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피렌체를 방문한 관광객이 바쿠스 동상에 올라가 음란 행위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BBC는 최근 온라인플랫폼 ‘웰컴투피렌체’에 어느 여성 관광객이 바쿠스 조각상에 올라가 입을 맞추고 성행위를 연상하게 만드는 동작을 취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업로드됐다고 전했다. 바쿠스는 로마 신화의 술의 신이다.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에 대응한다. 해당 동상은 이탈리아 피렌체 폰테 베키오 다리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조각가 장 불로뉴(1529~1608)의 16세기 작품을 따라 만든 복제품이다. 원본은 바르젤로 미술관에 보관돼 있다. 이에 이탈리아 국민들과 예술가들의 분노도 커지는 분위기다. 문제의 여성을 체포하고 관광객 수를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탈리아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협회인 콘쿨투라의 파트리치아 아스프로니 회장은 “무례하고 야만적인 행동이 반복되는 것은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며 “싱가포르처럼 엄격한 통제와 엄청난 벌금,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고학자 안토넬라 리날디는 “관광객은 환영받아야 할 존재”라면서도 “(관광객들이) 우리의 예술 작품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뿐 아니라 세계 각지 관광 도시도 이른바 '오버 투어리즘(관광객 과다로 인한 혼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지난 7일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대규모 관광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높은 비용을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22 05:14:15【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최근 일본의 주요 관광지들이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후지산, 교토 등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에서는 관광객 폭증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불편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엔저(엔화가치 하락)로 촉발된 관광 산업이 제조업 강국 일본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광세과 이중가격제 등의 물결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관광지에 몰려들면서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 ■도 넘은 관광객, "오지 마세요" 후지산과 교토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후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50만명에 달했다. 늘어난 관광객 만큼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지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그보다 불편이 더욱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광객이 무단으로 사유지에 들어가 사진촬영을 하거나 자판기 주변에 설치된 페트병 수거함에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등 원주민의 일상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야마나시현의 한 로손 편의점은 건물 뒤로 후지산을 멋있게 담을 수 있는 사진 명소로 알려져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을 탔다. 해당 장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해지면서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무단으로 투기하거나 주차장이 아닌 곳에 차량을 장시간 주차하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례가 날마다 반복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마을에서는 로손 편의점 뒤로 높이 2.5m, 너비 20m의 차단막을 설치해 아예 후지산을 가려버리는 강경책을 폈다. 후지산 인근에서 작은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매일 쏟아지는 관광객들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 마을은 원래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마을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특히 주말에는 마을 전체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주차 문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관광객들이 무단으로 우리 집 앞에 주차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도 잦아져 스트레스가 크다"고 토로했다. 일본의 천년 수도였던 교토는 연간 약 2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이 중 4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지난 2월 교토시장 선거에는 오버투어리즘 대책 공약을 전면에 내새운 마쓰이 고지가 당선됐다. 유권자들이 관광으로 인한 피해 대책을 호소했고 표로 응답한 것이다. 교토시는 교통 혼잡 완화를 위해 시영버스 및 지하철의 임시 증편, 대형 수화물 보관소 개설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6월부터는 주말 및 공휴일에만 운행하는 관광특별버스를 도입했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버스 노선을 나눠 동선을 분리했다. 특별버스 요금은 일반버스 요금의 약 2.2배인 500엔(약 4500원)이다. ■일본인 "외국인은 더 받아도 돼" 일본에서는 관광객 급증과 맞물려 '이중가격제'도 속속 검토, 도입되고 있다. 일본에서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 받은 효고현의 히메지성은 외국인들을 상대로 자국인 입장료의 6배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요모토 히데야스 히메지시 시장은 "(히메지성은) 7달러(약 9700원)면 들어갈 수 있는데 가격을 더 올릴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외국인에게는 30달러(약 4만원)를 받고, 일본인은 5달러(약 6900원) 정도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히메지시는 수익금을 과도하게 관광객들이 몰려 주민의 생활 수준을 떨어뜨리는 오버투어리즘 대책 및 성 보수 작업에 충당할 계획이다. 히메지성은 지난해 입장객이 약 148만명이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약 30%인 45만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최대 포탈 야후 재팬에서는 83%가 넘는 절대 다수가 이중가격 설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피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제2 도시인 오사카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계속될 것에 대비해 관광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내년 4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로 오사카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광세를 도입할 것이란 계획이다. 오사카부는 2017년 1월부터 내국인, 외국인 상관없이 관광객에게 숙박세로 1박당 최대 300엔(약 2700원)을 부과하고 있다. 관광세 도입이 결정될 경우 오사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숙박세와 관광세를 이중으로 지불해야 한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부지사는 방일 외국인 급증과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할 필요성을 지적하며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공존공영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관광객들에게 비용 부담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 투하 현장에 평화기념관을 설치한 것으로 유명한 히로시마현의 오코노미야키 음식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역주민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매주 금요일을 '현민의 날'로 지정,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는 등 일반음식점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세 도입이 정답일까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세 도입이 꼭 성공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대표적으로 '물의 도시'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세계 최초로 도입했던 '도시 입장료'(5유로, 약 7400원) 정책은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베네치아의 도시 입장료는 지난 4월 말에 도입한 후 약 보름 동안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 5월 19일 하루 7만명이 베네치아를 찾았다. 이는 공휴일인 지난해 6월 2일 공화국의 날(6만5000명)보다 많은 수준으로 현지에선 '처참하게 실패한 정책'이란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당국은 향후 입장료를 10유로(약 1만5000원)로 올리고, 입장권 없이 방문할 경우 최대 300유로(약 44만원)에 이르는 과태료도 부과할 방침이다. 일본에서도 후지산 편의점에서 가림막을 도입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 같은 주요 관광 명소에서 오버투어리즘 대책으로 관광객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내 관광세 도입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6-30 19:27:11【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방문 외국인 수가 최근 3개월 연속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일 한국인은 5월에도 국적별 순위 1위를 유지했다. 20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수는 총 304만100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월간 최다를 기록한 지난 3월(308만1600명)과 4월(304만29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300만명을 초과했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을 국가와 지역별로 보면 한국이 73만8800명으로 가장 많았다. 5월 기준 한국인 방일객 수로도 사상 최다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는 지역 공항행 항공편이 증가한 것이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현지에서는 방일객의 급증으로 관광 요금을 올리는 추세다. 외국인과 일본인의 히메지성 입장료를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도 잇따르고 있다. 히메지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효고현 히메지성의 외국인 입장료를 4배 이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요모토 히데야스 히메지시 시장은 지난 16일 열린 국제회의 관련 행사에서 "히메지성은 7달러(약 9700원)면 들어갈 수 있는데 더 가격을 올릴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외국인에게는 30달러(약 4만1400원)를 받고 시민은 5달러(6900원) 정도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즈호 리서치의 사카나카 야요이는 "호텔들이 방일 관광객에 집중해 숙박 단가를 올리고 있다"며 "한정된 객실로 수익 극대화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6-20 10:20:47[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인 효고현(県)의 히메지성이 외국인을 상대로 입장료를 4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7일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히메지시(市)는 전날 열린 국제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수익금은 과도하게 관광객들이 몰려 주민의 생활 수준을 떨어뜨리는 '오버투어리즘' 대책을 짜고 성 보수 작업 재원으로 쓸 생각이다. 기요모토 히데야스 시장은 "(히메지성은) 7달러(약 9700원)이면 들어갈 수 있다. 외국인에게는 30달러(약 4만 원)를 받고, 시민은 5달러(약 6900원) 정도로 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히메지시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히메지성을 찾은 입장객은 약 148만 명이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의 약 30%에 해당하는 45만여 명으로,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여론은 히메지성의 이중가격 설정을 크게 반기고 있다. 해당 소식에 대해 일본 최대 포탈 야후 재팬에서는 83% 넘는 절대 다수가 이중가격 설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관광객 급증과 맞물려 ‘이중가격제’ 논의가 최근 제기된 이래 실제로 이를 도입하는 가게들이 지방뿐 아니라 도쿄 등지에서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한편 히메지성은 17세기 일본 성곽을 대표하는 목조건축물로 199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18 11:07:41[파이낸셜뉴스] 최근 오픈한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이 일본인에게만 약 1만원 정도를 할인해주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 논란이다. 3일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도쿄 시부야구에 새롭게 문을 연 한 해물·BBQ 뷔페는 일본인을 포함한 재일 외국인은 1000엔을 할인한다고 밝혔다. 가격표에 따르면 평일 런치는 세금을 제외하고 5980엔(약 5만3400원), 디너는 6980엔(약 6만2400원)이다. 일본인일 경우 이 가격에서 1000엔(약 1만원)씩 할인 혜택을 받는다. 런치 가격으로 디너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음식점 주인은 지난 26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고 있어 (일본인들이) 조금이라도 해물 뷔페를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 같은 '이중 가격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외국인에게는 돈을 더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영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돈을 더 내는 대신 패스트트랙이나 정중한 지원을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관광객 때문에 숙박비나 외식 물가가 상승했다는 불만이 나왔다. 나가야마 부회장이 주장한 ‘이중가격제’는 일본 신분증 등 내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내면 호텔, 음식점, 관광지 등에서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다. 지난달 10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06만6100명을 기록했다. 전체의 25%(695만명)는 한국인 관광객이 차지했다. 특히 올해 1월 방일 한국인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인 85만7000명에 달했다. 이처럼 일본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관광객 때문에 숙박비나 외식 물가가 상승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인 셈이다. 실제 일본 JR그룹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JK철도패스(7일권) 가격을 2만9650엔에서 5만 엔으로 69% 인상했다. 일본 히로시마의 한 음식점은 '금요일 관광객 입장 제한'을 내걸기도 했다. 금요일에는 관광객 대신 히로시마현 사람만 받겠다는 뜻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3 09:12:33[파이낸셜뉴스] 엔화 가치가 내려가는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며 일본 내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가격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일본인에게는 저렴하게, 외국인에게는 비싸게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역시 일본 료칸 협회 부회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영한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돈을 더 내는 대신 패스트트랙이나 정중한 지원 등의 ‘좋은 불공정’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중가격제’는 같은 상품이라도 외국인에게는 더 비싼 돈을 받고 파는 가격 정책을 뜻한다. 일본 신분증 등 내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보이면 호텔이나 음식점, 관광지 등에서 할인을 해주는 식 중 하나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에는 장기화하는 엔저 현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시장에서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자 일본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에만 외국인 2,506만 6,100명이 일본을 찾았다. 이런 엔저 시기에는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일본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었다. 예컨대 환율이 100엔당 1,000원을 넘었던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1,000엔짜리 라면을 먹으려면 실질적으로 1만 원 이상이 필요했다. 하지만 환율이 885원까지 내려온 지금은 8,850원만 있으면 같은 라면을 먹을 수 있다. 일본 관광에 드는 비용이 10% 이상 줄어든 셈이다. 반면 일본인들은 엔화 환율과 관계없이 같은 비용을 내고 생활해야 한다. 이처럼 치솟는 관광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자 나온 고육지책이 이중가격제다. 실제 일본 JR그룹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JK철도패스(7일권) 가격을 2만 9,650엔에서 5만 엔으로 69% 인상했다. 다만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 엔저에 따른 내국인 물가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외국인에게만 차별적 대우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 일본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관광 산업이 타격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일본 관광객 가운데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인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JNTO는 지난해 한국인 695만 8,500명이 일본을 찾았다고 집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말 “방일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을 높게 받는 외국인 이중가격제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5 20:32:18【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자판기의 나라’ 일본에서 요일, 시간대에 따라 자판기 판매 가격을 달리하는 변동가격제가 도입된다. 15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자판기 및 음료 판매 기업 코카콜라 보틀러스 재팬(CCBJI)은 연내 변동가격제 자판기 수 천대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본격 도입한다. 일본의 음료 대기업이 제품 가격에 변동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야간시간대에는 제품가격을 10엔(약 91원)씩 내린다. 가령 540ml 이로하스 페트병 제품 가격을 130엔에서 120엔으로 낮추는 것이다. 향후 입지와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가격 인하 시간대에는 자판기 버튼 ‘가격 다운’ 표시에 불이 들어오는 식으로 원격 조정한다. CCBJI는 지난 5월부터 일부 자판기에 시범 도입했다.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수요에 맞춰 10엔 단위로 가격을 변동시켜 왔다. 이와 관련해 CCBJI측은 요미우리에 “(수요에 따라)최적의 가격으로 변경해 판매 수량과 매출 모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최대 자판기 보유 회사인 코카콜라 보틀러스 재팬이 보유한 자판기는 전국적으로 약 70만대로, 일본 전체 자판기 판매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일본은 국토면적을 고려한 자판기 보급률과 설치 밀도, 총매출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 2018년 기준 일본의 자판기 전체 매출은 약 5조엔이다. 이중 음료 자판기가 약 2조엔을 차지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12-14 22:20:03정부는 제약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제약사로 하여금 신약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최근 혁신형제약사를 선정하고 이들 기업에 연구개발(R&D) 투자비 등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R&D 독려를 위해서는 지원과 함께 신약에 대한 적절한 약가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약개발은 고비용·고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적절한 약가보상을 해 줘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산 신약의 경우 적정 수준의 약가가 보장되지 않으면 국내 도입이 늦어져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에 대한 가치가 저평가되면 외국산 신약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국내제약사의 신약개발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政, 임상적 우월성 확인된 약만 가치 인정 건강보험공단의 국내개발신약 개발원가 산출기준에 따르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신약의 개발원가는 제조원가·일반관리비·이윤·부가가치세에 유통거래폭을 더해 산출된다. 이중 제조원가는 재료비와 노무비, 경비를 기준으로 한다. 일반관리비는 제조원가(재료비·노무비·경비의 합산)의 20%까지, 이윤은 제조원가와 일반관리비를 합산한 금액의 14%까지 산출하도록 했다. 또 신약 개발에 소요된 경비 중 연구개발비는 기 발생한 비용을 5년간 예상판매량에 기초해 배분 계상한다. 다만 기 발생하지 않은 비용이더라도 법적 의무사항으로 반드시 실시해야하는 추가임상시험 등의 비용은 계상할 수 있다. 토종 신약은 기본적으로 이 기준에 따라 약가가 책정되는데 임상과정에서 기존 약제보다 우월성이 확인되면 약물경제성평가에 따라 기존 약제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토종 신약은 기존 약제보다 우월성이 확인이 안돼 기존 약제보다 낮은 가격에서 약가가 결정됐다. 외국산 신약의 경우 우리나라와 경제성과 약가제도가 비슷한 대만, 싱가포르의 약가를 참조하는데 국내에서의 약가는 대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가격보다 낮다. 또한 보험 등재된 비교국가가 3개국 이하인 신약의 경우 협상 참고가격의 80% 이하로 금액이 산정된다. 한국제약협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보험급여가 결정된 신약의 약가는 주요 선진국 평균 약 48% 수준이며, 자율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의 25%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보험급여실 박종형 차장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신약에 대한 혁신적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하지만 가치평가의 기준이 모호한 면이 있다"면서 "임상적으로 우월성이 확인된 약제에 대해서는 가치를 인정하는데 국내 출시된 토종신약 중 협상에 의해 등재된 신약은 기존 약제보다 우월성이 입증이 안돼 기존 약 중 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약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상지대학교 의료경영학과 배은영 교수는 "치료효과가 임상으로 확인된 신약에 대해서는 그 가치를 약가로 보상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제약사가 주장하는 잠재적 혁신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한정된 건강보험재정 안에서 이에 대해 약가를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신약 R&D위해서는 약가보상 반드시 필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제약업계는 산업적 측면에서 신약에 대해 적정 약가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상시험으로 확인된 치료효과 외에 부작용 감소, 환자 복용편의성 제고 등에서도 적절한 약가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약가제도 하에서는 새로운 약리기전을 가진 신약이나 환자 복용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은 약물경제성평가에서 가치 입증이 안돼 약가 보상이 안됐다. 또한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고비용·고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제약사 연구개발(R&D) 독려를 위해서도 신약에 대한 적절한 약가인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임상으로 확인된 치료효과 외에 의약품의 혁신성에 대해 약가를 보상하고 있다. 일본은 △임상적으로 유용한 새로운 작용기전 △제형이 개선된 신약 △적응증과 투약량이 명백히 소아용인 신약 등에 대해서는 의약품의 혁신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경우에도 치료효과의 개선 없이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신약은 약리학적 측면에서 혁신의약품으로 보고 적절한 약가를 보상하고 있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김성호 전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매년 20여개의 신약이 개발되지만 최근 10년간 혁신신약으로 인정할 만한 신약은 10여개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일본 등 일부 국가는 제약사 R&D 독려차원에서 신약에 대해서 약가를 보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도 주기적으로 약가인하를 하고 있지만 제약사 불만이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여재천 상무는 "토종 신약에 대한 적절한 가치 인정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합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3-05-22 15:32:29일본의 골든 위크(4월 28일~5월 6일)와 중국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1일) 관광특수를 맞아 양국에서만 15만여 명이 우리나라를 찾았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세계적인 한류 확산과 국가브랜드 제고 등의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았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 실정에 어두운 외국인 관광객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물리는 행태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어 문제다. 바가지 상혼은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 1호다. 본지 취재(5월 3일자 19면)에서도 외국인들이 고질적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전통시장은 같은 제품이 두세 배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데다 외국인들이 가격 흥정에 익숙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택시 요금은 물론 의료관광이나 각종 서비스 요금까지 내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는 이중가격제가 형성된 분야도 여럿이다. 바가지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외국인이라며 한탕주의를 노리는 관광 종사자들의 무개념 탓이 크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질적 후진성은 여전한 것이다. 관광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이 요구된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포장마차와 전통시장의 표준화·선진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관광산업은 제조업 못지않게 경제적 효과가 크다. 관광객들이 퍼뜨리는 좋은 이미지는 관광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국격을 높이는 데도 결정적이다. 거꾸로 바가지 관광에 혼난 외국인들은 한국을 두 번 다시 찾지도 않고 자신의 경험담을 퍼뜨려 관광객 감소로 연결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여수엑스포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예상돼 바가지 근절 대책이 시급하다. 인구 40만의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다 보니 숙박시설과 식당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게 문제다. 첨단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 자랑도 좋지만 바가지 없는 엑스포를 만드는 데도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2-05-06 18:01:54【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 생굴 5개 4000엔, 성게는 2000엔. 오사카시 츄오구 쿠로몬 시장 한 가게 앞은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의 굴 먹방이 한창이었다. 이 가게 주인은 "일본인은 바가지라고 할지 모르지만, 외국인은 자국보다 싸다고 기꺼이 사준다"고 했다. 한 번에 3만~4만엔을 소비하는 그룹도 꽤 있다고 한다. 인근 게 전문점에서는 게 다리 4개 세트가 1만2000엔에 팔린다. 일본 관광지 음식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엔저 효과에 더해 인바운드(방일 외국인 관광객) 전용으로 고액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도쿄 토요스의 한 식당은 '인바운드 동'으로 주목 받았다. 해산물 덮밥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2만엔께에 팔리는 것을 두고, '관광객 입국'과 '덮밥'이란 단어를 합쳐 '인바운드 동'이란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기록적 엔저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 물가가 전례 없이 뛰어서다. 일본 관광청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인바운드 여행소비액은 5조2923억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정부 목표인 5조엔을 돌파했다. 코로나 영향이 없었던 2018년 4조8135억엔과 비교해서도 약 10% 증가했다. 가장 큰 요인으로 체재 기간이 늘어난 점이 꼽힌다. 지난 5년간 인바운드 평균 숙박수는 10.2박으로, 2018년 대비 1.3박 증가했다. 체재 기간이 늘어나면서 숙박비나 식음료 등에 지출하는 비용도 커진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인바운드 1인당의 지출액은 약 21만2000엔으로 2018년대비 33.8% 증가했다. 정부 목표액의 20만엔을 웃돌았다. 숙박이 약 7만3000엔으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쇼핑이 약 5만6000엔, 음식이 약 4만8000엔이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3-11 07: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