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작가 및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 작가가 스웨덴 공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면서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공영 SVT 방송의 지난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강은 방송과 자택에서 인터뷰하고 "나는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으며,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인 지난 11~12일 사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왜 축하하고 싶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강은 "아니다. 아들과 함께 카밀러(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축하했다. 축하하고 싶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기자가 당신의 부친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딸이 세계의 상황(우크라이나 전쟁 등) 때문에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언급하자 한강은 "뭔가 혼란이 있었던 거 같다. 그날 아침 아버지께 전화드렸을 때 아버지는 마을에서 사람들과 큰 잔치를 하려고 했는데 나는 그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큰 잔치는 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조용히 있고 싶다.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어서 잔치를 열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을 당시에 대해선 "인터뷰할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진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끔찍한 역사적 사건에 직면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말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분명히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면서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은 글을 쓰는 것이 무용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1년에 소설 한 편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다. 시간을 들여 계속 글을 쓰는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강은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을 빨리 끝내고 노벨상 수락 연설문 작성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한림원으로부터) 에세이를 써야 한다고 들었다. 바라건대 지금 쓰는 짧은 소설을 이달이나 내달 초까지 마무리하고 그 이후 쓸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16 09:08:56[파이낸셜뉴스] 한국 작가 및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 작가 서적이 군부대 문고 입고에는 여러 차례 실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설 특성상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인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군부대 문고 입고가 반려된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점가 등에 따르면 한 작가의 책들은 군 부대 도서관이나 생활관에 비치되는 ‘진중문고’ 선정 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군 장병들의 정신 전력(전투·경기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한다는 진중문고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아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3개 작품은 '진중문고'를 선정하는 국방부 정훈문화자료 심의위원회에 2019∼2021년 여러 차례 상정된 바 있다. 심의위원회는 국장급 공무원 1명과 외부 민간 위원들로 구성되며, 자체적으로 심사해 진중문고를 선정한다. 많은 국민이 읽는 베스트셀러 도서를 위주로 심사하기는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사회적 사건을 다뤘거나 표현 수위가 높은 책들은 대체로 예외 없이 탈락한다는 것이다. 군 안팎 관계자들은 한강의 작품들이 이런 진중문고 특유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도서의 문학적 가치와 별개로 군에서 장병들이 보는 진중문고 고유의 특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한쪽으로 치우친 역사관이 있는 도서는 진중문고 진입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15 11:05:40[파이낸셜뉴스] "전쟁이 치열해서 사람들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 "이 비극적인 일들을 보면서 즐기지 말아 달라", "스웨덴 한림원에서 상을 준 것은 즐기란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을 세계에 알린 주역으로 꼽히는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36)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이다. 이는 앞서 한강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딸 한강의 뜻을 전하면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스미스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의 영문 기사를 공유하면서 기사 속 일부 문장을 인용했다. 지난 10일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 사흘 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따로 보태거나 부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인도 당장은 외부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201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번역가로, 한강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 알린 일등공신이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고, 영국에서 '채식주의자'의 매력을 먼저 알아보고 알리는 데 앞장 선 인물인 만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스미스에게도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미스는 앞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이예원과 공동 번역한 번역가 페이지 모리스가 지난 11일 올린 게시물을 리트윗(재공유) 하기도 했다. 스미스가 리트윗 한 모리스의 글은 "노벨 문학상에 대한 대화의 전면에 번역가를 내세워 준 언론인들에 감사한다"라며 "하지만 번역가들에게 연락할 때 기본적 공감과 존중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스미스는 따로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별다른 외부 노출 없이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 대신 그가 공동 설립한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특화 출판사 틸티드 액시스 프레스는 낭보가 전해지자 "한강의 수상을 축하한다. 또한 우리는 영어권에 그의 작품을 가져온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와 이예원에게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라며 "이번 수상은 번역 문학과 독립 출판에 대한 거대한 승리"라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4 08:41:51【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는 조치를 하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충돌을 원치는 않지만, 견제가 이어지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다. 셰펑 주미중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중국은 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벌이는 어떤 종류의 무역전쟁, 기술전쟁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경쟁을 피하지 않지만, 미국이 정의하는 경쟁은 불공평하다"고 덧붙였다. 셰 대사는 또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려고 동맹들을 결집하고 있다"며 "이것은 일대일이라는 게임규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자가 중국의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 금지와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를 두고 '팃 포 탯'(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맞대응)의 시작이냐고 묻자 "중국 정부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셰 대사는 그러면서 대중국 투자규제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통제 등 미국이 준비 중인 중국 견제조치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도발하진 않겠지만 도발에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분명히 대응할 것이지만 우린 분명히 '팃 포 탯'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조치를 냉전시대 '철의 장막'에 비유한 '실리콘 장막'이라며 "철의 장막은 물론이고 실리콘 장막과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9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한 것을 상기하면서 "중국만큼이나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분명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미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고 싶지 않으며, 미국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2023-07-20 17:56:35【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는 조치를 하면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충돌을 원치는 않지만 견제가 이어지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다. 셰펑 주미중국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중국은 경쟁이라는 미명 아래 벌이는 어떤 종류의 무역전쟁, 기술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경쟁을 피하지 않지만, 미국이 정의하는 경쟁은 불공평하다"고 덧붙였다. 셰 대사는 또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려고 동맹들을 결집하고 있다"며 "이것은 일대 일이라는 게임 규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자가 중국의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 금지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두고 '팃 포 탯'(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맞대응)의 시작이냐고 묻자 "중국 정부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셰 대사는 그러면서 대중국 투자 규제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통제 등 미국이 준비 중인 중국 견제 조치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도발하진 않겠지만 도발에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분명히 대응할 것이지만 우린 분명히 '팃 포 탯'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조치를 냉전 시대 '철의 장막'에 비유한 '실리콘 장막'이라며 "철의 장막은 물론이며 실리콘 장막과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19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에게 '넓은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발전하고 함께 번영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한 것을 상기하면서 "중국만큼이나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관계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분명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미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하고 싶지 않으며 미국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셰 대사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등 지도부를 만난 것과 관련, "중미관계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양국은 양국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7-20 11:55:57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22일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알렸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게됐다. 22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전날 회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제 어머니가 여든 아홉해를 살고 세상을 떠나셨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는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을 수 없게 된 것은 아쉽지만, 저는 어머니의 죽음이 애통하지 않는다"며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담담하게 보내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저를 위로하러 오실 필요는 없다. 슬프거나 아프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제 어머니를 생전에 아셨고, 꼭 잘별인사를 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굳이 오시지 말라고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서동필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해 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꽃이나 조의금도 사양하기로 6남매와 함께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위로 말씀가 마음의 인사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우리는 우리들 각자의 삶을 의미있게 꾸려나가자"고 적었다. 유시민 이사장 편지 전문 어머니의 별세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회원 여러분. 제 어머니가 여든 아홉해를 살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니는 병상에 계셨던 지난 2년 반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과 자부심을 여러차례 표현하셨습니다. 다시는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을 수 없게 된 것은 아쉽지만, 저는 어머니의 죽음이 애통하지 않습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담담하게 보내드렸습니다. 조문을 가야할까, 생각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저를 위로하러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슬프거나 아프지 않으니까요. 제 어머니를 생전에 아셨고, 꼭 작별인사를 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굳이 오시지 말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서동필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해 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도 꼭 오시겠다면, 꽃이나 조의금은 정중하게 사양하기로 저희 6남매가 의견을 모았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간단한 다과를 준비했으니 함께 나누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사유할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위로 말씀과 마음의 인사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우리들 각자의 삶을 의미있게 꾸려나가기로 합시다. 유시민 드림 #유시민 #모친상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5-22 08:41:1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바라는 듯한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강력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북한의 요구사항인 확실한 상응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사람들은 굉장히 고통받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추가적인 제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전인 지난 22일에 미국 재무부의 대북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바 있다. 북한이 우리나라와의 공식 대화 채널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직후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보이면서 갈등 국면이 지속된 가운데 나온 조치다. 미국은 현재 북한을 향해 확시한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핵시설은 물론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광범위한 폐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이지 못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제재완화 또는 제재해제가 절실하다. 미국은 북한의 강력한 비핵화 조치가 대북제재 해제의 전제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대북제재는 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미끼를 던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김 위원장과 갈등 없이 좋은 분위기에서 작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이끌고 효과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이른바 '밀당'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통해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잇따라 내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19-03-30 22:24:58신해철 사망 가수 신해철이 27일 향년 46세를 일기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과거 방송을 통해 공개한 유언장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해철은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유언장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신해철은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 다하고 떠나게 될 것을 두려워 하는 남자가 남기는 이야기 편지, 내 유언장이다"라며 육성을 담은 영상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신해철은 "집안 친척 중 급사한 분들이 몇 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분 같은 경우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못한다"며 유언장을 작성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비디오 유언장에 "결혼 전 자살충동의 경향이 굉장히 센 편이여서 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 부터는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치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라며 아내 윤원희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신해철 유언장 작성 당시 "엄숙한 유언장 촬영을 위해 카메라만 설치해 놓고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다"며 "윤원희 씨는 유언장 작성 중 예전에 암 선고와 함께 아이를 못 낳을지도 모른다는 병원 측의 말에도 자신을 선택해준 신해철을 떠올리며 고마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한편, 신해철은 지난 22일 오후 2시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혼수상태로 내원했지만 27일 오후 8시 19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28일 오후 1시부터 마련될 예정이며, 아직 발인, 장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그의 사망 소식에 네티즌들은 "신해철 사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신해철 사망, 믿기지 않는다" "신해철 사망, 남겨진 가족들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fn스타 fnstar@fnnews.com
2014-10-27 23:17:54필자는 24년간 유럽에서 근무했던 국제통상전문가이지만 두 권의 인문서적도 출간했다. 인문의 힘이 아니었다면 그 긴 세월을 해외에서 보낼 수 있었을까. 인문서적을 읽으며 타향살이의 설움도 잊을 수 있었고 지성의 폭을 넓혀 세계의 전문가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었다. 우리 세대는 또한 가난하고 고달픈 청춘을 인문으로 견뎌냈다. 책을 읽지 않고는 청춘의 의무를 다할 수 없다고 믿었기에 밤 새워 책도 읽었다. 가진 것은 없었지만 박인환의 시는 주머니 속에 있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어/…사랑은 가고/과거는 남는 것/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 귀국하고 보니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입시를 위해 책의 줄거리만 암기한다고 한다. 책을 읽지 않고도 대학을 갈 수 있다니 이런 나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외국에서는 지금도 중 고교 시절에 고전 문학과 철학 책을 많이 읽는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고대어로 읽는 것도 기본이다. 책을 읽지 않고 대학을 갈 수 있고 대학을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필자의 경험으로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책을 읽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은 책 읽는 민족을 이길 수 없다. 흑인 여성으로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의 얘기다. 라이스가 대학원에 입학했더니 국제정치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초프 형제들'을 읽어 보았느냐고 물었다. 아직 읽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 책부터 읽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했을까. 학생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키워 주기 위해서였다고 생각된다. 지적 호기심이 있어야 공부를 해낼 수 있기 있기 때문이다. '카라마초프 형제들'은 인류가 물려받은 위대한 문화 유산이다.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신과 인간, 사회의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거대한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그날 밤 잠자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종종 생각하게 된다. 정치인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큰 정부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장관급 기구가 두 개나 더 생기고 부총리도 한 명 더 생길 모양이다. 안전담당 공무원을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참사를 겪고도 공무원을 더 채용해야 한다는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과연 우리 사회가 결여된 것이 공무원의 숫자일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가 맡은 일과 주변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에 몰두하는 정신의 결여, 지적 호기심의 결여, 바로 이것이 문제가 아닐까. 성적표에 의존하지 않고 좋은 학생을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한 대학, 훌륭한 인재를 찾으려는 노력 대신에 스펙에 의존해 버리고 마는 인사담당자들,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도 지적 호기심의 결여인 것 같다. 어떻게 지적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느냐고? 바로 인문 고전읽기다. 인문의 세계는 아름답고 웅대하고 황홀하다. 고전을 읽으면 생각하는 눈을 가지게 된다. 매사에 호기심이 생기고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어제 택배로 우편물이 왔다. 지방에 있는 독자가 필자의 책에 사인을 해달라고 보낸 것이다. 사인을 하며 손이 떨린다. 그래 인문의 힘으로 살자. 인문의 힘으로 세월호의 참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말자.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이제 우리는 작별해야 한다…. 김의기 법무법인 율촌 고문
2014-06-05 17:47:14은종복 대표(54)는 1993년 4월부터 25년간 풀무질의 일꾼으로서 성균관대학교 앞 인문사회과학 책방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지난 6일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풀무질이 폐업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20대 청년 삼인방이 책방을 인수하게 되며 풀무질은 계속해서 인문사회과학 책방으로서 명맥을 잇게 됐다. (▶관련기사 : 폐업위기 서점 '풀무질'.. 새로운 얼굴로 명맥 잇는다 [기사 하단 링크]) 은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운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풀무질과 같은 책방이 필요한 이유와 지속적으로 인문사회과학 책방이 자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 우리 사회에 인문사회과학 책방이 필요한 이유 은 대표는 “대학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학문을 연구하거나 정부의 정책의 잘잘못을 가리고 지적할 때 뜻이 생기는 기구인데 오늘날 대학은 그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학사회가 기업문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어느 대학에나 있는 ‘산학협력단’은 이름부터 기업이 대학을 이끌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학 1, 2학년까지는 인문 교양을 쌓아 고등학교 때까지 했던 틀에 박힌 공부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지금은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위해 매달리고 있다”며 “대학 앞 책방들이 사회를 제대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은 대표는 덴마크의 사례도 언급했다. “덴마크 사람들은 국회와 다른 ‘국민의회’를 통해 정책을 만드는데 이러한 정책이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러한 힘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힘에서 나온다. 덴마크는 1940년대부터 90% 넘는 사람들이 모여 책읽기모임을 해왔다. 이것이 숙의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앞 인문사회과학 책방 ‘그날이오면’의 김동운 대표도 인터뷰를 통해 “인문사회과학 책방은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방안을 공부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금 많은 청년들은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단편적인 목적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단편적인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현재의 사회구조를 바꾸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사회가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공간은 많이 부족하다”며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각 자신의 일터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연대하며 사회의 발전방안을 모색할 때에 비로소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며 인문사회과학 책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인문사회과학 책방이 살아남기 위한 방안 은 대표는 인문사회과학 책방이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기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은 대표는 CMS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후원을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전부터 손님들이 정기후원을 받는 방법을 얘기했지만 ‘책 사주는 것이 후원이다’라며 거절해왔다. 하지만 우리 책방이 최근 유행하는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전, 사회과학 서적 위주로 취급하다보니 책을 파는 것만으로는 책방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날이오면’의 김 대표도 “’그날이오면’ 후원회가 있다. 인문과학서점을 이용하며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공부한 기억들을 갖고 계신 분들은 이러한 고민들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너무나 잘 안다”며 “그런 분들이 애정을 갖고 후원해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은 대표는 “국가시책으로 책의 정가 판매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부분 정가제를 시행하기 때문에 75%의 가격만 받고 납품해 마진이 남지 않는다. 지난해 정독도서관에도 1,000권 넘게 납품했지만 남는 것이 거의 없었다”며 "국가 기관에서라도 납품하는 도서들에 대해 정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프랑스나 독일 같은 경우에는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판매할 경우 20%의 마진을 보장해주고 일반 서점의 경우 40%를 보장해주는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라며 “정부에서 책의 정가 판매를 보장해줘야 우리 같은 책방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은 대표는 우리 사회의 구조가 ‘노동시간은 줄이고 생각하는 시간은 많아지는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노동시간이 너무 길어 책을 읽고 생각할 시간이 없다. 오늘 취재하러 온 기자도 세 시간 밖에 못 잤다더라"고 말하며 “노동시간이 줄어야 여유롭게 책을 읽고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답하며 사회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
2019-01-18 20:3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