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불포화지방산,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어 성인병 예방과 기력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곰장어. 곰장어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스태미너 음식으로 인식돼 왔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피로함이 느껴질 즈음 곰장어 한 접시를 먹으면 말 그대로 양기가 보충된다. 곰장어가 전국적으로 유통되면서 지역마다 유명한 맛집들이 생겨났지만 역시 곰장어는 부산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특히 자갈치시장 내 곰장어골목은 여전히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골목 입구를 지나다보면 새어나오는 냄새의 유혹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가 힘들다. 원래 ‘자갈치’라는 이름은 충무동 로터리까지 뻗어 있던 자갈밭에서 유래한다. ‘자갈이 많은 터’라는 의미에서 ‘자갈처’로 부르다가 자갈치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원래는 남포동 건어물시장 주변과 지금의 부산시청이 있는 용미산 동남쪽 해안이었지만 1930년대 남항이 매립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부산항이 개항한 이후 1889년 일본인들은 자국 어민 보호를 위해 부산수산주식회사를 세우면서부터 자갈치시장이 성장했다. 상권이 일본인들이 있는 곳으로 몰리자 자갈치시장 상인들도 근대화를 모색하게 됐다. 1922년 부산어업협동조합 건물이 남포동에 지어지면서 자갈치시장 상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후 남항에 출어하는 영세 어선들의 어획물을 다루는 영세 상인들이 부산어협 위탁판매장 주변에 모이면서 지금의 자갈치시장을 이뤘다. 부산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던 곰장어는 생김새가 이상하다고 해서 가죽만 벗겨내 사용하고 버리던 생선이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대거 부산에 살게 되면서 곰장어가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생계 유지를 위해 곰장어를 연탄불에 구워서 파는 좌판이 자갈치시장에 늘어서면서 지금의 곰장어 구이가 탄생했다. 이처럼 주로 구이로 즐기는 곰장어는 뜨거운 돌판에 올려 구울 수도 있지만 진정한 부산식 곰장어를 맛보길 원하면 연탄구이를 맛봐야 한다. 매콤한 맛이 가미된 양념구이나 담백한 장어 본연의 맛을 간직한 소금구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연탄불에 생명력이 긴 곰장어를 석쇠에 올려놓는다. 곰장어가 석쇠 안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힘을 주면서 골고루 익힌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알맞게 익은 곰장어가 금세 노릇노릇해진다. 이대로 소금 밑간을 한 뒤 조금 더 익히면 소금구이가 완성된다. 한곳에 모아 각종 야채와 함께 양념장에 골고루 버무려 다시 석쇠로 옮긴 뒤 구워내면 양념구이가 된다. 연탄불에 불향을 제대로 입힌 곰장어는 씹을수록 육즙을 쏟아낸다. 불맛과 함께 탱탱한 식감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상추 위에 깻잎을 한 장 올린 뒤 곰장어와 마늘, 고추를 담은 한쌈이면 하루의 스트레스와 피로는 이미 날아가 버린지 오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10-12 10:27:47[파이낸셜뉴스] GS25는 편의점에서 접하기 어려운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이색 프리미엄 도시락 3종을 이달 27일부터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혼밥족'을 중심으로 홀로 즐길 수 있는 고급 먹거리, 간편 보양식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 GS25가 5월(1~23일) 도시락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4000원 이상의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35.1%) 신장률을 기록하며 도시락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출시되는 이색 프리미엄 도시락은 '민물장어구이도시락', '갈비살구이도시락', '메로구이도시락'이다. 부재료로는 오징어식해, 명란 계란말이, 초석잠 장아찌, 백김치 등을 활용했고,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 등 구운 채소를 가니쉬(고명)로 활용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성인 남성이 포만감있게 즐길 수 있는 푸짐한 용량으로 구성 됐다는 평이다. GS25는 프리미엄 이색 도시락 3종을 예약 주문 전용 상품으로 운영하기로 했으며 하루 총 150개(각 50개씩)규모의 한정 물량을 생산해 선착순 방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GS25의 전용앱 '더팝'을 통해 해당 도시락을 예약 주문할 수 있고 주문 시 지정한 GS25 매장을 통해 원하는 시간대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GS25는 홀로 즐기기 다소 어려운 고급 메뉴가 편의점 도시락으로 출시됨에 따라 '혼밥족'으로 부터 큰 호응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점심 식사로 편의점 도시락을 주로 소비하는 오피스 상권 내 수요가 특히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먹거리에 대한 높아진 고객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콘셉트의 도시락을 기획해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국민의 중심 식문화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한 GS25는 양질의 먹거리를 제공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1-05-25 09:55:57우리나라의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과 장어구이가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에 진출한 이랜드의 한식브랜드 자연별곡에서 선보인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과 장어구이가 여름철을 맞아 현지인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자연별곡 정따광창점과 천산 팍슨뉴코아점의 경우 이달들어 방문객이 전달에 비해 30%이상 늘어나며 삼계탕 판매량이 하루평균 900그릇으로 전달(300∽400그릇)에 비해 최대 3배나 늘었다. 주말 메뉴로 선보이는 장어구이도 전달 대비 2배 이상 늘어 하루 평균 100여 마리씩 소비되고 있다. 자연별곡은 중국 현지에서 삼계탕과 장어구이, 죽순냉채, 삼계율무죽, 율무샐러드, 뿌리 채소밥, 녹두전 등 한국식 보양음식 7종에다 망고빙수, 과일 화채, 콩국수 등 여름 별미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삼계탕은 중국인들이 한국 방문때 꼭 맛 봐야 할 대표적인 한국음식으로 알려지면서 미리 삼계탕을 먹기 위해 자연별곡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처음 중국에 진출한 이랜드 자연별곡은 현재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200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16-07-17 00:38:28▲ 사진=방송 캡처‘생방송 투데이’ 장어맛집이 소개돼 화제다. 16일 방송한 SBS ‘생방송투데이’의 코너 ‘신의 한 수’에서는 숯불 장어구이로 유명한 용인 ‘만수정’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이곳은 입구부터 북적이는 손님들로 가득해 그 인기를 자랑하고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또한 숯불에 구워먹는 장어구이가 주메뉴로 싱싱한 장어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소금구이와 매콤달콤한 양념을 바른 두가지 맛이 눈길을 모았다. 한편 이곳은 장어와 함께 곱게 채 썬 배양근산삼을 주는데 장어와 함께 싸먹으면 그 맛이 일품인 것으로 전해진다. / parksm@fnnews.com 박선민 기자
2016-06-16 19:47:48통일수산 장어직판장 (사진=방송캡처) ‘생방송투데이’에서 장어구이 집인 통일수산 장어직판장이 소개됐다. 25일 오후 방송된 SBS ‘생방송투데이’의 코너 ‘돈의 맛 대박신화’에서는 ‘억! 소리나는 짱짱한 장어구이’편이 소개돼 화제다. 이날 방송에서 소개된 장어구이 집은 경기도 파주시의 ‘통일수산 장어직판장’으로 해당 가게는 국내산 민물장어만을 이용하지만 650g 기준 6만5000원 수준으로 여타 다른 장어 가게들에 비해 가격이 낮은 곳이다. 이 가게에서 이리 저렴한 가격으로 장어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직접 기른 민물장어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집에서는 다른 양념 없이 소금구이만을 팔고 있지만 잡내가 나지 않기에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이를 증명하듯 다른 장어구이와 해당 가게에서 판매되는 장어구이를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5명 중 4명이 대박 가게의 장어를 골랐다. 또한 이곳은 장어구이를 먹으면 장어머리와 뼈를 푹 고아내 시래기를 넣고 끓인 장어탕을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hyein4027@starnnews.com김혜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4-07-25 19:25:23재건축조합장이 담당 공무원에게 단순히 점심식사를 제공했더라도 직무와 관련한 뇌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10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재건축조합장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관할구청 주택과장이던 A씨의 직무내용, 그 직무와 김씨와의 관계, 김씨와 A씨 사이에 특수한 사적 친분관계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직무와 관련한 뇌물이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단순히 사교적·의례적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무원이 그 직무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때는 사회상규에 비춰 의례상 대가에 불과하거나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어 교분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 금품을 받았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렸더라도 받은 금품은 뇌물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재건축조합 설립인가가 지연되자 2002년 8월 관할구청 주택과장이던 A씨와 모 식당에서 만나 1만8750원 상당의 장어구이를 제공하는 등 2차례에 걸쳐 점심식사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2008-12-10 19:00:02신한라이프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르신들을 위해 임직원들이 ‘따뜻한 마음 나눔’ 배식 봉사를 진행했다고 9일 밝혔다. 신한라이프 임직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제공
2024-09-09 10:14:12[파이낸셜뉴스] GS25는 오는 16일 초복을 앞두고 통민물장어도시락과 장수한뿌리인삼닭백숙 등 보양식 메뉴 2종을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통민물장어도시락엔 특제 간장 양념을 발라 구어 낸 민물장어 한 마리가 통으로 들어갔다. 장수한뿌리인삼닭백숙은 국내산 6호 닭을 특제 한방 육수로 끓여냈다. GS25는 오는 14~18일까지 초복을 즈음해 보양식 2종 반값 행사를 진행된다. GS리테일 전용 주문 앱 우딜로 통민물장어도시락 또는 장수한뿌리인삼닭백숙을 구매할 시 5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GS25 관계자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양질의 한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2-07-08 14:44:23【남원(전북)=정순민 기자】 전북 남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춘향전과 추어탕이다. 맞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리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남원에는 이것 말고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봄이 오는 소리가 멀리 들려오는 3월 초, 남원을 다녀왔다. ■추어탕, 지리산 흑돼지…먹거리가 지천 어쨌든 남원 먹거리의 대표 선수는 추어탕이다. 추어탕이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건 청정 자연을 품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남원이 소백산맥과 지리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섬진강 지류인 요천이 사시사철 흘러넘쳐 다양한 농산물이 나고 미꾸라지가 서식하기에도 좋은 환경이어서다.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추어탕이지만, 남원 추어탕은 좀 남다른 구석이 있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서울식이나 고추장으로 칼칼한 맛을 내는 원주식과 달리, 남원 추어탕은 곱게 간 미꾸라지에 된장과 들깨 불린 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여기에 지리산 인근 고랭지에서 재배한 무청(시래기)을 아낌없이 넣는데, 이게 '신의 한 수'다. 광한루원 인근 추어탕거리에 추어탕집 20여곳이 몰려 있지만, 광한루원서 남원시청 가는 길에 있는 황토식당도 맛있는 탕을 끓여낸다. 남원 시민들이 주로 가는 이른바 '로컬 맛집'인 이곳은 특히 시청 직원들이 애정하는 집으로, 진한 추어탕 국물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다. 국물이 모자라면 손님이 원하는 만큼 더 주니 후한 인심 또한 맛을 더한다. 요즘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등공신은 빵집이다. 대전의 성심당이 그렇고, 군산의 이성당이 그렇다. 남원에는 카페 노슈가와 명문제과가 있다. 남원시 주천면에 있는 카페 노슈가는 농협 창고로 쓰던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베이커리 카페로, 지난 2023년 행정안전부 농촌살리기 공모 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다. '노슈가(No Sugar)'라는 이름처럼 설탕을 쓰지 않고 직접 구워내는 빵 맛이 좋아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현미로 만든 쌀스틱빵, 현미초콜릿빵, 쌀식빵 등으로 따뜻한 커피와 차, 에이드 등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카페 노슈가가 깔끔한 현대식 인테리어를 자랑한다면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앞에 있는 명문제과는 1980년대식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생크림슈보르, 꿀아몬드, 수제햄빵 등 세 가지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30분과 4시30분 등 하루 세 차례 빵이 나오는데, 이 시간 직전에 손님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준다. 매장이 작아 한번에 5팀만 입장시키기 때문에 주말엔 웨이팅이 필수다. 오래된 빵값은 2000~3000원대로 비교적 싼 편이다. 남원에선 흑돼지에 풍미를 더한 샤퀴테리(Charcuterie)도 맛볼 수 있다. 샤퀴테리는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시킨 유럽식 육가공품으로, 하몽·잠봉·초리조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남원 샤퀴테리의 본산은 지리산 자락 운봉면 동편제마을에 있는 '더찹샵'이다. 한국형 흑돼지 'K-버크셔'를 개발한 육종전문가 박화춘 박사가 20여년 전 낙향해 문을 연 이곳은 현재 그의 아들 박자연, 정원 형제가 지키고 있다. 여기선 포도주에 곁들여 샤퀴테리를 맛볼 수 있고, 하몽이나 잠봉을 만들어보는 샤퀴테리 체험도 할 수 있다. 남원엔 이것들 말고도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는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춘향골 소문난 오돌뼈'가 내놓는 지리산 흑돼지는 고기에 진심인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또 섬진강서 잡은 다슬기를 듬뿍 넣고 끓이는 '맑은뜰'의 다슬기 해장국과 맑은탕도 별미다. 남원을 맛볼 수 있는 남원미식열차가 봄꽃이 활짝 피는 내달 말부터 운행된다. 일명 '트레인스토랑'이다. 서울과 남원을 오가며 모두 세 끼를 먹게 되는데, 첫끼는 카페 노슈가의 쌀스틱빵에 더찹샵의 생햄(잠봉)을 넣어 만든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조식으로 제공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게 되는 석식으론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를 덮밥으로 재해석한 '남원강산도시락'이 나온다. 또 남원 여행 도중 먹게 되는 점심 메뉴는 지리산 흑돼지다. ■광한루원 찍고, 미술관·문학관 보러 고고! 남원에 왔다면 우선 광한루원을 둘러보는 게 순서다.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곳엔 광한루를 비롯해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관, 춘향사당, 월매집 등이 모여 있는데, 그 중심은 둘이 만났다는 광한루와 오작교다. 광한루 앞 연지에는 금실 좋기로 유명한 원앙이 떼를 지어 노닐고, 달에 있는 궁궐을 상상하며 지었다는 광한루에 오르면 멀리 교룡산과 지리산 연봉이 보인다. 봄이 오는 광한루원은 낮에도 볼만하지만 청사초롱으로 불을 밝힌 밤이 더 아름답다. 광한루원 앞 요천 너머에 있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혼불문학관도 가볼만하다. 남원 출신인 김병종 화백(72)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해 지난 2018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 박스를 쌓아올린 듯한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미술관 곳곳엔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큰 창이 있어 '숲멍'하기에 좋고, 멀리 지리산 능선과 파란 하늘이 내다보여 고요함을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현재 이곳에선 김병종 화백이 파리, 뉴욕, 더블린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린 풍경화와 그걸 대형 종이조각으로 형상화한 '낯익은 도시, 낯선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혼불문학관은 김병종미술관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에 있다. 노봉마을은 최명희 작가(1947~1998)가 지난 1980년부터 17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이곳에는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달맞이동산, 서도역 등 소설 속 장소들이 그대로 있다. 최명희 작가는 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양반가 종부 3대의 수난사를 빼곡히 기록했다. 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는 전시관, 교육관 등의 시설이 있고, 소설 속 이야기가 주제별 디오라마(입체모형)로 재현돼 있어 작품을 이해하기에 좋다. 또 문학관 아래에는 혼불체험관이 있어 도예, 천연염색, 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서도역은 혼불문학관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있다.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기도 한 이곳은 지난 2002년 전라선이 옮겨가면서 폐역이 됐지만 이후 영상촬영장으로 쓰이면서 다시 사람들이 찾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옛 역사와 철길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변에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다. 남원에는 이밖에도 해발 518m 높이에 돌로 쌓아올린 교룡산성과 그 안쪽 가파른 구릉지에 터를 잡은 절집 선국사, 전북 상류층의 살림집 양식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몽심재 고택,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정령치 등 하루에 다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명소가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13 18:07:46【남원(전북)=정순민 기자】전북 남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춘향전과 추어탕이다. 맞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리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남원에는 이것 말고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봄이 오는 소리가 멀리 들려오는 3월 초, 남원을 다녀왔다. ■"금강산도 식후경" 남원엔 먹거리가 지천 어쨌든 남원 먹거리의 대표 선수는 추어탕이다. 추어탕이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건 청정 자연을 품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남원이 소백산맥과 지리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섬진강 지류인 요천이 사시사철 흘러넘쳐 다양한 농산물이 나고 미꾸라지가 서식하기에도 좋은 환경이어서다.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추어탕이지만, 남원 추어탕은 좀 남다른 구석이 있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서울식이나 고추장으로 칼칼한 맛을 내는 원주식과 달리, 남원 추어탕은 곱게 간 미꾸라지에 된장과 들깨 불린 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여기에 지리산 인근 고랭지에서 재배한 무청(시래기)을 아낌없이 넣는데, 이게 '신의 한 수'다. 광한루원 인근 추어탕거리에 추어탕집 20여곳이 몰려 있지만, 광한루원서 남원시청 가는 길에 있는 황토식당도 맛있는 탕을 끓여낸다. 남원 시민들이 주로 가는 이른바 '로컬 맛집'인 이곳은 특히 시청 직원들이 애정하는 집으로, 진한 추어탕 국물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다. 국물이 모자라면 손님이 원하는 만큼 더 주니 후한 인심 또한 맛을 더한다. 요즘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등공신은 빵집이다. 대전의 성심당이 그렇고, 군산의 이성당이 그렇다. 남원에는 카페 노슈가와 명문제과가 있다. 남원시 주천면에 있는 카페 노슈가는 농협 창고로 쓰던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베이커리 카페로, 지난 2023년 행정안전부 농촌살리기 공모 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다. '노슈가(No Sugar)'라는 이름처럼 설탕을 쓰지 않고 직접 구워내는 빵 맛이 좋아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현미로 만든 쌀스틱빵, 현미초콜릿빵, 쌀식빵 등으로 따뜻한 커피와 차, 에이드 등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카페 노슈가가 깔끔한 현대식 인테리어를 자랑한다면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앞에 있는 명문제과는 1980년대식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생크림슈보르, 꿀아몬드, 수제햄빵 등 세 가지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30분과 4시30분 등 하루 세 차례 빵이 나오는데, 이 시간 직전에 손님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준다. 매장이 작아 한번에 5팀만 입장시키기 때문에 주말엔 웨이팅이 필수다. 오래된 옛날 빵집인 만큼 빵값은 2000~3000원대로 비교적 싼 편이다. 남원에선 흑돼지에 풍미를 더한 샤퀴테리(Charcuterie)도 맛볼 수 있다. 샤퀴테리는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시킨 유럽식 육가공품으로, 하몽·잠봉·초리조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남원 샤퀴테리의 본산은 지리산 자락 운봉읍 동편제마을에 있는 '더찹샵'이다. 한국형 흑돼지 'K-버크셔'를 개발한 육종전문가 박화춘 박사가 20여년 전 낙향해 문을 연 이곳은 현재 그의 아들 박자연, 정원 형제가 지키고 있다. 여기선 포도주에 곁들여 샤퀴테리를 맛볼 수 있고, 직접 하몽이나 잠봉을 만들어보는 샤퀴테리 체험도 할 수 있다. 남원엔 이것들 말고도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는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춘향골 소문난 오돌뼈'가 내놓는 지리산 흑돼지는 고기에 진심인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또 섬진강서 잡은 다슬기를 듬뿍 넣고 끓이는 '맑은뜰'의 다슬기 해장국과 맑은탕도 별미다. 남원을 맛볼 수 있는 남원미식열차가 봄꽃이 활짝 피는 내달 말부터 운행된다. 일명 '트레인스토랑'이다. 서울과 남원을 오가며 모두 세 끼를 먹게 되는데, 첫끼는 카페 노슈가의 쌀스틱빵에 더찹샵의 생햄(잠봉)을 넣어 만든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조식으로 제공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게 되는 석식으론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를 덮밥으로 재해석한 ‘남원강산도시락’이 나온다. 또 남원 여행 도중 먹게 되는 점심 메뉴는 지리산 흑돼지다. ■광한루원 찍고, 미술관·문학관 보러 고고! 남원에 왔다면 우선 광한루원을 둘러보는 게 순서다.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곳엔 광한루를 비롯해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관, 춘향사당, 월매집 등이 모여 있는데, 그 중심은 둘이 만났다는 광한루와 오작교다. 광한루 앞 연지에는 금실 좋기로 유명한 원앙이 떼를 지어 노닐고, 달에 있는 궁궐을 상상하며 지었다는 광한루에 오르면 멀리 교룡산과 지리산 연봉이 보인다. 봄이 오는 광한루원은 낮에도 볼만하지만 청사초롱으로 불을 밝힌 밤이 더 아름답다. 광한루원 앞 요천 너머에 있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혼불문학관도 가볼만하다. 남원 출신인 김병종 화백(72)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해 지난 2018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 박스를 쌓아올린 듯한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미술관 곳곳엔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큰 창이 있어 '숲멍'하기에 좋고, 멀리 지리산 능선과 파란 하늘이 내다보여 고요함을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현재 이곳에선 김병종 화백이 파리, 뉴욕, 더블린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린 풍경화와 그걸 대형 종이조각으로 형상화한 '낯익은 도시, 낯선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혼불문학관은 김병종미술관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에 있다. 노봉마을은 최명희 작가(1947~1998)가 지난 1980년부터 17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이곳에는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달맞이동산, 서도역 등 소설 속 장소들이 그대로 있다. 최명희 작가는 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양반가 종부 3대의 수난사를 빼곡히 기록했다. 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는 전시관, 교육관 등의 시설이 있고, 소설 속 이야기가 주제별 디오라마(입체모형)로 재현돼 있어 작품을 이해하기에 좋다. 또 문학관 아래에는 혼불체험관이 있어 도예, 천연염색, 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서도역은 혼불문학관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있다.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기도 한 이곳은 지난 2002년 전라선이 옮겨가면서 폐역이 됐지만 이후 영상촬영장으로 쓰이면서 다시 사람들이 찾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옛 역사와 철길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변에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다. 남원에는 이밖에도 해발 518m 높이에 돌로 쌓아올린 교룡산성과 그 안쪽 가파른 구릉지에 터를 잡은 절집 선국사, 전북 상류층의 살림집 양식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몽심재 고택,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정령치 등 하루에 다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명소가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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