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나는 SOLO'(SBS플러스·ENA 방영) 총괄 연출인 남규홍 PD가 작가들의 재방송료를 가로채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남 PD 측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남 PD가 속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공식 유튜브 커뮤니티에 "'나는 솔로'를 사랑하고 관심 주신 시청자분들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렸다. 수많은 기사 속에서 오해할 수 있는,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 및 사실 왜곡을 바로잡고자 한다"라며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앞서 스포츠서울은 남 PD가 자신의 딸인 남인후씨와 나상원·백정훈 PD 등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며 작가들의 재방송료를 가로채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나는 솔로' 작가들이 지난 2월 재방송료를 받기 위해 남 PD에게 용역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작가들은 "남 PD가 '작가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재방송료를 받냐'며 자신과 PD들, 딸의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라고 폭로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작가들의 권리와 노동 인권을 무시하는 그(남 PD)의 갑질과 막말을 강력 규탄한다"라며 "또한 이른바 '아빠 찬스'와 '셀프 입봉'으로 딸과 자기 자신을 방송작가로 둔갑시켜 저작권료를 가로채려 한 파렴치함에 분노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 PD 측은 먼저 자녀의 이름이 작가 스크롤에 올라간 것은 "그가(남 PD 자녀)가 작가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남 PD 측은 "(딸이) '모닝와이드' '스트레인저'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연출을 하던 방송PD였는데 '나는 솔로'에서는 자막 담당으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담으로 쓰고 있다"라며 "자막은 고도의 문학적 소양과 방송적 감각이 필요한 작가적 영역이기도 하다. 악의적으로 아빠 찬스 운운하는 보도는 매우 유감이다"라고 했다. PD를 작가 스크롤에 올려 억대 재방료를 탐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남 PD 측은 "'나는 솔로'에서 PD들은 구성, 기획, 각종 아이디어, 워딩을 만들어 내는 작가이며 촬영구성과 편집구성은 물론, 원본 촬영본을 보고 스스로 완편작업까지 한다. 현재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의 경우 작가 없이 PD들이 직접 스튜디오 대본을 쓰고 있다"라며 "이들 직군이 PD이기 때문에 작가 역할을 해도 '작가'로 스크롤에 올릴 수 없다는 생각은 억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가 재방료는 촌장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하는 작가 중 협회 소속 작가가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급된 적이 한 번도 없다. 또한 PD들도 작가 스크롤이 있다고 해 재방료를 받지는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남 PD 측은 또 "'재방송료는 프리랜서 노동자인 작가들과 연기자들의 저작권'이라는 주장은 현 시대 콘텐츠 업계와는 맞지 않다"라며 "과거는 방송사 공채 중심 PD의 제작환경이었지만 현재는 외주 제작사와 다수의 프리랜서 PD들, 작가들 중심으로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들과 연기자만이 재방송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진상조사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4-11 10:57:32"인공지능(AI)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다. 기술적 진보가 빠르다 보니 1년 전보다 (AI 영화의) 퀄리티도 엄청나게 높아졌다." 한국 AI 영화의 개척자로 불리는 권한슬 감독(31)이 차기작 '멸망의 시'를 공개했다. 전작인 '원 모어 펌킨'으로 국내외 AI 영화 시상식을 휩쓴 권 감독은 이번 신작을 통해 AI 영화계의 '선두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2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권 감독은 "AI가 매달 엄청난 기술진보를 이루면서 AI 영화도 1년 전에 비해 놀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졌다"며 "'멸망의 시'는 (AI 영화계의)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감독은 오는 9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열리는 'AI월드 2024'에서 'AI와 만난 문화예술' 부문 강연을 맡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 그의 신작인 '멸망의 시'는 최초의 AI 뮤지컬 영화로, 다크판타지 장르의 독특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권 감독의 전작인 '원 모어 펌킨'은 스토리와 메시지를 갖춘 세계 최초의 AI 영화로 평가받는다. 다만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실사와 비교했을 때 다소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약 1년 만에 내놓은 차기작 '멸망의 시' 속 캐릭터들은 이 같은 부분이 크게 보완됐다. 권 감독은 "영화에 적용된 AI 기술만 10개 이상으로,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실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대화 같은 연기가 가능해졌다"며 "감히 말하지만 AI 영화로는 세계 최고의 퀄리티를 갖췄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정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AI, 음성 만드는 AI, 작곡 AI 등 영화 속에서 조합한 AI 기술은 다양하다. 이런 작업물 자체가 국내에선 (우리가) 유일하다"며 "(AI 영화로는) 또 하나의 변곡점을 시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설립한 AI 영화 관련 스타트업 회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은 AI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영상물을 업로드하면 발걸음이나 물소리, 타격음 등 효과음을 만들어주는 AI 기술이다. 중앙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권 감독은 상업영화로 입봉을 준비하다가 AI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기존에 독립영화도 했었고, 사실 상업영화 감독 준비를 했었다. 시나리오도 쓰고, 제작사와 미팅도 했었다"면서 "그런데 신임 감독이 판타지 장르물로 입봉하기는 현실의 벽이 높았다"고 털어놨다. 첫 영화로 수십, 수백억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판타지 장르 영화를 제작할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내가 원하고, 그리고 싶은 이 세계관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까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첫 영화인 '원 모어 펌킨'에 당시로선 AI 비디오 관련 최고기술이 들어갔는데, 그럼에도 대부분 '움짤'(움직이는 짧은 동영상)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이 수준을 넘어설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판타지 호러 영화 '원 모어 펌킨'으로 지난 2월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지난 7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그러면서 "AI 영화 감독이 되어보자는 마음을 먹은 계기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제작비나 환경 등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AI 기술로 봤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AI 영화는 일단, 아직은 창작자가 원하는 대로 조작이 힘든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짚었다. 권 감독은 "AI로 영화를 연출하는 것은 기존 영화 촬영과는 크게 다르다. 실제 영화는 콘티가 있으면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촬영하면 된다. 그런데 AI 영화는 내 명령어는 같은데, 결과물인 컷이 매번 달라진다. 일관성 있는 캐릭터 얼굴을 생성하는 것 자체가 기술적 제약이 있다. 기획 의도에 맞는 그림을 선택하고 발굴하는 것부터 수정과 최적화 작업은 '인고의 시간'과 같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권 감독은 "AI 기술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앞으로는 컴퓨터그래픽(CG)을 AI가 대체하게 될 거다. CG 작업은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이를 AI가 대체한다면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며 "AI라는 새로운 툴은 제작비나 촬영환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척자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권 감독은 일각의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부정론에 대해서도 "허황된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생각이나 창작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고, AI는 이를 구현해주는 카메라 등 일종의 도구다. 어떤 콘텐츠나 스토리를 기획해서 만들 것인가는 여전히 창작자인 감독의 몫이다. 창작자의 도구가 AI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8-22 18:28:28"찰리 채플린 명언에 '모든 것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잖아요. 내게 유머감각이 있다면, 그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나온 농담이에요. 여러분도 사직서 품고 회사 다니지 않아요? 즐겁자고 하는 겁니다." 76세 나이가 무색하게 쿨한 배우 윤여정에게 MZ세대도 사로잡은 솔직함과 유머감각을 얻게 된 비결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영화 '미나리'(2021)로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고 애플TV+ 드라마 '파친코'(2022)에 출연하는 등 글로벌 무대서 활약하는 배우 윤여정이 3년 만에 한국 영화로 돌아왔다. 설 영화 '도그데이즈' 개봉을 앞두고 만난 윤여정은 "난 쭉 솔직했다"며 "근데 솔직함은 상대에게 무례가 될 수도 있어 어떻게 경계선을 잘 탈지, 품위 있게 늙고 싶어서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손자뻘 배우와 연기 "전우애로 출연"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매개로 서로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양한 인물이 나오는 이 영화에서 윤여정은 으리으리한 집에 반려견 '완다'와 둘이 살면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를 연기했다. 출연 제의 당시 캐릭터 이름이 아예 '윤여정'이었을 정도로 실제 윤여정과 닮은꼴 캐릭터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2018)으로 인연이 된 김덕만 감독이 윤여정을 마음에 두고 쓴 인물로, 윤여정은 앞서 "김 감독에 대한 전우애"를 출연 이유로 꼽았다. 그는 "조감독 생활을 19년이나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살이가 힘들구나, 그동안 (과거의 나처럼) 개취급을 당하며 살았겠구나, 언젠가 입봉하면 출연하리라 다짐했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윤여정은 일견 까칠한 꼰대처럼 보이지만 20대 배달원 진우(탕준상)에게 깊이 공감하는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탕준상은 올해 21살로 윤여정과 55살 나이 차가 난다. 그는 "탕준상 아버지가 내 아들과 동갑이더라. 손자뻘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민서의 직설적 화법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내가 할 만한 말을 대사로 써놨네'라는 생각은 들었다"고 회고했다. "내가 바꾼 대사는 없어요. 구세대 배우라서 작가들이 피땀 흘려 쓴 글을 내입에 붙지 않는다고 바꾸는 것은 싫어. 난 애드립도 싫어해요." '마르고 닳도록 대본을 외운다'는 그는 "대사를 보고 또 보고 하면서 그 인물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매일 3~4시간씩 연습을 한다는데, 꾸준한 연습은 아무도 못당하는 것 같아. 내가 조성진한테 '그 긴 악보를 어떻게 다 외우냐'고 했더니 '선생님은 대사를 다 외우지 않느냐'고 하더라." 인생의 좌우명? "여러분, 버티세요" 윤여정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직설적인 화법을 유감없이 펼쳤다. 자신을 향한 칭찬에 기분 좋게 웃으면서도 "(윤여정의 매력이 뭐냐는 물음에) 자기 입으로 매력이 뭐라고 말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했고, '목소리가 호소력이 있다'는 지적에는 "내가 한때 목소리 때문에 거부감 1위 배우였다. 역시 세상은 오래 살아야 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은 없냐는 물음에 그는 반려견을 키우다 잃어버린 아픔을 언급하며 "이젠 자식(반려동물) 키울 나이가 못된다. 그냥 외롭게 살다가 가겠다"고 했다. 인생을 관통하는 좌우명을 묻자 "그냥, 버티세요. 인생은 버티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화양연화가 언제였냐는 물음에는 "죽을 때 생각나겠죠"라고 했다. "23살 데뷔작 '화녀'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세상을 다 가졌구나 생각했다. 그때가 참 좋고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생각하겠죠. (아카데미 수상은?) 그건 행복한 사고로 정리했다. 상의 허망함과 의미없음을 안 뒤에 상을 받았기에, 감사하고 기뻤으나 그저 기쁜 사고라 생각해요." 그는 "박찬욱 감독이 '자다가도 할 수 있는 연기로 상주냐, 딴것도 많은데'라고 했다"면서 "봉준호 감독이 문을 두드렸고 그즈음 모든 게 맞아떨어져 내가 불가사의하게 그 상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올해 바람을 묻으니 그저 소탈했다. "병이 안 나고, 약속한 작품 무사히 끝내는 것"이라며 "돌아볼 것밖에 없고 내다볼 건 없는 나이인데, 시나리오가 좋아서든 감독이 좋아서든 일할 수 있단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덕분에 가끔 화장도 하고"라며 정상적인 일상을 누리는 현재에 감사했다. 마지막 우리 영화계를 위해 개선점을 말해 달라는 요청에 "욕먹으면 어떡해"라고 한 뒤 곧바로 "작은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손익분기점 넘으면 성공한 거 아니냐. 5000만 인구에 천만 영화 나오는 게 더 기이한 현상이다. 다양성 있는 영화가 나오길 바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29 18:20:40“찰리 채플린 명언에 ‘모든 것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잖아요. 내게 유머감각이 있다면, 그건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나온 농담이에요. 여러분도 사직서 품고 회사 다니지 않아요? 즐겁자고 하는 겁니다.” 76세 나이가 무색하게 쿨한 배우 윤여정에게 MZ세대도 사로잡은 솔직함과 유머감각을 얻게 된 비결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영화 ‘미나리’(2021)로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고 애플TV+ 드라마 ‘파친코’(2022)에 출연하는 등 글로벌 무대서 활약하는 배우 윤여정이 3년 만에 한국 영화로 돌아왔다. 설 영화 ‘도그데이즈’ 개봉을 앞두고 만난 윤여정은 “난 쭉 솔직했다”며 “근데 솔직함은 상대에게 무례가 될 수도 있어 어떻게 경계선을 잘 탈지, 품위 있게 늙고 싶어서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손자뻘 배우와 첫 연기 "전우애로 출연" ‘도그데이즈’는 반려견을 매개로 서로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양한 인물이 나오는 이 영화에서 윤여정은 으리으리한 집에 반려견 ‘완다’와 둘이 살면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를 연기했다. 출연 제의 당시 캐릭터 이름이 아예 '윤여정'이었을 정도로 실제 윤여정과 닮은꼴 캐릭터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2018)으로 인연이 된 김덕만 감독이 윤여정을 마음에 두고 쓴 인물로, 윤여정은 앞서 “김 감독에 대한 전우애”를 출연 이유로 꼽았다. 그는 “조감독 생활을 19년이나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살이가 힘들구나, 그동안 (과거의 나처럼) 개취급을 당하며 살았겠구나, 언젠가 입봉하면 출연하리라 다짐했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상 탄 것만 기억하는데, 그건 잠깐이다. 그전엔 (나도) 힘들었죠. 출세한지 얼마 안됐고. 그래도 불평 없이 살았다. 사는 게 그렇지 뭐. 그리고 내가 힘들다고 당당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요.” 극중 윤여정은 일견 까칠한 꼰대처럼 보이지만 20대 배달원 진우(탕준상)에게 깊이 공감하는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탕준상은 올해 21살로 윤여정과 55살 나이 차가 난다. 그는 “탕준상 아버지가 내 아들과 동갑이더라. 손자뻘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민서의 직설적 화법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내가 할 만한 말을 대사로 써놨네’라는 생각은 들었다”고 회고했다. “내가 바꾼 대사는 없어요. 구세대 배우라서 작가들이 피땀 흘려 쓴 글을 내입에 붙지 않는다고 바꾸는 것은 싫어. 난 애드립도 싫어해요.” '마르고 닳도록 대본을 외운다'는 그는 “대사를 보고 또 보고 하면서 그 인물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매일 3~4시간씩 연습을 한다는데, 꾸준한 연습은 아무도 못당하는 것 같아. 내가 조성진한테 ‘그 긴 악보를 어떻게 다 외우냐’고 했더니 ‘선생님은 대사를 다 외우지 않느냐’고 하더라.” ■인생의 좌우명? “여러분, 버티세요” 윤여정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직설적인 화법을 유감없이 펼쳤다. 자신을 향한 칭찬에 기분 좋게 웃으면서도 “(윤여정의 매력이 뭐냐는 물음에) 자기 입으로 매력이 뭐라고 말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했고, ‘목소리가 호소력이 있다’는 지적에는 “내가 한때 목소리 때문에 거부감 1위 배우였다. 역시 세상은 오래 살아야 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려동물을 키울 생각은 없냐는 물음에 그는 반려견을 키우다 잃어버린 아픔을 언급하며 “이젠 자식(반려동물) 키울 나이가 못된다. 그냥 외롭게 살다가 가겠다”고 했다. 또 할리우드 진출을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을 구하자 “그건 공자나 하는 것이지, 난 할리우드도 잘 모른다”며 “그냥 내꺼 하다보면 세계적인 게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인생이 계획대로 되냐”고 되물었다. 인생을 관통하는 좌우명을 묻자 “그냥, 버티세요. 인생은 버티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화양연화가 언제였냐는 물음에는 “죽을 때 생각나겠죠”라고 했다. “23살 데뷔작 ‘화녀’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세상을 다 가졌구나 생각했다. 그때가 참 좋고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생각하겠죠. (아카데미 수상은?) 그건 행복한 사고로 정리했다. 상의 허망함과 의미없음을 안 뒤에 상을 받았기에, 감사하고 기뻤으나 그저 기쁜 사고라 생각해요.” 그는 “박찬욱 감독이 ‘자다가도 할 수 있는 연기로 상주냐, 딴것도 많은데’라고 했다”면서 “봉준호 감독이 문을 두드렸고 그즈음 모든 게 맞아떨어져 내가 불가사의하게 그 상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올해 바람을 묻으니 그저 소탈했다. “병이 안 나고, 약속한 작품 무사히 끝내는 것”이라며 “돌아볼 것밖에 없고 내다볼 건 없는 나이인데, 시나리오가 좋아서든 감독이 좋아서든 일할 수 있단 게 얼마나 다행이에요. 덕분에 가끔 화장도 하고”라며 정상적인 일상을 누리는 현재에 감사했다. 마지막 우리 영화계를 위해 개선점을 말해 달라는 요청에 “욕먹으면 어떡해”라고 한 뒤 곧바로 “작은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손익분기점 넘으면 성공한 거 아니냐. 5000만 인구에 천만 영화 나오는 게 더 기이한 현상이다. 다양성 있는 영화가 나오길 바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29 10:08:36'PD가 사라졌다!'에 '모든 가능성의 아이돌' 트리플에스(tripleS)의 윤서연이 함께한다. 'PD가 사라졌다!'는 지난 16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다섯 번째 참가자 캐릭터 티저를 공개하고 윤서연의 합류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영상 속에는 'PD가 사라졌다!'에 출연하게 된 윤서연의 모습이 담겼다. 윤서연은 환한 미소로 촬영장의 엔돌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가 하면, "너무 힘들다"며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특히 영상 마지막 부분엔 "정정당당한 것이 없다", "AI는 이런 그림을 보고 싶은가"라며 불만을 표출하는 윤서연의 모습도 포착돼 'PD가 사라졌다!'에 대한 긴장과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PD가 사라졌다!'는 MBC에 입사한 AI PD 엠파고(M-Phago)가 첫 연출로 '입봉'하는 과정을 담은 리얼 프로그램. AI가 우리 일상에 보조적인 기능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AI가 능동적으로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D가 사라졌다!'는 앞서 '힘과 체력의 대표자', '서바이벌 전문가' 등 다양한 참가자를 모집한 바 있다. AI 피디는 직접 이들의 캐스팅부터 프로그램의 연출, 진행, 영상 편집까지 제작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한편 트리플에스 윤서연이 함께하는 'PD가 사라졌다!'는 본 방송에 앞서 다양한 프리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M-Phago 엠파고 유튜브
2023-11-18 10:26:53"어떤 분이길래 두 천재가 사랑했을까? 김향안 선생님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예술로 느껴졌다."(김한솔 작가) "화가인 어머니 영향으로 언젠가 김향안 선생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고 싶었다."(문혜성 작곡가) '라흐 헤스트'는 세 여성이 의기투합해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김한솔 작가를 비롯해 이 작품으로 입봉한 문혜성·정혜지 작곡가가 그 주인공이다. 2020년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 '스테이지업' 최종 선정작으로 지난해 초연 후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후보에 올랐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13일 7개월만에 재연에 들어간 '라흐 헤스트'는 예술가의 아내로 더 유명했지만 그 역시 수필가이자 화가, 미술평론가로서 예술가의 삶을 살았던 김향안(1916~2004)의 삶을 재조명한다.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을 만난 20살의 '동림'(김향안의 본명)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를 만나 여생을 함께한 '향안'의 시간이 역순으로 교차되는 독특한 형식으로 재구성됐다. 김 작가는 "이상을 만난 후 글을 쓰고 김환기 화백을 만난 뒤 자신의 그림을 그려 개인전을 열만큼 그 분이 삶 속에서 한 수많은 선택과 수많은 인연들이 모두 모여서 김향안 선생님 인생 자체가 예술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존인물을 다룬 관계로 환기재단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본 작업을 했다. 그렇다면 곡 작업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문 작곡가는 "인물별로 '이 사람은 이 순간 어떻게 노래할까'를 가장 염두에 두고 썼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인물이 예술가라 서로 '어떻게 다른가'도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동림은 예술을 동경했고, 향안은 예술을 존중했다 생각했다. 환기는 예술을 삶으로 여겼고, 이상은 예술을 숨으로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작곡가는 "드라마와 가사를 해치지 않는 작곡, 작품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음악을 지향했다"며 "작곡가가 둘인 만큼 다양함은 살리되 통일성을 견지했다"고 했다. 정 작곡가는 "공모전에 당선되는 바람에 굉장히 순탄하게 발전과정을 거쳤다"며 "스테이지업 사업을 통해 받은 멘토링 덕분에 작품의 큰 뼈대를 잘 갖춰 시작할 수 있었고, 지원사업 내에 포함돼 있던 리딩 공연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돌이켰다. "공연장은 물론이고, 연출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까지 '창작' 이외 모든 것을 지원해준 덕에 오로지 작곡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작가도 "멘토링을 통해 원래의 대본을 버리고 지금의 대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9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신진아 기자
2023-06-26 18:30:50“어떤 분이길래 두 천재가 사랑했을까? 김향안 선생님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예술로 느껴졌다.”(김한솔 작가) “화가인 어머니 영향으로 언젠가 김향안 선생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고 싶었다.”(문혜성 작곡가) ‘라흐 헤스트’는 세 여성이 의기투합해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김한솔 작가를 비롯해 이 작품으로 입봉한 문혜성·정혜지 작곡가가 그 주인공이다. 2020년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 '스테이지업' 최종 선정작으로 지난해 초연 후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후보에 올랐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13일 7개월만에 재연에 들어간 ‘라흐 헤스트’는 예술가의 아내로 더 유명했지만 그 역시 수필가이자 화가, 미술평론가로서 예술가의 삶을 살았던 김향안(1916~2004)의 삶을 재조명한다.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을 만난 20살의 '동림'(김향안의 본명)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를 만나 여생을 함께한 '향안'의 시간이 역순으로 교차되는 독특한 형식으로 재구성됐다. 제목 ‘라흐 헤스트’는 김향안의 글 중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에서 따왔는데 프랑스어로 '예술은 남는다'는 뜻이다. 김 작가는 “이상을 만난 후 글을 쓰고 김환기 화백을 만난 뒤 자신의 그림을 그려 개인전을 열만큼 그 분이 삶 속에서 한 수많은 선택과 수많은 인연들이 모두 모여서 김향안 선생님 인생 자체가 예술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존인물을 다룬 관계로 환기재단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본 작업을 했다. 그렇다면 곡 작업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문 작곡가는 “인물별로 ‘이 사람은 이 순간 어떻게 노래할까’를 가장 염두에 두고 썼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인물이 예술가라 서로 ‘어떻게 다른가’도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동림은 예술을 동경했고, 향안은 예술을 존중했다 생각했다. 환기는 예술을 삶으로 여겼고, 이상은 예술을 숨으로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작곡가는 “드라마와 가사를 해치지 않는 작곡, 작품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음악을 지향했다”며 “작곡가가 둘인 만큼 다양함은 살리되 통일성을 견지했다"고 했다. 정 작곡가는 “공모전에 당선되는 바람에 굉장히 순탄하게 발전과정을 거쳤다”며 “스테이지업 사업을 통해 받은 멘토링 덕분에 작품의 큰 뼈대를 잘 갖춰 시작할 수 있었고, 지원사업 내에 포함돼 있던 리딩 공연이 가장 도움이 됐다”고 돌이켰다. “공연장은 물론이고, 연출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까지 ‘창작’ 이외 모든 것을 지원해준 덕에 오로지 작곡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작가도 “멘토링을 통해 원래의 대본을 버리고 지금의 대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문 작곡가는 “뮤지컬 작곡가 지망생에게 공모전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젠 공모전을 개최하는 기업을 더 선호하게 됐다"며 웃었다. 공연은 9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26 05:57:53[파이낸셜뉴스] 영화 '안시성'과 '7급 공무원'(공동제작)을 제작한 영화사 수작의 박재수 대표가 "영화 ‘A’ 계약 논란에 대한 제작사의 입장"을 19일 오후 밝혔다. 지난 6월 11일, '영화 A'의 원작자인 윤 모 작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제작사에게 빼앗겼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제작사 갑질로 자신이 쓴 시나리오로 감독 데뷔하는 꿈이 물거품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작사가 자신의 동의 없이 영화를 크랭크인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19일 영화계에 따르면 윤 작가와 영화사는 지난 2020년 10월 15일 '각본 및 감독 계약서'를 체결했다. 그런데 제작이 지연되면서 윤 작가의 사정은 어려워졌다. 제작비를 마련할 요량으로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 당선으로 2억3000만원을 받았지만, 실제 제작이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전부 반납했다. 윤 작가는 지난 2021년 10월 경 제작사에 A영화에 대한 불공정계약서 수정 및 해지를 내용증명으로 요구했다. 또 작품을 들고 나갔다고 알렸다. 영화사 측은 이에 11월 1일 윤 작가에게 다른 제작사와 영화화 시도 중지하고 감독 용역 이행 여부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어 11월 9일 윤 작가는 계약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영화인 신문고에 신고하겠다고 내용증명으로 회신했다. 윤 작가는 2021년 12월 해당 건을 영화인 신문고에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A 영화를 수작 측과 하고 싶지 않다며 사실상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영화사는 이러한 분쟁 중에 앞서 윤 작가와 계약한 '이미테이션'에 대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영화사 단독 명의로 저작권 등록을 했다. 이후 영화인신문고는 2022년 8월 2일 계약해지를 강제할 수 없다는 최종 의결서를 내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제작사는 다른 사람을 감독으로 고용해 지난 5월 영화 촬영을 시작했다. 원작자인 윤 작가는 지금껏 받은 돈은 계약금 500만원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또 "입봉하고 싶은 마음에 제작사에 유리한 계약서에 급히 사인했다"고 후회했다. ■ 영화사 "감독이 캐스팅 지연되자 계약해지" 주장 '영화사 수작’의 박재수 대표는 19일 "모 작가의 일방적인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제작사는 물론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영화의 제목과 배우들의 실명까지 언급되는 일이 발생해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제작사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영화사에 따르면 제작사는 작가와 2020년 10월 영화 ‘A’의 ‘각본 및 감독계약서’와 ‘영화화 권리확인서’를 체결하고 캐스팅을 8개월 정도 진행중이었다. 캐스팅과 투자가 진행 중인 시기라 감독의 업무는 시작되지 않았고, 따라서 그사이 작가가 맡은 업무는 없었다. 그런데 2021년 10월 작가가 캐스팅이 오래 걸린다고 작품을 갖고 나가겠다고 했다.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해지를 주장하면서, ‘영화인 신문고’에 불공정 계약으로 신고했다. ‘영화인 신문고’는 2022년 8월 2일 계약해지를 강제할 수 없다는 최종 의결서를 내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소송담당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한 결과 ‘본 계약은 불공정계약이 아니라 용역기간, 보수총액 등 일부 사항을 추후 협의하기로 한 계약서임. 캐스팅과 투자가 성사된 이후에 감독 용역 기간이 정해지고, 보수 총액도 예산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추후 협의한 것으로 보임’ 이라는 의견 또한 받았다고 했다. 영화사 측은 "작가가 1년 넘게 신문고 신고, 형사고소 등 신의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며 연출을 거부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다른 감독을 섭외해서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하고 나서 캐스팅과 투자를 성사시켰다"고 했다. "그런데 작가가 갑자기 본인이 감독을 해야 된다고 나섰다. 제작사는 이미 상황을 돌이킬 수 없고, 계약대로 각본 크레딧과 각본료 잔금과 수익지분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작가는 감독을 시켜주거나 그게 아니면 제작을 중단하라고 하면서 왜곡된 사실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하고 언론에 제보했으며 이로 인해 영화제목과 배우들의 실명들이 공개되며 현재 촬영 중인 영화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한 편 제작 들어가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작가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고 해도 원만히 해결하고 제작에 임했어야 했다. 온 힘을 다해 영화 촬영에 임하고 있는 감독과 스탭들,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제작자로서 사실을 바로잡고 작가와의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19 15:45:03'한산:용의 출현'이 개봉 12일 만에 458만관객을 모으며 올여름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가 10일 '빅4' 마지막 주자로 대전에 합류한다. 8일 오전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오른 '헌트'는 제작비 233억원이 투입된 첩보액션물로 '외계+인'(330억원), '한산:용의 출현'(280억원), '비상선언'(300억원) 못지않은 대작영화다. 앞서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에 대해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첩보 장르에 필요한 스릴과 박력이 1980년대 한국 상황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고 평했다. '헌트'는 이정재가 각본·연출하고 '절친' 정우성과 나란히 주연한 작품이다. 그는 개봉을 앞두고 만나 "연기자 출신의 입봉 감독이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맡기란 쉽지 않다"며 "(투자자·제작진의) 위험부담을 낮추기 위해 4년에 걸쳐 각본을 수정하며 완성도를 끌어 올렸고, 배우 정우성도 친분이 아니라 그가 납득할만한 시나리오로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이정재가 '헌트'의 원작 시나리오 '남산'의 판권을 구입한 것은 지난 2016년. 애초 원톱 액션영화였으나 격랑의 탄핵정국을 지나면서 메시지 짙은 투톱 첩보액션물로 방향이 달라졌다. 이정재는 주제와 이야기를 고칠 감독을 찾던 중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해 짬짬이 각본을 썼다. 이정재는 "원래 연출에는 큰 뜻이 없었는데 판권 구매 후 시나리오를 잘 만들어줄 감독을 못 찾았다"고 말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배우로 쌓은 명성에 금이 갈수도 있는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놓지 않은 이유는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 어릴 적을 빼면, 우리사회가 이렇게 양극단으로 치달아 분쟁한 적이 있나 싶었다"며 "왜 우리는 화합하지 못하나, 우리의 가치관·신념은 누구에 의해 생성됐나, 그런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화의 주제를 잘 드러내줄 두 주인공을 설정했고, 시대적 배경 역시 이념적으로 대립하던 1980년대로 잡았다"고 부연했다. '헌트'는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을 배경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펼치나 스파이명 '동림'에서 연상되는 동백림 북한 공작단 사건부터 북한장교 이웅평 월남사건, 5·18광주화민주화운동, 아웅산 테러 사건 등 실제 사건을 적극적으로 차용해 현실감을 높인다. 영화는 1983년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에서 시작한다. 국가안전기획부 13년차 베테랑인 해외팀 차장 박평호(이정재 분)와 군 출신인 국내팀 차장 김정도(정우성)는 서로에 대한 견제가 만만찮다. 와중에 대북공작이 번번이 실패하자 새로 취임한 안기부장은 조직 내부 스파이 '동림'을 색출하라고 지시한다. 해외팀과 국내팀은 상대를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조사에 박차를 가한다. 서로가 서로의 사냥개이자 사냥감이 된 가운데 둘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게 된다. '헌트'는 두 인물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특히 '태양은 없다'(1988)이후 23년 만에 만난 이정재와 정우성, 두 1990년대 청춘스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편의 영화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이정재는 "정우성과 나, 둘이 함께 출연한 것에 대한 관객들의 반가움이 큰 것 같다"며 반색했다. 이정재는 한 예능에서 "우성 씨를 캐스팅하기 위해 멋있는 신은 다 몰아줬다"라고 농을 했다. 정우성은 이에 "4년 동안 네 번 거절하면 그런 결과물이 나온다"라며 화답했다. 이어 정우성은 "세 번째 캐스팅 제의 때 (이정재가) 감독 도전할 결심을 했었는데 이건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지 않냐. 이왕 감독 도전할 마음을 먹었으면 온전히 그 무게를 견뎠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거절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재는 정우성의 거절에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았냐는 물음에 "우리는 프로다"라고 답했다. "우성씨의 조언대로 연출도 처음이라 쉽지 않은데 둘이 나오는 영화까지 성공적으로 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더불어 사람들은 우리가 오랜 친구니까 서로의 영화에 흔쾌히 출연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나 어릴 적만해도 연기자가 무슨 연출이야, 연출자가 무슨 제작이냐고 했다. 하지만 이젠 멀티시대가 됐다. 내가 잘나서, 잘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당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용기를 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서로 격려하는 문화가 영화계 내에서 시작돼 우리사회에 확산되길 바란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국제적 전성기를 구가 중인 그는 지난해부터 각종 수상 축하의 문자를 받으면 이렇게 답한다. "고마워, 이젠 당신 차례야."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8-08 18:04:32롯데마트가 밥상 물가에 초점을 맞추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앞장선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가 1년전보다 4.8% 상승하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곡물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고, 이로 인한 사룟값 상승으로 고깃값 또한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으로 수입 비용, 물량 이슈까지 겹치면서 먹거리 물가로 인한 소비자들의 걱정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오는 31일까지 우수한 품질의 신선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먹거리 물가안정 행사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먼저 CA저장 사과 600t을 방출한다. 이번에 방출하는 사과는 지난 해 가장 신선한 수확기인 11월에 저장한 물량이다. 롯데마트가 5년간 노하우를 축적한 첨단 CA저장방식(온습도, 공기 상태 등을 조절해 수확 당시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저장방식)을 통해 수확한지 10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갓 수확한 최상급 사과의 아삭함을 그대로 보존한다. 가락시장 평균 시세에 따르면 5월 현재 사과 가격이 전년 대비 10% 가량 상승한 상황이지만, CA저장 사과는 미리 물량을 비축해 둔 것이기에 평균 시세 대비 20% 가량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하다. 롯데마트는 이번에 방출하는 ‘갓 따온 그대로 사과(4~6입봉, 국산)’를 농할 할인을 더하여 판매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하는 농할 할인행사에서는 CA저장 사과 외에도 토마토, 양배추, 다다기 오이, 감자 등 다양한 농산물을 2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한우 직경매를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도 준비했다. 한우 국거리를 100g당 2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이다. 롯데마트는 이번 물가안정 행사를 위해 ‘한우 세절 국거리 기획팩(700g, 국내산 1등급)’을 1만팩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이는 100g당 기준으로 상시 운영 상품에 비해 4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롯데마트 축산 바이어는 매주 한우 산지인 충북 음성과 경기 부천 축산물 공판장 경매에 참여해 약 800마리의 소를 엄선하여 좋은 품질의 한우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 경매장 직접 구매를 통해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하고 대용량 팩상품을 기획하여 작업 비용을 절감했다. 이 외에도 파트너사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50톤 물량을 사전 매입한 ‘브랜드 돼지 삼겹/목심(100g, 국내산)’을 할인 판매한다. 한편, 롯데온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제철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5월의 제철' 행사를 진행한다. 5월에 가장 신선하게 맛볼 수 있는 제철 과일과 채소, 수산물을 모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대표적인 제철 과일로 'GAP 국산 블루베리(200g, 팩)'를 할인 판매하며, 엘포인트 회원 대상으로 추가 1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철 채소로 '다다기오이(5입, 봉)', 제철 수산물로 '통영 멍게(150g, 봉)'도 선보인다. 임호석 롯데마트 마케팅팀장은 “날로 더해가는 장바구니 부담과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를 고려해 먹거리 가격 안정에 초점을 두고 행사를 준비했다” 며 “앞으로도 산지, 협력업체, 고객과 같은 고민을 나누며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 이라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2-05-25 16:4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