 인도네시아 실업률도 급증했다. 인도네시아 경제의 60~7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고통은 더하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아이시스의 테러리스트 모집에 우려하고 있다. 자카르타에 위치한 리프 히다둘라 이슬람 대학교 강사 겸 대테러 전문가인 로비 스가라는 "IS는 집집마다 다니며 이슬람 학문을 가르치거나 때로는 모스크를 이용하며 반감을 없애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로운 늑대 부추겨 테러 주도 IS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나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국가에 대한 적개감이 높은 곳이 타겟이다. 지난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후 무슬림 사회의 불만이 높아진 인도가 대표적이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기도가 적발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경찰은 불법 무기 소지와 테러 기도 혐의 등으로 무함마드 무스타킴을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스타킴이 IS의 지도부와 직접 접촉한 사실도 알아냈다"고 밝혔다. 뉴델리 경찰은 지난 1월과 3월에도 IS와 연계된 테러 모의를 적발했다. 지난 24일 필리핀 남부에서 발생한 두 차례 연쇄 폭탄테러에도 IS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폭탄테러로 최소 15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테러에 대한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필리핀 정부는 자국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반군인 아부사야프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아부사야프는 IS를 추종한다. 터키 경찰도 이스탄불 중심가인 탁심 광장 테러를 계획한 IS조직원을 체포했다. 이스탄불 경찰은 25일(현지시간) 대테러 작전을 벌여 이스탄불 큐축체크메제 지역의 호텔에서 도심 테러를 계획한 IS 조직원을 잡아들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0-08-26 15:08:44파키스탄이 치솟는 유가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슬람 복지국가'를 표방한 새 총리에 대한 기대감에 국민들이 들떠 있지만 외환위기가 심화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제금융 신청 규모는 100억~120억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면 13번째가 된다. ■구제금융 규모 2013년 2배수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정부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임란 칸 파키스탄 정의당(PTI) 대표가 선거 승리의 기쁨을 뒤로 한 채 IMF에 13번째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재무부, 중앙은행 등의 고위 관리들이 칸 대표가 총리에 취임하는 대로 구제금융 신청 계획을 제출할 전망이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파키스탄이 힘든 상황이고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IMF 지원 없이 해 나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제금융 신청 규모는 지난 2013년 구제금융 규모 53억달러의 2배 안팎인 100억~12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F 구제금융은 칸 신임 총리의 공약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구제금융은 대개 곧바로 대대적인 재정지출 삭감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국민스포츠인 크리켓 대표팀 출신인 칸은 대선 공약으로 재정지출을 통한 전국민 의료지원, 학교 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등 '이슬람 복지국가' 건설을 내세웠다. 애널리스트들로부터 구제금융 신청에 따른 IMF의 간섭이 아니더라도 지금 파키스탄 경제상황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비판을 받는 공약들이다. 파키스탄은 수출 부진 속에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 수입 지출 증가로 최근 몇 달 새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줄었다. 지난 20일 파키스탄 중앙은행(SBP) 발표에 따르면 현재 외환보유액은 90억달러로 2개월치 수입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의 차관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오래 가기는 어렵다. 파키스탄은 지난 회계연도에만 중국 상업은행들로부터 50억달러가 넘는 돈을 빌렸다. ■ 외환보유액 90억달러···루피화 급락 외환위기는 루피 급락을 부르고 있다. 파키스탄 루피는 달러에 대해 20% 가치가 급락했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직도 최소 10%는 더 떨어져야 적정가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말 의회 장악을 위해 필요한 22석 확보를 위해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에 나선 칸 총리는 그러나 아직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선 직전 FT와 인터뷰에서 재무장관 후보자인 아사드 우마르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피하고 싶겠지만 칸 총리가 결국은 IMF 구제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제금융은 대대적인 긴축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전기비 인상, 농업 부문 보조금 삭감, 적자를 기록 중인 공기업 매각 등이 IMF의 구제금융 조건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IMF는 올해 파키스탄 재정적자가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4.1%를 크게 웃도는 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복지국가 재정은 고사하고 현 수준의 재정지출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삭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지출 삭감은 성장률을 후퇴시킬 수밖에 없다. 르네상스캐피털의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찰리 로버트슨은 GDP 성장률 감소폭이 1%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구제금융 이외에도 한 가지 대안이 남아 있다고 FT는 전했다. 1998년에 그랬던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수입 대금 지급 연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파키스탄 재무부 고문을 지낸 사키브 셰라니는 파키스탄 올해 전체 수입의 3분의1이 에너지 관련 수입이 될 것이라면서 경기둔화로 수입이 줄기는 하겠지만 상당한 외화지출을 일단 유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8-07-30 17:01:34【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일부 이슬람권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몇 차례 수정을 거치며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은 시행이 확정됐으며 그의 강경 이민정책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날 이란,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등 이슬람 5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9월 3차 이민 행정명령 시행은 정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5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행정명령이 합헌이라는 다수 의견을 냈고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4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3차 행정명령은 북한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미국 입국도 금지하고 있지만 행정소송에 두 나라는 포함되지 않았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미국의 이민법은 대통령에게 “외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정지시킬 폭넓은 재량권을” 분명히 부여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그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은 또 행정명령은 종교적 이유로 무슬림들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며 적법한 목적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대법원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수호할 대통령의 분명한 권한을 인정했다"며 "전세계적으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운동이 죄 없는 민간인들에 피해를 주는 이 시대에 우리는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시빌 리버티스 유니온의 오마르 자드와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2차대전중 루스벨트 행정부가 일본계 미국인들을 수용소에 억류하도록 대법원이 허용한 것과 더불어 “대법원 역사에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코넬대학의 이민 전문가 스티븐 예일-로이어는 FT에 대법원의 결정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은 국가 주권과 외교 관계와 관계되기 때문에 법원은 이민 이슈에 있어서는 대개 대통령의 의견을 존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이미 작년 12월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해당국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일단 시행되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안보를 앞세운 대법원 판결은 미국의 이민정책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무역, 나아가 국제 관계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 입국자들을 더욱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트럼프의 강경 이민정책은 미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앞세워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등 보호무역조치들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명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역전쟁 위기를 야기한 미국의 통상정책은 단순한 무역적자 축소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배경으로 한다.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구체적 사례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와 유럽을 겨냥한 자동차 관세 위협도 국가안보와 연관돼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이슬람 세계간 관계 악화 가능성이 우려된다. 미국의 입국 금지 대상 리스트에 오른 국가들로서는 불쾌할 수 밖에 없다. 유럽의 난민문제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로부터의 난민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럽의 반(反) 난민 정서가 미국 대법원 판결로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헝가리 등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동구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jdsmh@fnnews.com
2018-06-27 09:50:16세계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이 18일(이하 현지시간)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를 규탄하고 미국의 예루살렘 대사관 개설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를 포함한 57개국이 포함된 범이슬람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긴급 회동을 진행했다. 앞서 OIC 의장국 터키는 이달 14일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 60명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숨진 후 정상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회의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셰이크 사바 알 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귀 수술을 이유로 불참한 마무드 아바스 수반 대신 라미 함달라 총리가 왔다. OIC는 미리 공개된 코뮈니케에서 OIC는 팔레스타인인을 보호하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비무장한 민간인에 발포,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형제들이 처한 잔혹행위는 75년 전 유럽의 유대인이 겪은 참상과 다를 바 없다"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의 상황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강조하고, 역사적 도시 예루살렘의 지위 변경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는 미국의 뒤를 이어 대사관 추가 이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공동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OIC는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결정한 후에도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이견을 드러내 공동대책을 도출하지 못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5-19 10:33:28대다수 국가 지도자들의 우려에도 불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인근 이슬람 국가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이스라엘로 옮기는 작업을 국무부에 지시할 계획이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관 이전 여부를 지난 4일까지 정할 계획이었으나 잠시 보류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지난 1995년 제정된 '예루살렘 대사관법'에 따라 6개월마다 이전을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앞서 지난 6월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으며, 이번 수도 인정으로 인해 트럼프는 대선 공약을 지키면서도 공식적인 대사관 재배치는 다소 늦출 수 있게 됐다고 WSJ은 풀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사관 이전 과정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건물 건축에만 3~4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는 중동 평화교섭에 대한 장기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라트 중동특사가 아랍 및 이스라엘 관계자들과 최근 몇달동안 평화교섭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왔다고 전했다. 또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는데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발표 내용에는 장기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 대사관의 물리적 위치는 평화 협상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사관 이전에 환영의사를 밝힌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중동 국가 지도자들은 우려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막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과 접촉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사우디 국왕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사관 이전이나 예루살렘의 수도 인정이 "전세계 무슬림들의 도발을 촉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7-12-06 17: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