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주 69시간제요? 꿈 같은 얘기죠. 요즘 MZ세대가 원하는 건 '저녁이 있는 삶'입니다." 한 중소기업에서 팀장으로 재직 중인 40대 A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요즘은 많은 젊은 세대들이 '칼퇴'를 원하기 때문에 일이 남아 있어도 내일로 미뤄두고 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결국 퇴근 시간 이후에는 팀원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아 자신이 일을 마무리 짓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씨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오후 6시 땡하면 퇴근해 일을 시키려고 해도 아무도 없다"며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원하는 이들에게 정부가 주 69시간을 제시했으니 화낼만 하다"고 말했다. ■희망 근무시간은 주 40시간보다 더 짧아 국민들이 실제로 희망하는 주간 근무시간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보다 더 짧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2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변수정 외) 결과에 따르면 취업자가 1주일에 희망하는 일하는 시간은 36.70시간이다. 상용근로자만 따지면 37.63시간 근무를 희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20~10월7일 전국 만 19~59세 2만2000명(취업자 1만7510명·비취업자 449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임시·일용 근로자의 경우 사정에 따라 짧은 근무 시간을 선호하는 경우가 포함돼 희망 근무 시간이 32.36시간으로 더 짧았다. 특히 희망 근무 시간은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줄었다. 20대 이하(19~29세)는 34.92시간, 30대는 36.32시간이라고 답했다. 40대는 37.11시간, 50대는 37.91시간으로 상대적으로 길었다. 취업자가 실제로 근무하는 시간은 41시간으로, 현실과 희망 사이에는 4시간 넘게 차이가 났다. 근무시간이 길수록 희망 근무시간도 긴 편이었지만 주52시간 넘게 일하는 경우만 따져봐도 희망 근무시간은 평균 44.17시간으로 45시간을 넘지 않았다. 보고서는 "워라벨을 중요시하는 문화의 확산 등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국가"라며 "희망하는 근로시간을 고려하면 일하는 시간에 대한 관리가 꾸준히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주69시간에 청년들 '싸늘'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일이 많을 때는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몰아서 하고, 일이 적을 때는 제주도 한달 살기 등 푹 쉴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 52시간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개별 기업의 사정에 따라 노사 합의를 거쳐 연장근로 단위를 '주' 외에 '월·분기·반기·연'으로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연장근로 총량은 일정 비율로 줄어든다. 일하는 전체 시간은 지금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정부는 주 69시간제가 청년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만약 주 69시간을 일했는데 제대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면 어떡하냐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 52시간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도 불만의 불씨를 키웠다. 실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지난주 개최한 2030자문단과 간담회에서는 '몰아서 일한 만큼 제대로 쉴 수 있는 제도가 엄격하게 시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해당 부분이 개선이 된 상황에서 근로시간 개편을 진행해야 국민들도 수긍할 것' 등의 질타가 나왔다. 청년 19명으로 구성된 2030자문단은 정부에 청년 여론을 수렴 및 전달하고 정책에 대한 제언, 정책 참고사항 발굴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이 많을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적을 때는 쉴 수 있게 해주는 제도는 합리적이지만 지금도 포괄임금제가 널리 퍼져있는데 사장이 돈을 주겠냐는 걱정도 있었다. 일을 하면 돈을 받는다는 원칙이 바로 서는 게 먼저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휴가를 쓸 때 가장 눈치가 보이는 점은 대신 업무를 처리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인데, 연차휴가 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휴가 사용 캠페인 홍보 뿐만 아니라 대체인력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참석자는 "근로자의 의지가 아니라 회사에 의해 연장근로를 하게 될 것이므로 근로시간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말이 와닿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3-20 14:26:14【 무안=황태종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위축된 전남지역 채용시장이 'DNA+US 기반기업 청년일자리 프로젝트'를 통해 활기를 되찾고 있어 주목된다. 29일 전남도와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디지털 경제 전환과 비대면화 등 4차산업혁명 가속화로 인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DNA+US 기반기업 청년일자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DNA+US'는 한국판 뉴딜정책과 직결되는 'DNA(Data·Network·AI)'와 'US(Untact·Digital SOC)' 기반의 8대 핵심 분야인 AR/VR,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드론, 스마트공장을 뜻한다. 대부분의 IT 기업이 판교와 강남으로 대표되는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탓에 기업 성장에 발맞춘 전남도의 경우 신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이 있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채용시장이 전년 대비 26.9% 위축됐다. 이에 양 기관은 전남 채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의 원활한 인력 공급과 미래 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DNA+US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실제로 채유정씨(사진)는 수도권에서 생활하다 'DNA+US 프로젝트'를 통해 본가가 있는 나주로 내려와 문화재 실감콘텐츠 관련 회사인 ㈜테라픽스에 입사해 '저녁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채씨는 문화재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성남에 위치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약 1년간 문화재콘텐츠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대학시절 3D 관련 연구에 관심이 있던 그는 'DNA+US 프로젝트' 공고를 보고 나주행을 결심했다. 이준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의 등장은 산업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를 대비해 DNA+US 기반 미래형 융복합 산업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2021-11-29 17:54:01[파이낸셜뉴스]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배송물량 줄이기 등 관련 내용을 표준계약서에 명문화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가 자신의 배송물량을 줄이고자 할 때 집배점에 정식으로 요청해 협의할 수 있는 '물량축소 요청제'를 표준계약서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택배현장에서 구두 협의를 통해 관행적으로 시행하던 것을 택배기사와 집배점간 계약의 기준이 되는 표준계약서에 명시한 것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택배기사들은 자발적 선택을 통해 배송 물량을 줄이는 대신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물량축소 요청제가 택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지도 주목된다. 택배기사가 집배점에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할 경우 집배점은 인접 구역 등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합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택배기사가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하지 않을 경우 물량은 전체 택배시장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작업시간 증가에도 수입을 늘리고 싶을 경우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 된다. 반면, 수입이 일부분 줄더라도 배송시간을 줄이고 싶으면 배송물량 축소 요청을 하면 된다. 주 52시간 이내에서 정해진 급여만 받고 일하는 일반적인 근로자와 달리 수입과 배송물량을 연동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의 특성이 반영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택배기사는 별도의 배송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거나 상품인수, 배송 등의 작업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자신에게 배당된 배송물량을 감소시키지 않고 작업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건강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용역을 8월부터 시작한다. 택배기사 작업시간과 환경 등에 대한 현장실사를 비롯해 체계적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말까지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2020-07-28 11:01:07[파이낸셜뉴스] 워라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52시간제도가 확대되면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저녁 있는 삶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502명을 대상으로 ‘저녁 있는 삶’에 대해 조사한 결과, 65.5%가 현재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7년 설문 결과(50.6%)보다 14.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직장인들의 저녁이 좀 더 여유로워진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 별로 보면, ‘50대 이상’(71.5%)이 가장 높았지만, 그 외에는 ‘20대’(70.5%), ‘30대’(64.4%), ‘40대’(57.5%)순으로 연령층이 낮을수록 저녁 있는 삶을 누리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67.9%로 남성(63.4%)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있는 삶을 누리는 직장인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퇴근 후 주로 ‘휴식’(24.4%)을 취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날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 다음으로 ‘헬스 등 운동’(15.8%), ‘집안일 또는 육아’(14.1%), ‘TV시청’(11.8%),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10.3%) 등을 하고 있었다. 이들 중 81.5%는 현재의 저녁 있는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52시간제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저녁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저녁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하는 직장인(518명)들은 그 이유로 ‘일이 많아서’(52.5%, 복수응답)를 1위로 꼽았다. 이어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려서’(28%), ‘퇴근 후에도 업무 요청이 있어서’(21%), ‘육아, 집안일 등을 해야 해서’(16%), ‘업무 관련 공부를 해야 해서’(10.2%) 등이 있었다. 실제로 야근 횟수를 보면, 저녁 있는 삶을 누리는 직장인(984명)의 경우 절반 이상(55.7%)이 ‘야근이 없다’고 답했다. 또, 야근을 하는 경우도 일주일에 평균 1.8회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반면, 저녁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하는 직장인(518명)들은 일주일에 평균 3회 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8%)이 높은 연봉과 저녁 있는 삶 중에서 ‘저녁 있는 삶’을 선택해 돈보다는 삶의 질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5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저녁 있는 삶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30대’(62.4%)에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20대’(57.3%), ‘40대’(53.5%), ‘50대’(47.2%) 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0-01-23 11:11:52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기업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일부는 '저녁있는 삶'이 생겼다고 반기는 반면, 되레 사측에 의한 감시가 심해졌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국민 10명 중 6명 "단축 근무 찬성"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긍정 평가(64.2%)가 부정평가(28.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63%는 단축근무제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64.0%는 노동시간 단축 시행으로 늘어난 여가를 가정생활로 보낸다고 답했다. 이어 건강·휴식(58.1%), 취미·여가·여행활동(43.3%), 자기개발(15.5%)등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석모씨(31)는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저녁 7시에 꺼지던 컴퓨터가 6시에 꺼진다"며 "바쁠 땐 챙기지 못했던 점심시간도 의무적으로 1시간 생겨 이제 서야 '웰빙'을 느낀다"고 했다. 석씨는 최근에 헬스클럽을 등록해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오전 7시~10시 출근, 오후 4시~8시 퇴근의 범위 안에서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출퇴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현대·기아자동차 근로자들도 만족도가 높았다.기아차 본사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0)는 "개인 일정에 맞춰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좋다"며 "특히 개인적으로 은행 업무를 보려면 '비근무 시간'으로 입력하고 다녀올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반면,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감시' 수준의 근태관리 시스템이 생겨났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전체 직원 중 70% 이상이 외근직인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직원들의 업무량을 파악하기 위해 GPS(위성항법시스템) 제도를 지난 1일부터 도입했다. GPS제도는 업무용 휴대전화에 본사 전산망으로 실시간 위치정보가 전송되는 '스마트 근무 관리 앱'을 설치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아파트나 공장, 상가 등에서 전기설비를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국 60개 사업소 현장 직원이 대상이다.■GPS 불만… "근무시간 산출 목적"일부 직원들은 사측에 실시간 위치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한국전기안전공사 한 직원은 "제도의 취지가 업무계량이라고는 하지만 매달 1000곳이라는 말도 안 되는 업무량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왜 직원들을 감시하고 말려 죽이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사측에서 마음만 먹으면 직원들의 동선 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이에 대해 공사 측 관계자는 "몇몇 직원들이 '회사가 이동경로를 추적한다'는 오해를 갖고 있지만, 작업하는 시점에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며 "정보 열람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근로시간 산출을 집계하는 목적으로 인사부에서만 가능하다"고 해명했다.이어 "제도 도입은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다. 직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취합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 내부감사나 동선파악을 위한 위치정보 사용은 금지하겠다"고 덧붙였다.근무시간에 자리 이탈을 금지하는 회사도 있었다. GS건설은 본사 인근 흡연 장소에 표지판을 설치했다. 해당 표지판에는 '집중근무시간 중 흡연은 monitoring의 대상이 됩니다. 주 40시간 근무 문화 정착을 위해 협조 바랍니다'고 적혀있다. 이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담배 피다가 인사 평가의 대상도 될 수 있겠다'는 반발이 나온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이진석 기자
2019-04-15 17:47:49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기업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일부는 '저녁있는 삶'이 생겼다고 반기는 반면, 되레 사측에 의한 감시가 심해졌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국민 10명 중 6명 "단축 근무 찬성"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긍정 평가(64.2%)가 부정평가(28.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63%는 단축근무제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64.0%는 노동시간 단축 시행으로 늘어난 여가를 가정생활로 보낸다고 답했다. 이어 건강·휴식(58.1%), 취미·여가·여행활동(43.3%), 자기개발(15.5%)등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석모씨(31)는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저녁 7시에 꺼지던 컴퓨터가 6시에 꺼진다"며 "바쁠 땐 챙기지 못했던 점심시간도 의무적으로 1시간 생겨 이제 서야 '웰빙'을 느낀다"고 했다. 석씨는 최근에 헬스클럽을 등록해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오전 7시~10시 출근, 오후 4시~8시 퇴근의 범위 안에서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출퇴근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현대·기아자동차 근로자들도 만족도가 높았다. 기아차 본사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0)는 "개인 일정에 맞춰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좋다"며 "특히 개인적으로 은행 업무를 보려면 '비근무 시간'으로 입력하고 다녀올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감시’ 수준의 근태관리 시스템이 생겨났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전체 직원 중 70% 이상이 외근직인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직원들의 업무량을 파악하기 위해 GPS(위성항법시스템) 제도를 지난 1일부터 도입했다. GPS제도는 업무용 휴대전화에 본사 전산망으로 실시간 위치정보가 전송되는 ‘스마트 근무 관리 앱’을 설치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아파트나 공장, 상가 등에서 전기설비를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국 60개 사업소 현장 직원이 대상이다. ■GPS 제도 불만, "근무시간 산출 목적" 일부 직원들은 사측에 실시간 위치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한 직원은 “제도의 취지가 업무계량이라고는 하지만 매달 1000곳이라는 말도 안 되는 업무량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왜 직원들을 감시하고 말려 죽이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사측에서 마음만 먹으면 직원들의 동선 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 관계자는 "몇몇 직원들이 ‘회사가 이동경로를 추적한다’는 오해를 갖고 있지만, 작업하는 시점에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며 "정보 열람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근로시간 산출을 집계하는 목적으로 인사부에서만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도 도입은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다. 직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취합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 내부감사나 동선파악을 위한 위치정보 사용은 금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근무시간에 자리 이탈을 금지하는 회사도 있었다. GS건설은 본사 인근 흡연 장소에 표지판을 설치했다. 해당 표지판에는 '집중근무시간 중 흡연은 monitoring의 대상이 됩니다. 주 40시간 근무 문화 정착을 위해 협조 바랍니다'고 적혀있다. 이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담배 피다가 인사 평가의 대상도 될 수 있겠다'는 반발이 나온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이진석 기자
2019-04-15 11:36:10“드라마 제작 스태프들은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24시간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을 위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발표한 내용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제작비가 상승해 드라마 제작 편수가 감소하게 되면 스태프들이 일할 현장 자체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지난 7월 근로시간을 1주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개정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산업 현장의 혼란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오히려 근로자들의 고용과 소득이 감소하고 여러 업종과 직무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6일 경총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 부작용의 원인은 다양성과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한 입법 현실때문으로 분석됐다. 사무기획직, 생산직, 영업직, IT직군 등 직무마다 근로형태는 천차만별인데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경총 측은 "현행 근로시간 단축은 직무의 특성과 성과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며 "근로시간 총량은 줄이되 각 업무의 특성별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는 것이 맞다. 지금이라도 조속히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보완 입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유연근무제 개선을 우선 꼽았다. 유연근무제는 업무 사정에 따라 탄력적인 근로시간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데 현행 유연근무제는 제도 취지가 무색할 만큼 단위기간이 짧고 도입요건이 까다롭다. 2017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3.4%, 재량근무제는 4.1%만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빙과업체는 성수기인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집중적인 생산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많은 양의 일을 하고 이후 3개월을 적게 일하는 식으로 탄력적 운영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은 최대 3개월에 불과하다. 집중 근로를 1.5개월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유연근무제의 단위기간을 최대 1년까지 확대해야 한다. 근로자대표와 합의하도록 규정한 도입요건도 개별 근로자와의 합의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상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얻어 주 52시간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한시적으로 근로시간 총량 자체를 늘려야 하는 경우를 고려한 제도다. 문제는 그 대상이 ‘자연재해와 재난’으로 협소하다는 점이다. ‘직무 특성’을 고려한 재량근로제 확대도 필요하다는게 재계의 지적이다. 증권애널리스트, 카피라이터와 같은 직무가 해당된다. 이들은 업무수행 방법, 시간 배분 등에 대한 사용자의 구체적 지시 보다는 근로자 재량이 훨씬 중요하다. 경총 관계자는 "창의성·전문성을 가진 직무는 근로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현재 협소하게 규정된 재량근로제 도입 가능 직무를 시대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2018-10-06 16:37:28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는 워라밸족이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는 SSG페이와 SSG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퇴근 후 취미와 쇼핑, 휴식 등을 즐기는 워라밸족을 위한 맞춤형 혜택을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먼저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아 문화센터를 찾는 직장인들이 수강료 부담 없이 실속 있게 저녁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벤트를 준비했다. 신세계아카데미에서 11월 30일까지 SSG카드를 발급받고 생애 첫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결제 시 30% 캐시백(최대 3만 원)을 제공한다. 특히 이번 학기는 직장인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강좌들이 다수 개설되었을 뿐만 아니라, 평일 6시 이후와 주말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반응이 더욱 뜨겁다 퇴근 후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신세계백화점에서 신세계 제휴카드를 SSG페이로 30/60/100만 원 결제 시, 1.5/3/5만 원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혜택도 놓치지 않았다. CGV 영화관에서는 올해 말까지 CGV 스낵 매장에서 SSG카드 제시 시 팝콘(L)+콜라(L) 세트를 제공한다. 업무로 지친 몸과 마음에 힐링을 선사해 줄 아쿠아필드 이벤트도 준비했다. 아쿠아필드 하남점·고양점은 오는 31일까지 SSG페이 결제 고객에게 찜질스파(루프탑풀 제외)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회 최대 4인까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기간 내 횟수 제한 없이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어 피로가 누적된 직장인들의 퇴근길 힐링 공간이 될 예정이다. 문준석 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I&C) 플랫폼사업부장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라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는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패턴을 빠르게 반영해 SSG페이와 SSG카드를 통해 최고의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18-08-09 06:17:57[안산=강근주 기자] 안산시노사민정협의회는 11일 롯데시네마 고잔점에서 200여명의 근로자와 그 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저녁이 있는 수요문화관’을 열었다. 근로자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저녁이 있는 삶, 일∙가정 양립과 건전한 여가문화 확산이란 취지로 마련됐다. 이번에 상영된 영화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일본정부에 당당히 맞서 재판을 진행한 위안부할머니와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내용으로 관람하는 많은 사람의 눈물을 자아냈다. 박상목 안산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은 16일 “근로자의 건전한 여가문화 활성화와 일∙가정 양립 확산을 위해 ‘저녁이 있는 수요문화관’ 영화 상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18-07-16 13:02:09'주 52시간 근로제'가 1일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여야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당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저녁있는 삶"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강조한 반면, 야당은 주 52시간 근무로 부족해진 수입을 메꾸기 위한 '투잡(Two Job)' 가능성을 비롯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의 '주52시간 근무제'가 일부 낯선 경험에서 나오는 부분적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제도 정착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노동 시간 단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대국민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 주5일 근무제 도입 당시에도 노사정의 노력으로 제도가 안착됐음을 강조한 김 대변인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김 대변인은 야권을 향해 "여야가 함께 처리한 주52시간 시행과 관련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혹세무민하지 말고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근로자들의 저녁이 있는 삶과 이 제도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야권에선 부작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계섞인 반응을 보였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주 52시간 근무로 부족해진 수입을 메꾸기 위해 '투잡'에 나설지도 모른다"며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저녁에 또 다른 일을 하는 삶'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이 아닌 분야별 특성과 예외 사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며 "'인가 연장근로' 허용 범위 확대,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 '재택근무' 문화도 정착해야 한다"고 현장의 소리를 들을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대안을 제시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맞지 않는 옷을 성급히 입으라 재촉하고 강요하면 옷이 망가질 것"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을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노사간의 충분한 소통과 배려, 그 환경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정부의 역할이 기본 전제"라며 "바른미래당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성급한 강요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정의 소통과 관리, 감독 과정에 적극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주 52시간 근무제로 노동자의 휴식 시간을 늘려줬다. 이젠 소득 양극화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주 52시간 정책은 무엇보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고 정책 실행으로 야기될 문제들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8-07-01 16:34:34