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행행복우물은 이제 작가의 ‘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Jewel Edition)’ 에세이 신작을 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출간 전부터 많은 매니아 층을 형성한 이제 작가의 글을 이기준 디자이너의 보석같은 디자인 ‘ Jewel Edition’으로 우선적으로 선보인다. 이병일 시인은 이 산문집에 대해 추천사를 통해 “문장은 차분하면서도 아름답고 무딘듯하면서도 날렵한 상상력이 수일하다”고 평했다. 이기준 디자이너의 그래픽아트, 어쩌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양판면의 텍스트 기울기 달리한 본문, 변칙적인 타이포그래피 또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선물한다. 서정과 서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문체와 함께 저자의 성정체성에 대한 갈등과 그에 따른 인생관의 변화, 진솔한 이야기 또한 흥미를 더해주며, 우리사회에 만연한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그 앞에 직면한 한 개인의 심리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0-08-29 13:37:15“나는 내 전시회에 동업자들만 잔뜩 와서 보고 가는 것 별로 안좋아했어요. 하지만 이번 전시는 좀 달라요. 40년 사진 찍으면서 이렇게 큰 전시를 해보는 것이 처음이고 ‘사진이 이만큼 왔구나’ 하는 걸 후배들도 와서 느끼면 좋겠습니다.”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지난 17일부터 대규모 회고전을 열고 있는 사진작가 주명덕(67)은 주변 사람들이 ‘회고’전은 ‘곧 현역에서 해고되는 해고전’이라고 하지만 자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40년 사진인생을 소개했다. 아트선재 개관 후 가장 많은 가벽이 설치됐다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그는 4월말 막힌 심장혈관 3곳을 뚫는 큰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잘됐다는 의사의 말에 퇴원하자마자 전시 준비에 매달리다 쓰러지기도 했다. 그가 어렵게 골라낸 사진들을 700평짜리 대형 전시공간에 거는데만 꼬박 닷새가 걸렸다. 스물셋에 시작한 사진을 40년이 넘게 계속하면서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1세대로 불리는 작가 주명덕. 66년 홀트씨 고아원의 혼혈아들을 소개한 그의 사진전은 한국 사진사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의 출발을 알린 전시로 손꼽힌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전통, 사람들이 지난 순박한 마음을 사진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세대들에게 남겨보려는 작업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풍경·다큐멘터리 사진을 비롯해 그가 찍은 문화계·연예계 인물 사진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한국 사진의 선구자 임응식, 그가 가장 좋아했던 피사체였던 배우 오수미를 비롯해 탤런트 김혜자·고두심·차화연·김미숙·배두나, 소설가 김동리·이호철·손창섭·신경숙, 시인 서정주·김지하, 화가 박고석, 성철스님, 법정스님 등의 젊은 시절이나 생전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명덕 회고전은 오는 10월31일까지 계속된다. (054)745-7075 /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6-18 15:13:59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인 '2023 서울국제도서전'이 막을 올린 가운데, 다채로운 행사와 강연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도서전은 단순한 인간 중심의 관점이 아닌, 인간 외의 존재를 통찰하자는 기치를 내건 만큼 '보는 눈'의 시야를 넓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은 오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앞서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개막식 축사에서 "문화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더욱이 이 책의 힘은 그 위대함의 바탕이 돼 준다"며 "미래의 인공지능 환경이 결코 책으로 대체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1954년 첫번째 도서전 개최 이후 65번째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는 36개국 530개 출판사(국내 360개사·해외 170개사)와 작가 및 연사 총 215명(국내 190명·해외 25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전시와 부대행사, 강연·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170여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번 도서전의 주제는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소외받는 인간과 인간 외의 존재에 대해 돌아보자는 취지다. '사라지다', '저항하다', '가속하다', '교차하다', '가능하다' 등 5개 분야로 나눠 도서 600여권을 전시한다. 강연과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주목된다. 강연은 16일 오후 2시30분~오후 4시 '미래의 과거에서'란 주제로 김이나(작사가), 이슬아(작가·헤엄출판사 대표), 황석희씨(번역가)가 진행한다. 주요 강연 내용은 '우리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는지', '다음 세대에게 무얼 말해주면 좋을지', '어떤 어른이 돼야 할 지' 등에 대해 탐구한다. 17일에는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고래'의 천명관 작가가 북토크를 연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들은 이 소설을 두고 "사악한 유머로 가득 찬 소설, 유머와 무질서로 전통적 스타일을 전복하는 카니발레스크(Carnivalesque) 동화"라고 평한 바 있다. 마지막날인 18일에는 도서전 홍보대사인 소설가 오정희·김인숙·편혜영·김애란·최은영·천선란 등 6명이 '비인간으로서의 문학'을 주제로 강연한다. 특히 인간과 비인간에 대해, 그들이 관계 맺는 낯선 이야기의 세계에 대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 세미나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고한규(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책임연구원), 오영진(서울과기대 융합교양학부 교수), 전응준(법무법인 린 변호사), 전준(충남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여하는 '생성형 AI: 인간의 비인간화' 세미나가 16일 12시~오후 1시30분 열린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를 두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측면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책과 신간, 새 표지의 책 등도 독자들을 기다린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작가 18명이 참여해 15편의 글과 9장의 그림을 담아 책을 펴냈다. 소설가 김금희·김멜라·김화진·오정희·정지돈과 시인 백은선·서윤후·서효인·성동혁·양안다·오은·이소호 그리고 박혜진(평론가)·임소연(과학기술학자)·해도연(과학작가) 등 15인의 작가와 지난해 도서전 '여름의 드로잉'에 선정된 작가 3인이 참여했다. 신간 도서를 처음 선보이는 '여름, 첫책'에선 '강물과 나는'(나태주 글·문도연 그림·이야기꽃),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김겨울·세미콜론), '세탁비는 이야기로 받습니다, 산복빨래방'(김준용 이상배·남해의봄날),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은유·읻다), '인생의 열 가지 생각'(이해인 글·전효진 그림·마음산책) 등 10종을 선보였다. 이밖에 새로운 표지로 재탄생하는 '다시, 이 책'에선 '검은 새'(이수지·길벗어린이), '고양이 대학살'(로버트 단턴·문학과지성사), '마음의 눈'(이지훈 글·이지민 그림·도서출판점자), '서른의 반격'(손원평·은행나무), '어떤 이름에게'(박선아·안그라픽스), '인생의 역사'(신형철·난다) 등 10권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올해 주빈국으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르자가 참가했다. 샤르자는 아랍에미리트 토후국 중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2019년 유네스코 세계 도서 수도로 선정된 바 있다. 샤르자는 아랍의 현대문학, 아랍 작가들의 동인 문화, 아랍 출판시장 현황 등 다양한 강연과 디지털 아트 워크숍, 전통 밴드 공연 등을 선보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6-15 18:12:01임성한 작가 은퇴, 임성한 작가 은퇴, 임성한 작가 은퇴 임성한 작가 은퇴 소식이 전해졌다. 임성한 작가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명성당엔터테인먼트 이호열 대표는 23일 "'압구정 백야' 집필을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썼다"며 "특별한 계기가 있거나 건강상의 문제는 아니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MBC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도 "임성한 작가가 더는 드라마를 안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확인했다. 앞서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은 전날 열린 방송통신심의위 방송심의소위에 출석해 "임성한 작가와 현재 차기작 계약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약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약속된 주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당혹스럽다"며 "2년 전 임성한 작가와 더는 작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염치가 없지만 정말 다시는 임성한 작가와 작품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드라마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오로라공주 등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냈지만 자극적이고 다소 황당무계한 설정으로 매 드라마마다 막장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다. 한편, 현재 방송 중인 MBC TV 저녁 일일극 '압구정 백야'는 다음달 15일 종영한다. 임성한 작가 은퇴, 임성한 작가 은퇴, 임성한 작가 은퇴 on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2015-04-23 17:49:16김태희 작가 김태희 작가가 MBC 방송연예대상 작가상을 수상한 가운데 긴 수상소감이 비난 받고있다. 김태희 작가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된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그는 "영광스러운 상을 받아서 기쁘다. '라디오스타'를 하며 매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시작했다. 김태희 작가는 이어 "관둔지 꽤 됐지만 '무한도전' PD님과 멤버들 감사하다. 당시에는 항상 크게 웃을 수 있었다"며 "특히 노홍철이 고구마를 나르다가 넘어질 때가 기억이 난다"고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에서 빠진 노홍철을 언급했다. 이어 "특히 형돈 오빠 고백을 당시 거절했던 것은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해 좌중을 술렁이게 했다. 하지만 김태희 작가의 생방송 시상식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5분가량 이어진 긴 수상 소감과 노홍철과 정형돈 관련 발언은 경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은 "MBC 방송연예대상 김태희 작가, 정형돈 고백은 갑자기 왜?", "MBC 방송연예대상 김태희 작가, 결혼 한 정형돈 어쩌라고", "MBC 방송연예대상 김태희 작가, 노홍철은 방송에도 안 나오는데"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2014-12-30 10:38:00배우 클라라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보문고 영등포에서 열린 '클라라의 시크릿' 출간기념 팬사인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한편 클라라의 저서 '클라라의 시크릿'에는 그녀만의 운동법, 쇼핑 노하우, 여행 패션 코디, 옷장 정리, 소품 활용법, 채식 비법, 다이어트 등이 담겨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peachyoon@starnnews.com윤예진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12-27 15:45:35인기 웹툰 패션왕에서 프로게이머 이제동의 경기화면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연재된 웹툰 ‘패션왕’에서는 주인공 우기명이 은진의 집에 자장면 그릇을 찾으러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이 장면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TV화면에는 ‘이제동맥경화’로 불리는 이제동 선수의 게임화면이 삽입돼 있어 눈길을 끈 것. ‘이제동맥경화’는 지난 1월28일 벌어진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 2라운드 4주차 1경기 5세트 이제동 대 신재욱의 경기를 말하는 것으로 당시 이제동 선수는 드론 때문에 입구가 막혀 히드라 저글링 등이 본진에 갇혀있는 것을 모르고 10여분 간 게임을 진행했었다. 당시 게임을 지켜보던 해설자와 네티즌들은 이 모습을 이제동선수의 이름과 동맥경화를 합쳐 '이제동맥경화'라고 별명 지은바 있다. 패션왕에서 당시의 모습이 사용된 것을 알아챈 네티즌들은 “깨알 같은 디테일이 살아있네요”, “이제야 경기를 봤는데 정말 대박”, “이래저래 이제동은 자주 언급될 듯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ypark@starnnews.com박주연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방사능 지렁이, 日 원전 인근서 발견...열도 '초긴장' ▶ 목욕탕에서 했던 놀이, 세숫대야 2개를 포개면? '추억돋네' ▶ 350억 롤러코스터, “실제 팔다리가 떨어져나갈 정도의 아찔함” ▶ 주인을 잘못 만났어, 개 표정 압권 “주인 너 이럴거야” ▶ 천원을 만원으로 바꾸는 방법, 이황 정체?“순식간 10배 뻥튀기”
2012-02-12 12:47:31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박한별’s 팁스토리'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이번 출간한 '박한별’s 팁스토리'는 배우 박한별이 패션, 뷰티, 연애, 친구, 여행, 사진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스타일에 대해 자신의 팁을 전달한다. 한편 각 분야별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쉽게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한 박한별은 특별하지만 소소한 이야기로 여성들의 공감대를 자극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kowel@starnnews.com김한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포토] 토니안 '왕년의 아이돌, 댄스 실력 죽지 않았어' ▶ [포토] 메이퀸 '누구보다 섹시하게' ▶ [포토] 김성경-토니안 '끼 많은 예비스타들 정말 기대됩니다' ▶ [포토] 손호영 '다함께 박수치면서~' ▶ [포토] 왕지혜-지창욱-황신혜 '총각네 야채가게 기대해주세요'
2011-12-16 14:38:26K푸드 열풍이 뜨겁다. 미국 농무부에 파견되어 근무했던 2007년의 경험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직원들에게 김밥을 소개하고자 스시 간판이 걸린 한식당을 찾았을 때 어떤 직원이 생김과 참기름 냄새에 힘들어하며 코를 움켜쥐는 게 아닌가. 그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나 비빔밥 같은 일부 음식만 알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K치킨, K바비큐에 열광하고 김밥, 떡볶이, K핫도그 등 분식부터 소주, 소맥, 막걸리까지 즐긴다. 뉴욕, 파리에 새 한식당이 오픈할 때마다 긴 대기줄과 함께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모습은 일상이 되었다.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유치한 한식당 '나로'(NARO),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가 즐겨 찾는다는 K바비큐식당 '꽃'(COTE)은 뉴욕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파인다이닝에서도 뉴욕 미식업의 주류로 한식이 떠올랐다. 박정현·박정은 셰프의 한식당 아토믹스는 미식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년 시상식에서 전 세계 6위(작년 8위), 3년 연속 미국 1위에 선정됐다. 뉴욕 미쉐린 스타 식당 71곳 중 11곳이 한식당일 정도다. 신랄한 논평으로 유명한 뉴욕타임스의 음식평론가 피트 웰스는 "한식이 수십 년간 이어진 프랑스 요리의 패권을 끝냈다"고 평했다. 굳이 한식당을 찾지 않아도 '트레이더 조'와 같은 대형마트에서 냉동김밥, K만두, K라면, K과자 등은 '없어서 못 먹는 음식'으로 미국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K푸드 세계화 성공 과정'을 분석한 연구과제를 괜히 올해 교재로 채택한 것이 아니다. 세계인의 높은 관심으로 작년 K푸드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21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흐름도 좋다. 특히 K라면은 10월에 이미 10억달러로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K과자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외국인들은 한식을 먹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외국인의 방한 이유 1위가 '쇼핑'에서 '미식관광'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N차 방문한 외국인들은 그 이유로 '음식이 맛있어서'를 꼽고 있다. 음식이 수출, 관광 등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핵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식을 세계 미식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아토믹스 박정은 대표는 "쌀, 간장, 고춧가루 등 한국산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국(guk), 조림(jorim), 전(jeon) 등 한국어 발음 그대로 우리 식재료와 식문화를 소개하고 전체 식기를 한국 작가 제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흥미가 생겨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단골손님도 많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서울에 한식연구소를 열고 전통음식과 재료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면서 업계 후배들에게 음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인재 양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다. 농식품부 장관 재직 시절 CJ와 함께한 '한식 영셰프 양성 프로젝트(Cuisine-K)'와 같은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뉴욕, 파리, 도쿄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고 대·중소기업이 협업하여 한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지역 고유의 전통주 양조장과 대기업의 디자인·수출·마케팅 노하우가 결합된다면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식은 이제 한국문화의 대표 아이콘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를 보며 한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인 식문화를 우리 세대에서 더 발전시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K푸드가 중심이 되어 고품격 한류가 더욱 확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황근 월드푸드테크포럼 조직위원장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24-11-07 19:21:03"각 나라의 민족을 벗어나 인류란 무엇인가. 인종을 떠나 공통 분모는 과연 있을까." 한국·중국·일본의 비엔날레급 작가 10명이 단순한 국가 교류전이 아닌, 작품을 통한 인간의 깊은 성찰을 진솔하게 전한다. '한중일 현대미술 인류 공동체를 향한 메시지' 전(展)이 오는 15일부터 12월 19일까지 울산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키워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작가들은 각각 지역 현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이 다루는 조형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 개인이 속한 민족이라는 경계를 벗어나 인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참여하는 통상적인 기획전이나 교류전과 달리 컬렉터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작품성이 검증된 수준급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는 한국의 유성숙, 김진열, 이주영, 황승우, 박야일, 이달비, 중국의 조지강, 장효몽, 일본의 마츠모토 다카시 츠부라 카메모토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해외 커미셔너이자 작가로 참여하는 조지강은 흔히 '중국 현대 미술의 4대 천왕'(장샤오강·웨민준·팡리쥔·쩡판즈)으로 불리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상미술관의 예술 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개별성과 국가주의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으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노동의 뒤태(1991)'를 통해 단순한 노동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군중 뒤로 밀어닥치는 열차로 인해 깜짝 놀라 당황하는 사람의 표정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바싹 마른 땅과 수숫대를 보면서 분노하는 사람, 아직 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를 세세히 표현한 게 압권이다. 또 다른 중국의 유명 작가인 장효몽은 대표작 '사이보그(2024)'에서 용맹함 속에 연약한 구석을 선보였다. 응시하는 눈빛, 치켜든 턱, 단단한 어깨로 봐서는 마치 용병과 같은 이미지인데, 이 사이보그는 곧 눈물을 주르르 흘릴 것 같은 모양새다. 인간이 미래에 마주할 사이보그에게 선한 감정을 기대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듯 하다. 그간 신앙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고뇌와 그 터널을 통과한 뒤의 겸손을 그려 온 한국의 유성숙 작가는 200호에 이르는 대작을 선보이며 한층 깊고 원숙해진 작품 세계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유 작가는 200호 대작 '향기로 피어나다(2024)'에서 메시아를 기다리는 인간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메시아는 세상을 구할 은자이며, 메시아를 갈망한다는 것은 준비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주영 작가는 '묵(2023)'을 통해 의례를 드리듯 상대의 인간 존엄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의 시선은 노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고정돼 있다. 그들과 교류하며 고단한 삶의 스토리를 경청하고 위무 하듯 작품 속 그를 그린다. 마치 성자와 같았다는 그는 이제 세상에 없다고 한다. 박야일 작가의 '벽을 건너니(2022)'도 인간의 본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키운 온통 벽으로 둘러쳐진 곳, 그 벽을 응시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길이 없는 삶, 그것은 오늘 우리의 모습, 즉 임계점에 도달한 기후 위기와 같은 위험을 깨우치게 한다. 일본의 대표 작가인 츠부라 카메모토는 '음영의 이미지(2023)'에서 평면으로 누운 나무 패널에 말 모양을 파내서 위로 조명을 쏘아서 말 형상의 그림자가 겹치게 했는데, 그림자(음陰)과 형상(양陽)의 조화를 볼 수 있게 했다. 생명에게 섭생이 있다면 우주도 지구도 섭생이 있는데, 그것의 근본은 곧 음양이라는 게 그의 메시지다. 마츠모토 다카시의 '원형질 덩어리(2022)'도 인간의 원형을 탐구한다. 가공되지 않고 날 것의 원형에서 인간의 본성을 길어 올리는 것이다. 주로 흙을 재료로 쓰는 까닭도 인간 원형에 닿기 위함이다. 이밖에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독특한 캐릭터가 도드라진 작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거나(김진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는 조각(황승우), 콘테로 나타낸 숙명처럼 삼아온 사회의 모순(이주영), 어렵고 불편한 세상에 대한 한 차원 높은 이해(박야일), 결과 중심의 세태를 비판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를 씨앗으로 표현한 작품(이달비)들이 주목 받았다. 전시를 주최한 최진실 고래문화재단 공연예술팀 주임은 "이번 전시에서는 기후 위기, 질병, 전쟁 등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고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을 되짚어보고 공동체적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예술가들을 통해 조명했다"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인간으로서 존재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07 19: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